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어법 무시한 말은 ‘언어 공해’

우리가 쓰는 말 중에는 문법적으로 전혀 맞지 않는 표현이지만 지금도 무의식적으로 쓰는 말 중 하나가 바로 ‘같다’이다. ‘좋다’ 또는 ‘맛있다’라고 하면 될 것을 애매한 표현인 “좋은 것 같다” 또는 “맛있는 것 같다”라고 말한다. ‘같다’는 ‘그런 부류에 속한다’ 또는 ‘추측이나 불확실한 단정을 나타내는 말’로 쓰인다. 직설적인 표현은 뒤로 감춘 채 ‘그럴 수도 있지만 혹시 아닐 수도 있다’라는 모호함을 표현하는 것이다. 좋으면 ‘좋다’ 맛있으면 ‘맛있다’라고 간결하게 말하면 될 일인데, ‘같다’를 덧붙여 자신의 감정을 간접적으로 에둘러 표현한다. 자신이 직접 경치를 보거나 음식을 맛보고 난 뒤의 느낌이나 판단이라면 ‘좋아요’나 ‘맛있어요’라고 해야 옳다. 비슷한 예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라는 표현을 가끔 듣게 된다. 보조형용사 ‘싶다’는 앞말이 뜻하는 행동을 하고자 하는 마음이나 욕구가 있음을 나타내거나, 앞말대로 될까 걱정하거나 두려워하는 마음이 있음을 나타내는 말이다. 결국 ‘싶다’는 현재의 확정적이거나 단정적이 아닌, 미래의 막연한 희망이나 바람 또는 미래의 걱정과 근심을 내포하는 말이다. 이런 경우에는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단정적으로 말함으로써 미래의 소망이나 차후의 유보가 아닌 현재 자신의 감정을 직설적으로 표현해야 옳다. 또한, 요즘 많은 사람이 별생각 없이 ‘아내분’ ‘선배분’ ‘지인분’ ‘직원분’ ‘스타분’이란 말을 쓴다. 상대방을 높여서 이르는 말인 의존 명사 ‘분’을 아무 단어에나 뒤에 붙여서 이상한 말로 만들어 버리는 경우로, 귀에 거슬린다. 아내, 선배, 지인, 직원, 스타라는 단어 자체가 낮춤말이 아니므로 굳이 뒤에 ‘-분’을 붙여 쓸 아무런 이유가 없다. 이런 말들은 어법에 맞지 않을 뿐 아니라 필요치 않은 사족 같은 말이다. 심지어 존칭을 나타내는 접미사 ‘-님’이 붙은 말에 ‘-분’을 덧붙인 ‘손님분’ ‘따님분’ 등은 이중 경어체로 이 또한 잘못된 표현이다. 또 우리는 흔히 “주문하신 커피 나오셨습니다”, “2만원 되시겠습니다” 같은 엉터리 존댓말을 식당, 백화점 등에서 쉽게 들을 수 있다. 지나친 공손함 때문일까 왠지 어색하다. 고객에게 공손히 말해야 한다는 강박감에 사람이 아니라 사물을 높이는 일명 ‘사물 존칭’이다. 우리말에서 물건이나 무생물은 특별한 경우 아니면 높임 대상이 될 수 없다. 우리가 자주 쓰는 말 중에서 그 사용례가 맞지 않아 귀에 거슬리는 말이 적지 않다. 모든 말과 언어는 정해진 문법과 사용법에 따라 그 상황과 용도에 알맞게 사용돼야 한다. 어법을 무시한 이런 말은 언어 공해이자 언어 파괴 행위다. 일상생활에서 잘못된 언어 사용이 우리말의 건전한 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된다는 점을 우리 모두 자각할 수 있기를 바란다. 김동석 직업상담사

[기고] 동두천시는 아직 GTX에 배고프다

지난 2010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reat Train eXpress, 이하 GTX) 노선 사업이 제안돼 현재 GTX-A, GTX-B, GTX-C 3가지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계획된 GTX 노선은 수혜지역과 비수혜지역이 뚜렷하게 나타나며, 특히 수도권 북부 지역인 동두천시·연천군은 명실공히 광역급행철도 소외지역으로 구분되고 있다. GTX-C 노선이 동두천으로 연장되면 어떤 효과가 있을까. 첫 번째, 동두천 시민들의 생활권이 향상된다. 현재 동두천시에서 서울 도심지역(삼성역)으로 가기에는 환승 시간까지 포함하면 약 1시간30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그러나 GTX-C 노선을 이용하면 동두천에서 서울 도심지역(삼성역)까지 직결로 약 28분 만에 도착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지역경제 활성화다. 현재 정부 주도하에 GTX가 정차하는 역사는 환승센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환승센터가 구축되면 역사 주변, 소위 역세권 개발이 추진되기에 상권과 주택 등의 부대시설로 인해 지역경제가 활성화된다. 마지막으로 향후 남북관계가 호전될 시 남북철도가 연결되고 국제철도와 연계되는 국제철도 시대의 거점역으로 활용할 수 있다. 현재 착공 중인 경원선 복원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남북관계가 호전되면 GTX 차량을 활용해 중국횡단철도(TCR),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연계, 국제철도 시대가 열릴 것이다. 국제철도 거점역으로 동두천시 GTX 역사를 활용하면 동두천시가 세계로 뻗어나갈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다행히 새 정부에서 국정과제로 GTX-C 노선 수도권 북부 연장(동두천)이 선정되어 사업 실현 가능성은 커졌지만, 철도사업은 단기간에 확정돼 개통되는 단순한 사업이 아니다. 전문가 의견에 따르면 GTX-C 동두천 연장의 성공적인 유치를 위한 조건으로 세 가지를 제시한다. 첫째는 GTX-C 동두천 연장 필요성에 관한 충분한 논리 개발, 둘째는 동두천시의 정치권을 통한 정책적인 부분의 추진, 마지막으로 동두천 시민들의 GTX 노선 유치를 위한 염원 및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오주경 동두천시 교통행정과 주무관

[기고] 내 소중한 한 표, 이렇게 반영됩니다

거시적 현안이 주요 관심거리인 대통령선거와는 달리 각 지역 현안에 관한 세부공약이 주를 이루는 선거운동 현수막이 나부끼는 것을 보면서 지방선거가 임박했음을 체감한다. 지방선거는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원, 교육감 등 각기 다른 임무를 짊어질 다양한 인물들을 뽑아야 하기에 선거절차가 다소 복잡할 수밖에 없다. 전반적인 선거절차는 오는 27일과 28일 이틀간 진행되는 사전투표와 선거일 당일 본투표, 투표 종료 후 새벽에 걸쳐서 진행되는 개표절차로 구성되어 있다. 사전투표는 자신의 지역구 구·시·군의원선거구 안에 있는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하는 관내 선거인과 자신의 지역구 구·시·군의원 선거구 밖에 있는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하는 관외 선거인을 대상으로 나누어 진행된다. 유권자는 본인 확인 과정을 거쳐 7장의 투표용지를 한 번에 수령한다. 이때 관내 선거인은 투표용지만 받지만 관외 선거인은 투표용지 외에 회송용 봉투도 받는다는 차이가 있다. 관외 선거인의 투표지가 담긴 우편투표함과 관내사전투표함은 사전투표 종료 후 관할 구·시·군선관위로 이송돼 선거일 개표소로 후송되기 전까지 CCTV가 설치된 장소에 보관된다. 선거일에는 두 번에 걸쳐 투표용지를 교부받아 투표를 하는데 1차 투표에서는 3장(시·도지사, 교육감, 구·시·군의 장), 2차 투표에서는 4장(광역지방의원, 기초지방의원, 광역비례의원, 기초비례의원)의 투표용지에 기표해 투표함에 투입한다. 투표가 끝나면 투표관리관 및 투표참관인의 서명과 함께 특수봉인지로 봉함된 투표함들이 개표소로 이송된다. 개표소에 도착한 투표함들은 우선 접수부에서 투표 관계서류와 함께 접수되고 개함부에서 이상 유무를 확인한 후 개함해 투표지를 가지런히 정리하게 된다. 이후 투표지 분류기를 통해 후보자별로 분류되고 심사·집계부에서 투표지 심사 계수기를 통해 한 번 더 점검된다. 이 과정에서 투표구별 혹은 읍·면·동별 개표 결과가 집계된 개표상황표가 작성된다. 개표 상황표는 위원들의 최종 검열을 거쳐 위원장이 공표하는데, 그 결과는 시시각각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와 각종 언론 매체 등을 통해 모든 국민들에게 전달된다. 투·개표절차 중 허투루 진행되는 과정은 하나도 없다. 상시 허용되는 참관은 전반적인 선거절차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담보한다. 앞으로도 선거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지속돼 우리나라가 민주적인 사회의 표상으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란다. 권혁진 고양시 일산서구선거관리위원회 주무관

