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주한미군 평택이전, 우리 모두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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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에 위치한 용산 미군 기지가 2019년 12월이면 평택으로 이전이 완료될 예정이다. 지난해 7월에 미8군사령부가 평택 기지에서 개소식을 한 이후 서울 용산 지역의 미군과 군인가족의 수가 2만2천여 명에서 1만3천500여 명으로 줄었다. 이제 오는 8월이면 8천여 명으로 감소하고, 내년이면 대부분의 이전을 완료하게 된다.

 

서울의 용산 기지는 약 2.55㎢로, 그동안 미군과 가족 350여만 명이 거쳐 간 역사가 깊은 곳이다. 미군기지 이전 추진 과정에서 이러저러한 약간의 갑론을박이 있었지만 이번 평택으로의 이전은 장기적으로 볼 때 평택 발전의 계기로 삼을 수 있는 기회임에 틀림이 없다. 평택 기지는 약 14.3㎢로 약 500여 개의 건물이 들어서 있다.

 

평택 미군기지는 2004년 이전 합의 이후 12조 원 가까이 투자되었고, 그동안 한국의 여러 곳에 산재해 있던 100여 개의 크고 작은 미군 기지를 한 곳으로 통합하게 되는 것이다. 미군기지 이전은 결과적으로 우리에게는 노른자위 같은 도심지의 땅을 돌려받게 되고, 미군들에게는 한 곳에 통합함으로써 보다 안정적인 주둔 여건을 제공하게 된다.

 

평택의 미군기지 명칭은 ‘험프리 기지’ 또는 ‘캠프 험프리’라고 부른다. 기지 이름의 유래는 한국 근무 중 순직한 벤자민 케이 험프리 준위를 기억하기 위해 명명한 데서 비롯됐다. 평택 기지가 완성되면 미군과 가족들을 위한 학교, PX, 식품점, 편의점 그리고 대형 병원과 숙소가 들어서서 모든 생활편의가 가능하도록 준비가 된다.

 

미군들의 평택 기지에서의 근무와 용산 기지에서와의 차이는 미군들의 대부분이 9개월 단위의 순환 배치라는 점이다. 이들은 평택 기지에 부대 단위로 전개하여 9개월 동안 휴가도 없이 주로 교육훈련만 한다. 또한, 이들은 장기적 파견이 아닌 파병 개념이기 때문에 일체의 음주가 금지된다. 아울러, 기지 내의 각종 시설이 잘 구비돼 있고 또한 미군 지휘관들이 장병들의 외출을 장려하지 않기 때문에 평택 지역의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지역주민들을 비롯한 상인들의 각별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평택지역의 경제와 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한 아이디어와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즉 부대 주변에 우리나라가 625전쟁 이후 먹고사는 것이 궁핍했던 지난 시절의 부정적인 기지촌 문화를 생각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의 경제적ㆍ문화적 국위에 걸맞고 시대와 환경에 맞는 고유의 한국문화를 형성해 주어야 한다. 한국의 음식을 포함한 놀이와 풍습 등 고유의 전통문화를 배우고 향유할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은 결국 국가적으로나 지역적으로도 중요한 지역사회 발전의 모멘텀이 될 것이다. 미군들의 9개월 단위의 순환 배치를 단기간 체류나 주둔이라는 좁은 시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우리의 동맹국가인 미국인을 포함한 외국인 관광객이 매년 고정적으로 5만 명 이상이 방문하게 된다는 사실을 놓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제 곧 ‘평택의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얼마나 잘 준비할 것인가는 평택만의 과제가 아니라 국가와 지자체, 그리고 우리 모두의 과제다.

 

전인범 前 특전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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