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치소주식회사의 경기도 진출에 대해

당사는 LCD산업의 발흥기인 96년 장래의 큰 성장을 예상하고 서울에 영업거점인 치소코리아를 설립, 한국 LCD 메이커들과의 긴밀한 접촉을 도모해 왔고 이후 한국 LCD산업은 경이적으로 비약해 2003년에는 세계 톱의 위치를 확보한 후 거듭 급성장의 길을 걷고 있다. 당사로선 화학메이커로 다년간 축적해 온 고도기술을 베이스로 LCD용 최첨단 고기능성재료를 세계 최대의 한국 LCD시장에 공급, 사업 확대를 도모하기 위해 예의 개발을 추진해왔다. 그 노력이 결실을 맺어 고객들로부터도 당사의 기술이 평가를 받게 됐고 한국에서의 생산에 대한 강한 요청이 있었다. 이러한 배경에서 한국에서의 생산 거점 신설을 막 검토하고 있던 때인 지난 2004년 2월 손학규 경기도지사가 당사를 방문, 한국 투자를 요청해 조속히 한국 진출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담은 LOI를 체결했다. 손 지사와의 첫 대면이었으나 경기도는 물론 한국의 산업을 육성해 한국 전체 경제의 융성을 바라는 정열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한국 진출의 구체적인 타당성 조사에 들어가 경기도 이외의 입지 조사도 병행하면서 경기도의 유치조건 및 투자 등과 관련된 과제에 대해 경기도 투자진흥과 관계자 지원을 받아 상세한 검토를 거듭했으며 지난 2004년 6월 재차 손 지사가 당사를 방문, 구체적인 교섭의 결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까지 진전됐다. 손 지사의 두 번째 방문이 치소가 경기도 투자를 결단하는 계기가 돼 입주할 장소도 평택 현곡단지로 결정됐다. 이후 지난해 3월 공사 개시까지 준비기간부터 착공 후 같은해 10월 완공에 이르기까지 경기도 관계자 여러분의 후의와 협력으로 대단히 순조롭게 건설이 진척됐다. 경기도에 투자를 하는데 있어 외국 기업 유치를 위한 조세 혜택 등의 인센티브를 강구해줬고 손 지사를 비롯해 행정당국 등 관계자 여러분의 지대한 지원의 덕분으로 예상보다 빠른 스피드로 공장이 완공됐다. 지난해 11월1일 현곡공장 준공식에는 도의회 일정으로 다망하신 가운데에도 손 지사가 직접 참석, 마음이 담긴 축사를 해주셨다. 손 지사의 외국 기업에 대한 배려와 후의가 당사가 한국에서 사업을 계속하는데 있어 커다란 버팀목이 되기에 감사하게 마음에 새기고 있다. 손 지사의 뜻에 보답하기 위해 당사는 현곡공장 사업 확대에 열심히 노력할 각오로 있다. 이것이 경기도의 지역 발전을 위해 공헌하고 나아가 한국 경제 발전에 미력이나마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손 지사와의 만남으로부터 당사가 한국에 진출할 수 있었던 사실이 당사의 100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된 것을 마음으로부터 감사드린다. /오카다 이치 치소주식회사 대표이사

기 고/장흥아트파크, 한국의 ‘씨떼 데 자르’를 꿈꾼다

양주시와 가나아트센터(대표 이호재)는 최근 서울 평창동 소재 가나아트센터 본관에서 양측 관계자와 문화·예술계인사, TV·신문·잡지 등 주요 언론사 문화부 기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작가를 위한 이뜰리에 빌리지’ 조성을 담은 장흥아트파크 조성사업을 공동 발표했다. ‘씨떼 데 자르’는 지난 1965년 프랑스 문화성과 파리시 당국 지원으로 시 소유건물을 리노베이션해 미술분야를 중심으로 다양한 장르 예술작가들이 창작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 400여 아뜰리에가 형성된 국제 예술공동체이다. 이미 국제적 예술중심지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지 오래다. 이번에 양주시와 가나아트센터가 함께 추진하는 장흥아트파크는 ‘씨떼 데 자르’와 중국 베이징(北京) 예술특구 ‘다산쯔(大山子)798’ 등을 모델로 장흥지역의 새로운 문화명소를 탄생시키기로 한 것이다. 이미 화랑 20여곳과 작가 160여명 등이 신청서를 낸 장흥아트파크는 비단 아뜰리에 빌리지를 만드는 것 이상으로 몇가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첫째, 장흥아트파크는 지역경제를 다시 일으키는 문화경제적 활력소가 될 것이다. 장흥지역은 일영 및 송추 등과 함께 북한산 줄기의 맑은 계곡과 국내 최초의 사립미술관인 토탈미술관으로 인해 지난 90년대 중반까지 수도권 시민들로부터 사랑받은 휴식처이자 문화명소였다. 이런 장흥지역에 숙박시설과 음식점 등이 난립되면서 이 지역의 문화관광지 이미지가 손상되고 급기야 토탈미술관이 문을 닫으면서 어느새 점점 잊혀져 가는 장소가 되고 있다. 장흥아트파크 조성은 아뜰리에는 물론 전시장, 조각공원, 갤러리 공동전시장, 어린이 체험장, 공연 및 이벤트장 등이 함께 들어서 이 지역에 문화적 볼거리와 지역경제의 부흥을 가져올 게 확실시된다 하겠다. 둘째, 장흥아트파크는 장흥지역에 난립된 호텔이나 음식점 등의 리노베이션을 촉진해 수도권의 숙박형 관광지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최근 모 은행이 부실한 모텔을 인수, 실버시설로 이용한다고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가나아트홀과 양주시는 직접 또는 관심있는 인사 등이 주축으로 모텔을 매입, 아뜨리에로 바꿔 나갈 계획으로 이미 인근 모텔을 인수, 리노베이션에 착수한 상태이다. 또한 기존 모텔도 가족단위 숙박시설로 바꾸고 숙박 및 음식점 등의 시설 외관도 문화적인 이미지를 줄 수 있도록 양주시, 갤러리, 건축가, 지역주민 등으로 구성된 장흥문화발전협의회를 곧 구성할 계획이다. 셋째, 장흥아트파크는 장흥지역을 문화관광복합시설단지로 만들 것이다. 장흥아트파크가 오는 5월 개관될 즈음에 파크 내 어린이 체험장과 야외공연장 등이 동시에 개장하며 허블망원경과 전천후 천체관측소, 케이블카가 구비된 인근 장락원천문대가 오는 8월 개관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어 주변의 수려한 계곡과 양주골한우마을 먹거리와 함께 온가족이 함께 즐기는 단지가 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젊은날의 추억으로 갖고 있는 토탈미술관 내 토담찻집, 이제 가나아트센터가 중심이 돼 국내 유수의 화랑, 대학, 문화재단, 갤러리, 아뜰리에 등이 어우러져 양주의 장흥은 이제 수도권의 새로운 문화관광명소로 급격히 떠오르고 있다. /이 한 규 양주 부시장

기고/폭력시위에 대한 반성과 경찰의 책임

최근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 반대 시위중 구속됐다 풀려난 홍콩의 원정시위대가 재판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들을 지원하는 단체가 우리 정부에 대해 변호사비, 생활비, 피복비, 가족면회를 위한 여행경비 등을 요구하면서 자신들의 귀국을 홍콩정부에 보증해 줄 것도 우리 정부에 요구했다는 보도를 접한 바 있다. 그러나 정부는 이들이 귀국 후 재판을 받으러 가지 않을 경우, 국제적 신뢰도가 떨어지고 외교적 마찰 가능성 때문에 거절했다. 정부는 참으로 다행스럽고 옳은 결정을 했다. 물론 정부는 자국민이 외국에서 행한 범죄에 대해 합당한 처벌을 받고 있는지, 혹은 인권침해를 받은 것은 아닌지, 확인할 의무는 당연히 있다. 그러나 외국에 나가 폭력을 행사하고 나라 망신까지 시킨 이들이 어떤 이유로, 또 어떤 명분으로 폭력시위에 대한 해결비용을 정부에 요구한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시위란 자기의 생각을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이에 대한 여론을 환기시키기 위한 방법에 속한다. 따라서 대통령에게 자기 뜻을 알리기 위해 청와대 앞에서도 시위할 수 있고, 국회 앞에서도 시위를 벌인다. 과천 정부청사 앞에는 시위를 위한 넓은 공터도 마련됐다. 이 또한 평화시위를 전제로 가능하다. 과거의 시위는 독재나 군사정권에 대한 저항의 의미가 있었던만큼 폭력시위도 국민이 용인해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사회 전반이 민주화되고 선진화된 오늘 경찰버스에 불을 지르고 화염병을 투척하고 쇠파이프를 휘두르고 죽창으로 찌르는 시위는 시위가 아니고 폭동이다. 결국 이런 상황에서 경찰이 냉정을 유지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이같은 폭력시위에는 당연히 방어적으로 과잉 진압을 유발할 수 밖에 없다. 과잉 진압에 대한 절반의 책임은 폭력시위에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 한해동안 시위 진압으로 부상한 전·의경은 893명이고 지난 2001년 시위진압중 사망한 경찰도 있다. 시위 진압중 죽창에 찔려 실명한 경찰도 있고 반신불수가 돼 몇 년째 병원에 입원한 경찰도 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의 “홍콩에선 발길질을 한 번만 해도 시민들이 깜짝 놀라더라”는 말만 보더라도 우리 나라 시위가 얼마나 폭력적인지 짐작케 한다. 폭력시위로 국민의 지지는 물론, 외국에서 나라망신까지 시킨 이들이 도덕도 명분도 없이 정부에 변호사비용 등을 요구했다는 건 뻔뻔하기 짝이 없는 행동이다. 필자는 ‘경찰청장 사퇴와 농민시위’란 제하의 투고에서 농촌의 절박한 현실을 감안할 때 농민들의 몸부림을 이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가 공권력에 의해 농민이 사망했다면 경찰청장 책임 또한 당연하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과잉 진압을 유발하고 폭력시위에 대한 반성 없이 정부에 폭력시위 변호비용을 요구했다면 과잉 진압에 대한 경찰의 책임 또한 상쇄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폭력시위에 대한 반성을 전제로, 경찰의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오 수 진 한국총포협회 회장

