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새내기 직장인의 성공 원칙

신입사원 채용 시즌이 돌아왔다. 원하는 회사에 취직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다양한 스펙을 쌓기 위해 구직자들은 치열하게 노력한다. 성공적인 면접을 위해 취업 컨설팅을 받기도 하고 오랜 기간 면접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노력하는 구직자들의 노력이 눈물겹다. 교육원에 근무하다 보니 매년 많은 수의 신규직원들을 교육하게 된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입사하는 직원들의 업무 능력은 조금만 다듬으면 실무에 적용해도 될 정도로 뛰어나다. 다만 아쉬운 점은 대인관계 능력이 조금 부족하다는 점이다. 직장생활은 인간관계의 연속이다. 고객을 응대해야 하고, 상사와 소통해야 하고, 타 부서와 협력해야 하고 거래처와 협상해야 한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소통을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서 성과도 달라진다. 직장생활은 목표가 존재한다. 달성해야 하는 성과와 목표에 대한 압박은 때론 좌절감과 자괴감이 들기도 한다. 스트레스는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며 사람과 업무와 연관되어서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다. 좋은 성과를 내고 일을 잘한다는 평가를 내는 우수 직원들의 성향을 분석해 보면 좋은 태도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어린 시절 실천했던 바른 자세는 건강한 성장에 도움을 준다. 마음의 바른 자세는 기본을 실천하는 태도이다.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는 존중과 인정을 기본으로 하면 된다. 인사와 경청을 잘하는 것이 대인관계의 시작이다. 나를 알아봐주고 존중해주고 관심을 표현해 주는 사람은 대부분의 경우 호감을 갖기 마련이다. 상대방이 나에게 호감을 갖고 있다면 좋은 관계가 형성되고 대인관계의 스트레스는 줄어들기 마련이다. 잘못된 고객응대는 고객에게 스트레스를 받기 쉽고 성공적인 고객응대는 고객의 감사를 받기 마련이다. 같은 일을 하고 고맙다는 말을 들으면 즐거운 일이다. 성공의 원칙은 일과 사람을 대할 때 좋은 태도를 유지하고 실천하는데 있다. 성공한 화가 파블로 피카소도 행동은 모든 성공의 열쇠다라는 말을 남겼다. 담당하는 일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사람에 대해 좋은 태도를 유지하고 실천할 때 직장생활에서도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 직장인은 인생에서 많은 시간을 직장생활에 소비한다. 직장 내에서의 인간 관계가 불편하다면 결코 인생도 행복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상사와 동료의 인정을 받는 것은 중요하다. 사람을 관찰하고 성향을 분석하면 어떻게 대하는 것이 효과적인지 알 수 있다. 상사의 유형에 따라서 적절하게 대처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사교 모임이 아닌 일을 위해 모인 업무중심의 직장에서도 업무뿐 아니라 사교성도 중요한 기술이다. 사람들의 집합이기 때문에 사람에 대해 이해하고 공부할 필요가 있다. 관계를 해치는 주범인 뒷담화와 불평은 나의 발목을 잡는 덫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한다면 성공적인 직장생활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은천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기고]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할 때, 멀리서 차가 미리 정지해 건널 수 있도록 기다려 주는 경험을 한 적이 있는가. 어느 부부가 외국여행을 다녀와서 좋았던 경험담을 들려주었다. 교통법규를 지키는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보행자가 보이면 거리를 두고 미리 정지해 건널 때까지 기다리며, 운전이 미숙한 운전자를 위해 배려해 주는 모습들을 보며 우리와는 다른 교통문화를 경험했다는 것이다. 주요 해외 교통선진국의 보행자 교통문화를 살펴보면, 미국에서는 횡단보도를 횡단하는 보행자가 있으면 모든 차량은 반드시 정지해야 하며, 프랑스ㆍ독일ㆍ호주 등에서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뿐만 아니라 횡단하려는 보행자까지 보호하는 문화가 정착돼 있다. 우리나라의 최근 5년(2014~2018년) 간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매년 감소 추세이다. 그러나 보행 중 사망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OECD 회원국 평균 19.7%에 비해 약 2배나 높은 39.7%이다. 특히, 지난해엔 2014년에 비해 보행자 사망사고가 22.1% 감소했으나, 횡단보도 통행 중 보행자 사망사고는 11.3% 감소하는 데 그쳤다. 횡단보도 안에서 연 평균 373명의 보행자가 교통사고로 사망하고 있어 보행자를 배려하고 양보하는 운전자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이에 경찰은 관계기관 합동으로 보행자 사고가 증가하는 9월부터 보행자 중심의 교통문화 확산을 위해 사람이 보이면 일단 멈춤 교통문화 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도로교통법 제27조 제1항에서 모든 차의 운전자(교차로 우회전 차량 포함)는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통행하고 있을 때 일시 정지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하지만 이를 지키는 운전자는 많지 않다. 운전자는 교차로 우회전이 항상 허용되는 듯 생각할지 모른다. 차량용 신호가 적색이고, 우회전을 하기 전에 보행자용 신호가 녹색일 때는 우회전을 할 수 없다. 만일 우회전을 하다가 보행자와 충돌을 하는 교통사고가 발생하게 되면 신호위반뿐만 아니라 보행자 보호의무 위반 사고로 중과실 교통사고에 해당하게 된다. 이는 보험에 가입해도 형사처분을 받게 되는 것이다. 또한 보행자가 있을 때 우회전을 무리하게 하게 되면 보행자 통행방해 또는 보호불이행으로 범칙금과 벌점이 부과된다.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높기 때문에 횡단보도에 진입하기 전에는 우선 정지한 후 보행자를 반드시 확인하여야 한다. 과거 신호와 정지선을 지키는 차량 운전자에게 양심냉장고를 주는 인기 프로그램이 있었다. 처음에는 기본적인 법규를 지키는 운전자를 찾기 위해 몇 시간씩 기다렸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 우리 주변을 살펴보면 정지선을 지나 정지하는 차량은 드물다. 강력한 단속 때문일까? 아니면 타인의 시선 때문일까? 아니다. 지키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우리의 인식의 변화 때문일 것이다. 횡단보도가 보이면 멈추자. 보행자가 보이면 멈추는 것이 아니다. 멈춰야만 볼 수 있다. 멈춰야 비로소 한 생명을 지킬 수 있다. 교통은 문화라는 표현을 한다. 보행자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보행자 중심의 선진교통문화가 정착되길 바란다. 정윤희 의정부경찰서 교통과 경장

[기고] 수도권 화학공장 사망사고를 예방하려면

2012년 9월 경북 구미에서 발생한 불화수소 누출사고에서 알 수 있듯 화학공장 사고는 물적, 인적피해는 물론 환경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치명적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때문에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사업장은 공장의 설계ㆍ건설단계부터 사고예방을 위한 철저한 검증과 관리가 필요하다. 이에 우리나라에서는 산업안전보건법(제49조의2)에 따라공정안전보고서(PSM, Process Safety Management)를 제출ㆍ승인 받아야만 공장의 건설 및 운영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러한 제도에도 불구하고 최근 수도권(서울ㆍ경기ㆍ인천) 소재의 공장에서 중대산업사고로까지 이어질 뻔한 아찔한 일들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대규모 석유화학공장은 울산, 여수, 대산단지 등에 위치하고 있다. 이러한 석유화학공장은 고온고압에서 운전을 하고 있어 위험(Risk)이 크지만, 2중ㆍ3중으로 안전장치가 설치되어 있고 자동제어시스템에 따라 정상 운전 중에는 사고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고는 예방정비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연차 정기보수(TA, Turn Around) 기간 중에 발생한다. 즉, 평소에는 사고발생 가능성이 의외로 높지 않다. 하지만 수도권은 상황이 좀 다르다. 안산 반월공단, 시흥 시화공단, 인천 남동공단, 평택 포승공단 등에 밀집해있는 수도권 화학공장은 작업자가 일일이 원료를 계량하고, 투입하고, 운전하는 이른바 회분식(Batch type) 사업장이다. 이러한 사업장은 기본적으로 예방정비인 연차 정기보수가 없다.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설비를 수리할 수 있다. 바꿔 말하면 안전수준이 낮은 사업장일 경우에는 고장이 나지 않거나 사고가 발생하지 않으면 정비를 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언제든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함을 의미한다. 또한, 수도권의 비교적 규모가 크지 않은 중소화학공장은 수요자의 요청에 따라 수시로 다양한 품목을 제작한다. 이는 잦은 생산품목의 변경으로 이어지고, 작업자가 생산품목을 혼동하여 이에 적합한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아 화재폭발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따라서, 이러한 중소규모 공정안전관리 대상 사업장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기본부터 충실히 지키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첫째, 정상 운전 중에는 안전운전절차서(SOP, Safety Operational Procedures)에 따라 기본원칙을 지키고 적절한 순서대로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 둘째, 새로운 생산품목이 생겼을 경우에는 화학물질의 위험성을 물질안전보건자료(MSDS, Material Safety Data Sheet) 등을 통해 꼼꼼히 파악하고, 다른 화학물질과 반응할 경우에 어떤 위험성이 생기는지를 평가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위험성 평가다. 즉, 화학공장의 위험성 평가는 화학물질과 이를 취급하는 공정에 대해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 셋째, 정상 운전 중에는 절대로 화기작업이나 밀폐공간(Confined space) 출입작업을 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위험작업을 하려면 당연히 설비의 운전을 정지하고, 내용물을 비우고, 신선한 공기 등으로 치환(Purge)한 후 가스농도 등을 측정하여 이상이 없음을 확인한 후 수행해야 한다. 이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안전한 사업장을 만드는데 애초에 쉬운 지름길은 없다. 이는 화학물질을 다루는 화학공장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원칙과 절차를 지키는 기본에 충실한 안전관리가 노동자의 생명을 지키는 가장 빠르고 정확한 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김영호 안전보건공단 경기지역본부 화학사고예방센터 소장

