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방자치단체 갈등의 다양한 조정방식 모색

최근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정책을 수행함에 있어서 갈등요소를 최대한 줄이려 애쓰고 있다. 이전의 행정수행 방식으로는 갈등이 해결되지 않을뿐더러 악화되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해서 전국의 자치단체에서 크고 작은 갈등 이슈에 대한 자문을 구하는 연락이 오기도 한다.사안에 따라서는 여러 내용으로 정리할 수 있으나 크게는 제3자를 활용한 방식, 자치단체에서 직접조정하는 방식이 있을 수 있으며, 또 하나는 최근 이웃 사이의 분쟁을 해결하는 조정위원이나 전문가를 활용하는 과정 등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부평구에서는 ‘갈등과 치유 포럼’ 두 번째 주제를 ‘지방자치단체의 다양한 조정방식 모색’을 주제로 단국대 분쟁해결연구센터와 부평구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국무조정실이 후원하여 지난달 29일 진행하였다. 주제로는 제3자 조정방식으로 ‘부평구의 지하보차도 갈등조정사례’를 단국대 전형준 교수가, 지자체 직접조정 방식으로 ‘부평구의 송주법 보상 갈등사례’를 필자가 발표했으며, ‘이웃분쟁 현황과 해결사례를 서울이웃분쟁조정센터의 사례’를 중심으로 박지호 갈등전환센터 센터장님이 발표하였다. 토론자로는 채종헌 행정연구원 안전통합연구부장, 문용갑 한국갈등관리조정연구소 소장, 김희경 변호사 등이 참여하였다. 이날 논의되었던 내용으로는 공공의 영역에서 갈등이 발생했을 때 중요하게 다뤄야 하는 것이 몇 가지 있으며, 먼저 이해관계 여부를 봐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제3자 조정사례 발표에 따르면 “자치단체가 이해당사인 경우 반드시 제3자 조정을 활용해야 당사자인 주민에게 신뢰를 얻을 수 있어, 갈등해결을 위한 실마리를 마련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지자체가 이해당사자임에도 불구하고 직접 해결하려는 것이 갈등을 더욱 증폭시키는 과정이었다”고 하며 이런 관점에서 보면 “부평구의 경우 당사자로서 제3의 전문가를 통해 조정을 진행하고 관련부서에서 성실하고 충실하게 이해당사자로서 회의에 참여하여 좋은 결과를 내올 수 있었다”고 하며 모범적인 좋은사례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발표한 송주법 갈등조정사례에서는 지자체가 해당 갈등사안에 대해 이해당사자가 아닌 경우 공직자가 전문적인 식견을 통해 직접 조정을 해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으며, 갈등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부서의 경우나 갈등예방과 해결에 관심이 있는 공직자에게 전문적인 교육과 훈련을 통해 전문가로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서울의 이웃분쟁해결사례 현황과 분석을 통해서는 소음과 누수, 시설설치 등의 순으로 이웃간 분쟁이 많이 나타났고 일단 조정이 진행되면, 합의율도 높고 이웃간에 마음 상했던 심리적 요소를 복원하는데 의미 있었다고 말했다. 부평의 경우도 마을에서 활동하는 활동가들에게 지역의 소소한 갈등을 해결할 수 있도록 지난 상반기 단국대와 전문가 교육을 진행한 바 있으며 지역 내의 갈등조정을 위한 귀한 자원으로 함께 할 예정이다. 이번 포럼을 통해 지자체가 갈등예방과 해결, 갈등치유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는 것은 행정의 전과정에서 좋은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보았으며, 한발 더 나아가 심리적 요소 및 조정과정의 섬세함을 더한다면 공직자들에게도 행정의 질을 높이고 당사자인 주민에게도 공동체를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미경 인천 부평구 공공갈등조정관

[기고] 졸음운전 사고, 원인을 알아야 막을 수 있다

지난해 7월 영동고속도로 봉평터널 연쇄 추돌사고와 올해 7월 경부고속도로 만남의 광장 휴게소 부근에서 발생한 대형사고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졸음운전의 대형사고가 계속하여 발생하고 있어 그 충격이 더해지고 있다. 이는 계속되는 졸음운전 대형사고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관계자들을 허탈하게 만들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에서는 졸음운전 사고를 예방하기 위하여 운전자 휴게시간을 법제화하고 첨단 안전장치 시스템을 보급하는 등 다각적인 안전 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나, 졸음운전 사고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어, 사고 발생 원인의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졸음운전의 원인에는 ‘과로로 인한 수면부족’, ‘질병’ 및 ‘운전환경’ 세 가지가 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수면부족’으로 인한 졸음운전의 원인이 된다면 충분한 휴식과 적정한 근무를 통해 사고를 예방할 수 있지만, 졸음운전의 근본적인 원인이 질병이나 운전환경에 있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즉, 운전자의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수면무호흡증’, 신경계 질환으로 갑자기 졸음이 쏟아지는 ‘기면증’,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게 나타나는 운전환경에 있다면 상황은 다르게 접근해야 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 첫 번째로 ‘수면무호흡증’이다. 수면 중 10초 이상 호흡이 정지하거나 무호흡이 5회 이상 반복되는 질병이다. 수면무호흡증의 질환으로 인해 계속해서 얕은 잠을 자고 나면 피로가 풀리지 않는 상태에서 낮에 활동하는데 결국 졸음으로 이어진다. 뿐만 아니라, 수면의 질 저하로 인해 학습능력 저하, 고혈압, 당뇨, 심혈관 질환까지 동반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두 번째로는 ‘기면증’이다. 신경계 질환으로 낮에 갑자기 강한 졸음이 출현하여 무기력증까지 동반하면서 자기도 모르게 잠들어 버리는 것이다. 지속적으로 졸음이 반복되고 졸음이 올만한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졸음을 참지 못해 순간적으로 잠에 빠져든다면 기면증일 확률이 높다. 이런 증상은 스스로의 의지로 극복할 수 없으나, 본인은 이를 질환으로 생각하기보다는 체질적 문제나 피로감의 문제로 가볍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마지막으로 차량 내 높은 이산화탄소 농도에서의 운전하는 환경이다. 미국산업위생협회(AIHA)에 의하면 밀폐된 공간에서 이산화탄소 농도가 2000ppm을 초과하면 두통이나 졸음 등을 유발하며, 5000ppm을 초과할 경우 산소부족으로 뇌손상에 이르게 될 수 있다는 내용의 졸음운전과 관련된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즉, 이산화탄소는 운전자가 느끼지 어려운 ‘무색무취’로 농도가 높아지면 시간이 지날수록 건강한 운전자도 눈 깜빡임 속도가 느려지고 눈꺼풀이 감기는 현상이 나타나 졸음운전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졸음운전은 회피반응의 부재 등으로 인하여 다른 원인들에 비해 교통사고 발생 시 사망사고나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감시나 단속이 어려운 특성이 있으므로 운전자 스스로의 인식 재고가 필요하다. 미국 등 Philip의 연구에 의하면 교통사고의 위험이 수면무호흡증 환자에서 2.48배, 기면증 환자에서 3.99배, 높은 이산화탄소 운전환경에서 2배 이상 증가함을 보여준 사례가 있다. 따라서 수면 질환을 갖고 있는 운전자에 대한 치료가 필요하고, 우선적으로 사업용 자동차를 운전하는 직업 운전자 중, 수면 질환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의사의 진찰을 받아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정책적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고, 운전자 스스로 항상 쾌적한 환경에서 운전할 수 있도록 수시로 창문을 열어 환기시키고, 외부유입 공기모드로 전환하여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지 않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서종석 교통안전공단 경인지역본부장

