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희망 찾아 달리는 경기도 일자리버스

지난 6월, 경기도 찾아가는 일자리버스는 군포시 산본 중심상가를 찾았다. 버스가 도착할 무렵 예닐곱 명의 구직자들이 버스를 발견하고 반갑게 맞아 주었다. 11시경 의류업체 대표 한분이 버스에 올랐다. 구인을 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되지요? 지금 디자인브랜드 의류 판매를 하고 있어요. 바쁘게 일을 하다가 온 듯하여 어떤 구직자를 필요로 하는지 간단히 용건만 물어보았다. 그는 저는 의류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판매업종 경험이 많고 차분하고 깔끔한 여성사원을 찾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부탁했다. 오후에도 5개 업체의 상설면접과 구직상담은 계속 되었다. 구직자들 중 40대 초반 쯤 되어 보이는 여성 구직자 한 분이 현재 학원에서 행정보조를 하고 있는데 보수가 너무 낮아 6월 말쯤 그만두고 월급이 좀 괜찮은 직장으로 이직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구직자의 절실한 심정에 십분 공감이 갔다. 마침 오전에 구인 접수한 의류업체 사장님의 부탁이 떠올랐다. 상담 중인 구직자에게 의류 판매 업무도 할 수 있는지 물어 보았다. 전에 잠깐 식당을 경영해 봐서 사람을 상대하는 일에는 자신이 있습니다. 물론 의류판매도 가능합니다라고 긍정적으로 답했다. 내심 잘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구직자에게 구인업체 대표의 연락처를 주고 미리 전화도 해 두었다. 30분쯤 뒤에 구인업체 사장에게 전화가 왔다. 정말 괜찮은 분을 소개 해주셔서 감사하다라며 방금 면접 보러 온 사람과 일을 같이하고 싶으니 도와달라는 것이었다. 구직자에게 전화를 해 보니 구직자는 이미 의류업체 사장님과 통화했다며 7월 2일부터 출근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그리고 일자리버스 근무자들에게 너무 감사하다며 관공서를 직접 방문할 수도 없고 구직 절차도 제대로 모르는 사람을 위해 일자리버스가 큰 기회가 됐다며 기뻐했다. 경기도의 찾아가는 일자리버스 도입 취지가 빛을 발한 순간이다. 이처럼 경기도 찾아가는 일자리버스는 시간, 공간적으로 격리된 구직자와 구인업체를 묶어주고 직장을 구하고 싶어도 정보를 몰라서 구직신청조차 하지 못하는 구직자들에게 취업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산업단지, 마트, 역전, 대학가, 전통시장 등 사람이 모이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전문상담사와 함께 구석구석 찾아다니며 구인구직을 알선해 호응을 얻고 있다. 일자리버스는 올 3월 29일 출범한 이래 9월 말까지 버스 방문 인원 3천252명을 기록했다. 1일 평균 방문객 27명에 이르고, 이 가운데 375명이 취업했다. 일자리버스를 찾은 사람의 38%가 취업에 성공한 것이다. 출범 6개월 만에 거둔 성적으로는 기대 이상이다. 더군다나 찾아가는 일자리버스는 모 지자체에서 추진하다가 몇 달 지나지 않아 방문객이 없어서 중도 포기했던 사업이라 자긍심이 남다르다. 일자리를 통해 구인, 구직자에게 희망을 찾아주기 위해 경기도 일자리버스는 앞으로도 경기도 방방곡곡을 찾아 신나게 달릴 것이다. 배 한 일 경기도 일자리센터 복지일자리팀장

[기고] 추앙받을 대통령 선출을 기대하며

오는 12월29일 제18대 대통령을 선출하게 된다. 아마 국민들은 이번이야 말로 추앙할 대통령을 뽑아야겠다는 생각을 할 것이다. 건국 이래 열 분 대통령의 공과(功過)를 살펴보면 저 마다 큰 업적을 남겨 오늘날 선진국 대열에 진입케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장기집권, 유신독재, 내란음모와 부정축재, 측근비리 등 흠결(欠缺)이 더 많다보니 추앙(推仰)할만한 대통령이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 앞으로 대선 과정에서는 진흙탕 싸움이 아니라 참신한 민주주의 모델을 제시해 주기를 바라며 감히 몇가지 제언하고 싶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 했다. 과거의 실정(失政)를 거울삼고 미래를 발전시켜야 한다. 양당구도니 다자대결, 단일화가 문제가 아니다. 어떻든 정책 비판은 있겠지만 누구도 상대 후보의 약점을 들추거나 비방, 비난, 비하 하면 자기가 유리할 거라는 생각은 큰 오산임을 깨달아야 한다. 전 국민이 지켜보고 있을 것이니 이런 네가티브 공세는 자라나는 학생들에게도 교육적으로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도 없다는 것은 물론 진정성 있는 인물을 뽑으려는 국민들을 혼미케 할 뿐이라는 점을 명심해 주었으면 한다. 지난 역사를 가지고 정쟁(政爭)할 게 아니라 조선왕조실록과 같이 그런 일은 역사의 기록으로 남겨 두고 심기일전하여 앞으로는 산적한 국정과제를 어떻게 실천할 건지 진지한 선거전이 되기를 국민들은 바라고 있다. 정당 또는 후보마다 승리의 전략을 짜게 마련이지만 흔히 쓰는 정치 공학적 수단이나 심리전, 여론 몰이를 쓴다면 국민들은 군중심리에 갈피를 잡을 수 없게 된다. 상대 후보의 단점을 자꾸 들추어내고 과거사를 집요하게 추궁하는 것에 국민들은 이제 싫증을 내고 있으니 생산적 토론장이 되기를 바란다. 각 후보마다 일대 변화와 쇄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드높다. 국민들은 그간 경선과정과 각 신문 사설 오피니언 기사를 통해 어느 후보자가 심성이 고운지, 표리부동한지, 누가 정치적 경험이 풍부한지, 민주적 통치력을 갖추었는지, 믿음이 가는지 등을 대개는 다 알아 차리고 있다. 요즘 국민들은 수준이 높다. 후보자 간의 편파성을 떠나 명석한 판단력으로 대의명분(大義名分)이 서는 분을 선택할 것으로 믿어진다. 대통령 자격이 있네 없네 하는 것은 국민이 더 잘 알아서 선택할 것이니 정말 미래를 위하고 국민을 위하는 정책 대결의 아름다운 선의의 경쟁을 간절히 바란다. 선거 분위기도 실천 가능한 정책 공약을 제시하는 분, 표리부동하지 않은 인격자, 약속을 이행할 의지가 있는 분, 남북 대치 상태에서 국익을 손상시키지 않고 자유민주주의국가를 수호할 분, 경제성장의 목표와 실천력이 있는 뚜렷한 분, 소신 있는 통치력을 발휘할 분, 깨끗한 국정운영을 할 분, 우리를 먹여 살리는 중농정책과 국가발전의 원동력인 교육개선을 강화할 분을 선택하는 분위기로 가면 좋겠다. 또한 친인척 비리를 발본색원(拔本塞源) 하는 일에 초당적으로 대처하는데 한 마음이 되기를 바란다. 특별감찰관제를 신설하자는 얘기가 있다니 반가운 일이다. 조선시대에도 종친부(宗親府)를 두고 외부세력을 철저히 단속했다니 호가오위(狐假虎威)하는 일이 없도록 주변정리를 잘하겠다는 결의가 있는 분을 찾아야 할 것이다. 대통령은 헌법적 인격자이다. 정치 전문가 행정전문가로서 그 높은 명예와 예우만으로도 자족할 수 있어야 한다. 한 나라의 정치는 그 나라의 국민 수준에 달려있다고 한다. 훌륭한 대통령을 선출하고 훌륭한 대통령이 되도록 돕는 일은 국민의 몫이어야 한다. 그렇다고 볼 때 건강하고 성실하며 경험과 능력을 겸비하여 우리나라를 태평성대(太平聖代)와 국태민안(國泰民安)으로, 행복의 나라로 이끌 역사에 길이 추앙 받을 좋은 대통령이 선출되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그래야 국민들이 안심하고 행복을 누리며 사는 복지국가로 발전할 수 있다. 오범세 前 인천청천초등학교장