[특별기고] ‘생물다양성의 날’ 살펴보는 인류의 미래

매년 5월22일은 생물다양성의 날이다. 생물다양성은 지구의 육상, 해상, 수생생태계 및 생태학적 복합체를 포함하는 모든 자원으로부터의 생물간 변이성을 말하며, 종들 간 또는 종과 그 생태계 사이의 다양성을 의미한다. 1980년대 중반 이후 열대우림을 보유한 개발도상국에서 산림 벌목, 농경지 확장, 지하자원 채굴, 도시건설, 도로 개설 등 경제개발을 이유로 산림을 훼손하면서 생물종의 멸종 속도는 무척 빨라졌다. 때문에 생물다양성 감소에 대한 위기의식이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생물자원을 기반으로 식품, 의약품 등 산업이 발전하면서 생물다양성 보전의 필요성과 생물자원의 이용 가치에 대한 인식 또한 더욱 높아지고 있다. 그렇게 되자 1970년대 국제사회가 생물종 보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멸종위기에 처한 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국제협약’을 체결해 생물종을 보전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했다. 따라서 생물다양성의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해 새로운 국제적 규범의 필요성이 커졌다. 환경오염 심화로 지구생태계 환경이 급격히 악화되자 국제연합은 4월22일을 지구의 날로, 5월22일을 생물다양성의 날로, 6월5일을 세계환경의 날로 정했다. 그 이외도 자연보호의 날 등 환경보전관련 날들이 적지 않다. 그런데도 환경오염의 심각성은 날로 더해가고 있다. 2100년쯤에는 지구 온도가 20세기보다 2℃ 정도 상승할 거라 한다. 그렇게 되면 기후변화영향 때문에 매년 세계 인구 10만명 당 75명이 사망할 거란 말이 있다. 밀·옥수수 등 곡물 생산도 50%로 감소하고 바다에서는 산호초가 완전 소멸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문제는 지난 2020년 기준 지구생물 중 절반 이상이 십수년 이내 멸종될 거라는 점이다. 야생 공간이 점차 소멸하고 기후변화로 보다 더 많은 전염병이 발생할 수도 있다. 생물다양성은 기후변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환경오염이나 개발로 인해 기후변화가 생기면 생물이 서식하는 환경조건이 변화하기 때문에 생태계에 변화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 지난 200년 사이 화석연료사용이 급증, 그로 인해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으로 대량배출 돼 지구온난화가 심해졌다. 기후도 크게 변해 홍수·가뭄·산불·허리케인·폭설·혹한 등이 예년 같지 않고 자주 발생한다. 생태계가 파괴돼 서식지를 잃은 동물들은 멸종되는 등 대혼란을 겪고 있다. 생물다양성 측면에서 보면 전북 무주군 등 내륙산악과, 해양을 낀 평야지의 인천·경기지역은 한반도에서 다른 어느 지역에 비해 환경적으로 중요한 곳 중 하나다. 생태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석유화학공장도 다른 지역에 비해 많지 않아 생태적으로 중요한 지역이다. 그 점을 감안해 보다 더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환경보전은 정부만의 일이 아니다. 전 국민이 모두 관심을 갖고 ‘나만이라도’ 하는 생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 생각을 갖고 생물다양성의 보전을 위해 보다 더 쾌적한 환경을 만드는데 함께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한정규 문학평론가

[기고] 재정건전성은 결산검사가 첫 출발점이다

결산검사는 형식적인 우수사례를 발굴하고 지적사항을 반복하는 것보다 지방재정의 건전성을 담보할 수 있는 유인책 마련이 효과적이다. 경기도의회의 인사권독립 이후 2021회계연도 결산검사를 대하는 수검기관의 태도가 변화하고 있다. 경기도의회가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19일까지 30일 동안 진행한 2021회계연도 예산현액 60조4천21억원의 결산검사에서 경기도청 및 경기도교육청의 우수사례를 선정한 것은 작은 변화의 출발점이다. 이는 향후 표창 및 인센티브로 이어져 결산검사의 의미를 더욱 발전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기도청의 2021회계연도 예산현액 40조7천985억원을 수치로 확인하고, 코로나19로 침체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지원정책을 면밀히 살펴보면서 도민의 재산 피해방지를 위한 부동산 포털 운영, 하천 종합정비 계획 등 다채로운 사업에서 예산절감의 효과를 거두었다. 경기도교육청 또한 2021회계연도 예산현액 19조6천36억원 중에서 채권회수의 가능성을 높이고, 채권 소멸 사례를 감소시켜 교육재정을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됐다. 필자의 경험에서 볼 때, 결산심의 기간에 업무가 몰리는 회계 담당부서 직원들의 사기와 책임감을 강화하려면 인센티브 지급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 집행부는 세무사, 회계사 등 외부 전문가들의 지적을 수용해 집행부가 전문성을 보강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 흔히들 결산 검사는 ‘숫자의 행간을 읽는 기술’이라고 한다. 결산서에 나타난 숫자를 통해 사업을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산검사의 핵심은 예산 편성에서 집행효과까지 전 과정을 살펴보는 것으로, 이를 위해 주민복리, 재산관리 등 지방재정을 건전하게 운용할 수 있는 검증시스템을 보완하고 개선해 지역주민의 신뢰를 지속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지방의회의 결산제도는 예산집행의 사후적 적정성을 판단하는 것일 뿐 아니라 헌법에서 규정한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한다. 또 국민을 위한 재정운영을 심도 있게 평가·감독하고 재정건전성을 실현하는 데 중요한 수단으로써 그 중요도 역시 앞으로 더욱 증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앞으로 경기도의회 결산검사가 도민의 안전과 복리증진에 기여해 효율적인 지방재정의 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로 더욱 강화되길 기대해 본다. 박성훈 경기도의회 결산검사 대표의원