[기고] ‘나혜석미술상’ 제정을 지지하며

1896년 수원에서 태어난 나혜석은 그가 살아온 삶만큼이나 2019년 현재에도 수원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에서 나혜석미술상(가칭)제정의 필요성을 들어 3번의 공청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혹자들은 할 말이 많은 듯하다. 이들의 시각은 다음의 논리를 들어 부정과 긍정을 오가며 나혜석을 평가한다. 개화기의 여성인권운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한 사실과, 남성중심의 가부장적 유교사상을 흔들며 봉건적 가치관에 대해 논리적 변별로 당당히 대항했다는 것에 대한 부정론이 그것이다. 나혜석은 당시 사회 분위기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임신 중 체험과 이야기를 담은 모(母)된 감상기와 자신의 이혼이야기를 담은 이혼고백서를 통해 사회통념을 격렬히 공론화시킴으로써 당시 정서를 대담하게 대척하기에 이른다. 이로 인한 사회적 편견과 비방은 1990년대 들어서 나혜석에 대한 활발한 연구와 재평가에서도 부정론과 긍정론을 오가며 양분되어 오늘에 이른다. 또 하나는 1910~20년대까지의 적극적인 항일 독립운동기와 1930~40년대의 독립운동과 관련된 그녀의 미온적 행보와 1922년 제1회 조선미술전람회를 시작으로 1932년 제11회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입상하기에 이르기까지 그녀의 작품 활동내용을 들어서 친일 행적으로 의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그 시대를 살아온 모든 지식인들과 일반 국민들이 견뎌야 했던 핍박과 치욕의 세월이었음을 감안할 때 딱히 이분법적으로 재단할 수만은 없다. 서슬 퍼런 일제의 총칼 앞에 국어말살정책과 일본식 성명강요, 강제징병과 징용 등, 강요와 강제는 위로받고 치유해야할 국가적 아픔인 것이지 배척해야 할 논쟁의 중심은 아니라다. 따라서 이러한 사회분위기속에서 작가로서 자신의 예술혼을 실험하고 검증하기 위한 조선미술전람회와 제국미술전람회에서의 입상이 매국의 잣대이자 친일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일제강점기 초기 상해임시정부에 독립 자금을 전달했다는 기록과 김활란의 친일 유혹에도 굴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일제에 저항했다는 점은 뒤로하고 이후 1930~40년대의 나혜석의 미온적인 항일태도를 들어서 이를 매국으로 간주한다면 일제의 강제 앞에 고개 숙이고 숨죽이며 살아온 우리민족 대다수는 어떠한가? 적어도 문화예술에 대한 그녀의 예술적 가치만큼은 산문 70여 편과 시 4편, 희곡 1편, 소설 5편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대한민국 근대문학에 큰 족적을 남겼고 최초로 서양화를 우리나라에 도입한 여성 화가로서 2000년 대한민국 문화관광부에 의해 2월의 문화인물로 지정된다. 그녀가 던져준 여성이 아닌 한 인간으로서의 권익과 욕망, 아름다운 예술적 투쟁의 역사를 현재를 사는 모든 예술인들의 시각으로 계승해야 한다는 것은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또 하나의 과제일지 모른다. 따라서 미술동네에서 바라보는 그녀의 이야기는 적극적인 재 조망과 발굴을 통하여 미래적 가치로 비중 있게 발전시켜야 하고, 그런 의미에서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의 나혜석 미술상 제정은 긍정적 의미를 가질 뿐만 아니라 시대적 요청이라 할 것이다. 이와 같이 나혜석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와 기쁜 소식은 정체된 지역미술계에 청량한 기쁨을 주는 사건으로 자리하고 있다. 늦은 감은 있지만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의 나혜석에 대한 의미 있는 움직임에 대해 기대와 격려, 박수, 그리고 찬사를 보내는 바이다. 이영길 ㈔ 수원예총 회장

[기고] ‘과거시험 보는 날’과 함께한 수원화성문화제

공인식 수원대표축제 제56회 수원화성문화제의 우수 프로그램 중 하나인 과거시험의 연출을 맡았다. 3년 동안 수원문화재야행을 비롯해 수원연극축제, 빛의 산책로, 수원화성문화제의 축제재현배우를 운영해 오면서 좀 더 하고 싶은 일도 많은 터였다. 축제재현배우는 수원화성의 조선시대 인물상을 재현(의상, 분장, 행동)하며 관광객들에게 관광지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한다. 축제재현배우의 구성은 전문배우와 시민 배우가 3대7 비율로 구성돼 있어서 지역주민들의 참여도가 높고 스스로 주체가 되어 축제를 즐기고 있다. 이번 수원화성문화제는 다른 해와는 다르게 새로운 시도가 여러 방면으로 돋보이는 축제였다. 여기서는 그중 하나인 과거시험을 이야기해보려 한다. 수원화성문화제에서 과거시험은 빼놓을 수 없는 대표 프로그램 중 하나이다. 1795년 정조대왕 능행차 당시 화성행궁 낙남헌에서는 과거시험이 실제로 행해졌다. 축제에서는 그동안 고증을 기반으로 과거시험을 재현해왔다. 문과로 진행됐던 과거시험은 몇 해 전부터 무과로 변경되어 새로운 볼거리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번 56회 수원화성문화제에서는 다시 문과로 진행됐다. 역사적인 일들을 재현하는 데는 늘 한계성에 맞닥뜨린다. 일례로 사실적인 재현이냐, 재미적인 재현이냐. 어디에 중심을 두느냐에 따라 분위기는 180도 달라진다. 너무 무겁지도, 그렇다고 너무 가볍지도 않은, 이번 과거시험에는 사실적인 재현에 재미를 더하기로 했다. 뭔가 좀 색다른, 과거시험 보는 날은 그렇게 재탄생됐다. 224년 전 그 땅에서 다시 과거시험이 시작됐다. 낙남헌을 받치고 있는 나무기둥의 깊은 주름은 그날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며 아마도 아련한 옛 생각에 젖어 있을지도 모르겠다. 많은 사람이 과거시험 자체를 즐길 수 있도록 기존 서예중심에서 벗어나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칠행시 및 20자평으로 시험방식을 바꾸었다. 이 때문인지 참가자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가족, 친구, 연인 단위의 신청도 많았다. 그리고 화려함 보다는 자연 그대로의 현장성을 살리고자 무대를 없애고 땅바닥에 왕골돗자리를 깔고 새끼줄로 경계선을 만들었다. 모든 참가자들은 유생복으로 갈아입었으며 봇짐을 메고 짚신도 신었다. 그 모습이 좋은지 참가자들은 연방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했다. 실제 대회다 보니 다소 지루할 수도 있는 과거시험에 축제재현배우가 투입하여 전반적인 과거시험을 이끌어갔다. 파라솔 우산을 든 내관과 춤 잘 추는 궁녀들, 유쾌하게 변한 정조대왕과 커닝하다 걸려 곤장대로 끌려가는 유생들, 떡 파는 아낙네 등 동네 시민 배우가 참가들의 긴장도 풀어주고 관광객들에게 재미있는 볼거리도 선사했다. 뭔가 좀 색다른, 과거시험 보는 날은 시민이 주체가 되어 축제를 함께 만들고 즐기는 모습을 보여줬으며 축제를 찾은 관광객들을 반갑게 맞이하는 동네주민으로서의 역할도 담당했다고 생각한다. 내년에도 정조대왕의 친림과거시험이었던 낙남헌에서의 224년 전 그날을 모두 기억했으면 한다. 끝으로 새로운 도전을 물심양면으로 믿어주고 도와준 수원문화재단 관계자분들과 어색함을 멀리하고 재현에 함께해준 동네 시민 배우 분들, 그리고 퍼레이드 통제 속에 숨 헐떡이며 달려온 매직캣의 이명준 마술사. 부족한 게 많음에도 모든 것을 즐겁게 바라봐준 관광객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공인식 극단 아토 연출가

