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력단절 여성의 재취업과 정책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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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철 한국폴리텍대 화성캠퍼스 교수

2021년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 현황 통계에 따르면 경력단절 여성이 직장을 그만둔 사유는 육아가 43.2%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어 결혼(27.4%), 임신·출산(22.1%), 자녀교육(3.8%), 가족돌봄(3.4%) 순으로 높았다. 경력단절 기간을 보면 10년 이상이 40.1%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5~10년 미만 25.6%, 3~5년 미만 12.9%, 1~3년 미만 11.9%, 1년 미만 9.5% 순으로 나타났다.

경력단절을 경험한 여성들의 재취업 과정은 일반적인 경우의 재취업과는 엄연히 다르다. 경력단절 여성 약 3분의 2가 5년 이상의 경력단절 기간을 겪고 있는데, 사회적 고립 기간이 길어질수록 이전 경력을 살려 취업하기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많은 여성이 재취업에 도전하지만, 육아로 인한 구직활동 시간 확보의 어려움에서 시작해 기혼여성을 기피하는 조직문화, 이전보다 열악해진 근로조건, 사회 적응에 대한 자신감 하락, 일자리 경험 부족,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전문성 부족 등 구직활동 방해 요소는 다양하고, 재취업의 문턱은 높기만 하다.

여러 구직 경로가 있겠지만 여성가족부와 고용노동부 산하기관, 지방자치단체에서 여성의 경력 발전 및 재취업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여성 대상 취업 지원기관들은 취업 지원을 목적으로 하지만, 바쁜 가정 일과 직장 일을 병행하는 여성들의 사회적 배경상 적극적인 취업 의지가 낮은 경우가 많다. 같은 이유로 교육 수료 후에도 전일제 근무보다는 시간제 일자리를 선호하는 비율이 높고, 직업교육을 여가 활동의 일부로 여기는 경우가 있어 운영하는 기관에서는 교육생 모집 및 양성 후 취업 알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력단절 여성이 본인의 능력으로 취업이 가능한 경우에는 유연한 근무환경과 출퇴근 거리, 급여, 일자리 안정성 등을 고려해 재취업을 하겠지만 취업 지원기관을 통해 교육훈련을 받고 일자리를 찾는 경우라면 직종 선택에 있어 어떤 요소가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지를 고민해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력단절 여성들이 희망하는 직업교육훈련 직종은 경영, 회계, 사무가 가장 많고 다음으로 보건, 의료, 관리직, 사회복지, 서비스업 등 전문성이 낮은 직종들이 주를 이룬다. 직업교육훈련에서 가장 접근하기 좋은 직업군만 보고 선택한다면 취업 이후 대부분이 미스매치로 회사를 그만두는 결과가 나온다.

직업교육훈련 직종은 주변 환경과 산업구조, 방향성을 살펴보고 기술과 전문성을 갖출 수 있는 직업군을 선택해야 한다. 직업교육훈련 기관 선택에서도 여성이 접근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될지라도 전문성 있는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공공 직업훈련기관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즉, 시야를 넓게 가지고 선택의 폭을 넓혀 재취업 후 전문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직업군 선택이 필요하다.

경력단절 기간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여성들의 사회 복귀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일과 생활의 균형이 가능한 노동시장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대기업과 공공기관에서 시행하고 있는 유연근무 제도를 중소기업에서 도입·확대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육아 및 교육 문제로 경력단절을 경험한 여성 대부분이 자녀 돌봄 문제가 해결됐다면 일을 그만두지 않았을 것이라 한다. 자녀 돌봄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확대하고 제대로 된 시스템을 갖추면 여성 경력단절 예방은 물론이고 현재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저출산·고령화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임병철 한국폴리텍대 화성캠퍼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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