기고/고양과 분당의 집값 양극화 해소방안

일산 등 고양지역 아파트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한숨이 늘고 있다. 직장이 가깝기 때문에, 가진 돈이 모자라서, 살기 좋아서 등의 이유로 일산을 선택한 사람들이 극심한 아파트가격의 양극화 현상으로 인해 박탈감을 심하게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일산에 대한 애착심과 자부심 등이 이제는 “좀 더 빨리 이곳을 떠났어야 했는데”란 후회로 바뀌고 있다. 아파트가격의 양극화현상은 지난 2000년 이전에는 그리 심한 편이 아니었다. 분당에 대한 주택 수요자들의 선호가 높았지만, 일산은 나름대로 높은 녹지율과 저밀도 개발 등으로 전국에서 살고 싶은 도시로 인식됐다. 그래서 아파트 매매가격이 분당보다는 낮지만 대부분의 수도권 아파트는 물론 서울 주변지역보다는 높은 가격대를 형성했다. 지난 2000년 일산의 33평형이 분당의 동일 평형의 80%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12월에는 67.4% 수준으로 떨어졌다. 서울 낙후지역이 뉴타운 개발과 균형발전촉진지구 지정 등으로 강남·북간 격차가 줄어드는 것에 반해 일산은 분당과 용인 등은 물론 서울 낙후지역보다 아파트 매매가격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이처럼 양극화되는 요인을 살펴보면 첫째, 마땅한 교통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일산 인근에 대규모 아파트(대화 풍동 행신 파주 운정 문산 삼송 등)를 공급한 결과 교통환경이 심각하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둘째, 한강이나 호수공원 등 중산층 이상의 주거시설이 들어설 수 있는 유리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고급 주거시설 조성에 실패했다. 분당에는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가 들어선 반면 일산에는 소형 오피스텔들이 대량으로 공급됐다. 셋째, 일산이 갖춘 자연친화적이면서 다른 신도시가 지니지 못한 문화적인 이미지를 살리는데 실패했다. 일산 이미지가 대표적인 러브호텔지역이나 동양 최대 규모 나이트클럽 등으로 채워졌다. 주거지로서 또는 투자 대상으로 등의 매력을 상실하고 있는 일산을 이대로 방치할 경우 일산은 인근 파주 및 김포 등에게도 밀려 결국에는 중·하층 거주지로 전락될 것이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선 종합적이면서 장기적인 도시개조프로그램을 수립하고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강북의 대표적인 주거 및 상업지역 등으로 성장하는 상암지구와 일산을 연계하는 방안, 호수공원과 일산 사이 지역을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로 개발하는 방안, 경의선 복선화와 역세권 개발, 제2자유로 조기 건설, 서대문구와 연결하는 도로 개설, 김포 지하철노선과의 조기 연결, 대규모 문화시설보다는 주민 인근에 살아 있는 문화공간 개발과 구체적인 프로그램 운영, 고양 도시시설(보도블록 가로수 등)의 이미지화, 정발산·호수 공원과 일산 인근 녹지간 녹지벨트화 등을 들 수 있다. 고양의 부동산 가치가 최소한 2000년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려면 고양 스스로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장기개선안을 만들고 이를 실천해야 할 것이다. 고양 주민 입장에선 무엇보다도 추진력 있고 박력 있는 강력한 시정 리더십이 필요한 때이다. /서 후 석 명지전문대 부동산경영과 교수

기고/배우고 익히는 맛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알려고 하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 인간의 지식욕을 설명하고 있는 이 말은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에 나오는 구절이다.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태어날 때부터 천성적으로 갖고 있는 것을 본능이라고 하는데, 사람에겐 식욕과 성욕과 더불어 이같은 지식욕도 갖고 있는 근원적인 욕구다. 인간사회를 현 수준까지 발전시킨 데는 지적인 욕구가 바탕이 됐음을 짐작할 수 있다. 배우고자 하는 사람의 마음을 본능으로 분석하는 서양에 비해 동양의 사고는 상당히 훈계조다. ‘논어’ 학이편에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不亦說乎)”라고 하며 군자삼락(君子三樂)에선 “천하의 영재를 얻어 가르치는 것이 즐거움”이라며 스스로 배우는 기쁨을 누려보기를 권하고 있다. 내친 김에 교육에 대한 동서양의 개념을 조금 더 비교해보자. 교육을 영어로 표현하면 ‘Educare’이다. 이는 ‘밖으로’를 뜻하는 ‘e’와 ‘끌어 내다’를 의미하는 ‘ducare’의 합성어다. 그러므로 이를 합치면 교육은 ‘밖으로 끌어내는 것’, 즉 사람의 내면의 잠재능력을 밖으로 이끌어 내는 것이라고 본다. 이에 비해 동양에선 사람이 추구해야 할 가치 있는 규범을 넣어 주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동양의 교육개념은 교육(敎育)이란 한자가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교(敎)’는 ‘아버지가 아이의 종아리를 때리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고, ‘육(育)’은 ‘어머니가 아이를 안고 젖 먹이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예전과 달리 요즘에는 학교를 졸업하면 배움도 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사회현상이 우리에게 끊임없는 배움의 자세를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곳곳에서 평생교육 의미와 중요성 등도 강조되고 있다. 이런 만큼 조금만 관심을 갖고 주위를 살펴보면 의외로 배움의 기회가 많다. 정보와 지식의 바다로 비유되는 인터넷은 훌륭한 학습도구이다. 신문은 어떤가? 세상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좋은 도구다. 꼼꼼하게 따져 읽고 생각하며 읽으면 그 맛이 새록새록 느껴지는 것이 바로 신문 읽기다. 하루에도 수십권이 넘게 발간되는 책도 배움의 보고다. 사실 학교 정규과정을 통해 습득하는 지식보다,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의 서적을 차근차근 읽음으로써 얻는 지식의 양이 더 많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이뿐인가. 주변 사람들에게서도 배울 수 있다. 옛말에 “세 사람이 함께 길을 가면 이중 반드시 스승이 있다”고 하지 않았는가? 운동도 배움이다. 필자는 요즈음 테니스를 익히는데 푹 빠져 있다. 아침 일찍 일어나 겨울 추위도 마다하지 않고 동작 하나 하나를 배우고 있다. 필자보다 앞선 기능을 가진 사람들의 동작을 유심히 살펴 그대로 모방하려고 노력한다. 처음엔 무척 서툴다가도 꾸준히 익히면 그게 어느새 내것이 된다. 그 맛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뇌와 근육은 사용할수록 건강하다고 한다. 계속 새로운 것을 배우는 건 뇌활동을 촉진시켜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손만 뻗으면 잡을 수 있는 배움의 도구들을 이용해 평생 배우는 맛을 느껴보자. 이렇게 배운 건 오늘 당장 필요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장기적으로 보면 분명 유익하게 될 것이다. /박 유 찬 한국은행 경기본부 차장

