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6~19일 개최됐던 전국장애학생체전, 충남 공주에서 열린 보치아 경기장을 찾아 응원하였다. 보치아 종목은 손조차 제대로 가눌 수 없는 중증 뇌병변장애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종목이다. 선수들은 270g의 공조차도 들거나 던질 여력이 없어 보조기구(홈통)와 보조자의 도움을 받아 힘겹게 한 동작, 한 동작을 이어 간다.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면 안타까움에 저절로 가슴이 저려온다. 하지만 목표물에 볼을 굴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붙이는 정교한 테크닉에는 혀를 내두를 정도다. 그러나 경기장에서의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 선수들과 감독, 코치, 부모, 선생님 모두 즐거운 웃음과 격려, 칭찬으로 화기애애하다. 구김살이 없다. 그러다가도 게임에 들어가면 진지하게 메달을 노린다. 결과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좋은 결실은, 그간 흘린 땀의 대가이며 희망을 키우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이처럼 장애청소년들에게 체육활동은 장애를 받아들이고, 건강을 증진시키고, 경기매너를 습득하게 하고, 협력소통하게 하여 지역사회에서 함께 사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특수체육학뿐 아니라 교육학 관련 국내외 연구결과물들에서도 입증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현장에서 장애학생들의 체육활동은 방치되고 참여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장애학생들은 비장애 학생과 통합으로 이뤄지는 체육수업에서 소외되고 있으며, 통합교육 전문성과 실천의지를 갖춘 체육교사도, 특수교사도, 관리자도 우리의 현실에서 기대하기 힘들다. 특히 일반학교 공교육 시스템 안에서는 장애학생의 체육활동 참여기회는 거의 없다. 안전사고 발생을 우려하는 선생님들과 학교책임자들의 노파심 때문에 장애학생은 스포츠에 재능과 관심이 있든 없든, 운동장 한번 밟아보지 못하고 졸업하게 된다. 그래서 경기도는 학교순회 장애인체육지도자 220여 명을 연차적으로 장애인체육회에 배치하여 학교체육을 지원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지난해 특수체육학회와 공동으로 학술세미나를 개최하여 이해관계자들의 관심을 촉구하였고, 박재순, 남종섭 도의원들의 도정질의, 강득구 연정부지사 주재 2차례 이해관계자 간담회 개최, 담당부처 간 간담회, 법률자문 등을 거쳐, 세부추진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 발주 등의 구체적 결실을 내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외에도 학교 안팎 방과 후 교실 운영지원, 체육영재 발굴육성 등을 통해 장애학생들의 기초체력 증진은 물론 학교체육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그 결과 그동안 윗분(?) 눈치만 보던 선생님들의 관심도 늘어, 장애인체육회에서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체육프로그램 지원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또한 도장애인부모회와 새누리부모연대 등의 부모님들 중심의 요구도 거세지고 있으며, 조직적으로 지역거점 장애청소년 체육활동을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 경기도장애인체육회가 어린 장애학생들이 체육활동에 참여할 기회를 많이 만들어 주고, 이러한 기회를 통하여 어린 선수부터 발굴 육성할 수 있는 시스템과 전문 인력의 배치를 요구하는 건의와 압박을 많이 받고 있다. 이에 대해 드러내놓고 반대하는 사람은 없다. 허나 어떻게 할 것인가는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온도차가 느껴진다. 예산과 제도 문제 해결을 위한 경기도, 경기도의회, 경기도장애인체육회와의 공감대는 이미 형성이 되었고, 이제는 학교 현장에서 시원하게 갈증을 풀어 주는 교육행정, 경기도교육청의 결단을 경기도의 53만 장애인과 210만 가족들은 고대하고 있다. 장호철 경기도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
오피니언
장호철
2017-05-31 20: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