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력단절 여성의 재취업과 정책 제언

2021년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 현황 통계에 따르면 경력단절 여성이 직장을 그만둔 사유는 육아가 43.2%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어 결혼(27.4%), 임신·출산(22.1%), 자녀교육(3.8%), 가족돌봄(3.4%) 순으로 높았다. 경력단절 기간을 보면 10년 이상이 40.1%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5~10년 미만 25.6%, 3~5년 미만 12.9%, 1~3년 미만 11.9%, 1년 미만 9.5% 순으로 나타났다. 경력단절을 경험한 여성들의 재취업 과정은 일반적인 경우의 재취업과는 엄연히 다르다. 경력단절 여성 약 3분의 2가 5년 이상의 경력단절 기간을 겪고 있는데, 사회적 고립 기간이 길어질수록 이전 경력을 살려 취업하기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많은 여성이 재취업에 도전하지만, 육아로 인한 구직활동 시간 확보의 어려움에서 시작해 기혼여성을 기피하는 조직문화, 이전보다 열악해진 근로조건, 사회 적응에 대한 자신감 하락, 일자리 경험 부족,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전문성 부족 등 구직활동 방해 요소는 다양하고, 재취업의 문턱은 높기만 하다. 여러 구직 경로가 있겠지만 여성가족부와 고용노동부 산하기관, 지방자치단체에서 여성의 경력 발전 및 재취업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여성 대상 취업 지원기관들은 취업 지원을 목적으로 하지만, 바쁜 가정 일과 직장 일을 병행하는 여성들의 사회적 배경상 적극적인 취업 의지가 낮은 경우가 많다. 같은 이유로 교육 수료 후에도 전일제 근무보다는 시간제 일자리를 선호하는 비율이 높고, 직업교육을 여가 활동의 일부로 여기는 경우가 있어 운영하는 기관에서는 교육생 모집 및 양성 후 취업 알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력단절 여성이 본인의 능력으로 취업이 가능한 경우에는 유연한 근무환경과 출퇴근 거리, 급여, 일자리 안정성 등을 고려해 재취업을 하겠지만 취업 지원기관을 통해 교육훈련을 받고 일자리를 찾는 경우라면 직종 선택에 있어 어떤 요소가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지를 고민해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력단절 여성들이 희망하는 직업교육훈련 직종은 경영, 회계, 사무가 가장 많고 다음으로 보건, 의료, 관리직, 사회복지, 서비스업 등 전문성이 낮은 직종들이 주를 이룬다. 직업교육훈련에서 가장 접근하기 좋은 직업군만 보고 선택한다면 취업 이후 대부분이 미스매치로 회사를 그만두는 결과가 나온다. 직업교육훈련 직종은 주변 환경과 산업구조, 방향성을 살펴보고 기술과 전문성을 갖출 수 있는 직업군을 선택해야 한다. 직업교육훈련 기관 선택에서도 여성이 접근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될지라도 전문성 있는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공공 직업훈련기관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즉, 시야를 넓게 가지고 선택의 폭을 넓혀 재취업 후 전문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직업군 선택이 필요하다. 경력단절 기간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여성들의 사회 복귀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일과 생활의 균형이 가능한 노동시장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대기업과 공공기관에서 시행하고 있는 유연근무 제도를 중소기업에서 도입·확대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육아 및 교육 문제로 경력단절을 경험한 여성 대부분이 자녀 돌봄 문제가 해결됐다면 일을 그만두지 않았을 것이라 한다. 자녀 돌봄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확대하고 제대로 된 시스템을 갖추면 여성 경력단절 예방은 물론이고 현재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저출산·고령화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임병철 한국폴리텍대 화성캠퍼스 교수

[기고] 10월28일 ‘교정의 날’을 아시나요

‘국군의 날, 경찰의 날, 소방의 날, 교정의 날’. 우리나라의 국방과 치안, 안전을 위해 일하고 있는 제복 공무원을 위한 이 4개의 기념일 중 시민들에게 가장 익숙하지 않은 것이 바로 ‘교정의 날’일 것이다. 교정의 날은 민주화 이후 경제 발전과 더불어 범죄자의 관리 및 처우, 수용자의 사회 복귀 능력 향상 등의 교정 행정이 국가적 역할로 주목받게 되면서 이를 국민에게 알리고, 교정공무원의 사기 진작을 위해 2002년 제정됐다. 교정의 날은 광복 직후인 1945년 10월28일 일제로부터 수용자 2만2천여명과 교정공무원 3천900여명 및 교정 행정 업무를 넘겨받아 자주적인 교정 행정을 시작하게 된 것을 기념해 정했다. 이날은 수용자의 교정 교화를 위해 헌신하는 교정공무원과 교정 참여 봉사자들의 노고를 위로하고, 교정의 참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는 뜻깊은 날이다. 현재 교정 행정은 법무부 산하에 교정본부, 4개의 지방교정청, 교도소·구치소 54개 기관, 교정공무원 1만6천여명, 교정 참여 봉사자 5천여명, 수용자 5만여명으로 조직과 기능이 확대됐다. 예나 지금이나 어느 국가를 막론하고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 교정공무원은 그러한 범죄자를 관리하고 재범하지 않도록 다양한 노력을 통해 그들의 안전한 사회 복귀를 도와주는 일을 한다. 그러나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단순 흥미 유발을 위해 교정공무원의 모습을 비현실적인 허구로 구성해 보여주고 있어 부정적인 이미지를 극대화시키기도 한다. 교정의 궁극적인 목적은 범죄를 저질렀지만 출소 후에는 가정과 사회의 일원으로서 건전한 국민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교정시설에서는 이를 위해 평소 기본적인 의식주는 물론 외부와의 교통권을 보장하고, 건강 관리를 위한 의료 처우 개선, 과학적인 분류, 다양한 직업훈련, 학업과 종교 활동을 포함한 사회 복귀 프로그램 시행, 심리, 독서치료는 물론 인권교육을 통해 건전한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조력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들이 재범하지 않고 건전하게 살아가야만 범죄로 인한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교정시설이 지역주민들에게 지역 내 있어서는 안 되는 혐오 시설이 아닌, 사회 발전을 위한 공동체 구성으로서 필수적인 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교정본부에서는 교정의 날을 기념해 기념 행사와 공로를 인정받은 직원 및 교정 참여 봉사자에 대한 포상, 가석방, 교정의 날 집중 홍보 주간 운영,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영상 게시, 유명 인사 릴레이 축하 영상 및 응원 메시지 게시, 유튜브를 통한 홍보 등의 활동을 한다. 특히 서울대공원 야외 광장에서는 직원과 수용자가 직접 만든 공예, 생활·문예작품 전시회를 해 많은 시민이 참여하도록 하기도 한다. 이러한 행사 및 홍보를 통해 교정공무원들은 우리 사회를 더욱 안전하고 행복하게 만들기 위한 국민들의 이해도 제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들의 노력이 배가할 수 있도록 더 많은 국민이 교정공무원의 존재와 역할에 대해 관심을 가져 주고, 이해해 주기 바란다. 한희도 수원구치소 총무과장