기고/아름답고 싶은 욕망에 대한 단상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외모에 대해선 객관적인 판단을 못하는 것 같다. 대부분 적당하게 나르시스트임과 동시에 비관주의자(?)인 것이다. 자신이 거울을 바라보면서 이만하면 괜찮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다가도 어느 한순간 자신의 외모에 대한 자신감을 상실하곤 한다. 동전의 양면처럼 자신에 대해선 묘하게도 이중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처럼 자신의 외모에 대해 신경을 쓰는 이유는 무엇때문인가? 그 이유는 자신의 외모에 대한 시선 속에 이미 타인의 시선(남성과 여성)을 의식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타인이 받아들이는 시선의 척도는 결국 자신이 어떤 모습으로 시각화했느냐에 따라 판단된다. 자신의 외모는 이미 자신 스스로가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라고 미리 연출했다는 의미와 같다. 즉 본인이 자신의 외모를 연출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궁금해 하며 자신이 연출한 모습은 타인에겐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는 지시적 코드가 될 수 있다. 외모의 아름다움은 남녀를 막론하고 모든 사람들의 공통된 바람이자, 관심사이며 특히 요즘처럼 외모가 강조되는 시대에선 더욱 그렇다. 필자는 인간의 이러한 관심사를 빗대어 표현한 스즈키 유미코의 ‘미녀는 괴로워’와 if라는 잡지가 주관한 Anti Miss Korea Festival을 통해 대중들의 외모에 대한 고정관념과 사회적인 입장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스즈키 유미코의 ‘미녀는 괴로워’를 보면 수백만엔을 들여 전신 성형을 한 후 절세의 미녀로 다시 태어난 칸나는 외면적으로는 아름다워 졌지만, 내면적인 모습은 옛날 그대로일 수밖에 없는 이유로 인해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코믹하게 다룬 만화다. 주인공 칸나는 미녀가 된 덕분(?)에 여러가지 특권을 누린다. 하지만, 칸나는 다른 사람이 뚱뚱하고 못생긴 사람을 무시하면 자신이 더 흥분한다. 그런데 아이로니컬한 건 미녀와 추녀에 대한 칸나의 편견이다. 예쁘면 착하게 굴 필요가 없고, 줄은 서지 않아도 되며 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사고방식이다. 마음대로 행동해도 자신은 예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이해할 것이란 오만과 함께, 미녀는 그래야 된다는 특권의식이 감춰져 있는 것이다. 하지만, 추녀는 못생겼다는 유전자적인 이유(?)때문에 착한 것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독단적인 사고가 있다. 이 만화에선 추녀의 환생이라는 꿈, 즉 일반사람들의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를 만화의 양식을 통해 현실화 했으며, 외모에 대한 문제를 솔직 담백하게 접근했다. 그러면, 모든 사람은 예뻐야 되는 것인가? 그래야만 타인에게 자신이 인정받는 것인가? 이러한 문제에 대한 정당성을, Anti Miss Korea Festival을 통해 살펴보자. Anti(안티)라는 의미는 사회적 편견에 대한 불만과 항의를 압축한 단어로 사용되어진 것으로 이해되는데, 필자는 이 글에서 여성성에 대해 거론하고 싶은 마음은 사실 없다. 단지 사회적으로 재단된 잣대에 저항함으로써 자기 자신의 가치가 더 소중하다는 판단에 손을 들어주고 싶은 생각이다. 단순히 미스코리아선발대회의 저항이라고 생각하고 싶진 않다. Anti Miss Korea Festival 카달로그에 나와있는 글을 인용하자면 ‘육체와 정신의 이분법을 넘어선 지점에서 찾아지는 다양한 아름다움, 사람이 살아온 경륜에서 만들어지는 그 자체의 아름다움이 존중되는 사회…’를 지향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 인간의 외모를 32-24-34, 170, 48 등처럼 수치화하고 규격품을 만드는 건 대중들에게 환상만 심어줄 뿐이며, 그것은 곧 자기 비화단계까지 끌고 간다. 결론적으로 ‘외모에 대한 정의는 무엇이다’라고 딱히 정의를 내릴 수 없는 노릇이며, 단지 외모에 대한 필자의 태도를 밝히면, 외모에 콤플렉스를 극복하는 방법은 인공적인 방법을 강행하더라도 본인에게 위안이 된다면 권하고 싶다. 또한 자신의 외모가 불만이긴 하지만 본인이 스스로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판단되면 타인이 바라보는 외적인 부분보다는, 다른 사람이 함부로 판단할 수 없는 내면적인 부분이 더 소중하다. 이러한 판단은 절대적인 주체인 자신을 사랑하는 당신한테 있다. /김 석 원 공주영상대학 교수

기고/북한의 신년 공동사설

북한은 올해도 군사력을 체제옹호 수단으로 삼는 선군사상의 기치를 높이 들었다. 당보(노동신문) 군보(조선인민군) 청년보(청년전위)의 신년 공동사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선군의 위력으로 사회주의 강성대국 건설에 비약을 이룩하자’면서 ‘이것이 우리가 높이 들고 나가야 할 전투적 구호이다’라고 했다. 조선중앙방송의 보도원(아나운서)이 40분간 낭독한 공동사설의 20분 이상을 군사대국 건설에 할애했다. ‘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군사를 중시하는 우리 당과 국가의 원칙적 선상에는 트림(흔들림)이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인민군대는 자위적 국방력의 핵심이고 사회주의 기둥’이라면서 ‘군사·정치교양강화·전군의 혁명화·훈련제일주의 방침·국방공업 우선 보장’을 역설했다. 현안의 북 핵 문제와 관련한 6자회담 진전도 이같은 맥락으로 추진된다고 보아져 생각보다 심한 난항이 예상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군부대 시찰 또한 한 층 더 잦아질 것이다. 북한이 군부대 및 군사력을 이렇게 절대적으로 중시한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대외적으로는 세계수준의 막강한 군사력 과시로 국제사회의 위상을 인정받자는 것이고, 대내적으로는 정권 옹위 수단으로 삼는데 있다. 특히 대내적면에서는 반당 및 반국가적 봉기를 군사력으로 진압하면서, 한편으로는 군부대에서 일어날 수 있는 반란을 군조직력 강화·정치교양 강화 등으로 미연에 봉쇄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영도자를 중심으로 하는 천만군민의 일심단결을 철통같이 다지는 것은 사회주의 강성 번영을 위한 근본 담보’라며 ‘사회의 주력을 이루고 있는 혁명의 3세대·4세대들을 정치사상적으로 준비시켜 일심단결의 대(代)가 굳건히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한 점은 대를 이어 충성다짐을 고취하는 의도다. 그런데 더욱 분명한 대목이 있다. ‘인민군대는 위대한 김정일 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혁명의 수뇌부를 목숨으로 사수하자’고 한 것은 그같은 의도를 노골적으로 뒷받침한다. 중국의 모택동은 혁명 초기에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고 말한 적이 있다. 북한의 이른바 혁명 권력은 곧 총구에서 나오고 총구로 지켜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선군사상, 즉 군사력 우선의 군대 지상주의는 그들 말대로 ‘우리식 사회주의 건설의 기둥’인 것이다. 남북간의 군사 당국자회담이 열리지 않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남한에서는 군사 당국자회담이 장관급회담의 하위 개념인데 비해 북한에서는 그렇지 않다. 군은 내각의 상위개념에 있는 특별 우대집단이다. 감히 군사 당국자 회담을 함부로 말할 수 없는 것이 북한의 상(相·장관)급이다. 공동사설은 물론 경제분야도 언급했다. ‘올해에도 농업전선을 경제건설의 주공전선으로 내세워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위한 미군철수 투쟁’을 남한에 요구하면서 민족 대단합 실현과 남한내 반보수 대연합 구축을 주장, 남남갈등을 부추겼다. 그러나 강성대국 건설을 경제 등 건설이 아닌 선군사상의 군사력으로 추구한 공동사설은 평화의 의지를 의심케 한다. ‘인민군대는 선군정치의 제일옹호 관철자가 되어야 하고 무적의 슬기와 용맹을 지닌 일당백의 펄펄 나는 싸움꾼으로 준비하여야 한다’고 했다. 북한은 역시 변하지 않았다. 변한 것은 실익을 챙기기 위한 전술상의 겉무늬 변화일 뿐, 기본 전략은 예전 그대로다. 북 핵 문제 해결이 간단하지 않을 것 같아 걱정된다. 올 남북관계 역시 북한은 일방적인 대북지원 수준을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 순 평화통일문제연구소장

기고/행복이란?

새해가 되면 어느 누구나 할 것 없이 서로 간에 복을 기원하는 소리에 익숙하다. 설날때까지 고려해 보면 거의 1개월 보름 정도가 된다. 또한 평소에도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일반적 현상이다. 근래에도 미국의 거부와 제3세계 극빈자 가운데 누가 진정으로 행복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가 화제거리가 된 적이 있다. 우리 사회에서도 재벌 등 최상류층 사람들과 단칸 셋방에 거주하는 사람들간 누가 더 행복한가에 대해서도 자주 의문을 던지곤 한다. 최근 언론에 보도돼 화제가 된 어느 다출산 여성을 보면서 행복에 대해서 생각할 기회가 있었다. 안양의 어느 여성전문병원에서 34세에 8번째 아이를 출산한 여성을 만나 볼 기회가 있었다. 인근 평촌에 거주하는 인천보훈지청 직원 정미희씨와 함께 방문, 건강한 남자 아기 출생을 축하하고 격려할 수 있었던 점에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 동행한 정미희씨로부터 “그 여성이 대가족에 어려운 가정 형편에도 더 없이 행복해 보인다”는 말을 들으면서 행복은 어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이 창출하고 있다는 평범한 사실을 확인하는 계기였다. 충북 제천 출신인 그 여성은 20대 초반에 거의 10세 연상인 강원 영월 출신 현재 남편과 결혼과 함께 안양에 정착하면서 삶을 꾸려 왔다.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아오다 보니 어느새 자녀들이 8명에 이르렀고, 자녀들을 양육하다 보니 현재는 지하 셋방에서 거주하면서도 전혀 수심어린 모습은 발견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그런 점을 자랑하려고 하는 것도 아니고 더 나아가 무슨 동정을 바라고 하는 것도 아닌 그 순수한 마음으로 이야기하는데 감동을 받을 정도였다. 보훈가족이 아닌데도 (그 여성을) 찾아간데는 첫째로 당연히 보훈관서장으로 보훈가족의 복리증진과 예우시책 등에 최고의 주안을 둬야 하지만 평소 국가유공자의 실천적인 나라사랑 정신을 일반 국민들 속에 보훈정신으로 승화·발전시켜야 한다는 사명을 갖고 있는 터에 보훈가족 이외의 일반 어려운 이웃들에 대해서도 조그마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점도 고려됐다. 두번째로는 필자로선 겨우 아들 하나 둔 처지여서 사회적 책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자녀를 많이 둔 가정에 대해선 평소에 부러운 마음을 갖고 있던 터에 직접 이야기 좀 듣고 싶어 방문하게 됐다. 비록 짧은 시간의 만남이었지만 그 여성분의 꾸밈없는 말솜씨와 선한 웃음으로 아이들이 아픈데 없이 건강하게 자라주는 것만으로도 현재의 생활이 조금은 고단할지라도 감사하고 더 할 수 없이 행복하다는 말에, 현재 필자가 여러 측면에서 비교될 수 없을 정도로 좋은 조건을 구비하고 있는데도 별스런 것도 아닌 것에 집착하고 번민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행복은 어떠한 재산, 사회적 지위나 명예, 세상적 지식 등의 단순한 잣대로 평가하긴 어렵다는 사실을 재삼 확인할 수 있었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병원 문을 나서면서 잠시나마 차디 찬 공기가 더할 수 없이 상큼했다. /권 율 정 인천보훈지청장