[기고] 범죄예방 그물망 촘촘히 짜야할 때

최근 보호관찰 청소년과 멘토링을 하는 법사랑 위원으로부터 아주 뜻깊은 얘기를 들었다. 보호관찰 청소년과 전화통화 중 “위원님과 보호관찰 선생님이 제 삶의 은인이에요. 저에게 따뜻한 관심과 사랑을 나누어 주지 않았으면 아마 저도 부산여중생 폭행사건의 가해자가 되어 타인을 괴롭히고 있었을 거예요. 절 나쁜 길로 빠지지 않게 잡아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라는 감사의 말을 듣고 눈물을 한참 흘렸다고 한다. 부산여중생 폭행사건으로 소년법 폐지, 흉악한 범죄에 대한 처벌 강화 등 일반범죄예방에 기반을 둔 각종 제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히 우려스러운 것은 흉악범죄를 저지른 소년에 대한 처벌 강화를 통해 청소년들의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이다. 단두대 및 교수대에서 공개처형을 하던 시대에도 구경꾼들 사이에서 소매치기 및 성추행이 횡행했다는 사실은 가혹한 처벌만으로는 결코 범죄를 예방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줄 뿐이다. 청소년 범죄가 날이 갈수록 집단, 흉포화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인터넷, SNS 등 각종 매체를 통해 실시간으로 국민에게 알려져 최근에 특히 심해졌다고 느낄 뿐이지 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계속 반복될 것이다. 즉각적인 소년법 폐지 또는 법 개정을 통해 처벌을 강화하는 것은 국민에게 쉽고 강력한 대안을 마련한 것으로 비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흉포해 가는 청소년범죄를 막을 수 없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보호관찰소, 청소년상담복지센터, 경찰, 검찰, 법원, 민간 자원봉사자 등 다양한 사회자원이 촘촘히 범죄예방의 그물망을 짜는 것이 범죄를 예방하는 데 훨씬 중요하다고 하겠다. 의정부보호관찰소를 예로 들면 직원 개인당 약 100명 정도의 많은 청소년을 지도하고 있는 바, 법사랑위원(자원봉사)을 통한 멘토링 및 시의적절한 원호(장학금, 교복비, 난방비 등)와 학교 밖 청소년들의 진로지도를 위해 청소년상담센터와 연계하고 재범우려가 높은 청소년들은 경찰, 검찰, 법원과 유기적으로 협조체계를 구축하여 외출제한명령, 야간순찰을 통해 재범을 방지하는 등 범죄예방 그물망을 촘촘히 짜고 있다. 이러한 범죄예방의 그물망에도 올해 8월까지 총 실시인원 1천59명 중 101명(재범률 9.54%)이 재범하였는바 ‘직원 한 명만 더 추가되면, 보호관찰 청소년들이 50명 이하만 되면 아무도 사고를 치게 하지 않을 자신 있다’고 직원들끼리 인력증원의 아쉬움을 자주 토로하곤 한다. 지난 3월부터 보호관찰 청소년들 15명이 모여 매주 합창 연습을 하고 매월 한 번씩 장애인, 노인시설을 찾아 공연 및 휠체어 봉사 등을 전개하고 있다. 많은 보호관찰대상자 중 재범 가능성이 농후한 아이들을 모아 봉사활동을 프로그램에 접목시키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보호관찰 청소년들이 우리사회 소외된 이웃을 위해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이 상상이 되는가? 과연 이러한 청소년들이 흉포한 범죄를 저지를 수 있을까? 애정과 사랑이 결핍되고 기회가 박탈되어온 보호관찰 청소년들이 흉악한 범죄로 나아가지 않게 하는 것은 인력이 보강된 보호관찰관의 열정과 촘촘히 짜여진 범죄예방 그물망 시스템의 조화 속에서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어느 쪽에 투자하고 싶을지 묻고 싶다. 단기간의 보여주기용 처벌강화와 시간이 걸리더라도 천천히 우리 청소년들이 건강하게 사회로 복귀할 수 있게 하는 범죄예방 그물망 중에서 말이다. 고기영 의정부준법지원센터 책임관

[기고] 제자를 사랑했다는 초등학교 여교사

최근 초등학교 제자와 수차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여교사의 성추문 사건이 세간의 화제가 되었다. 이 사건은 유달리 충격적이었는데 이는 아마도 남교사와 여제자라는 일반적인 성추문 사건이 아닌 반대의 상황이라는 점, 남학생이 초등학생으로 지나치게 어렸다는 점, 그리고 여교사가 유부녀였다는 점이 작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교사이자 어머니이기도 한 입장에서 어떻게 이런 범행을 저질렀을까 의아한 시선이 많다. 그녀는 어떤 심리로 그런 행동을 저질렀을까? 여교사의 심리를 추정해본다면 먼저 그녀의 말대로 사랑한다고 생각하며 성을 가르쳐주는 개인교사의 역할을 하고픈 욕구가 의심된다. 그녀는 잘생긴 제자를 유혹하여 그에게 평생 남을 첫사랑으로 기억되고 싶었던 것이다. 좀 더 깊은 층으로 들어가보면 나이가 어린 대상과의 사랑을 통해 더 젊어지고픈 욕구를 들 수 있다. 이런 심리는 나보코프의 소설 주인공의 이름을 따서 롤리타 신드롬(Lolita Syndrome)이라고 한다. 가장 깊은 층으로 내려가 본다면 어머니와 아들 간의 근친상간적 욕구가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동성의 부모를 견제하고 이성의 부모를 좋아하는 심리를 프로이트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Oedipus Complex)라고 불렀는데 이는 이성의 자식을 좋아하는 부모의 심리와도 관련이 있다. 이 중 어떤 동기가 영향을 미쳤는지는 모르지만 그 동기가 무엇이든 간에 확실한 것은 자신의 변태적 욕구를 어린 학생에게 표출했다는 점이다. 어린 나이에 선생님으로 인해 성적인 경험을 한 아이는 처음에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잘 모르기도 한다. 그것이 사랑인지, 인정받은 것인지, 아니면 이용당한 것인지 혼란스럽기 때문이다. 하지만 피해학생은 시간이 지나면서 그것이 사랑이 아니라 이용당했다는 것을 알게 되며 더 많은 혼란을 겪게 된다. 일반적으로 피해학생은 우울감, 불안감, 착취당한 느낌, 분노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고 자존감이 저하되고 외부세계에 부정적이며 자기 정체성에 혼란을 느껴 방황을 하는 경우가 많다. 또래와는 다르고 밝히기도 어려운 경험을 함으로써 또래와 나누기도 어렵고 부끄러워 친구들과 멀어질 수 있다. 훗날 성인으로 성장한 아이는 남녀의 사랑이란 육체적인 것일 뿐이라는 식으로 왜곡된 이성관을 갖고 결혼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된다. 이런 사건은 벌어지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교사를 선발할 때는 공부 능력뿐 아니라 인성을 충분히 평가해야 하며 이와 같은 사건이 일어난다면 재발을 막기 위해 강력한 징계가 필요하다. 아이들에게는 어려서부터 체계적인 성교육을 시켜야 하며 특히 대상을 막론하고 성적인 행동을 요구받을 때 거절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가정에서 부모는 평소 아이의 이야기를 무시하거나 훈계하지 않고 귀담아 들어줌으로써 아이가 성적인 얘기처럼 꺼내기 어려운 얘기를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예방은 가정과 학교, 사회가 모두 노력해야 이루어질 수 있다. 끝으로 이미 피해를 당한 학생을 위해서는 심리적인 안정뿐 아니라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약물치료나 정신 치료를 포함한 정신과적 치료를 해야 한다. 많은 사람의 관심과 노력으로 더 이상 이와 같은 불행한 사건은 발생하지 않길 기대해본다. 신동근 마마라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기고] 수원 문학의 날 제정, 미래를 위한 포석이다

‘사람이 반갑습니다. 휴먼시티 수원’은 수원시의 카피다. 사람이 중심이 되는 인문도시라는 뜻일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의 반대말은 무엇일까? 가끔 나 자신에게 묻게 되는 질문이다. 사물? 짐승? 합당한 대답이 못된다. 사람답게 사느냐 못 사느냐의 문제로 접근해야 옳다. 중세 유럽 사람들은 ‘노예(expert)’를 사람의 반대로 취급했다고 한다. 오늘날 달인이나 전문가로 번역하는 expert라는 단어가 당시에는 노예를 뜻하는 말이었다. 이를테면 문학이나 철학 등 인문에 관심을 갖는 시민들과는 다르게, 평생 주어진 일만을 반복하는 노예에 대한 인식이었던 것이다. 대개 인문학을 논할 때 맨 앞에 떠올리는 학문이 문학이다. 문학의 중심에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는 사람을 대신하여 사상이나 감정을 표현해 낼만한 것은 없을 것이라고 여기며 살아왔다. 하지만 이제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이미 기계가 사람을 대신하는 시대다. 오히려 인간이 기계의 노예로 전락될 위기에 처해있다. 그렇기에 점점 더 문학의 힘이 필요하다. 기술융합의 4차 산업혁명이 화두인 요즘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사유와 탐색을 바탕으로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내는 문학 활동이 요청되는 시대다. 시의적절하게도 수원문협에 의해 ‘수원문학의 날’이 제정되어 시행되기에 이르렀다. 아마 여타의 다른 지역에서는 사례를 찾기가 힘든 일이다. 기대가 크다. 수원문학은 1966년 4월24일 창립된 51년의 역사를 가진 단체다. 처음 화홍문학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했다. 이후 경기문학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가 지금의 수원문학이 되었다. 그동안 부침을 거듭했지만 현재 500여 명이나 되는 문학인이 수원문학의 일원으로 활동하며 시소설수필 등 10개 분과의 장르에서 활발한 창작활동을 펼치고 있다. 정기적으로 문학지를 발행하고 있으며 까다로운 심사과정을 거쳐 문학상을 수여한다. 그러나 아직도 일반시민이나 지역사회 속에서는 익숙한 단체가 아니다. 그래서 수원문인협회 회원들이 뜻을 모았다. 기계가 인간을 넘보는 시대에 문학인의 다양한 경험과 사유와 창작력으로 지역사회와 인류에 보탬이 되기 위한 목적이다. 지난해 수원문협 박병두 회장이 이끄는 이사회가 매년 10월10일을 ‘수원문학의 날’로 결정했다. 올해가 시행 첫해다. 첫 번째 문학상은 최동호 시인이 수상했다. 그리고 자랑스러운 수원문학인상에는 이철수 시인, 공로상에 진순분 시조시인과 윤금아 아동문학가가 수상했다. 수상을 축하한다. ‘수원문학의 날’의 제정은 수원문학인 모두의 힘이 한데 어우러져 있는 미래를 위한 포석이다. 문학 활동은 더 다양해지고 다채로워질 것이다. 인간위기의 시대에 직면한 지역사회 속에서 뿌리를 내리고 보탬이 될 것이다. 그렇기에 ‘수원문학의 날’ 제정은 모두가 주목할 가치가 있는 일이다. 이성수 소설가·수원문인협회 소설분과위원장