[기고] 춤추는 나라를 꿈꾸며

우리 민족은 대대로 춤과 노래를 좋아해서 소수 인원만 모여도 흥과 끼가 많아 자연스럽게 춤과 노래로 힘든 삶을 달래며 살아왔다. 이렇게 춤이라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인간의 몸의 언어로서 말보다 더 많은 언어를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해서 나는 질문한다. 우리가 쓰는 언어로 우리의 사상이나 감정을 다 표현할 수 있는가? 혹 우리가 쓰는 언어로 자신을 속이는 도구로 이용하고 있지는 않은가? 우리가 말하는 언어 속에 무의식의 또 다른 언어는 없을까? 왜 우리는 꼭 언어가 필요한가? 그저 아주 필요한 단순한 언어만 가지고 살 수는 없을까? 언어만이 진정한 소통의 수단인가? 그 중에서도 춤은 인간에게 전달되는 가장 직접적인 언어소통의 수단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특히 요즘같이 한국이 시끄럽고 대립적 정치 속에서 그저 작품활동만 하기에는 집중하기도 여건도 마음의 여유도 자꾸 잃어가는 시점에서 나는 꿈을 꾸어본다. 꿈이라는 것은 항상 가능할 수 있기에. 또한 나의 삶을 비춰볼 때, 내가 하고자 하는 꿈을 향해 달려온 만큼 그 꿈을 실현해 왔기에 나는 또 다른 원대하고 큰 꿈을 꾸고자 한다. 그것은 춤으로 서로 마음의 벽을 허물고 서로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해주는 소통의 수단으로 춤을 통해서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꿈을 꾸어본다. 특히 이스라엘은 리쿠데암이라고해서 도시에서 쉽게 누구나 함께 남녀노소 관계없이 다 같이 춤추는 모습을 보면서 무척 부러웠던 기억이 난다. 춤이라는 것은 몸으로 서로 소통하며 행복해하기에 우리도 많은 곳에서 쉽게 누구나 함께 춤출 수 있기를 꿈꾼다. 특히 수원SK아트리움 상주단체로 있으면서 느끼는 것은 관객들이 공연을 향한 갈증을 직접 경험하면서 꼭 극장이 아니어도 쉽게 어디서든 춤으로 다가갈 수 있는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지 않은가 라는 생각을 했다. 특히 수원발레축제로 수원에서의 5년 경험을 통해 축제 기간 야외음악당에서 치킨과 맥주를 시켜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공연을 관람하는 모습, 특히 어떤 노부부가 자신들이 직접 간이 의자와 식탁을 가져와서 와인을 마시면서 공연을 보고 있는 광경. 이는 야외무대에서만 볼 수 있는, 그리고 자연과 함께 즐기는 이러한 축제의 큰 장점은 인간이 원하는 아주 작은 행복한 유토피아가 아닐까? 내가 상상해보지 못했던 진정으로 말이 아닌 춤으로 소통하는 계기가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춤은 몸과 마음을 치료해주는 가장 단순한 수단이기에, 온 나라를 춤추게 할 수 있는 정치적 제도를 꿈꾸어 본다. 왜냐하면 춤으로 우리 사회를 더욱 더 건강하게 하면 좋지 않을까 하는 황당하지만 허무맹랑하지 않은 꿈을 꾸면서 춤추는 국가를 꿈꿔본다. 서미숙 서발레단 단장

[기고] 주변국 계략에 주의 필요

요즘 한국을 둘러싼 주변국들의 행태를 보면 미국 트럼프와 일본 아베 간, 또 북한 김정은 간에 한국을 사이에 두고 특별한 밀약이 있다는 가상을 해 볼 수 있다. 가상이 현실이 돼서는 안 된다. 특히 경제를 우선시하는 트럼프와 군사강국을 꿈꾸는 아베, 한국의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해 공산화를 획책하는 김정은, 그리고 한국의 발전에 불안을 느끼는 중국과 러시아가 자국의 이해관계를 두고 열심히 계산기를 두들길 수 있다. 과거 김일성이 한국을 제쳐두고 미국과 단둘이서 직접 만나기를 원했듯, 김정은도 한국을 뺀 미국과 단둘이 만나 협상을 적극 추진한다는 점에 유의하지 않으면 안 된다. 문제는 동맹보다도 돈밖에 모르는 트럼프 미국대통령이다. 트럼프는 아버지가 죽자 뉴욕에서 자신이 하는 부동산업계 최고 경쟁자가 없어져서 잘 됐다고 할 정도로 재물에 대한 욕심이 많은 사람이다. 뿐만 아니라 오래된 동맹국도 경제논리로 보고 경시한다. 요즘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하는 행태를 보면 20세기 초 주변 강대국들이 보였던 행태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1904년 8월22일 일본이 제1차 조일협약을 강제로 체결하고, 1905년 미국 루스벨트대통령이 일본과 러시아를 종용해 포츠머스 강화조약을 체결했다. 일본이 우리 땅에서 청나라러시아와 전쟁해 승리한 것을 빌미로, 조선을 위협하고 야밤에 조선왕실에 침입해 민비를 살해하고 고종을 퇴위시키고 순종을 내세워 1910년 8월29일 외교권을 빼앗고 군대를 해산하고 식민지 통치를 시작했다. 중요한 것은 그 과정에 미국과 일본이 가쓰라ㆍ태프트 밀약을 했다. 가쓰라ㆍ태프트 밀약은 1905년 7월27일 미국은 조선을 일본에게 지배토록 하고, 일본은 필리핀을 미국이 지배토록 상호승인하고 1905년 8월12일 일본이 동맹국 영국의 지지를 얻었다. 결국 조선이 강대국들의 밀약으로 일본국의 식민지가 됐다. 루스벨트 대통령이 그랬듯 돈이면 피도 눈물도 가리지 않는 트럼프로서는 일본 아베 총리, 북한 김정은 간에 한국을 사이에 두고 특별한 밀약을 가질 수 있다. 일본이 미국에서 천문학적인 돈으로 무기를 구입하고 일본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으로부터 발생하는 비용 대부분을 일본이 부담하는 대신 일본 헌법을 개정해 방어적 자위대가 아닌 공격적 전쟁을 할 수 있는 군대를 갖도록 적극 돕는다. 한국과 관련해선 일본이 유엔사에 합류해 집단적 자위권을 빌미로 향후 한국에서 전쟁이 발생하면 개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물론 한국과 일본 간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도 일본을 두둔하고 독도영토 주장에 일본을 지원하는 밀약을 했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또 북한과는 북한의 김정은 체제보장은 물론 핵보유를 인정하되, 장거리 미사일을 만들지 않는다면 한국을 압력하고 경제적으로 북한을 돕도록 하고 한국 내 주둔하고 있는 미군을 철수하고 동시에 제반 한미합동훈련에 대해서는 축소하거나 폐지하기로 양자 간에 밀약을 가졌거나 추진하기로 했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20세기 초 미국ㆍ일본ㆍ영국 등이 우리나라와 필리핀을 두고 가쓰라ㆍ태프트 밀약을 체결, 약소국을 제물로 자국의 이익을 강구했듯 트럼프나 아베 두 사람도 충분히 그렇게 하고 남을 지도자들이다. 국제사회에서 영원한 우방도, 영원한 적도 없다는 것을 우리 정치인들은 알아야 한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는 언제든지 약소국가를 제물로 한다는 점을 똑똑히 알고 또다시 미국과 일본 등 주변 강대국의 계략에 빠져 그들의 제물이 돼서는 안 된다. 차제에 핵무기를 만드는 것도 검토해봄직하다. 요즘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동북아시아의 정세가 심상치 않다. 특히 일본 아베가 우리나라를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키기 위해 경제력을 앞세워 각가지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우리 국민은 명심해야 한다. 그 점을 정부도 국민도 잘 알아 국력을 한 곳에 모아 제2의 가쓰라ㆍ태프트 같은 밀약에 국가가 처해서는 안 된다. 뭐라 해도 우리 안보를 위해서는 미국이 필요하다. 견고한 우방으로 변함이 있어서는 안 된다. 한정규 문학평론가

