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오산문화재단 설립, 문화향유 비전 제시

오산문화예술회관이 개관된 지 어느새 8년이 돼 간다. 그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문화 예술공연에 목말라 있던 오산시민들에게 다양한 기획공연과 특별 테마 공연 등을 통해 갈증을 해소시켜 주었다. 하지만 경영면에서는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실례로 2010년과 2011년 행정안전부 경영평가시 문화예술회관의 운영주체인 오산시시설관리공단의 조직 재설계 및 문화예술회관의 전문적인 운영주체 위탁관리 등 경영개선 명령을 받은 바 있다.

문화예술회관의 경우 운영상의 어려움을 탈피하지 못하는 운영주체에서 전문적인 문화예술법인을 설립하여 위탁 운영하는 방향과 지역문화 자산을 활용하는 측면을 고려해 볼 때 일거양득의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오산시립미술관이 7월중 개관됨에 따라 공립미술관의 초기 운영에 안정성을 도모하고 차별화된 특색있는 미술관 운영을 하기 위해서라도 전문적인 예술법인은 절대적인 필수요건이다.

게다가 2011년 10월에 오산시에서 개최한 ‘제1회 Beauty-Fresh Festival’은 점점 확대되는 화장품산업의 수요를 예측하고 가장산업단지내 아모레 퍼시픽 등 화장품 산업 인프라가 구축되면서 명실공이 기초자치단체중에서 최초로 개최한 산업형 축제로 평가받았다. 이 축제는 오산시의 브랜드를 새롭게 만들어 내는 도시의 브랜드 축제로서 이런 축제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축제와 박람회의 결합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기획과 추진력을 갖추고 있는 조직이 운영해야 하고 그 기능을 여과 없이 발휘할 수 있는 단체가 바로 문화재단인 것이다

‘인구 20만명의 오산시에서 굳이 문화재단을 설립해야하는가?’ 라는 우문에 알맞은 현답은 아마도 인구수와 재정규모가 오산시보다 열악한 하남시를 예로 드는 것일 것이다. 인구15만명 예산규모가 2천684억인 하남시는 당초 (재)하남문화예술회관을 운영하다 박물관을 위탁받으면서 올해 2월 재단법인 하남문화재단으로 출범했다. 조직규모도 우리시보다 정원이 6명이 더 많고 출연금 또한 26억이다. 인구 28만명의 군포시의 경우 2011년 12월에 재단설립 조례가 의회에 통과되고 현재 정관작성과 이사회 구성중이다. 조직과 출연금 규모면에서도 오산시와 비교했을 때 1.5배가량 크게 출범할 예정이다.

인구 20만명의 오산시는 시립미술관 운영경비와 당초 문예회관의 예산을 빼면 1억2천500만원의 예산과 문예회관 고용승계된 직원 16명과 미술관 운영직원 3명 등을 포함 총 22명의 조직으로 출범하게 된다. ‘인구 20만명의 오산시에서 왜 문화재단이 필요한가’에 대한 대답은 다른 시군에 비해 적은 예산과 최소의 조직으로 출범되는 오산문화재단의 역할과 기능을 예상해 보는 것으로도 충분한 설명이 될 것이다.

문화예술 정책을 말할 때 흔히 팔길이의 원칙을 (arm’s length principle) 말한다. 즉, 팔이 닿는 곳까지만 혜택을 주겠다는 원칙이다. 지역문화예술 정책이 정책 결정자의 의지와 환경변화에 따라 수혜자가 달라지는 불합리한 점을 꼬집는 말이다. 오산시민 모두가 공평하게 문화적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독립성과 자율성을 갖춘 문화예술법인 설립은 지역문화예술 정책의 근간이요 오산시민으로서의 문화적 혜택를 누릴 수 있는 권리를 보호하는 방안이다.

지금은 오산시가 왜 문화재단을 설립해야하는가를 논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문화재단 운영을 안정적으로 효율적으로 운영해서 오산시민들에게 문화적 혜택과 서비스를 더 많이 제공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머리를 모아야 할 때다.

김 선 조 오산시 문화체육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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