[기고] 우정읍 화옹지구의 발전을 기대하며

국방부에서 지난 2월16일에 화성시 우정읍 화옹지구를 수원화성 군공항 예비이전후보지로 선정한 바 있고, 7월에는 현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로 군공항 이전사업이 선정됐다. 정부는 군공항 이전사업 지원을 통해 국방력 강화 및 주민불편 해소를 반영한 국방개혁의 강력한 추진이라는 실천과제를 발표했다. 수원화성 군공항의 예비이전후보지로 우정읍 화옹지구를 선정한 것은 여러가지 의미가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국가안보 차원에서 휴전선을 가운데 두고 최전방 비행장으로 최첨단의 시설을 갖춘 군공항을 건설한다는 목적이 기본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러나 국가안보를 위한 중대한 목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화성시는 우정읍 화옹지구로 수원화성 군공항을 이전하는 것은 국가사업이 아닌 수원시 수익사업이고, 동부권·서부권의 민민 갈등을 유발한다는 등의 이유로 지역발전을 위해 찬성하는 시민들의 소리에는 전혀 귀 기울이지 않은 채 지역 관변단체들을 앞세워 반대를 위한 반대로만 일관하고 있어 심히 유감스럽다. 화성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당면 현안인 군공항 이전에 대해 공청회나 토론회 등을 지금까지 한 번도 열지 않은 것에 대한 충분한 해명과 지금이라도 공청회나 찬반 토론회를 열어줄 것을 제안드린다. 앞으로 우리 화성 화옹지구 군공항 유치위원회에서는 예비이전후보지 선정과 국정과제로 선정된 사실을 화성시민에게 널리 홍보하고 동참해 줄 것을 호소할 계획이다. 우정읍은 그동안 두 번의 도시발전의 기회를 놓친 바가 있다. 그 처음은 1979년도 장안대학 설립 당시 봉담에 유치권을 내주면서 젊음의 도시로 변모할 수 있는 기회였다. 1997년에도 택지개발 대상지역이 향남으로 결정되면서 지금의 향남신도시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지역발전의 차이가 발생했다. 이러한 여건에서도 지역을 벗어나지 못하고 마을을 지켜온 주민들에게 좋은 소식은커녕 운평리에는 산업폐기물 최종처리 시설을, 화산리에는 폐수수탁처리 시설을, 주곡리에는 음식물처리 및 생활폐기물 자원화시설 등 혐오시설이 들어오려고 화성시에서 사업 검토를 진행 중에 있다고 한다. 우정읍 주민들은 대부분 농사를 지으며 일부는 목장도 운영하며 열심히 살아오고 있다. 그런데 혐오시설이 들어온다는 소식에 지역이 술렁이고 있다. 차라리 비행장이 들어오는 게 좋겠다는 지역주민도 만나본 적이 있다. 이 정도로 우정읍 화옹지구는 현재 화성시 내에서도 많은 지역차별을 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이제는 어떤게 옳고 그른지를 분명히 판단을 할 수 있게끔 지역주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알려줘야 한다는 의견이다. 예를 들면 대다수가 농지 소유주다 보니 그들의 농지를 높은 시세로 매매가 되길 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게 비행장 부지매입 보상이든 지원사업을 통한 보상이든 중요하지 않다. 다만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도록 사전에 농지를 용도변경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될 것이고, 또한 군공항 주변 지역의 발전을 위해 무엇을 하면 좋을지 지역 공감대를 형성해 그동안 소외받은 지역에서 활기찬 우정읍으로 변화되는 기회를 가져야 할 것이다. 우리 화성 화옹지구 유치위원회는 군공항 유치를 위해 1천200여 명의 찬성 서명을 받아 국방부의 예비이전후보지 선정 결정 시 많은 영향력을 발휘한 바 있다. 이 내용을 보면 화옹지구 주민들이 이번에는 우리 우정읍 화옹지구 지역이 발전되기를 간절히 소망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군공항 유치를 우리 지역의 마지막 발전 기회로 삼아 더 이상 기회를 놓쳐서는 안될 것이다. 송현홍 화옹지구 군공항 유치위원회 대표위원장

[기고] 의료계 기울어진 운동장 바로잡아야 한다

한의계를 제외시켜 논란이 되었던 노인외래정액제 사태가 일단 해결된 것처럼 보인다. 복지부가 지난달 22일 “10월에 열리는 건강보험정책심의회에서 한·양방의 노인외래정액제 동시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한의계를 소외시키고 정책이 추진된 것에 항의하여, 무기한 단식중이던 김필건 대한한의사협회장도 22일 단식을 중단했다. 노인외래정액제란 65세이상 노인의 외래진료비가 1만5천원 이하면 본인부담금을 1천500원, 1만5천원 초과할 때는 진료비의 30%를 낸다. 하지만 개편안은 양방병·의원에 한해서 2만원까지 10%, 2만5천원까지 20%, 2만5천원 초과 때 30%를 본인이 내도록 되어있다. 이러한 수가변동정책에서 한의·치과·약국은 적용대상에서 빠져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2만원의 진료를 받으면 양방병원은 2천원, 한의원은 6천원을 내야한다. 양방병원의 문턱은 낮아진 반면 한의원 등의 문턱은 3배나 높아지게 되었고, 한의원에서 진료를 받는 노인환자는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게 되었다. 이런 진료비 구조라면 노인들의 양방병원 쏠림 현상이 나올 수 있다. 오죽하면 ‘복지부의 양방병원 환자 몰아주기’라는 비아냥까지 나온다. 이번 개편안은 양방병원에 유리한 룰인만큼 다른 의료계와 형평에 맞지 않는다. 양방병원과 한의원을 각기 다른 룰로 경쟁시킨다면, 참으로 불공정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결과적으로 복지부는 양의계와 한의계의 갈등을 증폭하고 분란을 부추기는 역할을 하고 말았다. 양측을 중재하고 균형자 역할을 해야 할 정부가 거꾸로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한 꼴’이 됐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이러한 불공정한 정책집행이 오래전부터 지속됐다는 것이다. 첫째, 난임치료비 지원 사업이 대표적이다. 그동안 저소득층 난임부부들에게 수백만원의 체외수정 및 인공수정 시술비를 지원해오다가, 나중에는 소득 구분 없이 지원해주더니, 마침내 지난 1일부터는 건강보험에 포함하기로 했다.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고비용의 난임치료비 국가지원은 바람직한 일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난임치료에서 한의약 치료 역시 성공률이 높고 안전한 치료법이다. 비용 부담으로 고통이 큰 난임부부들에게 양방 치료비에 대해서만 국가에서 지원해주고, 한의약 치료비는 단돈 10원도 국가에서 지원해주지 않는 것은 불공정한 정책이다. 마치 휴대폰을 제조하는 L사와 S사 두 회사가 있는데, 한 회사 휴대폰 구입시에만 정부보조금을 지원해주는 것과 다름없으니, 교묘한 진료선택권의 제한이라 할 수 있다. 둘째, 한의사에게만 현대식 진단기기 사용을 제한하는 것이다. 의료인이 아닌 수의사도 사용하는 X-레이, 초음파 진단기를 의료인인 한의사는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국가가 면허를 부여한 의료인에게 환자의 질병 상태에 대한 정보와 경과 관찰을 위해 꼭 필요한 도구를 제한하는 웃지 못할 코미디가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또 한의사에게 허용된 혈액검사소변검사물리치료 등을 허용하되, 건강보험에는 배제시켜 양방에 비해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교묘한 술수를 부리고 있다. 오죽하면 보다 못한 시민단체에서 이러한 불공정을 개선하라는 요구를 정부 여당에 촉구하여, 한의-정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약속하였다 하니, 당면하고 있는 각종 현안들, 한의난임사업물리치료 요법의 급여화치매국가책임제에서 한의계의 역할한의사 진단기기 허용 및 건강보험 급여화 등에서 그동안 기울어져 있던 운동장의 기울기가 조금이라도 형평에 맞게 개선되기를 예의주시해 볼 일이다. ‘보건복지부가 양의사들의 이익단체 같다’는 오명을 씻을 기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한의계에 가혹하리만큼 불공정하게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것은 온 국민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던, 기회는 균등한, 과정은 공정한, 결과는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복지정책 기조에 부응하는 첫걸음일 것이다. 윤성찬 경기도한의사회 수석부회장