[기고] 고향사랑기부제, 농업인 염원 담아 철저한 준비를

내년 1월1일 본격 시행되는 고향사랑기부제에 지자체, 농업인이 거는 기대가 크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연간 500만원 한도 내에서 본인 거주 지역이 아닌 전국 지자체에 기부하면 기부자에게 10만원까지 전액, 초과분은 16.5%의 세액공제와 기부금액의 30% 이내에서 관할지역 생산 지역특산품, 지역사랑상품권 등을 답례품으로 제공할 수 있는 제도다. 이 제도는 재정자립도가 20~30% 수준인 지자체 재정 확충과 지역 특산품으로 제공하는 답례품 사업을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꺼져가는 지방지역을 다시 활력화시키기 위해 도입됐다. 시행에 앞서 제도의 도입 취지를 살리면서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농촌 현장에서 요청하고 있는 농업계 의견을 제안하고자 한다. 이 제도는 지역경제 활성화, 지속성장 기반조성을 위해 도입됐기 때문에 답례품은 농축산물 중심으로 구성돼야 한다. 그래야만 관할 지역에서 생산한 농축산물의 판매처 확보, 농가소득 증대로 이어지는 지방 활력화의 선순환을 이룰 수 있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의 기부자 답례품 선호도 설문조사에서도 농축산물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농지면적이 부족한 수도권 지자체는 관할 지역에서 생산한 농축산물로 답례품을 구성하기 어려운 점이 있을 수 있다. 다행히 지자체의 특수성을 고려해 해당 지역 경제 활성화 등에 기여할 수 있는 것도 조례를 통해 답례품으로 정할 수 있도록 했다. 따라서 도내 시군의 경우, 인근지역 또는 경기 관할에서 생산된 농축산물로 답례품을 구성할 수 있도록 답례품 생산지역의 범위를 확대한다면 이 제도의 취지를 살리는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렇지 않고 지역사랑상품권 위주로 답례품을 지급한다면 도입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수도권 중심으로 기부가 집중될 우려가 있다. 기부자 입장에서 인근 시군에 기부하고 그 지역으로 왕래하면서 지역사랑상품권을 사용한다면 지방지역에 대한 기부유인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또 관련 법률에 따라 고향사랑 기부금은 취약계층 지원, 지역의 문화·예술·보건 등의 복리 증진에 필요한 사업 추진에 사용해야 한다. 따라서 취약계층 농업인의 지원, 의료·문화시설 확충 등에 기부금을 적극 사용해 농업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농촌의 생활만족도를 개선해야 한다. 이와 함께 도농간 교류 사업도 적극 지원해 농촌지역에 대한 도시민의 관심을 이끌고 기부도 지속적으로 유인해야 한다. 시행 이전까지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성숙한 기부문화 형성, 농축산물 중심의 답례품 구성, 지역발전을 위한 기금 사용 등 도입 취지를 살려 철저히 준비한다면 지방의 소멸위험을 경감시키고 지역균형발전에 한발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본다. 김길수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장

[기고] 우려되는 검찰수사권 박탈

필자는 정치와 관련 없는 소시민이다. 그러나 무언가 쫓기듯이 단독으로 처리한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 개정안을 보면서 우려를 금할 수가 없다. 기소권을 가진 검찰의 법리 판단이 수사 단계에서 배제되면 사법적(司法的) 원칙이 훼손이 될 수 있다. 검사가 수사하지 않는 사건의 피의자를 기소하고, 수사하지 않는 사건에 원고가 돼 피고의 단죄(斷罪)를 요구하는 것은 피의자 인권보호와 법리에 문제가 생길 수가 있다. 따라서 법률전문가인 검사의 보완수사와 법리검토가 있어야 억울한 피해자도, 죄지은 사람이 법망(法網)을 피해가는 일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고발인은 경찰수사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고발은 사회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누구나 할 수 있는 시민의 권리인데, 경찰수사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는 것은 검사의 처분에 항고와 재정신청을 제한하는 것과 같다. 하지만 항고와 재정신청을 인정하면서 경찰의 처분에 이의신청을 제한하는 것은 논리상 모순이 있는 것이다. 이는 곧 형사처분의 오류를 방치하는 것으로, 경찰의 처분이 완벽하다는 것을 전제로 가능한 것이다. 특히 고발사건은 정치권과 사회적 거악(巨惡)에 대한 시민의 저항권으로 경찰수사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는 것은 입법자의 숨은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검사의 수사지휘를 받지 않고 수사하고, 종결 할 수 있는 역량이 충분한지 의문이 든다. 혹자는 경찰이 전체 형사사건의 90%이상 수사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그건 외형만 보고 판단하는 것이다. 경찰은 선거, 공안 등 중요 사건은 물론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사건은 수사초기부터 법률적용, 수사방향, 입건여부에 대해 검사의 지휘를 받아왔고 절도, 폭력 등 단순한 사건이라 해도 검찰에 송치하면 보완수사를 거쳐 기소여부를 결정한다. 그렇게 해야 법리적용에 오류를 막을 수 있고 공소를 유지하는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사례로 공수처 출범 1년을 되돌아보면 경찰의 수사 역량이 하루아침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 수가 있다. 특히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산업·대형 참사 등은 검사의 지휘 없이 경찰 단독으로 수사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더욱 우려스럽다. 따라서 70년 동안 이어져 온 형사사법 체계의 근간을 하루아침에 바꾸게 되면 거악 척결에 문제가 생기고, 수사 현장에 큰 혼란이 생길 것이다. 끝으로 대검찰청 통계에 따르면 경찰이 기소의견으로 송치한 사건 중 매년 3만여건이 검찰에 의해 불기소, 혐의 없음, 각하 처분되는 것은 수사미진과 법리적용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연간 250만건이 넘는 형사사건 중에 10%정도가 검찰에 직접 접수된다는 것은 검찰수사를 국민이 더 신뢰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검찰과 경찰은 수사역량과 조직문화에 큰 차이가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검찰수사권 박탈에 대해 대한변호사협회, 법학교수, OECD뇌물 방지그룹 의장까지 우려를 표명했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참여연대 등 민주당에 우호적인 단체들까지 반대했지만 입법을 강행했다. 검경수사권을 조정한지 1년밖에 지나지 않아 그 제도가 정착되기도 전에 무엇이 그리도 급했을까? 오수진 前한국총포협회 중앙회 회장

[기고] 인생발자국 일기 쓰기, 좋은 사회로 가는 길

사람은 한 순간도 쉬지 않고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현명하고 부지런한 사람일수록 더 많은 생각을 한다. 그게 인생의 발자국이다. 살아있음의 표시다. 문제는 그 순간 순간이 태풍처럼 지나가 버린다. 소낙비에, 허리케인에, 토네이도에, 쓸려 가버리듯 사라져 버린다. 그래서 일기 쓰기가 필요하다. 일기 쓰기가 중요한 순간은 많다. 때로는 인생의 소중한 발자국이 흔적 없이 사라져 버린다. 그런 인생의 발자국 그것을 글로써 남기는 것이 자기 자신의 발전은 물론 곧 좋은 사회로 가는 지름길이 된다. 특히 사람이 기억할 수 있는 건 초미세먼지에 불과하다. 기록을 하지 않으면 무엇을 하고 어떻게 살았는지 모른다. 글쓰기를 하면 지나간 흔적 지워져 버릴 발자국이 남는다.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흔적을 남기기 위해 좋은 삶을 살게 된다. 흔적이 글로 남아야 반성도 하고 잘못에 대해 개선할 수 있다. 인간이라면 너 나 없이 좋지 못한 발자국을 남기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래서 보다 밝고 행복한 삶을 위해 자기 자신의 인생 발자국에 대해 글쓰기를 해야 한다. 삶에 대한 발자국을 글로 써 남기게 된다면 행동 하나하나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인생 누구나 좋은 일은 자랑하고 싶고 나쁜 일은 숨기고 싶어 한다. 그게 어쩌면 본능이다. 그래서 더욱 더 글쓰기가 필요하다. 좋은 일을 남기기 위해, 나쁜 일과 잘못된 일의 반성을 위해 글쓰기가 필요하다. 자기 자신의 발자국 그 발자국이 꽃길이어야 한다. 꽃길이 아닌 가시밭길, 웅덩이, 진흙탕이어서는 안 된다. 일기 쓰기는 글쓰기로 반성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일기를 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하루를 정리하고, 마음을 정리하고, 반성할 일에 대해 스스로 돌아보게 된다. 글쓰기, 일기는 어른 아이 남녀가 따로 없이 모두가 써야 한다. 제 아무리 비양심적인 사람도 매일 글쓰기 일기를 쓰면서 거짓으로 쓰는 그런 짓까지는 하지 못할 것이다. 일기 쓰기 때문에 나쁜 짓을 하지 않으려 노력할 것이다. 하루동안 했던 일이며, 했던 생각을 글로 쓰다 보면 잘잘못도 깨닫게 되고 반성하고 다짐하는 기회도 갖게 될 것이다. 반성하고 또 반성하다 보면 실천이 뒤따르게 된다. 글쓰기가 자기 자신을 바꾸고 좋은 사회를 이뤄 모두가 행복한 사회가 될 것이다. 인생의 발자국인 글쓰기는 인간의 성품을 바꾸고, 잘못된 행동거지를 바로 고치고, 자제토록 하는 데 나쁘지 않은 수단이자 좋은 사회로 가는 길이다.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일기 쓰기를 적극적으로 지도한다면 인성교육과 생활지도교육에 더 없이 좋지 않을까 싶다. 한정규 문학평론가

