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마지막 판단

김규태 사회부장 kkt@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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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에서 지휘관의 마지막 판단은 ‘승리’와 ‘패배’ 중 하나로 귀결되듯 사회적 거리두기와 거리붙이기라는 대명제 앞에서 정부의 결단이 도마위에 올랐다.

우리보다 높은 백신 접종율을 보이며 야외에서 탈 마스크를 선언했던 이스라엘과 영국은 ‘변이’라는 변수에 발목이 잡혀 다시금 혼돈의 시간을 맞이하고 있다. 7월1일 시행되는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에 이목이 집중되는 선례이기도 하다.

▶정부는 지난 20일 7월1일부터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를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사적모임 제한이 완화되고, 다중이용시설 이용시간이 늘어나는 것이 핵심이다. 수도권은 사적 모임 규모를 다음 달 1일부터 2주 동안 6인까지 허용하고, 다음 달 15일부터 새로운 거리두기 개편 체계로 전환한다. 다중이용시설의 경우 자정까지 운영이 가능하게 된다. 비수도권은 1단계가 적용돼 사적모임 기준이 전면 해제된다.

▶영국으로 넘어가보자. 영국의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는 지난 22일(현지시간) 1만467명을 기록했다. 델타 변이가 신규 감염의 99%를 차지하고 있다. 영국은 지난 5월부터 술집과 음식점의 실내 영업을 재개하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를 대폭 완화했다. 인구 80%가 백신을 1회 이상 접종했음에도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이유는 델타 변이가 백신을 2회 접종까지 모두 완료해야 감염예방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전체 인구의 55%가 2회차까지 접종을 마친 이스라엘의 상황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이스라엘 정부는 최근 델타 변이를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19 재확산이 시작됐다면서 해외여행을 자제하고 실내에서 마스크를 써달라고 강력하게 권고하고 나섰다.

▶정부는 “현재 유행상황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고, 1천400만명까지 접종(1회차)하는 등 예방접종이 원활하게 진행 중”이라며 완화된 거리두기 체계의 적용 이유를 설명했다. 아직 인구의 30%도 안되는 국민들이 1회차 백신을 맞은 대한민국에서 말이다. 정부의 이번 판단이 재앙의 시간이 될 지, 아니면 경제와 코로나19 두 가지를 모두 잡는 신의 한수가 될 지 지켜볼 일이다. 다만, 대한민국이 결코 델타 변이의 무풍지대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김규태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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