[기고] 우리의 국어사용을 되돌아봐야 하는 이유

한국 사람들이 가장 존경하는 위인이자 조선의 4대 임금 세종대왕은 한글을 만들어 백성의 닫힌 눈을 뜨게 하고, 자신의 권리를 지킬 수 있도록 해주신 민족의 위대한 스승이다. 1965년부터 우리나라는 이 같은 높은 뜻을 받들어 세종대왕이 탄생한 5월15일을 ‘스승의 날’로 정하고 영릉(英陵)이 소재한 경기도 여주에서 숭모제례를 지내오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세종대왕의 그 큰 마음을 소중히 여기고 있는 것일까. ‘대박’, ‘구라’, ‘중딩’, ‘헤어 스튜디오’ 등 눈살이 찌푸려질 정도로 외래어와 신조어, 저속어가 길거리와 미디어에 넘쳐나고 있는 현재, 우리는 대왕의 큰 뜻에 어긋나게 행동하고 있지 않은가 반문이 든다. 인터넷과 사회관계망 서비스의 특성상 이런 말들이 확산되는 것이야 어느 정도 감수하더라도, 공인들의 입과 신문·방송에서도 거리낌 없이 이런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크다. 어제(9일)는 571돌 한글날이었다. 가장 자랑스러운 유산으로 ‘한글’을 꼽는 사람이 많다. 그만큼 무분별한 외국어, 신조어, 저속어의 남·오용이 사회적 문제라는데 이의를 갖는 사람을 드물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무심코 자행되는 이 같은 잘못된 언어사용이 우리말의 건전한 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어는 사고를 지배한다. 문자는 그 언어를 표현하는 수단이다. 즉 말과 글은 한몸이며 건전한 말과 글이 민족의 정신을 바로 세우고, 사회를 건강하게 한다. 실제로 조지 오웰은 소설 ‘1984’를 통해 언어로 사회 구성원들의 사고방식을 통제할 수 있다고 시사한 바 있는 만큼, 언어와 문자는 한 문화의 사고방식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따라서 소위 사회지도층이라는 사람들이 영어나 외래어를 섞지 않고서 자신의 뜻을 정확히 표현하지 못한다면, 스스로 우리나라를 이끌 지도층인지 고민해봐야 한다. 때문에 정치인들과 행정기관, 언론에서의 올바른 글쓰기가 매우 중요한 것이다. 지난 5월 경기도의회에서는 ‘경기도 국어 바르게 쓰기 조례’를 개정해 그동안 누락되어 있었던 경기도 국어·한글 사용실태 조사 및 평가대상에 경기도 출자·출연기관을 포함함으로써 경기도 공공기관 전체에서 올바른 국어사용을 확대ㆍ촉진하게 됐다. 경기도를 포함한 산하 공공기관에서 작성하는 다양한 종류의 문서는 도민의 보건, 안전, 복지, 교육, 재산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도민이 그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어야 할 뿐만 아니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말로 명기해야 도민의 ‘알 권리’를 지키는 것이 가능하다. 경기도와 경기도의회에서는 이 조례를 통해 저속하거나 차별적, 특히 무분별한 외래어 및 외국어, 신조어 등을 사용하지 않도록 지도하고, 알기 쉬운 국어사용으로 행정과 정책 사업에 혼동이 없도록 하는데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다. ‘한글’은 세상 그 어떤 문자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이상적인 표기수단이다. 전세계 사람들이 과학성과 독창성을 칭송하는 한글의 가치를 다시 발견하고, 한글의 고마움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571돌을 맞은 한글날에 우리 국민 모두가 취해야 할 한글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생각한다. 끝으로 올바른 국어사용에 대한 국민 개개인은 물론, 정부와 지자체의 강력한 자정 노력을 기대해 본다. 정윤경 경기도의회 의원

[기고] 인천 역사 바로 알기

인천지역의 역사는 검단지역 개발 전까지만 해도 구석기 유물이 발견되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냈는데, 지역개발과 함께 대규모 유적이 발견됨에 따라 우리 인천지역에 유구한 역사와 전통이 있음을 입증하게 되었다. 통상 우리나라 인류문화와 유적의 시대별 발전은 통상 구석기→신석기→청동기→철기→삼국시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구석기시대는 70만 년 전~ 1만 년 전으로, 주로 돌을 떼어 만든 돌도구를 사냥에 사용하였으며, 일정 거주지가 없이 자연동굴 등을 이용 거처를 옮기면서 살아왔다. 우리 검단지역에서 발견된 망치돌, 몸돌 등은 약 7만 년 전 유물로 추정된다. 다음으로 신석기시대는 B.C 4천500~ B.C 1천500년 전으로 돌을 갈아서 쓰는 간석기를 사용하였으며, 돌도끼와 사냥에 필요한 화살촉이 발견되었다. 이동하지 않고 일정 지역에 정착하는 움집 생활을 하였다. 주로 해변가, 강에 거주하며 토기를 처음 사용하였고 토기 문양은 빗살무늬를 특징으로 한다. 영종도 운서동 등지에서 집터와 빗살무늬토기가 발견되어 보존되어 있다. 청동기시대는 B.C 1천500~B.C 300년 전으로 화살촉 등 사냥도구로 청동을 사용하였지만 대부분 돌을 갈아서 많이 사용하였다. 이 시대 특징은 고인돌(支石墓) 축조와 무문토기(無文土器, 민무늬) 사용이다. 고인돌의 뜻은 ‘괴어 있는 돌’로 그 위에 상석을 올려놓은 형태인데, 받침돌이 비교적 긴 북방식과 짧은 남방식이 있다. 우리 지역에서 발굴된 것은 대부분 북방식으로 강화도 부근리 고인돌이 널리 알려져 있으며 전북 고창, 전남 화순의 고인돌과 함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한편 검단지역에서는 최근 불로동 578-11 일원 개발현장에서 북방식 대형지석묘(덮개돌5×3.5×0.7m)가 발견되어 관계기관과 보존방안을 협의 중에 있다. 다음은 초기철기 시대로 B.C 300~B.C 18년 세형동검, 화살촉 등이 발견되었고 삼국시대(B.C 18년~ 553년)는 중구 중산동 철제 농기구와 운남동 패총 유적 유물이 다량 발굴되었다. 인천의 각 지역에서 삼국시대 유적이 확인되고 있다. 영종도 운서동, 중산동에서 철제무기와 구슬 등이 부장된 흙무지무덤(墳丘墓)이, 운남동에서 조개무지 유적 등이 출토되었다. 인천 내륙의 연희동, 구월동, 동양동, 불로동에서는 삼국시대 집터와 무덤에서 토기, 기와, 철기 등이 확인되었다. 당시 사람들은 타날문토기(打捺文土器; 질그릇일종)와 철제도구를 사용 생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검단선사박물관은 지난 1999년 검단 일대인 원당동, 불로동, 연희동 등 토지구획정리사업과정에서 대규모 선사시대 유적이 발굴됨에 따라 원활한 유물 보존을 위해 2008년 개관하였다. 규모는 지하 1층, 지상 2층, 지하는 수장고, 1층은 상설 및 특별전시실로 검단지역에서 출토된 구석기·신석기·청동기·철기·삼국시대 등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2층은 체험학습실로 선사시대 유물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지난 7월25일부터 인천지역 선사 유물 235점을 전시하는 흙에서 찾은 인천의 옛 흔적 특별전을 개최하고 있다. 이번달 29일까지 이러한 유물을 찾아 볼 수 있으며 ‘인천 역사 바로 알기’에 귀중한 기회로 생각된다. 김성호 인천시립박물관 검단선사박물관장

[기고] 도시는 새롭게! 주거는 행복하게!

지방공기업은 기업의 경제성과 공공복리 증대를 경영의 기본원칙으로 삼는 만큼 효율적 경영혁신과 체계적 고객만족경영 실천은 당연적 과제이다. 그러나 고객만족경영(Customer Satisfaction Management)에 있어서는 제 5기(제1기: 미도입 단계, 제2기 도입단계, 제3기 활성화 단계, 제 4기 확산단계, 제5기완성단계) 중 아직 초입 단계에 있는 경우가 많아 다소 안타까운 현실이다. 1960년 마케팅의 대가인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가 기존 제품 중심 마케팅에서 고객중심 관점을 반영해야 함을 이야기하면서 처음 등장하게 된 CS는 1990년대 초반 국내에 처음 도입돼 현재 제조업·서비스업과 같은 일반기업 뿐 아니라 공기업, 준정부 기관, 지방공기업 등 널리 활용하고 있다. 특히 공공서비스는 국가공기업의 PCSI(Public Customer Satisfaction Index) 2.0과 지방공기업의 PSI (Public Satisfaction Index)평가를 통해 그 수준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이러한 30여년의 CS역사적 변화 속에서 선진기업들은 고객의 기대를 이해하고 경영전략의 하나로 CS를 체계적으로 실행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지방공기업은 자사의 비전과 미션과 연계된 CS전략을 정립하기 보다는 평가를 위한 CS 또는 고객 서비스의 하나인 친절에 국한해 실행하다보니 노력 대비 효과성이 떨어지고 있다. 한편 고객은 인터넷의 확산으로 수많은 데이터를 비교 분석하는 것이 쉬워졌고, 무엇보다 본인의 생각을 공론화 하는 것이 쉽고 빠른 시대가 됐다. 이제는 고객들이 자신의 지식을 개방하고 관심 이슈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참여를 보이며 자신의 견해(불만 등)로 콘텐츠를 창조하여 의견을 적극적으로 공유할 수 있게 됐다. 그러다 보니 고객의 기대는 지속적으로 진화했다. 고객은 상품·서비스·이미지의 종합적인 고객 만족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급변하는 고객 환경 변화를 빠르게 인지하고 지역발전에 큰 축을 담당해 오고 있는 인천도시공사는 2003년 창립 이래 2017년 체계적인 중장기 고객만족 경영전략을 수립함으로써 또 한 번의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말콤볼드리지 품질 기준(미국 기업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상품이나 서비스의 품질관리)에 맞춰 CS경영현황을 상세히 점검해보고 고객의 니즈를 정성조사 및 정량조사를 통해 정확하게 확인했으며 이를 실천하기 위한 내부적 전달 체계인 직원의 CS역량, VOC운영체계, 콜센터 운영, CS제도, 서비스 이행표준 등 다양한 고객 채널을 점검하고 기준으로 수립함으로써 최종적으로 CS비전, 미션, 경영목표, 핵심가치에 연계된 중장기 고객만족 경영체계를 구축했다. 이번에 수립된 인천도시공사의 중장기 고객만족 경영전략은 고객에게 ‘도시는 새롭게! 주거는 행복하게!’ 라는 가치 제공을 목표로, 앞으로 2020년까지 서비스방향성 정립, 서비스 문화 정착, 고객 가치 확산이라는 단계적 흐름 아래 전략적 핵심과제(KPI)를 도출하여 이를 체계적, 지속적으로 실천할 계획이며 또한 시민평가단과 함께 실천 결과를 공유함으로써 일방적인 서비스 제공이 아닌 고객과의 양방향 소통을 통한 고객중심의 인천도시공사를 만들어 가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이를 통해 인천시민의 주거안정과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인천지역 대표 공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무를 성실히 실천하는 대표적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조희숙 (주)더밸류업컨설팅 대표

