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인천만조력, 시 재정위기 돌파구 되나

세계적인 공항과 항구를 갖춘 인천은 서해안 시대를 주도하는 경제수도로서의 비상을 꿈꾸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도약을 위해 벌이고 있는 다양한 개발사업이 오히려 시의 재정을 악화시키고 있다.

송도신도시·청라지구·영종도 일대의 경제자유구역 개발, 아시안게임 유치, 기타 크고 작은 도심재개발 사업 등이 이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인천시가 부채비율 1위 도시라는 오명을 얻게 된 것은 부동산경기 침체와 방만한 도시개발사업 때문이다. 아파트 분양이나 입주가 예전처럼 이뤄지지 않아 지방세의 40%를 차지하는 취득세도 제대로 거둬들일 수 없었을 뿐 아니라, 영종도 ‘밀라노디자인시티 사업’ 이나 ‘월미은하레일’ 등 예산낭비 사업도 속출하고 있다. 가정동 루원시티 사업도 시 재정의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연속되는 시 재정의 난관속에서 국토부와 공기업인 한국수력원자력이 영종도와 강화도 사이에 조력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본 사업은 건설기간 6년, 건설비 5조원이 투입되는 방대한 국책사업이다. 사업비 일부를 지자체가 부담하는 일반 공공개발사업과 비교할 때, 인천시 입장에서는 재정부담 요인이 전혀 없어 시가 직면해 있는 재정적 어려움을 타개하는 돌파구로서 본 사업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발전소 운영기간 동안의 법인세, 지방세 수입 등 직접효과 외에 간접 효과는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방조제를 교량으로 활용하면 서울·인천·경기권과 강화·영종·옹진과의 광역교통망 확충으로 지역 균형발전의 기반역할을 할 것이고 향후 남북연결 통로로서의 기능은 덤으로 얻을 수 있다.

또한 교량개통에 따라 역사 및 관광자원이 풍부한 강화와 옹진을 제대로 개발한다면 확대일로에 있는 중국관광객을 유치하는데도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의 관광객들이 인천국제공항 옆의 영종도 특급호텔에 투숙하고 차량으로 방조제를 거쳐 강화도 앞바다에서 해양레포츠를 즐기고 돌아가는 모습이 일상화 될 수 있는 것이다.

기존에 추진하고 있는 영종도, 송도, 청라 경제자유특구는 지리적으로 인천만조력사업 지구와 밀접할 뿐 아니라 경제적 시너지효과도 크게 기대해 볼 만하다. 경제자유특구 인근에 랜드마크급 세계최대 조력발전소와 고급 해양레저시설이 들어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지지부진한 해외투자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긍정적 측면을 지지하며 인천만조력사업을 찬성하는 다수의 시민이 있는 반면, 일부 환경론자 및 주민들은 ‘갯벌파괴, 수질오염, 어족자원 고갈’ 등 선동적이고 과격한 주장으로 조력사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찬성측의 시민들은 후진국처럼 환경 파괴 및 어민피해를 야기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할 리가 없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으며, 과거와 달리 개발방향에 대한 정보가 개방돼 있고 지역주민의 의사를 반영하는 법적절차가 잘 갖춰져 있으며 환경부, 시민환경단체, 언론 등 다수의 제 삼자가 지켜보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요컨대, 우리사회의 보편적 갈등으로 자리잡은 개발과 보존의 문제와 연속선상에 있으므로 무조건적으로 반대만 해서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침묵하는 다수의 생각이라고 본다.

산업화시대 이후로 난개발로 인한 자연파괴와 이로 인한 자연재해 사례는 수도 없이 많지만, 이제 중요한 것은 개발이냐 보존이냐 하는 극단주의가 아니라 양자를 잘 조합해서 해결해내는 합리적이고도 과학적인 노력이 선행되야 한다는 점이다. 다행히 우리는 자연훼손의 깊이와 범위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는 과학적 지성을 갖추고 있으므로 이를 제대로 활용하기만 하면 된다. 어쩌면 미미할 지도 모르는 환경훼손 문제를 극단적으로 확대해 인천시의 50년, 100년 미래발전의 토대가 될 사업을 제 발로 차버리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김 선 흥 인천만조력발전소 유치추진협의회장 前 강화 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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