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도 야생동식물 보호종’ 지정 이제 시작이다

파릇하게 돋아나는 새싹과 아름다운 꽃들이 활짝 피어나는 봄, 무더위 속에 귀가 따갑도록 울어대는 귀뚜라미 울음소리가 정겹게 들리는 여름, 붉게 물든 단풍과 함께 풍성한 수확의 기쁨을 가져다주는 가을, 온 누리를 하얗게 덮은 눈과 볼을 스치는 추위에 한껏 움츠려드는 겨울. 이처럼 계절이 바뀌고 있음을 알려주는 많은 자연현상이 있기에 우리 인간은 여유와 안식 그리고 생동감을 찾는다. 생물이 주는 혜택은 이것만이 아니다. 우리는 건강, 음료 등 다양한 생물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전적으로 의존하여 살아가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와 개발로 생물들의 서식 여건은 극도로 악화되고 멸종위기에 처한 생물종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2010년 5월 유엔이 발표한 ‘제3차 세계생물다양성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조류 1만여 종 양서류 5천여 종이 멸종위기에 처해 있으며 그 속도는 매우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당장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성장위주의 개발사회가 가져 온 결과로 자연 훼손으로 눈에 보이는 이익을 바로 얻을 수는 있겠지만, 미래 세대의 이용가치는 급격히 줄어들 수 있다는 점에서 보전의 필요성이 절실히 대두되고 있다.

이런 위기에 전 세계가 공감하고 2000년 매년 5월 22일을 ‘국제 생물 다양성의 날’로 지정하여 인류에게 적극으로 대처 할 것을 환기시키고 있다. 2010년 10월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제10차 생물다양성협약(CSD)당사국 총회에서‘자연과 조화로운 삶을 사는 사회를 만들자’는데 모든 국가가 동의하고 2001년부터 2020년까지 ‘생물다양성 10년’으로 선포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한 협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세계적 움직임에 맞춰 경기도와 시·군에서도 생물을 보존하려는 움직임을 점차 보이고 있다. 김포시, 파주시와 연천군의 멸종위기종 두루미 보호를 위한 대체서식지 조성 및 먹이주기사업, 수원시의 수원개구리 보존정책, 연천군 등 여러 시군에서의 외래식물 제거사업, 김포시의 매화마름 보호사업 등 여러 사업들이 추진하고 있다.

지난 5월 22일 ‘생물 다양성의 날’을 기해 경기도가 야생 동·식물 29종을 보호종으로 지정한 것은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한 첫 걸음이라는 데에 값진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이동성이 폭넓은 동물, 곳곳에 퍼져 있는 식물 그리고 개발욕구와의 끊임없는 충돌 등 보호사업의 한계성과 한정된 재원으로 당장 가시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 무리다. 그럼에도 주민이 참여하는 보호활동과 홍보사업을 꾸준히 추진한다면 나름대로의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경기도는 보호종 지정을 계기로 지금까지 주로 정부가 법적·제도적으로 강제하는 방식에서 지역 주민들이 공감하고 스스로 참여하는 보전활동 위주로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올해 ‘두루미 보호’와 ‘들꽃 가꾸기’사업을 추진하고, 내년에는 야생동·식물보호 기본 계획 수립을 통해 밑그림을 그리는 등 착실히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생물다양성 증진은 우리 생활 주변 동·식물에 대한 관심과 생명체의 소중함을 인식하고 이를 보전하고 증진시키는 노력을 기울일 때 가능하다. 생물자원은 미래세대에 물려주어야 할 소중한 자산이다. 울창한 나무가 빛과 어둠을 반반씩 섞어 평화로운 그늘을 제공하듯 자연을 보전하고자하는 우리 모두의 마음이 모아질 때 그늘을 드리우는 거대한 거목으로 자라나게 될 것이다.

최 영 남 경기도청 환경정책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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