[특별기고] ‘가정의 달’의 묵상

가정은 남녀가 결혼하므로 탄생한다. 그들은 사랑으로 자녀를 출산하고 양육시키고 출가시키는데 언젠가는 부부 모두 세상을 떠난다. 부부가 결혼하면서 탄생했던 가정은 죽음으로 해체 된다. 인간의 생노병사가 진행되면서 가정의 탄생과 소멸이 반복되는 것이 조물주의 창조의 법칙인지도 모른다. 현재의 인류는 과거 세대의 희망이었다면 다음 세대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가정의 소중함을 고취시키기 위해 미국은 5월 둘째 주일을 어머니날로 6월 셋째 주일을 아버지날로 지킨다. 부모님이 살아 계시다면 빨간 카네이션을 드리고 세상을 떠나셨다면 흰 카네이션을 바친다. 자녀들은 어머니날에 선물을 드리거나 외식을 하고 가족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일본과 중국, 필리핀도 미국의 영향을 받아 어머니날은 5월 둘째 주일을, 아버지날은 6월 셋째 주일로 지키는데 일본은 어머니날에 카네이션을 아버지날에 장미꽃을 선물한다. 대만은 5월8일은 모친절로 8월8일은 부친절로 기념하고 있으며 베트남은 매년 7월7일을 어버이날로 지키고 있다. 우리나라는 5월5일을 어린이날로 5월8일은 어버이날로 지키고 있는데 원래 아버지의 날이 따로 있었다. 가정의 행복을 위해 어머니날과 아버지날을 어버이날로 통합했고 둘이 하나 되라는 의미로 5월21일을 부부의 날로 정했지만 매년 이혼율이 높아져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다. 5월15일은 스승을 공경하기 위한 사회적 풍토를 조성할 목적으로 스승의 날로 지키고 있으나 스승에게 간단한 선물조차 드리는 것도 금지됐다. 인간은 자녀들이 왕성하게 번성하고 본인들은 장수하고자 하는 욕망이 있다. 과거 세대가 경험하지 못했던 풍요로운 세상에서 행복하게 살다가 천국으로 떠나는 것이 소망일 것이다. 성경(에베소서6:2~3)에서는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 이것은 약속이 있는 첫 계명이니 이로써 네가 잘되고 땅에서 장수하리라’고 권면하고 있다. 무엇보다 당신을 낳아준 부모님을 잘 공경하라는 의미이다. 우리나라의 이혼율은 2.1명으로 OECD 국가 중 9위이고 2020년 출생아 수는 27만2천400명이며 사망자는 30만5천100명이다. 이대로 가면 세대가 단절되고 가정이 파산될 것이다. 뉴질랜드에서는 부부가 이혼할 경우 재산의 소유권은 부인에게 이전된다고 한다. 이것은 성차별 정책일 수 있으나 가정을 잘 지키라는 소명일 것이다. 1944년 UN총회에서는 가정의 역할과 책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정부와 민간의 인식을 고취하고자 매년 5월15일을 ‘가정의 날’로 지키면서 건강한 가정문화를 보급하도록 했으나, 우리나라는 목적한 대로 이행되고 있지 않는 실정이다. 부부의 탄생과 출산 장려를 위해 국가에서 적절한 환경을 조성해 줄 필요가 있다. 출산을 두려워하는 신혼부부에게 직장과 아파트를 지원하고, 지속가능한 가정을 위한 부부교육, 자녀들의 양육과 교육을 국가가 책임지면 새로운 가정이 탄생할 것이다. 한현우 보건학 박사·대한보건협회 경기중부지회장

[기고] 최대한의 자유, 조화로운 참여

2년 넘게 끌어온 거리두기가 해제됐다. 이제는 팝콘을 먹으며 영화도 볼 수 있다고 한다.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를 준비하던 중 이처럼 반가운 소식을 접하고는 뜬금없이 학부 시절 배웠던 ‘극장의 비유’가 떠올랐다. 경쟁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대략적인 내용은 이랬다. 어느 마을, 사람들로 가득 찬 극장에서 영화가 상영되고 있었다. 클라이맥스에 달할 즈음 제일 앞줄의 사람들이 영화를 더 잘 보기 위해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서서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그러자 잘 보이지 않게 된 그 뒷줄의 사람들도 일어서기 시작하고, 순차적으로 그다음 줄, 또 그다음 줄, 결국 제일 뒷줄의 사람들까지 모든 사람들이 자리에서 일어서서 영화를 보게 됐다. 그 결과 영화를 본다는 점에서는 모든 사람이 앉아서 볼 때와 아무런 차이가 없는데, 모두가 다리 아프게 일어서서 보아야 하는 사회적 비용만 지불하게 된다는 것이다. 선거도 본질적으로 경쟁을 내포한다. 극장의 비유에 빗대어 보자면, 경쟁 상황에서 어떤 재력 있는 후보자가 당선을 위해 자신의 전 재산을 투입해 전력투구하는 경우를 상상해 보자. 이에 질세라 경쟁 후보자도 원하든 원하지 않든 비슷하게 키 맞추기를 할 것이다. 그 결과 후보자의 능력과 자질이라는 본질적인 면은 하나도 변한 것이 없는데, 시민들은 넘쳐나는 현수막과 문자메시지의 홍수 속에서 정작 필요한 정보는 찾기 힘들어 질지도 모른다. 또한, 당선된 후보자는 다음 선거를 위해 이러한 정치자금 마련의 압박을 느낄 수도 있다. 선거법에서는 자유로운 선거운동을 원칙으로 하면서도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후보자간 경제력의 차이에 따른 불평등을 방지해 공정한 경쟁이 되게 하고자 몇 가지 장치들을 두고 있다. 예를 들어 선거운동원이나 현수막, 대량 문자메시지 등의 수를 동일하게 하고, 선거운동을 위해 사용하는 선거비용 총액을 제한하고 있다. 이러한 규제들은 1994년 통합 선거법이 제정되면서 규정된 이래 큰 골격을 대체로 유지하고 있는다. 이는 선거운동에서 최대한의 자유를 보장하되, 조화로운 참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최소한의 질서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후보자들은 선거운동의 양이 아닌 질적 경쟁에 최선을 다해주길 바라며, 유권자들은 후보자의 자질과 역량을 꼼꼼히 살펴보고 누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해줄 후보자인지 선택하길 기대한다. 박성민 부천시선거관리위원회 지도과장

[기고] 타인 배려 없는 무분별한 셀카 촬영

며칠 전 오랜만에 찾은 야구장에서 앞 좌석 커플이 연신 휴대전화로 ‘셀카’를 찍는데 뒤에 앉은 나의 얼굴이 계속 화면에 잡히는 모습을 보고 불쾌한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여러 사람이 모인 있는 곳이라 ‘사진을 찍지 말라’고 말하기도 어려웠고, 자리를 옮길 수도 없었다. 경기 내내 찍어 대던 그들의 셀카 촬영으로 경기 관람은 뒷전이 되고 말았다. 지금은 누구나 휴대전화로 셀카나 인증샷을 찍고 이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실시간 공유하는 것이 생활의 일부가 됐다. 그러나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찍은 셀카와 인증샷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각종 SNS에 올리고 있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초상권이 사생활 영역에 포함되는 기본권임에도 이를 가볍게 여기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셀카 촬영으로 의도치 않게 다른 사람의 셀카 배경으로 등장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의 불만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식당이나 카페에 앉아있거나 길을 걷다가 자신도 모르게 다른 사람의 셀카 배경으로 찍혀 타인 SNS에 게재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타인의 셀카나 인증샷에 찍히는 초상권 침해 관련 피해 신고가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이 ‘나도 모르는 내 얼굴이 나오는 게 싫다’라거나, ‘길거리도 마음대로 다니지도 못하고 가고 싶은 곳도 마음대로 가지 못한다’라고 불편함을 호소한다. 누군가의 사진에 배경으로 등장하는 것이 싫은 사람들은 알아서 피하는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한다. 전문가에 따르면 셀카 목적으로 촬영했더라도 타인의 초상권을 침해하거나 신체 노출이 있는 사진을 촬영했을 때 문제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사진을 찍은 장소에 같이 있던 사람들 모습이 담긴 사진과 동영상을 모자이크 처리 없이 그대로 노출하는 것 또한 초상권 침해 소지가 있다고 한다. 찍는 것에 동의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 사진을 SNS 등에 올리거나 다른 사람에게 전송하는 배포나 유포에 관해서는 별도로 동의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 전에 반드시 주변을 한 번 더 살피고, 사람이 많이 모인 공공장소에서는 셀카나 인증샷 촬영을 지양해야 한다. 연예인과 같은 공인들의 경우는 셀카나 인증샷 촬영을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하기도 하지만 일반인의 경우는 다르다. 모르는 사람에게는 동의를 구하고, 부득이 타인이 나온 사진을 SNS 등에 게재하고자 할 때는 신원을 확인할 수 없도록 모자이크 처리하는 과정도 필요해 보인다. 셀카를 찍고 SNS 등에 업로드하는 모든 과정에서 각별히 조심하고 자제해야 한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초상권 침해 피해자가 될 수도,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SNS 시대에 걸맞은 올바른 사진 촬영 문화와 에티켓 정착을 위한 우리 모두의 자정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동석 직업상담사