기고/새해 경기농업 희망을 갖자

병술년(丙戌年) 새해가 밝았다. 새로운 희망과 포부를 갖고 밝은 마음으로 한해를 설계해야 할 새해 아침 호남지역에선 폭설로 무너진 비닐하우스를 뜯어내며 망연자실(茫然自失)하고 있고 농업과 농촌의 불확실한 앞날에 농업인들은 실의에 빠져 있다. 여기에 도하개발아젠다(DDA)협상과 자유무역협정(FTA) 등 농업개방에 따른 농산물 수입 증가, 추곡수매제 폐지에 따른 쌀값 하락, 쌀 관세화 유예협상 국회비준안 통과를 저지하던 농업인의 죽음 등에 급기야 지난 연말 세계무역기구(WTO) 홍콩각료회의시 농업인들이 생존권마저 죽이는 처사라며 원정투쟁을 펼쳤다. 이처럼 꼬리를 무는 농업·농촌위기가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농업·농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전환과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농업인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새해에는 위기의 농업·농촌·농업인 현안을 해결하고 새로운 희망과 활력을 불어넣는 정책을 집중 지원해야 한다. 경기도는 국가경제의 4분의 1, 관광산업의 6분의 1을 차지하는 거대한 경제권을 형성하고 있다. 또한 지역특화와 문화컨텐츠를 기반으로 경기농업은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왔고 선진농업모델로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더욱이 경기농업축제는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 등을 기반으로 지역특화와 농업인의 소득 증대가 연계되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양평, 광주, 남양주 등지의 청정 친환경 유기농채소 공급으로부터 시작되는 경기농업 특화전략은 파주 장단콩축제, 고양 세계꽃박람회, 이천 쌀축제, 포천 개성인삼축제 등으로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으며 온몸으로 체험하는 슬로푸드와 그린투어(Slow Food & Green Tour), 서해안 관광벨트와 연계된 화성 전곡항과 안산 탄도항 등의 블루마리나 포트(Blue Mariner Port), 오는 3월 개관되는 안산 어촌민속전시관 등은 대표적인 농·수산업 모델이다. 이제는 한 발 더 나아가 경기농업이 도시민의 웰빙(Well-Being)욕구를 충족시켜 주면서 문화마인드가 어우러진 고품질 농산물생산과 세계농산물 시장을 주도적으로 이끄는 공세적 농업·농촌리더역할을 강화해야 할 시점이다. 우리도 농산물을 수출할 수 있다는 도전의식과 해외농산물과 경쟁해보겠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할 때다. 경쟁력은 규모와 가격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다. 일본농업이 품질고급화를 위해 몸부림쳐왔듯 우리도 유기 농산물과 기능성 농산물 등 품질고급화와 안전성확보를 추구하는 게 경쟁력을 살리는 첩경이다. 이러한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건 다름 아닌 농업인들의 창의적·협동적 조직경쟁력이다. 농업인들이 똘똘 뭉쳐 생산과 가공·저장·유통을 연계해 추진한다면 가격도 더 낮출 수 있고 품질도 더욱 높일 수 있으며 유통능력도 크게 신장돼 국제화의 파고를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 이제 경기농업도 실사구시(實事求是) 정신으로 잘만 가꾸고 내실있게 발전시켜 나간다면 분명히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을 수 있다. 농업인들은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미래를 향해 도전하는 용기를 가져야 하며 국민과 기업 등은 농사를 천직으로 알고 살아가는 농업인들에게 힘을 주고 경기도는 농업·농촌·농업인을 위해 올바른 정책방향 설정과 과감한 투자를 시행해야 한다. 새해에는 불신을 화합으로 승화시키고 신뢰를 바탕으로 농업인들이 희망을 갖고 재도약하는 국운융성의 해가 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김 덕 영 경기도 농정국장

기고/‘버리고’ ‘베풀기’의 반비례 공식

아파트에 새로 입주하면 공간이 넓어 보인다. 몇 평이라도 평수를 넓혀 옮길 때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그 여유로움도 한두해 살다보면 금세 답답함으로 바뀐다. 같은 공간인데도 왜 시간이 지날수록 좁아 보이는 걸까. 살림을 하다보면 이런저런 물건이 생기게 마련이고, 당장은 쓸모가 없더라도 언젠가 필요하겠지 하는 생각에 모아 두는 게 교과서적 살림태도다. ‘알뜰함’은 프로주부의 기본덕목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알뜰함’에는 ‘바지런함’이 따라 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집안은 어느새 온갖 잡동사니로 가득 차 버린다. 정작 필요할 때면 어디 있는지 찾지도 못하고 집안만 지저분해 진다. 진짜 프로 아줌마의 공간활용 지혜는 ‘버리기’다. 버리기는 손해가 아니라 남는 장사다. 우선 버린만큼 공간이 늘어난다. 미련을 털면 더불어 머리마저 맑아진다. 당장은 아까워보이지만 없어도 살아가는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버린 물건은 누구에겐가 정작 필요한 사람에게 넘겨지면 제 가치를 발휘할 수도 있다. 생활 속에는 버리는 만큼 남는 또 다른 삶의 반비례공식이 있다. 바로 ‘베풀기’다. 공간을 넓히기 위해 ‘버리기’는 못쓰는 것들의 위치이동이지만 ‘베풀기’는 가장 귀중한 것들의 위치이동이다. 내가 가진 가장 귀중한 것들-시간과 노동과 마음과 금전 등은 쉽사리 남을 위해 건네기 힘들다. 이것들은 인생의 목표이기도 하고, 이것 때문에 목숨을 걸기도 한다. 자식을 위해서도 쉽사리 내놓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우리 주위엔 나의 귀중한 시간을 할애하고 육체적 피곤함을 마다하지 않으며 따뜻한 미소를 건네고 주머니를 털어 이웃의 힘겨움과 외로움, 배고픔 등을 채우고 메워주는데 기꺼이 나서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희망2006이웃사랑 캠페인’이 진행중이다. 이웃돕기성금 기탁자들을 보면 과거 관이 추진할 때와는 달리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성금이 매년 늘어 나는 추세다. 강요나 분위기 때문이 아닌 본인의 순수한 뜻에 의한 성금이 그만큼 늘고 있는 것이다. ‘베풀기’는 우선 그 고마움을 받는 쪽에서 보면 액면가 이상의 효력을 발휘한다. 가진 쪽에서 건넨 1만원은 받는 사람에겐 그 몇 배 힘을 발휘한다. 당장의 배고픔과 고통을 이겨내는 징검다리가 되기도 하지만, 금전에 실린 따뜻한 마음의 온기는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용기와 희망이 되기도 한다. 베풀고 나누는 선행은 실제 주는 쪽에도 적잖은 반대급부가 돌아간다. 기업의 사회공헌도는 기업평가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 기업의 이미지는 광고비를 들여 일방적 홍보를 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이다. 대학입시에서 사회봉사활동이 당락을 결정하기도 하며 평소의 선행은 법을 어길 경우 법정에서 선처를 받는데 결정적인 근거가 되기도 한다. 누군가의 서랍에 헌혈증서가 있는 것만 봐도 그 사람에 대한 이미지는 달라보인다. 더 중요한 건 그러한 외부의 평가보다 스스로 느끼는 만족감이다. 베풀어본 사람들은 안다. 남에게 받을 때보다 줄 때의 기쁨이 더 크다는 사실을. 베풂의 참맛을 아는 사람들은 남이 권하지 않아도 즐긴다. 모처럼의 주말에 가족들과 시설에서 봉사의 땀을 흘리며 출·퇴근 때마다 톨게이트 모금함에 웃으면서 동전을 던지고, 전년도 ‘사랑의 열매’가 서랍에 있지만 올겨울 새로운 열매를 가슴에 달며…. 베풀기에서 오는 가슴 뿌듯함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값진 것이다. 베품과 나눔의 1-1은 0이 아니라 무한대다. /박상용 경기도공동모금회 사무처장

