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도 함께 생각하는 도시개발

얼마 전에 모 일간지에 아파트에 밀려난 수도권 공장 갈 곳이 없다라는 기사가 눈에 쏙 들어온 적이 있다.수도권 공단에서 임차대란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서울의 영등포와 독산동, 광명, 부천, 부평 등 소규모 공장이 밀접한 지역에 재개발 바람이 불면서 공장 이전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서울 영등포나 신도림, 부천, 부평 등지의 소규모 공장들은 재개발 바람이 불면서 새 둥지를 찾아야 할 처지인 것 같다.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곳이 남동반월시화 등 수도권 공단 빅3라고 한다. 물론 이 지역의 강점은 교통이라고 할 수 있다.나는 이 기사를 접하면서 마음 한 구석에 뜨끔한 생각을 갖게 됐다.우리 인천지역도 구도심 재개발이 한창 진행중에 있는데 과연 이러한 문제들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라고 스스로 반문하게 된다.우리는 도시개발이라는 명분아래 그동안 소시민의 삶을 가능하게 했던 중소기업 내지는 도시형 영세기업에 대해서 이제 우리가 살만해졌다고 해서 문전박대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다행히도 인천은 검단 신도시를 개발하면서 도시주변에 흩어져 있는 영세공장들을 흡수하기 위해 외곽지역에 일반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이는 다른 지역에 비교해 보면 무척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그러나 문제는 우리 인천지역은 도화구역, 주안동, 동인천, 인천역주변, 용현동 등 구도심 재생사업이 여러 곳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이러한 곳에서는 많은 영세공장들이 갈 곳이 마땅치 않을 것이다.구도심개발을 통해서 쏟아져 나올 영세공장들이 도심근처에서 재정착을 해서 지금까지의 생산활동뿐만 아니라 더 나은 고용을 창출할 수 있도록 지금보다 더 좋은 환경에서 생산활동을 계속할 수 있는 기반시설을 적극 마련해 줘야 한다.그러기 위해서는 도시개발과 병행해서 임대전용산업단지의 조성을 통해 자금력이 부족한 지역내외의 영세공장들을 흡수함으로써 고용 및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오문권 인천도시개발공사 예산관리처장

농지관리과정 교육을 마치고

최근 농업연수부에서 실시한 농지관리과정에 참가하면서 농지관리업무에 대한 전문지식 습득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교육에 참석한 사람은 전국 도, 시군, 읍면에서 농지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9~5급까지 총 42명. 우리는 농지의 효율적 관리라는 하나의 과제를 가지고 4박5일 동안 우리나라의 농지정책 방향, 농지법 해설, 농지은행제도, 농지전용실무, 농업진흥지역관리, 국토이용 및 계획에 관한 법률, 농지감사사례 등의 짜임새 있는 커리큘럼에 참여했다. 교육생 중에는 농지를 담당하고 있으나 지식을 더 향상시키려고 하는 사람, 농지를 담당하지는 않지만 향후 농지를 담당할 것을 예상해 지식을 이해하고 축적하기 위한 사람, 퇴직 후에 귀농하거나 타용도 전용시 농지에 대한 상식이 필요한 사람 등 참여 목적이 다양했다.단일과정치고는 교육기간이 다소 긴 느낌도 처음엔 있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농지법 이론, 실무 사례, 현장 실습 교육 등 농지를 직접 담당하는 공무원이 아니더라도 일반 상식적으로 필요한 교육이란 것을 모두가 실감하고 있었다.농지는 우리 인간에게 식량을 공급해주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인간의 생존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재화임에 틀림이 없다는 것을 국민이면 누구나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즉 농지는 식량을 생산할 수 있는 유일한 도구이며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써 인류의 기본적인 의식주 중 식(食)을 책임지는 식량 생산의 터전으로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것을 재삼 인식하였다.도시화, 산업화에 따라 작금의 농지는 계속해 감소하고 지구온난화 등도 식량생산 능력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비옥한 토양의 형성에는 수백만 년이 걸린다. 또한 지금까지 비옥한 토양의 제조법은 아무도 찾아내지 못했기 때문에 농지를 새롭게 대체할 수 있는 어떠한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그러므로 농지는 인간이 먹고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인 한정된 자원임에 틀림없기 때문에 농지의 보전은 아주 중요한 것이다. 또한 농지는 토양 보전, 수원 함양, 홍수 조절, 대기 정화는 물론 아름다운 경관 제공이라는 무한한 공익적인 가치를 창출해 낸다. 단순한 생산 수단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동물, 식물, 물도 살리고 공기와 같은 자연, 그리고 미래의 인류 및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의 방식의 가장 근간을 이루는 것이기 때문에 농지 보전의 필요성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농업연수부에서도 이러한 농지의 중요성을 절실히 인식하고 연간 5기의 교육과정을 편성, 앞으로도 더 많은 공무원이 교육을 받을 것으로 예상돼 농업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공무원으로서 기대가 크다.이러한 집합교육을 통해 동기생끼리 앞으로 업무를 추진하면서 전국적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해 의견을 교환하고 사례를 수집하면 이보다 더 좋은 교과서는 없을 것이란 생각이다.앞으로 어떠한 곡물 파동이 나타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에서 농지에 관계하고 있는 공무원뿐만 아니라 국민이면 토지를 재산 증식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보다 우리의 생명산업인 농업의 중요성과 적정 농지의 보전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러한 교육과정을 통해 농업연수원이 증명해 주었으면 한다. /임상균 축산위생연구소 연구팀장