[기고] 판문점 견학 지원센터 파주시로

오는 2023년은 비무장지대(DMZ) 설정 70주년이 되는 해다. 분단을 넘어 평화와 희망으로 나아가는 새로운 시작 앞에 ‘평화도시 파주’는 어떤 고민을 해야 할까. 파주는 한반도 평화 조성에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지역이다. 접경지역의 아픔과 소외를 딛고 지역의 특수성을 활용한 관광상품 개발로 연간 300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명실상부한 평화관광 중심지로 자리잡았다. 특히 민선 8기 들어 김경일 파주시장의 핵심 공약으로 ‘판문점 관광자원화’를 야심 차게 추진 중이다. 임진각 평화곤돌라, 캠프그리스브, 제3땅굴, 도라전망대, 한반도 생태평화종합관광센터 등 기존의 평화관광 자원을 고도화하고, 여기에 리비교 역사문화공원, DMZ 기억의전당 등을 더한 체류형 DMZ 생태평화 관광코스 개발로 대한민국 평화관광의 중심 거점으로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파주를 보다 완벽한 평화의 메카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통일부 소관의 ‘판문점 견학지원센터’ 운영권의 이관이다. 평화와 희망을 경험하기 위해 파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판문점을 방문하고자 할 때 기존 관광 코스와의 연계를 통해 보다 편리하고 알찬 견학이 가능하게 하려면 견학센터를 관할인 파주시로 이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파주시는 지난 2020년 각고의 노력 끝에 판문점 등 DMZ 일원 미등록 토지를 67년 만에 ‘파주시 진서면 선적리’로 회복한 바 있다. 이러한 집념이면 판문점견학지원센터 운영을 통일부로부터 위임받아 관리할 수 있는 충분한 열의와 능력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통일부는 중장기 통일정책을 수립·집행하는 기관으로, 지자체와의 협업을 통해 지속가능한 평화통일 분위기 확산을 이끌 책임이 있다고 믿는다. 통일부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에 대한 보다 큰 정책과 비전에 집중하고, 판문점 견학같이 국민과의 접점에서 평화 공감대를 높이는 사업은 과감하게 지자체에 이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뜻이다. 남북 합의의 정신이 깃든 판문점은 경색된 국제 정세에도 불구하고, 평화를 열망하는 우리에게 여전히 희망의 공간이다. 남북관계와 유엔사의 부정적 시각, 코로나 상황에 매몰돼 있을 때가 아니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평화의 상징인 판문점을 널리 알리고, 평화관광 자원을 더욱 발전시켜 언제든 다시 찾아올 수 있는 평화의 바람 속에 항구적 평화의 구심점이 될 기반을 선제적으로 만들어 가는 노력이 중요하다. 파주는 모든 준비가 돼 있다. 파주시와 파주도시관광공사에는 이미 DMZ 관광 전담부서가 운영되고 있고, 2002년부터 20년 넘는 평화관광 운영 경험으로 최상의 운영 효율과 노하우 또한 지녔다. 판문점 견학지원센터 통합 운영은 분명 국민들의 판문점 견학 기회를 확대하고, 판문점 선언의 의미를 확산시키는 길이 될 것이다. 아울러 평화도시 파주의 위상을 제고하고, 50만 파주시민에게 평화시민의 자긍심을 심는 일이자 DMZ 전체를 아우르는 지역관광 활성화라는 효과 또한 기대되는 만큼 판문점 견학지원센터 운영 이관에 관계기관의 전향적인 시각 변화를 기대한다. 정학조 파주도시관광공사 사장

[특별기고] 태국을 경기도의 유망시장으로

올해는 한·태국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10주년이 되는 해다. 얼마 전부터 태국 정부도 외국인 입국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일상 회복에 속도를 내면서 양국 관계는 다시 한번 도약의 기회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때마침 경기도가 코로나 이후 첫 번째 유망 시장으로 태국을 택했다. 태국 현지에서 100개사가 넘는 중소기업이 모여 상품전시회도 열었다. 이 같은 대규모 행사는 2019년 이후 단일 지자체로는 전국에서 경기도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참으로 시의적절한 일로 평가된다. 다른 지역보다 태국을 포함한 아세안과 관련해 풍부한 인적·물적 인프라가 조성돼 있는 경기도가 한·태국 양국 간 교량역할을 하는 협력 허브가 될 가능성도 높이고 있다. 지금까지 국가 차원에서는 아세안 국가 중 베트남에 대한 관심이 워낙 커 태국의 경제적 중요성은 과소평가되고 있었다. 지난 2년간 한·태국 관계는 물리적 이동을 요하는 인적교류는 코로나로 인해 멈췄지만 경제교류의 핵심인 양국 간 무역은 2021년 최초로 155억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2021년 기준 한국의 대(對)태국 누적 투자액은 약 38억달러다. 이제 엔데믹을 맞아 인적교류 또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며, 경제협력은 코로나 이전보다 더욱 활성화될 것이 분명하다.한·태국 무역관계는 급속히 성장하고 있지만 태국은 아세안 10개국 중 5위의 무역 대상국이며, 8위 투자 대상국에 머물고 있다. 태국이 아세안 국내총생산(GDP)의 약 16%를 차지하는 아세안 2대 경제 대국인 점을 감안하면 아직 경제협력을 확대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는 의미일 것이다. 2022년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발효돼 한국과 태국의 무역관계가 확대될 수 있는 제도적인 기반은 더욱 강화됐다. 위기 시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글로벌 밸류 체인 다변화’ 측면에서 태국과의 경제협력 강화는 대안이 될 수 있다. 근래 태국 정부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성장동력으로 추진하고 있는 BCG (바이오, 순환경제 및 그린 분야) 이코노미 모델의 4대 핵심 산업인 농업식품, 의료, 에너지 및 창조경제는 우리나라가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분야여서 활발한 투자 진출도 기대된다. 앞으로 경기도 차원에서 유망 시장인 태국과의 경제협력과 함께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은 쌍방향 문화교류일 것이다. 양 지역 간의 진정한 협력은 문화교류에서 시작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는 그런 역할을 하기에 가장 적합한 곳이다. 외국인 거주비율이 전국 최다인 곳으로 외국인 노동자나 결혼이민자, 다문화가정 이주민이 제일 많은 곳이다. 쌍방향 문화교류에 경기도가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인 것이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발간한 ‘2021 한류 파급효과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태국은 전체 18개 조사 대상국 중 ‘한류대중화단계’로 분류된 6개국 중 하나였고, 전년 대비 ‘한류 고성장 그룹’에 속한 4개국 중 하나였다. 한류가 보편화된 태국과 비교해 경기도에는 다수의 태국인 노동자와 결혼이민자가 거주하고 있으며 태국음식점이나 관광객을 찾아 보는 것도 어렵지 않다. 이른바 경기도 속 ‘태류’도 뚜렷한 사회적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경기도 차원에서 태국 문화 소개를 통해 태국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의 지평을 넓히고 주위의 태국 노동자와 결혼이민자들을 좀 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그들에게 관심을 기울인다면 경기도에 대한 태국의 관심이 자연스럽게 커지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결과적으로 경기도의 이미지와 브랜드를 제고해 본격적으로 추진될 태국과의 경제협력 수준을 자연스럽게 한 단계 끌어올려 줄 것이다. 김홍구 부산외대 동남아창의융합학부 전 교수·한-태 소사이어티 상임대표