기고/장묘문화 개선, 주민들 협조가 필수

갈수록 확산되고 있는 화장문화에 대처하기 위해 경기도가 추진중인 광역장사시설 조성사업이 후보지 인근 주민들의 혐오시설 입지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다. 10년 전인 95년 수원시 팔달구 하동 25 인근 주민들이 수원시립화장장 폐쇄 또는 이전을 요구, 이전하려 했으나 후보지 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10여년동안 어려움이 많았다. 당시 화장장 이전 및 종합장묘시설 장례식장, 납골당시설 부지 확정과정 등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상용 전 시장은 민선시대가 오면 화장장 이전은 어렵다고 판단, 95년 상반기까지는 이전계획을 완료하라고 지시, 입지조건이 양호하고 사업 시행이 용이하며 입지시 향후 이전할 필요가 없는 후보지 10곳중 3곳을 압축, 95년 2월 부시장, 시의회 의장·부의장·상임위원장 등과 현장 답사 후 제132회 수원시의회 임시회에서 비공개로 현 연화장 위치로 확정하고 부시장이 기자실에서 발표했다. 보안 유지를 위해 야간에 업무를 중점 추진해야했던 어려움(그때 연화장 업무에 관여했던 주민들과 공무원 등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은 뭐라고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이같은 사업계획이 확정되자 수원시 팔달구 이의·하동, 용인시 수지와 영덕 주민들 반발이 6개월동안 계속됐다. 주민들은 그린벨트 등 각종 규제에 시달리고 있는데 혐오시설인 화장장이 들어서면 지역경제 침체가 초래된다며 집단시위를 벌였다. 김석만 전 국장이 주민들과의 끈질긴 대화를 통해 마을도로 신설·확·포장, 상하수도시설 등 기반시설 확충, 이의동 개발 저해요인인 이의동 공동묘지 이전, 법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주민공동법인체에 장례식장 운영권 위탁 등을 약속하고 주민대표와 시의원들을 외국 장묘시설에 견학시켰다. 97년 12월 이의동 공동묘지 4만500여 평과 봉분 1만4천여 기를 63억여원을 들여 이전하고 다른 용도로 사용중이다. 2000년 9월 부지면적 1만7천452평에 화장장 719평, 장례식장 1천622평, 납골당 1만182평, 지하주차장 1만924평 규모로 356억원을 들여 최첨단시설 및 공원을 조성한 뒤 2001년 1월 종합장묘시설인 연화장을 개장했다. 시설물 관리는 수원시 시설관리공단, 장례식장은 입지 선정시 주민들과의 약속대로 임대료를 받고 지역 주민법인체에 위탁, 이용객들로부터 호평받고 있다. 이러한 사례가 전국으로 알려지면서 많은 자치단체들이 연화장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경기도가 추진중인 광역장사시설이 지역 주민들과 충분한 대화로 해결돼 선진 장묘문화 개선에 앞장설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 재 복 수원 팔달구보건소장

기고/경찰청장 사퇴와 농민시위

오랜 농경사회를 거치면서 ‘農者天下之大本(농자천하지대본)’이란 말이 아직도 우리에게 친숙하게 들린다. 그러나 70년대를 지나면서 우리산업은 농경사회에서 공업사회로 산업구조가 급속히 탈바꿈됐다. 자원이 빈약한 우리는 정부의 수출지상주의정책에 따라 조선이나 자동차, 핸드폰, 반도체, 가전제품 등을 세계시장에 팔아왔고, 우리 상품을 수입한 국가는 자국 상품 수입에 대한 시장 개방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은 자국 농산물 수입을 끈질기게 요구한 바 있다. 산업자원부 새해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량은 2천847억달러를 초과했고 수입량 또한 2천611억달러에 이르고 있어 수출입량을 기준으로 하면 우리 경제규모는 세계 12위에 해당된다. 경제규모가 큰 것에 비례, 세계에 대한 우리의 의무 또한 클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우리 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로부터 자유무역 실현을 위한 각종 통상압력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쌀 22만여t 의무 수입과 점진적인 농산물시장 개방을 골자로 하는 WTO비준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했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 등에 비해 비용이 많이 들고 시장 개방에 따른 준비가 덜 된 우리 농업 경쟁력은 쌀시장이 개방되면 도산하고 말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농민들은 쌀시장 개방에 대한 국회 비준을 저지하기 위한 시위 등을 아주 애처롭게 생각하고 또 이해하고자 한다. 그러나 쌀시장 개방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고 자유무역은 세계적인 추세다. 하지만, 이를 저지하기 위한 시위과정에 경찰버스에 불을 지르고 어린 전·의경을 향해 쇠파이프를 휘두른 건 분명 잘못됐다. 목적이 아무리 옳고, 순수해도 수단과 방법이 옳지 못하면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시위 진압과정에서 경찰 방패에 맞아 농민이 사망한 사건 또한 국민에게 충격을 안겨줬다. 농민 시위가 폭동에 가까워도 시위 진압과정에서 경찰이 휘두른 방패에 맞아 농민이 사망한 사건은 결국 국가권력에 의해 국민이 사망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에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경찰청장과 서울경찰청장이 사퇴했다. 그러나 고의적 살인도 아니고 불가항력적인 상황인데 직속 상관도 아닌 경찰청장이 사퇴한다는 건 잘못됐다는 경찰 내부 여론도 우린 이해할 수 있다. 법률적 잣대로도 경찰총수에게 잘못이 있는 건 분명 아니다. 그러나 공권력은 그만큼 존엄하고 신성하며 공직자에겐 도덕, 그 이상의 높은 가치를 국민들이 요구하고 있어 어쩌면 경찰청장 사퇴는 당연할 수밖에 없다. 이를 계기로 우리 사회 모두 성숙해져야 한다. 농민시위는 물론 어느 집단의 생사가 걸린 문제라고 하더라도 우리 사회는 폭력을 용인하지 말아야 한다. 폭력을 용인하면서 경찰총수의 퇴진을 요구한다는 건 자신에게만 관용의 잣대를 갖고 있는 모순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오 수 진 한국총포협회 회장

기 고/2006 새해 영농설계교육에 부쳐

사람들은 제각기 하는 일이 다르다. 그러나 한해를 보내고 맞이하면서 지난일을 반성해 보거나 새로운 계획을 세우는 건 누구나 비슷하다. 지금 농촌은, 아니 농업인들은 WTO(세계무역기구)나 FTA(자유무역협정) 등 농업의 국제적 여건변화에 따라 거대한 세계 시장이 하나로 형성되면서 현실적으로 무척이나 어려운 상황이다. 새해를 맞는 농업인들의 마음 또한 사실 천근만근이다. 해마다 연초가 되면 어김없이 경기도농업기술원과 시·군농업기술센터가 주관하는 새해 영농설계교육이 시작된다. 무언가 새로운 정보가 필요한 농업인들과 지식·기술·정보를 전달하려는 농촌지도 공무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새로운 정보를 주고 받는 교육이자 만남의 장이다. 벼농사는 물론 과수, 특작, 채소, 축산 등 각 분야에 대한 새로운 품종과 재배기술, 생산성 정보와 판로 또는 유통과정 등 인터넷시대에 맞는 새로운 패턴의 농사·농업정보가 소개되고 공유되는 자리다. 또 농업이 생명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풀어야 할 과제들을 서로 고민하고 머리를 맞대면서 토론하는 광장이기도 하다. 도내 농업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새해 영농설계교육은 5일부터 시작돼 다음달 하순까지 릴레이로 진행된다. 5만여 명이 교육에 참여하는 대단위 프로젝트다. 교육은 시·군농업기술센터 또는 시·군 공공시설 등을 이용해 시·군별로 자체 실시되며 농업인들은 시·군농업기술센터로 전화하면 상세하게 안내해 준다. 경기도농업기술원과 시·군 농업기술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정보를 제공받을 수도 있다. 지금의 추세도 마찬가지지만, 농촌인구가 급격한 속도로 도시로 이주하면서 유휴 농경지가 늘고 농업에 종사하는 연령층이 높아지면서 식량걱정을 하던 때가 바로 엊그제였다. 지금 이시간, 식량증산 혹은 자급자족이란 말이 무색해져 버린 상황이지만 새해영농설계교육의 중요성은 갈수록 증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이 교육이 더욱 필요하고 절실하다는 농업인들이 많은 게 현실이고, 이때문에 어떠한 방향으로 어떻게 교육을 해야 할지 고민스럽기도 하다. 세기가 바뀌면서 세상흐름이 급변하고 많은 일들이 이에 못지 않게 자연의 순리를 거스를 때가 많다. 농업이 생명산업임을 자처하며 만물의 근원이라고 일컫지만 힘과 세의 논리에서 밀릴 때가 한 두번이 아닌 게 현실이기도 하다. 바로 농업이 처한 현주소다. 하지만 농업·농촌은 분명 살아나야 하고 인류 역사와 함께 면면히 이어갈 수 밖에 없다. 먹거리와 자연환경은 우리가 거스를 수 없는 명제이기 때문이다. 백지장도 맞들면 가볍다고 했다. 위기가 곧 기회란 말도 있다. 농업·농촌여건과 현실이 어려운 때일수록 새해 영농설계교육장을 찾아 신기술이든 스스로 체험한 경험담이든 내가 알고 있는 정보를 서로 공유해야 한다. 막걸리 한사발을 들이켜며 하는 농사 얘기는 그런대로 삶의 재미를 더할 수 있다. 많은 농업인들이 이번 새해 영농설계교육에 참여, 훈훈한 농촌인심과 따뜻한 농업인의 마음·온정을 나누는 화합의 교육장이 되길 기원해 본다. 지역 농업, 농촌, 농업인을 살리는 마음을 한데 모으도록 하자. /허 지 도 경기도농업기술원 공보계장

