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여주시 승격과 농어촌 특례 입학

농어촌 특별전형은 도시와 농어촌 지역의 교육 여건 격차가 현저함에서 출발하였다. 이농과 출산율 감소에 따른 농어촌 지역이 황폐화되는 것이 현실이자 팩트다. 따라서 사회 통합 차원에서 농어촌 지역에 거주하는 학생들 중 잠재능력이 있는 학생들에게 고등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취지에서 특별법으로 입법돼 시행하고 있는 입시 제도다. 약술하면 농어촌 특별전형은 읍면 지역에 소재하고 있는 고등학교의 학생을 대상으로 대학마다 입학 정원의 4% 이내(모집단위별 입학정원의 10% 이내)에서 정원 외로 학생을 선발할 수 있다. 농어촌특별전형 대상자끼리 경쟁하기 때문에 경쟁력의 측면에서 상당히 유리한 입시제도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전형을 악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교과부와 대학교육협의회가 현재 고등학교 2학년이 치르게 되는 2014학년도 입시부터 농어촌 전형 지원 자격을 강화하기로 하였다. 현재까지 지역 거주 기한을 3년에서 6년으로 확대하고 읍면이지만 사실상 도시화된 지역은 대상에서 제외키로 골격이 잡혀가고 있다. 최근 여주군의 시 승격 추진에 따른 찬반 양론이 첨예하다. 그러나 불이익을 최소화하고 장점을 극대화 하는 쪽으로 추진해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나라가 WTO가입(1995년), OECD가입(1996년), G20가입(1999), 20-50클럽 진입(2012년), G7진입(?)으로 발전하듯 여주군도 역사의 흐름에 종속변인이 아닌 독립변인으로 변신해야 한다. 역사적으로 보면 1895년 조선시대 전국 21 목(牧)에서 군으로 강등된지 117년만의 위상 회복 기회이다. 여주군은 전국의 85개 군 중 인구면에서 청원(15만명) 칠곡(12만명)에 이어 세 번째로 커서 11만명에 달한다. 일부 반대론자의 주장은 농어촌 특례입학의 불이익을 염려하고 있다.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솔직히 홈 그라운드에서 패널티 킥으로 골을 넣는 것 같아 뒷맛이 개운치 않음도 인정해야 한다. 도시든 시골이던 당당하게 실력으로 입학하는 것이 정도다. 언제까지나 농어촌 특례타령만 할 것인가. 물론 교육의 하드웨어와 소프트 웨어를 개발하여 수험생과 학부모를 만족 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할 몫은 지자체와 교육 행정가들이다. 해방 후 우리나라는 대학입시 제도가 대별하여 13번 정도 바뀌었다. 수험생의 잠재능력을 입학 사정관제 등 다양한 방법으로 선발하는 평가 시스템이 보편화되고 앞으로는 더 다양화 될 전망이다. 미래국가의 건강성은 건전한 교육생태계에 좌우된다. 항용 그렇듯이 시승격을 찬성하고 박수를 보내는 쪽에서는 마음 속에서만 응원을 보내기 십상이다. 거의 소리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맞은 편 반대 쪽의 목소리와 액션은 눈에 확 뛸 만큼 크다. 여주군은 지방자치법에 정해진 시 설치 기준인 인구, 도시 산업종사자 비율, 재정자립도 등 3대 조건을 모두 충족하고 있다. 인구 5만 명 이상의 도시 형태를 갖춘 지역이 있어야 하는데 여주읍 인구가 5만4144명으로 이 기준을 넘는다. 군 전체 인구는 11만여 명이다. 도시 산업종사자 가구 비율이 전체의 71%로 하한선(45%)을 넘는다. 재정자립도는 37.9%로 전국 군 지역 평균(17%)의 배가 넘는다. 현대의 지방행정은 지자체의 속도 경영에다 방향까지 정확히 읽지 않으면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 짚신장사와 우산장사인 두 아들을 두고 날씨 걱정하는 어머니와 같은 딜레마가 아니다. 유대인은 둘인데 의견은 셋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스라엘에선 열띤 토론이 혐오의 대상이 아니다. 행여나 임진왜란을 앞둔 동인과 서인의 분열, 병자호란 전후의 척화파와 주화파의 분열, 개화기 때의 개화파와 위정 척사파(偉正斥邪派)의 분열, 남북의 분열 같이 군민의 의견이 분열되면 안 된다. 여주군의 시 승격은 열하일기처럼 길 잃은 시대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임 영 헌 여주군 인재육성 장학재단 이사장

[기고] 인천만조력, 시 재정위기 돌파구 되나

세계적인 공항과 항구를 갖춘 인천은 서해안 시대를 주도하는 경제수도로서의 비상을 꿈꾸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도약을 위해 벌이고 있는 다양한 개발사업이 오히려 시의 재정을 악화시키고 있다. 송도신도시청라지구영종도 일대의 경제자유구역 개발, 아시안게임 유치, 기타 크고 작은 도심재개발 사업 등이 이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인천시가 부채비율 1위 도시라는 오명을 얻게 된 것은 부동산경기 침체와 방만한 도시개발사업 때문이다. 아파트 분양이나 입주가 예전처럼 이뤄지지 않아 지방세의 40%를 차지하는 취득세도 제대로 거둬들일 수 없었을 뿐 아니라, 영종도 밀라노디자인시티 사업 이나 월미은하레일 등 예산낭비 사업도 속출하고 있다. 가정동 루원시티 사업도 시 재정의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연속되는 시 재정의 난관속에서 국토부와 공기업인 한국수력원자력이 영종도와 강화도 사이에 조력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본 사업은 건설기간 6년, 건설비 5조원이 투입되는 방대한 국책사업이다. 사업비 일부를 지자체가 부담하는 일반 공공개발사업과 비교할 때, 인천시 입장에서는 재정부담 요인이 전혀 없어 시가 직면해 있는 재정적 어려움을 타개하는 돌파구로서 본 사업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발전소 운영기간 동안의 법인세, 지방세 수입 등 직접효과 외에 간접 효과는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방조제를 교량으로 활용하면 서울인천경기권과 강화영종옹진과의 광역교통망 확충으로 지역 균형발전의 기반역할을 할 것이고 향후 남북연결 통로로서의 기능은 덤으로 얻을 수 있다. 또한 교량개통에 따라 역사 및 관광자원이 풍부한 강화와 옹진을 제대로 개발한다면 확대일로에 있는 중국관광객을 유치하는데도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의 관광객들이 인천국제공항 옆의 영종도 특급호텔에 투숙하고 차량으로 방조제를 거쳐 강화도 앞바다에서 해양레포츠를 즐기고 돌아가는 모습이 일상화 될 수 있는 것이다. 기존에 추진하고 있는 영종도, 송도, 청라 경제자유특구는 지리적으로 인천만조력사업 지구와 밀접할 뿐 아니라 경제적 시너지효과도 크게 기대해 볼 만하다. 경제자유특구 인근에 랜드마크급 세계최대 조력발전소와 고급 해양레저시설이 들어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지지부진한 해외투자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긍정적 측면을 지지하며 인천만조력사업을 찬성하는 다수의 시민이 있는 반면, 일부 환경론자 및 주민들은 갯벌파괴, 수질오염, 어족자원 고갈 등 선동적이고 과격한 주장으로 조력사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찬성측의 시민들은 후진국처럼 환경 파괴 및 어민피해를 야기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할 리가 없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으며, 과거와 달리 개발방향에 대한 정보가 개방돼 있고 지역주민의 의사를 반영하는 법적절차가 잘 갖춰져 있으며 환경부, 시민환경단체, 언론 등 다수의 제 삼자가 지켜보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요컨대, 우리사회의 보편적 갈등으로 자리잡은 개발과 보존의 문제와 연속선상에 있으므로 무조건적으로 반대만 해서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침묵하는 다수의 생각이라고 본다. 산업화시대 이후로 난개발로 인한 자연파괴와 이로 인한 자연재해 사례는 수도 없이 많지만, 이제 중요한 것은 개발이냐 보존이냐 하는 극단주의가 아니라 양자를 잘 조합해서 해결해내는 합리적이고도 과학적인 노력이 선행되야 한다는 점이다. 다행히 우리는 자연훼손의 깊이와 범위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는 과학적 지성을 갖추고 있으므로 이를 제대로 활용하기만 하면 된다. 어쩌면 미미할 지도 모르는 환경훼손 문제를 극단적으로 확대해 인천시의 50년, 100년 미래발전의 토대가 될 사업을 제 발로 차버리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김 선 흥 인천만조력발전소 유치추진협의회장 前 강화 군수

[기고] “김상곤 교육감 교육정책은 실패한 정책”