[기고] 인천고등법원 설치가 필요한 5가지 이유

지난 3월 수원 광교지구에 수원고등법원과 수원고등검찰청이 광교 호수가 바라보이는 곳에서 역사적으로 개원했다. 경기 남부지역 850만 명을 관할하는 수원고등법원이 설치됨으로써 경기 남부의 도민들은 서울까지 가지 않더라도 가까운 곳에서 사법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인천시민들도 인천고등법원이 설립되는 것을 열망하고 있다. 필자는 인천고등법원이 설치되어야 하는 5가지 이유를 들어 설치의 당위성을 밝히려 한다. 첫째, 서울고등법원은 8개의 지방법원을 거느리면서 전국 고등법원 판사의 60% 이상이 일하고 있고, 관할인구는 1천766만 명에 이른다. 서울에 항소심 사건이 과다하게 집중되다 보니 변호사의 70% 이상이 서초동에 몰려 있다. 이것도 수원고등법원의 신설 덕분에 850만 명이 분산된 결과이다. 집중화된 사법권과 법률서비스를 해당 지역으로 분산시키면 그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그 지역의 경제까지 살릴 수 있다. 인천고등법원은 집중화된 서울고등법원의 문제를 해결하고, 시민들이 쉽게 사법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필요하다. 둘째, 헌법 제27조 제3항은 모든 국민은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을 현실적으로 보장하려면 국민이 법원에 접근하고자 걸리는 시간이나 비용이 감소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법원의 시설, 판사의 자질, 사건처리 속도 등도 제대로 확보돼야 한다. 인천 시민들은 항소심 사건을 처리하려고 서울로 가야 하는데 이는 서울 시민과 비교하면 시간이나 비용 측면에서 차별받는 것이다. 셋째, 현재 학익동에 있는 인천지방법원 청사는 장소 접근성이 떨어져서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법원 주변은 도시기반시설이 노후화되었고, 법원 규모나 위치가 확장성이 없어서 늘어나는 법률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 앞으로 늘어나야 할 법정과 판사, 편의시설 등을 감당할 수 없으므로 인천지방법원은 고등법원의 설치와 함께 반드시 이전해야 한다. 넷째, 지방분권은 무엇보다도 주민들이 그 지역에서 재판을 받을 권리도 포함되어야 한다. 사법권도 지역적으로 분산되어야 그 지역에 맞는 탄력적인 사법운용이 가능하다. 모든 것이 서울 중심으로 이뤄지면 재판도 그 지역의 정서와 수준을 맞추기 어렵다. 다섯째, 인천지방법원의 관할인구가 431만 명에 이르고, 사건의 수가 다른 고등법원과 비슷하거나 더 많은 때도 있다. 관할지역의 인구가 계속 늘어나고 있고, 인천의 경제자유구역들이 개발되고 있어 법률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또한, 경기 서북부의 고양, 파주도 법원의 규모를 지원에서 지법으로 승격하는 운동을 하고 있어 그 지역도 인천고등법원에 포함하면 582만 명을 관할하는 고등법원의 설립이 가능하다. 올해 설립된 인천지방국세청도 인천을 포함해 경기 서부지역을 모두 관할하고 있다. 고양지원이 고양지법으로 승격된다고 하더라도 항소심 재판을 받으려고 서울로 가야 하는 불편은 인천과 같아서 인천고등법원에서 재판을 받도록 하는 것이 그 지역의 주민들에게 편의성이 더 크다. 경기 서북부 지역이 인천고등법원의 관할로 편입될 경우에는 인천고등법원을 인천의 중심지역인 인천 서구 지역에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인천고등법원은 인천뿐만 아니라 경기도 서부지역의 핵심법원으로서 인천과 다른 도시의 특수성을 반영해 지역주민에게 더 나은 사법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대단위 법조타운을 조성함으로써 인천의 도시개발에도 도움이 될 것이고, 법률서비스 산업이 발전하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다. 무엇보다 인천고등법원의 유치로 인해 인천이 자족적이고 지역중심 도시로서 기능을 하는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인천고등법원의 도입은 모든 인천시민의 꿈이고 희망이므로 꼭 실현돼야만 한다. 조용주 변호사

[기고] 질병·전쟁을 유발하는 기후변화

지구온난화는 단순히 기온상승만으로 그치지를 않고 이상 괴질, 기근, 전쟁 등 적지 않은 문제를 야기 인류의 삶 그 자체를 고통 속으로 빠뜨린다. 6천500만 년 전 중생대에서 신생대 그 사이에 소행성충돌로 먼지가 햇볕을 가려 식물이 자라지 못하는 등 기후환경이 급격히 변해 먹을 것이 없어 지구상에서 공룡이 사라졌던 것과 같이 인류도 머지않은 미래에 종말을 맞이해야 할 조짐이 보인다고들 한다. 그 징조가 약 1만 2천여 년 전 여성들이 꼬챙이로 씨앗을 땅에 묻으며 유목생활을 청산하고 한곳에 정착해 일으킨 농업혁명과 18세기 영국에서 일어 난 산업혁명 이후 지구상의 전 인류가 생활하는데 필요로 하는 재화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과정에 사용한 석유와 석탄 가스와 같은 화석연료에 연소를 하면서 대기 중으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로 기온이 급격히 상승하고 뿐만 아니라 지구온난화는 지구환경을 더욱 더 악화시켜 그 때문에 지구 곳곳에서 기후변화가 가속 예년에 경험해 보지 못했던 기후를 맞아 동식물 그 어느 것 하나도 예외 없이 고통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만 해도 생태계에 크게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수도권에서 대나무 죽순이 돋고, 강원도 팽창에서 질 좋은 사과가 생산되고, 전남 보성이 주산지인 녹차가 강원도 고성에서 재배되고 제주도가 주산지인 감귤과 한라봉이 전남 남해안지역과 전라북도 김제에서 생산된다. 열대지역 과일인 블루베리, 망고스틴, 파파야, 키위, 구아바 등이 재배되고 바다 생물도 한대나 온대 어종이 아열대 어종으로 바뀐다. 이토록 생태계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그렇게 지구온난화는 온대지역을 아열대 또는 열대지역으로, 한대지역을 온대지역으로, 그래서 생태계변화 뿐만 아니라 북극의 다년생 해빙과 고산지역의 만년설이 녹아 사라지고 있다. 그에 대해 지구과학자이자 우주과학자인 로랜스 C 스미스는 2050년이면 지구기온이 20세기 말 보다 크게 올라 많은 지역에선 생물이 살지 못하는 뜨거운 바위덩이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 해빙과 만년설이 태양열 94%를 반사하던 것이 해빙과 만년설이 녹아 없어짐으로써 태양열의 70%를 흡수해 해수면 온도를 높여 지구온난화를 더욱 가속하고 한편에서는 엘니뇨현상이, 또 다른 한 쪽에서는 라니뇨현상으로 중위도 곡창지대가 가뭄 사막화가 진행된다. 뿐만 아니라 숲 모기가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캄보디아, 미얀마, 베트남, 라오스 등 동남아 일대에서 그 어느 때 보다 기승을 부려 그 모기에 물리면 뎅기열 감기에 걸려 발열, 두통, 오한, 근육통 등으로 많은 사람이 사망에 이르게 될 거라 했다. 지구온난화는 지역에 따라 과거에 경험해 보지 못했던 질병이다. 그래서 지구상의 인류가 그런 재난으로부터 보다 완전한 곳으로, 보다 기온이 낮은 곳으로, 가뭄이 덜 심한 곳으로 이동을 한다. 그 때문에 곳곳에서 전쟁이 일어나고 전쟁은 더 많은 질병을 유발한다. 결국 기근과 질병, 전쟁 때문에 인류가 크게 감소한다. 그런 일련의 것들로 인류가 그 어느 때에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재난을 겪게 된다. 문제는 기온상승에 의해 발생하는 각가지 재난으로 지구상의 생명체 모두를 잃게 되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게 된다. 이미 늦었지만 지금 부터라도 소비를 줄여 대기를 비롯한 수질 등 환경오염을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 그것만이 인류에게 조금이나마 미래가 있다. 아니면 공룡과 같은 처지가 되는 게 멀지 않았다. 한정규 문학평론가

[기고] 한국 고미술시장의 역할과 전망

고미술품은 희소가치가 있거나 유서 깊은 오래된 기물(器物) 또는 서화(書畵) 등의 미술품을 의미한다. 이에 각 시대를 대표하는 고미술의 장르를 구분하면, 삼국시대는 고분미술의 금속공예와 벽화, 통일신라시대는 불상과 탑, 고려시대는 청자와 불화이다. 조선시대에는 회화와 도자기가 그 자리를 차지한다. 최근 들어 우리 조상들의 멋과 얼이 담긴 고서화나 도자기 등 고미술품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고조되면서 거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고미술품 중 최고가에 거래된 작품들을 살펴보면 2012년 9월에 열린 K옥션 경매에서 보물 제585호 퇴우이선생진적첩이 34억 원에 낙찰되어 당시 고서화 부문 경매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이후 2016년 12월에 열린 서울옥션 경매에서는 보물 제1210호인 불화 청량산괘불탱(淸凉山掛佛幀)이 35억 2천만 원에 낙찰되면서 국내 고미술품 경매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해 당해 최고가 기록을 세운 작품은 조선시대에 제작된 달항아리 백자대호였다. 높이 45㎝의 대작으로 지난해 5월 서울옥션 홍콩 경매에서 약 24억 7천만 원에 거래되면서 활황을 이어가고 있기에 향후 도자기, 고서화, 글씨 등의 매매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고미술품은 저평가된 가격에 미술사적 가치, 희소성 면에서 상승 여력이 많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대기 수요가 많고, 국공립 기관, 기업의 예술공간,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꾸준한 수요층이 확보됨에 따라 외부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점이 불황을 이겨낸 주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렇다면 고미술품을 안전하게 구매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첫째, 신뢰할 만한 감정기관에 자문을 구하는 것이다. 일정 비용을 지불하면 전문가들이 진위여부와 함께 작품의 가치와 거래 시세 등의 정보를 제공해주기에 초보 컬렉터의 경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둘째, 다수의 수요자와 공급자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거래를 이루는 거래시장을 활용하는 것이다. 진위여부와 작품 가격형성 면에서 경매시장이 신뢰할 만한 거래소이기는 하지만 응찰자 간의 경합이 작품의 가격을 올리고, 거래 시 최종 작품가격은 별도의 수수료를 더한 금액이기에 낙찰 당시 금액보다 높아진다는 점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셋째, 고미술품 거래 시 안정성과 만족도를 높이는 획기적인 방안으로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미술품을 구매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최근 출시되는 아트상품들은 플랫폼에서 작품의 진위여부를 증명할 보증서와 함께 작품에 담긴 당대 최고의 감식안이었던 위창 오세창의 제발, 낙관에 관한 전문가의 작품설명 및 소개 영상, 구매 포인트 등을 자체 제작하여 제공하기에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또 해당 작품의 거래이력을 통해 작품의 미래가치를 조망하여 매각 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어렵게만 느껴진 고미술시장에 대한 쉬운 이해와 즐거움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 그리고 작품가격의 부담을 최소화해 1만 원부터 원하는 만큼 구매가 가능하고, 권리증을 발급하여 소유권을 인정하기에 부담 없이 소유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고미술품의 의미와 가치를 널리 알려진다면 미술품 구매의 활성화 및 향유의 대중화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송현 아트투게더 아트디렉터