[기고] 규제혁신으로 더 나은 산림교육

규제혁신이란 국가경쟁력 강화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전면 개혁하고 신설되는 규제를 억제함으로써 행정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이고 국민생활의 불편함을 제거해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다. 산림청에서는 국민의 불편을 해소하고 경제·투자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에 걸림돌이 되는 산림 분야의 불합리한 규제를 발굴·개선하고 있다. 규제 개선은 산림의 보전과 이용의 특수성을 고려해 현장 중심의 합리적 규제개혁 추진으로 국민체감도를 제고하는 데 목적이 있다. 산림교육원은 공직자의 지속적인 규제혁신 역량 강화를 위해 연중 실시하는 사이버교육 외에도 규제혁신 절차, 실무교육, 적극행정 직장교육 등을 실시간 온라인 교육으로 운영해 공직사회의 적극행정 활성화에 동참하고 있다. 산림교육원에서 개선한 규제혁신을 위한 사례를 소개해본다. 첫째, 산림교육원에서는 산림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찾아가는 규제혁신 현장지원센터를 운영했다. 임업인들의 애로와 건의사항을 청취해 규제 개선에 활용하는 한편 산림과 관련된 규제혁신 우수 사례도 소개했다. 아울러 산림교육원의 교육과정 중 임업인 교육생을 대상으로 임업경영체 등록에 관한 방법 설명과 관련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둘째, 산림교육의 품질과 만족도를 향상하기 위해 기존 교육생들이 수기로 실행하던 설문조사를 모바일 설문조사로 바꿔 스마트폰으로 설문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 교육생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데이터 수집과 활용도 용이하도록 했다. 셋째,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국민들의 스트레스지수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가정에서도 숲 체험과 교육이 가능하도록 메타버스를 활용한 숲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했다. ‘메타버스로 숲을 배달해 드려요!’라는 가상공간을 활용한 체험형 교육을 실시해 참여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이러한 규제혁신은 공무원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임업인과 국민의 눈으로 바라보고 생각하는 시선에서 나온 것이다. 이같이 규제혁신을 위해 우리 모두는 선제적으로 적응하려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좀 더 전향적이면서 적극적으로 불합리한 제도나 규제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공유화, 디지털화, 글로벌화되고 있는 시대 흐름에 맞춰 국민과 소통하면서 규제혁신을 추진해 산림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만들어 일자리와 소득이 창출되고 임업인이 행복하고 따뜻한 삶을 영위하기를 기대해본다. 이시혜 산림교육원장

[기고] ‘다매체 활용’ 119 신고 방법 알고 있나요

대한민국 국민 중 119 번호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성인부터 아이까지 위급한 순간이 발생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번호가 바로 119다. 119 신고는 각종 재해는 물론 사고 위험성이 있는 요소에 대한 신고 접수 때 각 시·도 119 종합상황실로 즉시 정보가 전달돼 신고자와 가장 가까운 ‘소방서’ 장비와 소방 인력이 신속하게 출동,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대응 시스템을 말한다. 대다수 시민은 음성전화를 통한 119 신고 방법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만 다매체를 활용한 신고 방법에 대해서는 아직 낯선 것이 사실이다. ‘119 다매체 신고 서비스’는 기존의 통화 방식 외에 문자, 애플리케이션(앱), 영상통화 등을 활용해 말을 하지 못하거나 소리를 듣지 못하는 분이나 외국인들이 긴급한 상황에 처하면 119 신고를 쉽고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도와주는 시스템으로 다음과 같은 신고 방법이 있다. 첫째, 문자를 통한 신고 방법이다. 음성통화가 곤란한 상황이거나 전화 불통 지역에서 119 신고 방법으로, 친구에게 문자를 보내듯 신고 내용을 입력하고 119로 전송하기만 하면 별도의 절차 없이도 119 신고가 완료된다. 둘째, 119 앱을 통한 신고 방법이다. 플레이스 토어나 앱 스토어 등에 접속해 ‘119 신고’를 검색하면 앱을 설치할 수 있으며 터치만으로도 빠르게 119 신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확한 위치 추적까지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청각장애인들도 쉽게 신고할 수 있는 영상통화 신고 방법이 있다. 친구에게 영상통화를 걸듯 119를 누르고 바로 영상통화를 걸면 신고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020년 7월경 강원도소방본부 119 종합상황실로 ‘ㅅㅇㅇㅏㄹㅇㅕ줴ㅇ애요ㅇ’라는 문자 신고가 접수됐다. 1분 뒤 다시 ‘ㅏㅇ사ㅏㅇ려ㅇㅔ요’라는 문자가 들어왔다. 자칫 장난·허위 신고처럼 보인 이 문자는 호흡곤란과 경련 증상을 보인 신고자의 신고로 위치를 추적해 현장으로 구급대를 출동시켜 신고자를 병원으로 옮겨 치료할 수 있었다. 이처럼 음성통화가 어렵고 급박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에게 ‘다매체 119 신고 서비스’ 시스템은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다. 앞으로 내 가족과 이웃이 긴급한 상황에 놓였을 때 빠르고 신속·정확한 119 신고로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오창식 성남소방서 예방대책팀장

[기고] 저소득층 국민연금보험료 지원 확대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2021년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901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7.5%를 차지했다. 국민연금은 1988년 제도 시행 이후 34년이 되는 올해 5월 수급자 수가 600만명을 돌파했다. 그중 노령연금 수급자 수는 500만명을 넘었다. 65세 이상 인구의 상당수가 국민연금의 노령연금을 수령해 기본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어르신들이 국민연금의 혜택에서 벗어나 있어 언제 노인 빈곤율 증가에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 노후생활에서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경제력이다. 경제력 중 가장 기본은 다층노후소득보장의 1층인 국민연금이다. 국민연금 수령액은 보험료 납부 기간과 연금액에 따라 결정되므로 젊을 때, 일할 수 있을 때부터 성실하게 납부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연금 가입자는 크게 사업장가입자, 지역가입자, 임의가입자로 분류된다. 18세 이상 60세 이전에 소득이 발생하는 경우 사업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에 해당돼 보험료가 부과된다. 지역가입자 중 사업 중단 또는 실직 등으로 소득이 발생하지 않는 경우 납부 예외 신청이 가능하다. 그러나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으면 그 기간은 국민연금을 받을 때 연금액 산정에서는 제외돼 그만큼 수령액이 줄어들거나 납부 기간이 10년이 안 돼 연금으로 받을 수 없어 한꺼번에 일시금으로 수령해야 한다. 이에 공단에서는 지난 7월부터 납부 예외 중인 사람의 보험료 일부를 지원하는 ‘지역가입자 연금보험료 지원’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지원 대상은 사업 중단, 실직, 휴직으로 납부 예외 상태에서 다시 보험료 납부를 신청하는 사람이다. 다만, 저소득층 지원을 위해 소득과 재산은 일정 기준 미만으로 제한하고 있다. 지원 수준은 연금보험료의 50%이고, 최대 월 4만5천원, 지원 기간은 1인 생애 최대 12개월이다. 그동안 공단에서는 저소득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을 완화해 주고자 다양한 노력을 해 왔다. 농어업에 종사하는 지역가입자에게는 1995년부터 지난해까지 194만9천여명, 2조3천897억원을 지원했으며, 10인 미만 사업장에 근무하는 월 소득 230만원 미만의 근로자에게는 연금보험료의 최대 80%까지 지원하는 ‘두루누리 지원사업’으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785만3천여명, 6조298억원을 지원했다. 코로나19 시기는 영세 자영업자나 일용직 등 경제적 취약계층에 겨울보다 더 차가운 시간이었을지도 모른다. 올해 시행된 저소득 지역가입자 연금보험료 지원 제도를 통해 그분들이 조금이나마 삶의 활력소를 얻고, 더 나아가 연금 가입과 수급권 확대에 긍정적인 생각을 갖기 바란다. 아울러 중장기적으로는 국민 모두가 안정적 노후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1인 1연금을 실현하는 데도 중요한 초석이 되기를 소망한다. 신동관 국민연금공단 경인지역본부장

