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비교적 가늘은 편이다. 위와 아래는 납작하다. 머리는 원뿔 형태로 뾰족하다. 몸빛도 다르다. 등은 암청색이고 옆구리는 은백색이다. 몸과 지느러미 등에 검은 반점이 있다. 등 지느러미와 꼬리 지느러미 사이에는 작은 기름 지느러미가 있다. 연어라는 생선의 이력서다.
▶녀석의 생애는 간단찮다. ‘파란만장하다’는 표현이 되레 적절하다. 알에서 깨어난 뒤 유년 시절은 민물에서 유영하며 보낸다. 조금 자라면 바다로 나간다. 산란기가 되면 강으로 되돌아와 알을 낳고, 강 상류에서 생애를 마감한다.
▶몸 형태도 수시로 바뀐다. 민물에 사는 동안은 타원형 무늬가 지느러미 옆에 나있다. 바다로 나갈 무렵이면 타원형 무늬는 없어진다. 색깔도 짙은 은백색으로 변한다. 바다에 있는 동안에는 몸길이가 70㎝까지 자란다. 산란기에 하천으로 거슬러 올라오면 그 거룩했던 은백색은 없어진다. 그리고 몸 전체가 거무스름해지면서 검정·노랑·분홍·보라색이 섞인 불규칙한 줄무늬가 몸 옆에 나타난다.
▶강 바닥을 치고 올라가는 그 기상은 늠름하기 짝이 없다. 물론 치열한 생존을 위해서지만 말이다. 대중가요도 녀석의 기상을 놓치지 않았다. 강산에의 노래가 대표적이다.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 말이다. 그래서 역경에도 좌절하지 말라는 뜻으로도 곧잘 인용된다. 7할 이상은 북대서양에서 서식한다. 북대서양이 이들의 친정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연어값이 오르고 있다. 대형마트에 따르면 횟감용 연어필렛(100g) 가격이 3천880원에서 4천480원으로 15.5% 올랐다. 노르웨이산 연어도 덩달아 뛰었다. 100g당 3천780원에서 4천780원으로 26.4% 인상됐다.
▶북대서양 연어 중 으뜸은 노르웨이산이다. 주로 러시아 상공을 경유하는 항공편으로 들여온다. 러시아 영공 폐쇄로 우회 항로를 이용하면서 운임비가 올라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이전 ㎏당 12∼13달러였던 연어 가격이 현재 19∼20달러까지 껑충 뛰었다. 노르웨이산 연어 수입업체의 설명이다. 분명 전쟁은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났지만, 시시각각으로 우리 생활에도 섬세하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 세상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허행윤 지역사회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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