[기고] 공직자가 청렴해야 하는 이유

예나 지금이나 나라가 잘되기 위해서는 나라를 이끄는 주도적 계층이 있어야 한다. 공직자는 바로 이런 역할을 맡은 사람의 하나이다. 우리나라도 투명한 사회로 변화하고 있지만, 간혹 보도되는 일부 공직자들의 부정부패는 사회 전체에 악영향을 주고 국민들까지도 물들게 하여 크나큰 문제가 되고 있다. 사회적 불신, 정치인의 이기주의, 경제 문제, 범죄와 향락 풍조 등 이 모든 것이 다 공직자들의 청렴하지 못함에서 비롯되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개혁하고 올바르고 정직한 사람들이 인정받는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공직자들의 청렴함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다. 공직자가 청렴하지 못하면서 국민의 청렴을 기대하기 힘들다. 일부 공직자의 부패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국가정책의 결정이나 수행에 있어서 불필요한 비용을 만들고 사회 불신 풍조와 비능률적인 행정의 원인이 된다. 부패란 공직윤리가 지켜지지 않을 때 외형적으로 드러나는 병리현상으로 공무원이 직무에 관련하여 저지르는 행동으로서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는 의식적 행동, 직무와 관련하여 부당한 이익을 취하거나 취하려는 행동 등으로 정의된다. 부패 발생 원인은 여러 가지인데 사회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사회의 가치관이 올바르게 확립되어 있지 못하고 약한 정부 통제 기능과 권위주의적인 분위기, 부족한 공직자의 윤리 의식 등이다. 공직자가 공공의 이익을 우선해 일을 처리하지 않고 개인의 이익을 앞세우는 것도 문제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제도적으로 부패가 발생할 수 없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공직자가 자긍심을 느낄 수 있도록 사회적, 경제적 처우를 향상시키고, 동시에 부패한 공직자들에 대한 엄격한 제재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국민들도 부패한 공직자를 감시하고 적극적으로 행정에 참여해야 한다. 또한 부패는 법과 규정만으로 근절되지 않는다. 공직자 스스로 권위주의와 사리사욕을 버리고 공직사회 내에서 청렴함을 함양하고 지속적으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제도적인 장치가 완벽하고 주위의 감시가 엄격하다고 하더라도 개별적으로 부패를 저지르는 공직자는 발생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공직자 개개인에 대한 부단한 교육과 각자의 청렴함에 바탕을 둔 올바른 공직자 윤리의 확립이 무엇보다도 우선해야 하는 이유이다. 국민들도 부정과 부패를 통하여 자신들의 개인적인 이익을 도모하고자 하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 공정한 경쟁이 아닌 부정한 수단에 의해서 획득한 이익이나 가치는 진정한 의미의 이익이나 가치가 아니다. 뇌물을 받는 쪽만 있는 것이 아니라 주는 쪽도 있는 게 이치인 만큼 공직자와 국민들 모두가 깨끗해야만 부패 없는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공직자에게 소명의식을 심어주는데 정부나 국민 모두가 힘을 합해야 하는 이유이다. 사치와 낭비가 범람하고 갖가지 부정부패의 유혹이 넘치는 세태 속에서 국민을 위해 봉사해야 하는 공직자는 더욱더 청렴하고 투철한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 몇몇 부패한 공직자들의 비뚤어진 생활태도는 다른 공직자는 물론이고 일반국민들까지 분노케 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공직사회가 부패하면 이는 일반사회까지 반드시 오염되기 때문이다. 공직자가 되어서 지켜야 할 덕목이 있고, 특히 청렴하게 공익을 위해서 일을 해나가는데 있어서 어렵고 힘든 점도 많이 있겠지만 요즘같이 부패의 유혹이 많은 공직사회 구조 속에서 가장 중요한 공직자들의 소명이야말로 청렴한 사회, 깨끗한 공직사회를 건설해야 한다는 책임의식을 가지고 노력하면서 꿋꿋이 실천해야 할 것이다. 한인교 경기도청 조사담당관실

[기고] 뷰티산업은 내수진작과 일자리 창출 기여

뷰티산업이란 인체를 건강하고 아름답게 관리하는 서비스와 이와 연관된 제조업을 일컫는 말이다. 내가 뷰티업계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해 대한민국뷰티디자인엑스포의 책임을 맡고 부터다. 올해 4회째를 맞이하는 이 행사는 경기도가 전적으로 주관하던 관주도에서 지난해부터는 뷰티인들이 직접 경험과 창의력을 발휘하여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민주도 방식으로 전환했다. 그 결과, 한국의 미래 성장동력으로서 뷰티산업의 잠재력을 확실히 각인시켜 주었고 뷰티인들의 열정과 기량을 한껏 발산하고 드높이는 성과를 냈다. 뷰티산업은 그동안 베일 속에 감춰진 진주였다. 세계적 추세인 노령화와 여권신장, 안티에이징 (anti-aging, 抗老化)과 웰빙의 욕구가 커지면서 뷰티산업에 대한 관심이 커져가고 있다. 특히 한국의 경우 K-Pop과 한류 열풍으로 인해 Beauty 한류 바람이 불고 있어 한국의 뷰티산업이 고속 성장의 호기를 맞고 있다. 화장품의 경우 중국 및 일본관광객의 쇼핑 1위 품목이고 이들의 상당수가 미용서비스를 이용하며, 또한 동남아 각지에서 미용기술을 배우기 위해 한국을 찾는 젊은이들도 크게 늘어가는 추세이다. 헤어, 네일아트, 메이크업 등의 뷰티서비스업은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젊은 층의 진출이 용이하다. 또한 작업의 동선이 짧아 장애인의 취업도 가능하다. 최근 국내 경제 이슈가 되고 있는 일자리 창출과 내수 진작의 새로운 대안이며 특히 외국인 뷰티관광객이 많이 찾고 뷰티인프라가 집중되어 있는 수도권의 전략산업이 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최근 나는 두 가지의 고무적인 체험을 했다. 첫째는 지난 8월1일부터 3일까지 중국 시안(西安)에서 개최된 중국 미용인대회 및 시안 미용박람회에 한국미용산업협회장을 비롯한 10여명의 미용단체 대표들과 함께 10월12일부터 14일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대한민국뷰티디자인엑스포의 홍보 사절단으로 참가한 일이다. 이분들이 휴가도 마다하고 자비를 들여 참여한 것도 감사한 일이지만 35도를 넘는 무더위 속에서 한복을 입고 비지땀을 흘리며 홍보활동을 벌이는 헌신적인 모습을 보면서 무엇으로 보답할 수 있을지에 대한 깊고 진지한 고민을 했다. 나 또한 중국미용대회에서 5분간의 발표를 할 수 있는 행운이 주어져 한국뷰티산업의 우수성과 한중간의 교류협력을 역설했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로 이번 경기도 주관 행사에 300여명의 중국 미용업계 인사들이 참가한다. 이들의 방문으로 2012년 4회 대한민국뷰티디자인엑스포는 국내의 범주를 넘어 국제적인 행사로 도약하게 된다. 또 하나의 고무적인 일은 경기도의회가 경기도 뷰티산업진흥조례를 제정 중에 있다는 것이다. 뷰티산업이 한국의 브랜드제고와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효과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관련 법률과 전문기관이 없는 실정이다. 지난해에 미용단체 대표들과 함께 국회를 수차례 방문, 뷰티산업진흥 법률 제정을 호소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에 경기도가 뷰티산업을 발전시키고 법률제정의 씨앗역할을 할 수 있도록 조례 제정(경기도뷰티산업진흥조례)을 의회에 건의하였는데 해당 상임위원회 여야 의원 모두 뷰티산업의 중요성에 동의하고 의원 입법을 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이다. 이 조례에는 뷰티테마단지 육성, 뷰티산업진흥센터 설치 등의 내용이 담겨져 있다. 설치 조례제정을 위한 공감대 확산과 의견수렴을 위해 지난 9월27일 경기도와 경기도의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뷰티산업 포럼에는 많은 뷰티인들과 학생들이 참가하여 열띤 토론을 벌이는 등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비록 국가 법률이 아닌 지방의 자치법규의 형태지만 이 조례가 제정되면 국내 최초의 뷰티관련 법령으로서의 의미가 있을 뿐만 아니라 경기도가 본격적으로 한국의 미용산업 진흥을 선도할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세정 경기도 디자인총괄추진단장

[기고] 교육정의 찾는 ‘김상곤의 교육 편지’

25년 교직생활 동안 내 자신에게 묻는 질문은 참된 교육이란 무엇일까?는 교육정의 (敎育正義)였다. 교육열 높기로 세계 최고인 우리 사회가 모든 희생 감수하며 자녀교육에 투자하는데 왜 희망보다는 고민이 많은 걸까? 이런 회의에 김상곤의 교육편지는 그 답을 찾는 단초가 되었다. 서언 부분의 부모님, 나의 청춘편은 불의에 저항하며 시대 아픔을 함께 한 교육감의 삶의 과정이 실려 있다. 서슬 푸른 70년대 시국에서 반정부 시위 주모자로 표적돼가다 중앙정보부에 연행돼 혹독한 신체적 고문을 받고 아픈 생채기 트라우마 안고 살아가는 교육감이다. 그 후 교수로 재직하다 교육개혁에 대한 신념으로 기적에 가까운 교육감 당선에 이르기까지의 인생역정이 잔잔한 감동을 주었기 때문이다. 어느 누가 교육감 한 사람 바뀜으로서 이렇게 많은 교육 변화의 바람을 휘몰아치게 할 수 있는지 감히 생각이나 했겠는가. 교육감 직무에 별반 관심 없던 대중들에게 교육혁신 아젠더로 줄기차게 설득하여 온 그 이면 힘의 정체는 무엇일까? 김 교육감의 교육소통 물꼬트기는 그가 공들인 무상급식, 인권조례, 혁신학교 등의 교육계 뜨거운 화두가 되었던 핵심 정책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실제 교육감은 제도적 해결책을 마련하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무상급식의 경우 한 때 좌파 포풀리즘이라는 비난의 표적이 되어 서울시장의 무상급식 주민투표 발의까지 불러왔으나 전면 현실화 단계에 이르렀다. 또 경기도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인권만 소중하고 교권은 소홀히 해도 되는가라는 일부 비판도 있었지만 교권 없이는 학생 인권도 존중될 수 없다는 신념으로 최근 전국 최초로 교권보호지원센터를 개설함으로써 상호 존중의 학교문화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런 교육감의 교육철학 이면에 헌신적인 선생님이 있었음은 물론이다. 이무겸 선생님! 추억만으로 가슴 한편이 따뜻해지는 은혜로운 이름이다. 우리를 대하시던 그 분의 눈빛, 표정, 손길이 이리도 생생하다. 내 유년의 마지막은 그 분으로 인해 축복의 기억이 되었다. 그래서일까? 김상곤 교육감 역시 교육의 질이 교사의 질을 넘을 수 없다는 평범한 말을 되뇌이며 평범하기에 더욱 진리에 가깝다고 역설한다. 즉, 새로운 교육방법과 기술은 교육을 보완할 뿐이지 결코 교사의 인격과 교감 능력을 대체하지 못하기에, 최고의 교육혁신은 훌륭한 품성과 능력을 지닌 교사들이 집단지성을 발휘하면서 혁신주체로 서는 것이라고 당부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아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지고 꿈을 키워주기 위해 온 몸으로 아이들과 함께 부대끼는 수많은 이무겸 선생님들이 교단에서 땀과 눈물을 흘리고 있음에 감사하며, 작금의 교육현실이 암담하더라도 역사는 결국 진보할 수 밖에 없기에 그 길의 개척자로서 자신을 비롯한 학교 모든 구성원들이 손을 맞잡고 함께 나아가자고 호소하고 있다. 요즘 학교폭력 학생부 기재를 두고 교과부와 경기도교육청 간 갈등이 뜨겁다. 훈령을 따르지 않으면 징계하겠다는 교과부와 심각한 인권침해 소지를 우려하여 합의점 도출시까지 유보하자는 김교육감의 입장 차이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지시 거부의 댓가로 교과부의 특별감사에 교육감은 항의 표시로 400시간 퇴근 없는 연속 근무를 강행했다. 나 역시 폭력을 이기는 것은 결국 평화와 사랑의 힘임에 공감한다. 그 대안을 평화교육에서 찾고 있는데 안타까운 것은 교육효과는 누군가 씨를 뿌렸다면 상당한 시간이 경과한 후에 나타난다는 사실이다. 이제 그 씨 뿌림을 자처한 김교육감의 혁신교육이 어떤 모습으로 결실을 맺어 나갈지 조금 더 인내하며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그 결실을 위해 경기교육의 모든 구성원들이 함께 노력해야함은 물론이다. 최 동 호 경기도교육연구원 교육연구사

