[기고]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인, 워라밸보다 생존이 우선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 한 번뿐인 인생 자신만을 위해 산다)라는 시대적 유행어에 뒤이어 ‘워라밸’이란 유행어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워라밸’은 ‘Work and Life Balance’의 줄임말로 즉,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한다는 유행어다. 이 시대의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칼퇴근을 희망하고, 가족과 주위의 친구, 지인들과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을 것이므로 이 유행어는 더욱 급속히 확산될 것이다. 한편, 최근 주당 법정근로시간을 기존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근로시간 단축은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청년들에게 일자리 기회를 만들어 실업률을 낮추고자 추진하는 정책이다. 하지만 근로시간 단축으로 소상공인들의 삶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고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근로환경의 격차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3월 전국 자동차·부품만매업, 도매·상품중개업, 소매업, 음식점업 등 4개 업종의 5인 미만 소상인 700명을 대상으로 ‘소상인 일과 삶의 균형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상공인은 한 달 평균 3일을 쉬고, 취침시간을 제외하고 하루 평균 10.9시간, 개인생활에 1.4시간을 소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소상인들의 ‘워라밸’ 점수는 100점 만점에 41.8점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을 근로자와 비교한다는 것이 문제는 있으나 어찌 됐건 근로시간 단축으로 근로자들의 워라밸 점수는 높아지겠지만 소상공인은 인력을 감축하고 본인이 생산이나 영업에 참여하는 시간을 늘릴 수밖에 없기에 워라밸 점수는 더욱 악화될 것이 확실시된다. 또 근로시간 단축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근로환경 격차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은 중소기업에 비해 정보력·재정적 여건이 월등해 근로시간 단축에 대비, 이미 정시 출근, 6시 이전 퇴근은 물론 야근 금지, 휴식시간 준수 등을 시행하고 있거나 준비하고 있어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해 큰 영향이 없을 것이나, 중소기업은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비용상승 효과로 근로자에게 더 나은 근로환경 제공 여력이 없어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근로환경 양극화는 심해질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많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북핵위기와 미국의 통상압력 등 불확실한 경제상황과 최저임금 인상 및 근로시간 단축 등 정책의 변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욱이 인천지역 GM협력업체 등 중소기업과 그 근로자, 그리고 주변 소상공인들은 한국GM 군산공장 폐쇄결정 여파로 미래의 살길 걱정 때문에 밤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있다. 그러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삶의 질 향상은 고사하고 생계마저 흔들리고 있어, 그들에게 있어 워라밸은 그야말로 그림의 떡과 같은 상황이다. 대기업 근로자 등 일부 특정계층이 아닌 우리 사회 경제주체 모두가 함께 조화로운 일과 삶, 워라밸 시대를 맞이하였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근로시간 단축 등 정책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깊이 분석하여 모두가 행복한 정책으로 발전시켜 나가길 희망해 본다. 황현배 중소기업중앙회 인천지역회장

[기고] 파주, 예술과 건축미학 이상향 도시 지향해야

▲ 이경선 법학박사 최근 파주 지역에 대한 발전상들이 곳곳에서 제시되고 있다. 공직청렴·현장행정·사회안전·공정인사·기반시설확충 등 그 의제들도 참으로 다양하다. 그러나 이는 어느 지역에서나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기초적인 것들이다. 파주의 미래상을 ‘통일의 도시’라고 강조하기도 한다. 파주가 남북통일시대에 주목을 받는 ‘길목’이라는 데에 적극 공감한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파주시민이 행복해진다는 보장은 없다. 남북이 화해하고 통일이 되면 개성도, 연천도, 철원도, 양주도, 김포도, 평양도, 고성과 춘천도 모두 통일의 도시가 되는 것이다. ‘도농복합도시’, ‘산업경제도시’라는 미래상도 마찬가지다. 이것이 도시의 일면을 설명하는 ‘특징’일 수는 있으나 추구해야 할 ‘미래상’은 아니다. 이것이 삭막한 대도시와 산업도시들을 따라가는 짝퉁 화는 아닌지, 토건주의와 막개발의 답습은 아닌지 되짚어 볼 필요가 있겠다. 살고 있는 시민이든, 이주해 올 시민이든 사람들이 진정으로 안분지족하고 살아갈 수 있는 궁극적인 매력을 품은 도시 象을 고민해야 한다. 섬 전체가 건축 박물관이 돼가고 있는 제주도를 본다. 섬 전체가 미술관으로 꾸며지고 있는 고흥 연흥도를 본다. 자연과 어우러지면서도 고유의 특색과 매력을 품은 작품으로 개조되고 있는 일본의 작은 마을들을 본다. 그리고 동경해 마지않는 북유럽의 소도시들을 본다. 고유의 매력을 발산시키면서도 거주민들의 행복감을 높이는 데 방점을 둔 선진국의 도시재생·마을재생·시골재생 사례들을 본다. 바라건대, 파주는 건축미학의 이상향이 실현되는 도시, 이른바 ‘아키토피아 시티’로 구축되어야 한다. ‘마당이 있는 집’을 꿈꾸는 대중의 인식 변화에 발맞춰 아주 감각 있는 주거문화를 확산시켜야 한다. 시민사회의 대타협을 바탕으로, 대대적인 ‘경관서정화사업’, ‘마을감성화사업’이 집중 전개돼야 한다. 구도심인 문산과 금촌 재생뿐만 아니라, 운정·교하 신도시 타입은 잘 관리해 가되, 그 외 파주 중북부 전역은 시골재생·마을재생의 관점에서 변화시켜야 한다. 파주 곳곳에 자리하고 있는 거대한 묘지들을 인문생태학적인 도시 숲으로 재창조해야 한다. 파주 전체에 걸쳐 예술적 감성을 입히고, 가옥, 간판, 가로등, 벤치, 정거장, 울타리, 이정표, 도로, 창고, 컨테이너 박스, 비닐하우스, 담장, 전봇대 하나하나까지 조형예술을 가미하고, 경관자원으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감성을 입혀야 한다. ‘공장은 삭막하다’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공장재생, 산단재생도 나서야 한다. 저비용 고효율의 기법을 모색하는 것이 핵심이겠다. 감성을 담은 공장과 산업단지는 그 자체로 고부가가치를 품은 ‘낭만산업’의 자원이 될 것이다. 그로 말미암아 파주는 예술의 도시, 아트 시티로 진화해야 한다. 파주가 건축미학과 예술로 뒤덮인 ‘감각의 제국’이 된다면 골목 하나하나 숲길 하나하나를 구석구석을 만나보려는 답사형 관광객, 체류형 휴양객들이 지금보다 수십 배 이상은 늘어날 것이다. 전국의 자전거족·트래킹족·드라이브족·나들이객·캠핑족·교육연수객들이 파주의 이색적 풍경을 즐기고, 스스로의 인생을 묻고, 영감을 얻기 위해 물밀 듯이 찾아오도록 해야 한다. 파주 구석구석을 누비는 순례 관광객들이 오히려 마을과 가게에 생동감을 주입하고, 지역 일자리 확대와 지방재정 확충에 보탬이 될 수 있다. 시민의 상처와 고단함을 감싸주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 파주 전역에 걸친 예술도시건설체제, 인문감성행정체제로의 대전환이 요구된다.

[기고] 4차 산업혁명 선도하는 산림인재, 이렇게 양성한다

4차 산업혁명은 모든 분야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다양한 정보통신 기술과 산업의 융합으로 개인별 맞춤 상품 또는 서비스의 공급이 가능하다.세계경제포럼 회장인 클라우스 슈밥은 국가, 경제, 정치, 종교, 교육, 의료분야에서 이를 준비하기 위한 다양한 대비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했다. 이러한 흐름을 선도하기 위한 일환으로 교육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수적이다. 즉 미래 지향적 산림인재 양성을 교육목표로 하는 산림교육원도 4차 산업혁명시대를 선도할 인재양성 방안에 대하여 많은 고민을 해야 할 시점이다.이에 4차 산업혁명시대에 따른 융합적 교육혁신을 위한 3가지 사항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자 한다. 첫째, 참여형 교육방법의 다변화이다. 지식ㆍ기술 전달 위주의 강의식에서 토론ㆍ실습 위주의 참여형 교육방법으로의 전환해야 한다. 독일 연방행정아카데미는 교육과정의 약 90%를 토론, 세미나 등 참여형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에 맞추어 블랜디드러닝, 플립러닝, 하브르타 교육방법을 산불조사감식과정, 산림병해충방제과정 등의 현장 전문기술역량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과정에 적용하고 있다. 즉 사이버교육과 교육용 교재를 통해 개별적으로 사전에 학습을 실시한 다음 집합교육에서는 하부르타식 토론과 현장실습중심의 교육으로 진행하게 된다. 이를 통해 자기 주도적 학습 분위기를 형성하여, 현장문제해결능력을 갖춘 인재 양성이 가능하다.둘째, 요구분석을 통한 맞춤형 교육과정 개발ㆍ운영이다. 교육과정 개발을 위해 설문조사, 심층면담 및 자문위원회 운영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요구조사를 진행한다. 환경분석, 교육수요자 분석, The Locus for Focus모델을 적용하여 요구분석을 하게 된다. 요구도가 높은 교과목을 발굴하여 교육과정을 편성한다. 또한 학습자 실태와 특성을 파악한 교육수요자 분석 결과를 강사들에게 사전에 제공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교과목 강사들은 맞춤형 강의를 할 수 있게 된다. 셋째, 교육평가체계 구축을 통한 환류를 강화한다. 교육과정 효과성 검증 및 환류를 위해 만족도 평가뿐만 아니라 현업 적용도를 강화해야 한다. 무인기기본과정 등 산림전문교육 핵심과정 4개 과정에 대하여 교육수료 3~6개월 후 현업적용도 평가를 한다. 평가 방법은 교육이수자 설문서 및 상사ㆍ동료직원을 대상으로 서면 및 면대면 인터뷰를 한다. 이를 통해 교육 수료생의 행동변화 조사, 교육과정 내용과 관련된 문제점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수렴이 가능하다. 또한 교육과정이 현업의 직무향상에 기여하는 정도 및 학습전이도 등을 평가하여 산림전문교육 교육효과 극대화 방안을 마련하게 된다. 산림청 산림교육원은 참여형교육방법의 다변화, 맞춤형교육과정 개발, 현업적용도 강화로 정보의 창의적· 융합적 활용능력과 실천력을 갖춘 ‘미래지향적 산림인재양성’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 최숙경 산림교육원 교수