[기고] 퇴직 교원 ‘자립 준비 청년’의 멘토 되자

‘자립준비청년(보호종료 아동)’은 아동양육시설, 공동생활가정, 가정위탁 등의 보호를 받다가 만 18세 이후 보호가 종료돼 홀로 서기에 나서는 청년이며 매년 2천500명 정도 배출된다. 정부는 이들에게 매월 35만원의 자립수당을 5년간 지급하며 대상은 약 1만2천81명(2021년)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보호 종료 5년 이내 평균 기초생활수급률은 36.1%이며, 자립준비청년 4명 중 1명 정도가 평균 605만원의 부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리·정서 측면에서 자살을 생각한 비율이 일반 청년보다 3배 높은 50%이며, 어려움에 처했을 때 도움을 받거나 조언을 구할 어른의 부재 등 사회적 지지 체계도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누군가에게는 설레는 ‘독립’이지만 그들에게는 두렵고 막막한 ‘자립’이다. 이들은 ‘외로움’ ‘고립감’을 가장 힘들다고 토로한다. 따라서 이들이 건전한 사회인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주거 지원, 교육비 지원, 심리·정서상담 지원 등이 요구된다. 자립준비청년들은 아동양육 시설에서 길게는 18년 동안 살았기에 일반인들과 정서적 이격이 있을 수 있다. 그 간극을 좁히려는 노력은 오롯이 사회의 책무다. 그들은 거칠었던 유년시절 온갖 신산(辛酸)을 다 겪고 화상을 입은 청년들이다. 더구나 사회자립초년생으로 모든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입장에서 망망대해의 돛단배 같은 위험성, 심리·정서적 고독감 및 고립감을 안고 끝도 보이지 않는 사막 벌판에 놓여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사회적 자립을 위한 이중 삼중의 보호막이 요구된다. 그들은 육체적 호흡뿐만 아니라 영혼의 호흡으로 사는 같은 국민이다. 막상 사회에 나와 벽에 부딪치는 순간 그들이 느끼는 실망감은 극단적 선택의 유혹도 배제할 수 없다. 낯선 환경에서 고독감과 외로움을 느끼는 자립준비청년과 퇴직교원 및 사회지도층들이 인생의 멘토-멘티 관계로 결연을 맺을 것을 제안한다. 그들은 국가관, 가치관이 검증돼 인생 진로 상담뿐만 아니라 진학과 취업 또는 둘을 병행할 수 있는 길을 안내할 자격이 충분하다. 더불어 교직자(지도층)의 상징 자본인 신뢰는 학부모와 제자, 기타 사회 인사와의 끈끈한 직간접 인연을 맺고 있는 장점이 있다. 이런 사회적 자산을 자원봉사자로 활용한다면 자립준비청년에게 양질의 진로 지도를 할 수 있다고 본다. 지금껏 국가와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을 이제 사회에 돌려주기 위한 실천으로 그들의 멘토로 앞장서자는 것이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자립준비청년의 극단적 선택은 소득 3만달러 시대의 어두운 그늘이다. 퇴직교원들은 ‘출발선의 기회 균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공평’을 포괄하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원리를 기초부터 잘 터득하도록 도와줄 수 있는 직군이다. 교원·사회지도층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주문해 본다. 김기연 경기교육가족사랑회장·청렴강사

[기고] 역사(歷辭)와 副市長(부시장)

조선시대 수령(守令) 임명에는 역사(歷辭)가 있었다. 역사란 새로 임명된 수령이 의정부와 이조 등 관아를 돌며 부임(赴任) 인사를 드리는 행위다. 예의상 하는 일이 아니다. 속대전에 있는 법적인 의무사항이다. 역사는 조선시대 인사행정의 마지막 관문의 절차인 셈이다. 역사의 의미는 첫째, 수령은 관장하지 않는 일이 없을 만큼 중요 직책이므로 선배들로부터 조언을 구하는 것이다. 둘째, 추천과 서경(조선시대 인사청문회)의 절차를 거쳤지만, 미처 발견하지 못한 흠을 알아보기 위함이다. 인사 검증을 사람에게 의존했던 조선시대 인사 시스템이다. 역사 절차에서 흠결이 알려지면 부임 인사를 받지 않는다. 이로 인해 부임이 거부 또는 번복되는 일이 실록에도 남아 있다. 1735년(영조11년) 12월5일 좌의정 김재로가 오석종의 해남 현감 제수를 역사에서 부임을 거부했다. 하지만 이처럼 좋은 인사 검증제도에도 부정부패가 존재했다. 의정부와 문무관이 수령에 대한 추천권과 서경권, 이조와 병조가 인사 담당자로 권한이 컸다. 그만큼 인사 청탁과 부정한 뇌물의 여지도 많았다. 이러한 인사 부정은 역사로만 치부해 덮을 수 없음도 현실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현재에도 여전히 다양한 인사청탁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2018년 승진 인사청탁을 대가로 군청 공무원 2명으로부터 각각 2천만원의 뇌물을 챙긴 전 함양군수 징역형 선고. 2018년 공무원 승진 인사를 빌미로 수천만원의 뇌물을 받은 전남 무안군수 징역형 실형 받아 군수직 상실. 2012년 인사청탁 관련 뇌물을 받은 전 강릉시 국장 징역 1년6개월에 벌금 4000만원 선고. 한편 역사와 결은 다르지만 인사 발령 후 임용자들에게 인사를 받지 않는 공직자가 있다. 바로 수원시 제1부시장이다. 그의 집무실은 인사 전후로 결재 외는 출입금지. 면담은 꿈도 꿀 수 없다. 사전 검토를 통해 중요 사안만 대면결재가 가능하다. 부시장의 ‘부임인사 금지’ 때문이다. “이번 인사에 내가 힘 좀 썼어. 승진은 내 덕인 줄 알아”라며 어깨에 뽕 좀 주고 싶었을 터인데,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귀호강을 받고 싶었을 법도 하며, “부임지 가서 잘해”라고 당부의 손을 나누고 싶진 않았을까. 아니 이런 것 자체를 사치로 여길지도 모르겠다. 인사에 자신의 견해가 반영되지 않아서라면 매번 그러지도 않았을 터. 이유는 알 수 없다. 그에게 인사 부정은 어불성설. 인사청탁 노크라면 문전박대가 불 보듯 뻔하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금언(金言)이다. 사람의 일이 곧 모든 일이라는 뜻, 알맞은 인재를 잘 써야 모든 일이 잘 해결됨을 이르는 말이다. 일을 수행할 사람을 잘 확보하고 업무를 맡겨 성과를 내고자 함은 모든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고민이다. 문제성 있는 인사 발령이 나면 으레 도는 말들이 있다. ‘학연 인사’, ‘지연 인사’, ‘혈연 인사’, ‘보은 인사’, ‘Ⅹ판 인사’다. 이런 말들이 뒷담화로 도는 조직에서는 일의 성과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역사가 조선시대 관료의 인사 부정 해소는 물론 청렴성 유지와 기강 바로잡기에 기여했음은 사실이다. 인사 관련 공직자들은 역사를 거울 삼아 다시 한 번 되새겨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부시장의 ‘부임인사 금지’와 미소에 담긴 수원의 미래가 기대된다. 장보웅 수원특례시 화서1동장·행정학박사

