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준비청년(보호종료 아동)’은 아동양육시설, 공동생활가정, 가정위탁 등의 보호를 받다가 만 18세 이후 보호가 종료돼 홀로 서기에 나서는 청년이며 매년 2천500명 정도 배출된다. 정부는 이들에게 매월 35만원의 자립수당을 5년간 지급하며 대상은 약 1만2천81명(2021년)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보호 종료 5년 이내 평균 기초생활수급률은 36.1%이며, 자립준비청년 4명 중 1명 정도가 평균 605만원의 부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리·정서 측면에서 자살을 생각한 비율이 일반 청년보다 3배 높은 50%이며, 어려움에 처했을 때 도움을 받거나 조언을 구할 어른의 부재 등 사회적 지지 체계도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누군가에게는 설레는 ‘독립’이지만 그들에게는 두렵고 막막한 ‘자립’이다. 이들은 ‘외로움’ ‘고립감’을 가장 힘들다고 토로한다. 따라서 이들이 건전한 사회인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주거 지원, 교육비 지원, 심리·정서상담 지원 등이 요구된다. 자립준비청년들은 아동양육 시설에서 길게는 18년 동안 살았기에 일반인들과 정서적 이격이 있을 수 있다.
그 간극을 좁히려는 노력은 오롯이 사회의 책무다. 그들은 거칠었던 유년시절 온갖 신산(辛酸)을 다 겪고 화상을 입은 청년들이다. 더구나 사회자립초년생으로 모든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입장에서 망망대해의 돛단배 같은 위험성, 심리·정서적 고독감 및 고립감을 안고 끝도 보이지 않는 사막 벌판에 놓여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사회적 자립을 위한 이중 삼중의 보호막이 요구된다. 그들은 육체적 호흡뿐만 아니라 영혼의 호흡으로 사는 같은 국민이다. 막상 사회에 나와 벽에 부딪치는 순간 그들이 느끼는 실망감은 극단적 선택의 유혹도 배제할 수 없다. 낯선 환경에서 고독감과 외로움을 느끼는 자립준비청년과 퇴직교원 및 사회지도층들이 인생의 멘토-멘티 관계로 결연을 맺을 것을 제안한다. 그들은 국가관, 가치관이 검증돼 인생 진로 상담뿐만 아니라 진학과 취업 또는 둘을 병행할 수 있는 길을 안내할 자격이 충분하다. 더불어 교직자(지도층)의 상징 자본인 신뢰는 학부모와 제자, 기타 사회 인사와의 끈끈한 직간접 인연을 맺고 있는 장점이 있다. 이런 사회적 자산을 자원봉사자로 활용한다면 자립준비청년에게 양질의 진로 지도를 할 수 있다고 본다.
지금껏 국가와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을 이제 사회에 돌려주기 위한 실천으로 그들의 멘토로 앞장서자는 것이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자립준비청년의 극단적 선택은 소득 3만달러 시대의 어두운 그늘이다. 퇴직교원들은 ‘출발선의 기회 균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공평’을 포괄하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원리를 기초부터 잘 터득하도록 도와줄 수 있는 직군이다.
교원·사회지도층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주문해 본다.
김기연 경기교육가족사랑회장·청렴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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