[기고] 문화는 밥이다

영통구청장으로 부임한 후 “현장에 답이 있다”는 생활신조에 따라 관내 여러 곳을 살펴봤다. 현장을 관찰하면서, 눈에 들어오는 작은 부분까지 관심과 애정을 가지게 됐다. 잘 조성된 광교지구와 호수공원, 세계 최고의 기업 삼성전자 그리고 곧 개관을 앞둔 매여울 도서관 등을 살펴봤다. 영통구는 훌륭한 자연조건, 풍부한 일자리, 다양한 문화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다. 이를 조화롭게 잘 활용한다면 “구민의 삶이 좀 더 여유롭고 행복해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하였고, 그 방법을 고민했다. 고민 끝에 ‘문화’에서 답을 찾았다. 지난 1년, 문화체육 교육국장으로 일하면서 문화를 통한 시민의식 성장과 문화생활이 가져다주는 시민 삶의 행복을 직접 경험했기 때문이다. 직원들과 전문가의 자문을 통해, 영통구의 강점을 살리고 구민의 실질적인 삶의 행복을 위한 ‘문화로 소통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젊은과 문화 Smart 영통’이라는 비전을 세웠다. ‘젊은과 문화 Smart 영통’은 유쾌한 젊음, 소통하는 문화, 미래를 준비하는 Smart 영통으로 구성돼 있다. 첫째 ‘유쾌한 젊음’은 공직자가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일과 생활의 행복찾기(워라밸), 동호회 활동, 재능기부 등을 구성했다. 이는 구정 최일선에서 일하는 공직자 삶의 행복과 만족감이야 말로 구민이 행복한 명품도시 조성의 밑거름이라 생각한다. 둘째 ‘소통하는 문화’는 문화 놀이터를 만드는 것이다. ‘1table-1flower 가꾸기, 1人(1社)-1點 그림 갖기, 1인-1악기 즐기기’로 일상에서 문화의 향기를 느낄 수 있도록 캠페인을 장려하는 것이다. 그간 관(官) 주도의 축제를 지양하고 구민이 직접 공연을 기획하고 참여하여 자발적 문화의식의 성장을 돕는 것이다. 그 예로서 영통 청명단오제, 매탄 매여울 축제, 원천ㆍ광교 한마음축제, 태장동 국화 축제, 반려동물축제가 있다. 구민은 구경꾼이 아닌 축제의 주인공이다. 잠재된 감성 발산과 이웃과의 활발한 소통은 건강한 공동체 의식 성장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셋째 ‘미래를 준비하는 Smart 영통’은 지역특성화 프로그램이다. ‘청년씨앗’(젊은 층의 참신한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프로그램)과 ‘책과의 만남’을 운영하는 등 문화적 소양과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기업들의 일자리 창출, 삼성 이노베이션 뮤지엄 그리고 CJ블라썸파크, 백화점 등에서도 지역상생 문화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도록 영통구의 관심과 지원이 계속될 것이다. 문화는 그 자체로 가치와 의미가 있다. 문화는 구민 생활과 더불어 형성되며, 자생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구민 의식의 성장을 이끌 수 있다. 최근 지방분권을 골자로 하는 헌법 개정을 논의 중에 있다. 성공적인 지방분권을 위해서는 체계적인 법률도 필요하다. 하지만 지방분권의 토대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기초로 하고, 그 성숙한 시민의식은 문화를 통해 성장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방분권, 문화생활, 공직자의 +역할은 결국 “시민의 행복한 삶이 최우선 목표일 것이다” 공직자로서 주어진 사명은 구민의 행복한 삶을 위해 문화 씨앗을 뿌리고 잘 가꾸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 씨앗의 성장과 결실이 우리 삶의 모습이며, 시민의식 성장을 돕는 촉매제가 될 것이다. 공직자로서 구민의 행복을 위해 일 할 수 있는 것은 큰 기쁨이고 사명이다. 오늘도 나는 그 사명을 다하기 위해 현장에서 구민과 함께 동행할 것이다. 박래헌 수원시 영통구청장

[기고] 선거와 범죄경력의 방정식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다. 소속 정당이나 공약, 정책적 소신 이외에도 그 사람의 성품이나 경력, 살아온 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그중에서도 공직자를 희망하는 사람들의 준법정신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범죄경력도 중요한 판단기준이 된다. 법조인으로 20년 넘게 살다보니 범죄경력에 대해서는 좀 할 말이 있다. 변호사라는 직업만큼 범죄인들을 많이 만나는 직업도 없을테니 덕분에 다양한 범죄인들을 만날 수 있었다. 법치주의의 가장 중요한 원칙 중 하나가 비례의 원칙이다. 법조인들의 허세가 조금 담긴 표현으로 쉽게 얘기하면 죄지은 만큼만 벌 주자라는 의미다. 경미한 범죄에는 기소유예나 벌금형을, 조금 심하다 싶으면 집행유예형을, 많이 심하다 싶으면 실형을 살리는 것이다. 그렇게 형평에 맞게 처벌하는 것이 소위 정의로운 것이고 올바른 것이라고 우리는 배웠다. 그런데 이러한 정의나 형평에 대한 판단을 법조인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의나 형평의 개념은 상식적으로 판단하는 사회통념이지 법조인들의 전유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투표를 하는 유권자들의 경우에도 본능적으로 이러한 비례의 원칙을 작동시킨다. 사회통념상 절대 공직자로 뽑으면 안 되는 전과자인지 아니면 공직자로서의 업무 수행에 장애가 되지 않는 경미한 범죄경력인지를 충분히 구별해 낼 수 있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예로 들어 보자. 안 전 지사는 이미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실형을 살았다. 실형을 살았다는 결과는 매우 중한 범죄자였다는 의미지만 우리나라 정치판에서 그의 전과가 공직을 다시 수행할 수 없을 만큼 파렴치한 전과라고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래서 재선 충남지사로서, 대선후보로서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 사건은 그 결이 다르다. 안 전 지사에 대해서는 이번 사건에 대한 법원의 최종 판단과 무관하게 향후 선출직 공무원이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성범죄에 대해서는 상습성이 있는 파렴치범으로 공직자로서는 부적절하다고 보는 시각이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준에 따라 유권자도 범죄경력을 보고 공직자로서의 업무 수행에 적절한 사람인지를 비례의 원칙에 따라 판단하면 된다. 우리나라 유권자의 의식 수준은 가히 세계 최고다. 우리의 깨어있는 의식 수준과 합리적인 판단 기준은 매번 민주주의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이러한 유권자들의 높은 의식 수준을 무시하고 무조건 범죄자는 안 된다거나 전과자로 낙인찍는 선거 운동은 볼썽사납다. 그것은 상대 후보가 판단할 것이 아니라 유권자의 판단 몫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직선거법도 선거 관련 법령 위반이 아니면 범죄경력만 고지하면 선거에 출마할 수 있게 허용하는 것이다. 유권자들의 판단 몫을 빼앗아 상대 후보를 무조건 범죄자라고 비난하는 네거티브 전략은 본인이 얼마나 내세울 것이 없는지에 대한 자기 고백처럼 들린다. 정책이나 공약, 정치적인 신념으로 선택받을 가능성이 없는 후보의 애잔한 절규처럼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그래서 이번 지방선거는 상대 후보의 경미한 범죄경력만을 문제 삼는 삼류 선거운동이 아니라 본인의 성공적인 경력과 훌륭한 정책을 홍보하는 일류 선거운동으로 진화하기를 진심으로 기대해 본다. 이러한 삼류 선거운동의 수준을 한눈에 간파하는 깨어있는 유권자들의 건투를 빈다. 김대식 법무법인 세종 파트너변호사