[기고] 호국보훈의 불꽃 활활 타오르길

올해는 광복 67주년, 625전쟁이 발발한지 62주년이 되는 해다. 세월 만큼이나 우리는 점점 우리의 아픈 기억들을 잊어가고 있는 듯 하다. 그리고 앞으로 더 많은 시간이 흘러갈수록 점점 더 잊혀질 것이 분명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그 아픈 역사를 잊지 말아야 하고, 대한민국의 독립과 자유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영령들을 더더욱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의 역사에서 보면 통일신라 상사서, 고려 고공사, 조선 충훈부 설치등 국운이 융성한 시기에는 보훈을 중시했다. 국가보훈은 국가의 존립에 크나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그런 사실을 잘 알지 못하는 것 같다. 또한 보훈의 중요성에 비해 보훈처의 위상 또한 타부처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있다. 보훈 예산규모 및 행정대상은 증가하고 있으나 보훈정책의 중요성에 대한 낮은 인식으로 보훈정책이 상대적으로 후퇴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현재 보훈대상자는 15만명에서 점차 확대돼 오늘날 208만명을 웃도는 수준에 이르렀다. 보훈대상자 외에도 제대군인(의무복무자 포함) 지원 등 보훈업무가 확대되고 있고 재향군인회등 호국보훈단체까지 포함하면 그 대상자는 무려 1천만명을 넘어선다. 당연히 그에 걸맞는 예우와 보상이 이뤄져야 함은 두말 할 것도 없을 것이다. 보훈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국가보훈처에서는 625전쟁의 폐허를 극복하고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이룬 대한민국의 자랑스런 역사를 계승하고, 분단 상황에서 국민의 나라사랑 정신을 고취하고 나라를 위해 희생공헌한 국가유공자를 추모하는 공간을 마련하고자 호국보훈의 불꽃 조형물을 건립중에 있다. 그런 호국보훈의 불꽃은 누구나가 쉽게 찾아볼수 있고, 일상생활 속에서도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릴 수 있는 장소가 최적임은 두말 할 것도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추모시설이 대부분 전적지인 산악지역에 조성돼 있어 일상생활 속에서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지 않은 채 외롭게 서 있는 경우가 많다. 캐나다 오타와 의사당 및 토론토의 시청광장, 프랑스 파리 개선문, 네덜란드 헤이그 평화광장 등 외국에서도 많은 국민들이 자주 찾는 장소에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꽃이 건립돼 있다 대국민 설문조사를 통해 호국보훈의 불꽃 기념물 건립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61.1%나 됐고, 적합한 부지로는 광화문 광장을 꼽은 응답이 가장 많았다고 한다. 광화문 광장은 수도인 서울의 중심이고, 우리 역사의 아픔과 기쁨이 함께 공존한 곳이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현재 광화문 광장에는 세종대왕이나 이순신 장군 동상 등 조선시대 관련 인물시설이 있을 뿐 근현대사를 조명할 수 있는 상징성 있는 시설이 없다. 관계기관의 협조와 국민들의 관심과 참여 속에 호국보훈의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꽃이 광화문에 꼭 건립돼 활활 타오르길 보훈 가족의 한사람이자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바란다. 최돈량 인천보훈지청 보훈과

[기고] 경쟁력은 열정을 먹고 자란다

창의적인 아이디어,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유연함, 그리고 열정을 갖춘 리더는 조직의 운명을 가름하는 핵심 자원이다. 제프 이멜트 GE그룹 회장은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며 조직성장을 위해 중요한 것은 인재를 육성하고 이를 통해 고유한 조직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라 말한다. GE는 매년 10억 달러(1조원)를 인재교육에 투자하고 고유하고 하나된 조직문화를 만들어 성장 리더(growth leader)로 양성하고 있다. 지방행정연수원 제6기 5급 승진리더과정, 6주간의 교육에서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세상의 변화를 읽어내기 위한 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시간이었다. 또 새로운 만남 후 인연으로 이어지는 인연의 중요성도 얻었다.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체험학습에서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새로운 인연 속에 열정적으로 살거나 살다간 인연을 만났다. 그들의 삶을 통해 열정을 뒤돌아 볼 수 있는 계기였다. 어떤 일에 열렬한 애정을 가지고 열중하는 마음, 이것이 열정이다. 제6기 5급 승진리더과정에서 세 가지의 열정, 리더의 열정, 지역에 대한 열정, 후세에 대한 열정에 대해 생각해 볼 시간을 갖게 만들었다. 리더의 열정, 즐거운 직장분위기 조성은 기업의 인지도를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다. 분임과제로 찾은 광주은행에서 리더의 실천의지, 은행장의 가족친화경영이 직원들의 애사심 증대로 금융권평균 대비 8배나 낮은 퇴사율과 생산성 증대로 이어졌다. 또 금융권 최초 육아휴직 중인 직원 간부 승진과 급여승진보직 등에 남녀 차별 없는 인재 중용 등의 결과이다. 두번째 지역에 대한 열정, 지역주민의 복리증진 및 생활의 향상을 가져온다. 장성아카데미는 1995년 9월 15일 첫 강의가 시작된 이래 전국의 내로라하는 정관학재계 저명인사를 강사로 초청, 16년 동안 총 700회를 운영해 왔다. 또 최근에 개발한 청렴문화 체험교육도 전국 65개 기관에서 133회에 1만 여명이 방문해서 주민소득으로 이어졌다. 교육부터 숙소배정까지 관광가이드처럼 역동성을 보여준 장성군청 직원들의 열정일 것이며 이런 효과가 부여 군수부터 전 직원이 장성을 배우고 갔다. 또 아이들의 간단한 교육에서 출발한 풀무학교 졸업생들이, 대장간의 쇠를 녹이는 화로에 바람을 넣는 장비라는 풀무정신을 바탕으로 유기농을 시작으로 도농교류까지 70여개의 생활협동조합까지 구성했다. 최근에는 협동조합, 사회적, 경제적 방문이 많아 도시-공동체가 함께 할 수 있는 즐거움으로 이어졌고 특히 교육활동이 마을의 특징이 된 충남 홍성군 홍동 마을공동체는 지역주민의 생활향상 및 복리증진으로 나타났다. 세번째는 후세에 대한 열정, 4050이라는 나이는 마무리가 아닌 새로운 시작이다. 625를 거치면서 황폐해진 국토를 안타깝게 여겨, 세상의 웃음거리를 마다않고 1956년부터 21년간 장성군 서삼면 일원에 253만여 그루의 편백나무를 심고 가꿔, 숲의 명예전당에 오른 춘원 임종국 선생이다. 또 아시아에서 최초, 세계에서 열두 번째로 세계수목원협회에서 인증하는 세계의 아름다운 천리포수목원, 1979년 한국인으로 귀화한 민병갈(Carl Ferris Miller) 설립자는 38년간 결혼도 않고 식물전문가도 아니지만 오로지 식물에 대한 열정으로 미래 세대, 후세를 위해 열정을 넣었다. 리더의 열정, 지역에 대한 열정, 후세에 대한 열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었다. 40, 50 이라는 숫자는 끝, 마무리가 아니라 새로운 시작, 열정을 불어 넣는 것이었다. 6주간의 교육에서 배운 것을 의미 있는 가치로 만드는데도 열정이 필요하며 경쟁력은 열정을 먹고 자란다. 도연수경기도청 자치행정국