[기고] 대통령의 착각

장난스런 말이지만, 대통령이 퇴임하면 불편한 것이 3가지 있다 한다. 그중 첫 번째는 교통체증이다. 대통령의 동선은 경호상의 이유로 극비사항이다. 차량 이동의 경우 경찰의 교통통제를 받으며 최단 시간에 목적지에 도착한다. 도로 위의 지체와 정체는 경호의 이유만으로도 있어서는 안 되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퇴임 후 시민으로 돌아오면 경호실의 경호를 받긴 하지만 교통통제의 혜택(?)을 받을 수 없어 새삼 교통체증을 실감할 수밖에 없다. 두 번째는 먹거리다. 대통령의 구미가 작동하면 언제든 상시 대기하는 최고의 요리사에 의해 웬만하면 청와대 내에서 맛난 음식을 먹을 수 있다. 그러나 퇴임 후에 눈치 없이 별미나 간식, 혹은 밤참을 요구한다면 불평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세 번째는 낮은 천장이다. 청와대 집무실 및 관저 등 근무와 생활 공간은 일반인들의 주거생활 공간에 비해 큼직하고 널찍하며 층고가 높아 쾌적하다. 그러나 퇴임 후 생활하게 되는 사저는 청와대에 비해 공간은 협소하고 답답하다. 넓은 집에서 작은 집으로 이사한 경험이 있다면 쉽게 느껴질 것이다. 비록 농(弄)이 섞인 말이지만, 사소한 환경 변화도 익숙하기까진 시간이 필요할 진데, 하물며 최고의 권력과 권위를 내려놓고 자연인으로 복귀하였을 때 그 허탈감과 덧없음은 얼마나 클 것인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그렇지만 제일 격세지감을 느끼게 되는 것은 사람 때문이다. 사또는 바뀌어도 이방은 안 바뀐다는 세속의 처세를 비로소 실감하게 된다. 그리 머리 조아리고 눈앞에서 어른거리던 사람들이 뜸하게 줄어 서운한 마음과 함께 염량세태(炎世態)를 절감하게 된다. 그러나 한 치 앞을 헤아리는 예지(叡智)란 인간의 능력 밖이듯, 재임 시에는 너무 바빠, 아주 이른 시기인 5년 만에 이러한 시간과 상황을 마주할 것이란 생각을 하지 못한다. 아니 오히려 그러한 시간은 오지 않을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된다. 이러한 착각은 특정 대통령에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역대 대통령들에서 볼 수 있는 일반적 경우다. 그런데 더욱 심각한 착각은 역사에 기리 남는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꼭 필요한 과업을 내가 이루어야 한다는 사명감에 사로잡혀, 오늘의 비판과 시련이 있을지라도 미래를 위해, 우리나라를 위해 견뎌내고 돌파해야 한다는 역사적 소명을 더욱 굳건히 하게 된다. 다시는 선거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기에 표를 의식할 필요가 없다. 소신껏 하면 된다. 언젠가 나의 진심을 알아줄 것이다. 지금 욕을 먹더라도 해야 할 일은 해야 한다. 5년 단임, 단 한번의 대통령 자리에 있는 동안 해야 할 일은 너무 많다는 조급증에 사로잡히게 된다. 사실 국민이 원하는 것과 국민에게 필요한 것은 늘 같지 않다.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가 더 많다. 무엇을 선택하느냐는 지도자에게 딜레마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국민이 원하는 것에만 치중하면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가 될 수 있고, 국민에게 필요한 것에 치중하면 독재 혹은 파쇼가 될 수 있다. 원하는 것과 필요한 것을 적절히 조화하는 것이 정치고 지도력이다. 그래서 정치가 어렵고, 지도자가 고독하다. 정상환 국제대 교수前 청와대 행정관

[기고] 축제의 꽃 ‘수원화성문화제’

축제는 즐겁다. 또 흥겹다. 돼지열병으로 우려했던 축제가 정조대왕능행차 공동재현, 개막공연작품, 음식부스 등을 대폭 취소하고 긴 시간 준비한 제56회 수원화성문화제가 드디어 빗장을 푼다. 수원시 승격 70주년에 맞는 뜻 깊은 축제다. 역사를 빚어낸 수원의 길을 세계로 펼쳐간다는 슬로건으로 더 큰 수원을 위해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가슴을 두들기는 아름답고 멋진 축제로 도약한다. 과거와 미래가 녹아 있는 축제다. 수원은 문화와 예술이 잠들지 않은 도시다. 올해 축제내용은 다채롭다. 볼거리가 많다. 관람을 쉽게 하도록 관람 동선을 A~D존으로 나눴다. 프로그램별 축제 공간 재구성이다. 취향대로 즐길 수 있다. 시민이 제안하거나 공모로 뽑힌 프로그램은 B존(장안공원, 화서문, 생태교통마을)으로 묶었다. 멀리 걷지 않고 즐길 수 있게 했다. 문화제추진위원회가 전문분과별로 나눠 토의를 거듭하고 운영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확정졌다. 시민을 앞세우는 염태영 시장의 시정철학으로부터 발원(發源)된 기획이다. 수원은 왕의 도시이자 백성을 위한 도시다. 축제 내내 인인화락(人人和樂) 여민동락(與民同樂)의 정신이 곳곳에 배어있다. 세대를 넘어 함께 즐기고 함께 소통하고 함께 친구가 되는 체험형 프로그램이 웃음과 행복을 가져다 줄 것이다. 시민이 축제의 주인공이다. 시민의 손으로 기부금을 조성하여 시민프로그램을 만들고 시민공모로 선정된 다양한 프로그램은 축제의 진가(眞價)를 높일 것이다. 갑자기 불어 닥친 아프리카 돼지열병으로 수원화성문화제의 백미(白眉)인 정조대왕능행차 공동재현은 부득이 전면 취소했다. 창덕궁, 시흥행궁, 연무대화성행궁, 융릉으로 이어져 과거와 미래를 여는 퍼레이드가 멈춰서 아쉽다. 원행을묘정리의궤 복원행렬이며 대형 거리축제가 준비를 꼼꼼히 해왔는데 아쉬움이 크다. 행행(行幸)으로 행복한 국왕의 행차가 축제의 맛을 한껏 돋보일 기회는 내년으로 미룬다. 음식거리 부스도 잔반발생으로 인한 위험요소를 사전 예방하고자 취소했다. 문화제 첫날 개막공연도 취소했다. 반백 년 넘게 시민이 한 마음 한 뜻으로 만들어 온 수원화성문화제다. 우수축제, 수원문화제는 축소는 되어 진행되지만 시민이 자긍심을 가질 프로그램은 그대로 진행되어 천만다행이다. 축제분위기가 가라앉지 않고 행사를 띄우기위해 도로변에 반차도에 나오는 등신대를 세웠다. 시민경연 퍼레이드인 조선백성환희마당과 전문거리 퍼레이드는 그대로 펼쳐져 볼거리가 더욱 풍족해진다. 마지막 날 아쉬움을 남기고 장안문D존(창룡문)에서 폐막연 야조로 4일간의 문화제가 막을 내린다. 정조시대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이야기를 흥미와 역사 속 여행을 통해 야조 공연이 내뿜는 멋과 문화 향기를 맡게 될 것이다. 문화제는 시민의 생각을 담는 그릇이다. 시민의 생각과 행동은 내일의 역사가 된다. 축제를 통해 전통과 문화를 생각하게 만든다. 축제 기간에 시민이 만드는 문화는 소소하지만 차곡차곡 쌓여 의미를 가진 큼직한 이야기 보따리가 된다. 문화는 시민으로부터 창출되고 그 문화는 시민의 품격을 만든다. 축제의 성공은 참여자의 열기다. 지친 일상을 다독여 주는 것, 그것이 바로 문화제가 뿜어내는 열기요 환희다. 비록 축제는 축소되었지만 다채로운 빛과 다양한 프로그램, 그 안에 품고 있는 이야기들이 수원화성문화제를 찾은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녹아들어 오래도록 기억되길 바란다. 김훈동 수원화성문화제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