[기고] 사법개혁은 밥그릇 싸움이 아니라 사법시스템의 선진화다

얼마 전 대한변호사협회가 검찰의 영장청구권을 경찰에 넘기는 수사권 조정은 인권침해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지난 23일 국회에서 개최될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이 같은 기관보고를 할 것이라는 기사를 보았다. 변협은 ‘경찰의 인권 의식 제고 등이 선행되지 않는 상황에서 권한을 확대할 경우 수사를 받아야 하는 국민의 인권침해가 급증할 것’이란 게 반대 이유다. 또 영장청구권과 관련해서도 ‘검찰의 영장청구권 보유는 경찰의 강제수사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권침해와 부당한 절차를 예방하려는 헌법적 결단’이기에 경찰에 영장청구권을 부여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왜 대한변호사협회에서는 이 같은 입장일까. 댓글을 보니 전관예우, 밥그릇이라는 단어들이 보인다. 이러한 부정적인 댓글에도 불구하고 나는 전관예우나 밥그릇 문제로 인한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동안 경찰의 수많은 잘못으로 인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었고 또 이를 반성하는 모습이 국민의 공감을 받지 못한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의 사법시스템은 변해야 한다. 민주주의의 핵심은 견제와 균형이다. 견제와 균형이 없는 권한은 부패하게 되고 그러한 피해는 국민이 받는다. 전관예우, 제식구 감싸기 등의 폐해는 검찰에 권한이 집중된 데에 기인하고 있으며 모든 국민들이 검찰개혁을 바라고 있다. 헌법에서는 검사의 신청에 의해서만 영장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 경찰에서 범죄자를 구속시키거나 압수수색을 할 경우 검찰에 영장을 신청하고 검찰이 법원에 청구하여 법원이 발부하고 있다. 검찰은 영장청구권 외 기소권, 수사지휘권 등 다양한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 한쪽에 지나치게 권한이 편중될 경우 부작용이 발생하여 이에 대한 견제가 필요하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검찰을 견제할 기관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 번 사법개혁을 논의하여 왔지만 매번 ‘경찰은 인권침해기관이고 검찰은 인권옹호기관’이므로 경찰에 수사권과 영장청구권 등을 부여할 경우 그 피해는 국민이 고스란히 입게 된다며 이를 거부해 왔다. 경찰은 인권침해기관이므로 인권옹호기관인 자신들이 사전 점검을 해야만 인권침해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찰이나 검찰이나 영장을 발부받기 위해서는 법원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경찰이 직접 법원의 심사를 받으면 되는 것을 왜 검찰은 본인들이 심사를 하려는 것인가. 반드시 영장발부가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도 검찰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런저런 구실을 붙여 영장청구도 하지 않는 사례에서도 영장 발부 경로의 다양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발부의 가부 판단은 법원이 하면 되는 것이다. 만약 경찰에 영장청구권이 부여될 경우 경찰이 무분별하게 영장을 휘두르는 것이 아니라 법원의 심사를 거치면 되는 것이다. 꼭 중간에 검찰이 낄 이유가 없다. 범죄수사라는 같은 일을 하는 검찰이 중간에서 점검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요즘 대통령뿐만 아니라 국민들도 검찰의 잘못된 행태와 사법시스템에 대한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해서라도 사법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 경찰도 ‘영장청구권을 가지는 것이 권한을 부여받는 것이 아니라 책임을 부여받는 것’이라는 성찰이 필요하다. 그 책임의 내용은 국민의 인권보장이다. 정명선 양평경찰서 수사지원팀장

[기고] 경기도기능경기대회, 4차 산업혁명의 청사진 그리다

지구촌 평화와 화합의 무대인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전 세계인의 뜨거운 갈채와 성원 속에 성공적으로 마치고 이제 숙련기술인이 기술을 겨루는 기능경기대회가 오는 4월 전국 17개 시도에서 개최된다. 기능경기대회는 숙련기술인 양성과 경제발전이라는 시대적 요구 아래 1966년 시작되었다. 기능경기대회는 예비 숙련기술인들에게 꿈을 이룰 수 있는 발판이 되어주었을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경제발전과 기술수준 향상에 크게 기여해왔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로 탈바꿈한 우리나라가 기술강국의 대열에 들어서고 세계 10위 경제 대국의 위업을 이룬 데에는 산업화의 주요 길목에서 묵묵히 기술개발에 매진한 숙련기술인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공로에 힘입은 바 크다. 그러나 숙련기술인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과 처우는 아직도 부족한 게 현실이다. 일자리 문제가 날로 심화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일자리 대변혁의 상황에 처해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산업구조 및 노동시장의 변화에 대응하려면 숙련기술인이 우리나라의 경제 재도약을 이끌 수 있는 중요한 국가자원임을 인지하고 숙련기술을 장려하고 기술기능인이 우대받는 사회, 실력중심 사회로 나가야 한다.그동안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숙련기술인이 우대받는 사회 풍토를 조성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 왔다. 우수 숙련기술인을 ‘대한민국 명장’과 ‘이달의 기능한국인’으로 선정하고 청소년에게 기술역량과 노하우를 전수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예비 숙련기술인들의 잔치인 기능경기대회를 통하여 숙련기술인 양성을 유도하고 차세대 기술한국을 이끌어갈 인재 발굴에 힘쓰고 있다. 경기도 예비 숙련기술인들의 축제의 장인 ‘2018 경기도기능경기대회’가 4월4일부터 평촌공업고등학교 등 7개 경기장에서 6일간 개최된다. 총 57개 직종에서 824명의 선수가 출전하며, 50개 정식직종의 1~3위 입상선수에게는 오는 9월 전라남도에서 개최되는 제53회 전국기능경기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을 준다.특히 이번 기능경기대회를 주관하는 한국산업인력공단 경기지사는 경기도청, 경기도교육청, 숙련기술인단체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대회에서 입상한 우수기술인들의 일자리 창출을 지원할 예정이다. 주목할 점은 미래 전략산업을 이끌 지역 내 숙련기술인력 양성을 유도하기 위하여 경기도기능경기위원회에서는 전국 최초로 2017년부터 ‘미래 선도산업 기능경기대회’를 개최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에도 3D프린팅, 드론, 빅데이터, 사이버보안, 지능형 로봇 등 5개 직종을 미래 선도산업 종목으로 선정하고 ‘2018 경기도기능경기대회’와 병행하여 개최할 계획이다. 이와 같은 선제적 대응을 통하여 지역 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숙련기술인력을 양성하고 미래 전략산업 저변 확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민국을 하나로 만들었던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자신의 꿈을 위해 도전하고 결실을 본 많은 선수에게 국민들은 환호하고 성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러한 관심이 이어져 이제 우리나라의 미래를 이끌 청년들이 꿈과 열정, 기술을 마음껏 펼치고 숙련기술인의 노력과 성과가 정당한 대우를 받고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과 경제단체들의 적극적인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지난 15일 ‘전 국민의 평생고용 역량을 키우는 No. 1 HRD 파트너’를 새로운 비전으로 선포한 한국산업인력공단 역시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급변하는 노동시장에서 숙련기술인을 넘어 국민들의 평생고용 역량 개발을 지원하며 국민이 필요할 때 가장 먼저 찾는 파트너로서 일자리 걱정 없는 행복한 나라를 만들어 가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예비 숙련기술인들이 그려나갈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밝은 청사진이 무엇보다 기다려지는 4월이다. 2018 경기도기능경기대회에 도민 여러분의 아낌없는 관심과 격려를 부탁한다. 최병기 한국산업인력공단 경기지사장·경기도기능경기위원회 운영위원장

[특별기고] 날씨에 대한 준비, 스마트한 기후 대응

기후변화로 인해 위험기상의 강도와 빈도가 증가하면서 기상재해의 규모도 증가하고 있다. 국지적인 강한 집중호우와 대설,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점점 대형화되는 추세일 뿐만 아니라, 강수량 부족으로 인한 봄철 가뭄이 빈번해지고 있다. 특히, 이상고온 현상으로 폭염과 열대야가 해마다 극심하게 나타나고 있어 사회ㆍ경제적인 영향뿐만 아니라 생태계까지 위협하고 있다. 지난해 봄철가뭄의 장기화에 따른 농가의 피해, 충청지역의 여름철 집중호우, 겨울철 지속된 한파에 따른 동파사고, 제주지역의 폭설 등 국내뿐 아니라, 지구촌 곳곳에서 극한기상에 따른 자연재해의 피해로 몸살을 앓고 있다. 미 대륙을 초토화시켰던 허리케인의 잇따른 발생, 동남아시아 지역의 홍수, 아프리카 지역의 가뭄 등이 이상기후에 대한 경고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의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Global Risks Report)에서 글로벌 리더들이 2년 연속 ‘환경(environment)’을 가장 큰 위협으로 꼽고 있다. 이와 같이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재해가 다양화되고 빈번해짐에 따라 세계기상기구(WMO, 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는 2018년 세계기상의 날의 주제를 ‘날씨에 대한 준비, 스마트한 기후대응(weather-ready, climate-smart)’으로 선정했다. 먼저 ‘날씨에 대한 준비’에 대해서는 각국 기상청(NMHSs, National Meteorological and Hydrological Services)과 협력하여 전 지구적으로 표준화된 ‘다중재해 조기경보시스템’ 구축을 계획했다. 다음으로 ‘스마트한 기후 대응’을 위해 기후서비스를 개발하고 기상ㆍ기후분야의 전문가와 학생 수를 늘리는 것을 계획했다. 또 과학 교육과정을 해당 지역의 현재와 미래에 맞게 재구성하고 스마트하게 대응하기 위한 효과적인 소통경로를 개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현명한 물 사용’ 으로는 해안범람, 홍수와 가뭄 등 극한 수문기상재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수자원의 양과 질, 가변성, 가까운 미래 전망과 같은 수자원에 대한 모든 데이터가 필요하다. 그리고 기후변화와 도시화로 물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지금, 물 사용에 관심을 기울여 WMO 회원국 각자 수문기상재해에 현명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렇게 기상재해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선 기상, 기후, 물 현상에 대비해야 할 것이며 각국 기상청은 초단기예보부터 계절 및 장기 기후예측에 이르기까지 모든 기상 현상에 대해 정확하고 시의적절한 서비스를 이해하기 쉽게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점점 극으로 치닫는 기후변화, 이로 인한 극한 기상재해에 대한 대응은 우리 생활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필수요소가 되었다. 이에 기상청은 각 지역의 지방청을 중심으로 기상재해 대응능력을 높이기 위해 지역에 맞는 기상서비스를 발굴하고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기후변화와 위험기상으로부터 안전한 내 지역을 만들기 위해, 기상재해 감소를 위한 세계기상기구의 제안에 맞춘 정책의 실현을 위해 더욱더 노력해 나갈 것이다. 남재철 기상청장