[기고] 자라섬으로 떠나는 재즈여행

올해에도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대한민국 우수축제로 선정된 우리나라 최고의 음악페스티벌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이 12일부터 14일까지 3일간 자라섬과 가평읍 일원에서 개최된다. 올해로 9회째를 맞은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은 1년을 준비하고 1년을 기다리며 1년 동안을 마음을 설레게 하는 국가대표축제다. 예로부터 가평하면 떠오는 대표적인 이미지는 특산물인 잣이다. 그리고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명지산, 화악산, 운악산, 축령산, 유명산 등을 꼽는다. 이들 5개산은 산림청이 지정한 100대 명산이다. 최근에는 수도권 시민들의 발길이 부쩍 늘어난 호명산과 호명호수, 그리고 한여름 휴가지로 유명한 용추계곡, 조무락골, 칼봉산 자연휴양림, 자라섬 오토캠핑장 등이 으뜸일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잣과 산, 계곡은 물론 포도, 사과, 쌀 등 친환경 농특산물과 잣 막걸리, 청평호반을 포함한 가평8경, 자라섬, 재즈, 캠핑, 짚-와이어, 자라섬 씽씽 겨울축제 등 다양한 녹색상품들이 가평을 대표한다. 이토록 가평에 대한 다양한 이미지를 주는 것은 바로 자라섬이 있기 때문이다. 북한강에 떠 있는 자라섬은 동도서도중도남도 등 4개의 섬으로 이뤄져있다. 인근에 위치한 남이섬보다 1.4배가 큰 자라섬은 홍수가 나면 일부가 물에 잠기기 때문에 지난 수십 년간 버려지다시피한 황무지였다. 자라섬은 자라처럼 생긴 자라목이라는 마을이 바라보고 있는 섬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 이름은 1986년에 가평군 지명위원회에서 자라섬으로 명명해 이름을 얻게 되었다. 자라섬이란 지명이 생기기전 사람들은 이 섬을 중국섬이라 불렀다. 중국섬이라 부른 이유는 해방 후 이 섬에서 중국인 몇 사람이 농사를 지었기 때문이다. 이름도 없던 섬에 중국 사람들이 참외나 수박농사를 짓자 사람들의 입에 의해 중국섬이라 불렸던 것이다. 자라섬이 드라마와 꿈이 있는 섬이 되기까지에는 6만여 가평군민의 땀과 지혜가 켜켜이 녹아있다. 이제 자라섬은 재즈마니아에게는 재즈의 섬으로, 캠핑마니아에게는 캠핑의 메카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캠핑장 바로 옆에는 자연생태테마파크 이화원(二和園)도 들어서 새로운 볼거리와 익힘 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화원은 국가간(한국브라질), 지역간(수도권과 지방, 영호남)의 화합을 의미한다. 이화원에는 커피나무, 녹차나무등 열대와 남부지방의 다양한 수목이 종 다양성을 유지해 사계절 그윽하고 청초한 동서양의 자연생태문화를 제공한다. 특히 자라섬은 2010년 12월에 경춘선복선 전철과 올 2월 준고속열차인 itx-청춘이 운행하면서 서울교통중심지인 용산에서 45분이면 닿게 돼 수도권은 물론 영호남지역의 관광휴양객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가평에서의 재즈역사는 2004년부터 시작됐다. 지난 8년간 95만여 명의 관객들이 자라섬을 찾아 매력과 감동, 행복을 안고 갔다.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은 자라섬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하는 축제다. 북한강 물소리, 갈대들의 속삭임, 바람소리 등 자연이 들려주는 교향곡에 초록융단이 펼쳐진 잔디에 자리를 깔고 앉으면 모든 것이 음악이 된다. 재즈를 몰라도 좋다. 자라섬의 모든 공간, 시간, 공기가 이미 음악이기 때문이다. 우리 곁에 성큼 다가온 이 가을, 연인과 친구와 가족 그리고 동료들과 함께 눈과 귀를 즐겁게 할 아홉 번째 재즈여행을 자라섬으로 떠나보시라 권하고 싶다.  박재근 가평군 군정홍보담당

[기고] 위대한 농부들에게 감동 받다

지난 며칠은 나에게 감동과 즐거움의 연속이었다. 경기도 농어민대상 후보자들과의 만남 덕이었다. 계속 이어진 출장 강행으로 몸은 피곤했지만 만나는 사람마다 농업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나를 감동시켰기에 마음만은 풍성한 황금빛 가을 들녘 그 자체였다. 처음 만난 분은 털어서 먼지 하나 안 나올 만큼 깔끔하게 농사를 짓고 계셨다. 작업장, 농기계 정리는 물론 과일 선별장에 있는 포장지까지 대, 중, 소끼리 가지런히 묶여 있는 것을 보고 세상에서 제일 힘들다는 농사를 이렇게 깔끔하게 짓는 분은 도대체 어떤 분일까 궁금했다. 농장에 들어선 순간 또 다른 감동이 밀려왔다. 이 분은 나무를 사람에 비유하여 대화하고, 5년마다 주지, 측지를 갱신하여 좋은 품질의 배가 생산될 수 있도록 과원정리를 하고 있었다. 특히 수확 시 대과비율을 높이기 위해 총 4회에 걸쳐 수확을 하고, 포장작업은 주인장이 직접 하나하나 흔적유무를 따져가며 처음부터 끝까지 선별포장을 마쳐 소비자에게 보낸단다. 이렇게 정성을 들여 재배한 배는 얼마나 맛이 있을까? 궁금했지만 시기가 맞지 않아 맛을 볼 수 없었던 것이 아쉬웠다. 두 번째 감동은 국내에서 최초로 절화 안스리움을 재배하는 농민 분에게 받았다. 농장을 방문했을 때는 허리수술로 인해 다소 불편한 자세가 마음에 걸렸지만 안스리움에 대한 재배법 및 유통방법을 설명하실 때는 전혀 아프지 않은 사람처럼 구석구석을 돌아다니시면서 설명하기 바빴다. 특히 유통분야에서는 남과 다른 차별화방법으로 안스리움 경매 시 최고가를 기록하는 방법을 귀띔해줬는데, 유통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일부 시장에서는 지금도 속칭 속박이라고 해서 소비자를 실망시키는 부분이 있는데 나에게 알려준 경매 최고가의 비법은 바로 상품 출하 시 포장 과정 중에 상처가 발생한 것은 상처난 것이라고 따로 표기하여 일반 상품과는 차별되게 유통하여 중도매인이 믿고 살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었다. 소비자는 물론 중간 유통 경매상도 배려하는 것, 아무나 쉽게 흉내 내기 어려운 일이다. 소비자뿐만 아니라 나와 관계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베푸는 것이 함께 살아가는 것이라는 그 분의 목소리가 아직도 귀에 쟁쟁하다. 처음에는 농어민대상 후보자들을 어떻게 평가할까? 어떻게 점수를 부여할까, 고민이 많았는데 지금은 나에게 있어 1등과 2등은 중요하지가 않다. 모든 사람들이 다 1등이기 때문이다. 과수, 화훼분야에서 최고로 꼽히는 후보자들은 한결같이 겸손하고 이웃하고 벗하면서 어려운 농가를 위해 솔선수범하여 선진기술을 전수하는 마음 따뜻한 사람들이었다. 후보자들을 만나는 동안 내가 왜 그렇게 작아지는 느낌인지, 부끄러워 빨리 자리를 뜨고 싶을 때도 여러 번 있었다. 큰 깨달음을 준 농어민 대상 후보자들에게 감사하며, 앞으로도 해당 분야의 최고로 남아주길 간절히 기원한다. 배소영 경기도청 친환경농업과 주무관

[기고] 4대강 사업 이대로 놔둬도 좋은가?

국토부가 2012년까지 1천150억원을 투입해 4대강을 IT기술을 접목한 스마트리버로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4대강 정비사업이 환경복원의 전환점이 될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간 4대강 개발 사업을 놓고 많은 사람들이 토목건축공사 위주의 개발은 아닌지, 안전한 수질관리가 이뤄지고 있음을 무엇으로 보여줄 것인지 등 우려를 표명했다. 인류가 살아가는데 있어 땅과 하늘이 있다면 맑은 물은 사람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필수 요소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4대강 정비사업은 자연 친화적 생태환경 조성과 맑은 물 보장을 위한 대책이 필연적으로 이뤄졌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이 상대적으로 등한시 돼 많은 전문가들로부터 질타를 받아 온 것이 사실이다. 지난 1991년 낙동강 페놀유입 사고시 물벼룩 감시방법 등에 의한 실시간 작동이 안되어 식수원이 오염된 사고가 발생한 것을 비롯해 그동안 크고 작은 사고들이 100여건 발생해 왔다. 하지만, 이제 정보통신IT와 생명공학기술BT, 환경기술ET가 융합된 최첨단기술의 발광미생물 기법과 감지센서 등에 의해 실시간 모니터링과 위기관리가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간과한다면 역사적인 과업에 오점을 남기는 일이 되지 않을까? 경기도에는 비단, 4대강이 아니더라도 1급수, 2급수 등의 하천, 정취수장, 하폐수처리장, 북한 유입 강물, 군부대 및 공장지대 하천 등 많은 물 환경을 갖고 있다. 도는 이러한 재난방지와 오염사고 방지를 위해 최첨단의 신뢰성있는 실시간 예경보시스템을 구축해 나아가고 있으며, 수질통합모니터링과 u-에코환경조성 등 첨단 재난안전관리 시스템을 검토해 오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추진 의지가 약해지자 지자체 마저도 지지부진해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제부터라도 스마트리버 7대 추진방안을 검토해 4대강 살리기와 물관리, 아름다운 경관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을 점검해 보자. 먼저, 큰 본류인 4대강에 유입되는 지천의 안전한 물관리와 오염여부의 확인이 실시간으로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 지천의 신속한 오염판단과 방지를 위한 측정관리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하천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다양한 종류의 센서 데이터를 취득하고 분석, 판단해 경보와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발광미생물 등을 이용한 생물오염경보와 종합모니터링시스템 구축이 절실하다. 또한, 첨단 하폐수처리장치가 필요하다. 둘째, 4대강의 u-Eco 수변공간과 생태환경 조성이 이뤄져야 한다. 하수처리장 등 4대강 유역의 수질, 대기, 생태계, 환경을 유지개선하고, 회복시키는 녹색성장 물 자연정화 고도처리기술이 필요하다. 이를 주민의 휴식공간이나 생태학습장, 견학지 등으로 긴요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반영해야 한다. 셋째, 4대강 환경감시와 하천제방 등 제반시설물의 과학적인 관리가 요구된다. 필요한 장소에 유비쿼터스 센서(US)들을 설치해 시설물과 제방둑, 홍수 등에 대한 예경보와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한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넷째, 현재 하천 등의 수질오염에 대한 사전 감시체계가 미흡하고, 각기 분야별, 지역별로 따로 시스템이 구축되고 있어, 이들 서비스들을 통합한 유비쿼터스IT기반의 통합서비스플랫폼 구축으로 통합적인 스마트 사회안전망을 확보해야 한다. 그동안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한 4대강 사업이 극히 일부의 ICT (정보통신기술) 예산을 아끼려다 전체를 그르치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왕 엄청난 예산을 투입한 4대강 사업이니만큼 첨단 ICT기술을 적용, 제2의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 갈 수 있길 기원해 본다. 양재수 단국대 정보미디어대학원 주임교수