[기고] 강한국방 튼튼한 안보가 한반도 평화를 정착한다

매년 10월 1일은 국군의 날이다. 1950년 625 전쟁 중 우리 국군이 반격을 통해 38선을 돌파한 그 정신과 의지를 기념하기 위해서 선택한 날이다. 올해는 71주년이 되는 해를 기념한다. 우리 육해공군의 창설일은 각기 다르지만 국군의 날은 10월 1일로 정해 해마다 국군의 용맹무쌍한 호국정신을 기념하고 있다. 1950년 당시에는 우리 군이 유엔군 사령관의 작전지휘하에 있었다. 유엔군의 참전이 결정되자 유엔에서는 미군사령관에게 총지휘를 맡아 달라고 했으며 이승만 대통령도 1950년 7월 17일, 당시 맥아더 유엔군 사령관에게 작전지휘권(Operational Command)을 이양한 데서 비롯됐다. 미군이 지휘하는 유엔군은 인천상륙작전과 서울탈환 이후 처음에는 38선까지만 회복하고 반격을 중지하는 방안과 이 기회에 완전한 한반도 통일을 위해 전면적인 북진을 놓고 고심했다. 게다가 중국은 유엔군이 북중 국경선으로 접근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작전지휘권이 유엔에 있었고 군사력도 변변찮았지만 당시 우리 국군은 유엔군의 허락이나 작전지휘를 아랑곳하지 않고 평양으로 진격했고 이에 따라 작전상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되자 한국군의 38선 돌파를 유엔과 미국이 뒤따를 수밖에 없었다. 이것은 지휘관계의 한계를 보여주는 한 예다. 즉, 여러 나라가 합쳐져서 연합군의 형태로 작전을 전개하는 상황에서는 지휘관계를 어떻게 정하던 결국 자국의 이익을 위한 당사국의 행위가 가장 우선하게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그동안 미군에게 전시작전통제권을 준 것은 결국 우리의 국익이 침해되지 않기 때문이었다. 미군에게 우리 군의 일부 (약 70% 정도) 작전통제권을 줌으로써 미군을 한반도에 묶어 두고 우리 국익에 안 맞으면 우리가 선택해 다른 방안을 강구하면 되는 것이었다. 반면에 미국도 미국의 국익에 맞지 않으면 언제든지 손을 뗄 수 있는 것이 지휘관계다. 한국은 625전쟁 이후 지난 70여 년간 군사력은 물론 전반적인 국력에서 625때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월등히 강해졌다. 미군은 이러한 한국군이 북한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제어하고 제한하는 기능을 함으로써 미국이 생각하는 한반도 정세의 안정이라는 목표를 달성했다고 본다. 우리는 이제 한반도에서 우리가 전시 작전통제권을 행사하는 시기로 가까이 가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지상군은 아직도 더 많은 발전을 필요로 하고 있고, 몇 가지 난관도 극복해야 한다. 또 하나의 큰 문제는 전시 연합군을 지휘해 나갈 인재를 육성하는 일이다. 미군에게도 고민이 있다. NLL이나 휴전선에서 군사적 충돌사건이 발생하면 한국군을 자제할 방법이 약화된다는 것이다. 70년 동안 미국은 북한군의 숱한 도발에도 불구하고 우리 군이 북한군을 속 시원하게 혼내 주지 못하도록 막아 왔다고 할 수 있다. 만일 앞으로 북한의 군사적 도발이 있게 되면 지난 2015년에 있었던 남북간의 군사적 긴장상태를 훨씬 넘어서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아마도 이러한 이유 등으로 인해 미군은 앞으로 전시작전통제권의 한국군으로의 전환 이후 유엔사의 기능을 활성화하려고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따라서 한국군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따른 군사적 변화 양상을 북한도 잘 인식하고 지금까지보다 더욱 신중하게 판단하고 행동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국군은 지난 70여 년 동안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해왔다. 그리고 이제 커진 국력을 배경으로 국방개혁을 통해 차원이 다른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국군의 새로운 도약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갖고 응원을 해 주어야 한다. 창설 71주년 국군의 날을 맞아 우리 모두가 국군의 희생과 노고를 존중해주고 격려와 응원을 보내야 하는 이유는 한가지이다. 강한국방 튼튼한 안보가 한반도의 평화정착은 물론, 대한민국의 국운 융성과 국민의 행복을 보장해 주는 길이기 때문이다. 전인범 前 특전사령관

[기고] 생태계 교란 야생 생물

생물도 일정한 지역을 단위로 공동체를 형성해 살아간다. 공동체 내에서 생물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무기적환경이 서로 복잡한 상호의존관계를 가지고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자연의 체계가 필요하다. 그것을 생태계라 한다. 사람도 하나의 집단을 이뤄 공동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협력과 협동이 필요하듯 생물의 집단인 생태계도 다를 바 없다. 한 지역에 생물의 공동체가 형성 안정되기 위해서는 많은 세월이 걸린다. 그 세월동안 생(生)과 사(死)를 두고 치열한 다툼이 일어나 균형과 조화를 이루게 된다. 그렇게 만들어진 생태계에 새로운 종(種)의 생물이 나타나게 되면 자연스럽게 생태계교란현상이 일어난다. 기존의 생태계에 새로운 종의 생물이 유입, 새로 유입된 생물에 천적이 없는 개체가 급속히 증가해 먹이사슬이 균형을 잃어버린다. 수년 전 우리나라에 들어 온 베스와 블루기가 대표적이다. 그렇게 되면 생태계는 순간에 무너져 심한 고통을 겪게 된다. 서울시내 특히 여의도 지하철역에서 국회의사당 방향으로의 길가에 늘어서 있는 가로수와 잠실지하철역 주위대로변에 자라는 가로수에 여름철이면 꽃매미들이 새까맣게 앉아 울어댄다. 매미의 울음소리가 꼬리를 물고 거리를 달리는 자동차소리를 집어 삼켜버린다. 꽃매미는 다른 식물에 기승하는 식물의 줄기에서 수액을 빨아먹고 나무줄기와 잎에 그을음병과 마름병을 유발하며 포도와 같은 과실의 열매즙을 흡즙 생태계교란 및 농작물에 심각한 피해를 준다. 그렇게 우리나라 생태계를 교란하는 야생생물로는 꽃매미, 가시상추, 뉴트리아, 황소개구리, 큰 입 베스, 파랑블 우럭(블루길), 붉은 개미 등 많은 종이 있다. 이를 정부가 생태계를 교란하는 야생생물로 지정 관리한다. 2017년 10월 이후 남미가 주요 서식지인 붉은 불개미가 화물에 묻혀 부산항과 인천항 평택항으로 들어 왔다. 붉은 불개미가 지닌 독성 여부를 떠나 생태계에 커다란 변화를 일으키게 된다. 때문에 문제시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생태계 교란 야생생물 대부분은 블루길처럼 애호가들에 의해 수입되었거나, 불법으로 들여왔거나, 붉은 불개미처럼 외국에서 들어오는 화물에 묻어들어 온 것들이다. 그런 야생생물에 의해 토착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있다. 건강한 생태계를 위해, 없어서는 안 되는 생물종이 멸종되는 사태가 발생돼서는 안 된다. 토종 생물종이 없어지면 기존 생태계 질서가 무너진다. 그런 사태를 막기 위해 정부가 생태계교란 생물을 지정 관리한다. 생태계교란 야생생물로 지정이 되면 수입이 제한되고 인위적인 자연생태계 방출이 금지된다. 또한 정부가 정밀모니터링과 개체 수 조절관리를 위한 퇴치활동도 한다. 생태계교란은 농작물에 피해를 끼치기도하고 과일의 결실에 피해를 입히거나 다른 종의 곤충이나 물고기를 잡아먹어 멸종위기에 처해 먹이사슬이 균형을 잃어 종국적으로 인간에게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생태계교란행위가 야기 될 수 있는 생물을 유입해서도, 그것을 수입토록 허가를 해서도 안 된다. 인간도 넓은 의미로 보아 생태계의 일원이다. 그러면서 생태계 균형 파괴의 주범이다. 그리고 생태계 균형을 조정하는 조정자이기도 하다. 수도권에는 인천공항 등 몇 개의 공항과 인천항, 평택항 등이 있어 불법반입 또는 화물 등에 묻혀 들어 올 수 있으니 특별히 주의가 필요하다. 한정규 문학평론가