[기고] 모두를 위한 도서관, 지역사회를 위한 도서관

인천 서구에는 89개의 도서관이 있다. 이렇게 많은 도서관들이 하는 역할은 무엇일까? 도서관은 운영 주체나 운영 방식, 규모, 인력구성 등 차이에 따라 공공 도서관과 작은 도서관으로 구분되지만, 개인과 지역사회를 위하여 존재한다는 점은 다르지 않다. 필자가 일하고 있는 인천 서구 구립도서관은 지역주민의 문화 정보 평생교육을 통해 서구 문화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사명을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장서를 구비하고 생애주기별 프로그램을 개발하며 문화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또한 지역의 독서문화 발전을 위한 공모, 협력사업들도 진행하는데 대표적인 사례가 공공 및 작은 도서관 협력사업이다. 이 사업은 공공도서관의 축적된 노하우와 문화자원을 작은 도서관 담당자에게 공유함으로써 지역 내 독서문화 진흥과 도서관의 균형발전을 도모하고자2014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사업이다. 올해는 검암도서관과 관내 10개 작은도서관이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계층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시행 초기 작은도서관 3곳이 매칭되었던 사업이 올해는 10곳으로 확대됐다. 지자체의 구립도서관 운영 노하우의 신뢰도 향상과 작은 도서관 운영 활성화를 위한 적극적인 지원의 결실이다. 작은도서관은 동네 곳곳에 위치한 소규모 도서관이다. 동네 상가, 아파트 단지, 교회 등 거주지와 정말 가까운 곳에 위치한다. 독서를 향유할 수 있도록 도서대출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하고 지역 특색을 반영한 다양한 공동체활동을 운영하는 것이 작은도서관만의 매력이다. 최근 서구지역 기업인 SK인천석유화학과 굿네이버스가 작은도서관에 친환경 과학도서를 기증하는 사회공헌 활동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다. 도서지원과 관련하여 관내의 여러 작은도서관을 방문했는데 가는 곳마다 개성 있는 공간 구성과 편안한 쉼터 같이 친근하게 느껴지는 각양각색 매력이 새로운 자극으로 다가왔다. 작은도서관의 큰 강점은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소통과 공감의 장소라는 점이다. 작은도서관의 공동체는 마을공동체의 핵심으로서 지역사회 현안 등을 의논하며 사회문제와 갈등 구조 속에 있는 지역사회를 통합시킬 수 있으며, 작지만 알찬 문화 공간으로서 지역사회에 공동체를 뿌리내리며 성장할 수 있다. 지역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한 이유다. 기업의 도서지원 외에도 구립도서관에서도 매년 도서기증 캠페인을 진행하여 지역주민들에게 책을 기증받아 작은 도서관 등 책이 필요한 지역사회 기관에 재기증하는 행복한 책나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지금까지 작은도서관 포함 40개 기관에 7천922권의 책을 기증했다. 도서기증은 지역주민이 지역사회 독서환경 조성에 기여할 수 있는 실천 행동이다. 도서관이 꼭 크거나 아름다워야 하는건 아니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말처럼 우리 동네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지식들을 전해줄 수 있는 작은도서관이 됐으면 한다. 도서관을 지켜주는 것은 바로 지역주민 이용자다. 내가 사는 동네 가까이 도서관이 있다는 건 삶을 조금 더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행운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동네에는 어떤 도서관이 있는지 살펴보고 방문해 보길 권한다. 열정 가득한 담당자들이 여러분들을 반길 것이다. 심인경 인천 석남도서관장

[기고] 코로나 물렀거라… 명당초 어린이날 행사

해마다 5월이면 어린이 날 행사가 학교에서는 연간 가장 큰 행사 중 하나로 손꼽힌다. 지난 2년 동안은 코로나19로 인해 다소 주춤했지만 올해 어린이날은 지난해와는 사뭇 다른 풍경으로 예전의 활기를 찾는 듯한 모습이었다. 다행이 아닐 수 없다. 모처럼 맞는 활기찬 교정이다. 수원 명당초등학교는 제100회 어린이날을 맞아 학생자치회가 주관하는 행사를 기획했다. 학생 주도 아래 학부모와 교사가 3위 일체 되는 의미 있고 보람된 시간이었다. 명당초는 이날 ‘명당 참(C.H.A.M) 행복한 어린이날’이란 주제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꿈과 끼를 키우는 참(C.H.A.M) 행복한 학교’라는 학교 비전에 맞춰 학생자치회가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학교, 학부모, 지역사회가 적극 지원하는 함께 하는 참여형 방법이다. 우선, 학생자치회가 준비한 행운의 뽑기 이벤트로 행사는 서막을 알렸다. 학생 스스로 내용을 기획하면서 또 상품을 고르고 준비하는 모습이 너무도 열정적이었다. 한동안 코로나19로 공연 관람 및 체험 활동이 제약이 많았던 탓일까? 왁자지껄, 너나 할 것 없이 분주하면서 또 열성이었다. 이어 학생들의 사회성 및 교우 관계 회복을 위한 학생 참여형 마술 공연도 눈길을 끌었다. 저마다 마술 공연을 지켜보면서 친구들과 소중한 추억을 만드는 듯 보였다. 이 뿐 아니었다. 학년별로 진행된 스포츠데이 행사는 학교 주변 공원에 숨겨진 ‘보물쪽지 찾기 행사’와 ‘반별 체육대회’ 등 학년 별로 특색 있고 다채로운 내용으로 진행돼 즐거움을 배가시켰다. 특히 안전한 보물쪽지 찾기 행사를 위해 학부모회가 진행을 도왔고, 보물찾기 행사 후 서로 간식을 나줘 먹으며 못다 한 우정과 가족 간의 정을 나누었다. 모처럼 맞는 비대면이 아닌 대면 행사가 주는 체험형 즐거움이다. 지난 2년여간 코로나19로 우리 학생들의 학교 생활과 행사들이 취소되거나 축소, 운영되면서 아쉬움이 컸다. 때문에 이번 명당초 제100회 어린이날 행사는 어울림이 있는 행복한 참여형 축제 한마당으로 채워져 의미가 깊었다. 앞으로 포스트 오미크론에 대응, 학생 중심의 다양한 교육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가는 데 학교가 더 막중한 책임감을 느껴야 할 시점이다. 신영미 수원 명당초 교장