얼마전 건물 지하실에서 아주 어려 보이는 청소년들이 막걸리를 마시고 담배를 피우고 있는 모습을 보고 아이들을 불러 세웠다. 아이들은 중학교 1학년생들이었고 입에서는 술과 담배 냄새가 진동했다. 학생들에게 어린 나이에 왜 술과 담배를 하냐고 잘못을 지적했지만 아이들은 반성의 기미는 커녕 되려 당신이 뭔데라는 행동을 취하고 있었다. 정말 울컥한 마음이 들었지만, 현 교육현실의 한단면을 들여다보는 것 같아 마음이 답답했다. 나 역시 오래전 고등학교에서 10여년동안 아이들을 가르쳤던 교사 출신이다. 당시 나는 학생들이 선생님에게 대들고 선생님 앞에서 학생으로서 해서는 안될 행동을 했을 때는 용서하지 않았다. 요즘 같으면 폭력교사이고 퇴출교사 1호로 인터넷 검색 순위 1위를 장식했을 게 뻔하다. 일선 교사들은 아이들에게 사랑의 꾸중조차 할 수 없다고 한다. 야단을 칠까 싶으면 아이들이 경찰에 신고한다는 것이 요즘 학교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풍경이다. 교육에 있어서 교사는 학교 교육의 마지막 보루다. 교권이 무너지면 이 나라 교육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지금 대한민국 교육현장은 교사가 아이들에게 가르칠 것이 하나도 없다. 인성을 가르칠 수 있겠는가, 수업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는가? 진정 교사가 가르칠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 보인다. 이러다 보니 하루 종일 아이들 눈치보고 아이들 비위맞추다 퇴근하는 것이 교사의 일이 돼 버렸다. 지금에 이 현실을 어찌 할 것인가? 경기교육의 최고의 수장인 김상곤 교육감에게 묻고 싶다. 학교에 선생님은 없고 학생만 있는 작금의 현실과 교직을 천직으로 알고 그 어렵게 선생님이 된 80%의 교사가 학교 현장에 만족하지 못하고 떠나고 싶다는 이런 교육의 현실에 대해 진정으로 고민해 본 적이 있느냐고. 경기도 교육 현장에는 학생의 인권만 있고 교권은 없다. 인간의 기본을 배우고 익혀야 할 학교 현장에서 제자가 스승을 고발하고 폭행하고 심지어는 학생이 선생님을 무릎까지 꿇게하는 치욕적인 현실에 분노를 느낀다. 적어도 이정도 쯤이면 교육감 특별 담화문 하나 정도는 발표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하지만 교육 수뇌부는 이러한 현실에 대해 조금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스승은 제자의 눈치를 살펴야 하고, 교육의 수장들은 표를 걱정해야하는 현실에서 아이들은 자신들이 가야할 방향을 잃고 방황하고 있다. 누가봐도 경기도 교육에 대한 결단을 내려할 시기임에 틀림없다. 사교육공교육 따질 게 아니라 아이들 인성 교육을 어떻게 해야할 지가 먼저다. 무너진 교사의 교권은 또 어떻게 회복해야 할 것인지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학생인권 조례가 통과되면서 학교 현장에는 교육자는 없고 학생만 남았다. 교권이 무너진 학교 현장에서 교사가 무엇을 가르칠 수 있겠는가. 김상곤 교육감의 교육 정책은 역사가 평가하겠지만, 전직 교사출신인 나로서는 실패한 정책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교육자 출신의 교육감이었는지, 아니면 정치가로서의 교육감이었는지를 이제는 우리가 평가해야 한다. 학교 현장에서 선생님이 학생에게 구타당하고 고발당하는 일들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대안을 모색해 줄 것을 주문 하고 싶다. 김동별 군포시의원

[기고] ‘도 야생동식물 보호종’ 지정 이제 시작이다

파릇하게 돋아나는 새싹과 아름다운 꽃들이 활짝 피어나는 봄, 무더위 속에 귀가 따갑도록 울어대는 귀뚜라미 울음소리가 정겹게 들리는 여름, 붉게 물든 단풍과 함께 풍성한 수확의 기쁨을 가져다주는 가을, 온 누리를 하얗게 덮은 눈과 볼을 스치는 추위에 한껏 움츠려드는 겨울. 이처럼 계절이 바뀌고 있음을 알려주는 많은 자연현상이 있기에 우리 인간은 여유와 안식 그리고 생동감을 찾는다. 생물이 주는 혜택은 이것만이 아니다. 우리는 건강, 음료 등 다양한 생물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전적으로 의존하여 살아가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와 개발로 생물들의 서식 여건은 극도로 악화되고 멸종위기에 처한 생물종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2010년 5월 유엔이 발표한 제3차 세계생물다양성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조류 1만여 종 양서류 5천여 종이 멸종위기에 처해 있으며 그 속도는 매우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당장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성장위주의 개발사회가 가져 온 결과로 자연 훼손으로 눈에 보이는 이익을 바로 얻을 수는 있겠지만, 미래 세대의 이용가치는 급격히 줄어들 수 있다는 점에서 보전의 필요성이 절실히 대두되고 있다. 이런 위기에 전 세계가 공감하고 2000년 매년 5월 22일을 국제 생물 다양성의 날로 지정하여 인류에게 적극으로 대처 할 것을 환기시키고 있다. 2010년 10월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제10차 생물다양성협약(CSD)당사국 총회에서자연과 조화로운 삶을 사는 사회를 만들자는데 모든 국가가 동의하고 2001년부터 2020년까지 생물다양성 10년으로 선포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한 협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세계적 움직임에 맞춰 경기도와 시군에서도 생물을 보존하려는 움직임을 점차 보이고 있다. 김포시, 파주시와 연천군의 멸종위기종 두루미 보호를 위한 대체서식지 조성 및 먹이주기사업, 수원시의 수원개구리 보존정책, 연천군 등 여러 시군에서의 외래식물 제거사업, 김포시의 매화마름 보호사업 등 여러 사업들이 추진하고 있다. 지난 5월 22일 생물 다양성의 날을 기해 경기도가 야생 동식물 29종을 보호종으로 지정한 것은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한 첫 걸음이라는 데에 값진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이동성이 폭넓은 동물, 곳곳에 퍼져 있는 식물 그리고 개발욕구와의 끊임없는 충돌 등 보호사업의 한계성과 한정된 재원으로 당장 가시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 무리다. 그럼에도 주민이 참여하는 보호활동과 홍보사업을 꾸준히 추진한다면 나름대로의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경기도는 보호종 지정을 계기로 지금까지 주로 정부가 법적제도적으로 강제하는 방식에서 지역 주민들이 공감하고 스스로 참여하는 보전활동 위주로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올해 두루미 보호와 들꽃 가꾸기사업을 추진하고, 내년에는 야생동식물보호 기본 계획 수립을 통해 밑그림을 그리는 등 착실히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생물다양성 증진은 우리 생활 주변 동식물에 대한 관심과 생명체의 소중함을 인식하고 이를 보전하고 증진시키는 노력을 기울일 때 가능하다. 생물자원은 미래세대에 물려주어야 할 소중한 자산이다. 울창한 나무가 빛과 어둠을 반반씩 섞어 평화로운 그늘을 제공하듯 자연을 보전하고자하는 우리 모두의 마음이 모아질 때 그늘을 드리우는 거대한 거목으로 자라나게 될 것이다. 최 영 남 경기도청 환경정책과

[기고] ‘바다의 꿈’ 함께 꾼 아이들

경동원 아이들과 바다를 보러 가기로 했다. 화성시 전곡항에서 열리는 경기국제보트쇼는 바다뿐 아니라 멋진 보트도 보고 여러 가지 해양 체험도 할 수 있다고 하니 상대적으로 호연지기를 기를 기회가 부족한 아이들에게는 정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지난 1일 새벽부터 서둘러 출발했다. 경기국제보트쇼 사무국 담당자로부터 행사체험 시설 예약은 온라인의 경우 거의 끝난 상태이니 현장에서 발권을 받으려면 아침 일찍 행사장을 찾는 게 좋다는 조언을 전날 미리 들었던 터라 아침 일찍 출발한 보람이 있었다. 2개의 실내전시관에는 세계에서 가장 멋있는 요트와 보트들이 웅장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아이들은 안으로 보이는 집채만 한 보트가 마냥 신기한 듯 함성을 질렀다. 미니기차인 트램카를 타고 도착한 체험행사장, 기대감과 희망으로 가득찬 아이들의 눈망울이 휘둥그레진다. 손으로 페달을 돌리는 페달보트, 수상범퍼카, 수상자전거까지 한 가지만 해도 하루가 후딱 지나가버릴 것 같은 재미있는 체험 속에 아이들은 옷이 젖어도 넘어져도 즐겁기만 하다. 진정 이 순간만은 자신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천사라는 사실을 숨김없이 얼굴에 드러내며 천진난만하게 웃는다. 감사함에 가슴이 따뜻해졌다. 전곡 마리나에 정박한 200여척이 넘는 새하얀 보트와 바다를 수놓고 있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의 요트가 만들어낸 장관을 보면서 아이들은 분명 서해바다가 가진 꿈을 함께 꾸었을 것이다. 언젠가 이 아이들이 자라서 이 멋진 보트와 요트로 자신의 꿈을 바다만큼 넓게 펼칠 생각에 마음이 흐뭇하다. 경동원의 천사같은 아이들은 쪽빛 바다만큼이나 해맑고 푸른 꿈을 꾸었을 것이다. 이 자리를 만들어주신 경동원 원장님과 선생님들, 보트쇼 행사 담당자분들, 아이들을 위해 맛있는 햄버거와 음료수를 후원해주신 경기도 경제부지사님께 지면을 빌어 감사 인사를 드린다. 권 용 선 경동원 생활복지사