[기고] 민주주의와 정책선거

추석 명절이 다가오고 있다. 이번 추석 명절에도 오랜만에 멀리 떨어진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이게 되고 자연스럽게 ‘정치 이야기’를 나눌 것이다. ‘정치 이야기’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선거’이다. 내년 6월13일에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있다. 아마 이번 추석에도 본인이 사는 곳이나 고향의 구ㆍ시ㆍ군의원, 광역시ㆍ도의원, 구ㆍ시ㆍ군의 장, 광역시장, 도지사, 교육감 선거에 대해 이야기꽃을 피울 것이다. 요즈음 우리 선거관리위원회는 각급학교 학생자치회 임원선거의 현장을 방문하여 투ㆍ개표 업무를 지원해 주는 등 선거업무 전반에 대하여 지원하여 주고 있다. 이렇게 선거지원을 하면서 우리는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의 선거운동을 종종 목격하게 된다. 후보자 자신의 공약을 피켓이나 학교 게시판을 통하여 유권자인 학생들에게 알리고 유권자인 학생들은 이러한 공약을 살펴보고 후보자들이 자신의 공약을 실천할 인물들인가를 ‘표’로써 심판하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지난 9월15일에는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가 주최한 제4회 미래유권자 매니페스토 (결선)경연대회가 있었다. 이날 매니페스토 경연대회는 미래유권자인 경기도내 고등학생 10명이 ‘미래에 꼭 이루고 싶은 꿈’을 주제로 자신이 준비한 공약을 발표하는 것이었다. 참가자들은 각자 스스로 자신이 이루고 싶은 꿈에 대한 공약을 세우고 세부 실천계획을 발표ㆍ약속함으로써 나중에 어른이 되어 공직선거에 후보자나 유권자로서 참여하게 될 때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형성된 매니페스토 정책선거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 선거에 참여하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와 같은 대의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선거를 통하여 정치지도자가 탄생하게 된다. 어린 학생부터 나이 드신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참된 선거의 의미를 올바르며 실현가능한 정책을 보고 대표자를 뽑는 정책선거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본다. 다행스럽게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자 의식조사에 의하면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있어서 정책ㆍ공약을 지지후보 선택 시 중요 고려사항으로 여겼다는 응답이 제3회 13.9%, 제4회 23.7%, 제5회 29.3% ,제6회 33.5%로 정책ㆍ공약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정책ㆍ공약을 통해 지지후보를 판단하고 결정하는 분위기가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이번 추석 명절에도 온 가족이 모여 ‘정치 이야기’를 할 때 특히 내년 지방선거에 대해 이야기할 때 내가 사는 곳의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정치인들이 어떤 정책을 가지고 선거에 임해주기를 그리고 그러한 정책을 실현할 수 있는 인물인지를 가지고 이야기꽃을 피우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 본다. 그동안의 선거에서는 많은 유권자들이 후보자들의 정책은 꼼꼼히 살펴보지도 않고 선거에 임박해서 즉흥적으로 지연, 학연, 출신지역 등만 보고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에게 ‘표’를 행사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다가오는 선거부터는 민주시민으로서 내 고장의 바른 일꾼을 뽑기 위해 미리부터 내 고장에 필요한 정책은 무엇이며 이러한 정책을 실천할 수 있는 후보자로는 누가 적합한지를 고민하는 시간이 분명 필요하다고 본다. 왜냐하면 민주주의는 많은 토론과 많은 사고(思考)를 통해 성숙하는 현재 진행 중인 정치형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년 지방선거는 각 후보자의 정책이 최우선시 되는 민주주의의 실현의 장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박경우 동두천시선거관리위원회 사무국장

[기고] 건강을 위한 좋은 습관, 수돗물 한 잔

물을 꼬박꼬박, 하루 적정량 마시는 것만으로도 건강을 챙길 수 있다고 한다. 특히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마시는 물은 보약이라고 할 만큼 좋다. 공복에 물 한 잔은 밤새 축적된 노폐물을 배출시켜 체내의 신진대사를 돕고, 혈액순환에도 좋을 뿐 아니라 변비 예방 효과도 있기 때문이다. 나는 3년 전부터 아침 공복에 물 한 잔을 습관화하고 있다. 그런데 1년 전부터 마시는 물을 수돗물로 바꾸었다. 아침마다 더욱 간결하게 물을 마시며 건강까지 챙길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주부이다 보니 가족의 건강과 직결되는 물에 대해 누구보다 관심이 많았다. 그러다 K-water 양주수도관리단 워터코디로 활동하며 수돗물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배우게 되었다. 그리고 가정에서 사용하는 물의 수질을 직접 검사함으로써 수돗물의 안전함과 건강함을 확실히 깨달았다. 수돗물은 취수원부터 수도꼭지까지 전 과정에서 수질이 철저히 관리되고 있다. 특히 K-water는 법정기준(85개 항목)보다 엄격한 연간 300개 항목을 적용하여 더 안전한 수돗물을 생산하고 있다. 현재 미국은 110개 항목, 일본은 120개 항목을 수질기준으로 적용하여 수돗물을 생산하는 것을 볼 때 K-water의 수질검사는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수준이다. 수돗물은 안전하고 깨끗할 뿐만 아니라 미네랄이 균형있게 포함된 건강한 물이다. 미네랄은 칼슘, 나트륨, 마그네슘 등이며 신체의 성장과 유지, 체내의 여러 생리기능 조절을 담당하는 영양물질로 우리 몸에서 매우 중요하다. 이처럼 체계적으로 관리되는 안전하고 건강한 수돗물, 이제는 믿고 마셔도 되지 않을까. 혹시 수돗물에서 소독약품 냄새를 느꼈다면? 유리나 사기용기에 수돗물을 직접 받아 냉장고에 차게 하여 마셔보길 추천한다. 취향에 맞게 녹차 티백이나 레몬 조각을 넣어도 좋다. 신기하게도 소독약 냄새도 제거되고, 물맛은 훨씬 좋아진다. 공급과정의 미생물 번식을 방지하기 위해 수돗물의 소독작업은 필수이다. 유해성분은 전혀 없으니 의심은 접어두자. K-water에서는 시민들의 수돗물 인식개선을 위해 ‘우리집 수돗물 안심확인제’를 실시하고 있다. 안전성 관련 중요 수질 5항목에 대하여 가정방문 수질검사를 실시하는 제도이다. 나는 워터코디로서 연간 양주시의 1천여 가정을 방문하여 수질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수질검사 결과는 대부분 적합으로 판정된다. 또한 내 가정의 수도꼭지에서 나온 물을 눈앞에서 검사하고 확인해 주니 수돗물 사용고객의 신뢰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아직도 우리집의 수돗물이 의심스럽다면 전화(031-870-0901)로 신청하여 우리집 수돗물 안심확인제 서비스를 받아보길 추천한다. 수도꼭지만 틀면 쉽게 접할 수 있는 값싸고 미네랄이 살아있는 건강한 물, 수돗물이다. 건강을 위한 좋은 습관, 수돗물 한 잔으로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 김하정 K-water 양주수도관리단 워터코디