기고/병술년은 베푸는 한해가 되자

병술년을 시작하는 새해 아침이 밝았다. 새해의 아침은 누구에게나 희망과 기쁨을 주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어지러운 나라사정이 우리를 우울하게도 하고 이 겨울을 더욱 춥게 만들고 있지만, 새해에는 우리 모두가 합심해 사랑을 나누고 고통을 나눈다면 머지않아 행복과 활력과 희망을 되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 올해는 더욱 밝고 힘찬 사회를 만들어 모두가 걱정없이 편안하게 살기 위해서는 다함께 마음을 나누고 힘을 모아야 한다. 주변에 나로 인해 쓰러지는 사람이 없는가를 살피는 마음을 갖고 작은 것이라도 나눌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질 때 우리의 삶 터전은 모두가 바라는 행복한 평화의 낙원이 될 것이다. 새해는 가진 자와 가난한 사람으로 나뉘는 삐뚤어진 사회구도가 크게 개선돼 보통 사람들이 다시 우리 사회의 건전한 중심 세력이 될 수 있는 풍토가 조성될 수 있도록 몇 가지 사항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남의 존재를 먼저 인정해주고 존중해주자는 것이다. 흔히 우리사회 문제점의 하나는 남을 인정하고 존중할 줄 모르는 태도가 지적된다. 우리는 남과 자기를 비교할 때 이중 잣대를 사용한다. 자기는 항상 옳고 남은 항상 틀렸고, 내가 하면 정의고 남이 하면 불의다. 도무지 남을 존중하려 들지 않는다. 남을 존중할 줄 아는 것이 훌륭한 태도이다. 우리는 잘난 사람을 올려다 보고 배우는 법이다. 자기 의견을 견지하면서도 상대의 입장을 인정해주고 존중해주는 자세가 중요하다. 공자 말씀에 ‘愛人者則人愛之’, 즉 ‘내가 남을 사랑하면 남도 나를 사랑한다’고 했고, ‘德不孤 必有隣’이라고, 즉 ‘덕은 외롭지 않고 반드시 이웃이 있다’고 했다. 내 삶을 추하지 않고 아름답고 깨끗하게 가꾸는 것이 결국 인생이라는 긴 싸움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둘째, 내가 먼저 남을 배려하고 친절하자는 것이다. 남의 결점을 들춰낼수록 자신이 우월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남을 비하하는 사람은 그 자신도 비하당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남을 칭찬하고 친절을 베푸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내가 평소 이웃에게 나눈 친절과 따뜻한 마음씨로 쌓아올린 덕행만이 시간과 장소의 벽을 넘어 오래도록 나를 빛나게 할 것이다. ‘나보다 남을 먼저 배려’하고 불우이웃에게 작은 사랑을 나누어주는 따뜻한 사람이 참된 사람이다. 자신과 늘상 생활을 공유하는 이들에게 아낌없이 배려할 수 있는 삶의 자세는 그 근토(根土)가 ‘愛’가 아닌가라는 제2의 생각을 해본다. 사랑을 베풀 때 다른 이에게 향수를 뿌려주다 보면 자신에게도 향이 배게 될 것이다. 남을 먼저 배려하는 한 치의 양보와 사랑이 남보다 몇 치를 앞서갈 수 있는 성공된 삶으로서의 지름길임을 잊지 않도록 하자. 남을 배려하는 사회는 내가 존중받을 가치가 있는, 꼭 그만큼 다른 사람들도 존중받아 마땅하다는 역지사지(易地思之)만으로도 충분하다. 셋째, 남에게 먼저 베풀고 봉사하자는 것이다. 오늘을 온전히 사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의 하나는 이기주의와 개인주의의 유혹이다. 특히 이기주의는 우리를 비참한 삶으로 내몬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남한테 거의 관심이 없고 불쌍한 사람을 도울 시간도 없다. 베푸는 삶을 살면 이기주의와 개인주의의 함정을 피할 뿐 아니라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큰 기쁨을 누릴 수 있다. 남에게 베푸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며 또 이웃과의 나눔은 받는 사람과 주는 사람 모두를 행복하게 한다. 남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육체적으로 헌혈, 봉사활동을 하거나, 정신적으로는 종교계가 이야기하는 사랑, 기도, 그리고 무재칠시(無財七施)를 실시하고 재정적으로는 돈과 물건으로 돕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줄때는 기쁜 마음으로 한껏 베풀어주는 것이 중요하며, 남을 위해 봉사하거나 존중하는 사람이 결국 인생이라는 긴 싸움에서 승리하는 이타주의적인 사람의 전형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름다운 나라, 살기 좋은 사회는 누가 만들어야 할까. 우선 먼저 지도층이 솔선수범하고 바로 내가, 우리 각자가, 지금 이 순간부터 실천해야 할 것이다. 병술년 새해에는 남을 존중하고 배려하고, 격려하는 아름다운 나라, 살기좋은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김 학 옥 (재)한국통일진흥원 이사장

기고/선진국 복지서비스의 문턱에서

수원시 사회복지과장으로 부임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서였다. 할머니 한 분이 쌀도, 돈도 아닌, 가끔 자신의 안부를 확인해 줄 사람을 연결시켜 달라고 하셨다. 돈도 있고 자손도 있다는 분이었다. 할머니의 모습에서 미래형 복지서비스의 방향을 생각하게 한 사건(?)이었다. 현재 우리의 복지는 저소득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생계형 복지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고령화·핵가족화 등 사회·경제적 여건 변화로 지역 주민들의 복합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맞춤형 복지서비스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시는 이같은 준비의 일환으로 지역사회복지협의체를 구성해 보건·의료·복지와 연계된 공공·민간 복지네트워크를 구축했으며 지역 현실에 맞는 복지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지역 주민들의 다양한 복지욕구 조사를 위한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이를 실행하기 위한 인프라의 구축이다. 현재 시의 사회복지시설은 종합사회복지관 4곳 이외에 노인복지시설, 장애인복지시설, 아동시설 등 모두 81곳에 이른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설들이 생계형 복지시설로 저소득 주민들이 실질적인 이용 대상자들이다. 지난 2004년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영통복지관이 준공됐고 같은해 준공·운영중인 시립전문요양원에는 노인 102명이 요양 및 보호받고 있다. 또 버드내 노인복지회관이 다음달 개관을 앞두고 있으며 장애인복지회관이 오는 5월 준공을 앞두고 있어 지역 주민들의 복지욕구를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복지시설들의 잇따른 개관에도 주민들의 욕구를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 복지정책은 생계형 복지로 모든 수혜자들에게 관이 일방적으로 지원해 주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4인가족 기준으로 일정액 미만의 소득이 있을 경우 일정액의 생활비를 보조해 주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같은 후진국형 복지정책에서 벗어나 이젠 선진국형 복지방식인 맞춤형 복지로의 전환이 시급한 시점이다. 맞춤형 복지란 주민 개개인이 각자가 필요로 하는 지원을 해주는 방식이다. 영통종합사회복지관의 경우 개관 1년째인 지난 한해동안 이용인원이 100만명 이상을 넘어선 건 지역특성에 맞는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 주민들이 원하는 것을 제공한 결과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는 생계형 복지에 따라 수혜를 받는 이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시는 이에 따라 위기가정 응급구호비, 이웃돌보기 사업, 공동모금회 긴급구호비 등을 통해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수업료를 납부하지 못해 졸업이 어려운 학생들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어려운 경제사정으로 불치의 병에 걸려 신음하는 이웃들과 소년소녀가장, 홀로 사는 노인, 양로원과 고아원 등지에서 생활하고 있는 이들은 더욱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그나마 구세군의 자선냄비나 공동모금회의 이웃사랑 캠페인은 메말라 가는 우리의 인정을 흔들어 깨우는 방편이다. 모두가 어렵겠지만 이럴 때 일수록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이 그래도 세상은 살만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베품의 미덕을 생활화하는 이웃사랑운동 실천에 미력이나마 힘을 보태는, 우리 모두의 관심이 필요한 때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이 해 왕 수원시 사회복지과장