[기고] 국민이 깨어 있어야, 정치가 건강해진다

작금의 정치가 국민에게 짜증을 유발하고, 정치혐오를 가중시키고 있는 형국이다. 실제로 정치는 없고 정쟁만 있을 뿐이다. 지난 9일 조국에게 법무장관 임명장이 수여됐다. 이에 반기든 한국당은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갖고 조국 파면을 주장하면서 첨예한 대립으로 치닫고 있다. 보수 언론도 조국에 대해 마녀 사냥하듯 검찰 수사사항을 앞다퉈 도배질했다. 또 교수 193명이 참여한 조국 사퇴의 시국선언문도 등장했다. 잇따라 SKY 대학 소수 학생들도 교내 집회를 통해 조국 장관 사퇴에 가세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침묵은 하지만 곤욕스럽고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자칫 한 점의 불씨가 광야를 태울 수가 있잖은가. 사실상 문 대통령은 건강한 민주주의를 위해 검찰과 사법 개혁이 필요하다고 확신에 차 있다. 그 핵심 과제는 공수처 신설과 검경 수사권 조정이다. 물론 국민도 대찬성이다. 그래서 강한 의지로 야당 반대를 무릅쓰고, 능력과 자질을 갖춘 조국을 선택한 것이다. 한편 조국에 대한 의혹들이 난무한데 딱 부러진 불법행위가 아직껏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래서일까. 수사의 칼끝은 부인과 친인척으로 확대되고 있어 그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여론조사 기관인 한국갤럽은 조국 장관 임명에 반대 57%, 찬성 27%로 나타났다. 게다가 문 대통령 국정지지도 40%로 취임 후 최저치가 됐고, 부정 평가는 53%로 나왔다. 국정수행 부정 평가 이유에서 인사 문제 비중이 높다는 점을 예사로 여겨서는 안 될 것 같다. 특히 눈여겨 볼일은 19~20세는 긍정 38%, 부정 47%이다. 그뿐만 아니다.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층에서는 긍정 평가 24%, 부정 평가 55%로 후자의 비중이 크다. 이쯤 되면 다시 한번 깊은 고민을 해봐야 않을지 심히 우려스럽다. 그러나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20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지지율 하락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산적해 있는 일을 해나가는 정부가 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옛말에도 민심은 천심이라고 했잖은가. 일각선 문재인 정부가 아집과 독선으로 국민의 비판 목소리를 귀담아듣지 않는다면 과거 독재정권과 뭐가 다른가라는 주장을 제기하면서 조국의 임명 철회를 은근히 압박한다. 민주주의 국가 권력은 총구로부터 나온 것이 아니라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한시적인 권력을 가지고 무소불위의 권력 방망이를 휘둘렸다가 국민 대다수의 거센 저항에 부딪쳤던 박근혜정권도 결국 촛불민심 앞에 초라하게 무너졌다. 그러나 문 정부는 과거 정권처럼 독재정권은 아니고 민주적 방식으로 국정을 한다는 점을 국민들이 공감하기 때문에 한결같은 지지를 보내주고 있지만 민심은 사정에 따라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다. 반면 제1 야당인 한국당은 줄곧 반대를 위한 반대로 인해 국회 운영에 차질을 빚고, 사사건건 발목 잡아 국정이 제대로 굴러가지 못한다는 비난 여론이 항간에 고개를 들고 있다. 혹자는 이런 난맥상 초래는 강경파 몇몇 의원으로 지목하고 분통을 터뜨린다. 또 다른 혹자는 한국당이 과거의 부패와 실정에 뼈아픈 성찰 없이, 문 정부 출범부터 지금껏 도 넘은 정치공세로 어깃장을 놓고 있어 무당층마저 등을 돌려, 지지율이 제자리에 맴돌고 있다고 했다. 특히 광주 5ㆍ18 민주화 운동에 대해 거짓과 왜곡으로 폄하하고, 극우 지만원의 생뚱맞은 북한군 개입설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려다 국민적 강한 반발로 뒷걸음쳤다. 또한 세월호 참사 유족들에게 막말하여 생긴 마음의 생채기로 고통을 준 사실에 더욱 싸늘해진 민심은 돌아오지 않고 있다. 더불어 정치가 희화화되고 추한 모습으로 전락, 정치혐오를 초래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며칠 전 일이다. 몇몇 한국당 의원들이 국회 마당서 조국 해임을 위한 삭발식을 가졌다. 과연 삭발 정치의 효과는 나타날지는 두고 볼 일이다. 23일에는 검찰에서 법무부장관 집을 압수수색 하는 초유의 일이 벌어지자 일부 사퇴 결정의 목소리가 시나브로 커지고 있다. 요즘 온 국민은 끝이 보이지 않는 소모적인 정쟁으로 걱정과 불안이 심각하다. 그래도 국민이 깨어 있어야 정치가 건강해진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박정필 시인

[기고] 우리들의 일그러진 골목대장

어느덧 조석(朝夕)으로 제법 쌀쌀한 가을이 성큼 다가왔는지도 모르게 다람쥐 쳇바퀴 돌 듯한 일상의 반복 속에서 순찰을 하다가 마을 어귀에서 뛰노는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자니 지금은 아련하지만, 함께 유년시절을 보냈던 동무들이 생각난다. 대부분 친구가 서로 사이좋게 지내곤 했지만, 그중에서도 유난히 남 앞에 나서기 좋아하고 대장 노릇을 하던 우리 동네 골목대장이 떠오른다. 1998년 당시 필자가 살았던 전라북도 전주의 작고 조용한 시골마을에서도 공부면 공부, 운동이면 운동, 싸움이면 싸움 못하는 것이 하나도 없는 만능이면서 학교에서도 유명한 골목대장 친구가 옆집에 살고 있었다. 그때 우리들의 우상이 없던 골목대장은 친구들과 재밌게 놀다가도 어느 때는 아무런 이유도 없이 친구들을 때리기도 하고 따돌림도 시키곤 했었다. 그러던 중 옆 학교에서 유명한 또 다른 골목대장 출신이 우리 동네로 이사를 오게 되었고 한 산에 두 마리의 호랑이가 살 수 없듯이 두 골목대장은 서로 속칭 일짱이 되려고 다투기 시작했다. 수시로 말다툼과 주먹싸움을 하던 골목대장들은 승부가 나지 않자 평소 괴롭혔던 친구들을 자기편으로 만들고자 학교 앞에서 팔던 쫀득이나쭈쭈바를 사주기도 하고 집에 데려가서 그 시절에는 귀했던 미니카나 레고로 같이 놀아주면서 환심을 사고자 노력을 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골목대장과 친구들 관계가 서로 위해 주고 보듬어 주는 진정한 사이로 거듭나게 되어 지금까지도 절친으로 지내오고 있다. 며칠 전 그때의 친구들을 만나 회포를 풀 던 중 현 정부에서 화두가 되는 수사권 조정 이야기가 우연히 나오자 한 친구가 지금 검찰과 경찰의 관계는 그 시절 우리들의 골목대장과 비슷한 것 같다라는 말을 했다. 세상 모든 것이 견제와 균형 및 분권과 자율권리에 따라야지 어느 한 사람, 어느 한 기관이 무소불위의 독점 권력을 휘두른다면 그 사회와 그 속에서 사는 국민은 미래의 희망과 행복을 잃어버린 채 병들어 가게 된다. 역사를 빌려 미래의 지혜를 빚어낸다라는 말처럼 과거의 경험은 현재의 문제해결과 더 밝은 미래를 열기 위한 열쇠가 되기도 한다. 과거 유럽에서 프랑스 루이 14세가 짐은 곧 국가다.라는 말로 왕권신수설을 강조하였지만, 국민에겐 그 짐(朕)이 짐이 되어 절대왕정국가가 무너지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임두홍 안성경찰서 양성파출소 순경

[기고] 아베의 계략 도와줘서는 안된다

나쁜 사람들, 남의 나라운명을 그렇게 짓밟아 놓고 적반하장? 1905년 8월 22일 미국과 일본이 조선과 필리핀을 놓고 서로 나누어 먹는 가쓰라태프트 밀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일본이 영국에 양해를 구했다. 그게 강대국들의 행태다. 그로부터 5년 후 일본이 우리를 식민지 통치했다. 21세기 들어 세계정세가 그때와 비슷하게 급변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시아가 2018년 이후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드는 형국이다. 특히 일본 아베 신조의 계략이 그렇고 김정은을 품에 안은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대통령이 그렇다. 중국은 한국국방을 위해 한반도에 배치하는 사드를 놓고 우리를 압박하고, 일본은 위안부며 징용 문제 등 과거사를 두고 우리나라와 마찰을 빚고 이제 독도가 자기 영토인데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그곳에서 군사훈련을 하고 있다는 등 억지를, 또 러시아는 전투기가 독도 영공을 들락날락하며 중국은 우리 방공식별구역을 허락 없이 멋대로 드나든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의 중요한 동맹국인 미국마저도 주둔군 비용부담 등으로 압박하고 있다. 그 중 무엇보다 주의를 기울여야 할 점이 일본 아베의 계략이자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사고다. 아베는 자국의 방위목적보다는 다른 나라를 침략하기 위한 군대를 갖고자 헌법 개정을 획책하고 있다. 문제는 일본 아베의 계략이다. 일본 아베는 과거사를 빌미삼아 악의적으로 한국에서 미국을 멀리 떼어 놓을 목적으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을 꼬드기고 있다. 그 수단으로 아베는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해 미국에서 F-35기 등 신무기와 잉여농산물을 대량 구매해 주며 돈 앞에 피도 눈물도 모르는 트럼프를 달래 등에 업고 지구 곳곳을 활보하고 있으며 동북아시아에서 패권을 꿈꾸고 제2 가쓰라 테프트 밀약을 획책하고 있다. 또 트럼프는 북한의 김정은을 상대로 간교한 외교전을 펼치고 있다. 일본 아베는 미국 트럼프에게 거액의 돈 보따리를 내밀고 그 대가로 한국을 국제사회 특히 미국으로부터 떼어 내 고립시켜 또다시 한국을 경제식민지화 하고 있다. 북한 김정은 또한 중국과 러시아를 등에 업고 미국을 꼬드기며 한반도에서 미군철수를 종용하는 계략을 펼치고 있다. 김정은이 때론 호의적이며 때론 악의적인 태도로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손뼉을 마주하며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개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이미 만들어 놓은 다량의 핵무기를 묵시적 인정하며 한국에서 미군철수와 일본으로부터 경제적 도움을 보장받도록 하고 있다. 그들은 그렇게 하고도 남을 잔인한 계략가들이다. 미국과 일본이 1905년에 일본은 한국을 지배하고 반면 미국은 필리핀을 지배하는 것으로 두 나라 간에 맺었던 가쓰라태프트 밀약을 맺고 영국으로부터 양해를 구했던 것과 같이 아베와 트럼프, 트럼프와 김정은 간 밀약을 체결했거나 논의했을 수 있다. 우리는 그 점 똑똑히 알아야 한다. 국민, 특히 정치지도자들 국권을 지키는 일, 국토와 국민을 지키는 일,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이 이 세상에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 그런데도 요즘 국내에선 별것도 아닌 장관 하나 임명 때문에 국력을 소모하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지금 다수 국민은 생계문제에 마음을 졸이는데 그들은 한가하게 장관자리를 두고 혈안이니 한심한 생각이 든다. 우리를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쏟는 아베가 지금의 한국사회 이런 모습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 점을 생각하면 부끄럽다. 중요한 것은 아베가 꿈꾸는 계략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어서는 안 된다. 한정규 문학평론가

