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의 그간 삶의 족적(足跡)이나 공약집에 나타난 약자에 대한 배려심, 성평등 의식 그리고 일찍이 보여 준 정의와 평화에 대한 신념은 미래적 가치를 충분히 담고 있어 더 나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기에 충분할 거라 기대해 보며 촛불 민심을 문 대통령께 전하고자 한다.
첫째는 촛불 때마다 불러 이제는 무의식적으로도 흥얼거리게 되는 대한민국 헌법 제1조(1항과 2항)의 이상을 구현하라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1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2항)‘는 것을 항상 잊지 말았으면 하는 것이다. 지금 국민들은 상처받고 지쳐있다. 이 아픔에 대해서 지금까지 국가는 전적으로 개인 책임으로 돌려 왔다.
하루 살기 어려운 워킹 푸어, 더 이상 포기할 것 없는 5포 세대 청년들, 하루 4시간을 출퇴근으로 길거리에서 보내는 소시민의 삶에 관심도 없고 심한 경우 능력이라는 이름으로 비난까지 했다. 촛불을 든 우리 요구는 소박하다. 밥 벌이를 할 직장이 있고, 8시간 열심히 일하면 최소한의 삶이 보장되고, 알뜰살뜰 저축하면 내 문패 붙은 작은 집을 장만하고, 늙으면 화려하지는 않아도 최소한 인간적 품위는 유지할 수 있을 삶의 보장을 요구한다.이 꿈을 이루어지길 기대하며 권력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위임했다. 이것을 잃지 마시길 부탁드린다.
두 번째로는 남녀 동수 내각,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남녀 임금 격차 해소, 육아휴직 급여 인상,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이용 아동수 기준 40퍼센트까지), 비정규직 감축, 최저임금 1만 원 인상 등을 통해 ‘성평등 사회’를 만들겠다는 패미니스트 대통령을 꿈꾸는 문대통령께 현재 여성이 처한 현실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 2015년 남녀 임금 격차는 36.7%로 OECD국가 중 15년 째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고 남녀 간 경제활동참여비율과 고위직 비율로 분석한 유리천정 지수도 OECD 29개국 중 꼴찌다.
좀 더 들어가 보면 지금 전체 임금노동자의 44%가 여성일 정도로 여성의 노동시장 참가는 늘어났지만 여성 노동자의 55%는 비정규직이고 이들의 근무 조건은 2년마다 일자리를 찾아 떠돌아야 하는 부평초 신세다. 비정규직 급여는 남성 정규직의 35.8%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대부분 여성들은 허술한 보육행정체계 및 시장에 맡겨진 보육 정책은 어쩔 수 없이 일과 출산·육아 중 선택을 강요받게 된다.
문제 해결을 위해 좀 더 확고한 대통령 의지를 요구한다. 우선 최저임금 시급을 1만원으로 인상하고 비정규직 사용 사유를 엄격하게 제한하며, 기업의 임금 공개를 의무화할 것을 요구한다. 또한 공공 기관을 포함 공무원 고위직은 물론 기업의 관리직 임원 여성 30% 할당제를 실시하는 등 적극적 고용개선조치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 개편이 요구된다. 또한 일·가정 양립정책 확대 실시로 여성경력 단절을 막는 것도 이 정부가 이루어야 할 중요 정책 과제다.
취임사에서 한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 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이 따뜻한 말이 대한민국 국민의 삶의 현장에서 체감할 날을 속히 오길 기대하며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한옥자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장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