기고/농촌사랑운동, 그 희망찬 도약을 준비하며

매년 그랬듯이 이맘 때가 되면 연례행사처럼 지켜지기 힘든 올해의 계획을 다짐하기 마련이다. 지난 73년 입사해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필자도 33번째 직장에서 보람을 느끼기 위한 올해의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샐러리맨들이 그렇듯 승진 및 임금 인상, 건강 및 금연 등 평범하지만 지켜지기 힘든 목표 옆에 지난해부터 나의 새해 목표에 추가로 자리잡은 사항이 하나 있으니 바로 농촌사랑운동에 적극 참여하기다. 농업인 실익 증진을 창립이념으로 세워진 회사에 오랜 기간 몸을 담았지만 위기에 빠진 농촌을 구하기 위해 과연 내가 할 수 있었던 일이 있었던가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저 정해진 업무만 수행하기 바쁜 시절이었다고 밖에 생각할 수가 없다. 하지만 얼마 남지 않은 회사 생활을 정리하는 위치에 있는 지금 필자에겐 마지막이라고 생각될만한 행운이 찾아 왔으니 지난해부터 은행지점장 업무에서 농정활동 중심의 지부장으로 업무가 변경됐고 농협이 농촌사랑운동을 전사적으로 펼치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2004년 1월 지부장으로 부임한 이래 필자의 생활은 지점장 생활을 할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많은 변화를 맞이했다. 농촌사랑운동의 일환으로 직원들과 함께 봉사단을 구성, 주말이면 논과 밭을 누비며 일손돕기를 하고 대출을 받으러 온 기업 대표들에게 1촌1사 자매결연을 권유, 함께 농촌마을과 자매결연식을 갖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농업인들과 함께 몸을 부대끼며 일을 하고 기업 고객으로만 만났던 다른 기업 임직원들과 함께 막걸리 한잔으로 자매결연 인연을 맺기도 했다. 물론 처음에는 지점장으로 근무하는 동기들을 볼 때마다 그들이 부러웠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오랜 기간 같은 회사에서 근무하고 퇴직이 얼마 남지 않은 연차에 있는 직장인이라면 필자의 심정을 이해하리라 생각된다. 승진이나 당장의 임금도 중요하지만 직장에서 느끼는 보람은 뭔가 다른 곳에 있다는 것을 말이다. 가끔 친구들을 만나면 지점장 재직시 느끼지 못했던 자부심을 농촌사랑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동안 느낄 수 있었다. 농업인을 위한 직장에 다니면서 농업인을 위한 활동에 몸소 참여하고 있다는 일종의 자기 만족이었기 때문이리라. 농촌사랑운동과 함께 한 2년이란 기간은 일반 회사원 생활을 했거나 지점장 업무를 맡았더라면 결코 느낄 수 없는 표현하기 힘든 희열을 느끼게 해줬다. 내가 도울 수 있는 건 펜대를 굴리던 서투른 손놀림과 막걸리 취기에 낯설음을 잊고 농업인들과 대화를 나눴던 게 전부인데 이 사실 하나만으로 손을 꼭 잡고 고마워하던 농업인들, 자매결연으로 농촌마을 홀로 사는 노인 전기안전점검을 지원해줬을 때 고마워하던 마을 노인들, 경기일보와 함께 손학규 도지사 주례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농촌처녀총각 합동결혼식을 치러줬을 때 눈물을 글썽이며 고마워하던 노총각들…. 이 모두 20년이 넘게 직장생활을 하며 회사 활동에 고마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깨닫게 해줬다. 올해 목표를 감히 농촌사랑운동에 적극 참여하기 하나만 세우기로 했다. 농촌사랑운동만큼 필자의 주말을 땀으로 흥건하게 만들었던 것도 없었지만 그것만큼 보람을 느끼게 해 준 것도 없었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열심히 새해는 농촌사랑운동의 전도사 역할을 자임하고자 한다. 필자 나이 또래가 되면 웬만한 일에는 감흥을 느끼지 않게 마련이다. 하지만 필자의 경우는 2년동안 많은 농업인과 기업 임직원들 등을 농촌에서 만났을 때 신규 직원 때 열정과 흥분을 느낄 수 있었으며, 이제 그 감동을 친구들과 주변 지인들이 느낄 수 있도록 농촌사랑운동을 알리는데 온 힘을 쏟을 작정이다. 농촌사랑운동은 올해도 늘 농업인 곁에 깨어 있게 할 것이며 필자와 필자의 직장을 더욱 활력있게 하리라 확신한다. /류 석 희 농협 고양시지부장

기고/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G형! 우리는 때때로 “우리는 어디에서 왔다 어디로 가는가”라는,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라는, 그리고 “나는 누구인가”라는 아주 본질적인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 볼 때가 있습니다. 이는 아주 어려운 질문으로 정확한 답이 있는 게 아니어서 저마다의 정의가 크게 다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이러한 질문들로부터 종교가 출발했고 철학이 발달해 왔는지도 모릅니다. 다만 우리는 우리 스스로의 의지와 관계없이 이 세상에 태어 났으며 그러한 가운데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주어진 삶이라고 할지라도 우리에게는 자유의지(Free will)가 있어 스스로 사유(思惟)할 수 있으므로 인해 일상을 대하면서 끊임없이 판단하고 결정, 선택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G형! 외람된 감이 없지는 않습니다만 나이를 먹으면서 이 세상을 산다는 게 갈수록 더 어렵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내 주위의 유·무형의 존재들이 내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과 나 역시 주위 사람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존재라는 게 보다 확연해 지는듯합니다. 더욱이 요즈음에 와서는 내 삶이 나 아닌 그 무엇들인가에 의해 살아 가지고 있음이 가슴 깊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인간이란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며 살 수 밖에 없는 존재라고 본다면 문제는 개개인이 서로에게 어떤 영항을 미치느냐 하는 것으로, 이는 각자의 삶의 가치관을 어디에다 두느냐에 따라 그 영향력의 크기가 크게 다르게 나타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세상에 이름을 남긴, 존경을 받는 위대한 인물들일수록 삶의 가치를 자신보다는 타인, 사회, 국가, 인류를 위하는데 두었었던 것을 놀랍게도 새삼스럽게 발견할 수가 있습니다. 굳이 여러 인물들의 예를 들지 않는다 하더라도 세상으로부터 존경받는 인물들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또 다른 공통점은 그들은 모두가 살면서 일생동안 마음 깊은 곳에 사랑을 한가득 품고 살았다는데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그 사랑이 때로는 역사의 흐름 속의 한 시대적 사명으로, 이웃과 지역을 위한 크고 작은 봉사로, 보이게, 보이지 않게 타인을 위한 헌신으로, 그리고 때로는 대의와 명분을 위한 기꺼운 자기 희생으로 나타남으로써 우리의 이웃이, 사회가, 국가가 그리고 인류가 보다 나은 삶의 터전을 마련해 나갈 수 있도록 한 것으로 보입니다. “사람은 사람 속에 사랑이 있어 그 사랑의 힘에 의해 살아간다”고 말한 톨스토이 소설 속의 그 글이 단순한 소설 속의 글로만 읽혀 지지 않습니다. 새해에는 사랑으로 가득찬 학생, 선생님, 교수, 박사, 노동자, 기업인, 의사, 약사, 과학자, 농부, 상인, 사업가, 예술가, 문학인, 종교인, 공무원, 회사원, 정치가, 그리고 우리 모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G형 안녕! 을유년 안녕! /김 태 웅 경기도의원

기고/외국의 투자유치 블루오션 전략

◇룩셈부르크-외자 유치 통해 소국에서 경제강국으로 1인당 국민소득 세계1위, 국가신용도 세계1위, 국가경쟁력 세계 3위. 독일 프랑스 벨기에 등 3국으로 둘러싸인 인구 35만명의 작은 나라 룩셈부르크의 경제력 지표이다. 룩셈부르크는 강대국들의 틈에 끼인 지리적인 여건으로 19세기까지 400년동안 20여차례 이상 외침을 받은 소국이었다. 이러한 여건에서 지금의 부자나라가 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지리적인 여건을 십분 활용한 개방정책이었다. 불리한 지리적인 조건을 역이용, 즉 유럽의 주요 도시를 비행기로 1시간만에 갈 수 있는 ‘유럽의 심장부’란 홍보 타깃을 내걸고 투자 유치에 모든 것을 내던졌다. 룩셈부르크 코마베르그에 위치한 미국계 타이어 회사인 굿이어 공장은 최고 권위 왕실 옆에 들어선 기업으로 공장부지는 원래 왕실 소유였다. 세계적인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룩셈부르크 왕실은 흔쾌히 뜰을 내줘 자연히 깊은 신뢰가 쌓이고 실적도 높아 지금은 작은 소국이 아닌 세계적인 기업들이 활동하는 글로벌 경제강국으로 성장했다. ◇중국 내 투자유치 1위 도시 쑤저우(蘇州) 쑤저우는 중국 제1의 외자 유치도시로 20년간 연평균 경제성장률 15%, 1인당 지역총생산(GRDP)이 중국 평균의 6배다. 상하이에서 100여㎞ 떨어진 지리적으로 다소 불리한 쑤저우는 친상(親商)·부상(富商)정책을 표방하며 지난해만 147억달러 투자유치성과를 거둬 상하이(上海)를 제치고 중국 내 투자유치 1위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주요 원동력은 각종 토지 제공 등 인센티브와 원스톱 행정의 중국 내 공무원들의 미래지향적인 사고 등이다. 외국기업들에 대해 도로를 갖춘 공장용지를 50년간 무상지원 및 공장 입주 운영시 기업주에게 파격적인 포상금 지급 등도 한몫하고 있다. 인근 중국 제2 유전지대와 황허강 삼각주 중심도시 둥잉시도 현재 중국 내 투자유치 중심도시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들 사례는 우리에게 외국기업의 투자유치 중요성과 필요성 등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반면 우리나라, 특히 경기도의 투자유치의 현 주소는 어떠한가. 10만㎢이 채 되지 않고 60%가 넘는 땅이 산이어서 중국처럼 무상으로 땅을 제공할 수도 없다. 특히 인구 1천만명 이상이 거주하는 경기도는 수도권이란 지리적인 여건으로 관련 법규에 의해 25개 업종에 대해서만 투자를 유치할 수 있다. 그나마 균형발전이란 명제에 의해 중앙기관 등의 지방이전으로 현재 각종 인프라가 지방으로 이전되는 가운데 경기도가 표방하는 최고의 정책이 ‘외국 첨단기업 투자유치’라는 게 어떻게 보면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경기도는 토지제공 등 각종 인센티브로 중무장한 각국의 도시들과 수도권이란 지역적인 여건 등 대내적으로 외로운 경제전쟁 속에서 미국계 다국적기업인 3M, 유럽계 다국적기업 지멘스 등 88곳 133억달러란 투자유치성과를 거뒀다. 이러한 성과는 어려운 여건에서 일궈낸 ‘작은 하나의 기적’이라고 밖에 표현할 길이 없다. 경기도가 펴낸 투자유치 사례집 ‘나’ 책자의 제목에서 보듯 경기도 모든 직원들이 ‘경기도가 곧 나’라는 주체의식과 ‘경기도가 곧 대한민국’이란 사명의식 하나로 맨손으로 뛰고 또 뛴 결과로 우리 후세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인 일자리와 먹거리를 마련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현재 경기도 투자유치정책은 기초를 튼튼히 다져 놓은 것에 불과하다. 앞으로 파격적인 인센티브제 확대, 유치기업 활동지원 등이 지속적으로 추진될 때 비로소 크나큰 성공의 열쇠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안 기 영 경기도의회 한나라당 대표의원

