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꿈의 대학 아닌 희망의 대학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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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담임교사를 하면서 학생부종합전형의 시행과 정착, 발전 과정을 학교현장에서 지켜봐 왔다. 지난 6년간 가장 안타까웠던 점은 학업 역량이 우수하고 잠재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인성이 훌륭한 많은 제자들이 정보의 부족·경제적 부담·지역적 특수성으로 인한 교육여건의 한계 등의 이유로 다양한 진로 체험 및 전공 관련 활동을 하지 못하고, 이로 인해 종합전형으로 대학을 가고자 하는 꿈을 접는 경우가 많았다.

 

진로진학을 담당하는 담임교사로서 해마다 이와 같은 문제를 홀로 해결할 수 없다는 자괴감과 제자들의 전공 적합을 고려한 진로진학을 곁에서 도와줄 수 없다는 아쉬움만 쌓여가던 차에 2017년 초 공문과 홈페이지를 통해 ‘경기꿈의대학’ 실시 계획안을 접하게 됐다. 계획안을 처음 접한 순간 꿈의 대학은 학교가 위치한 경기 북부권 학생들의 꿈을 이뤄줄 수 있는 단초라고 여겨 꿈의 대학 학년부 담당을 자임해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안내하기 시작했다. 

처음 안내를 할 때는 ‘3학년 학생들의 학업시간만 빼앗을 것이다, 학교 근처에는 소위 말하는 괜찮은 대학들이 없어 의미가 없을 것이다, 과연 꿈의 대학 강좌 수강이 대학 가는데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라는 회의적 시선과 많은 염려의 말을 들었다.

염려에도 불구하고 저의 말을 따라준 친구들이 여럿 있었다. 그 학생들 중에 한국항공대에서 개설한 ‘드론과 IoT를 통한 임베디드시스템 이해’ 강좌를이수한 한 학생이 있었다. 이 학생은 학기 초까지도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는 방법을 알지 못해 고민했지만 꿈의 대학이라는 희망열차를 만나 어려서부터 자신이 가고자 했던 목적지에 도착할수 있게 됐다. 2018학년도 수시모집 서울대 일반전형 화학생물공학부에 지원해 최종합격의 기쁨을 맛보게 된 것이다.

 

생기부 진로특기사항에 기재된 꿈의 대학 이수내용을 바탕으로 학교장의 허가를 받아 참여한 내용을 적을 수 있는 자소서 2번 항목에 전공과 진로에 부합하는 꿈의 대학 강좌를 신청해 수강하게 된 배경과 강의와 활동 내용, 수강 후 새롭게 알았거나 깨달은 점 등을 자세히 적었고, 자소서 활동 증빙 목록에 ‘경기꿈의대학’ 강좌 이수 확인 공문을 첨부했다. 물론 꿈의 대학 수강이 모든 학생의 합격을 담보하진 않는다. 학업역량과 자기주도학습능력, 꿈을 이루고자 하는 열정이 한데 어우러져야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꿈의 대학 시행 첫해라 담임교사가 학생의 활동 내용과 참여의 성실함 등을 확인할 수 없는 점, 지역거점학교의 부족, 희망자가 원하는 강좌 개설 등 앞으로 보완하고 다듬어야 할 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하나의 나사가 빠져도 움직일 수 없는 기차처럼 꿈의 대학은 멈추었던 학생들의 꿈을 실현하게 해준 희망 열차를 움직이게 만든 마지막 나사였음은 분명하다. 그런 의미로 ‘경기꿈의대학’을 희망의 대학이라 부르고 싶다. 학생들이 언제나 열려 있는 경기 꿈의 대학 문을 통과해 희망을 이루길 바란다.

 

이재만 파주 운정고교 방과후교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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