[기고] 군공항 이전, 지역발전의 열쇠

▲ 이원재 님비(NIMBY)현상은 그대로 뜻을 옮기면 ‘내 뒷마당에서는 안 돼’라는 뜻이다. 즉, 쓰레기 처리장시설이나 매립장, 화장장, 교도소와 같이 지역 주민들이 싫어할 시설이나, 땅값이 떨어질 우려가 있는 시설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는 현상이다. 우리사회에 깊이 만연돼 지역발전의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동안 국책사업은 시행하면서 많은 시행착오로 사회적 고통과 비용을 부담해 왔다.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방폐장 부지선정 과정은 정부정책의 난맥상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첫 방폐장이 경주에 들어서긴 했지만, 부지선정에서부터 준공까지 30년이 걸린 것이다. 이는 지역 주민의 의사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다 번번이 좌초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방부에서 진행하고 있는 수원화성군공항 이전 사업은 다르다. 일방적으로 이전부지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전지역의 주민투표를 통해 결정하는 민주적인 방식으로 진행하기 때문이다. 이에 군공항 이전과 관련하여 유사 사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사업이다. 해군기지 건설사업 추진 당시 해군에서는 주변 지역의 중·장기적 발전계획을 수립하여 지역경제의 자립과 활성화 방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초기 입지 선정 과정에서부터 논란을 시작으로 많은 이해관계자들의 갈등이 끊이지 않고 지속되는 상황에서 해군기지 건설 사업은 완료됐으나, 당연히 강정마을 주민들에게 돌아가야 할 지원사업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고 마을 공동체는 파괴되었다. 결국 갈등의 상처는 곧바로 구상권 청구라는 결과를 낳았다. 그러다 지난 2017년 12월 해군 측에서 구상권 청구를 철회했다. 다음으로 사드(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사례다. 사드 배치 역시 입지 선정 과정에서 국방부 측과 현지 주민들간 갈등이 발생했다. 또한 사드의 전자파 유해성, 실효성, 주변국과의 관계 등 문제가 불거지면서 갈등이 심화됐다. 또한, 경상북도에서는 성주군과 김천시와 함께 ‘사드배치지역 개발지원단(TF팀)’을 구성해 건의사업에 대한 문제점과 사업상 우선순위 등을 논의하고 있으며, 국무조정실을 상대로 지원사업에 대한 정부 차원의 관심과 예비타당성 조사면제 등 특단의 대책을 요구할 방침이다. 개별 사업별로도 전담팀을 구성하여 국비사업 반영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제주해군기지 건설사업은 사업시행자 측과 반대 주민들 사이 갈등으로 지원사업의 혜택을 받지 못한 반면, 사드배치 사업은 해당 지자체에서 먼저 주민들을 위한 지원사업을 정부에 요청하여 지원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그럼 수원화성 군 공항 이전사업은 어떻게 해야 할까.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과 성주 사드 배치 사례를 교훈삼아 화성시와 수원시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중앙정부에 적극적으로 건의하여 확실한 지원사업을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또한, 군공항 이전사업의 법적 절차로 명시되어 있는 지원사업을 통해 주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하고, 화성시가 계획하는 도시 발전을 한층 더 빠르게 앞당길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원재 경실련 경기도협의회 상임대표

[기고] 청년 정신건강 지킴이, ‘병무청 정밀심리검사’

지난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결을 계기로 4차 산업혁명이 유행어처럼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며 이슈가 됐다. 지금 우리는 인공지능과 로봇,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을 통한 새로운 융합과 혁신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러한 현대사회의 빠른 변화는 우리의 생활을 편리하고 보다 풍요롭게 만들 것으로 기대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러한 복잡하고 빠른 사회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많은 정신적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되고 이러한 정신적 스트레스는 우리의 정신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에 의하면 정신질환으로 진료받은 사람은 2012년 232만 명에서 2016년 266만 명으로 34만 명이 증가했고, 진료비는 2012년 2조 2천228억 원에서 2016년 3조 2천488억 원으로 5년새 1조 260억 원이나 늘어났다. 정신질환 진료비가 이렇게 많이 드는 이유를 전문가들은 다른 질환과 달리 정신질환은 꾸준히 일정기간동안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연령대별로는 70대가 214만 명(17.4%)으로 가장 많았지만, 0~19세도 96만 명으로 전체 정신질환으로 진료 받은 사람 중 7.8%나 됐다. 만 19세 남자라면 누구나 병역의무를 감당할 수 있는지 검사받는 병무청 병역판정검사에서도 정신질환 사유로 병역의무를 이행하지 못하고 면제 받은 인원이 2012년 900명에서 2016년 1천584명으로 대폭 늘었다. 우리 젊은이들의 정신건강 상태는 5년 전에 비해 훨씬 나빠졌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신체적 질병뿐만 아니라 심리적, 정신적 문제가 군복무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하게 여겨졌다. 병역판정검사 시 심리검사를 필수적으로 실시하도록 2006년에 병역법이 개정됐으며, 지난 2007년부터는 심리검사 전문가인 임상심리사가 병역의무자의 개별면담 및 도구를 통해 심리검사 하는 과정을 도입하여 종전 인성검사 후 바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검사하는 2단계 절차에서 인성검사, 임상심리검사,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검사의 3단계로 정밀한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심리검사 제도 도입 후 임상심리사를 현재 40명으로 증원했으며, 정신건강의학과 전담의사는 검사반별로 1명에서 2명씩 복수 배치해 정신건강의학과 검사의 전문성을 강화했다. 또한, 병역의무자 심리검사 결과 정신건강의학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확인된 사람에 대하여는 임상심리사가 주기적으로 상담하는 경과관리 제도를 도입·실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본인이 동의한 경우 심리검사 결과를 가족에게 설명하는 가족통보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전면 개선된 신(新)인성검사는 심리정신건강 분야 전문가 의견 및 최신 정신질환 진단편람(DSM-5)의 변화를 반영하여 만들어졌으며, 거짓반응 탐지기능을 강화하고, 내용중심으로 문항을 새롭게 제작했다. 또한, 응답방식을 기존 ‘예-아니오’에서 ‘그렇지 않다-약간 그렇다-그렇다-매우 그렇다’ 리커트 4점 척도로 변경해 측정의 정교화를 꾀하였다. 이를 통해 정신질환뿐만 아니라 집단생활 부적응 및 대인관계 문제와 관련된 심리적 취약요인을 평가해 군복무 부적합 및 부적응 대상자를 사전 선별하는 기능을 강화했다. 장기적으로는 군복무 부적합부적응 대상자 선별뿐만 아니라 심리취약자에 대해서 심리상담 서비스를 제공해 정신건강이 회복된 사람은 군복무를 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이처럼 병무청과 군에서는 정밀 심리검사 구축을 위해 다각적으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그 결과 군내 자살사고 사망자는 지속적으로 감소해 2016년에는 역대 최저수준인 54명이었다. 앞으로도 병무청 심리검사 제도의 고도화와 혁신으로 병역의무 이행을 위해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고 우리 청년들의 정신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병무청은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박우신 병무청 차장