[기고]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자가 살아 남는다

라일락과 철쭉, 아카시아 꽃은 피었지만 꿀벌과 하늘거리던 나비는 이제 볼 수 없다. 이들의 지저귀는 새소리도 들을 수 없었으니 지난 봄은 말그대로 침묵의 봄이었다. 특히 기상예보에서 사상 최초라는 표현이 많은 것처럼 요즘은 수십년의 기상 데이터가 추세를 반영하지 못하는 것을 종종 대한다. 이런 현상은 세계적이지만 문제는 누구도 명확한 원인을 규명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과 눈앞에 펼쳐지는 적자생존의 현실에 경각심과 공감대를 갖지 못하고 있다는데 있다. 비약이 아니라 꿀벌은 식량의 3분의 1을 좌우할 만큼 농사에 매우 중요하다. 곤충을 매개로 꽃가루 수정이 이루어지는 작물이 우리 식생활의 3분의 1을 차지하며 그 작업의 80%는 꿀벌이 하기 때문이다. 아몬드는 100%, 사과, 블루베리 등은 90%가 곤충에 의해 수정된다. 미국 아이스크림 업체 하겐다즈는 벌꿀을 지속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대학에 꿀벌연구비를 지원하고 있다. 벌과 나비가 맺어준 채소와 과일은 동물군이 섭취하고 동물의 유제품은 인간이 섭취하는 먹이사슬의 어디선가 균열이 생긴 것이다. 그래서 과학자 아인슈타인은 꿀벌이 지구상에서 사라지면 인류는 4년 밖에 못 버틸 것이다라고 말한 것이다. 참으로 두려운 통찰이다. 최근 30℃를 넘나들던 한여름 기온이 갑자기 20℃ 안팍으로 떨어지는 등 일간, 주간 날씨 변동폭이 심하다. 예고 없이 우박이 내리기도 하고 강풍이 불기도 한다. 최근 기상변화를 체감하면서 이상기온이란 표현을 많이 쓰지만 이미 우리나라 기후가 온대 몬순에서 아열대로 변했다. 대구사과가 충북과 DMZ 부근에서 재배되고, 제주 한라봉은 충북까지 올라왔으며 제주 인근에서 잡히던 옥돔이 남해까지 상륙했다. 지난 100년간 세계 평균 0.74℃ 상승하였으나 우리나라는 1.8℃ 상승한 까닭이다. 따라서 농민은 농작물의 재배지 이동에 따라 작물을 바꾸거나 기후에 맞는 작물을 재배해야 한다. 아울러 고온에 활발해진 병해충에 맞는 약제를 개발하고, 토양 유기물 분해촉진에 따른 토양관리법을 연구해야 농사가 가능하고 경제적인 농사가 된다. 맞춤형 날씨 정보를 구성하여 스마트폰 앱 마케팅을 하면 돈이 될 수 있다. 변화무쌍한 기상 변화로 준비를 다 마친 지자체의 축제가 연기 또는 취소되는 사례가 늘고, 등산과 스포츠 등 야외활동에서 날씨는 곧 비용이다. 최근 빈발하는 냉해와 동해, 채소값의 폭등과 폭락 등도 날씨마케팅으로 어느 정도는 극복이 가능하다. 발달된 IT기반 기술을 활용하면 돈도 되지만 이제는 그렇게 관리하지 않으면 상업농이 어렵다고 본다. 최근의 무더위는 이미 금년 여름날씨를 예고하고 있다. 빙과류 업계는 물론 가전제품, 식품 유통 업계까지 기상정보를 활용한 재고관리가 사업의 성과를 좌우할 수 있다. 특히 해수욕장은 한철장사인데 기후예측 못하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기상정보를 통한 적시관리가 정말 중요하다. 또한 더워진 날씨에 따른 피부관리와 시력보호, 체력관리가 중요해지고 있다. 웰빙 트렌드에 따른 피부관리 제품, 시력보호 안경, 체력관리 식품을 다양화하는 것도 마케팅의 수단이 될 수 있다. 적자생존(適者生存),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고 환경에 적응하는 자가 살아 남는다라고 찰즈 다윈은 해석한다. 꿀벌과 꽃의 관계는 단순한 자연의 일부현상이 아니다. 꿀벌이 없어지면 우리의 식단을 염려해야 하는 것이 사람의 지혜다. 다른 측면에서 환경은 도전과 응전의 역사를 반복해온 인간에게 다시 한번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준비하는 자만이 살아남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명정식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기고] 경험이 가져온 풍요로운 삶의 안단테

어릴 때 엄마가 숟가락과 작은 그릇을 주면서 된장을 퍼오라고 시켰다. 오른손에 숟가락을 들었던 것 같다. 가고 있는 나에게 엄마는 된장을 뜨고 숟가락으로 패인 곳이 없이 꼭꼭 눌러 놓아라고 말씀하셨다. 시간은 흘러 어른이 되어 살림을 하면서 된장을 숟가락으로 퍼낼 때마다 그 목소리가 들려와서 늘 예쁘게 표면을 만들어 놓게 되었다. 이러한 삶의 체험이 시간을 통해 의미있게 재구성되고 모든 분야에 삶의 지혜를 가져오는 계기가 된다. 학교에서 창의적체험 활동이라고 여기저기를 많이 다닌다. 보고, 듣고, 겪음을 주기 위해서 그렇게 한다고 볼 때 아주 좋은 교육이다. 아쉬운 것은 여기서 머물러 버리는 경우다. 체험학습을 한 후 거기서 느꼈던 생각들을 한 데 모아서 발표, 작문, 그리기 등의 기회를 갖는 의미있는 재구성학습으로 교육과정을 작성해야 한다. 물론 이런 정도는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학생들에게 생각하는 힘을 기르기 위해서는 아주 더 많은 시간을 주어야 한다. 즉, 체험의 단계, 활동 자체를 넘어 경험의 과정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배움이 일어나려면 실제적인 깊이가 있어야 하고, 학생이 스스로 도출하는 영속적인 학습으로 이해를 기초로 하는 학습의 과정이 완성되어야 한다. 정보를 찾고, 의미를 파악하고, 활용할 줄 알며, 생각하는 학습이다. 아는 것을 익히고 또 익혀서 마치 몸에 익은 습관처럼 생각하게 될 수 있을 정도의 앎(체화된 인식)의 단계까지 이끌어 줄 때 학생들은 시간이 날 때마다 자기주도적으로 반복할 수 있으며 학습과 학력이 같이 갈 수 있을 것이다. 학교에서는 선생님과 친구들이 적합한 학습자료, 생각을 공유, 내 것으로 만들어 표현할 수 있는배움을 하고, 가정에서는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혼자 뇌(시냅스)의 결합을 도모하는 활동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 할 수 있어야 한다. 배움은 혼자가 아니라 함께하는 것이고 공부는 혼자하는 활동이다. 혼자 공부하는 것보다 함께 배우는 것이 왜 중요할까? 그것은 다른 사람(친구, 선생님)의 생각을 얻을 수 있고 내 생각도 줄 수 있기 때문에 거기서 새로운 지식의 융합(통섭)이 일어날 수 있는 혁신지점(지식이 새롭게 점핑하는 지점)이 생긴다. 내가 지칭한 혁신지점은 바로 비판적 사고를 가져올 수 있으며, 문제 해결력이 싹틀 수 있으며 관계 형성의 장소이다. 사고의 폭풍이 일게 하고 새로운 규칙을 도출해내는 힘은 너와 나의 생각이 만나는 장면을 매시간 만들어 줄 때 가능할 것이다. 교사는 매일 모범을 보이고, 지금 실천하고, 열심히 아이들을 위해 일하고, 항상 배우고, 긍정적 태도를 가져야 할 것이며, 학생에게 변화와 도전정신을 주고, 흥미있는 수업으로 빠져들게 만들어서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일을 선택하도록 안내하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다. 어제보다 질 높은 수업, 새로운 것, 효율적인 방법을 선택하기 바란다. 달팽이는 아주 느리지만 목표를 향하여 끝내 쉬지 않는다. 우리 학생들도 자신의 목표를 향하여 끊임없이 나아가는 정신이 필요하다. 꿈을 가지고 하루하루 나아갈 때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조상과 그리고 현재의 수많은 사람들의 삶인 책과의 만남, 문화적 소양, 많은 배움과 경험. 비판적이고 반성적인 생각을 키워나감으로 훌륭한 인격이 형성될 것이다. 그리하여 다른 사람을 위해 나의 모든 것을 나누고 함께 할 때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그 시절 부모님의 가르침이 내 삶의 지혜로 다시 태어나듯 시간 속으로 흐르는 창의지성교육이 내 삶의 풍요로운 안단테이다. 정 승 자 안양과천교육지원청 장학사시인

