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40년 공직생활 “나는 행복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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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6월1일 비가 오고 있었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청년이 몸에 맞지 않는 양복을 입고 상황실에서 임명장을 받고 짚차에 탔다.

 

비는 주룩주룩 오고 있었고 차는 팔창동 사무소 앞에 서더니 청년을 사무실로 데려가 인계를 하곤 다음 행선지로 떠나갔다. 이렇게 공직이 시작한지 어느덧 40년이 지났다.

 

2017년 6월1일 공무원으로 임용된 만40년이 되는 뜻깊은 날이다.

 

아직도 그때를 잊지않고 있다.

그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1977년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총소득은 1,047달러로 수원시 인구 235,159명에서 지금은 5.2배가 증가한 123만3천12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또한 2016년 국민 1인당 총소득은 2만7천560달러로 선진국 대열에 들어가고 있다. 그로인한 공무원 수와 조직도 3개국 14과 18개동 500명에서 지금은 2실 6국 94개과 42개동 2천836명으로 놀랍게 확대되었다.

 

수원시 예산은 1977년 35억원에서 2017년 2조4천900억원으로 무려 695배가 증가하였다.

 

1977년 임용할때와 2017년 지금의 공직사회를 비교해보면, 1977년 그때는 유신시대 말기로 사회나 공직사회가 무척 경직되어 있었다. 시청과 동사무소간의 위계질서, 하늘같은 계장아래 복사기등 행정장비가 없던 시절 직원들이 손수 먹지대고 일하였다. 새마을, 세무, 농업업무가 시정의 주요업무였고 관료사회가 일반사회를 이끌어갔던 관료위주 사회였다.

 

2017년 지금은 공직내부부터 많이 변화되었다. 여성공무원들의 많은 공직진출로 공직내부 분위기가 부드럽고 최첨단 행정장비로 많은 정보와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수원시 여성공무원은 1,293명으로 전체 2,836명중 45.4%를 차지하고 있다

청소, 환경, 문화예술, 사회복지, 교통등 주민 생활에 밀접한 업무가 주요업무로 공직사회보다 일반 사회가 주도하는 민간주도사회로 변하였다.

 

그동안 대통령은 유신시대 박정희 대통령부터 지금의 문재인 대통령까지 10명이나 바뀌었고 수원시장은 제13대 이재덕 시장부터 지금의 27대 염태영 시장까지 12명을 모시게 되었다.

 

40년, 강산이 4번이나 바뀔정도로 긴 세월 나는 나의 청춘과 인생의 대부분을 공직자라는 테두리에서 크게는 나라와 민족을 작게는 지역사회 발전이라는 소명으로 천직으로 근무 하였다.

 

공직기간중 제일 기억남는 것은 2002년 월드컵 대회때 월드컵팀장으로 근무하여 월드컵 성공에 직은 힘이나마 기여한 것이다.

 

또한, 40년 공직기간중 가장 큰 기쁨은 2008년도 청백봉사상을 수상하게 된 것이다.40년동안 말단부터 구청장에 이르기까지 많은 애환과 어려움도 많았다.

 

또한 많은 시행착오와 실패도 있었지만 그것이 도약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2017년 1월2일 권선구청장으로 부임하면서 고향 온것처럼 따뜻한 환대속에 사람향기나는 권선구를 위해 주민들과 함께 하고 있다.

 

“처음 시작은 미약하지만 나중에 창대하리라”는 성경 말씀처럼 말단에서 시작한 내가 꿈도 꿔보지 못한 구청장으로 오르기까지 선배, 동료 및 후배 공무원등 아낌없는 사랑을 받은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이제 내려갈때다. 올라갈 때 못본 그 꽃을 보러 내려 가련다

 

이필근 권선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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