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없는 폭염, 산불, 사망자 수백명, 그리고 황폐화된 마을…” 미국 CNN이 최근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 연일 최고 기온을 갈아치우며 수백명을 숨지게 한 폭염 사태를 전하며 “기후변화가 북반구를 태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심상치 않은 ‘살인적인 폭염’에 주민들의 공포감이 크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소도시 리턴은 지난달 30일 기온이 49.6℃까지 치솟았다. 평상시 리턴의 6월 최고기온이 25℃ 정도임을 감안할 때 거의 두배에 가깝다. 여름철에도 에어컨 없이 지내는 곳인데 50℃에 육박하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수백 명이 목숨을 잃고 산불이 속출했다. 일주일간 돌연사한 사람이 700명을 넘고, 170여건의 화재가 일어나 순식간에 마을이 초토화되기도 했다.
미국 북서부 오리건주와 워싱턴주도 폭염 피해가 극심했다. 오리건주의 온열질환 사망자는 100명에 육박했다. 워싱턴주도 30여명이 불볕더위로 숨졌다. 앞서 캘리포니아주 휴양지 팜스프링스는 지난달 50.6℃를 기록했고, 사막 데스밸리는 53.5℃까지 치솟았다.
이라크는 수도 바그다드 등에서 50℃가 넘는 고온과 전기 시스템 붕괴로 임시 공휴일을 지정했다. 러시아 모스크바도 지난달 34.8℃를 기록, 6월 기온으로 사상 최고치였다. 북극권도 최근 기온이 30℃를 넘었다.
전례없는 더위로 수백명이 숨지고 화재로 도시가 파괴됐다. 기후전문가들은 정체된 고기압에 따른 ‘열돔’(Heat Dome) 현상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기후학자들이 1970∼1980년대부터 지구온난화 때문에 폭염이 더 잦고 더 오래 지속되며 더 강력해질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하지만 세계는 말로만 걱정할뿐 지구온난화를 막기위한 실천이 너무 미흡했다.
우리나라는 올 여름 맑은 하늘에 소나기가 한바탕 쏟아지는 기습폭우가 여러번 반복됐다. 곧 폭염이 이어질 것이라 한다. 코로나19로 숨막히는데 폭염까지 가세하면 여름 나기가 고통스러울 것이다. 폭염은 예고된 재앙이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중장기적 노력도 중요하고, 올여름 폭염 대책도 서둘러야 한다.
이연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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