[특별기고] 우리동네 골목대장, 소상공인 브랜드를 지켜라

만화 식객으로 유명한 허영만 화백이 진행하는 TV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지역마다 전통 있는 맛집을 찾아다니며 다채로운 맛의 향연을 보여준다. 주로 오래된 노포집이 많이 소개되며, 방송 이후에는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 여기저기 홍보가 더해지면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다양한 식당의 문제를 찾아내고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프로였던 백종원의 골목식당도 수많은 화제를 낳으며 죽어가는 골목식당을 살리기에 일조했다.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 소상공인 업체 16만4천327곳 중 30년 이상 영업을 이어가고 있는 곳은 전체의 1%에 미치지 못하는 1천219곳(0.74%)에 불과하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런 점포 중 우수성과 성장 가능성이 높은 가게를 선정해 지원하는 ‘백년가게’ 육성사업을 실시하고 있고, 인천시에서도 인천 고유의 정서를 담은 노포들이 사라져가는 현상을 막기 위해 ‘이어가게’ 지원사업을 지난 2020년부터 실시하고 있다. 외식업계의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르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들은 꼭 역세권이 아니어도 SNS로 골목 맛집을 공유하고 찾아다닌다. 연트럴파크, 망리단길, 평리단길 등 골목상권으로 소비의 축이 옮겨지고 있고 노포뿐만 아니라 젊은 CEO의 독특한 감각과 특색을 살린 청년창업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인천은 지방소멸 극복 프로젝트로 원도심과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을 청년 로컬크리에이터 육성을 통해 인구유출 방지와 유입 촉진을 위한 정책을 발굴하고 있으며 올해부터 인구감소 지역인 강화군, 옹진군, 동구를 대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이런 움직임으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추진한 ‘개항로 프로젝트’는 도시재생 우수사례로 꼽히고 있다. 지역 출신의 주민과 전문가들이 옛 건물을 리모델링해 예술공간으로 거리를 채워나가며, 노포와의 협업을 통한 공생의 관계로 인천 시민들에게 오랜 역사와 추억으로 남아있는 구도심의 도시재생을 꿈꾸며 뉴트로 여행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이렇게 골목상권이 살아나는 것은 너무나도 바람직하고 기분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호사다마라고 이를 악용하거나, 어찌보면 당연하게 챙겼어야 할 것을 인지하지 못해 곤란한 상황에 처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그 가게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브랜드, 즉 상표권의 보호다. 골목식당에서도 다뤄진 바 있는 제3자가 상표나 레시피를 표절하는 사례들이다. 이런 상황은 요즘같이 외부 노출 및 홍보 채널이 다양화되면서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선출원주의를 택하고 있어 아무리 먼저 상표를 사용해왔어도 가장 먼저 출원한 사람에게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 물론 소상공인의 이런 피해사례가 반복되다 보니 선사용에 대한 예외규정이 있고, 부정목적의 출원 등에 대하여 등록을 무효할 수 있는 제도가 있긴 하지만 이런 분쟁에 휘말리기 전에 미리 ‘상표출원’이라는 제도를 통해 내 브랜드를 보호하는 게 좋다. 브랜드로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우리가게 상호가 될 수도 있고 독특한 제품명이나 메뉴명이 될 수도 있다. 시그니처 메뉴(레시피)가 있다면 특허로도 보호를 받을 수 있다. 특허청과 인천시에서는 이런 선의의 피해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소상공인의 상표 보호를 위해 적극적으로 발 벗고 나섰다. 인천상공회의소 인천지식재산센터는 미처 등록 받지 못한 소상공인의 브랜드를 보호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지원책을 마련했다. 우리동네 골목대장으로만 유명하던 맛집의 브랜드가 전국에서 찾아오는 핫플레이스와 관광명소로, 더 나아가서는 온라인 판매를 통하여 어디에서나 맛볼 수 있는 국민들이 사랑하는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김면복 인천상공회의소 인천지식재산센터장

[기고] 암을 알면 극복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암이 바위라는 개념으로 쓰인다. ‘역(疒))’ 자에 ‘암(嵒)’이 만나 딱딱한 바위처럼 만져진다는 데서 유래됐다. 암의 종류는 생명에 영향을 주지 않는 양성 종양과 장기 조직을 파괴하는 악성 종양이 있다. 암 발생의 80~90% 정도가 직·간접으로 환경요인과 관련이 있고 외인성 발암인자의 90% 이상이 자연환경에 존재하는 다양한 화학물질이다. 자동차 배기가스, 담배연기, 공장의 각종 화합물, 농약, 식품첨가물, 의약품 일부가 원인이 될 수 있다. 체내에서 암세포를 무차별 공격하는 백혈구는 암세포를 탐식한 후 자신도 죽게 된다. 백혈구가 죽으면 다른 백혈구로 대체해야 하므로 5대 영양소를 고루 섭취해야 한다. 국립암센터 등이 제시한 암 발생원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스트레스가 원인이 될 수 있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므로 스트레스를 피하던지 피할 수 없으면 즐겨야 한다. 둘째, 불고기, 생선구이 등 검게 탄 음식과 훈제음식은 1급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이 함유돼 있다. 고기 구울 때에 100배 이상의 벤조피렌이 발생한다. 셋째, 포유동물의 붉은 고기와 햄, 베이컨, 소시지, 패스트푸드와 가공식품은 암을 유발한다. 넷째, 절주와 금연하되 술은 소량이라도 암 발생위험을 증가시키므로 알코올 섭취를 금해야 한다. 알코올 분해 시 생성되는 아세트알데히드가 암 발생의 원인이다. 다섯째, 과다한 나트륨의 섭취는 위암을 일으킨다. 소금은 배추절임 하듯이 위에 들어가 위벽을 쭈글쭈글하게 망가뜨린다. 또 유통기한이 경과됐거나 실온에 장기간 방치된 음식은 미생물의 오염원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과식하지 말아야 한다. 체내 과다 흡수돼 남는 영양소는 몸에 독이 될 수 있다. 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스트레스, 검게 탄 음식 등을 피해야 한다. 또한 면역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육체활동을 활발하게 해야 한다. 건강한 사람의 몸속에는 암세포가 1~5천개가 생성됐다가 사라진다. 백혈구가 암세포를 제압하기 때문에 암이 질병으로 발전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사망률이 제일 높은 질병은 암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다. 암 발생원인을 알고 효율적으로 대처하면 성경에서 보장한 120세까지 장수할 수 있을 것이다. 한현우 보건학 박사·대한보건협회 경기중부지회장

[기고] 어린이날 100주년과 아동인권 법제화

1919년 기미 독립운동에 뒤이어 민족운동의 한 부분으로 발생한 것이 우리나라 소년·소녀 운동이다. 1921년 고(故)소파 방정환 선생이 천도교 소년회를 조직하면서 어린이 운동의 시초가 됐다. 방정환 선생은 일제의 억압에도 굴하지 않고 소년 운동 지도자들과 협력해암울한 대한민국의 미래와 자라나는 어린이들의 언어, 문화 정책 역사적 사실까지 말살하려는 일제 만행에 울분을 일으켰다. 1922년 5월 1일 어린이날 선언문은 이렇게 시작됐다. ‘어른들에게 드리는 글’이란 부제(副題)를 달았다. ‘어린이를 내려다 보지 마시고 쳐다보아 주시오. 어린이를 가까이 하시어 자주 이야기 하여 주시오. 어린이에게 경어(敬語)를 쓰시되 늘 보드럽게 하여 주시오.’ 훗날 사람들은 이를 두고 세계 최초의 어린이 인권 선언이라고 평가한다. 어린이 인권에 대해서 이처럼 조목 조목 정리해 발표한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어린이라는 말의 사용과 어린이날 제정은 일제 강점기 아동 문학가들이 주도했다. 이들은 암울한 현실에서 벗어나려면 미래의 주역인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줘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동화(童話)는 어린이 계몽 운동에 큰 효과가 있었다. 동화를 창작하고 번역 번안한 아동문학가 방정환은 어린이 인권이 철저히 무시된 채 억압받던 일제 강점기에 아동문화 운동의 선구자 역할을 했다. 천도교 교주이며 3·1운동 독립선언문 33인의 대표였던 손병희의 사위였던 방정환은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천도교의 인내천(人乃天)교리에 따라 어린이를 인내천의 천사로 보았다. 수필과 어린이 예찬에서는 어린이를 더 할 수 없는 참됨과 더 할 수 없는 착함과 더 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갖추고 그 위에 또 위대한 창조의 힘까지 갖춰 가진 어린 하느님이라고 했다. 그가 아이를 인격을 갖춘 사회의 구성원으로 대해야 한다는 의미로 어린이라고 부르기 시작한 배경이다. 이어 그가 조직한 천도교 소년회는 어린이날 행사가 민족의식을 고양(高揚)할 것을 염려한 일제의 탄압으로 1939년부터 중단됐다가 광복 후인 5월5일로 변경됐다. 1931년 33세의 나이로 요절한 방정환 묘비명은 ‘동심여선(童心如仙)’이다. 아이의 마음은 신선과 같다는 뜻이다. 올해로 100주년을 맞은 어린이날이 지났다. 어린이는 나라의 보배이며 미래의 기둥이라고 흔히 말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어린이들은 그리 행복하지 못하다. 과열된 교육에 마음껏 뛰어놀지 못하고 인격체로 존중 받지도 못하고 있다. 방정환 선생의 어린이날 선언문을 돌아보게 된다. 말로만 아동 인권 운운할게 아니라 법제화가 절실한 지금이다. 이명수 동두천문화원향토문화연구소장