[기고] 강(江), 또다른 가치를 발견하다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빛,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필자가 어릴 적 동무들과 즐겨 들었던 동요 중 하나이다. 좀 더 머리가 굵어서는 김소월 시인의 시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한 소절 한 소절 곱씹으며 그 잔잔한 서정과 어머니 품에서 소근대는 뜻한 포근함에 새삼 감동받기도 하였다. 그런데 요즘 뉴스에서 보니 어느 초등학생의 새로운 해석이 화제가 되었다. 요약하자면 강변은 집값이 비싼 곳으로 우리도 이제 부유하게 한번 살아보자는 의미로 해석한다고 한다. 아이들이 도시에서 나고 자라 대변하는 역설적 해석이 위트있다고 생각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이들도 세태에 물들어 있는 모습을 보는 뜻 하여 씁쓸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이처럼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 인근의 강변은 고층 아파트 단지가 빼곡히 들어서 있고, 변두리보다 2배 이상 높은 집값으로 시민간 빈부격차와 상대적 박탈감까지 일으키고 있다. 즉, 그 도시의 특색을 대변하며 모든 시민이 즐기고 쉬며 공유하는 공간이 아니라 높다란 회색 콘크리트 건물로 가로막혀 특정 계층에게만 조망을 허락하는 폐쇄된 공간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의 江 특정계층만 조망을 허락하는 폐쇄된 공간으로 변질 반면 도심을 벗어난 주변 지역은 어떠한가! 도시에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해 상수원을 보호하는 각종 규제로 묶여 점점 황폐해져가고 있거나, 단속과 규정의 틈을 비집고 불법 숙박업소, 음식점이 우후죽순 생겨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장마나 태풍으로 심심치 않게 발생하여 범람, 제방붕괴 등 홍수 피해로 우리의 소중한 재산과 생명을 앗아가기도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현 정부에서 역점적으로 추진 중인 4대강 사업이 바로 그 첫 번째 무대로 볼 수 있으며, 다음과 같은 비전이 구현될 수 있도록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째, 홍수나 가뭄 피해를 예방하고 우리의 생명과 재산의 안전을 보장하는 江이다.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로 이상기후가 나타나고 있으며 예측치 못한 재해 발생 빈도가 증가하는 추세이므로 가장 기본적으로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 둘째, 누구나 휴양과 여가를 즐길 수 있는 江으로 국민소득 2만 달러의 시대가 열렸다고는 하지만 아직 국내에는 저렴한 비용으로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시설과 공간이 마땅치 않아 서민들은 엄두도 못내는 실정이다. 따라서 4대강이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찾아가고 여가와 휴식을 즐길 수 있는 명소로 기능할 수 있도록 조성해 나가야 한다. 셋째,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계획에 따라 공정하게 개발된 江이다. 4대강 사업으로 조성된 보(洑)나 공원 등 경관이 뛰어난 곳에 사익을 노리고 사행성위락업소가 들어서는 것을 막아야 하며, 공공 복리에 이바지하는 것을 기본 가치로 공공 자본으로 개발하고 개발로 얻어진 이익은 하천 관리에 다시 투자되도록 해야 한다. 과거 4대 江은 문명의 기폭제 우리나라 4대강 사업도 선진화된 수변문화 꽃피우길 넷째, 지역과 함께 숨쉬는 江이다. 4대강은 우리나라 전 국토를 관통하는 하천인만큼, 4대강 유역의 적절한 입지를 구비한 구역에 휴양관광시설 등을 유치한다면 지역균형 발전이 실현될 것이다. 여기에 주변의 명승지도 연계하여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한다면, 침체된 지역경제에도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고대 4대 문명이 모두 강 유역에서 발생했듯이 강은 인간에게 실생활과 가장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자연환경일 것이다. 즉 깨끗하고 풍부한 물을 확보하고 가뭄과 홍수 등의 재해에 대처하면서 인간의 기술과 문명이 발전해왔다. 과거 4대강이 문명 발생의 기폭제가 되었듯 우리나라의 4대강을 통해서도 선진화된 수변문화가 꽃피울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김 경 엽 한국산업기술대 교수

[기고] 빠른 교육, 느린 교육

시대 변화에 따라 교실의 모습도 많이 달라졌다. 요즘 선생님들은 과거보다 비교적 적은 30여명으로 구성된 학급에서, 간편하고 편리한 복장을 하고, 휴대용 마이크를 사용하면서 생동감 있게 열심히 수업을 한다. 겉모습은 생동감있는 교실 같지만 가르치는 교사들의 기운은 예전 같지 않다. 학생인권조례로 학생들의 늘어난 인권지수만큼 타인에 대한 책임지수는 오히려 반비례된 상황이고, 교사의 능력은 오직 눈에 보이는 성적 비교에서 우열이 결정되다보니, 어깨에 힘이 들어가기는 불가능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이런 현실을 교사란 직업의 만족도와 선생님들이 자신의 자녀가 교사가 되길 원하는 비율이 해마다 수직 하강하고 있는 것을 보면 짐작이 갈 것이다. 하지만 급변하는 학교 교육의 현장 한 가운데에 있는 학교장 입장에서는 고뇌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있다. 현실적으로 눈에 보이는 성적을 올려야 하며, 동시에 수준 높은 교육다운 교육을 하고 싶은 욕심이 함께하기 때문이다. 요즘 선생님들의 특별실을 이용하지 않고 교실에서만 수업을 주로 하려고 한다. 많은 비용을 투자하여 시설도 좋고 기자재가 잘 갖추어진 특별실에서 실험과 실습을 하면서 체험중심의 다양한 파지효과가 높은 수업을 하면 좋으련만, 시설이 빈약한 교실에서 주로 수업을 하려고 한다. 교실에서 사용하는 교구재는 교과서와 칠판에 의존하며 기껏해야 교사용으로 배부된 학습CD 정도이다. 그동안 어려운 경제적 여건에서도 불구하고 교육에 많은 재정을 투자하여 만들어 놓은 특별실과 기자재들이 이처럼 교사들로부터 외면당하여 먼지가 끼어있고 실험실습비가 남아돌기도 한다. 선생님들은 성적을 올려야하는데 번거롭게 특별실을 이용하는 교육활동을 할 여유가 있느냐라는 것이다. 현행 학교평가의 중심에 있는 성적서열 척도 아래에서는 성적을 곧바로 드러내야 하는 빠른 교육 방법이 최선인 것이다. 햄버거나 라면과 같은 즉석 식품을 지나치게 즐기다보면 영양소가 부족하고 불균형 상황이라서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것처럼, 특별실을 활용하지 않고 즉시 드러나는 성적만을 중시하는 교육은 일시적으로 고득점에 좋은 방편일수 있겠지만 분명 문제가 있다. 실험이나 체험을 하지 않는 교육활동으로는 각종 정보나 지식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 응용하여 창의적으로 발산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체험, 실험실습, 토론, 발표, 시연 등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단순히 기존의 지식이나 정보를 기계적으로 암기하고 답습하는 교육은 죽은 교육이다. 학습활동 속도가 좀 느리고 절차가 복잡하다고 하여 과정이 축소되거나 생략되는 교육은 우리가 지향하는 교육의 본질이 아니기 때문이다. 전후 세계 최빈국 가운에 하나였던 우리나라가 오늘날처럼 발전된 나라로 성장하는 데는 과학기술입국이란 슬로건 속에서 실험실을 구축하고 기자재를 확보하여 기초과학교육을 충실하게 한 과정 속에 숨겨진 교육효과를 기다린 덕분이다. 이처럼 과정을 중시하는 느린 교육이 결과적으로 큰 기여를 했음을 잊지 말아야겠다. 지식정보화에 시대에 변화의 속도가 현기증 날 정도이다. 그렇다고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교육 방법까지도 인스턴트로 이루어져야 되겠는가 묻고 싶다. 김 정 렬 인천 연성중학교장

[기고] 달팽이가 보는 별

영화상영 시간이 거의 다돼서 여러 곳에서 할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학생들이 왔다. 이들의 공통점은 다들 몸이 조금씩은 불편하다는 것이었다. 이들은 극장 나들이가 싫지 않았는지 겉모습에 설레는 엣지가 엿보였다. 지난 22일 경기문화재단 경기문화나눔센터가 준비한 극장 나들이의 주인공은 성라자로마을에 한센인들과 다니엘의 집, 광명장애인보호작업장의 지적장애인들, 서광학교에서 온 청각장애인들, 시각장애인협회의 시각장애인들 등이었다. 영화가 시작됐다. 달팽이의 별. 산울림의 리더 김창완씨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부부가 연을 날리는 장면으로 시작했다. 남편은 시청각장애인이었고 아내는 척추장애인이었다. 눈이 슬슬 흩날리는 어느 시골길에서 부부는 함께 연을 날리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영화는 장애를 가지고 있는 부부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소박하고 담백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이날 상영된 영화는 청각장애인들도 시각장애인들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베리어프리 영화였다. 눈을 감았다. 마치 라디오 드라마를 듣는 기분이었다. 내레이션의 설명에 따라서 주인공의 움직임을 상상했다. 보는 것보다 더 감칠맛이 났다. 오히려 주인공의 감정이 더 실감나게 느껴졌다. 우리에게는 직접 보지 않아도 감상할 수 있는 다른 시선들이 있다는 것, 그렇게 해서 영화를 본다는 것은 내게 새로운 경험이었다. 영화 속에 남자 주인공은 글을 쓰길 좋아했다. 점자로 동화책을 자주 읽는 것을 보니 시인이나 동화작가가 되고 싶은가 보다. 영화가 진행되면서 종종 주인공의 글이 들린다. 태어나서 한 번도 별을 본 적이 없지만 한 번도 별이 있다는 것을 의심한 적이 없었다, 사람의 시력이나 청력이란 것은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우주의 어딘가를 떠돌고 있는거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은 자신을 우주인이라고 소개한다. 보지 못하는 것, 듣지 못하는 것이 볼 수 없기 때문이 아니라, 들을 수 없기 때문이 아니라 우주 어딘가로 떠돌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대단한 사람이 있었다. 그의 배우자다. 그도 역시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우주인인 남편을 보면서 항상 기쁘고 행복해했다. 손 등 위에 점자를 찍으며 서로 대화를 나누고 산책을 하며 같이 운동을 한다. 한 번은 친구들이 집에 방문해서 결혼한 그들을 보며 부러워하는 장면이 나왔다. 아직 결혼하지 못한 친구에게 남자 주인공은 이렇게 말했다. 넌 아직 준비가 안 돼서 결혼을 못하는 거야. 친구는 웃기기도 하고 황당하기도 하고 해서 그러면 그 준비가 뭔데?라며 대꾸했다. 그건 외로움이야. 넌 아직 덜 외로워서 결혼 준비가 안 된 거야. 친구들은 다들 그 말에 재밌다고 자지러졌다. 참 넌센스다. 그렇지만 생각해 볼만 한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철저하게 외로워 해 본 사람이 외로움을 알 수 있듯이 그때부터 사랑의 꽃은 피는 것이 아닐까. 영화에 등장하는 부부가 저렇게 행복하고 항상 서로에게 감사할 수 있는 건 깊게 외로움을 경험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영화가 끝나고 영화관에 빛이 들어 왔다. 꼬박 2시간이 흘렀다. 영화 상영시간 내내 눈을 지그시 감고 감상하던 한 시각장애인에게 오늘 어땠나요?라고 물었다. 그는 두 부부가 사는 따뜻한 이야기에 감동을 받았어요라고 말했다. 어두운 우주 어디론가로 떠돌다가 돌아온 느낌이었다. 아마도 달팽이가 보는 별이 그랬던 게 아닐까. 영화 상영이 끝나고 누군가의 부축을 받아 극장을 빠져나오면서 한 시각장애 할아버지의 한 마디가 계속해서 뇌리에 맴돈다. 뭐, 할 거 다하네! 김 용 민 경기문화재단 경기문화나눔센터