[기고] 윤식당 가라치코 마을에는 있고 우리에게 없는 것

‘보는 것 자체가 힐링’ 스페인 남부의 작은 섬 가라치코 마을에서 한식당을 열고 운영하는 이야기로 금요일 저녁, 바쁜 일상에 지친 시청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예능프로그램 윤식당2. 요즘 예능에서 흔히 보는 자극적인 소재나 설정도 없지만 ‘한 번쯤 저렇게 살아보고 싶다’는 우리의 로망을 담아서 일까. 여유롭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그곳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 재미에 푹 빠진 시청자들이 많은 모양이다. 화면 속 가라치코 마을의 풍경도 아름답지만 그보다 더 인상적인 건 마을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이다. 아침 출근길에 만나는 동네 사람들과 반갑게 인사를 하고, 거리에서 도란도란 담소를 나누는 모습에서 훈훈한 정이 넘친다. 예전에는 우리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아파트 등 공동주택 생활이 익숙한 우리 세대는 요즘 옆집, 앞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최근 몇 년 사이 끔찍한 아동학대 사건이 여러 번 사회를 흔들었다. 특히 지난해 친부와 내연녀의 무차별 학대로 숨진 ‘고준희 양 암매장 사건’의 재판이 여전히 진행 중인 가운데, 준희 양이 고통 속에 숨져가는 동안 ‘과연 우리는 무얼 했나?’라는 반성을 해보게 된다. 준희 양이 차가운 주검으로 세상에 드러나기 전까지 분명 여러 번 보냈을 안타까운 신호를 우리는 알아챘어야 했다. 준희 양의 아버지는 경찰조사에서 ‘훈육 차원의 체벌’이었으며 학대는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아동학대 가해자의 상당수는 이렇듯 ‘훈육’의 명목으로 폭행을 정당화한다. 아동학대는 명백한 잘못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체벌에 대해서는 ‘아이를 키우다 보면 때릴 수도 있지’, ‘내 훈육방식인데 무슨 참견이냐’라는 인식이 여전해 학대와 체벌의 경계가 사실상 모호한 것이 현실이다. 지난 1979년 세계 최초로 아동학대법을 제정한 스웨덴의 경우는 아동에게 육체적, 정신적으로 체벌을 가하면 처벌받는다. 엉덩이를 때리는 등의 훈육 과정뿐 아니라 어른이 분에 못 이겨 아이에게 욕설을 해도 마찬가지로 처벌을 받는다. 아동학대의 신고체계도 간소해 지난 10년간 신고도 크게 늘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나라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수준의 체벌인 경우가 많다. 아이를 부모의 소유물이 아닌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하자는 사회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깔려있는 것이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아동학대의 80%가 부모에 의해 이뤄진다. 따라서 피해 아동에 의한 직접적인 신고는 사실상 기대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이웃들의 관심이다. 경기남부경찰청에서는 학대받는 아동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든든한 지원자가 될 수 있도록 주변에 따뜻한 관심을 갖자는 ‘우리아이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우리 아이들을 지켜주세요’. 우리아이캠페인 노란 배지에 적힌 문구다. 다시는 제2ㆍ3의 준희 양이 생기지 않도록 ‘남의 아이가 아닌 우리 아이’라는 인식의 변화, 가라치코 마을 사람들과 같은 훈훈한 이웃 간의 관심으로 소중한 우리 아이들을 지켜낼 수 있기를 소망한다. 유현주 안양동안경찰서 경무계 경사

[기고] 꿈의 대학 아닌 희망의 대학으로

고3 담임교사를 하면서 학생부종합전형의 시행과 정착, 발전 과정을 학교현장에서 지켜봐 왔다. 지난 6년간 가장 안타까웠던 점은 학업 역량이 우수하고 잠재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인성이 훌륭한 많은 제자들이 정보의 부족·경제적 부담·지역적 특수성으로 인한 교육여건의 한계 등의 이유로 다양한 진로 체험 및 전공 관련 활동을 하지 못하고, 이로 인해 종합전형으로 대학을 가고자 하는 꿈을 접는 경우가 많았다. 진로진학을 담당하는 담임교사로서 해마다 이와 같은 문제를 홀로 해결할 수 없다는 자괴감과 제자들의 전공 적합을 고려한 진로진학을 곁에서 도와줄 수 없다는 아쉬움만 쌓여가던 차에 2017년 초 공문과 홈페이지를 통해 ‘경기꿈의대학’ 실시 계획안을 접하게 됐다. 계획안을 처음 접한 순간 꿈의 대학은 학교가 위치한 경기 북부권 학생들의 꿈을 이뤄줄 수 있는 단초라고 여겨 꿈의 대학 학년부 담당을 자임해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안내하기 시작했다.처음 안내를 할 때는 ‘3학년 학생들의 학업시간만 빼앗을 것이다, 학교 근처에는 소위 말하는 괜찮은 대학들이 없어 의미가 없을 것이다, 과연 꿈의 대학 강좌 수강이 대학 가는데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라는 회의적 시선과 많은 염려의 말을 들었다.염려에도 불구하고 저의 말을 따라준 친구들이 여럿 있었다. 그 학생들 중에 한국항공대에서 개설한 ‘드론과 IoT를 통한 임베디드시스템 이해’ 강좌를이수한 한 학생이 있었다. 이 학생은 학기 초까지도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는 방법을 알지 못해 고민했지만 꿈의 대학이라는 희망열차를 만나 어려서부터 자신이 가고자 했던 목적지에 도착할수 있게 됐다. 2018학년도 수시모집 서울대 일반전형 화학생물공학부에 지원해 최종합격의 기쁨을 맛보게 된 것이다. 생기부 진로특기사항에 기재된 꿈의 대학 이수내용을 바탕으로 학교장의 허가를 받아 참여한 내용을 적을 수 있는 자소서 2번 항목에 전공과 진로에 부합하는 꿈의 대학 강좌를 신청해 수강하게 된 배경과 강의와 활동 내용, 수강 후 새롭게 알았거나 깨달은 점 등을 자세히 적었고, 자소서 활동 증빙 목록에 ‘경기꿈의대학’ 강좌 이수 확인 공문을 첨부했다. 물론 꿈의 대학 수강이 모든 학생의 합격을 담보하진 않는다. 학업역량과 자기주도학습능력, 꿈을 이루고자 하는 열정이 한데 어우러져야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꿈의 대학 시행 첫해라 담임교사가 학생의 활동 내용과 참여의 성실함 등을 확인할 수 없는 점, 지역거점학교의 부족, 희망자가 원하는 강좌 개설 등 앞으로 보완하고 다듬어야 할 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하나의 나사가 빠져도 움직일 수 없는 기차처럼 꿈의 대학은 멈추었던 학생들의 꿈을 실현하게 해준 희망 열차를 움직이게 만든 마지막 나사였음은 분명하다. 그런 의미로 ‘경기꿈의대학’을 희망의 대학이라 부르고 싶다. 학생들이 언제나 열려 있는 경기 꿈의 대학 문을 통과해 희망을 이루길 바란다. 이재만 파주 운정고교 방과후교육부장

[기고] 인공지능(AI)과 정치인

AI 인사팀장이 채용을 담당하는 시대. 4차 산업혁명의 화두는 인공지능(AI)이다. 우리가 4차 산업혁명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인공지능 알파고 1.0이 ‘인간 최후의 영역’이라고 여겼던 바둑에서 세계 최강이라고 평가받던 이세돌 9단과 중국의 커제 등을 꺾은 2016년 3월부터다.이후 이 알파고 1.0을 또 다른 알파고 2.0이 한 번의 패배도 없이 꺾었고, 10만개 이상의 인간 기보로 학습한 알파고 1.0과는 달리 알파고 2.0은 기보학습 없이 스스로 학습(딥러닝)해 정확도를 높여 더욱 놀랍다. 이러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초미의 관심은 인공지능이 현재의 직업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다.전문가들의 평가 결과를 보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단순 노동직인 콜센터 직원, 요리사, 법률비서, 계산원, 회계사, 보험사, 은행원, 도서관 사서, 진단 의사, 창고관리원 등이 대체하기 쉬운 직업으로 꼽혔다. 은행원의 경우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을 통한 금융 거래 활성화로 지난 6년간 은행 점포 1천600여 개가 문을 닫았다는 통계가 있다. 반면,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 따른 판단력과 종합적인 해결 능력이 요구되는 교육자, 상담사, 성직자, 연예인, 간호사 같은 전문직업이 비교적 오래 살아남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디지털 혁명인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끝까지 살아남는 직업은 아날로그적인 인간의 지성과 감성, 철학 등의 가장 인간적인 직업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그러나, 이론적이나 기술적으로 거의 모든 직업이 대체 가능하다 하더라도 실제로 대체될 것인가는 경제적 효용성과 사회적 공감대 등을 토대로 결정될 것이며, 한편으로는 기술이나 시장논리 외에도 사회적 합의에 의한 법과 규정이 조만간 만들지 않을 수 없으리라 예측된다. 이런 분석과 판단에서 보았을 때 사회구성원들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거나 통제해 사회를 유지 보존시키는 정치인이라는 직업도 4차 혁명시대에 가장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직업 중의 하나로 분류된다.이것이 4차 혁명시대에 ‘삼류정치’라 일컬어지는 대한민국의 정치와 정치인이란 직업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 간과하고 넘어갈 수 없는 이유다. 그래도 한때는 ‘정치인도 수입해야 한다’는 자조 섞인 말이 심심치 않게 나왔지만, 이제는 국민들이 그런 말조차 할 여유조차 잃어버린 것 같아 안타깝다. 역설적으로 가장 인간적인 것이 인간의 가장 큰 약점이다.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는 것이 인간적이란 것이다. 이것이 4차 산업혁명시대에 맞춰 정치인 수입이 아니라, 인공지능 로봇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할 이유다. 물론 정치 행위의 모든 부분을 대체할 수는 없다. 그러나 대체할 수 있고, 대체해야만 하는 일정 부분은 반드시 있다. 데이터 축적과 분석, 각종 자료 찾기 및 검토 등의 기능은, 들불처럼 번지는 #Me Too 운동에도 불구하고 ‘의원님, 이러시면 아니 됩니다’라는 한마디 말조차 못하는 보좌진이나 비서를 대신할 수 있는 분명하고도 충분한 역할이 있다. 자신과 자기편의 유ㆍ불리가 아닌, 자료 및 증빙에 의해 최적의 판단을 하는 부분까지는 인공지능이 대신하고, 사회적 합의에 의한 정상참작 또는 정책의 선택 같은 부분은 정치인이 담당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우리 속담에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말이 있다. 팔이 안으로 굽더라도 사실관계와 시시비비는 명확히 가려야 한다. 불문곡직하고 자신의 편을 두둔하고 상대의 의견을 묵살하는 행동은 원망을 원한으로 키우고, 유사한 사건의 재발도 막지 못해 결국 자기편의 파멸을 불러온다. 인공지능과 정치인의 공존시대가 우리 사회를 조금이라도 정의사회에 가까워지게 만들 것 같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김효수 경기도장애인체육회 경영본부장

