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삶의 모습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전환점이 됐다. 교육격차 현상이 심해졌을 뿐만 아니라, 가정에서의 식사 경험과 식생활 인지의 차이는 ‘혼밥’과 인스턴트 가공식품, 간편식에 노출되면서 식생활의 격차도 커지고 있다. 경기도교육연구원이 수행한 ‘코로나19와 교육: 학교 구성원의 생활과 인식을 중심으로’의 연구를 보면 학생들의 가정 형편 즉 부모의 소득에 따라 학생들의 식습관의 격차가 심각하게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등교를 하지 않는 평일 점심을 먹는지 물었을 때, 상위 30% 소득 계층에서는 ‘항상 먹는다’는 비율이 65.4%인데 비해 하위 30% 저소득계층은 41.1%로 나타났다. 편의점 음식·패스트푸드를 먹는 습관의 변화는 가정경제 수준이 높은 학생은 26.7%가 ‘줄었다’라고 답변한 반면, 가정경제 상황이 낮은 학생들은 35.9%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에서 제공했던 학교급식의 영양공급과 식습관 교육 등을 포함하는 생활교육을 위해 코로나19의 긴터널 속에서 더욱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첫째, 미래를 담아내는 영양·식생활교육이 필요하다. 영양·식생활교육을 실행하는 각각의 기관이나 단체 등이 파트너십을 통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학교 안팎, 가정, 지역사회교육도 고려해 세심한 계획이 이뤄져야 한다. 학교공동체가 함께 고민하고 학교 비전과 학교교육목표에 함께 성장하는 문화 확산이 절실히 필요하다. 둘째, 영양·식생활교육은 학교급식과 함께 성장해야 한다. 학교 맞춤형 급식에 따른 적정 조리인력, 급식공간에 대한 재구조화, 급식비 적정화, 공공 식자재 조달 방법 개선 등 시스템 변화에 관한 개선안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 셋째, 변화에 능동적인 학교급식 교직원의 맞춤형 성장시스템이 필요하다. 영양교사, 영양사, 조리사, 조리실무사 등 학교급식 교직원의 힘을 모아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해 가면서 이뤄야 가능한 일이다. 공동체의 관심, 지지, 격려의 내부적이고 심리적인 지원이 무엇보다 절실히 필요하다. 넷째, 학교급식 만족도는 수치가 아니라 공동체의 참여와 문화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자기결정권을 통한 자기관리 역량을 가진 학생으로 성장하기 위해 학생참여 설계의 급식, 공간에 대한 민주성, 생태·환경 연계 교육활동 등 학생참여 활동 활성화를 통해 자발적으로 변화를 만드는 경험을 통해 한 층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학교급식이 단체급식의 한 종류로서의 한계를 넘어 진정한 배움이 있는 식사, 그리고 식사를 구성하고 성장해 나가는 주체는 학생이 돼야 한다. 학생들과의 끊임없는 상호작용을 통해 학생 스스로 자신의 식생활을 판단하고 실천할 의지와 힘을 갖는 것, 그것이 바로 미래교육과 함께 성장하는 교육으로서의 급식이며 영양식생활교육의 지향점이다. 구연희 경기도교육청 학생건강과 장학사
오피니언
경기일보
2022-06-27 20: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