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해 이름을 정하는 기준은 10간(干)이고 12지(支)에 달렸다. 갑(甲), 을(乙), 병(丙), 정(丁),무(戊), 기(己), 경(庚), 신(申), 임(壬), 계(癸)를 지닌 10간과 자(子), 축(丑), 인(寅), 묘(卯),진(辰),사(巳), 오(午), 미(未), 신(辛), 유(酉), 술(戌), 해(亥)를 지닌 12지를 활용해 만들어지는 2022년 임인년은 10간과 12지의 인(寅)이 합쳐진 명칭이다.
한국 호랑이는 한반도에 살았던 시베리아 호랑이를 지칭한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지난해 11월30일 발간한 한국민속 상징 사전 호랑이 편에 따르면 호랑이 중에서도 가장 큰 호랑이는 주로 500~800m의 높지 않은 산림지대에 서식하며 보통 하루 80~100〈E7B0〉를 이동 영역을 순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국토의 70% 이상이 산지이며 산맥으로 연결된 한반도는 호랑이의 서식 조건과 맞아 오래전부터 호랑이는 우리 민족과 함께 해 왔다. 이는 삼국사기나 조선왕조실록 등 역사서와 고대 벽화 민간 설화 등으로 확인된다.
우리나라 호랑이가 출몰한 것은 3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울주반구대 바위그림 호랑이의 풍요적 기원, 청동기 시대 호형 대구에서 보이는 역사적 상징성 와당 도자기 등의 민예품에서 보이는 예술성과 재기에 넘치는 익살 민화와 산신도에 나타난 질박(質朴)함과 종교적 기원 등 호랑이에 대한 수많은 민예적 정취를 함축하고 있다. 한반도에서 야생 한국 호랑이의 모습은 사라졌지만, 그 흔적은 여전히 남아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명이다. 국토지리정보원에 따르면 2009년 기준 전국의 자연 지명 10만509개 가운데 호랑이 관련 지명은 389개(0.4%)다. 범바위가 전국에서 23곳으로 호랑이 지명 중 제일 많이 사용됐다. 다음으로는 호암, 호동, 범곡, 호암산, 복호순으로 확인됐다. 지역별로는 전남이 74개로 가장 많고 경북 71개, 경남 51개 등이 뒤를 이었다.
종류별로는 마을 이름이 284개, 산 명칭이 47개, 고개명이 28개 등이다. 주요 국제대회에서도 호랑이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상징물로 쓰였다. 대표적인 사례로 1988년 서울 올림픽 마스코트인 호돌이다. 당시 서울올림픽 조직위원회는 호랑이가 민화와 설화 등을 통해 한국인에게 친숙하고 씩씩한 기상이 약진하는 한민족의 이미지를 표현했다. 그 후 30년이 지나 2018년 평창올림픽 대회에서도 백호를 상징하는 마스코트가, 신화와 설화에서 산과 자연을 지키는 신성한 상상의 동물로 표시되는 백호가, 하얀 설원에서 펼쳐지는 동계올림픽과 최상의 조화를 이룬다고 선정됐다. 위와 같은 이유로 애칭으로는 수호랑이 붙여졌다. 수호랑은 88호돌이의 직계 후손으로 불리며 이 둘은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독보적인 호랑이 위상(位相)을 갖게 됐다.
이명수 동두천문화원 향토문화연구소장
오피니언
이명수 동두천문화원 향토문화연구소장
2022-02-16 2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