[기고] 오산문화재단 설립, 문화향유 비전 제시

오산문화예술회관이 개관된 지 어느새 8년이 돼 간다. 그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문화 예술공연에 목말라 있던 오산시민들에게 다양한 기획공연과 특별 테마 공연 등을 통해 갈증을 해소시켜 주었다. 하지만 경영면에서는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실례로 2010년과 2011년 행정안전부 경영평가시 문화예술회관의 운영주체인 오산시시설관리공단의 조직 재설계 및 문화예술회관의 전문적인 운영주체 위탁관리 등 경영개선 명령을 받은 바 있다. 문화예술회관의 경우 운영상의 어려움을 탈피하지 못하는 운영주체에서 전문적인 문화예술법인을 설립하여 위탁 운영하는 방향과 지역문화 자산을 활용하는 측면을 고려해 볼 때 일거양득의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오산시립미술관이 7월중 개관됨에 따라 공립미술관의 초기 운영에 안정성을 도모하고 차별화된 특색있는 미술관 운영을 하기 위해서라도 전문적인 예술법인은 절대적인 필수요건이다. 게다가 2011년 10월에 오산시에서 개최한 제1회 Beauty-Fresh Festival은 점점 확대되는 화장품산업의 수요를 예측하고 가장산업단지내 아모레 퍼시픽 등 화장품 산업 인프라가 구축되면서 명실공이 기초자치단체중에서 최초로 개최한 산업형 축제로 평가받았다. 이 축제는 오산시의 브랜드를 새롭게 만들어 내는 도시의 브랜드 축제로서 이런 축제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축제와 박람회의 결합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기획과 추진력을 갖추고 있는 조직이 운영해야 하고 그 기능을 여과 없이 발휘할 수 있는 단체가 바로 문화재단인 것이다 인구 20만명의 오산시에서 굳이 문화재단을 설립해야하는가? 라는 우문에 알맞은 현답은 아마도 인구수와 재정규모가 오산시보다 열악한 하남시를 예로 드는 것일 것이다. 인구15만명 예산규모가 2천684억인 하남시는 당초 (재)하남문화예술회관을 운영하다 박물관을 위탁받으면서 올해 2월 재단법인 하남문화재단으로 출범했다. 조직규모도 우리시보다 정원이 6명이 더 많고 출연금 또한 26억이다. 인구 28만명의 군포시의 경우 2011년 12월에 재단설립 조례가 의회에 통과되고 현재 정관작성과 이사회 구성중이다. 조직과 출연금 규모면에서도 오산시와 비교했을 때 1.5배가량 크게 출범할 예정이다. 인구 20만명의 오산시는 시립미술관 운영경비와 당초 문예회관의 예산을 빼면 1억2천500만원의 예산과 문예회관 고용승계된 직원 16명과 미술관 운영직원 3명 등을 포함 총 22명의 조직으로 출범하게 된다. 인구 20만명의 오산시에서 왜 문화재단이 필요한가에 대한 대답은 다른 시군에 비해 적은 예산과 최소의 조직으로 출범되는 오산문화재단의 역할과 기능을 예상해 보는 것으로도 충분한 설명이 될 것이다. 문화예술 정책을 말할 때 흔히 팔길이의 원칙을 (arms length principle) 말한다. 즉, 팔이 닿는 곳까지만 혜택을 주겠다는 원칙이다. 지역문화예술 정책이 정책 결정자의 의지와 환경변화에 따라 수혜자가 달라지는 불합리한 점을 꼬집는 말이다. 오산시민 모두가 공평하게 문화적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독립성과 자율성을 갖춘 문화예술법인 설립은 지역문화예술 정책의 근간이요 오산시민으로서의 문화적 혜택를 누릴 수 있는 권리를 보호하는 방안이다. 지금은 오산시가 왜 문화재단을 설립해야하는가를 논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문화재단 운영을 안정적으로 효율적으로 운영해서 오산시민들에게 문화적 혜택과 서비스를 더 많이 제공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머리를 모아야 할 때다. 김선 조 오산시 문화체육과장

[기고] 유머가 필요한 사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현존하는 정치인 가운데 유머 감각이 가장 뛰어난 인물로 알려져 있다. 2009년 6월 위스콘신 주 그린베이의 사우스웨스트 고교에서 열린 대중연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한 남성이 자신을 따라오느라 학교에 결석한 딸 케네디에게 문제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하자 쪽지라도 한 장 써줄까요?라고 재치있게 말했다. 청중석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고 실제로 오바마 대통령은 케네디 선생님께. 결석을 이해해 주세요. 케네디는 저와 함께 있었습니다. 버락 오마마라고 쓴 쪽지를 그 자리에서 작성해 남성에게 전했다. 인간 사회에는 유머가 있다. 유머가 있기 때문에 여유와 너그러움이 있는 것이다. 사람에게 유머가 없다면 그것은 캄캄한 암흑세계나 다름없을 것이다. 경직되고 불편한 자리에서 터진 하나의 유머가 분위기를 한순간에 전환시킨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뛰어난 유머감각을 지닌 사람들은 자연스러운 웃음을 유도함으로써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바꾸는 사람들이다. 단순히 웃긴 사람이 아니라 남들이 좀처럼 가지지 못한 큰 재능을 가진 것이다. 동물 사회에는 과연 유머가 있을까? 아마 없을 것이다. 풍자적인 말이나 행동을 하려면 두뇌 회전이 빨라야 되는데 동물의 세계는 그럴 수가 없을 것이다. 언어가 없어서 유머의 전달도 안 될 것이다. 이렇게 따져 보니까 유머를 즐길 수 있는 것은 인간뿐인 것 같다. 인간에게는 유머를 즐기고 음미할 만한 두뇌가 있고 이를 전달 할 수 있는 언어체계가 있기 때문이다. 유머에도 2가지 종류가 있다. 행복한 사람의 유머는 상대를 즐겁게 해 주기위한 익살과 재치로, 모두를 서행복하게 만드는 도구가 된다. 반대로 불행한 사람의 유머는 도전적이다. 상대방의 입장을 배려하지 않고 자기 주관적 판단에 의해서만 행동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보내는 유머는 웃기기는 하지만 끝맛이 씁쓸하거나 불쾌하다는 특징이 있다. 이미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유머 경영(management by fun) 이 새로운 경영 트렌드로 자리를 잡았다고 한다. 유머 경영이란 사원들이 유머 훈련을 받음으로써 직장 내 분위기를 활성화시키는 전략으로 미국 사우스웨스트 항공사가 이를 통해 급속히 성장하면서 화제다 됐다. 창의성이 요구되는 21세기형 경영 전략의 하나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말에 의하면 웃음은 벽에 막힌 사고방식을 뚫어 주고 상하간, 부서간 벽도 허물어 준다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남을 웃기는 재주를 타고난 것은 아니지만 누구나 본질적으로 기본적인 소질은 갖고 있기 때문에 잠재력을 키워내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한다. 놀랍게도 유머의 생산적인 효과에 가장 먼저 주목한 것은 나치였다. 정치 유머가 가진 힘을 두려워 한 나치는 게슈타포 안에 유머만을 감시하는 부서를 따로 설치했었다고 한다. 이렇게 유머의 힘은 큰 것이다. 건강한 사람들의 건전한 유머는 조직 내에 신선함을 불어넣어 줄 것이다. 기발한 착상에 기인한 유머는 경기도내 주요 정책의 아이디어가 될 수도 있다. 꽉 막힌 답답한 환경에서 확 터져 나오는 웃음은 정신이 번쩍 드는 청량제일 뿐만 아니라, 신선한 아이디어로 승화돼 사회를 변화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다. 모두가 웃기는 사람이 됐으면 한다. 남길우 경기도청 언론담당관실