[기고] 경기도 보육정책은 진화 중

무상보육이 올해 초부터 이슈가 되고 있다. 지자체는 재원 부족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보육대상을 두고도 뒷말이 많다. 그런데 무상보육과 같은 재원지원만이 부모의 육아 어려움을 지원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고 본다. 부모는 보육료 지원이 아니라 믿고 맡길 수 있는 곳, 즉 다양화된 보육정책을 선호한다. 경기도는 이런 면에서 모델이 될 만한 정책을 선보여 왔다. 경기도는 다양화되고 있는 근로형태로 인한 노동자의 육아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전국 최초로 24시간으로 운영하는 이천 아미어린이집을 설립했으며, 부모의 이용만족도가 높아 전국적으로 우수사례로 뽑히고 있다. 여기에 세계 최초로 보육교사가 영아집에 찾아가 돌보는 가정보육교사 제도를 2009년부터 실행해 왔다. 이 제도가 우리나라 저출산 해결을 위한 일, 가정 양립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는 어린이집 지원정책 위주의 보육에서, 영아의 경우 너무 어려서 혹은 안전우려 등으로 어린이집을 이용 못하는 현실을 포착한 틈새보육을 실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영아케어를 위한 영아 1명당 교사의 비율을 3명에서 2명으로 개선하여 운영하고 있는 0세아 전용시설 또한 그러하다. 마지막으로 어린이집을 이용하지 않고 있는 아이와 부모가 함께 체계적인 놀이 활동과 교육, 전문상담을 통한 육아지원 등을 위해 공공기관의 유휴공간을 활용한 새로운 보육공간을 설치하고 있는 중이며 각 시군 자체적으로도 셋째 아이 보육료 지원 등 다양한 특수시책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보육정책과 더불어 부모가 원하는 보육품질을 위해서는 어린이집의 투명성과 보육의 경쟁력, 두 요소가 보다 확립되어야 부모가 원하는 믿고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 그리고 아이키우기 좋은 경기도를 만들어 갈 수 있다. 먼저 투명성문제다. 어린이집의 모든 운영 그리고 수입지출내역이 보육관련 시스템에 개방되면 수요자가 원하는 어린이집 운영방향으로 올바르게 운영할 수 있는 수단으로 작용하게 된다. 특별활동비, 현장학습 등 예산현황의 올바른 공개 그 자체만으로도 이용자인 고객은 그 어린이집을 생산적으로 더욱 바라볼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경쟁력이다. 보육종사자의 영유아의 보육내용에 대한 알찬 운영을 말한다. 어린이집 운영시간동안 오후 늦게 남아 있는 아이를 어떤 교육으로 보다 체계적인 교육을 실시할까? 이 아이는 이 분야에 대한 교육이 보완되어야 하니 아이 특성에 맞게끔 교사로서의 교육활동을 어떻게 전개해 나갈까? 이러한 경쟁력은 이용자의 신뢰감에 높은 영향을 미친다. 어쩔 수 없이 부모가 저녁 6시에 퇴근해서 7시에 어린이집에 왔을 때도 보육교직원의 교육장면을 보았을 때 그리고 부모에게 아이특성에 맞게 실시한 교육내용을 알려주었을 때, 부모는 안심하고 믿고 맡길 수 있는 곳이라 보다 더 인식할 것이다. 어느 주체의 일방적인 요구주장이 아니라 보육교직원, 행정기관, 어린이집 이용자인 부모와 아이, 이렇게 세 주체의 균형적인 조화가 이루어져야 비로소 올바르고 알찬 보육이 실현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창조적이고 균형적인 보육정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어린이집 운영의 발전적인 개선과 공급자, 수요자간 균형적 소통과 어린이집을 이용하지 않는 영유아와 부모를 위한 정책, 그리고 부모의 근로형태 등에 맞는 보육정책의 다양화가 이뤄져야 한다. 다행히 지금 경기도는 이러한 방향을 향해 제약된 정책환경 속에서도 일-가정 양립을 위하여 진취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박재철 경기도청 보육정책과 사무관

[기고] 추석! 이보다 더 좋은 선물이 있을까?

우리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이 성큼 다가왔다. 명절하면 우선 곱게 한복을 차려입고 말끔하게 벌초가 끝난 조상님의 묘소 앞에서 아들, 며느리, 손자, 손녀 온가족이 함께 모여 정성스럽게 성묘하는 광경이 아름답게 떠오른다. 추석 한가위는 농부가 한해 농사를 마무리하고 오곡을 수확하는 일 년 중 가장 풍성한 시기다. 그래서인지 가을밭에 나가면 가난한 친정 가는 것 보다 낫다라는 옛말이 있다. 추석 명절 모처럼 온 가족이 한데 모여 오손도손 이야기꽃을 피우고 이웃 친지들과 그 동안 전하지 못한 안부나 소식을 전하며 송편을 나누고 못다 했던 정을 나누기도 한다. 해마다 추석이 기다려지는 이유도 이러한 연유 때문이다. 그러나 올 추석은 계속되는 태풍피해와 물가상승, 경기위축 등으로 여느 추석 때보다 우리사회 전반적으로 어려움이 많아 명절보내기가 여간 녹록치 않아 보인다. 최근의 경제상황을 보더라도 올해 우리경제 성장률을 3.6%로 낙관했던 KDI가 불과 넉 달 만에 2.5%로 대폭 내려 잡았고 국내외적으로 건설업분야에서 크게 인정을 받고 있는 S그룹 역시 연말까지 임원의 절반과 직원 30%를 감원하기로 하는 등 IMF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느낌이다. 더구나 올해는 산바와 볼라벤 등 대형태풍 3개가 연이어 한반도를 강타해 추석 성수기를 앞둔 과일농가와 어민들에게 큰 시름을 더해 주고 있다. 하지만 우리 국민들은 오랜 기간 동안 이러한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희망을 담보해나가는 과정의 하나로 자식에게 투자하는 희망 투자를 게을리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전쟁의 폐허를 딛고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넘어 조선업과 IT분야에서 세계최고 수준을 달성한 위대한 대한민국이지만 50~60년 전 먹을 것조차 없었던 시절, 많게는 예닐곱 명에서부터 적게는 네다섯 명까지 많은 형제자매를 낳아 기르고 비록 나는 못 배웠지만 자식만큼은 끝까지 가르치겠다는 우리 부모들의 헌신적인 자식사랑과 교육열이 없었다면 지금의 성장은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최근 우리나라 출산실태를 보면, 과거 70년대 한국여성이 평생 동안 낳은 평균 아이수가 4.53명인데 반해 지난해에는 1.24명으로 무려 3.29명이나 아이를 덜 낳고 있어 이러한 추세라면 20~30년 후에는 우리 주변에서 어린아이 울음소리를 듣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국가적 기초자원인 인구 감소는 결국 장래에 사회문화적, 경제적 파급 문제로 이어져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주요 원인이 될 것이다. 또한 출산을 주도해 왔던 20세에서 24세의 한국여성 미혼비율이 과거 70년대 57.2%에서 2010년도 96%까지 급상승됐고, 초혼 평균연령 역시 23세에서 29세로 대폭 늦춰진 점 또한 장래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보여주고 있다. 더욱이 요즘 들어 핵가족으로 인한 가정교육과 전통적 가족문화가 약화되어 도덕성을 상실한 가정폭력성폭력 등이 급증하고 있는 추세여서 저출산 문제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된다. 이러한 저출산 문제는 정부나 지자체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가정과 학교, 직장 등 사회 전체가 한뜻으로 결집되어져야 하고 무엇보다도 먼저 최근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고 있는삼포세대들의 개인주의적 가치관 변화를 이끌어 낼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이 세상에 손자, 손녀의 재롱을 바라보는 가족들의 시선만큼 따뜻한 것이 있을까? 새로 태어난 손주를 안고 가는 가족의 모습, 이보다 더 훌륭한 명절 선물이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조광오 경기도 여성가족과장