[기고] 도깨비 구름

구름은 우주 공간에서 최대의 도깨비이자 변화무쌍한 도깨비다. 구름은 시도 때도 없이 변한다. 토끼가 됐다가 호랑이가 됐다. 나무도, 아름다운 꽃도, 높은 산도, 낮은 뒷동산도, 초가집도 대궐도 그렇게 변한다. 때로는 성질 나쁜 고약한 도깨비가 된다. 그런 구름을 포함한 자연을 해치는 것은 인간이다. 중요한 것은 인간은 어떤 경우에도 자연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자연을 떠나 살지도 못한다. 그러면서 자연을 마구 훼손하는 것 역시 또한 인간이다. 구름은 하늘 높이 두둥실 떠다니다 때로는 이리저리 흩어져 놀다가 한데 뭉쳐 비구름이 돼 땅으로 쏟아 내리기도 한다. 자연에게 인간은 못된 심술쟁이다. 그런데도 자연은 심술쟁이 인간을 다독이며 늘 속삭인다. 구름은 나무 등 식물이, 대지가, 또 다른 무생물들이 물이 없어 고통스러워하는 것 같으면 그들에게 묻는다. 혹 물이 필요 하느냐? 그렇다고 하면 늦은 밤이나 이른 새벽에 이슬 또는 서리를 뿌려 대지를 촉촉이 적셔 준다. 이슬이나 서리로는 부족하다 하면 비를 뿌려 준다. 때로는 눈도 그러면서 언제나 필요하면 알려 달라고 한다. 그런가 하면 태양은 구름을 위해 강한 볕을 강물이나 바닷물 위를 스치며 자기를 따라오도록 유인해 대기 중으로 데려가 또 다른 구름을 만들어 바람 등에 태워 두둥실 하늘을 떠돈다. 구름은 목 마른 대지는 물론 나무와 풀 동물과 식물을 돕겠다며 여기저기를 기웃거린다. 특히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케냐 남서부 지역에 걸쳐 있는 세렝게티 국립공원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비 뿌리는 것을 잊지 않는다. 세렝게티 국립공원에는 30여종의 초식동물과 500여종의 조류 등 야생동물들이 살고 있다. 그 때문에 물이 그 어느 곳보다 많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틀이 멀다 하고 스치며 그곳의 동물은 물론 식물들이 목말라 하면 사뿐히 내려앉아 비를 뿌려 그들을 돕는다. 또한 알프스산맥의 아름다움을 위해 수시로 그 고개를 넘나들며 나무와 풀을 살펴 말라 죽지 않도록 비도 뿌려 준다. 또한 여름이면 강한 햇살을 가려 준다. 자연은 늘 우리에게 있는 듯 하지만 영원한 것은 없다. 아름다운 하늘이, 구름이 있음에 감사하고 자연과 함께 살아갈 지속가능한 방안을 조금 더 실천해야 할 때다. 한정규 문학평론가

[기고] 마약, 모두의 관심으로 해결해야

최근 계속되는 마약 파문과 늘어나고 있는 마약사범들로 인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지난해 검거된 전체 마약류 사범 가운데 마약사범 중 30대 이하 비율은 2020년도부터 5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많고 19세 이하 미성년자는 해마다 30% 이상 증가하는 추세로 특히 젊은 연령대의 마약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마약이 범죄라는 인식보다는 일종의 놀이로 생각하며 호기심에 접하고, 어린 연령대일수록 마약을 통제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에 의해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아 처방전만으로도 구할 수 있는 펜타닐 등을 시작으로 마약에 빠지게 돼 점차 헤로인 같은 더욱 강력한 마약을 찾게 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의 경우 미국에선 MZ 세대의 사망 원인 1위로, 제작이 쉽고 헤로인에 비해 50배나 강력한 것에 비해 약물 사망자의 약 80%가 펜타닐로 인한 사망일 정도로 부작용이 심각한 약물이다. 현재 국내 펜타닐 처방 현황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처방되고 있는데, 여러 병원을 돌아다니며 통증이 심하다는 명분으로 ‘펜타닐 패치’를 다량 처방 받았으나 치료목적이 아닌 타인에게 판매하거나 자신이 투약할 목적으로 처방 받았을 우려가 있어 국가적으로 심각한 상황이다. 이렇게 마약성 물질이 오남용되는 이유에는 마약의 위험성에 대한 예방 교육이 아직 미흡한 부분도 영향을 미치기에 이제는 일상생활 속에서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고 있는 ‘마약’이라는 단어를 붙인 말 같이 마약이 가볍게 인식되는 수 있는 것을 국가적 교육과정을 통해 어린 연령대부터 마약의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손쉽게 마약성 물질을 처방 받고 구입할 수 있는 것을 막는 조속한 규제 시행이 필요하다. “마약범죄는 사회의 암세포”라는 윤희근 경찰청장의 말처럼 마약범죄를 적기에 차단해 사회에 뿌리내리지 못하도록 국가적인 예방 및 사후 관리와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동참해 다시 청정한 대한민국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이성주 구리경찰서 교문지구대 경장

[기고] 여러분의 안전은 안녕하십니까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에 평안한 시기에도 위험과 곤란이 닥칠 것을 생각하며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거안사위(居安思危)’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문제가 될 만한 사항을 미리 파악해 예방한다는 의미로 비슷한 단어로는 유비무환(有備無患)이 있다. 우리 사회를 돌아보면 대형 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때마다 ‘안전불감증’이라는 단어는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대표적인 예로 2017년 12월21일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에서 발생한 화재가 있다. 이 화재는 안점불감증이 불러온 끔찍한 대형 참사로 29명의 사망자와 36명의 부상자가 나온 안타까운 사고였다. 그중 2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2층 여자 목욕탕은 다른 층에 비해 인명 피해가 특히 컸다. 문제는 ‘비상구’였다. 화재가 발생하면 탈출로인 비상구로 대피해야 하지만 여자 목욕탕 2층 비상구 통로는 적치물에 의해 사용할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잠겨 있어 대피할 수 없었고 주계단은 화재 발생으로 건물 전체가 단선돼 자동문이 멈춘 상태로 사람들이 탈출할 수 있는 통로가 모두 막힌 상태였던 것이다.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서 소방시설 폐쇄 및 차단 행위 위반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며, 피난시설, 방화시설 용도 장애 등 위반은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하지만 해당 건물은 안내 간판이 피난유도등을 가리고 있고, 비상계단으로 가는 곳에 적치물이 쌓여 있어 비상계단과 비상구가 있음을 인식하기 어려웠다. 만약 물건을 보관할 창고를 충분히 확보하고 비상구 근처에 적치물이 없었다면 사람들은 안전하게 비상구로 피난할 수 있었을 것이다. 현재 분당소방서를 포함해 각 소방서에서는 비상구 신고포상제를 시행하고 있다. 비상구 신고포상제란 비상구 폐쇄·훼손 등 위반행위를 하는 경우 시민의 자발적인 신고를 유도하는 제도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작년 전국 비상구 신고포상제 신고 건수는 4천129건으로 그중 경기도가 3천67건(74.3%)으로 가장 많았고 신고로 인한 포상금 지급 역시 경기도가 1천건(78.9%)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위의 지표가 시사하는 바는 그만큼 경기도에서 비상구 관련 문제가 많고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는 것이다. 생활 속 안전의식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안전불감증은 잊을 만하면 반복되는 것이 현실이다. 안전불감증이 우리의 생명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안전불감증의 주된 원인은 주변에 대한 무관심과 설마 하는 안일함이다. 안전불감증으로 인해 사고가 나면 후회해도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사고가 나기 전 미리 준비하고 대비해 이 같은 참사를 막아야 한다. 우리 주변에 아직도 닫혀 있는 비상구가 있다면 전면 개방하고 아울러 비상구에 쌓여 있는 적치물을 제거해 화재에 대비하고 탈출로를 확보해야 한다. 또 다중이용업에 종사하는 관계인은 소방훈련을 통해 직원들의 위기 대처능력을 향상시키고 소방시설 정상 작동을 위한 유지·관리 및 다중이용시설 안전점검표에 의한 정기적인 점검 등 철저한 예방 활동으로 모두의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최동만 분당소방서 재난예방과장

