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은 경제개발이 앞선 나라를 후진국이나 개발도상국에 대비해 이르는 말이다. 선진국이란 용어는 좀 애매하고 막연한 면이 있는데, 보통은 1인당 소득수준이나 공업화의 진전도가 기준이 된다. 처음엔 선진국ㆍ중진국ㆍ후진국이라는 3단계로 나뉘었다. 이후 개발도상국이란 용어가 생겼고,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에 급속히 경제성장ㆍ공업화를 이룬 나라를 신흥공업국으로 부르는 구분도 사용됐다. 우리나라는 개발도상국 또는 신흥공업국으로 불려왔다. 한국이 선진국 대열에 공식 합류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2일(현지시간) 한국의 지위를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승격시켰다. UNCTAD가 1964년 설립 이래 개도국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지위를 변경한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UNCTAD는 개도국 산업화와 국제무역 참여 증진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유엔 산하 정부 간 기구다. 회원국은 195개국이며, 한국은 1964년 3월 가입했다. UNCTAD는 아시아아프리카 등 주로 개도국이 포함된 그룹 A와 선진국 그룹 B, 중남미 국가가 포함된 그룹 C, 러시아 및 동구권 그룹 D 등 4개 그룹으로 구성된다. 한국은 그룹 A에서 B로 지위가 상승했다. 이에 따라 미국ㆍ영국ㆍ일본 등 31개국이 속한 그룹 B는 32개국으로 늘었다. 한국의 지위 변경은 세계 10위 경제규모, P4G 서울 정상회의 개최, G7 정상회의 참석 등 세계 무대에서 주요 선진국으로 성장한 한국의 위상을 공식 인정받은 쾌거다. 한국은 세계무역기구(WTO)에선 2019년 10월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한국의 경제적 위상은 날로 높아지는데 국민의 행복감은 자꾸 떨어진다. 행복지수가 OECD 37개국 가운데 35위다. 삶의 질 지수는 세계 42위로, 4년 전보다 20계단 추락했다.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는데 좋으면서도 뭔가 씁쓸하다. 1인당 국민소득 증가뿐 아니라 민주주의, 성숙한 시민의식, 잘 갖춰진 교육과 의료 체계, 빈부격차 줄이기 등 진정한 선진국으로 가려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이연섭 논설위원
오피니언
이연섭 논설위원
2021-07-04 1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