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축제의 꽃 ‘수원화성문화제’

축제는 즐겁다. 또 흥겹다. 돼지열병으로 우려했던 축제가 정조대왕능행차 공동재현, 개막공연작품, 음식부스 등을 대폭 취소하고 긴 시간 준비한 제56회 수원화성문화제가 드디어 빗장을 푼다. 수원시 승격 70주년에 맞는 뜻 깊은 축제다.

‘역사를 빚어낸 수원의 길을 세계로 펼쳐간다’는 슬로건으로 더 큰 수원을 위해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가슴을 두들기는 아름답고 멋진 축제로 도약한다. 과거와 미래가 녹아 있는 축제다. 수원은 문화와 예술이 잠들지 않은 도시다.

올해 축제내용은 다채롭다. 볼거리가 많다. 관람을 쉽게 하도록 관람 동선을 A~D존으로 나눴다. 프로그램별 축제 공간 재구성이다. 취향대로 즐길 수 있다. 시민이 제안하거나 공모로 뽑힌 프로그램은 B존(장안공원, 화서문, 생태교통마을)으로 묶었다. 멀리 걷지 않고 즐길 수 있게 했다. 문화제추진위원회가 전문분과별로 나눠 토의를 거듭하고 운영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확정졌다. 시민을 앞세우는 염태영 시장의 시정철학으로부터 발원(發源)된 기획이다. 수원은 왕의 도시이자 백성을 위한 도시다.

축제 내내 ‘인인화락(人人和樂) 여민동락(與民同樂)의 정신’이 곳곳에 배어있다. 세대를 넘어 함께 즐기고 함께 소통하고 함께 친구가 되는 체험형 프로그램이 웃음과 행복을 가져다 줄 것이다. 시민이 축제의 주인공이다. 시민의 손으로 기부금을 조성하여 시민프로그램을 만들고 시민공모로 선정된 다양한 프로그램은 축제의 진가(眞價)를 높일 것이다.

갑자기 불어 닥친 아프리카 돼지열병으로 수원화성문화제의 백미(白眉)인 ‘정조대왕능행차 공동재현’은 부득이 전면 취소했다. 창덕궁, 시흥행궁, 연무대화성행궁, 융릉으로 이어져 과거와 미래를 여는 퍼레이드가 멈춰서 아쉽다. 원행을묘정리의궤 복원행렬이며 대형 거리축제가 준비를 꼼꼼히 해왔는데 아쉬움이 크다.

행행(行幸)으로 행복한 국왕의 행차가 축제의 맛을 한껏 돋보일 기회는 내년으로 미룬다. 음식거리 부스도 잔반발생으로 인한 위험요소를 사전 예방하고자 취소했다. 문화제 첫날 개막공연도 취소했다.

반백 년 넘게 시민이 한 마음 한 뜻으로 만들어 온 수원화성문화제다. 우수축제, 수원문화제는 축소는 되어 진행되지만 시민이 자긍심을 가질 프로그램은 그대로 진행되어 천만다행이다. 축제분위기가 가라앉지 않고 행사를 띄우기위해 도로변에 반차도에 나오는 등신대를 세웠다. 시민경연 퍼레이드인 ‘조선백성환희마당’과 전문거리 퍼레이드는 그대로 펼쳐져 볼거리가 더욱 풍족해진다. 마지막 날 아쉬움을 남기고 장안문D존(창룡문)에서 폐막연 ‘야조’로 4일간의 문화제가 막을 내린다. 정조시대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이야기를 흥미와 역사 속 여행을 통해 ‘야조 공연’이 내뿜는 멋과 문화 향기를 맡게 될 것이다.

문화제는 시민의 생각을 담는 그릇이다. 시민의 생각과 행동은 내일의 역사가 된다. 축제를 통해 전통과 문화를 생각하게 만든다. 축제 기간에 시민이 만드는 문화는 소소하지만 차곡차곡 쌓여 의미를 가진 큼직한 이야기 보따리가 된다. 문화는 시민으로부터 창출되고 그 문화는 시민의 품격을 만든다. 축제의 성공은 참여자의 열기다. 지친 일상을 다독여 주는 것, 그것이 바로 문화제가 뿜어내는 열기요 환희다. 비록 축제는 축소되었지만 다채로운 빛과 다양한 프로그램, 그 안에 품고 있는 이야기들이 수원화성문화제를 찾은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녹아들어 오래도록 기억되길 바란다.

김훈동 수원화성문화제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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