[기고] 수치로 적는 삶의 기록, 2022 지역별고용조사

요즘 세상살이가 점점 힘들고 팍팍하다고들 한다. 최근의 경제적 어려움에 비하면 전반적인 실업률 지표는 나름대로 선방하고 있으나 세부적으로는 부문별, 세대별, 지역별로 편차가 있다. 정보기술(IT) 업체들은 우수인력을 붙잡기 위해 파격적인 대우를 내걸고 있으나 신규 채용은 지난해보다 크게 줄이거나 아예 취소한 기업들도 있어 이 부문의 하반기 취업난은 여전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세대별로도 기업들이 업무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직원을 찾다 보니 신규 채용보다 경력 채용을 선호하는 것 같다. 이런 연유로 청년들은 취업난이 가중될 뿐 아니라, 취업을 했다 해도 안정된 주거환경을 위해 영끌로 주택을 구입한 경우 고금리 이자 부담에 어려움을 겪을 것은 불을 보듯 뻔한 것이다. 그 결과 결혼이 늦어지거나, 결혼하더라도 자녀를 양육할 경제적 사회적 여건이 되지 못하고, 여성은 경력단절에 대한 불안감까지 더해져 매년 출산율이 최저치를 기록한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들린다. 고용은 삶의 질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중요한 영역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우리 모두가 청년층, 경력단절여성, 중장년층, 노인충 등의 일자리 창출 및 고용구조 개선을 위한 인프라가 되는 고용통계에 지대한 관심을 갖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고용시장이 당면한 현실을 부문별, 세대별, 지역별로 보다 세부적이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다양한 고용통계가 요구된다. 현재 고용 관련 대표적인 국가통계로는 매월 3만5천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해 시·도별로 공표하는 경제활동인구조사와 매년 2회 상·하반기로 나눠 전국 약 23만1천가구(수도권 6만6천38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해 시·군별로 공표하는 지역별고용조사가 있다 지역별고용조사는 시·구·군 응답자를 취업자, 실업자, 비경제활동인구로 구분해 취업자와 실업자 규모, 고용률, 실업률 등 고용 현황과 산업 및 직업의 고용 구조를 파악한다. 특히 이번 조사는 유엔 권고안에 따라 5년 주기로 모든 표본 가구를 새롭게 선정하는 표본 개편 이후 첫 번째 조사로, 조사 대상에 선정된 응답 가구는 조사 응답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응답자가 편리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인터넷 조사를 17일부터 24일까지 먼저 실시하고, 인터넷 조사가 어려운 분들을 위해 17일부터 11월1일까지 코로나 방역지침을 준수해 방문조사도 병행할 예정이다. ‘통계는 수치로 적는 삶의 기록이며, 또 하나의 역사다’라는 말이 있다. 조사 대상으로 선정된 응답자 한 분 한 분의 소중한 참여가 정확한 통계 작성의 밑거름이 되기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를 부탁 드린다. 김상진 경인지방통계청 사회조사과장

[기고] 신은 만고의 역적이옵니다

1636년 12월, 청나라 군대가 강화를 지나 삼전도까지 쳐들어왔을 때, 조선 임금은 남한산성에 피신한 채 싸울 것인가, 화친할 것인가를 두고 허둥댔다. 남한산성 47일, 병력 배치를 두고 설전만 벌이는 사이 청나라 군대는 ‘홍이포’를 앞세워 공격했고, 병사들은 단숨에 전의를 잃고 말았다. 애먼 병사 대부분 동사하거나 포탄에 잃고 나서야 결국 청나라 황제에게 ‘삼배구고두례(세 번 절하고 머리를 아홉 번 조아리는 의례)’를 하는 치욕적인 역사를 남겼다. 바로 병자호란, 남한산성 이야기이다. 당시 명나라는 쇠하고, 북방의 몽골을 병합한 청나라가 맹위를 떨치고 있었다. 2대 칸 홍타이지는 1627년, 명을 공격하기 전 조선을 침략한 적이 있었다. 바로 정묘호란이다. 이미 국제 정세를 판단할 경험이 축적되어 있었건만, 중립외교를 펼치지 않고 명나라에 의지한 채 고립무원의 외교를 고수하고 있었다. 남한산성에 두 부류의 정객이 있었다. 청나라와 싸우자는 척화파 김상헌은 외교부 수장격인 예조판서, 화친을 주장하는 주화파 최명길은 행안부 수장격인 이조판서였다. 대소 신료들은 대부분 척화에 동조하고 있었으며, 최명길은 홀로 화친으로써 전쟁의 참화를 막아 보려고 동분서주했다. 말로만 용감했던 척화파 세력의 득세에 못 이겨 청나라에 대항해 전투를 벌이다가 혼쭐이 난 후 인조는 신료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는 살고자 한다. 그게 나의 뜻이다. 청나라에 화친의 답서를 보내야 하는데 누가 나서겠느냐?” 지금껏 청나라와 싸우자고 득달같이 일어서던 신료들은 서로 얼굴만 바라보며 엉거주춤 뒤로 뺐다. 그러자 이조판서인 최명길이 임금 앞으로 나섰다. 그는 31세 때 병조좌랑(정6품, 무관선발)을 하다가 명나라 사신 문제 때문에 삭탈관직을 당하고 가평군 대성리에서 유배생활을 했다. 앞서 벼슬을 내려놓은 부친 최기남이 북한강가에 ‘만곡정사’라는 서원을 짓고 후학을 가르치고 있었다. 10년 동안 역학과 성리학에 통달했고, 이시백, 김육 등 문무 관료들과 학문 교류를 했다. 유유히 흐르는 북한강을 바라보며 세상의 흐름을 간파했고, 정치적 감각을 익혔다. 병자호란 당시에 혈혈단신, 화친을 주장하던 정치감각과 내공은 10년 동안 ‘만곡정사’에서 깨달은 학문적 소산이었다. 청나라 황제에게 줄 화친문서를 준비한 최명길을 인조가 불렀다. 죽기를 각오하고 사지로 향하기 전, 나라와 백성을 위한 절절한 마음이 담겨 있었다. 인조는, 화친을 하면 전쟁이 끝나도 모두 역적이라고 할 것이라 했다. 그는, 역적이라는 모욕을 감당하고자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궁으로 돌아가더라도 김상헌을 버리지 말라고 당부함으로써 대척점에 있던 정적을 하나밖에 없는 충신이라고 치켜세웠다. 인조는 서글픈 목소리로 ‘너도 충신이다’라며 최명길을 위로했다. 그는 임금에게, “신은 만고의 역적이옵니다”라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단기필마로 삼전도를 향해 달렸다. 풍전등화, 백척간두의 끄트머리에서, 그는 기꺼이 ‘만고의 역적’을 자청했다. 자신의 말대로 병자호란이 끝난 후 오랜 세월 역적으로 내몰렸다. 훗날 역사가들은 최명길을 나라와 임금과 백성을 구한, 하나밖에 없는 충신의 전설로 재해석하며, 청과의 화친을 다자외교 정책의 모델로 삼고 있다. 이상용 가평군 관광전문위원∙경영학박사

[기고] 녹색식물이 미치는 영향

적절한 삶의 중심에 쾌적한 환경을 빼놓을 수 없다. 그런 쾌적한 환경을 위해서는 숲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숲이 많은 곳에서 뛰어논 아이들은 분별력과 판단력이 더 뛰어나고 더 적극적이며 활동적이라는 연구도 있다. 18세기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으로 인류는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20세기 말 지구의 어느 한 곳도 빼놓지 않고 산업화를 통해 물질적 풍요를 누리게 된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한국만 해도 1960년대 경제개발과 산업화로 식량을 비롯한 각종 물질이 풍부해졌다. 반면 지구온난화 등으로 환경의 질이 극도로 악화돼 물질적 풍요를 제외한 인류의 삶은 더욱 힘들어졌다. 이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을 해쳐 범죄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강력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 산업화는 숲을 파괴했다. 숲이 파괴된 삭막한 환경을 만들었다, 숲이 파괴돼 녹색식물과 멀어진 환경이 인간의 분별력과 판단력을 저하시켰다. 아이들에게 분별력과 판단력 저하를 가져왔다. 아이들의 분별력과 판단력 저하를 막고 보다 나은 정신건강을 위해 집 가까이에 숲도 숲이지만 거실 등 실내 공간에 녹색식물을 기르는 것이 좋다. 실내에 식물이 있을 때 사람의 왼쪽 뇌 활동력이 높아지고 뇌 기능을 활성화하는 알파파(alpha波)가 증가한다. 녹색식물은 심리적 안정을 주는 효과도 클 뿐만 아니라 숲이 내뿜는 산소와 향이 두뇌의 인지력을 자극한다. 아이들의 분별력과 판단력 향상을 위해 실내에 나무가 심어진 화분을 놓고 키우는 게 좋다. 또 정신건강을 위해선 주변에 숲이 울창한 것이 좋다. 중요한 것은 숲은 아이들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과 뗄 수 없다는 점이다. 한정규 문학평론가

