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건물 지하실에서 아주 어려 보이는 청소년들이 막걸리를 마시고 담배를 피우고 있는 모습을 보고 아이들을 불러 세웠다. 아이들은 중학교 1학년생들이었고 입에서는 술과 담배 냄새가 진동했다. 학생들에게 “어린 나이에 왜 술과 담배를 하냐”고 잘못을 지적했지만 아이들은 반성의 기미는 커녕 되려 당신이 뭔데라는 행동을 취하고 있었다. 정말 울컥한 마음이 들었지만, 현 교육현실의 한단면을 들여다보는 것 같아 마음이 답답했다.
나 역시 오래전 고등학교에서 10여년동안 아이들을 가르쳤던 교사 출신이다. 당시 나는 학생들이 선생님에게 대들고 선생님 앞에서 학생으로서 해서는 안될 행동을 했을 때는 용서하지 않았다. 요즘 같으면 폭력교사이고 퇴출교사 1호로 인터넷 검색 순위 1위를 장식했을 게 뻔하다.
일선 교사들은 아이들에게 사랑의 꾸중조차 할 수 없다고 한다. 야단을 칠까 싶으면 아이들이 경찰에 신고한다는 것이 요즘 학교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풍경이다.
교육에 있어서 교사는 학교 교육의 마지막 보루다. 교권이 무너지면 이 나라 교육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지금 대한민국 교육현장은 교사가 아이들에게 가르칠 것이 하나도 없다. 인성을 가르칠 수 있겠는가, 수업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는가? 진정 교사가 가르칠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 보인다. 이러다 보니 하루 종일 아이들 눈치보고 아이들 비위맞추다 퇴근하는 것이 교사의 일이 돼 버렸다.
지금에 이 현실을 어찌 할 것인가? 경기교육의 최고의 수장인 김상곤 교육감에게 묻고 싶다. 학교에 선생님은 없고 학생만 있는 작금의 현실과 교직을 천직으로 알고 그 어렵게 선생님이 된 80%의 교사가 학교 현장에 만족하지 못하고 떠나고 싶다는 이런 교육의 현실에 대해 진정으로 고민해 본 적이 있느냐고.
경기도 교육 현장에는 학생의 인권만 있고 교권은 없다. 인간의 기본을 배우고 익혀야 할 학교 현장에서 제자가 스승을 고발하고 폭행하고 심지어는 학생이 선생님을 무릎까지 꿇게하는 치욕적인 현실에 분노를 느낀다.
적어도 이정도 쯤이면 교육감 특별 담화문 하나 정도는 발표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하지만 교육 수뇌부는 이러한 현실에 대해 조금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스승은 제자의 눈치를 살펴야 하고, 교육의 수장들은 표를 걱정해야하는 현실에서 아이들은 자신들이 가야할 방향을 잃고 방황하고 있다.
누가봐도 경기도 교육에 대한 결단을 내려할 시기임에 틀림없다. 사교육·공교육 따질 게 아니라 아이들 인성 교육을 어떻게 해야할 지가 먼저다. 무너진 교사의 교권은 또 어떻게 회복해야 할 것인지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학생인권 조례가 통과되면서 학교 현장에는 교육자는 없고 학생만 남았다. 교권이 무너진 학교 현장에서 교사가 무엇을 가르칠 수 있겠는가.
김상곤 교육감의 교육 정책은 역사가 평가하겠지만, 전직 교사출신인 나로서는 실패한 정책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교육자 출신의 교육감이었는지, 아니면 정치가로서의 교육감이었는지를 이제는 우리가 평가해야 한다.
학교 현장에서 선생님이 학생에게 구타당하고 고발당하는 일들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대안을 모색해 줄 것을 주문 하고 싶다.
김동별 군포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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