[기고] 복숭아가 추석 차례상에 못 오르는 이유

10월2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이번 추석 연휴는 말 그대로 최장 10일간의 황금연휴를 보내게 됐다. 그만큼 느긋한 마음으로 고향으로 향할 사람들을 생각하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이맘때면 풍성해진 마음만큼 추석에 대한 다양한 얘깃거리가 사람들의 대화를 즐겁게 한다. 고향에 오다 차가 막혀 고생한 시시콜콜한 일상부터, 옆집 아낙네의 기구한 팔자까지 별별 얘기가 상을 가득 채울 즈음 나도 하나 얘기를 보태본다. 왜 제사상에는 복숭아를 올리지 않을까? 이런 얘길 들으면 복숭아 안 올라가? 라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바나나며 파인애플 같은 외국 과일도 제사상 한자리를 차지하지만 복숭아는 제사상에 자리가 없다. 이 사연의 주인공은 달에 산다고 알려진 달의 여신 항아(姮娥)와 신궁이라 불리는 예()라는 사나이다. 예는 태곳적 어느 날 태양이 10개가 떠올라 땅에서 연기가 나고 바닷물이 말라붙을 지경에 이르렀을 때 곤륜산 꼭대기에 올라 9개의 태양을 활로 쏘아 떨어뜨린 세상을 구한 영웅이다. 이후 예는 백성을 괴롭히는 괴물과 귀신들을 하나같이 활로 쏘아 죽이며 온 세상의 존경을 받게 됐고, 지상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항아와도 결혼해 성공한다. 이런 덕이 하늘에까지 알려져 예는 하늘나라의 황후로부터 먹으면 바로 신선이 된다는 불사약까지 선물받지만 부인과 헤어지기 싫어 항아에게 그냥 맡기게 된다. 주인공이 행복하기만 한 얘기는 없는 법. 어느 날 예가 집을 비운 사이 예가 가장 아끼는 제자 봉몽이 찾아와 불사약을 내놓으라 항아를 협박하기 시작한다. 놀란 항아는 불사약을 건네는 척하다 자신이 삼켜버렸다. 신선이 된 항아는 하늘나라로 가면 노여움을 받을까 두려워 땅과 하늘의 중간인 달에 내려 살게 된다. 집으로 돌아온 예는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되고 봉몽을 찾아 나서지만 결국 실패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이때 안방에 숨어 있던 봉몽이 나무 방망이로 예의 머리를 내리쳐, 결국 예는 세상을 떠나고 만다. 활 하나로 세상을 구하고, 귀신을 때려잡던 영웅의 최후치고는 좀 허무하긴 하지만 예는 죽어 귀신들의 왕이 됐다. 그런데 봉몽이 예를 죽였을 때 쓴 방망이가 복숭아나무로 깎은 것이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귀신의 왕이 된 예도 복숭아나무만 보면 무서워 멀리 도망갔다고 한다. 이런 사연이 세상에 널리 퍼지자 사람들은 제사상에 복숭아를 올리지 않게 된 것이다. 추석에 달을 향해 제사를 지내는 풍습도 예와 항아의 사연에서 비롯됐는데, 집에 돌아온 예는 시녀들이 알려준 항아의 사연을 듣고 비통함에 쌓여 하늘을 향해 목 놓아 울었다고 한다. 그때 유난히 밝은 달 속에 움직이는 그림자를 본 예는 그림자의 주인공이 항아라는 사실을 직감하고는 항아가 평소 먹던 음식과 과일, 과자 등을 차려 놓고 달을 향해 제사를 지냈다. 예와 항아가 사람들의 곁을 떠난 후 백성은 달이 유난히 밝은 추석에 제사를 지내게 됐고, 혼령들이 도망갈까 봐 제상에 복숭아를 올리지 않게 됐다고 한다. 주변에 보면 복숭아나무를 집안에 절대 심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다 이런 사연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온 가족이 모여 있어도 스마트폰이나 텔레비전에 눈과 정신이 팔려 대화가 없어지는 것이 지금 우리의 모습이다. 긴긴 겨울밤 ‘옛날 옛날 호랑이가 담배 피우던 시절에’로 시작하던 할머니의 얘기가 그리워지는 요즘. 이런 얘기 하나쯤은 추석상에 올리는 것은 어떨까 싶다. 무엇 하나 아쉬울 게 없는 풍요의 절기지만 유독 홍동백서의 지위를 받을 수 없는 복숭아의 신세를 생각하면서, 풍성함 속에서 소외되고 있는 이웃은 없는지 한 번 되돌아보게 된다. 이창수 경기관광공사 경영기획실장

[기고] 커뮤니티 플래너

▲ 이재원 정보화와 인터넷의 발달에 따라 시공간이 재구성되면서 물리적인 공간과 상관없이 온라인을 통해 상호작용하고, 공동체적 경험을 갖는다. 예로 국내 포털사이트에서 공동체라는 검색어로 카페를 검색해 보면 약 3천개 이상의 사이트가 운영되고 있다. 다양한 철학과 목적을 가지고 공동체적인 삶을 구현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며, 교육ㆍ문화ㆍ복지ㆍ주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커뮤니티 중심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유엔(UN) 세계은행(IBRD) 등의 국제기구에서도 “지속가능한 공동체의 개발은 물리적 시설의 개선, 질 높은 주택 건설, 주거 환경 개선뿐만 아니라 주민 간의 상호유대 및 협조, 그리고 공동체 문화를 발전시킬 수 있는 활동 등의 사회적 자본의 확보”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이러한 트렌드 변화는 주거부문에서 두드러지게 반응하고 있다. 나의 공간에서 우리 공간으로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가 함께하는 공간으로 ‘주거’를 재해석하고 있다. 자신들이 살고 있는 커뮤니티에 대한 관심이 제고되는 의식변화가 시작되면서 덴마크에서 개인의 사생활을 누리면서 함께 사는 이점을 살려보자는 협동 주거형태의 코하우징(Cohousing)이 시작되었다. 일반 주택이 지닌 고립성을 개선하기 위하여 공용주방, 공용창고처럼 함께 쓰는 공유공간을 두고 새로운 삶의 형태, 즉 자녀를 가까이 두고 식사준비탁아세탁 등과 같은 일상적인 가사를 이웃과 협력하여 해결할 수 있는 주거형태를 구성하여 공동체에 속한 유대감 등 무형의 이득까지 누릴 수 있게 하였다. 공동체주택은 주로 셰어하우스, 코하우징 등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으며, 자가소유형사회임대형(비영리 민간임대)공공임대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공동체주택을 공급하는 민간에서는 자금 조달의 한계, 저렴한 토지 확보의 어려움, 임대운영의 지속성 곤란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문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공공에서 공공임대형 공동체주택 공급이 활성화되고 있다. 경기도민의 주거안정을 책임지고 있는 경기도시공사에서 baby2+ 따복하우스를 통해 젊은 입주민들의 성장과 자치활동을 도와줄 수 있는 공유공간을 제공하여 기존 공동임대주택과 차별화된 자발적 커뮤니티가 생겨 사람들이 살아보고 싶은 주거단지를 구현하고자 한다. 따복하우스는 현재의 나의 공간이라는 주거문화를 탈피하기 위해 우리의 공간이라는 혁신적인 시도를 하고 있다. 새로움을 두려워하지 않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신의 취향을 만들어가는 현 세대를 위한 공유공간을 갖춘 경기도형 임대주택 모델이다. 독립된 자기만의 공간을 갖고, 또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누는 기쁨, 삶 속에서 공감과 공유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주거공간으로 탄생한다. 혼자여서 안락하고, 공유하는 나눔이 함께여서 더 따듯한 공간에 대한 친숙함을 모티브로 하는 따복하우스가 사회적 주거의 새로운 모습들을 제시하고 있다. 경기도시공사는 따복하우스를 계기로 도시 디자이너(City Designer)이며 커뮤니티 플래너(Community Planner)로서 경기도민에 더욱 다가가는 공기업으로 한걸음 나아가리라 확신한다. 이재원 경기도시공사 따복하우스추진단 책임연구원

[기고] ‘간호인력 대란 위기’ 간호조무사로 극복할 수 있다

▲ 김길순 정부의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치매 국가책임제, 1차 의료기관 만성질환 관리사업, 환자 안전법 및 감염관리 강화 등 의료정책을 추진하는 정책적 환경 변화에 따라 최우선적 과제로 간호인력 수급이 부각되고 있다. 1967년도에 장관면허로 탄생한 간호조무사 직종은 간호사, 광부와 함께 파독인력으로서 당시 파독인력 중 절반에 가까운 인력으로 라인 강의 기적을 한강의 기적으로 이루어냈고, 가족계획결핵관리모자보건예방접종 등 국가통합보건사업에도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다. 하지만 국민 여론상 간호조무사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낮다. 간호인력 100만 시대를 맞이한 오늘날에도 자격 배출자 수는 간호사의 2배 수준이며, 활동인력도 전체 보건의료인력의 1/4, 전체 간호 인력의 1/2를 차지하고 있어 간호조무사는 누가 뭐래도 우리나라 보건의료인력 및 간호인력의 한 축을 맡고 있는 직종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의료체계에서 간호조무사 직종이 처한 현실을 들여다보면 씁쓸하기 그지없다. 왜냐하면 간호조무사는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직종임에도 불구하고 간호조무사 대부분은 사설 간호학원에서 정원 통제도 없고, 표준화된 교육과정도 없이 양성하여 저임금으로 활용하고 있다. 간호조무사 임금 및 근로조건 실태조사 결과 근로계약서 작성 및 교부위반(48.6%), 연차휴가수당 미지급(53.8%), 휴일근무수당 미지급(50.2%), 최저임금 미만 지급(13.8%) 등 매우 열악한 근무환경과 차별적 처우 속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근로환경 및 처우개선은 간호조무사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국민의 건강복지증진을 위한 양질의 간호 서비스 제공을 위한 것이다.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다루는 간호조무사의 역할에 대한 사회적 인정과 정당한 대우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사회적 인식 또한 절실히 필요하다. 현재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확대와 치매 국가책임제 등으로 간호인력 수급문제가 대란 위기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지금까지 해 온 것과 같이 저임금과 간호조무사의 질 관리 없이는 간호조무사 활용이 어려울 것이다. 정부는 간호조무사 전문대 양성을 포함해서 전문교육 등을 통해 간호조무사의 질을 향상시키고 근로환경 및 처우개선 대책을 마련하여 각종 국가 보건의료정책사업의 필수인력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인력수급 문제 해결과 함께 국민에게 양질의 간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조속히 발전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김길순경기도간호조무사회장