[기고] 코로나 시대, 생물테러에 대비하자

생물테러는 바이러스, 세균, 곰팡이, 독소 등을 사용해 살상하거나 사람이나 동물 혹은 식물에 질병을 일으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생물테러의 역사적 기원은 수세기 전, 한 도시를 점령하기 위해 페스트로 죽은 사람의 시체를 도시 성벽 안으로 던져 넣어 그 도시 안에 있는 사람들을 감염시키고자 했던 것을 시작으로 영국이 미국 원주민과의 전쟁 중 두창 바이러스가 묻은 담요를 원주민들에게 준 사건 등이 있다.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이 만주 주민들을 대상으로 수많은 생물무기용 병원체를 시험한 사건에서 찾을 수 있다. 현대에 이르러 지난 2001년 9·11테러 이후 미국 전역에 우편물을 이용한 탄저 테러 발생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2022년 코로나19 시대를 살아가는 요즘 택배 혹은 배달이 일상화되면서 이를 이용한 생물테러가 우려된다. 생물테러 발생 사례 우편물의 특징은 위협적인 문구가 적혀 있거나 기름 얼룩이 묻어 있는 봉투, 우표가 없거나 소인이 없는 경우, 외국으로부터 온 예기치 못한 우편물, ‘본인 개봉 요망’이라고 적혀 있다. 생물테러 의심 우편물을 발견할 경우 즉시 경찰(112)과 소방(119)에 신고하고, 흔들거나 충격을 주지 말고 안전한 곳으로 즉시 대피해야 한다. 생물테러는 광범위한 지역 오염 및 치명적인 인명 살상을 야기하기 때문에 경각심을 갖고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경찰은 테러 방지를 위해 전철역, 백화점 등 테러 취약시설 점검 및 관계 기관과의 합동훈련을 실시하는 등 대테러 역량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국민의 작은 관심이 더해진다면 대한민국이 테러로부터 좀 더 안전해질 수 있을 것이다. 이기오 구리경찰서 경비작전계장

[기고] 집에서 쉽게 반려식물을 키워보자

코로나19 이후 외부 활동이 줄어들면서 반려식물을 키우며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가 완화되기 시작한 올해도 여전히 반려식물이 인기다. 특히 심리적 안정감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반려동물보다 부담감이 적기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키울 수 있어 인기가 많다. 식물 돌보기는 생명체를 다루는 활동으로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고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사람의 신체적, 교육적, 사회적 능력을 기를 수 있는 ‘원예치료’는 다양한 분야에서 치료, 치유의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가까운 실내공간에 두면 유해화학물질을 제거하고 맑은 산소를 내뱉으면서 깨끗한 공기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식집사란 ‘식물’과 흔히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을 칭하는 ‘집사’의 합성어로, 반려동물 키우듯 식물을 가족같이 돌보며 애정을 쏟는 사람들을 말한다.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며 반려식물을 키우는 식집사가 급부상하고 있다. 식물의 인기는 식물이 자라는 모습을 바라보는 ‘풀멍’, 실내 곳곳을 식물로 꾸미는 ‘플랜테리어(plant+interior)’, 키우기 어려운 희귀식물을 길러 다 자란 잎을 파는 ‘식테크(식물+재테크)’ 깻잎, 토마토 등 작물을 직접 키워 수확해 먹는 ‘홈파밍(home farming)’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또한 반려견 호텔처럼 반려식물 호텔과 병원도 생겨났다. 장기간 외출할 경우가 생기면 호텔에 식물을 맡기고, 식물의 상태가 좋지 않으면 병원에 가기도 한다. 반려동물만큼 우리 일상 속에 반려식물이 자리 잡았다. 중년층의 취미 생활로 여겨지던 원예문화는 2030세대에도 인기를 끌고 있다. 코로나19로 외출이 힘들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젊은 세대들도 식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젊은 층 사이에서 정서적으로 의지하고자 기르는 대상이 동물에서 식물까지 확대됐다고 분석한다. 식물은 반려동물에 비해 시공간적 제약이 적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돼 반려동물에서 반려식물로 선호도가 옮겨 가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는 일반인이 반려식물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압축배양토와 비대면으로 압축배양토를 이용해 체험할 수 있는 반려식물을 선발했다. 압축배양토는 상토와 양분을 혼합한 것을 압축한 것으로 물만 부으면 화분 크기에 맞게 크기가 4배 정도 팽창해 어린이들도 쉽게 식물을 심을 수 있다. 상토와 비료를 따로 구입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였고, 상토의 날림이 전혀 없어 깨끗하게 식물을 심을 수 있다, 압축배양토를 이용해 집에서 쉽게 키울 수 있는 식물은 미니사철, 율마, 익소라, 파초일엽, 연화죽, 페페로미아, 괴마옥, 레마탄, 나한송, 백사철 등 10종을 선발했다. 이들 식물은 모양이 특이하고 다 자란 후에도 크기가 적당하며, 어린 묘 관리가 쉽고 생육 과정에서 튼튼하게 자라는 장점이 있다. 이제는 동물뿐만 아니라 식물도 사람과 일상을 함께하는 동반자가 됐으며, 식물이 지닌 다양한 매력을 활용하면 우리의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반려식물을 실내에 조화롭게 배치하면 삭막한 실내 분위기를 싱그럽게 만들고, 공기 정화에도 도움을 준다. 이번 가을 집에서, 학교에서, 사무실에서, 늘 가까이에 둘 수 있는 새로운 식구 ‘반려식물’을 키워보자. 김대균 경기도농업기술원 원예연구과 농업연구사