[기고] 펜스룰 그리고 Me Too에서 No Touch로

중국 춘추시대 제나라 환공은 술잔에 술을 가득 채울 수 없도록 한 계영배로 술을 마셨다. ‘계영배’는 술잔이 가득 차면 저절로 모두 비워지고, 70%만 채웠을 때 마실 수 있는 술잔이다. 더 채우려고 해도 도저히 채울 수 없는 술잔이었다. 한문으로 경계할 계(戒), 찰 영(盈), 잔 배(杯) 자를 써서 가득 찬 것을 경계하며 인간의 끝없는 욕심을 경계하여 자기의 분수에 맞는 삶에 자족할 줄 알라는 교훈적인 술잔인 것이다. 문화예술계를 중심으로 터져나온 성폭력 피해자의 ‘미투(#Me Too)’ 고백을 통해 오래된 관행처럼 여겨졌던 성폭력 피해사실이 밝혀지고 이어서 정치판을 뒤흔들어 놓더니 이제는 초·중·고교로까지 번지고 있고 개강을 맞은 대학가에서도 피해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우리 사회의 그동안 감추어졌던 성폭력에 대한 민낯을 보는 것처럼 부끄럽다. 미투의 본질적 문제는 인간 본연의 욕망과 더불어 지위에 대한 우월성 그리고 절제하지 못한 탐욕이 빚어낸 괴물적 산물이기도하다. 국내 모 언론사와 인터뷰를 통해 밝힌 퓰리처상 수상자인 전직 뉴욕타임스 기자 주디스 밀러(70)는 “권력 남용에 대한 ‘침묵의 문화’는 끝났다”며 미투 운동이 “미국의 사회적·정치적·경제적 풍경(landscape)을 변모시키고 있고 할리우드·실리콘밸리·워싱턴으로 상징되는 문화예술·경제·정치 각 분야에서 ‘게임의 법칙’을 바꿨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기존 가치관이 급격히 무너지거나 여성 고용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우려했는데, 그 우려했던 문제가 발생했다. 미투 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남성들 사이에서 ‘펜스룰’에 대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미투 운동이 워낙 큰 사회적 반향을 불러오다 보니 당초의 본질에서 벗어난 부작용과 본말이 전도되고 있다는 것이다. ‘펜스룰’은 2002년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의회전문지 더힐과의 인터뷰에서 언급한 행동 방식을 의미하는데 “아내 외의 여자와는 절대로 단둘이 식사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에서 유래됐다. 오해를 사는 일을 미연에 방지하자는 것이다. 이에 최근 미투 운동이 확산되자 직장 내 남성들이 동료인 여성과 접촉 자체를 하지 않으려는 풍토가 생기면서 펜스룰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펜스룰은 애초에 여성과 문제가 될 상황을 만들지 않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펜스룰이 여성에 대한 차별을 정당화할 수 있는 부작용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직장에서의 여성의 취업과 승진의 기회를 축소하고 여성을 더 고립시킬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은 우려할만한 부작용이라 여겨진다. 이 또한 우리 사회 구조적 모순에 대한 자의적인 해석이며 지나침이 부족함만 못하다는 불편한 진실이라 생각된다. 바르지 않은 조직의 전통과 개인의 옳지 못한 습관과 행태는 계승되거나 지속되어서는 안 된다. 작금의 미투 운동의 본질과 여파로 인한 폐해와 후유증은 지난 수십 년간 이어온 잘못된 행태인 것을 부인할 수 없다. 미투 운동을 계기로 이러한 일이 또다시 사회적 이슈가 되거나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조심스럽게 바라기는 이제는 좀 더 적극적이고 또다시 십수 년 후 과거 지향적 피해에 대한 미투 운동이 발생하지 않도록, 이쯤에서 미래 지향적이고 펜스룰이라는 또 다른 장벽이 없는, 남녀의 성별과 지위 고하를 떠나 차별 없이 편안하게 공존할 수 있는 문화, 상대에게 사소한 빌미라도 제공하지 않고 상대에게 불쾌감을 받지 않을 노터치(No Touch) 운동이 전개되면 어떨까 싶다. 강준의 ㈔가치향상 경영연구소장(경영학 박사)

[기고] 안전에는 장애가 없어야 한다

‘펑’하는 소리가 났지만, 들을 수 없었다. 그렇게 그는 화마에 스러져갔다. 지난 1월6일 경기도 화성에서 청각 장애를 가진 60대 남성이 화재로 인해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다. 그동안 우리는 일련의 큰 사건사고를 겪으며 ‘안전권’ 보장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 국민의 관심은 물론이고, 정부의 정책 역시 ‘안전’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지만 미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있었다. 화재를 비롯해 지진 등 각종 재난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철저한 대비뿐이다. 특히 장애인의 경우 이동의 어려움, 의사소통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비장애인보다 더욱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하지만 한국장애인개발원에 따르면 재난 발생시 대피요령과 유의해야 할 사항 등을 숙지하고 있는 장애인은 5분의 1 수준인 20%에 불과하다고 한다. 대비하고 싶어도 대비할 수 있는 현실적인 여건이 조성되지 않은 것이다. 과연 이 사실로부터 소방은 자유로울 수 있을까. 장애인이 실제 재난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재난유형별 실질적인 행동요령을 담은 안전매뉴얼의 부재는 장애인의 안전권을 위협하고 있다. 또 장애 유형에 따라 달리 적용되어야 할 소방시설은 과연 올바르게 적용되어 제 기능을 하고 있는 것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금도 각 소방서에서는 주택 화재로 인한 인적물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주택용 소방시설인 소화기, 단독경보형감지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설치 독려를 위해 모든 소방대원이 고군분투하고 있다. 하지만 이 사고가 말해주듯 소리로 화재 사실을 인지할 수 없는 청각장애인에게 단독 경보형감지기 설치는 무의미하다. 청각장애인 혹은 시각장애인에게는 장애 유형과 특성에 맞는 시각경보기, 신호알림기 등의 개발 및 설치 지원이 필요한 것이다. 수원소방서는 그 첫걸음으로 청각장애인과 시각장애인을 위한 안전매뉴얼 제작에 나섰다. 수원시 수화통역센터, 경기도 시각장애인협회의 도움을 받아 화재가 발생한 사실을 인지한 그 순간부터 신고 방법, 피난 유도, 대피 요령 등 실질적인 행동요령을 담은 수화 영상 매뉴얼, 그리고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형태의 안전 매뉴얼을 제작해 배포했다. 언어적 의사소통이 어려운 청각장애인의 경우, 신고방법에서도 비장애인과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에 ‘119 다매체 신고서비스’를 통한 문자, 영상, 어플의 위치정보를 활용한 신고방법을 알기 쉽게 담았다. 이 영상은 시ㆍ청각 장애인협회 홈페이지는 물론, 각종 SNS 채널을 통해 높은 조회수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편, 실제 구조활동에 임하고 있는 소방공무원들의 경우 장애인 지원 활동 중 가장 어려운 점으로 의사소통을 꼽는다. 사회적 차원의 지속적인 관심과 응급수어 지정 등 맞춤형 정책 추진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수원소방서는 피난대피 요령에서 나아가 초기소화를 위한 행동 매뉴얼, 또 응급 처치를 위한 행동 매뉴얼 등 지속적인 장애인 안전 매뉴얼을 제작해 나갈 계획이다. 2014년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는 유엔장애인권리협약에 관한 최종보고서에서 “자연재해를 포함한 각종 위험 상황에서 장애인을 안전하게 보호하며, 모든 재난 위험 감소 정책 또는 그 이행의 모든 단계에서 보편적 접근성(universal accessibility) 및 장애 포괄성(disability inclusion)을 보장할 것”을 한국에 권고했다. ‘기본권’으로서의 ‘안전권’이 논의되고 있는 지금, 안전에는 장애가 없어야 한다는 점에 공감하지 않을 국민은 없다. 그 첫걸음을 내딛었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앞으로도 우리 수원소방서는 ‘안전의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하고 면밀하게 사회 곳곳을 돌아볼 것이다. 이경호 수원소방서장

