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심한다고 했다. 하지만 어디서 감염됐는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당연히 일주일 자가격리를 했다. 처음엔 목이 타들어가는 듯한 따가움과 통증을 느꼈다. 약을 먹고 시간이 흐르면서 인후통은 조금 나아졌으나 어지럽고 속이 메스껍고, 피로함과 무력감에 제대로 앉아있기 힘들어 누워있는 시간이 많았다.
재택격리로 외출을 못하니 약은 전화로 상담처방해 퀵서비스로 받았다. 고혈압약 등을 복용해 기저질환자로 분류돼 보건소에서 전화가 한 번 왔다. 위급상황시 119를 부르라는 내용이었다. 이후는 셀프치료였다. 독감 걸렸다 생각하고, 약 먹고 좀 쉬면 낫겠지 싶어 책이나 읽고 집안정리도 해야겠다 계획했으나 아무것도 못했다.
코로나19 유행이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국내 누적 확진자는 1천만명을 훨씬 넘었고, 현재 자가격리 중인 사람도 200만명에 이른다. 상당수 확진자들이 일상생활로 복귀했지만 후유증을 호소하고 있다. 코로나19에서 나은 뒤에도 오랫동안 후유증을 겪는 현상을 롱코비드(long COVID)라 한다. 롱코비드는 의학적인 진단명은 아니다. 나라마다 명칭도 다양해 포스트 코비드 컨디션(미국), 포스트 포비드 증후군(영국), 만성 코비드 등으로도 불린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롱코비드를 코로나19에 확진되거나 확진됐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 적어도 2개월, 통상 3개월 동안 다른 진단명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증상을 겪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WHO는 롱코비드 증상으로 피로감, 숨가쁨, 인지장애를 비롯해 일상 활동에 영향을 주는 기타 증상을 포함했다. 이밖에도 기침, 근육통, 흉통, 후각미각 상실, 우울불안, 발열 증상이 보고됐다.
앞으로 롱코비드 문제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감염 예방과 환자 치료가 방역정책의 최우선이었다면, 이젠 후유증을 연구하고 롱코비드 대책도 세워야 한다. 미국영국 등은 후유증센터를 설립해 연구가 활발하다. 우리도 백신 및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이들이 제대로 치료받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야 한다. 이연섭 논설위원
이연섭 논설위원
오피니언
이연섭 논설위원
2022-03-27 2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