[특별기고] 공중보건의 위기

급속하게 발전하는 4차 산업과 생활의 편리성 증진에 따라 인구의 도시 집중화 현상이 급증하고 있다. 2020년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코로나19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상당 기간 유사한 감염병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공중위생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것은 2050년에는 도시 인구가 전체 인구의 70%를 넘어 감염병으로부터 안전지대는 없을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이에 따라 공중보건학적으로 지구촌이 해결해야 할 중점 과제를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인구보건 문제다. 지구촌 인구는 2022년 현재 80억명인데 2050년에는 100억명이 넘는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저출산 고령화로 생산 가능 인구는 즐어들고 노인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의료비 지출이 늘어나는 등 보건경제 위기가 심각하게 노정되고 있다. 정부는 저출산 고령화 대책으로 200조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했으나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해외로부터 인구를 수입해야 할 처지에 있는 것이다. 인구의 질적·양적 성장을 위해 이민청과 인구청도 검토해볼 만하다. 둘째, 공중위생의 결여로 인한 감염병의 대유행이다. 코로나19는 2020년부터 3년째 유행 중이며 세계보건기구에서 국제보건위기상황(PHEIC·Public Health Emergency of International Concern) 감염병으로 여섯 번째로 지정했고 원숭이두창은 일곱 번째로 지정될 정도로 지구촌의 심각성을 알리는 감염병의 유행이다. 최근 유행 중인 감염병은 인수공통감염병이며 바이러스 질환이라는 것이다. 인간이 경작지 확대를 목적으로 자연을 파괴해 동물이 먹이를 찾아 인간 세계로 접근함에 따라 동물과 인간의 접촉으로 발생하는 감염이라는 것이다. 동물에겐 아무렇지도 않던 감염병이 인간에게는 치명적이라는 것이다. 셋째, 환경보건의 악화로 인한 지구온난화다. 대기오염물질의 배출에 따른 탄소배출량의 증가로 인해 지구온난화는 계속될 것으로 판단된다. 지구 환경의 파괴로 지속불가능한 상태가 지속되면 사회가 불안정하고 경제성장도 불가능하게 되는데 환경, 사회, 경제가 모두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섭취하는 식품은 환경 영역에서 유래하고 사회가 소비하며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연결돼 있는 것처럼 유엔이 설정한 지속가능발전 목표(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는 지속가능하고 건강한 환경과 사회가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경제 영역의 발전은 우리의 삶과 교육 등 사회적 여건에 의해 가능하며 경제 발전을 가능하게 하는 사회 영역은 우리가 거주하는 지역의 환경 영역에 의해 뒷받침된다. 넷째, 식품안전과 식품위생의 악화로 인한 식량안보 문제다. 인구의 급증에 따른 필수 식량을 생산하기 위해 항생제, 유전자조작 식품 등 전혀 새로운 시도로 식량의 증산이 대두될 것이다. 지속적인 지구온난화로 식량 생산이 매년 감소하고 있다. 2019년 현재 우리나라 곡물 자급률은 21%이며 식량안보지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하위 수준이다. 최근 5년간 쌀의 자급률은 92~105% 수준으로 높은 편이지만 보리, 밀, 콩, 옥수수 등 다른 식량 자급률은 0.5~9.4% 수준이다. 최근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밀은 자급률이 2%에 지나지 않는다. 가뜩이나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수출입이 자유롭지 못한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국제 곡물 가격이 고공 행진하고 있다. 농업 강국들은 자국민 보호를 위해 빗장을 걸어 잠그는 등 지역경제로 전환하는 추세다. 현재 대두되고 있는 문제로 감염병의 세계적 유행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 환경 파괴로 인한 지구온난화,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인구 대응 문제, 격변하는 식량안보 문제 등이 있다. 이러한 때 지구온난화 등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간과 동물, 식물 및 지구가 함께 참여하고 모두의 공존을 위해 노력하는 하나의 건강(One Health) 전략 추진과 세계보건안보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한현우 보건학 박사·대한보건협회 경기중부지회장

[기고] 잠자는 심장 깨우는 자동심장충격기를 아시나요

가을을 의미하는 사자성어로 ‘하늘이 높고 말은 살찐다’는 천고마비(天高馬肥)란 단어를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에게 가을은 아침저녁으로 일교차가 커 심장질환으로 인한 돌연사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계절로 심장 건강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계절이라는 것이다. 환절기 심장질환이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낮은 기온일 때 우리 몸의 혈관은 수축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혈액 공급이 줄어든다. 이때 심장은 체온 유지를 위해 심장박동을 강화하게 돼 혈압을 상승시킨다. 따라서 심장의 과부하 때문에 혈관이 자극돼 동맥경화로 혈전이 발생하고 혈관을 막으면 관상동맥에 문제를 일으켜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을 유발한다. 이로 인해 갑자기 심정지를 일으켜 돌연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최근 5년간(2017~2021년) 성남소방서 심정지 환자 구급출동 통계자료에 따르면 총 1천325건 중 겨울 340건(25,7%), 가을 334건(25.2%), 봄 331건(25.0%), 여름 320건(24.1%) 순으로 가을부터 증가해 겨울에 심정지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다는 통계가 있다. 생명을 살리는 소중한 시간인 ‘골든타임’은 심정지가 발생해 심장박동이 멈추고 산소 공급이 중단돼 뇌사 상태로 전환되기까지 4분 정도의 시간을 말하는데, 이 시간 내 심폐소생술과 자동심장충격기(AED) 적용은 중요한 응급처치 중 하나다. 심폐소생술은 외부에서 압박을 가해 심장을 압축시켜 강제로 피를 순환시킴으로써 산소를 지속적으로 공급해 조직 손상을 막아주는데 이때 AED를 함께 사용하면 생존율을 4배까지 높일 수 있다. 최근 각종 언론 보도 및 안전교육 등의 효과로 심폐소생술과 AED의 중요성에 대해 많은 사람이 인식하고 그 필요성에 공감대가 형성돼 2008년부터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공항과 철도, 공동주택 및 다중이용시설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필수로 설치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변에 설치된 AED의 위치조차 잘 모르고 있어 아직은 낯선 것이 사실이다. 성남소방서에서는 심정지 환자의 소생률을 향상시키기 위해 AED가 설치된 건물 출입구와 출입구 주변에 AED 설치 위치와 사용법을 안내하는 위치정보 제공 알림판을 제작 보급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건물 내 관계인은 물론 방문객도 쉽게 AED 위치와 사용법을 확인해 유사시 신속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나의 가족과 이웃이 위급한 상황에 놓였을 때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AED의 위치를 지금 한 번 확인해보는 건 어떨까. 박미상 성남소방서장

[기고] 회전교차로, 명확히 알고 이용하자

일상에서 이제는 흔히 만날 수 있는 회전교차로. 국내에는 지난 2010년부터 2020년까지 10년간 총 1천564개의 회전교차로가 설치돼 이동성 편의와 안전성 확보가 증진됐다. 한국교통연구원 통계에 따르면 신호교차로보다 회전교차로로 운영했을 때 교차로 평균 통행 시간은 25.2초에서 19.9초로 20%가량 단축됐고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817건에서 615건으로 24.7%가량 감소해 교통 소통 증대는 물론 차량 및 보행자의 교통 안전을 높이는 효과를 보였다. 하지만 여전히 운전자 가운데 상당수가 회전교차로를 어떻게 통과해야 하는지, 우선순위가 누구에게 있는지 등 교차로 통행 방법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 이에 도로교통법에 명시된 회전교차로 통행 방법을 쉽고 명확하게 알리고자 한다. 첫째, 대부분의 운전자가 가장 헷갈려 하는 부분은 통행우선권에 관한 사항으로 회전교차로에서 통행 우선순위는 ‘회전 차량’이므로 ‘진입하는 차량’은 필히 교차로 입구 일시정지선에 일단 정지한 뒤 진입해야 한다. 둘째, 회전교차로는 제한속도 시속 30km 이하로 서행해야 하고 진행 방향은 ‘반 시계 방향’으로 회전해야 하며 진행 방향 역시 운전자가 자주 오인할 수 있는 요소이므로 반드시 숙지해야 한다. 셋째는 운전자가 회전교차로 이용 시 가장 간과하는 사항으로 진·출입 시 방향지시등 점등 사항인데 회전 차량이 우선이기에 진입 시 좌측 방향지시등, 진출 시 우측 방향지시등을 점등해 교차로 내의 다른 차량 운전자에게 알려야 할 의무가 있다. 이와 함께 회전교차로에서 방향지시등 미점등 시 도로교통법 제38조 1항에 따라 승용차 기준 과태료 4만원, 범칙금 3만원이 부과되니 꼭 알아두도록 하자. 마지막으로 간단히 정리하면 ▲통행 우선순위는 회전 차량 우선 ▲진행 방향은 반 시계 방향 ▲진출입 시 방향지시등 필수 점등 세 가지만 꼭 기억하면 된다. 경찰을 포함한 도로관리청은 회전교차로 설치 및 운영 시 ‘항상 초보운전자가 운전한다’는 시각으로 접근해 방향표시 의무화뿐 아니라 양보표시 강조 등 교통안전시설물 설치를 통해 안전한 통행 유도, 지속적인 홍보 활동으로 모든 운전자가 회전교차로를 이용할 때 안전하고 편리한 교통시설로 인식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전세진 안산단원경찰서 교통안전계 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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