[기고] 5월 가정의 달 반성과 실천을

어미 게가 새끼 게를 데리고 바닷가로 나가 걷는 연습을 시킨다. 어미 게는 시범을 보이면서 부드러운 목소리로 자상하게 설명을 했다. 그런데 새끼 게가 자기가 가르쳐준 대로 걷지 않고 자꾸 옆으로 걷는다고 생각한 어미 게가 새끼 게를 불러 “옆으로 걷지 말고 똑바로 걸어야 한다고 가르쳐줬는데도 왜? 자꾸만 옆으로 걷는 거야 다음부터는 옆으로 걷지 말고 앞으로 똑바로 걷도록 해라 알겠니?” 하고 타일렀다. 그 말을 듣고 새끼 게가 “엄마 저는 엄마가 걷는 것과 다르지 않게 걸었는걸요, 만약 제가 똑바로 걷지 않았다면 똑바로 걷는 방법을 엄마가 제게 다시 보여 주세요. 엄마처럼 걸을게요. 정말 약속할게요.” 이솝우화에 나오는 이야기다. 국가지도자가 국민에게, 교육자가 학생에게, 부모가 자식에게, 어미 게처럼 언행이 달라서는 안 된다. 국가지도자가 국민에게 정직 공정 정의로워야 한다고 말해 놓고, 정직하지 않으면 안된다. 교육자가 학생에게 바른 품행을 유지하라고 해놓고 술을 마시고 고성방가를 하는 등의 행동을 하면 안된다. 또한 교사가 정당한 대가를 치르지 않고 남의 물건을 탐내면 안 된다. 또 수업시간에 학생들을 자습시켜 놓고 자신은 유리창가에 기대 스마트폰을 열어 무엇인가를 열심히 들어다 보며 씩 웃고 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이솝우화에 나온 어미 게와 다를 게 있겠는가? 정상적인 지도자는 어떤 경우에도 그래서는 안 된다. 그래서 지도자 말 듣기 쉽지 않다. 말과 행동이 불일치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요즘 적지 않은 지도자들이 지도자라는 자신의 신분을 망각하고 언행이 일치하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모든 국민이 지도자 말을 듣지 않는다. 국민들도 해서는 안 되는 것 너무나도 잘 안다. 실천을 하지 않을 뿐이다. 청소년 범죄가 급증한 것도, 사회가 어지럽고 정상적이지 못한 것도, 부모, 형제자매, 이웃 가리지 않고 범법 행위를 서슴지 않은 것도, 지도자들의 잘 못된 행동거지 탓이 아닐까. 학교에서 생활지도와 인성교육에 무관심인 원인 뒤에는 학부모가 있다. ‘내 자식 교육 잘 시켜 훌륭한 사람 되도록 지도를 해 주십사’ 부탁에 또 부탁을 하며 학교에 보내 놓고, 학생이 학교에서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을 해 말로 타이르거나 회초리라도 들었다가는 학부모가 학생 인권 운운하면서 야단법석을 떤다. 그렇게 자기 자식 귀한 줄만 아는 부모 언행 때문에 자식 교육을 망치고 있다. 국가사회지도자는 물론 교육자도 학부모도 언행을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 말했으면 실천할 줄 알아야 한다. 국민은 각급 지도자를 본다. 자식은 부모를 보고, 학생은 교육자를 보고 이솝우화에서 새끼 게란 놈이 어미 게를 보고 흉내 내듯 한다. 그 점을 모두가 명심해야 한다. 5월은 가정의 달로 그 어느 때 보다 반성과 실천을 해야 하는 날이 많은 때다. 한정규 문학평론가

[기고] 코로나 해방과 식중독 발생

지난 2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됐고 대부분의 규제가 해제됐다. 이에 따라 외식 인구의 급증으로 예년처럼 학교, 음식점 등에서 집단 식중독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식중독을 예방하려면 발생기전을 파악해야 한다. 발생기전은 역학 모델중에서 지렛대 모형으로 설명할 수 있다. 예컨대 병원체, 사람(숙주), 환경을 기본 축으로 하여 미생물이 생활하기 좋은 여건이 되면 세균이 증식하게 된다. 인간이 병원성 세균이 증식한 식품을 섭취하게 되면 식중독이 발생한다.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 병원체가 증식한 식품을 섭취하더라도 싸워 이길 수 있는 면역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식품의 변질은 미생물의 증식으로 진행되는 데 증식에는 온도, 습도, 영양소, 수소이온농도, 산소 등이 필요하다. 미생물의 증식으로 인한 식품의 부패를 방지하기 위해 각종 보존법이 이용된다. 보존법에는 미생물의 번식을 억제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거나 미생물을 살균하는 방법이 있다.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식중독 예방 3원칙을 준수해야 한다. 즉 신속, 청결, 가열 또는 냉장 보관이다. 첫째, 신선한 식자재를 사용해야 한다. 식자재 검사는 관능검사, 세균학적 검사와 이화학적 검사로 할 수 있으나 현장에서는 오관에 의한 관능검사가 가장 실용적이다. 다른 검사법은 정확하지만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단점이 있다. 둘째, 식수는 수돗물을 사용하거나 소독된 음용수를 이용한다. 노로바이러스의 경우 겨울철 지하수에서도 430일을 생존한다. 셋째, 유통기한 내의 식품을 사용한다. 식품을 장기간 보관하게 되면 식품 자체가 변질되기 쉽다. 넷째, 미생물은 번식을 위해 증식한다. 실온에서 식품중의 세균이 증식하므로 장기간 보관할 식자재는 냉장 또는 냉동 보관해 증식여건을 통제해야 한다. 다만, 냉장 식품의 경우에도 호냉세균이 증식될 수 있어 장기간 냉장보관은 금물이다. 다섯째, 음식점이나 집단급식소 등에서 식품을 취급하는 자는 연 1회 정기검사를 받아 건강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여섯째, 손을 통해 세균이 감염되므로 항상 청결하게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세균성 이질은 오염수나 오염된 음식물이 전염원인데 불결한 손을 통해 경구적으로 침입한다. 식중독은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발생한다.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병원체가 성장하지 못하도록 증식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지 말아야 한다. 신선한 식자재를 구입해 조리한 후 즉시 섭취하거나 장기간 보관할 필요성이 있는 식품은 냉장·냉동보관하면 식중독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을 것이다. 한현우 보건학 박사·한국외식업중앙회경기교육원 전문강사

[기고] 아이들이 생각하는 진짜 어른은?