[기고] 진보정당 비례대표 추첨제 도입 검토해야

통합진보당의 정치적 토대가 붕괴되고 있다. 통합진보당은 411 총선에서 13석의 국회 의석수를 확보했지만, 울산창원 등 노동자 벨트를 잃었다. 17대 총선에서 얻은 10석보다 3석을 더 확보한 총선 결과에 대해 대부분의 언론은 진보정당의 대약진으로 평가했지만, 일부에서는 진보정당의 정체성과 자생성에 대한 중대한 위기로 보는 견해도 제기됐다. 진보정당의 기본적 지지는 노동자 계층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특히 지역구를 통해 확보한 7석 가운데 야권연대 없이 당선될 수 있었던 후보는 노회찬 당선자뿐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비례대표 부정경선 파문으로 이제 진보적 지식인들과 지지 국민들마저 통합진보당에 등을 돌리고 있다. 국민들의 시선도 차가워졌다. 총선에서 얻은 지지율 10.3%는 최근 조사를 보면 반 토막 났다. 비례대표는 지역구 국회의원만으로는 부족한 직능지역세대의 대표성을 보완하는 기능을 하지만 핵심은 국회의원이 될 수 있는 순위에 있다. 그러나 우리제도는 국민이 이를 정하는 것이 아니라 당내에 맡겨져 있고, 기성정당의 경우 당내 권력자와 계파간 담합에 의존한다는 비판이 많았다. 진성당원에 의한 투표를 통해 비례대표를 선발하는 통합진보당은 이러한 논란에서 비교적 자유로웠다. 그러나 이번에 5살짜리 당원이나 당비대납을 통한 유령당원이 나타나면서 진성당원의 부피에 대한 의혹이 일고 있고, 이것은 중복 IP나 뭉텅이 투표라는 부정투표로까지 연결되고 있다. 그 뒤의 수습과정은 더욱 참혹하다. 폭력에 의해 절차적 민주주의가 무너진 정당에 국민이 등을 돌리는 것은 당연하다. 비례대표는 노동자 벨트가 무너진 상태에서 진보정당이 국민 대표성을 확보해 미래로 나아가게 해주는 유일한 지지대로 볼 수 있다. 지금 당장은 비례대표 당선자와 순위 경선 참여자의 전원사퇴가 그나마 수습책으로 제시되지만, 이 정도에서 진보정당의 내일이 열리게 될 지는 누구도 알 수 없는 일이다. 확실한 것은 통합진보당이 앞으로 비례대표 순위 경쟁의 투명성을 보장하지 못한다면, 각종 선거에서 국민들이 음습한 정파의 그림자를 발견하고 외면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정당이 변하려면 그 시스템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 현재 통합진보당의 갈등의 축은 비례대표를 둘러싼 정파간 대립이고, 부정 경선이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보면 진성당원제를 기반으로해서 선발되는 비례대표가 과연 정파성을 떠나서 온전한 대표성을 확보할 수 있느냐하는 문제로 재정의 될 수 있다. 당원에 대한 전수조사 등도 주장되고 있지만, 비례대표 선발시 정치학계 일각에서 주장하는 추첨제가 대안이 될 수도 있다. 추첨제의 장점은 부정선거가 없고, 실질적인 기회의 평등이 가능한데다가, 민주주의의 원리인 자기통치의 적극적인 측면이 나타난다는 점 등이다. 진성당원에 의한 정당 운영을 강조하는 통합진보당에서 수용할 만하고 과학적 통계방식을 동원한다면, 노동 없는 진보라는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한 보완도 추첨으로 가능해진다. 물론 정답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제안까지 하는 이유는 사회와 역사를 위해 진보의 가치와 이것을 주창하는 세력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재환 ㈔휴편나눔재단 이사장

[기고] 12억 인도시장 진출 서둘러야 한다

중국과 함께 세계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인도의 부상이 도내 수출중소기업에게 새로운 수출 영토로 부각되고 있다. 2010년 1월, 한인도 CEPA(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가 발효된 이후 우리나라의 인도 수출은 급격히 증가하여, 작년 126.5억불을 달성하였다. 인도는 우리의 주력 산업분야인 전기전자, 운송기계 산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고 IT서비스, 제약 등이 발달했다. 통신, 유통, 문화, 금융, 건설 분야의 개방 수준이 높아서 한국 기업들의 진출에 용이하다. 특히, 북한의 개성공단 제품에 대해서는 특혜관세를 받기로 협정돼 있어 개성공단에 진출해 있는 기업들은 내수시장 보다는 인도 시장으로 진출하여 시장 다각화와 수출 확대의 기회로 삼을 수도 있을 것이다. 경기도는 2009년부터 매년 인도의 경제중심도시인 뭄바이에서 G-FAIR(대한민국우수상품전) 뭄바이를 개최하여 진작부터 도내 중소기업들의 인도시장 수출을 지원하면서 지난해 1억 달러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이는 유망품목 및 진성 바이어 발굴, 통상촉진단 파견, 경기비즈니스센터(GBC) 뭄바이 해외 사무소 설치운영 등 도내 중소기업의 체계적인 수출지원의 결과라 생각한다. 올해도 경기도는 5월 16~17일 양일간 75개사 참가하는 G-FAIR를 개최하여 대한민국상품의 우수성을 알리고 인도 바이어들의 구매 기회를 제공했다. 그러나 인도 시장의 진출은 아직까지는 난관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주(州) 마다 세관규정이 다르고 열악한 인프라 및 물류시스템, 급격한 임금인상, 후진국형 행정처리 등은 진출에 걸림돌이다. 따라서 인도시장 진출을 원하는 중소기업의 지원 전략이 절실히 필요하다. 첫 번째 한-인도 CEPA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관세인하 효과로 가격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자동차부품, 기계류, 전자부품 등 경기도 주력품목을 적극 발굴하여 수출호조로 이어갈 수 있도록 해외마케팅 지원사업을 확대하여야 한다. 둘째로는 지역권역별 차별화된 시장전략이 필요하다. 언어, 인종, 문화 등의 차이로 단일시장으로 접근할 수 없기 때문에 4대 경제권인 북부 수도권, 중서부 뭄바이 경제권, 남부 첸나이 경제권, 동북부 콜카타 경제권으로 분리하여 공략해야 한다. 셋째는 경기비즈니스센터 뭄바이 해외사무소 운영을 강화하여 원거리, 언어, 상관습 등 인도시장 진출 장벽을 자력으로 해결하는데 많은 인력과 시간이 과도하게 투입되는 비용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현지 마케팅 인력과 시설을 보강할 필요가 있겠다. 마지막으로 경기도와 인도 마하라쉬트라주간 통상교류협력을 활성화해야 한다. 2007년 우호협력 체결한 마하라쉬트라주와 경제협력을 강화하여 도내기업이 인도 현지 진출시 마하라쉬트라 주정부의 행정적 지원과 수출 중소기업의 애로사항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전략적이고도 실질적인 교류협력을 통해 IT 등 첨단산업 및 연구개발 분야 협력, 뭄바이 필름시티간 문화교류 등 양 도와 주간의 강점을 서로 교환한다면 시너지 효과를 크게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경기도의 경우 중국 수출의존도가 30%로 차이나 리스크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어 수출선 다변화를 위해서도 인도시장은 놓칠 수 없는 이머징마켓이므로 새로운 시장개척 지원에 투자를 늘려 시장 선점에 주력해 나가야 할 때다. 송 유 면 경기도 교류통상과장

[기고] 만사(萬事)는 비재막거(非財莫擧)

만사(萬事)는 비재막거(非財莫擧) 라는 말이 있다. 돈이 없으면 아무 일도 할 수 없다는 뜻이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도 마찬가지로 재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시민들이 원하는 일들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매년 반복되는 이야기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올 한해도 지방재정 여건은 심상치 않다. 대외적으로는 그리스 발 재정위기가 유럽 중심국가 까지 퍼져가고 있고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과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일본의 무역수지 적자 등은 우리 경제에 위험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내적으로도 장기적인 경기 침체와 부동산 경기 회복 둔화로 지방세수 확충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언론에서 자주 등장하는 지방자치단체의 늘어나는 빚은 지방재정의 한축에 또 다른 위험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인근시의 경우 무리한 사업 강행 등으로 빗더미에 올라 공무원 급여를 지연 지급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고 자체 재원인 지방세 수입만으로 인건비도 해결하지 못하는 지자체가 절반을 넘어섰다. 지출에 대한 효율성 제고와 세입기반 강화가 무엇보다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지방재정의 건전한 틀을 다지고자 몇가지 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먼저 지방자치의 근간이 되는 자주재원을 키우는 일이다. 재원의 확충을 통해 지역의 복리증진과 균형발전을 도모해 나가고 두 번째로 지방재정을 지켜나가는 일이다. 정당하게 부과된 세금에 대한 철저한 징수와 더불어 투자사업에 대한 사전점검과 관리를 강화해 나가는 일이다. 세 번째로 지방재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일이다. 납세자 편의를 제공하는 공평하고 합리적으로 세정을 운영하는 일이다. 세부적으로는 GIS 지리정보 및 항공사진 등을 활용한 철저한 자료 정비와 체계적인 세원관리, 효율적인 자금관리로 안정적인 재원확보와 법인에 대한 철저한 세무조사와 꾸준한 세원발굴 및 의존재원의 확보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주먹구구식 사업 추진에 대한 예산 낭비를 막는 재정건전화 계획도 수립해야 한다. 왜 하느냐가 아니라 지역 파급효과와 비용을 제대로 검증해야 한다. 투융자 심사제도 같은 제도가 형식적 운용이 아닌 재정건전성을 담보하는 장치로 작용되어 한 푼의 돈도 샐 틈 없이 재정 상태를 측정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지방재정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납세자의 편의를 제공하는 합리적인 세정운영이 필요하다. 이외에 모든 자치단체에서도 마찬가지 겠지만 체납액의 정리다. 그동안 체납액 징수를 위해 전국 최초로 지방세와 세외수입 통합영치프로그램 구축 운영과 특별정리기간 설정운영, 재산, 예금, 급여, 신용카드 매출채권, 국세환급금 등의 압류를 통한 체납처분 강화, 고액 체납자 출국금지 및 명단공개, 결손처분자에 대한 사후관리로 체납액 일소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인 것은 세수증대와 더불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종전의 조세가 국가재정을 위해 강제적으로 징수됐다면 현재는 강제의 개념보다는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운영경비를 부담한다는 측면이 강하다. 따라서 당연히 공동체 경비를 많이 부담하는 사람 즉 세금을 많이 내는 사람이 존경받는 사회가 돼야 한다. 지금과 같이 어려운 경제상황에서는 세금 많이 내는 사람이 애국자가 아닐까? 최돈행 김포시 세정과장