[기고] 수급 불균형 무·배추, 전용산지유통센터가 답

농작물은 기후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가뭄과 폭우, 폭염 등 기후와 환경에 따라 작물의 생육이 달라지고 농산물 가격도 변한다. 이는 몇몇 특정 품목이 아닌 농작물 전반의 문제로, 특히 가뭄이나 태풍 등 대규모 자연재해는 인력으로 조절하기도 어려워 때론 농산물 수급에 심각한 불균형이 초래되기도 한다. 이렇듯 자연재해의 영향을 많이 받는 농산물은 공산품과 달라 조금만 모자라도 가격이 폭등하고, 조금만 더 생산돼도 가격이 폭락해 농업인들이 애써 지은 농사를 갈아엎는 상황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수급 불균형에 따른 시장 불안정은 기후 뿐 아니라 저장이나 유통 상의 문제 등 농업이 가진 특수성과도 연관이 있다. 농산물은 공산품과 달리 장기 저장이 힘들고 일정 시간의 생육기간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공급량 조절도 쉽지 않은 것이다. 여기에 일부 유통의 문제까지 겹쳐 어려움이 더해지기도 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우리나라는 매년 농산물 가격이 폭등과 폭락을 거듭해왔다. 특히 김치의 주재료인 배추는 해마다 극심한 가격 파동에 시달려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2010년의 평균 배추가격은 포기당 3천989원이었으나, 9월 하순 평균 가격이 1만1천228원으로 연 평균의 2.8배에 달하자 급기야 중국산 배추를 수입하기도 했었다. 이러한 현상은 거의 매년 반복돼 2011년과 금년 5월에도 가격 상승이 있었으며, 향후 기후변화에 따라 다가오는 김장철에도 또 한 번 파동을 겪게 될지도 모른다. 실정이 이렇다보니 농가는 물론 농업단체와 중앙정부 및 지자체 등에서도 배추 파동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왔다. 과거 가정에서는 초겨울에 김장용 배추를 땅에 묻어 봄까지 저장해두고 먹었었다. 하지만 요즘은 저장기술과 가공기술이 발달해 굳이 땅에 묻지 않아도 오래도록 보관이 가능해졌다. 더군다나 배추 가격이 쌀 때 사서 저장해뒀다가 가격이 오를 때 대량으로 방출해 가격을 조절하고 있기도 하다. 농림수산식품부가 추진하고 있는 무배추 전용 산지유통센터가 바로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는 곳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무배추 전용 산지유통센터를 활용해 이들 품목의 가격이 하락할 때 구매해 저장했다가, 상승하면 도매시장을 통해 방출함으로써 가격을 조절하겠다는 계획을 수립시행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전국에 걸친 산지유통센터 건립 지원도 확대해나가고 있다. 무배추 등 농산물 산지유통센터의 성공적 정착은 생산자인 농업인은 물론 소비자들까지 만족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더 나아가 이러한 시설과 기술의 발달은 무배추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농산물의 저장 및 가공에도 적용돼 농산물 시장 안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친환경 농법을 이용한 근교농업과 첨단 과학농업으로 농업의 미래를 열어가는 경기도에 이 같은 농산물 전문유통센터가 들어서야 함은 물론이다. 특히 수도권 2천 500만 인구의 식탁을 책임지고 있는 막중한 위치를 생각할 때 농산물 수급 및 가격 안정을 위한 이러한 시설의 적극적인 도입과 건립 지원을 유도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쏟아 부어야 할 것이다. 원익재 경기도 농식품유통과

[기고] ‘인명피해 제로화’ 도전에 성공하다

올해는 태풍과 집중호우, 폭염 등 다른 어느 해보다 기상이변이 심했다. 경기도에도 볼라벤 등 4차례의 태풍이 지나가고, 8회의 집중호우와 유사 이래 가장 극심했던 18일간의 폭염 등으로 고통을 겪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단 한명의 사망사고 없이 재난을 무사히 넘겼다. 경기도의 인명피해 제로화 도전이 성공을 거둔 것이다. 경기도는 지난해 7월 집중호우때 산사태와 하천범람 등으로 39명의 소중한 생명을 잃었고, 공공시설 및 사유재산이 3천억여원 피해를 입어 복구 비용만 6천억원이 투입됐다. 이에 금년에는 집중호우나 태풍 등에 의한 재산피해는 어쩔 수 없다 해도 인명피해 만큼은 막아보자는 목표 하에 인명피해 제로화에 도전했다. 그리고 새해 벽두부터 수해복구 공사와 재해예방사업의 조기완공, 재난 예경보시스템 확충, 인명피해 우려지역 특별관리 등에 중점을 두고 재난방재업무를 추진했다. 지난해 수해복구 사업장 4천595개소와 금년도 재해예방 사업장 27개소에 대한 조기준공을 위해 수시로 대책회의를 열고, 주요사업장 현장점검 등을 통해 6월말까지 대부분 사업을 완공했다. 특히 올해는 피해시설물의 사후복구에서 위험시설물에 대한 사전 예방사업 추진으로 재난관리 체계의 패러다임을 전환했다. 우선 재난 취약요인을 제거하기 위해 道재난관리기금 762억원, 시군비 415억원 등 총 1천177억원을 선제적 재해예방사업에 과감히 투자했다. 또 매년 15억원을 투자해 56개소의 재난 예경보시설을 확충해 왔던 것을 올해는 규모를 대폭 확대해 36억원을 추가 투입, 166개소의 예경보시설을 지난 6월말까지 완료했다. 여름철 집중호우로 산간계곡에서 갑자기 불어나는 물에 의한 인명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지난 7월 행락객이 많이 모이는 가평천 백둔교 계곡에서 예경보시설 작동과 함께 현장대피 구조훈련도 실시했다. 평소에는 위험하지 않은 세월교, 징검다리, 유원지, 산간계곡 등이 집중호우로 인해 하천수위가 올라가면 위험지역으로 돌변하는 인명피해 우려지역 175개소에 대해 공무원과 통리장, 자율방재단을 현장책임자로 지정해 순찰활동, 출입통제, 주민대피 등 현장상황에 신속 대처할 수 있도록 임무와 권한을 부여했다. 이와 함께 도의 시군 담당 과장들로 현장상황 지원반을 편성해 재해에 취약한 지역을 미리 점검하게 하는 등 2중 3중으로 대비했으며, 산간농어촌 등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는 재해위험시설에 대해서는 시군 지역 자율방재단이 사전에 위험요인을 예찰하고 즉각 조치토록 했다. 그 외에도 올 1월 전국 최초로 기상정책자문관 제도를 도입, 사전에 시군별 상세 기상정보를 분석 전파해 일선에서 사전조치를 취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줬다. 또한 예비특보 단계부터 재난대책본부를 선제적으로 가동해 일선 시군의 사전대비 상황을 세세히 점검하고 대응했다. 7월과 8월 폭염과 태풍을 겪으면서 도는 기존의 태풍대비 매뉴얼을 도시, 농촌, 어촌, 산간지역으로 세분화해 제16호 태풍 산바 내습시 5천부의 홍보책자를 제작 배포했다. 또한 도 및 시군의 홈페이지와 SNS, 버스정류장 홍보전광판(BIT), G버스 TV, 지역유선방송 등 도민의 접근이 용이한 각종 매체를 통해 예방을 위한 홍보를 강화했다. 경기도는 도와 시군에서 자체적으로 개선이 가능한 단기과제인 태풍발생 대비 옥외광고물 점검 매뉴얼 등 6건을 이미 개선했거나 오는 10월말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장기 과제로 태풍 볼라벤 때 문제가 됐던 교회 첨탑과 같은 공작물 안전대책 등 태풍관련 6개 항목과 폭염관련 7개 항목 등 13개 항목은 법령이나 지침 개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행정안전부와 국토해양부 등에 법령 개정을 건의했다. 여름철 자연재난에 대한 철저한 대비로 인명피해 제로화는 물론 재산피해도 예년보다 훨씬 적었던 것에 보람을 느낀다. 시군 및 유관 기관, 도민 여러분의 협조가 있어 가능한 일이었기에 깊이 감사 드린다. 홍 덕 표 경기도 재난대책담당관

[기고] 공감능력 길러주어야

세계적인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의 공감의 시대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공감능력이 힘을 발휘하는 시대가 오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이 책에서 공감이란, 다른 사람이 겪는 고통의 정서적 상태로 들어가 이를 자신의 고통인 것처럼 느끼는 것을 뜻한다. 비슷한 말인 동정(sympathy)이 소극적이라면, 공감(empathy)은 적극적으로 상대방을 포용해 고통을 덜어주려는 인간 본연의 감정이다. 이러한 공감의 감성은 여성, 어린이, 노약자, 소수민족, 저소득층, 장애자 등에게까지 평등의 손을 뻗게 만들었다. 미래사회는 창의성, 집단지성, 전문성 등의 다양한 능력을 갖춘 인재를 요구하고 있으며, 이외에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것이 공감능력이다. 예를 들어 의사에게는 의학에 대한 전문성이 중요하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며 환자를 이해할 수 있는 공감능력이 있어야 한다. 매일 환자로 북적이는 병원이 있었다. 환자가 많아 오래 기다려야 할 텐데, 왜 이 병원에만 오시나요? 라는 물음에 환자는 이 병원의 의사선생님은 우리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시고 공감해 주시거든요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방송국의 리포터는 현장의 소리를 생생하게 카메라에 담을 수 있어야 하며 인터뷰 대상자를 이해하는 공감능력이 있어야 한다. 무조건 카메라를 들이대고 인터뷰를 시도하기보다 먼저 상대의 마음을 열어 공감대를 형성하고 인터뷰를 시작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교육도 마찬가지다. 가르치기에 앞서 아이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학습동기를 유발하여 스스로 참여하는 배움중심수업이 전개되어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공감의 시대를 통해 우리에게 던져진 어떻게 하면 다음 세대에 더 좋은 세상을 물려줄 수 있을까? 하는 질문에 응답하기 위해서는 아이들에게 공감능력을 길러주는 것이며, 그 방안을 몇 가지 제안해 본다. 첫째, 다양한 역지사지(易地思之) 체험으로 공감능력을 기를 수 있다. 직접이든, 간접이든 많은 체험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면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하며 소통할 수 있다. 둘째, 연극이나 역할극을 통해 공감능력을 기를 수 있다. 어떤 사람이 별명을 부르며 다른 사람을 무시하는 상황을 연극이나 역할극으로 꾸며보고 학생들에게 어떻게 생각하니?의 질문을 하는 것이다. 철수야, 만약 인호가 너한테 돼지라고 별명을 불렀다면 넌 어떤 기분이 들겠니?와 같은 질문은 학생의 생각을 정리하게 하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셋째, 어른들이 먼저 공감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어른들의 공감하는 모습은 아이들에게 공감능력을 길러주는 가장 좋은 기회가 된다. 아이의 말을 경청하며 정말?, 아 그래?, 오~, 저런 등의 공감하는 표현으로 아이의 감정을 지지해 주자. 어른들이 자신의 감정을 경청해 줄 때 다른 사람을 향해서도 공감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인간은 상호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사회적 동물이다.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살아가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공감능력이다. 공감능력이 더불어 행복한 아름다운 세상을 향한 첫걸음이며, 세상을 바꿀 수 있다. 문제는 자기와 비슷한 사람을 만나 공감하기는 쉽지만, 나와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친밀감을 느끼는 적극적인 공감이 필요하다. 서로 다른 인간들의 삶 속에서 삶을 온전히 담아내는 교육으로 우리 아이들에게 공감능력을 길러주어야 한다. 정종민 성남교육지원청 교수학습국장