K-EDU교원연합(직무대행 추치엽)에서 ‘어른을 찾습니다’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초등학생과 중·고등학생으로 나눈 설문조사는 K-EDU교원연합 누리집을 통해 참여할 수 있는데, 이는 시시때때로 발생하는 다양한 사건과 사고, 정치 사회의 단상에서 여지없이 드러나는 어른들의 민낯을 보며 우리 아이들은 어떤 어른의 모습을 기대하는지 알아보려는 취지라고 한다. 어른들이 서로의 이권을 위해서는 비방과 인신공격을 일삼는 무책임한 행동을 보고 아이들은 차가운 물 속에 수장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오죽하면 뜻있는 학부모들이 “요즘은 자녀와 함께 TV 뉴스를 보기가 민망해요. 언론에 비치는 어른들의 모습에 아이가 실망하고, 이 시대가 불공정하고 부정부패로 물들어 있다는 사회적 불신이 앞설까 걱정돼요.”라고 말할까 싶다. ‘어른을 찾습니다’ 설문조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9년 대전인성교육공동체 '인·감(인성· 감화)'의 캠페인 ‘어른을 찾습니다’를 K-EDU교원연합이 기획 프로젝트로 재개했다. 당시, 박용현(대전 체육고, 창의인성부장) 교사가 학생 2천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 주어진 덕목 45개 항목 중 5개를 중복·선택하도록 한 결과, 학생들이 생각하는 5가지 어른의 덕목은 ▲주어진 일에 책임을 지는 어른(508명), ▲공정하고 청렴한 어른(481명)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할 줄 아는 어른(401명) ▲권위적이지 않고 개방적인 어른(368명) ▲정직하고 양심적인 어른(343명) 이었다. 박용현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던졌던 질문들이 오롯이 자신에게 돌아왔다”며, 오늘도 ‘나는 어떤 어른일까?’ 자문자답하며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어른이 되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마치 이 땅의 어른들을 대표해서 말한 듯이. 2022년 대구강림초 6학년 6반 학생들과 함께 설문조사에 참여한 김재민 교사는 “아이들에게 민주적인 토론 자세를 가르치기 이전에 삶의 가치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인성교육이 우선되어야 한다”라며 인성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아이들이 기대하는 어른의 덕목을 묻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삶의 가치를 배운다”면서 “동시에 그 질문을 마주한 어른들 역시 성찰의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득 2014년 10월 수많은 언론사에서 취재 경쟁을 벌였던 ‘눈물나게 고마운 사진, 초등학교 가을운동회 감동 사연 포착’과 ‘우정의 달리기’ 초등생 5명, 우정의 시구’라는 기사가 생각난다. 경기 용인 제일초등학교의 가을운동회 때, 6학년 2반 학생 다섯 명이 손을 잡고 나란히 뛰었다. 먼저 달리던 학생들이 갑자기 멈춘 뒤, 꼴찌로 달려오던 지체장애 6급인 친구의 손을 잡고 나란히 결승선에 들어온 것이다. ‘모두가 1등이었던 달리기’에 감동해서 가족들은 눈물을 펑펑 쏟았다. 이어서 김 군의 마지막 운동회를 특별하게 만들어 주고 싶어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NC와 LG의 2차전이 취소된 마산구장, 시구자로 초대받은 아이들은 빗속에서도 ‘우정의 시구’를 보여줬다. 제일초등학교 학생들이 장애인 친구를 대하는 태도는 교사와 학부모 등 어른들에게서 자연스럽게 배운 결과였다고 했다. <논어> ‘자장’에는 자하가 군자에 대해 말했던 것이 실려 있다. “군자에게는 세 가지 변화가 있다. 그를 멀리서 바라보면 위엄이 있고, 가까이서 대해보면 온유하며, 그의 말을 들어보면 엄정하다(君子有三變 望之儼然 卽之也溫 聽其言也厲).” 엄숙함과 온화함, 그리고 말의 엄정함은 서로 어울리는 덕목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세 가지 품성이 어긋남 없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것이 바로 군자의 진정한 모습이다.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면 진정한 어른, 존경받는 지도자의 모습이다. 즉 군자삼변(君子三變)의 모습이다. 진정한 어른의 모습을 보고 싶을 때, 박완서의 '지금은 행복한 시간인가', '사라져가는 것에 대한 애수', '나는 왜 작은 일에만 분개하는가'라는 책을 떠올리는 블로거도 있다. 한국 사회 내에서 어느 순간부터 '꼰대'는 비칭(卑稱)이 된 지 오래다. '나 때는 어땠는데', '요즘 것들은 힘들었던 적이 없어서', '노력이 부족해서' 등으로 시작되는 꼰대들의 말들은 듣는 사람의 표정을 찡그리게 만드는 1순위의 말들이다. 꼰대가 부각되다 보니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의 말들이 다 꼰대의 말로 취급 받는다. 금전적인 지원이 있으면 조언이나 충고, 없으면 꼰대라는 우스개 소리는 단지 우스개 소리 만은 아니다. 그 사이에 어쩌면 도움이 되는, 위로가 되는 말들이 숨어있기도 한데. 진정한 어른의 말들도 꼰대의 말로 격하되는 지금, 박완서 작가의 글은 적어도 얼마 안 남은 어른들의 말씀이라 좋다고 했다. K-EDU교원연합의 ‘어른을 찾습니다’ 설문조사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진짜 어른을 찾습니다’와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진정한 어른을 찾습니다’를 실시하고 있다. 과연 다음 세대가 기대하는 어른은 어떤 모습일지, 설문조사 결과가 궁금하고 주목된다. 더불어 김재민 교사와 아이들, 그리고 앞으로 진행될 많은 학교, 학생들의 릴레이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어른들에게 던져 질 메시지가 어떤 파장을 불러일으킬지 자못 기대된다. 김경호 前 수원영덕초등학교 교장

[기고] 공교육 내실화로 사교육비 문제 해결해야

가계 소득은 줄어드는데 오히려 사교육비 지출은 갈수록 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전국 초·중·고등학생의 사교육비가 1년 새 21% 증가해 23조4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사교육비 조사가 시작된 2007년 이래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고 한다. 3년째 접어들고 있는 코로나19로 학교 수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학원 등 사교육비 지출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사교육비가 가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높아짐으로써 학부모들은 자녀 교육비에 대한 부담을 심각하게 느끼고 있다. 과도한 사교육비 지출은 가계 경제에 부담이 될 뿐만 아니라 교육 외 다른 부문의 소비를 위축시킴으로써 국가 경제 전체에 심각한 불균형과 악영향을 초래한다. 그 중 가장 심각한 문제는 사교육비 부담이 국가의 존폐가 걸린 ‘저출생 문제’와 직결돼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학부모 대부분은 학업 성취 격차와 대학 진학이 사교육비 지출에 비례한다고 생각해 앞으로도 사교육비 지출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 당국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사교육비 절감 대책을 내놔야 할 것이다. 땜질 처방이나 미봉책이 아닌 총체적인 대책을 펼쳐야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사교육 번성의 주범이 부실한 공교육임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교육의 질을 높이는 공교육 내실화가 사교육비를 절감하는 지름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사교육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공교육의 경쟁력을 길러 학교에서만 배워도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공교육 강화가 절실한 또 하나의 이유는 가정 형편과 관계없이 누구나 똑같이 질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의 교육 시스템에서 사교육비를 많이 쓰면 명문 대학에 들어갈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가계의 경제적인 사정은 고려하지 않고 너나없이 무리해서라도 사교육에 투자하고 있다. 공교육 황폐화와 사교육 번성이 백 년은 고사하고 몇 년도 내다보지 못하는 교육 당국의 안일함과 무책임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 깊이 반성해야 한다. 정권에 따라 수시로 교육 정책이 바뀌는 데 따른 교육 현장의 우려 또한 교육 당국이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현재의 비정상적인 사교육 열풍을 ‘망국병’이라고 걱정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 사정에 사교육비 증가는 괴로운 ‘멍에’와도 같은 존재다. 공교육의 질적 수준 향상이 뒤따르지 않는 한 코로나19 사태 후에도 사교육 수요는 계속 늘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교육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서라도 현재의 잘못된 교육 시스템을 철저히 분석해 교육 대혁신 방안을 수립해 주길 바란다. ‘한국 사회 불균형의 뿌리는 교육 불평등에 있다’는 말이 공공연히 회자되는 한 우리 교육의 미래는 없다. 김동석 직업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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