[기고] 물관리 패러다임의 변화, 물환경보전법

우리나라는 지난해 겨울 강수량이 적어 최악의 봄 가뭄을 우려돼왔다. 다행히 이번달 초에 내린 눈과 비로 그동안 가뭄을 겪고 있던 남부지역과 동해안은 일부 해갈되었다. 특히 그동안 물 부족 여파로 진행된 속초시의 제한 급수도 해제되었다. 인천지역 역시 강화군과 옹진군 등의 도서지역은 매년 만성적 물 부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작년에 강화군은 한강물을 끌어오는 사업인 ‘강화지구 다목적 농촌용수 개발사업’으로 농업용수 걱정은 다소나마 덜게 되었다. OECD 국가 중 우리나라는 유일하게 연간 물 가용량 대비 총수요량 즉, 물 스트레스 지수가 40%를 넘는 심각한 물 부족 국가로 분류되어 있다. 그 이유로는 연평균 강수량은 세계 평균치에 비해 많으나 계절적 편중과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산업구조 변화에 따른 수자원 이용의 비효율성, 좁은 국토 대비 높은 인구 밀도 등의 영향 때문이라고 말한다. 또한 우리나라는 ‘기후 변화’가 이제 더 이상 다른 나라 이야기가 아닌 현실이 되고 있다. 기후 변화로 인해 언제 홍수가 일어날지, 언제 물이 바닥날지 예측하기 어려운 시대가 되어 가고 있으므로 효율적 물관리가 절실한 상황에서 이번 ‘물환경보전법’ 개정은 그 의의가 크다고 본다. 이는 수질이라는 단편적인 분야에 국한하지 않고 인간과 자연을 동시에 고려하는 지속가능한 물관리 체계로 확대 전환하여 수자원을 보호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개정된 법은 그동안 ‘등급’으로만 단순 구분하던 수질 중심의 관리에서 벗어나 다양하게 변화하는 환경 생태계를 다각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 환경부와 타 부처간 협업체계가 마련되었고, 수질·수량·수생태계가 연계된 물환경 관리 방안을 도입하여 국가 차원에서 물관리를 체계화하였다. 즉, 지난해처럼 가뭄이 심하여 환경생태유량에 미달할 경우 국토교통부에 적정 환경생태유량 공급을 협조 요청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우리 연구원은 폐수배출시설 및 공공하수처리시설 방류수가 배출허용기준에 적합하게 하천, 해양으로 방류되도록 관리하는 정기적 검사와 더불어 올해에는 강우 시 하천에 유입되는 오염물질의 특성 등에 대한 연구도 실시하고 있다. 또한 그간 매년 인천·강화 연안 34개 지점에 대한 해양수질을 조사한 결과, 해양수질이 개선되고 있는 고무적인 소식도 전하게 되었다. 이는 인천시의 배출업소 관리, 하천과 해양환경 정화, 사업장의 개선 노력, 쓰레기 수거 등 민관 공동노력의 결과로 생각된다. 인천시에서는 수자원의 효율적 이용을 위해 매일 유출되는 지하수 7천여t 중 현재 12%인 재 이용률을 올해 20%, 내년 30% 이상으로 목표를 점차 상향 조정해 물 부족에 대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상수도 경영의 중요한 지표로써 정수장에서 생산한 수돗물이 가정까지 도달하는 유수율 향상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우리 연구원은 올 2018년 무술년을 후손에게 깨끗하게 물려줄 수 있는 물환경을 만들기 위해 분석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최신 장비를 갖추어 물관리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타 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더욱 발전하는 원년으로 삼고자 한다. 이성모 인천시보건환경연구원장

[기고] 주한미군 평택이전, 우리 모두의 과제

서울 용산에 위치한 용산 미군 기지가 2019년 12월이면 평택으로 이전이 완료될 예정이다. 지난해 7월에 미8군사령부가 평택 기지에서 개소식을 한 이후 서울 용산 지역의 미군과 군인가족의 수가 2만2천여 명에서 1만3천500여 명으로 줄었다. 이제 오는 8월이면 8천여 명으로 감소하고, 내년이면 대부분의 이전을 완료하게 된다. 서울의 용산 기지는 약 2.55㎢로, 그동안 미군과 가족 350여만 명이 거쳐 간 역사가 깊은 곳이다. 미군기지 이전 추진 과정에서 이러저러한 약간의 갑론을박이 있었지만 이번 평택으로의 이전은 장기적으로 볼 때 평택 발전의 계기로 삼을 수 있는 기회임에 틀림이 없다. 평택 기지는 약 14.3㎢로 약 500여 개의 건물이 들어서 있다. 평택 미군기지는 2004년 이전 합의 이후 12조 원 가까이 투자되었고, 그동안 한국의 여러 곳에 산재해 있던 100여 개의 크고 작은 미군 기지를 한 곳으로 통합하게 되는 것이다. 미군기지 이전은 결과적으로 우리에게는 노른자위 같은 도심지의 땅을 돌려받게 되고, 미군들에게는 한 곳에 통합함으로써 보다 안정적인 주둔 여건을 제공하게 된다. 평택의 미군기지 명칭은 ‘험프리 기지’ 또는 ‘캠프 험프리’라고 부른다. 기지 이름의 유래는 한국 근무 중 순직한 벤자민 케이 험프리 준위를 기억하기 위해 명명한 데서 비롯됐다. 평택 기지가 완성되면 미군과 가족들을 위한 학교, PX, 식품점, 편의점 그리고 대형 병원과 숙소가 들어서서 모든 생활편의가 가능하도록 준비가 된다. 미군들의 평택 기지에서의 근무와 용산 기지에서와의 차이는 미군들의 대부분이 9개월 단위의 순환 배치라는 점이다. 이들은 평택 기지에 부대 단위로 전개하여 9개월 동안 휴가도 없이 주로 교육훈련만 한다. 또한, 이들은 장기적 파견이 아닌 파병 개념이기 때문에 일체의 음주가 금지된다. 아울러, 기지 내의 각종 시설이 잘 구비돼 있고 또한 미군 지휘관들이 장병들의 외출을 장려하지 않기 때문에 평택 지역의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지역주민들을 비롯한 상인들의 각별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평택지역의 경제와 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한 아이디어와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즉 부대 주변에 우리나라가 625전쟁 이후 먹고사는 것이 궁핍했던 지난 시절의 부정적인 기지촌 문화를 생각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의 경제적ㆍ문화적 국위에 걸맞고 시대와 환경에 맞는 고유의 한국문화를 형성해 주어야 한다. 한국의 음식을 포함한 놀이와 풍습 등 고유의 전통문화를 배우고 향유할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은 결국 국가적으로나 지역적으로도 중요한 지역사회 발전의 모멘텀이 될 것이다. 미군들의 9개월 단위의 순환 배치를 단기간 체류나 주둔이라는 좁은 시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우리의 동맹국가인 미국인을 포함한 외국인 관광객이 매년 고정적으로 5만 명 이상이 방문하게 된다는 사실을 놓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제 곧 ‘평택의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얼마나 잘 준비할 것인가는 평택만의 과제가 아니라 국가와 지자체, 그리고 우리 모두의 과제다. 전인범 前 특전사령관

[기고] 美 진출의 교두보, 경기도 선진시장 판로개척 지원사업

▲ 이진한 제이씨피플은 지난 2011년 한국 화장품 업계에서도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를 충분히 만들어 낼 수 있는 산업적 역량과 기반을 갖고 있다는 확신과 반드시 필요하다는 신념으로 화장품 사업에 첫 발을 내디뎠다. 화장품업계의 ‘삼성전자’가 그 목표였다. 사업 초기부터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선진 시장 진출을 목표로 삼고, 글로벌 인재들을 모으고, 시장 조사와 상품 기획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진행했다. 그러다 문득 ‘파괴적 혁신’이 화장품 같은 소비재에서도 통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선진시장에서는 아직 보편화되지 않은 마스크팩을 프리미엄 전략의 첫 대상으로 선택했다. 프리미엄 상품을 뒷받침할 수 있는 기술을 발굴하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다가 화상환자 치료용으로 사용되던 코코넛 발효물질로 만든 ‘바이오 셀룰로오스’ 소재의 시트를 발견했다. 이 기술을 바탕으로 피부상태와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골라서 사용할 수 있는 상황별 테마 제품을 만들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입혀서 ‘when’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여기에 시선을 끄는 디자인으로 제품을 완성시켰다. 준비는 철저히 진행됐고 몇 년간의 노력 끝에 글로벌 프리미엄 화장품 전문매장인 ‘SEPHORA’에 입점했다. 경이로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최초 29개 점포 입점에서 1년 만에 미국 내 점포 290개까지 확대됐고, 프랑스 파리와 영국 런던의 최고급 백화점에도 진출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그러나 매출 신장으로 이어지는 것은 또 다른 문제였다. 이미 세계적인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상품들과 글로벌 프리미엄 시장에서 겨루는 것은 한국의 중소기업에게는 너무나도 버거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한국 화장품 제조 기술과 품질은 이미 세계적 수준이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싸움의 승패는 마케팅 능력과 세일즈 네트워크에서 판가름 났다. 고민 끝에 경기도에서 시범사업으로 시작한 선진시장 판로개척 지원사업에 참가했다. 경기도와 GBC LA, 현지 마케팅 전문회사와 함께 수개월에 걸쳐 해법을 찾기 위해 함께 노력했다. 거리와 시차를 넘는 고민과 협의, 그로부터 나오는 작은 결론들이 모이고 모였다. 정말 하나의 회사처럼 같이 일하기를 6개월 여, 좀처럼 뚫리지 않던 미국시장이 응답하기 시작했다. 좀처럼 거래선을 뚫기 어려웠던 글로벌 유통기업인 A사와 B사와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A사의 경우엔 올해 6월 처음 50개 점포에 입점하고 500개 점포로 확대를 목표로 진행 중이다. 더 반가운 소식이 왔다. 지난 6개월 동안 같이 일해왔던 현지 마케팅 전문그룹은 ‘when’의 지난 몇 개월 간의 미국시장 반응을 보고, 아예 제이씨피플과 3년 독점계약을 체결하기를 원하였다. 올해는 ‘when’의 목과 가슴의 탄력을 유지할 수 있는 가슴팩과 목팩을 출시했고, 국내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앞으로 제이씨피플은 마스크팩에서 진화하여 다양한 제품라인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지난 몇 년간 철저한 전략과 노력으로 구축해 놓은 ‘when’의 브랜드 이미지와 전세계 유통채널을 활용해 기술력은 뛰어나나 유통과 마케팅이 약한 한국의 중소기업 제품을 전세계에 판매할 수 있는 화장품 플랫폼을 만들어 내고 싶다. 또한 더 많은 경기도 기업들이 선진시장 판로개척 지원사업에 참여, 글로벌 수출기업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이진한 제이씨피플 대표