[기고] 다문화사회 받아들이는 열린 마음

행정안전부가 지난달 발표한 외국인 주민 현황은 우리나라가 본격적으로 다문화 사회로 변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올해 1월 1일 현재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140만 9천577명으로 국내 인구의 2.8%에 달한다. 외국인 주민의 증가는 경제의 세계화 추세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한때는 농촌으로 시집오는 외국인 여성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수도권과 지방공단을 중심으로 외국인 주민이 급증하고 있다. 대표적인 외국인 거주지역인 경기도 안산시 원곡동. 이 지역은 나와는 좋은 인연을 가진 지역이다. 필자가 안산시에 근무할 당시 전국에서 최초로 외국인근로자를 보듬기 위하여 외국인근로자 지원센터를 설치하였다. 요사이는 주말마다 외국인 5만명이 몰리고 있단다. 경남도 거제시 옥포에는 노르웨이 마을이 생겼다. 포천시 소홀읍에는 이슬람사원이 세워져 바야흐로 글로벌 동거시대를 실감케하고 있다. 이제 외국인은 이방인이 아닌 우리 이웃으로 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새마을부녀회원들은 다문화이주여성들의 멘토가 되어 이들이 한국에 잘 정착해 살아갈 수 있도록 친정엄마와 같은 역할로 돕고 있다. 다문화이주여성들이 새마을부녀회 활동에 참여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정부는 다문화 인식 개선 종합대책안을 확정 발표해 2013년부터 다문화 내용이 반영된 유치원 교사용 지도서 및 초중교과서를 보급하기로 하는 등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및 시민사회에서도 이들의 정착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내놓는 등 사회통합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여러 문제점도 있다. 이민정책을 총괄하는 행정조직이 다원화되었을 뿐 아니라 법률도 여러개로 분산돼 체계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있다. 정부에서는 외국인이민자 수용 및 사회통합 관련 업무는 법무부와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등 13개 중앙행정기관이 나누어 담당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부분적으로 주요업무가 중복되고 그 사이에서 예산의 낭비는 물론 효율성도 기대만큼 거두지 못하고 이민정책이 못미치는 곳에서는 사각지대가 생기기도 한다. 정부에서는 다원적인 외국인정책을 심의 조정하는 컨트롤타워로 외국인정책위원회를 만들어 운영 중이나 지난해 감사원의 감사결과에 따르면 이 역시 만족하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통합적이고 체계화된 즉 조정통제역할을 할 정부기관의 대책이 절실한 것이 현실이다. 다문화가족이 우리나라에서 빠른 시일 내에 정착하여 국가구성원으로서 떳떳하게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사회, 경제, 문화 등 모든 분야에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여 체계적으로 관리 발전시켜야 한다. 일부 지역에서 이뤄지고 있는 결혼이주여성 원어민교사와 공무원 임용, 다문화여성들이 운영하는 음식점과 찻집 등도 그러한 노력이라 할 수 있다. 새마을운동중앙회는 현장교육 등 다양한 방법으로 결혼이주여성의 한국정착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성공적으로 정착해 생활하고 있는 결혼이주여성들을 대상으로 다문화가족 새마을운동 전문가 양성교육을 실시했다. 그들이 새마을운동의 전문가가 되어 모국의 발전에 앞장서고 더불어 새마을운동의 지구촌 확산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들은 민간외교관으로서 어떤 이들보다 더 효율적으로 자국에 새마을운동을 알리고 대한민국을 홍보하는 역할을 해낼 것이다. 새마을운동은 결혼이주여성들이 지역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과 함께 부녀회원으로의 영입을 확대하는 등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갈 계획이다. 우리가 인식하든 인식하지 않든 앞으로 우리는 다양한 외국문화와 공존하면서 살아가지 않을 수 없다. 그렇기에 다문화에 대한 정책은 포용과 배려의 자세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일반 국민의 인식이 중요하다. 다문화사회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문화적 다양성을 인정할 줄 아는 마음의 변화 말이다. 한가위를 맞아 이들을 더 따뜻한 마음으로 보듬을 줄 아는 넉넉한 마음을 갖자. 권두현 새마을운동중앙회 사무총장

[기고] 치안 인프라 확충만이 21세기 배트맨 만든다

큰 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치안행정 등 조치를 놓고 경찰에 대한 비난과 화살이 쏟아지는 세태는 이제 익숙하게 받아들여지게 된다. 얼마 전 발생한 나주 어린이 성폭행 사건만 해도 그렇다. 참으로 안타깝고 참담한 사건이다. 통영 아름양 살해사건이 일어난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또다시 초등학생이 희생됐기에 국민들은 경악했다. 우리 아이를 밟지 말라!며 주부 인터넷 시위까지 등장하기에 이르렀고 성범죄 관련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하라며 언론까지 가세했다. 이러한 국민의식과 여론은 강력사건이 터질 때마다 마치 경찰이 요지부동인양 일방적이고 부정적인 시각으로 비쳐온 점은 사실이다. 하지만 필자가 이러한 부정적 시각을 나쁘게만 평하지 않는 이유는 그만큼 경찰에 대한 관심과 비중이 크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다크나이트 3탄이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범죄자들을 잘 알고 있다고 믿었던 배트맨의 신념은 일명 혼돈의 사자라고 불리는 조커가 박살을 내는 바람에 무너지고 정의의 배트맨이 오히려 당하게 되는 이유를 클로즈업시킨 리얼한 스토리와 구성이 흥행 대박을 만드는 요즘 세상이다. 그런데 이 영화가 상영하자마자 미국 콜로라도주 시네마에서 관람객을 향해 무차별 총기를 난사해 20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은 박사과정을 준비하던 학생이었고 다크나이트 조커의 행동을 흉내낸 것이다. 체포 당시 경찰에게 자신이 조커라고까지 했다고 한다. 바로 모방 범죄이자 묻지마 범죄요 증오 범죄 표상이 된 것이다. IT산업의 발달로 범죄가 갈수록 지능화, 첨단화, 국제화 돼가고 초스피드화 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치안이 대체로 안정된 편에 속한다. 하지만 시대 흐름에 범죄의 유형이 날로 난폭해지고 광역화 돼가는 추세를 감안하면 안심할 수 없다고 본다. 최근 성폭력, 학교폭력 등 이른바 치안 수요는 급증하고 있는 반면 인력, 장비, 예산 등 제반 치안 인프라는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우리 경찰의 1인당 담당인구는 501명으로 미국 354명, 영국 380명, 호주 395명, 일본 494명에 비해 열악한 편이다. 국민 1인당 국내총생산(GDP) 대비 치안예산 비율은 0.42%로 선진국에 비해 절반 수준이며 금년도 치안예산은 오히려 감소한 상황에서 112 신고 건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경찰인력 증원은 매년 0.8% 이내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나주사건을 계기로 불심검문이 재개되고 성폭력 전담부서 신설과 아동음란물 소지자 처벌을 강화하기로 했다. 그러나 고도의 지능범죄가 늘고 있고 범죄의 기동화, 광역화 되어가는 현실에서 자체적 인력재배치만 가지고는 효율적 성과는 역부족일 따름이다. 대형 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경찰 때리기나 나무라기 식이 아닌 경찰인력 보강과 노후 장비 교체 등 예산 지원에 한 목소리를 내는 분위기 조성이 어느 때 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연쇄적인 성범죄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는 가운데 급변하는 시대변화에 맞는 21세기 미래경찰에 걸 맞는 치안 인프라 확충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본다. 구장회 인천 부평경찰서장