[기고 도시 잇는 ‘녹색통로’ 구축하자

김영규 나날이 높아지는 맑은 하늘과 선선한 바람이 가을을 실감하게 한다. 저녁이 되면 근무지와 연결된 청소년공원에서 반려견과 산책하거나 운동을 하며 건강을 다지는 사람들을 많이 보는데, 최근에 만난 젊은 부부는 “이 공원과 청소년문화센터를 보고 이사를 왔다”면서 집 가까이에서 여유시간을 누릴 수 있는 것에 흡족해하는 모습이다. 세계 인구의 54%가 도시에 살고 있고 특히 우리나라는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돼 지난해 통계로 보면 총 인구 5천170만여 명의 91.8%인 4천747만여 명이 도시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인구집중이 심해지고 주거형태도 초고층화되면서 집 가까이에서 자연을 누리려는 사람들이 늘어나 공원과 호수 같은 환경이 거주지 선택의 중요한 부분이 되고 있다. 도시녹지는 생활의 여유로움과 쾌적하고 아름다운 경관을 주는 것 외에도 환경보호의 중요한 수단이다. 산림청에 따르면 도시숲이 도심 부유먼지의 26%, 미세먼지는 41%까지 줄여주고 미세먼지 29만t을 포함하여 약 107만t의 먼지를 흡수한다. 이를 경유차로 환산하면 1억7천만대가 내뿜는 미세먼지를 흡수하는 효과라고 하니 녹지의 보이지 않는 역할이 상상 이상으로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도시녹지는 공원숲생태통로 등 다양한 녹지의 형태를 포괄하는데, 인위적으로 단절하고 구획하여 파편화된 땅을 다시 이어준다는 뜻의 ‘그린웨이(green way)’라는 개념도 많이 사용된다. 하나의 도시를 넘어 광대한 영역을 아우르는 거대 그린웨이에서부터 내 집 앞까지 모세혈관처럼 연결되는 녹색통로는 세계도시들의 오랜 정책이자 국내 지자체들의 주요 관심사이기도 하다. 그린웨이의 완벽한 모델인 캐나다 밴쿠버시가 소개된 책을 본 적이 있는데 민-관 협력과 자발적인 시민그룹의 역할도 시사점이 있지만 큰 것은 크게, 작은 것은 구체적이고 세밀하게 정책을 펼친 부분이 돋보인다. 밴쿠버시는 10여년 전부터 새로 건축하는 아파트 단지에 야채를 심어먹을 수 있는 텃밭과 30종 이상의 새가 사는 공원을 조성하는 것이 의무조항이라고 한다. ‘집에서 250m 내에 그린웨이 만들기’라는 것도 있다. 사람이 편안하게 보행하는 거리는 도보 5분, 성인걸음 400m인데 노약자와 어린아이는 이보다 짧아 250m 정도다. 즉 누구나 집에서 5분만 걸어나가면 그린웨이가 나타나 공원으로 연결해주는 도시가 목표인 것이다. 인구가 늘어나고 도시가 커지자 도심공원들을 연결하는 것과 별도로 인근 도시들과 함께 설립한 광역밴쿠버지역청을 통해 그린웨이를 광역적으로 연결하고 있다. 북핵과 사드보복 때문에 불편한 관계가 된 중국의 약진도 놀랍다. 1996년 베이징올림픽 유치가 확정되면서 녹지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된 중국은 12개 주요도시 중심으로 정책을 펼쳐 이들 도시는 1981년 10%였던 도시숲이 현재 40%로 확대됐다. 이달 초에는 쓰촨성 청두(成都)시 정부가 세계에서 가장 긴 도심 그린웨이 구축을 시작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스케일 면에서 남다른 중국답게 ‘한 개의 축, 두 개의 산, 세 개의 고리, 일곱 개의 길’로 구성되는 구-시-현 3단계 수준의 광역 그린웨이 시스템이다. 2025년까지 1천920㎞에 이르는 구 수준을 완성하고 이를 타 도시 그린웨이와 연결해 총 길이가 5천㎞를 넘는다. 최근 수원시가 내년 3월부터 교목(喬木, 큰키나무) 3천370그루를 심는 ‘도시공원 울창한 도시숲 조성사업’을 전개하고, 전국 최초로 ‘민간분야 조경관리를 위한 정책’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광교산을 수원과 공유하고 있는 용인시는 ‘2035년 용인도시기본계획’을 수립하여 광교산 자락에 더 이상 아파트단지 개발을 못하도록 하겠다는 뉴스도 나왔다. 경기남부권역은 자연과 주거 편의시설들이 긴밀히 얽혀있는 곳이다. 자연은 경계가 없다. 거시적이고 장기적 안목에서 지역적 경계를 넘어 백두대간을 더욱 온전히 하고, 작게는 집 앞까지 그린웨이를 연결하여 삶의 질을 높이는 한 차원 높은 계획을 실행할 때가 된 것 같다. 김영규 수원시청소년육성재단 이사장

[기고] 미래의 식량, 곤충을 주목하라

김석표 지난 2013년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곤충을 미래의 식량 안보문제를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곤충을 미래대체식량으로 주목하는 이유는 엄청난 번식력과 영양학적으로 고단백이고 완벽에 가까운 식품이라는데 있다. 또한 좁은 공간에서 적은 양의 사료만으로 많은 수의 곤충을 사육할 수 있고 동물성 단백질을 얻을 수 있는 가축에 비해 지구 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이 극히 미미하다는 것도 곤충을 미래대체식량으로 선택한 이유다. 2050년이 되면 2017년 현재 73억명에서 96억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때가 되면 식량의 소비량을 지금의 두 배 정도를 확보해야 하는데 공산물 생산을 늘리듯 식량 생산량을 마음대로 늘릴 수는 없는 일이다. 하물며 가뭄과 지구 온난화로 인하여 농지면적의 13이 감소되는 상황에서 농산물 생산량의 감소는 불 보듯 뻔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미래대체식량을 미리 확보해 놓지 않으면 식량이 세계 제3차 대전의 원인이 될 것이라고 김용 세계은행 총재는 조심스럽게 평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식용곤충의 시장규모는 2015년 기준 약 60억원 수준이었다. 정부는 2020년까지 식용곤충의 시장규모를 1014억원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2016년 기준 곤충사육농가는 1천261농가로 70%가량이 1천만원 미만의 소득수준으로 아직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정부는 제2차 곤충산업육성 5개년 계획의 중점과제로 소비유통체계 고도화, 신시장 개척, 생산기반조성, 산업 인프라 확충에 중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다. 곤충사육농가가 생산을 하더라도 유통판매망이 갖춰지지 않으면 생산성도 떨어지고 농가 소득증대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다행히도 CJ는 2016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식용곤충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고 대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식용곤충 연구를 시작했다. 국내 소비자들이 아직 곤충식품이 낯선 만큼 아직 완제품보다는 원료시장에 집중할 것이라고 한다. 곤충을 분말화하거나 농축하는 등 원료소재를 개발해 의약품, 사료 등 관련 산업체에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대상도 계열사 (주)정풍을 내세워 곤충시장에 뛰어들었다. 정부는 곤충산업을 미래의 먹거리 사업으로 육성하기 위하여 제도적인 보완이 무엇보다 시급하고 곤충사육농가들이 유통판매에 대한 국가 차원에서의 시스템 마련하고 식용으로써 곤충에 대한 거부감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지속적인 홍보를 강화해 나갈 필요성이 있다. 곤충산업은 농축산업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과 블루오션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고, 미래가 약속된 농촌을 만들어 갈 것이다. 이제 다시 농촌에 활기와 희망의 태양이 떠오르기를 희망해 본다. 김석표 연천군청 전략사업실 팀장

[기고] 치매 국가책임제, 다함께 웃는 날 오길

최근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살해하고 집에 매장한 50대 아들이 경찰에 자수한 사건이 언론매체를 통해 알려지며 세상에 큰 충격을 주었다. 우리나라는 급속한 고령화로 2017년 5월말 현재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714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3.6%를 차지하며, 2030년에는 24.5%, 2050년에는 38.1%로 증가가 예상된다. 이와 더불어 치매인구도 지속적으로 증가해 2030년에는 전체 노인의 10%인 127만명, 2050년에는 271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치매인구의 증가에 따라 치료 및 간병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 돌봄에 따른 실직, 정서적 고립 등으로 인한 동반자살 등 사회적 비용의 급증과 함께 가족해체 등 치매가족의 고통도 심화될 것으로 보이며, 치매 국가책임제를 추진하는 주된 이유가 될 것이다. 현재는 장기요양서비스가 어르신의 신체기능 중심으로 등급을 판단하여 경증 치매 어르신 중 일부가 서비스 대상에서 배제됨에 따라 수혜의 사각지대가 상존하고, 치매어르신 의료·요양비용 중 직접 의료비(53.3%)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치매에 특화된 장기요양시설도 시행 초기인 관계로 아직은 제공기관이 불충분하고 치매환자 가족에 대한 정서적, 사회적 지원 역시 부족한 상황이다. 정부는 올해 치매안심센터 252개를 신설하고 치매환자 가족에 대한 정보 제공 및 1:1 맞춤형 사례관리를 도입한다. 또한, 중증 치매환자의 의료비 본인 부담률을 올 하반기 기존 20~60%에서 10%로 인하하는 등 치매요양비와 의료비 부담을 대폭 완화할 예정이다. 또 내년에는 치매에 특화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치매안심병원을 지정·운영하고, 오는 2022년까지 경증 치매환자가 안심하고 매일 이용할 수 있는 재가장기요양기관 1천389개소를 확충하기로 했다. 아울러 생애전환기 국가치매검진을 도입하여 66세가 되면 국가건강검진에 인지기능검사를 실시하고 검진결과 치매의심 인지 저하자를 치매안심센터로 연계해 지속 관리할 계획이라 한다. 이에 따라, 치매 국가책임제가 성공적으로 실행될 수 있도록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운용하고 있는 우리 공단은 등급외자(등급외 A, B)중 경증 치매 노인을 수급자로 편입하여 보호범위를 확대하고, 치매 진료이력이 있는 미 신청자를 대상으로 개별신청 안내 및 유관기관과 협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치매어르신에게 팀워크(요양보호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중심의 통합재가서비스(요양목욕간호상담)를 제공하고, 방문간호도 의무화할 것이다. 가족의 수발부담 완화를 위해 치매가족휴가제 이용대상자 기준을 확대하고 단기보호시설 및 24시간 방문요양 제공기관도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자조모임을 활성화하여 가족의 정서적 지지망을 구축하고 GPS 배회 감지기 보급확대 및 경찰청 등 유관기관과 협업을 강화하여 치매어르신 실종을 예방할 계획이다. 치매는 다른 질환과 달리 환자 본인의 인간 존엄성도 무너지고 생존까지도 위협받을 뿐 아니라 온가족이 함께 고통받는 심각한 질환이므로, 치매의료비의 90%를 건강보험으로 보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치매 국가책임제의 실행 및 안정적 정착을 위해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갖고 노력하여 환자 본인 및 부양가족이 모두 함께 웃을 수 있는 그날이 오길 기대해본다. 김사억 건보 인천부평지사 노인장기요양센터장