[기고] ‘어질어질’ 현기증, 그 대처법은?

▲ 홍은희 어지럼증을 의미하는 현기증은 자기 자신이나 주변 사물, 환경이 정지해 있어 움직이지 않고 있음에도 마치 움직이는 것 같은 왜곡된 느낌을 받는 증상 모두를 전체적으로 표현하는 말이다. 현기증의 원인을 알려면 원인이 생리적인지 병적인지 먼저 파악해야 한다. 현기증 현상, 생리적인지 병적인지 파악해야 생리적 어지럼증은 안경알 도수를 바꾸거나 고도가 높은 곳에서 아래를 볼 때 등 지나친 외부자극이 정상 균형감각과 운동신경을 흥분시켜 나타나는 증상으로, 당사자가 이미 가진 질환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 아니다. 병적 어지럼증은 귓속 평형기간인 속귀의 전정기관이나 전정기관의 신경이 연결되는 뇌까지의 전정기관계에 병이 생기는 전정어지럼증과 전정기관계 외에 병이 생기는 비전정어지럼증으로 나눌 수 있다. 전정어지럼증은 자신이나 주변이 정지해 있음에도 마치 움직이는 것 같은 왜곡된 느낌 중에서 빙글빙글 회전하는 느낌을 받는 어지럼증과 함께 자세불안과 눈 떨림이 동반된다. 갑자기 생긴 어지럼증, 뇌질환 원인일 수도 갑자기 생긴 어지럼증이 지속된다면 뇌에서 기원한 중추성 어지럼증일 가능성이 있다. 중추성 어지럼증은 어지럼증 정도에 비해 균형 잡기 어려움, 심하지 않은 구역·구토, 발음장애, 물체가 겹쳐 보임, 편측 감각이나 운동장애 같은 신경학적 장애 동반, 심한 두통 동반, 어지럼증 발생 후 시간이 지나도 호전 없음과 같은 특징을 보인다. 어지럼증이 있는 사람이 이러한 특징에 해당된다면 신속히 신경과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중추성 어지럼증은 진단이나 치료가 늦어지면 심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중추성 어지럼증의 주원인이 되는 질환으로 뇌졸중(뇌경색·뇌출혈), 뇌종양, 퇴행성 뇌질환 등 있다. 이중 뇌졸중은 가장 대표적인 중추성 어지럼증의 원인질환으로 뇌혈관이 막혀 해당 뇌조직이 손상되는 뇌경색과 뇌혈관이 파열돼 출혈하는 뇌출혈로 크게 나눈다. 우리나라의 뇌졸중은 식생활의 서구화와 함께 고혈압·당뇨·고지혈·심장질환 같은 성인병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뇌출혈은 전체 뇌졸중에서 약 15% 이내이며, 약 85%가 뇌경색이다. 성인병 환자의 현기증, 신속히 내원해야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자세한 병력청취와 신경학적 신체검사가 필요하며, 뇌CT나 MRI 같은 뇌영상검사를 시행해 병변을 확인해야 한다. 막힌 뇌혈관을 재개통시킬 수 있는 골든타임은 증상발생 후 4.5시간까지이므로 손을 따거나 가족을 기다리는 행위로 시간을 지체하지 말고 119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골든타임 내에 뇌졸중 전담부서가 있는 주변 병원의 응급실로 가야 한다. 뇌종양은 종양이 자라면서 어지럼증과 두통을 동반한다. 어지럼증과 함께 종양 위치에 따라 언어장애나 근력감소 같은 신경학적 결손 증상이 추가로 나타날 수 있다. 퇴행성 뇌질환도 중추성 어지럼증의 원인이 될 수 있는데, 안구운동장애나 팔과 다리를 제대로 가눌 수 없는 증상이 수개월간 지속된다면 신경과 전문의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홍은희 한국건강관리협회 인천시지부 원장

[기고] 단순하게 살기

지인의 식탁에는 건강보조식품이 날로 늘어난다. 아이러니하게도 몸에 좋다는 음식을 먹고 건강식품이 늘어날 때마다 복용할 약의 종류도 함께 늘어난다. 운동은커녕 몸을 움직이기 싫으니 음식과 건강식품으로 건강을 유지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가 점차 하나씩 질환이 추가되는 것을 보니 염려가 되면서 건강해지려면 뭔가 자꾸 채울 것이 아니라 오히려 많이 걷어내고 빼야 할 것으로 보였다. 모든 것이 넘쳐나는 시대다. 집집마다 옷장 안에는 옷들로 그득하고, 신제품이라면 밤새 줄을 서서라도 사야만 하는 얼리어답터들이 넘쳐나며, 열심히 사들이고는 한 번도 쓰지 않았던 물건들이 쌓여간다. 끝없는 소비를 통해 더 많은 것을 가지려는 욕망과 타인에 대한 경쟁의식, 행복에 대한 과도한 추구, 정체성에 대한 불안함을 잠식시키려는 심리가 기저에 깔려있다. 그러나 집안에 뭔가를 채울수록 편히 쉴 공간은 사라지고 안식처와는 점점 거리가 멀어진다. 주객이 전도되는 상황이다. 업체는 끊임없이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대중들이 이에 열광하면서 더욱더 자극적이고 화려해지는 소비구조가 형성되는 것이다. 최근 이러한 라이프 풍속도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물건의 홍수 속에서 피로감을 느낀 사람들이 이제는 단순하고 최소한의 것으로만 살자는 미니멀리즘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물건을 버리고 비울수록 자신의 공간에 여백이 생기면서 온전히 쉴 수 있는 안식처로서의 기능을 하고 텅 빈 공간에서 자신을 온전히 돌아볼 수 있는 자아성찰과 여유를 느끼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소비문화와 고층건물, 사람들로 북적이는 도시에 염증이 난 사람들은 자연 속에서 전통방식으로 살기 위해 도시를 떠나고, 인적이 끊긴 오지나 깊은 산속에서 살아보는 원시적인 체험을 하기도 한다. 몽골 고비사막이 새로운 여행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몽골 통계청에 의하면 몽골을 찾는 한국인들이 2015년 4만7천200여명에서 2017년에는 7만2천800여명으로 급증하고 있다. 주로 20, 30대라고 한다. 귀중한 시간과 돈을 들여서 하늘과 모래 이외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사막, 문명의 혜택이 전혀 없는 그 곳을 불편함과 생고생을 감수하며 찾는 이유를 헤아려볼만하다. 신간서적의 트렌드도 바뀌고 있다. 오랜 기간 꾸준히 인기를 얻었던 성공신화나 자기계발서와 같이 최고가 되기 위한 덕목을 강조하는 책에서 최근엔 ‘생각버리기 연습’, ‘미움받을 용기’, ‘신경끄기의 기술’과 같이 오히려 비우고 힘을 빼라는 메시지를 담은 책들이 각광받고 있다. 유행을 선도하는 TV 예능프로그램에서는 주인공이 느긋하게 삼시 세끼를 만들어서 먹는 정도의 여유롭고 심플한 일상을 보여준다. 콘텐츠가 단순할수록 시청자의 마음에 더 편안함과 공감이입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TMI(Too Much Information)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너무 많은 정보’라는 뜻이다. 굳이 알고 싶지 않은 이야기나 관심없는 정보를 들을 때 그만하라는 의미로 TMI라고 말한다. 워렌 버핏은 자사 주식주주들에게 “너무 많은 정보는 오히려 독”이라며 “주변 영향을 받아 비합리적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크니 지금 당장 경제방송을 꺼버려라”고 조언한 바 있다. 수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선택 장애를 앓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정보만을 제공해주는 맞춤별 서비스가 앞으로 유망산업으로 떠오를 수도 있겠다. 이국진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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