기고/국가균형발전과 난개발

좌파주의자들의 결정적인 문제는 매사에 평등과 분배를 추구하다 매사에 하향평준화를 초래한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게 교육이고 최근에 뼈저리게 겪고 있는 게 경제다. 경제를 좀 더 얘기하면, 지금 우리는 경제의 양극화현상이 사회적 화두다. 그런데 그 양극화를 해소하는 방법이 문제다. 참여정부는 양극화를 줄이기 위해 위를 끌어내리고 밑을 끌어 올리려고 하고 있다. 이런 바보가 어디 있나. 밑을 끌어올려 차이를 줄이면 됐지, 잘 되고 있는 위를 끌어 내릴 필요가 어디 있는가. 위를 끌어 내리다 보면 투자가 죽고 투자가 죽다 보니 밑이 더욱 더 내려가 버린다. 이러니 바보다. 양극화란 말의 도식적 함의에 사로 잡혀 사태의 본질을 망각한 것이다. 양극화는 위와 밑을 같이 올려야 해소가 된다. 균형발전도 마찬가지다. 균형발전을 이루려면 위(중앙)와 밑(지방)을 같이 올려야 한다. 위에서 빼서 밑으로 옮긴다? 이는 하책중의 하책으로 겉보기엔 그럴듯 하지만 참으로 멍청한 짓이다. 위를 빼다 보면 위가 죽고, 또 위만 죽으면 다행인데 머리를 다치면 절명하듯 나라 전체가 죽어 버린다. 나라 전체가 죽으니 밑인들 제대로 되겠는가. 그러니 전체적으로 장기적으로 보면 결국 자해행위 밖에 안 된다. 이렇듯 좌파주의자들이 하는 일들은 늘 자해행위뿐이다. 소련, 쿠바, 유고, 남미, 문화혁명의 중국, 북한 등등 그 예는 무궁무진한데 우리의 수구 좌파들은 부득불 그 길만 고집하고 있다. 누구를 위해 종은 울리나. 그들은 한마디로 세상을 한풀이로 살려는 유아적인 정서불안자들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이렇게 얘기하면 TV토론에 잘 나오는 누구가 금방 연상될 것이다. 사실 필자는 여기서 이 얘기를 하려고 한 건 아니다. 이러한 얘기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지적했기 때문이다. 평소의 울분이 사족이 아니라 사두를 달게 만들었다. 참여정부의 균형발전정책이 초래하고 있는 또 다른 심각한 문제는 ‘전국토 난개발’ 문제다.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좁은 나라다. 그만큼 국토가 소중하다. 또 그런만큼 우리 국토는 정말 소중하게 다뤄져야 한다. 그런데 지금 이 땅의 수구좌파들은 국가균형발전이란 미명하에 우리 국토를 총체적으로 망가뜨리고 있다. 알다시피 국토는 한 번 망가지면 돌이킬 수 없다. 그런데 지금 전국적으로 이런 무모한 짓이 벌어지고 있고, 또 아무도 그것을 막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참여정부는 수도분할을 비롯, 180여 공공기관 이전, 기업도시, 혁신도시, S프로젝트, J프로젝트 등에 각 부처별로는 무슨 클러스터, 밸리, 파크, 타운 등 별의별 개발사업 등을 무분별하게 펼치고 있다. 지난 7월26일 국무회의에서 산자부장관은 국가균형발전사업이 막대한 돈을 들인데 비해 사업의 효율성과 성과는 크게 미흡했으며 각 부처가 추진하고 있는 일부 사업의 경우 내용이 비슷한데도 부처별로 연계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보고한 바도 있다. 아울러 감사원, 국회 예산정책처, 삼성경제연구소 등도 유사한 지적을 한 바 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이러한 사업들이 전반적으로 재검토되고 있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다. 필자는 이미 이 문제를 국회 본회의 예결위에서 수차례 반복해 제기해왔다. 그러나 그때마다 정부의, 특히 총리의 답변은 한결같이 별 문제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 답변대로 실제로 아무 문제가 없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 국토 난개발은 돌이킬 수 없는 국가적 손실을 초래할 것이고 그러고 나면 그때 가 누가 어떻게 책임을 지겠는가. 그래서 필자는 이 문제를 끝까지 추적해야 하고 책임이 있는 자들에 대해선 끝까지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각이 있는 많은 분들의 관심을 호소한다. /정 두 언 한나라당 국회의원 (서울 서대문을)

기고/폭설의 현장에서

성탄 전날인 24일 아침 일찍 전남 장성엘 갔었습니다. 요즈음 황우석 쇼크에 묻혀 제대로 실상이 알려지지 않고 있는 폭설피해현장을 돕기 위해서입니다. 피해 현장은 생각보다 심각해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오전 9시30분께 도착해서 오후 늦게까지 100여 명의 인원이 정말 땀 흘려 일했습니다. 피해 현장과 망연자실해 있는 농민들의 안타까운 표정을 보니 도무지 꾀를 부릴 수가 없었습니다. 역시 119구급대원과 해병 전우 회원들의 활약은 대단했습니다. 전기톱으로 비닐하우스를 지탱해있다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쓰러진 쇠파이프의 연결고리를 잘라내고 뽑아내는 일을 정말 쉽게 해내 농민들의 마음을 흐뭇하게 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봉사단과 함께 간 손학규 지사도 점퍼를 벗어 던진 채 비지땀을 흘리며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 주변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필자는 일찍이 태풍 매미로 피해를 입었던 마산에 봉사활동을 나갔다가 너무나도 열심히 일하는 손지사의 진면목을 확인한 바 있습니다. 어쨌거나 삽으로 눈을 걷어내고 뽑아낸 쇠파이프를 옮기는 일을 하면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후에는 무너지지는 않았지만 비닐하우스와 하우스가 연결된 부분에 쌓인 눈을 치웠습니다. 오후 일이 마무리될 때 쯤 장성군수께서 막걸리를 가지고 위문을 오셔서 고맙다는 말을 수도 없이 했습니다. 사실 우리 100여 명이 한 것은 큰일은 아니지만 도지사까지 직접 와서 일손을 도울 줄은 미처 생각지 못한 듯 했습니다. 폭설현장의 봉사활동은 동네 주민들의 열렬한 환송을 받으며 버스에 오르는 것으로 끝이 났습니다. 집에 돌아와 욕조에 몸을 담그고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가 사는 경기지역도 지난 91년 고양의 한강 둑이 터졌을 때, 또한 지난 98년 수해 시에 전국 각지의 국민들로부터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던 기억이 새롭게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우리 경기도민이 폭설피해지역 주민들을 위해 앞장서야 할 때라고 생각했습니다.은혜를 모르면 짐승만도 못하다고 했습니다. 성탄연휴 이틀 동안에만 2천명이 넘는 경기도민들이 전남북지역에서 봉사활동을 펼쳤다고 합니다. 대단한 일입니다. 성탄의 의미에 걸 맞는 일을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아직도 설해복구실적은 80% 를 밑돈다고 합니다. 이제 며칠만 지나면 새해가 밝아 올 것입니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지금 이 순간 우리 경기도민을 비롯해 보다 많은 국민들이 폭설피해지역에 대한 관심과 지원으로 연말까지 폭설로 입은 상처가 말끔하게 치유되었으면 합니다. 그리하여 새해아침에는 우리 국민 모두가 새로운 각오와 다짐으로 떠오르는 햇덩이를 가슴에 안고 힘차게 새 출발했으면 하는 마음이 그저 간절할 뿐입니다. /홍 승 표 道총무과장·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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