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8일부터 23일까지는 습지의 주간이며, 22일은 생물다양성의 날이다. 5월은 가정의 달이자 생물다양성의 달이기도 하다. 지구에는 다양한 생명체들이 서로 공존하며 살아왔다. 인간도 지구 생태계의 한 구성원으로서 다른 생명체들과 함께 생태적 연결고리의 일부로 살아왔다.
하지만 인간의 문명이 발전하면서 인간은 다른 어느 지구촌 생명체보다 우월한 지위를 갖고 자연과 다른 생명체들을 파괴하기 시작했다. 물론 자연적 요인도 작용했을 것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따르면 지구촌 생물종 중 1만 8천여종의 생명체가 멸종위기에 처해 있고, 아무런 조치가 없을 경우 향후 20~30년내에는 지구전체 생물종의 25%가 멸종될 수도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생태적 연결고리가 끊어져버려 일부 생물종이 ‘멸종’된다는 것은 연관된 다른 종들의 연쇄적 파괴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스탠퍼드대학의 생물학 교수인 폴 에를리히 교수는 아주 먼 미래에는 인간도 지구상에서 사라질 생물 종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러한 생물종 감소와 생태계 파괴에 대한 위기의식으로 국제사회에서는 생물종 보전 필요성에 대한 범지구적인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지난 1992년 ‘유엔환경개발회의’에서 생물다양성협약이 채택되었고, 이듬해 12월 29일부터 발효됐다.
생물다양성협약의 목적은 크게 생물다양성의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 그리고 공평한 분배에 있다. 즉, 지구촌의 생물종을 잘 보전하는 한편 생물다양성 구성요소의 지속가능한 이용, 그리고 생물자원을 이용해 얻어지는 이익을 공정하고 공평하게 분배하는 것이다.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해서는 생물들이 살아가는 서식지 보존이 우선이다.
환경부는 백두대간과 비무장지대, 섬들로 이루어진 연안지역을 ‘생태계의 3대 중심축’으로 선정, 생태축 복원사업과 보호지역 확대 등을 추진해 생물다양성을 향상시키고 생태계 기능의 연속성을 유지시키려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자연보호지역 비율을 2014년 12.6%에서 오는 2020년에 17% 수준으로 확대, 생물다양성협약 목표(Aichi Target)를 달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한강유역환경청에서도 개발압력이 높은 수도권 지역이 무분별한 개발로 서식지가 훼손되는 것을 최소화하는 것은 물론 자연과 조화되는 개발을 유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매화마름(멸종Ⅱ급) 등 멸종위기생물종의 서식지 복원, 불가피한 서식지 훼손시에는 계획단계부터 사후관리까지 대체서식지를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생물다양성관리계약제도 활용해 지역주민과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농업활동 등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여 철새보호 활동 등을 하고 있다. 모든 환경문제가 그렇듯이 생물다양성 보전도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생물다양성 보전을 국민 개개인의 참여와 실천활동이 중요하다.
날씨가 좋아 등산을 할 때도 정해진 등산로만 이용해 동물이 놀라거나 식물의 서식지가 훼손되는 것을 방지하고, 도토리 등 산열매는 야생동물에게 양보하며 야생식물을 무분별하게 채취하지 않는 등 생태계 구성원으로서 다른 생물을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올해 초 서울시를 통과하는 한강구간에서 수달가족 4마리가 발견돼 국민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들 수달가족이 돌아온 것은 그동안 우리의 작은 노력에 자연이 반응하여 끊어졌던 생태계의 연결고리가 다시 이어지고 있다는 신호가 아닐까?
생물다양성의 보전과 가치를 높이기 위해 국민의 관심과 자발적 참여가 절실하다. 생물다양성의 달 5월, 지구촌 생태계를 구성하는 일원으로서 인간과 자연이 공생하는 5월이 되길 기대해 본다.
나정균 한강유역환경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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