[기고] 경기도 환경정책에 부는 사소한 변화

경기도 제1회 추가경정 예산 심의가 15일 도의회 본회의를 끝으로 마무리 됐다. 이번 환경분야(경기도 환경국) 예산 편성 방향은 자연환경 훼손을 최소화하고 미래 온실가스에 의한 기후변화에 대비하는 동시에 생활환경복지 측면에서 불평등이 없는 공간 조성에 역점을 뒀다. 경기도는 지속적인 인구 유입 등으로 개발 압력이 전국 어디보다 높은 지역으로 개발로 인한 환경 파괴와 전국 최대 산업체와 교통량으로 인한 온실가스 발생, 지역간 환경서비스 격차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으로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道 자체 정책을 입안하고 작은 규모 이지만 금번 추경예산에 예산을 반영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최근 신도시 개발과 먹이 부족 등으로 멸종위기 야생동물인 두루미 서식지가 훼손되고 개체수가 점차 줄어 가는 상황에서 두루미 보호를 위한 대체 서식지 조성비와 전문가 및 환경단체가 참여하는 철새 보호 워크숍 사업비 등이 예산 편성됨에 따라 향후 인천 강화, 김포, 파주, 연천, 강원도 철원을 잇는 두루미 보호루트 조성사업의 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멸종위기 식물종 보호사업의 일환인 아름다운 들꽃 가꾸기를 통해 자연생태 보전운동이 활성화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추경예산 편성 계기 삼아 지난 2일 2015년부터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도입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이 국회를 통과했다. 탄소배출권거래제는 시장의 가격기능을 통해 친환경적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할 목적으로 온실가스 배출행위에 권리를 부여하여 감축목표치의 과부족분에 대한 배출권을 시장에서 매매할 수 있도록 한 제도이다. 그 동안 제기된 다양한 반대 입장에도 불구하고 법안이 통과됨에 따라, 2015년부터는 배출권거래제가 시행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현재 시범적으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배출권거래제의 추진력 확보를 위한 예산 반영과 대기업이 탄소배출 감축에 관한 진단과 노하우를 중소기업에 알려주고, 중소기업이 이를 실천하는 Stop CO2 멘토링 사업 등을 통해 배출권거래제 전면 시행과 더불어 기후변화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 나갈 것이다. 道 주도의 환경정책 만들어 나갈것 또한, 이번 환경분야 예산의 특징 중에 하나는 생활환경복지 개념 도입에 따른 예산 편성이다. 생활환경복지란 모든 사람이 공간적으로 깨끗한 환경을 누리면서 삶의 질을 보장 받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생활환경을 구성하는 주택, 에너지, 상하수도, 쓰레기 등이 공간적 차원에서 보면 구도심과 농촌 공간이 신도심에 비하여 열악할 뿐만 아니라, 저소득층, 노인, 어린이 등 환경약자가 환경오염에 더 취약하다. 이에 경기도는 석면슬레이트 지붕교체, 주택 에너지 효율 개선, 실내공기질 개선 등을 한 지역에 집중하는 생활환경복지 시범마을 조성, 지역간 환경서비스 격차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한 생활환경복지 지표개발과 농촌의 쓰레기 적치 문제를 해결하여 쾌적한 생활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농촌지역 쓰레기 공동집하장 설치 등을 통해 생활환경복지를 실현해 나갈 계획이다. 지금까지 경기도 환경정책은 대부분 중앙정부 정책을 집행하는 역할 수행에 급급했던 것이 사실이다. 금번 추경예산을 계기로 경기도만의 환경정책, 경기도가 주도하는 환경정책을 만들어 나가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 미국 기상학자 에드워드 로렌츠가 주장한 브라질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미국 텍사스에 토네이도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나비효과 처럼 경기도 환경정책에 부는 사소한 변화가 대한민국 환경정책에 큰 영향을 줄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박신환 경기도 환경국장

[기고] 한중 FTA를 대비한 우리의 자세

말고 많고 탈도 많았던 한미 FTA가 지난 3월 15일 발효됐다. 한미 FTA의 득과 실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지만, 실상 더 큰 문제는 앞으로 진행될 중국과의 FTA이다. 혹자는 한미 FTA가 태풍이었다면, 한중 FTA는 쓰나미에 비유할 만큼 국내 기업이나 서민 경제에 엄청난 파급력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중국과의 FTA가 시작되면 무분별하게 우리의 제품을 모방한 제품, 저가 제품 등으로 국내 기업이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다. 특히 피복과 같은 섬유 제품이나 가구 등 생활용품 시장은 가격 경쟁력 면에서 우리와 중국과는 도저히 경쟁상대가 될 수 없다. 이런 영향을 다소라도 감소시키기 위해서 국내 모든 기업은 중국 특허 취득 등 지적 재산권 확보에 가일층 진력하여 우리 기술, 우리 제품에 대한 방어 및 공격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필자는 10여년 전부터 중국을 비롯한 미국, 일본 등 국제 특허를 취득하며 나름의 국제 경쟁력을 구축하려는 노력을 벌인 결과, 중국에서만 지난 2001년 교실용 책상을 시작으로 매년 1~2건의 국제 특허를 취득하여 현재 10여개의 중국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또 40여년 동안 학교사무용 가구 분야에 진력하며 200여개의 국내외 특허를 등록하는 등 국내 사무용 가구분야의 품질을 한 단계 상승시킨 공을 인정받아 금탑산업훈장, 특허기술대전 금상, 장영실발명문화대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중국도 산업의 발달에 따라 지적 재산권 침해 행위를 규제하기 시작했고 FTA 체결 등 국제 통상 관계의 증진에 따라 더욱 철저히 단속할 것으로 보인다. 반복적으로 강조하건대 한중 FTA를 대비한 우리 기업의 중국 내 지적 재산권 확보는 시급하고 중대한 사안이라 생각된다. 우리나라는 세계 4위의 국제 특허 출원국이지만 일부 대기업에 편중되어 있으며 특허 분쟁에의 대처에는 미흡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는 중소기업의 국제 특허 출원시 경비절감과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여 국제 특허를 취득함으로 세계 시장에서 기술적 우위를 선점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하며 국제 특허를 취득한 뒤에도 특허청과 연계한 국제 특허 분쟁 컨설팅, 소송보험 사업 등을 통해 기업이 국제 특허 분쟁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기반 조성에 힘써야 한다. 기업에서는 특허와 관련한 이익 창출 사업에 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기업의 자생력과 경쟁력을 길러야 할 것이다. 박 혁 구 한국과학저술인협회장 ㈜에리트 퍼니처 회장