[기고] 성년후견제도 시행 10여 개월을 앞두고

자녀가 장애를 가지고 태어날 경우 부모는 물론 그 가족이 느끼는 심리적 충격과 부담감은 매우 크다. 자녀를 양육하면서 갖게 되는 어려움과 고통도 문제이지만 부모가 세상을 떠난 뒤 남게 될 장애자녀의 안전과 행복에 대한 염려가 더욱 크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장애자녀보다 하루를 더 살고 싶은 것이 장애인 부모들의 간절한 소망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가 성년후견인제도이다. 2002년부터 장애인부모들의 열망을 기화로 성년후견제도의 필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했으며, 여러 차례 공청회, 토론회 등을 거쳐 드디어 지난 해 12월 성년후견제도의 입법안이 국회를 통과, 오는 2013년 7월 1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에 시행 10여 개월을 앞두고 있는 성년후견제도란 무엇이며, 실효성 있는 제도로 정착되기 위한 과제는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현행 민법의 후견제도는 미성년자에 대한 후견제도와 행위무능력자제도이다. 새로운 개정민법에서는 성년후견, 한정후견, 특정후견 등으로 이용대상자 및 범위를 넓히고, 부드럽고 순화된 용어를 사용하는 3가지 유형의 법정후견제도를 도입하였다. 뿐만 아니라 후견을 받을 사람 스스로가 대리권 수여의 내용을 정한 후견계약제도를 창설하였다. 성년후견인은 피성년후견인의 재산과 신상의 사무를 모두 관리하는 법정대리인에 해당하며 자연인법인 모두 가능하다. 성년후견인이 가지는 법정대리권의 범위에 대해서는 가정법원이 권한의 범위를 정하며, 성년후견인이 중대한 재산권에 준하는 법률행위를 하는 경우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한 성년후견인의 후견사무의 감독을 위해 후견감독인을 선임한다. 위와 같은 내용의 성년후견제도 실시를 앞두고 논의되고 있는 문제점은 첫째, 비용의 문제를 들 수 있다. 일본의 경우는 성년후견제가 저소득 계층의 이용이 힘든 점을 감안해 성년후견제도이용지원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도 성년후견인에게 지급하는 비용을 지방정부에서 부담하고 있다. 저소득층의 피성년후견인의 경우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서 비용을 지원하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 두번째는 성년후견인의 신상보호 업무규정의 명문화문제이다. 그리고 세번째, 성년후견인의 전문성 확보를 위해 전문후견인 양성방안이 필요하다. 넷째 성년후견 서비스의 전달체계 효율성을 위해 유관기관 간 인적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 다섯째 후견인의 자격 중 법인의 경우 후견법인설립 기준이나 운영지침 등과 관련된 구체적 언급이 없어 별도의 법령이나 특별법 제정 등 후속조치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여섯째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 할 가정법원의 인적물적 자원의 확보를 통해 현행 무능력자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10여개월 후면 시행될 성년후견인제도는 발달장애인 당사자뿐만 아니라 언젠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제도이다. 따라서 실효성 있는 제도가 되려면, 국민 모두가 이 제도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도록 국가차원에서의 대대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신상에 대한 후견업무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인권침해 소지를 방지하는 동시에, 피후견인의 자기결정권을 중시하고 그들의 복지를 보충할 수 있는 후견인을 어떻게 양성하고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폭 넓은 교육 커리큘럼 및 관리체계 등도 구축돼야 한다. 오랜 시간을 거쳐 제정된 제도인 만큼 성년후견인제도가 진정한 제도로 정착해 나갈 수 있도록 모두 함께 관심을 기울여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유향금 용인시 장애인부모회장

[기고] 통합의 갈 길

통합, 통합.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서 흔하게 듣는 말이다. 어릴 때부터 통일이라는 말은 많이 들어보았지만, 통합이라는 말은 거의 듣지 못하였는데. 그만큼 우리 사회가 통일보다는 통합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즉 남북의 문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부 갈등을 봉합하는 통합의 문제가 절실하다는 반증이다. 그런데 갈등이 줄어들기보다는 더 심화되는 모양이다. 갈등의 현장을 보자. 어느 점이 통합이 안 되는가? 우선 계층, 이념, 지역, 세대이다. 부자와 가난한 자의 양극화가 커지다가 보니 사회가 벽을 넘을 수 없는 이중 구조로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 이념도 심각하다. 자유민주주의를 합의로 출범한 합법정부임에도 이를 부정하는 집단이 자유만능주의에 입각해 존립하고 있다. 진보와 보수가 아니라 좌와 우의 문제로 변질하고 있다. 세상에는 동서남북이 있다. 단지 땅의 다름일 뿐인데, 지금 우리 사회는 지역에 따라 세상을 보는 눈이 확연히 다르다. 이러한 우려되는 상황을 뒤늦게 인식하고, 현 정부는 대통령 소속의 사회통합위원회를 뒤늦게 발족했다. 대한민국의 고질적 갈등의 문제를 풀어보자는 이야기이다. 혹자는 위원회가 금방이라도 우리 사회의 토착화한 것 같은 갈등을 풀어줄 것으로 기대하였는지 모르지만, 오래 묵은 갈등이 어떻게 한 두 해만에 해결될 수 있겠는가? 무엇보다도 사회지도층을 중심으로 통합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갈등 해소를 위한 대화를 시작하였다는 점에서 성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한다. 사회지도층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뭔가 나눠야 하지 않느냐 하는 도전을 하게 되었다. 진보와 보수가 만날 수 있다는 것을, 종교의 울타리를 넘어서 대화의 모습이 있었다. 특히 세대의 벽을 넘어서 기성세대가 젊은이들과 소통해보겠다는 안쓰러움도 있었다. 적어도 사회통합위원회는 그간 짧은 기간임에도 통합의 씨앗을 뿌렸다고 생각한다. 이제 씨앗에 싹이 솟도록 잘 길러야 한다. 이를 위해서 두 가지를 제언해 본다. 하나는, 위원회의 구성원이 더욱 다양해야 한다. 사회지도층 위주의 구성에서 벗어나 소위 보통사람들도 위원에 포함했으면 한다. 예를 들면, 양복 입은 신사만이 아니라 작업복 입은 노동자도 함께 해야 계층의 통합은 더 널리 퍼질 수 있다. 지역도 마찬가지이다. 지역분과는 지역의 풀뿌리 대표들로 구성되어야 한다. 세대분과도 마찬가지이다. 위원은 청소년부터 노년층까지 골고루 구성되어야 한다. 장년층만이 모여 젊은층과 소통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은 한계가 있다. 아울러 지역협의회 역시 중앙의 4개 분과처럼 계층이념지역세대의 분과를 감안하여 복합적으로 구성해야 활발한 활동을 기대할 수 있다. 통합의 문제는 지역의 현장에서부터 출발해야 지속 가능한 성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통합을 위한 위원들의 자세이다. 통합을 위한 정책을 수립하고, 프로그램을 실행할 때에 역지사지의 정신과 실천이 필요하다. 계층 통합을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열위에 있는 사람이 원하는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해야 한다. 이념에서도 소수 그룹의 이념을 전향적으로 수용해야 소통의 문이 열린다. 지역에서도 낙후된 곳의 발전이 있어야 균형 성장이 가능하고 승수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통합은 우리 역사를 되돌아보아도 지난 시대의 과제일 뿐 아니라, 지금 시대의 과제이기도 하다. 그 만큼 우리 사회에서 분열과 갈등이 극심하였다. 솔직히 우리는 도 아니면 모의 양단 택일의 문화를 갖고 있다. 그러나 이제 글로벌 시대에서는 이를 탈피해야 한다. 통합, 융합의 정신이 있어야 한다. 사회통합위원회가 눈앞의 성과에 연연하지 말고 착실히 한 발 한 발 나아가기를 바란다. 다음 세대를 위해서라도. 송준호 안양대 교수 사회통합위 경기지역협의회 위원

[기고] 농업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꿔야

농업은 자연과 인간을 하나로 조화시키며, 여러가지 공익적인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국토의 정원사로, 문화 전통 지역사회의 보존자로, 그리고 환경생태계의 파수꾼으로 농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여기에 보이지 않는 혜택으로 아름다운 강산과 경관, 그리고 산하에 가득한 맑은 공기, 깨끗한 물까지 농업은 저절로 우리네 인심을 순화시키고 고향을 사랑하게 만든다. 이렇게 농업의 중요성에 대해 모두가 공감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가장 낙후된 분야 역시 농업이다. 그러다보니 우리 농업을 외국 농업에 비해 비능률적인 산업, 그것을 생산하는 농촌은 비효율적인 일터로 보는 시각도 많다. 그동안 우리는 농업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정책과 지원을 쏟아냈지만 아직도 우리 농업의 현실은 어둡기만 하다. 농가의 낮은 소득은 농가수 감소로 이어지고 결국 농촌의 노령화 현상을 가져와 우리 농업의 미래를 불확실하게 만들고 있다. 여기에 기상이변과 온난화로 인한 수확량감소, 품질저하, 원유가 인상으로 인한 경영비 증가로 안정적 농산물 생산에 제약을 받고 있으며 최근에는 FTA를 비롯한 여러가지 국제협약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사면초가란 말이 이처럼 잘 어울릴 수 있을까. 그러나 앞에서 설명한대로 농업은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중요한 것이기에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부단한 노력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우리 농업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환경변화에 걸맞는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식량을 생산하는 농업의 전통적인 역할은 점차 감소하고, 과학기술의 발달, 정보화 사회, 경제발전에 따른 소비패턴의 변화, 물질적 풍요 속에서 삶의 질을 중시하는 새로운 가치관의 확대 등 농업에 요구되는 역할과 기능이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첨단과학기술의 급속한 발달은 농업부문에도 영향을 미쳐, 21세기는 기술경영정보가 주도하는 신농업혁명의 시대를 맞게 될 것이다. 이미 선진국의 경우는 고부가가치 농업이 전개됨에 따라 농촌사회에 변혁이 일어나고 있다. 즐기면서 농사일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젊은이들은 벤처형 농업에 참가하여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 사업 아이디어, 비즈니스 감각, 시장원리가 농업의 성장과 농촌지역의 활성화를 가져오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시장과 경쟁의 중요성이 커지는 흐름에 부응하여 농업의 시장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 농업도 경제적 효율성과 가격경쟁력만을 중시할 것이 아니라, 가격과 품질이 모두 고려된 종합적인 시장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때인 것이다.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농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한 기틀을 튼튼히 마련해야 한다. 생산된 농산물을 단순히 포장, 껍질만 벗겨 상품화하는 기존의 가공으로는 소득을 올릴 수가 없다. 소비자의 구미에 맞고 믿고 구매할 수 있는 안전한 고품질의 농산물을 생산, 각기 다른 용도에 따라 다양하게 소비할 수 있도록 기능화하는 동시에, 농업과 농촌을 테마로 한 체험농장을 만들어 상품화해야하며 IT, BT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판매 전략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바꿔야 한다. 이를 실천한다면 우리의 농업은 비능률적이고 비효율적인 테두리에서 벗어나 고소득을 창출하는 경쟁력있는 산업으로 발전하리라 전망한다. 지속적인 농업의 발전을 위해 친환경 농업으로 탈바꿈하는 것은 물론, 믿음을 바탕으로 소비자와의 신뢰를 쌓는데 한층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농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의 아낌없는 성원과 재정적 지원 또한 뒷받침 되어야 한다. 농업이 국민 모두에게 관심과 사랑을 받는 중요한 위치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문제열 경기도 친환경정책팀장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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