[기고] 문학산과 문학산성

문학경기장 북문에서 간선버스 5번을 타고 문학고개정류장에 내리면 왼편으로 문학산 등산로가 보인다. 등산로를 따라 5분 정도 걷다 보면 문학산 개방 안내판과 군부대 철문이 나타난다. 문학산은 인천시 소유지만 정상부는 국방부(공군)에서 관리하고 있는 군사기지법상 통제보호구역이기 때문이다. 종전에는 시민들의 출입이 전면금지 되었으나 지난 2015년에 인천시와 국방부 간 협약을 통해 낮 시간대에는 문학산 정상을 오를 수 있다. 철문을 지나 고즈넉이 자리 잡고 있는 나무와 꽃들을 바라보며 20여 분을 걷다 보면 어느새 문학산 정상에 도착한다. 문학산은 주몽의 아들 비류가 미추홀을 개국한 곳으로서 인천의 발상지다. 산세의 형상이 학이 날개를 펴고 앉은 것 같다는 의미의 학산(鶴山)에 인천 향교 문묘(文廟)의 문과 어울려 문학산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문학산 정상에서는 인천 앞바다의 섬들과 인천 시가지는 물론 저 멀리 강화 마니산과 북한산까지 조망할 수 있다. 비류가 왜 문학산에 자리 잡았는지 그 이유를 어렴풋이 알 수 있을 듯하다. 또한, 낮 시간대에만 개방되고 있는 특성상 평소에는 구경하기 어렵지만, 일 년에 단 한 번 야간개방을 하는 문학산 음악회에서는 인천대교 너머로 지는 석양과 화려한 인천의 야경까지도 볼 수도 있다. 문학산의 가치는 이뿐만이 아니다. 이곳 문학산 정상에는 인천시 기념물 1호인 문학산성이 자리 잡고 있다. 1778년에 편찬된 동사강목에는 문학산성에 대해 문학산 위에 비류성의 터가 있고 성문의 문짝 판자가 지금도 남아 있으며, 성안에 비류정이 있는데 물맛이 맑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이곳 문학산성이 인천의 발원지로 여겨지는 이유이다. 우리시는 이런 문학산성의 가치를 높이 평가해 지난 1986년 문학산성을 시 기념물 1호로 지정했다. 그러나 문학산성은 세월이 흐르며 성벽 곳곳이 제대로 관리되지 못한 채 소실돼 있다. 지난 2017년 인천시립박물관의 조사에 따르면, 문학산성의 총 둘레는 587m에 이르지만, 추정 잔존 구간까지 포함해 현재 390m의 성벽만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시 등 관련기관에서는 그동안 문학산성에 대한 학술조사와 유지보수를 시행하고자 했으나 문학산 정상부에 군부대가 주둔하는 바람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다행히 지난 2015년 국방부와의 협약 이후 문학산성 정밀지표조사(2017년), 성벽 추정 잔존구간 시굴조사(2019년) 등 산성 복원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으나 아직 산성복원과 보존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문학산 정상부에서는 지금도 군부대 훈련이 시행되고 있고 국방부와의 협약에 따라 낮에만 조사활동을 할 수 있는 등 제약조건이 많기 때문이다. 물론 대한민국의 굳건한 국방을 위해 문학산이 갖는 의미와 가치는 매우 소중하다. 또한, 그에 못지않게 인천시민들에게 문학산이 갖는 의미 역시 존중받을 만한 가치인 점도 틀림없다. 우리 시는 문학산이 갖는 양면의 가치를 잘 조합해 문학산과 문학산성이 인천시민들에게 언제든 즐겁게 이용할 수 있는 인천의 소중한 자산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 국방부와 계속해서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인천시민 모두가 언제든지 문학산 정상에서 인천 앞바다의 석양과 인천의 야경을 보고 즐길 수 있는 그날을 소망해본다. 백민숙 인천시 문화재과장

[기고] 아프리카의 빈곤

아프리카의 빈곤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 인구는 76억 명에 이른다. 이 중에 12억의 사람들과 빈곤상태에 빠질 위험이 있는 차상위계층 8억의 인구가 빈곤층이 되어 1천300원 이하의 하루 소득으로 살아가는 것이 오늘날 세계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GDP(국내총생산) 규모 세계 11위, 교역규모 세계 10위로 국제사회에서의 경제적 위상이 크게 높아져 있다. 이런 현 상황에서 절대 빈곤층의 사람들을 돕는 것은 좋은 일이다. 아프리카의 절대빈곤을 학문적 견지에서 고찰해 보려는 것이 아니라 가난으로 어렵고 가여운 빈곤 국가들의 삶에 어려움을 인간애적인 면에서 측은한 생각으로 이 글을 쓴다. 한 나라의 빈곤 척도를 재는 개념은 절대 빈곤이다. 의식주의 인간 기본적 욕구를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을 절대 빈곤의 개념으로 본다. 세계 곳곳에는 산업발전의 실패라든지 정치적 혼란과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절대 빈곤에 시달리는 국가들이 많다. 그중에서도 아프리카는 빈곤의 상징으로 불릴 만큼 못사는 사람들이 많은 대륙이다. 아프리카 국가들의 절대빈곤층 국민을 돕기 위한 UN의 많은 나라가 GDP의 일정 비율을 원조하며 빈곤을 치유하기에 힘쓰고 있다. 참으로 다행한 인류애다. 우리나라도 국제원조에 협력하고 있고 뜻있는 사람들의 아프리카 돕기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빈곤도 빈곤이려니와 생활환경의 비위생적인 최악의 상태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을 도와야 하는 것도 시급한 문제 중 하나일 것이다. 식수가 부족해서 음용수로는 사용이 불가능할 것 같은 물을 아이들이 공부도 팽개치고 먼 길에서 퍼오는 물로 생활하는 것이나 집안에서 불을 지펴 음식을 장만하는 어설픈 환경의 개선도 시급한 상황이다. 이와 같은 문화적 빈곤 속에 병들어 가는 아이들의 위생을 보살펴야 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아프리카 빈곤은 목불인견이다. 우리나라도 625 전쟁을 치르면서 빈곤의 아픔을 겪어서 잘 안다. 고아원 아이들이 외국 원조에 의해서 살아왔던 뼈아픈 경험도 했다. 그런 역사적 아픔 속에서 한강의 기적이란 성공으로 우리나라는 아주 잘 사는 나라가 되었다. 우리나라가 빈곤 국가들을 돕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다. 도움을 받던 우리가 도움을 주는 나라로 변신할 수 있었던 요인들을 가난한 국가들에 알려줌으로써 빈곤을 극복할 수 있게 된다면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인가. 우리가 시행하고 있는 국제원조는 당연한 일이다. 요즈음에는 방송 매체들을 통하여 아프리카 돕기 운동도 한다. 한 달에 한 번씩 일정액을 기부하는 회원이 많아졌다. 방송광고에 뜨는 아프리카 아이들의 실상은 눈물이 나도록 가엽다. 뼈만 앙상하게 남은 아이들의 모습이나 해맑은 눈으로 먹을 것을 갈망하듯 한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아파진다. 우리가 쓰는 단돈 만 원이면 절대 빈곤의 아이들을 살릴 수 있다는 광고를 보고 기탄없이 회원이 되어주는 휴머니즘은 넓게 퍼져 나가 배고픔에 허덕이는 아이들을 많이 구제할 수 있었으면 한다. 이덕선前 수원고 교장수필가

[기고] 불나면 대피 먼저

최근 화재 발생 건수는 감소 추세이나 사상자는 꾸준히 증가하는 실정이다. 화재 시 대피를 최우선 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전국 소방서에서는 불나면 대피 먼저 홍보 캠페인을 추진 중이다. 영국, 미국 등 외국에서는 화재 발생 시 소화 요령보다는 비상대피를 우선하여 교육하고, 평상시 대피계획 수립 및 훈련을 반복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례로 종로 국일 고시원 화재(2018년 11월9일)로 세입자가 화재 사실을 전파하지 않고, 10분 넘게 혼자 불을 끄려다 실패하여 사망자가 7명이 발생한 사례가 있다. 하지만 서울 은명 초교 화재(2019년 6월26일) 때는 방과 후 수업 중 학교 내 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교사들이 116명의 학생들을 신속하게 대피시켜 0명의 사상자가 있던 사례가 있다. 과거와 달리, 화재 발생 시 소방시설, 스마트폰 등으로 화재신고는 많은 편이며, 119신고로 인해 오히려 대피가 지연되는 사례가 많다. 최근 건축물을 보면 가연성 건축자재의 사용 증가로 화재 시 치명적인 유독가스가 다량 발생하고, 급격한 연소 확대로 대피 가능한 시간이 과거에 비해 짧아지고 있다. 이와 같이 화재 발생 시 대피를 우선시하는 사회적 문화를 조성하여 화재 등 유사시 다수 인명피해를 저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소방청 설문조사에 따르면 화재 시 행동요령으로는 1위 119신고, 2위 소화기로 불 끄기라고 한다. 앞으로는 화재 발생 시 신속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행동요령을 숙지하여 불나면 대피 먼저가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최병갑 가평소방서 재난예방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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