[기고] 미 보병 40사단 창설 100주년 기념식장을 다녀와서....

▲ 김성기가평군수 미 보병 40사단 창설 100주년 기념식장을 다녀와서.... ‘친애하는 장병여러분! 사단장은 오늘 대민지원에 나섰다가 가평에서 진기한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적의 폭격으로 지역 학교가 무너지고 연기가 피어오르는데 그 옆에 천막을 치고 오밀 조밀 수업을 받고 있는 150명의 어린 학생들을 보았습니다. 이 학생들은 묵직한 포성에도 아랑곳 않고 학업에 열중하고 있었습니다. 본인은 이 학생들의 초롱초롱한 눈동자 속에서 희망을 보았습니다. 이런 학생들이 있는 한 이 나라는 희망이 있고 미래가 있습니다. 사단장은 이 아이들을 돕고 싶습니다. 이들을 위해 학교를 지어 주려고 하는데 장병여러분도 함께 동참하지 않으시렵니까?’ 6ㆍ25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미 보병 제40사단장 조셉 클리랜드 소장이 부대 장병에게 보낸 전언통신문의 일부이다. 이 통신문의 특징은 사단장이 부하 장병들에게 명령조로 말하지 않고 청유형으로 호소하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호소에 힘입어 15,000명의 사단 장병들은 1인당 2달러씩 3만1천 달러를 모금하였다. 사단장은 이 기금으로 학교를 건립하고 사단 최초의 전사자인 카이저하사의 이름을 따 가이사중학원으로 명명하였다. 나중에 가평고로 이름이 바뀌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가평고등학교에 장학금을 보내오고 있다. 필자는 9월 1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 아라미토스 사령부에서 열린 미 보병 제 40사단 창설 100주년 기념식에 다녀왔다. 40사단은 1917년 9월 16일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고 캠프 키어니에서 창설하였다. 사단창설 초기에는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네바다, 유타주 등 서부지역 향토방위군으로서 역할을 수행했다.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40사단이 본격적으로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한 것은 6.25전쟁 때부터이다. 40사단은 철의 삼각지 전투 와 양구 단장의 능선 과 샌드백 캐슬 전투에서 악전고투 끝에 최후의 승리를 거두었다. 이 전투에서 40사단 최초의 전사자인 카이저하사를 포함해 311명 전사, 1180명 부상당했다. 19세, 20세의 미군 청년들은 6.25전쟁이 발발하기 전 까지 우리나라를 잘 알지도 못하였고 우리국민 한사람도 만나본적이 없었다고 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이국만리 먼 길을 달려와 혹독한 추위와 적의 집요한 공격에 맞서 목숨을 걸고 싸워 우리의 영토와 자유를 지키고 학교까지 지어주었다.이날 행사장에서 만난 미보병40사단 생존 한국전참전용사들은 이제 평균나이 87세 고령으로 거동도 불편하고 건강도 좋지 않았다. 나는 참전용사 한 분 한분의 손을 잡아주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러자 벽안의 노병들은 우리말로 ‘감사합니다’를 반복하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나는 휠체어를 탄 어느 노병의 눈동자속에서 설산위에 떠오른 푸른 달과 차갑고 투명한 연인산의 겨울 하늘을 보았다. 이 노병이 과연 6.25때 공산군을 무찌르던 용맹무쌍한 전사였을까 의심이 들었다. 차라리 그는 구도의 길을 걷는 성자 같았다. 또한 그는 김정은 북한 정권의 계속되는 핵과 미사일 책동을 비난하며 우리의 안보를 걱정해주는 너그럽고 인자한 큰형님이었다. 김성기 가평군수

[기고] 화령전 고유별다례

강성금 수원화성행궁은 정조가 세웠으나 ‘화령전’은 순조가 세운 정조의 영전이다.화령전은 1800년 6월28일 정조 서거 이후, 순조 원년 4월29일 완공하여 정조 어진을 봉안하고 화령전에 응당 행해야 할 절목인 ‘화령전응행절목(華寧殿應行節目)’을 개정하여 수원 유수로 하여금 사맹삭(四孟朔)과 탄신제(誕辰祭), 납향제(臘享祭)를 올리도록 한 곳이다. 국왕 순조는 화성에 묻힌 선왕 정조를 찾아갈 때마다(10회) 화령전에 예(禮)를 행함은 물론 순조 12년 9월22일에는 정조대왕의 주갑(周甲:회갑)이어서 화령전에 친히 작헌례를 행하였고, 순조 26년과 28년에는 왕세자가 따라와 아헌례를 행하였으며 이후 헌종 2회, 철종 3회, 고종이 2회로 왕의 친제(親祭)가 17회 이루어진 조선시대 유일한 외방진전이다. 조선 후기 대표적인 실학자인 서유구(徐有)가 수원 유수로 재임(헌종 2년)하면서 쓴 행정일기 화영일록(華營日錄)에는 “현륭원에는 속절제(설, 한식, 단오, 추석, 동지)를 지냈고 화령전에는 사맹삭, 탄신제, 납향제에 헌관으로 참여하였다”고 기록하고 있다. 영조가 찬정한 국조속오례의(國朝續五禮儀) 길례(吉禮) 편에는 제사의 규모에 따라 대사중사소사속제(俗祭)로 구분한 바, 명절과 탄신일은 속제에 속하므로 속절 진전향사에는 비록 임금의 친제라 하더라도 용악(用樂:음악)과 육찬(肉饌:고기)을 쓰지 말며 변() 두(豆) 작(爵)이 아닌 은으로 도금한 잔(盞)과 은 찻잔(銀茶鍾), 그리고 제기는 유기를 사용하게 하였다. 이러한 수원화성 화령전은 지역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으므로 전통을 이은 미풍양속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충분한 여건이 갖추어져 있다. 다례(茶禮)란 ‘사람이나 신에게 차와 음식을 대접하는 예, 또는 그러한 법식’으로 주다례(晝茶禮), 별다례(別茶禮), 접빈다례, 고유다례(告由茶禮) 등이 있다. 주다례는 낮 제사라 하여 기제사처럼 아침저녁은 밥을 올리고 낮에는 간단히 차를 올리는 것을 말한다. 별다례는 제사 의무가 없는 특정한 날에 특별히 행해지는 명분을 가지고 영혼에 대한 공경과 추모의 뜻을 전하는 것이고, 고유다례는 특별한 일이 생겼을 때 사당이나 신명에게 사유를 고한다는 뜻이다. 고유제에는 술을 올리지만, 고유다례에는 술과 차가 함께 올려진다. 고유별다례는 정조 때인 18세기 후반부터 성해지기 시작했는데 정조의 화성행차 그 8일의 넷째 날에 “이번에는 별다례를 행궁에서 하였고” 하였으며 조선왕조실록에는 순조 22년 2월2일에 정조대왕이 혼인한 지 61년이 되는 날, 회혼을 축하하는 주량회갑(舟梁回甲) 별다례가 있었다. 올해는 정조대왕께서 1795년 을묘 해에 6천여 명의 수행원을 이끌고 수원화성에 행차한 지 222주년 되는 해다. 오랜 세월 소멸되지 않고 남아있는 의례를 통하여 정조의 도시 수원에서 정조의 뜻을 기리는 ‘제54회 수원화성문화제’가 열린다. 문화제의 성공과 안녕을 기원하는 ‘화령전 고유별다례’는 분명 세계화 국제화 시대에 가장 한국적인 효문화 상품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이번 수원화성문화제 전야제 첫 행사인 화령전 고유별다례는 진설도 그대로 재현한 궁중정과와 정조 임금께서 즐겨 드셨던 차와 술을 준비하여 별다례 후 음복례에는 제 참례자 누구나 음복할 수 있도록 준비하였다. 강성금 수원화성예다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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