[기고] 또 하나의 가족, 가정위탁

가정의 달 5월입니다. 그래서인지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 가족과 관련된 많은 기념일을 달력에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개의 달력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기념일이 있습니다. 또 하나의 가족과 관련된 기념일인 입양의 날(5월 11일), 가정위탁의 날(5월 22일) 이 그것입니다. 또 하나의 가족이란 입양과 가정위탁을 통해 구성된 가족을 말합니다. 입양은 많이들 아시겠지만 가정위탁은 생소하실 것 같은데요, 가정위탁은 부모의 사망, 이혼 등으로 인해 발생되는 보호가 필요한 아동을 양육 환경이 건전한 가정에 위탁보호하는 제도입니다. 두 제도 모두 아이들이 행복한 가정에서 희망을 키우며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으로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제도이나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제도입니다. 많이 나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한 우리 사회의 강한 핏줄의식이 입양과 가정위탁의 활성화를 가로막고 있습니다. 또 이들 가정의 부모들이 돈벌이의 일환으로 아이들을 돌본다는 그릇된 편견도 존재합니다. 아직 갈 길이 먼 것이지요. 그러나 지난 주 저는 한 가정위탁가정 방문을 통해 희망을 보았습니다. 잠시 소개합니다. 한 영아원에서 자원봉사중이던 위탁모의 눈에 은지(가명)가 들어왔습니다. 다가가면 도망가고, 모르는 척 하면 다가오던 은지가 어느날부터 보이지 않았습니다. 위탁모는 은지의 소식이 궁금해졌고 은지가 가와사키병으로 입원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병원에 가서 은지를 본 순간 위탁모는 왠지 모르는 미안함과 죄스러움을 느꼈고 남편과 상의하에 은지를 가정위탁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은지의 어깨위에는 또 다른 무거운 짐이 얹어져 있었습니다.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 친부모 대신 양육하는 제도 조건없는 사랑과 관심 피를 나눈 가족과 같아 지적장애 3급. 그러나 위탁모는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수년간의 언어심리치료 등을 통해 지금 은지는 비록 또래 수준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잘 자라고 있습니다. 위탁모는 말합니다. 그간 가슴 아픈 은지의 영혼을 보듬어 주고 함께 하려고 앞만 보고 달려왔어요. 사랑이란 치료약이 힘이 되었죠. 간혹 은지와 제가 많이 닮았다는 말을 들을 때면 진짜 제가 낳은 아이가 아닌가 하고 착각도 해요. 힘든 일도 많았지만 한걸음 한걸음 가족속으로 들어오는 은지가 있어서 우리 가정에는 웃음이 많아졌습니다. 가정위탁 당시 4세였던 은지는 13세 소녀가 되었고, 지적장애 2급의 남자동생도 생겼습니다. 두 아이의 위탁부모님은 한국계 미국인입니다. 가정위탁을 통해 구성된 가족은 혈연으로 이루어진 가족과 형태면에서는 조금 다르나 조건 없는 사랑을 나눈다는 점에서 본질은 같습니다. 흔한 우리 주위의 보통 가족입니다. 언젠가 이 가족 앞에 붙은 또 하나의라는 수식어가 필요하지 않은 날이 오겠죠. 그 날이 얼마나 빨리 올 지는 저를 비롯한 우리 사회에 달려 있습니다. 현재 경기 북부 지역 10개 시군의 가정위탁아동은 740여명 정도 입니다. 양육수당(월 12만원)과 심리치료비용(월 20만원 이내)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제대로 아이들을 양육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아이들이 가정이라는 따뜻한 울타리 안에서 사랑받으며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이 필요합니다. 여러분의 관심과 참여를 기다리겠습니다. 예 창 근 경기도 행정2부지사

[기고] ‘부부의 날’ 배우자에 감사와 사랑의 한마디를

5월은 근로자의 날, 어린이 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 기억해야 할 날이 많은 달이다. 그 중에 기념할 날이 하나 더 있는데 바로 5월21일 부부의 날이다. 아직 생소하지만 부부의 날은 2003년 국회 청원을 거쳐 2007년부터 대통령으로 지정된 법정 기념일이다. 둘(2)이 하나(1)가 되자는 의미에서 정해진 부부의 날. 우리나라 인구 중 부부는 얼마나 될까? 2010년 통계청 인구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15세 이상 인구 중 기혼자 비율은 59.4%이고, 인구수로는 2천321만3천954명이다. 부부단위로는 약 1천150만쌍의 부부가 있다는 얘기가 된다. 유배우자 가족만을 놓고 볼 때, 우리나라 가족의 행복은 바로 2천300만명의 유배우자, 또는 1천150만쌍의 부부가 현재 어떤 결혼생활을 하는지, 또한 그들이 어떤 가족의 미래를 꿈꾸며 살아가는지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요즘은 결혼하는 것도 어렵지만 결혼을 오래 유지하는 것은 힘든 세상이 되었다. 최근 이혼 동향만 보더라도 2010년 전체 이혼 건수의 23.4%가 결혼한 지 20년 이상 되는 부부 사이에서 발생하였다. 인간의 수명이 짧았던 시대에는 20년 정도 살면 오래 해로한 부부였을 수도 있다. 그러나 요즘처럼 수명이 길어진 고령사회에서는 부부로 살아 갈 시간이 30년, 40년, 그 이상으로 길어지고 있다. 그래서 20세기의 유명한 인류학자였던 마가렛 미드는 부부가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해로하자는 말은 수명이 짧았던 세상의 얘기라고 하였던가. 인간의 수명도 길어지고, 결혼과 가족문화도 참 많이 변화하고 있다. 또한 자녀를 키우는 일도 가족 밖 요인들의 영향을 많이 받는 복잡한 사회가 되었다. 그래서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국가가 나서서 가족지원 정책을 마련하며,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그런데 오랫동안 결혼과 가족 연구를 해 온 사람으로서, 국가정책이 개인의 결혼생활을 행복하게 하는 데 어디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의문이 들곤 한다. 결혼생활 유지를 위해서는 직업, 돈, 함께 살 집, 건강, 문제가 생겼을 때 도움을 구할 수 있는 사회 안전망 등 필요한 것이 많다. 이러한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국가가 일자리를 만들고, 주택, 보건, 보육, 가족복지 정책을 잘 펼쳐나간다고 하자. 그러면 우리 사회 2천3백만명의 기혼자들이 모두 행복한 부부생활을 하게 될까? 국가정책은 가족복지를 위해 필요하고, 그렇기에 정책은 매우 중요하며 잘 만들어야 하지만, 일상생활 속 부부의 대화나 내면의 감정에까지 국가가 개입하기는 어렵다. 결혼만족도 연구 결과들을 보면, 건강, 연령, 사회경제적 지위, 소득 등 많은 요인들이 결혼만족도에 영향을 미치지만 그 영향들은 일관되지 않은 반면, 부부 간 대화나 정서적 지지는 일관되게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다. 국가나 사회는 부부 간 소통의 기술을 가르치는 시스템을 만들 수는 있지만 부부가 실제로 대화하게 하고, 상대방의 입장을 먼저 헤아리는 열린 마음까지 심어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수명이 길어지고, 이혼이 증가한다고 해서, 좀 살다가 안 되면 헤어지자는 마음으로 결혼을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결혼생활, 그 힘든 길을 함께 가는 2천3백만 기혼자들이여, 부부의 날을 맞아 이 날 하루만이라도 아무 계산없이 배우자에게 고맙다는 말 한 마디, 더 잘 해 보자는 말 한 마디 먼저 꺼내는 것이 어떤가. 고마워하는 마음이나 말 한마디로 결혼생활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닐 테지만, 적어도 그런 노력으로 사는 부부와 전혀 그렇지 않은 부부의 결혼생활의 질은 매우 다를 것이다. 국가정책으로도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부 간 지지와 대화, 그것은 자유의지를 가진 성인들이 스스로 노력해야 할 책임이자 결혼생활의 값진 결실인 것이다. 고지영 道가족여성연구원 연구위원

[기고] 경기도 기업체 사회공헌, 새바람이 필요하다

최근 기업들의 복지경영과 더불어 기업인과 정치인의 재산 사회 환원, 연예인의 재능 기부활동이 이어지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 또는 사회공헌 이란 말이 언론매체를 통해 심심찮게 회자되고 있다. 기업은 일자리를 제공하고,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함으로써 한국 사회의 복지 수준에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최근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상생이 사회적 화두로 등장하면서 더 이상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기복지재단은 2011년 경기도 소재 기업체의 사회공헌 활동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상공회의소를 포함한 도내 경제 단체의 적극적인 협조를 통해 실태 조사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었다. 연구 결과, 사회공헌에 참여하는 기업체들은 전체 매출액 중 0.19%를 사회공헌 활동에 사용하여 높은 사회공헌 참여 수준을 보였다. 특히 기업체의 사회공헌 활동이 사회복지, 교육, 재난 구호 분야에 집중돼, 기업 사회공헌 활동이 경기도민의 사회복지 수준 향상에 직접적인 기여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한편, 이번 연구를 통해 경기도의 기업체를 포함한 우리나라 기업 사회공헌의 한계 또한 확인했다. 첫째, 중소기업의 낮은 사회공헌 참여율이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중소기업 중 21%만이 사회공헌 활동에 참여했다. 중소기업이 최근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사회공헌 참여 비율은 여전히 낮은 편이다. 중소기업에게 대기업처럼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는 사회공헌 활동을 기대할 수는 없다. 대신 중소기업은 자원봉사를 중심으로 지역사회밀착형 사회공헌 활동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만약 인력과 재원이 부족하다면 지역사회의 중소기업체가 연대해 사회공헌활동을 추진하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다. 또한 러한 기업체의 사회공헌 활동을 경기도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장려할 필요가 있다. 둘째로 사회공헌 전략의 부재다. 최근 언론에서 기업체의 사회공헌 비용 규모에 비해 국민들의 인식 수준은 매우 낮다고 지적하며, 그 원인으로 사회공헌 전략의 부재를 지적하고 있다. 국내 글로벌 기업들은 기업 사회공헌의 국제표준인 ISO26000에 대응하기 위해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들이 상황에 따라 사회공헌 활동을 추진함으로써 사회공헌 활동의 지속성과 효과성이 떨어지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에 따르면, 대기업의 50%와 중소기업의 23%만이 연초에 사회공헌 활동 계획을 수립하고 실천했다. 기업과 국민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사회공헌 전략을 수립하고 실천하는 변화가 필요하다. 선행은 자랑하지 않는 것이 미덕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식이 기업체의 사회공헌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기업체는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대내적으로 직원의 사기를 높이고, 단결을 도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대외적으로 기업 이미지를 개선해 시장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기업체가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홍보할 때, 경기도 기업들의 성장지수와 도민의 행복지수가 함께 높아질 것이다. 이 상 무 경기복지재단 정책지원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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