林의 향기 가득한 황학산 수목원

녹색 명품도시를 추구하려는 여주군의 노력이 가시화되고 있다. 봄이 되면서 그동안 심혈을 기울여 준비 해 온 자연 향기 가득한 여주 황학산 수목원이 일반에게 공개됐다. 여주에 또 하나의 명소가 탄생한 것이다. 여주군 여주읍 매룡리 292번지 일원 27만3천㎡에 자리한 수목원은 다양한 산림유전자원이 전시되고 있다. 수목원의 주요 시설을 보면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자연과 인간이 교감할 수 있는 테마 공간으로 매룡지, 풀향기 정원, 양화 소록원, 미니가든, 항아리 정원, 나이테 광장, 강돌정원, 산열매원, 석정원, 미로원, 산야초원 등 14개의 테마공간과 체험학습 공간으로 채원, 습지원, 야외학습장 등이 조성됐고 산림 박물관은 조성 중에 있다. 연구 증식 시설로 연구용 온실, 휴식 공간으로 잔디 피크닉장, 전망대 등이 있으며 또 기본 시설로 관리 사무소와 135대가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이 완비돼 있다. 특별히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사전 예약한 경우에 한해 숲 해설사가 안내를 해주는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또한 국내 멸종 위기 식물에 대해 공부하는 단양 쑥부쟁이 심기, 자연과 숲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사생대회, 음악동호회 등과 연계한 숲속 작은 음악회, 볼거리가 풍부한 식물 세밀화 및 사진 전시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황학산 수목원에서는 방문객이 자연을 느끼고 호흡하며 자연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신나는 수목원을 비롯해 다양한 생태체험과 학습프로그램, 축제가 어우러진 유익한 수목원, 청정한 숲의 향기와 문화예술이 만나는 아름다운 수목원, 식물의 생태와 기능에 따라 테마정원을 구분한 특화된 수목원으로 운영, 여주를 찾는 모든 방문객이 만족을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여주군은 세종대왕릉과 효종대왕릉, 명성황후생가, 신륵사, 목아 박물관, 고달사지, 파사산성 등 명승지가 많다. 영동고속도로를 축으로 남북으로 이어지는 중부고속도로, 중부내륙고속도로, 중앙고속도로 등을 이용하면 전국에서 1~2시간 안에 여주에 도착해 다양한 명승지를 관광할 수 있다. 특히 조선조 제4대 임금인 세종대왕릉은 조선왕조의 능제를 가장 잘 나타내고 있는 능의 하나로 소현왕후 심씨와의 합장릉임을 알 수 있는 2개의 혼유석이 있어 역사가는 물론 일반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인근에 위치한 조선 제 17대 효종 대왕릉도 효종과 왕비 인선왕후 장씨가 모셔진 쌍릉으로 인근의 푸른 소나무들이 울창하게 어우러진 곳에 위치해 소나무 향과 그윽함을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왕릉이다. 여주를 방문하면 3천년 역사를 자랑하는 여주 쌀도 빼놓을 수 없는 명품식품이다. 예부터 임금님께 진상하였다는 기록이 있는 진상미로 지은 여주쌀밥을 시식하며 여주 쌀, 도자기, 여주 밤고구마, 참외, 땅콩 등 특산물도 구입할 수 있다. 이러한 특산품은 4~5월 사이에 개최되는 도자기축제, 10월 초순에 개최되는 진상명품축제 기간 중에는 다양한 행사와 함께 할인행사도 정기적으로 개최돼 이용에 참고하면 도움이 된다. 이와 함께 지난 2007년 6월 전국 최초로 명품매장으로 개장돼 구찌, 버버리, 아르마니 등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명품 쇼핑 장소로 정착해 가고 있는 신세계 첼시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까지 돌아본다면 더 없는 추억 여행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주요 관광지를 여행할 때에 이번에 개장된 황학산 수목원을 둘러본다면 그야말로 알찬 웰빙여행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김완수 여주군농업기술센터 기술지원과장

화재와의 전쟁을 수행하며

전국 모든 소방관서가 지난 3월 말부터 소방방재청장의 지시를 받아 화재와의 전쟁을 수행하고 있다. 발단은 지난 해 11월 발생한 부산 권총사격장 화재로 일본인이 다수 사망한 사고라고 볼 수 있다. 국격이 훼손되는 후진국형 사고를 막아 오는 11월에 개최되는 G20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고자 하는 행정안전부의 의지가 담겨있다.일산소방서의 경우 3년 평균 화재피해 건수는 394건, 인명피해는 사망 2.3명, 부상 15.3명이었다. 화재발생건수나 인명피해건수가 줄고 있는 실정이지만 10% 이상 획기적으로 줄이고자 화재와 관련되는 화재예방, 진압전술, 장비확충 등 세부실천 계획을 세워 1년 동안 전쟁수행 형식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그리고 화재현장 5분 이내의 출동률을 높이기 위해 신고 출동체계와 소방차 출동로 확보를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 신속한 출동과 효율적인 화재진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최근들어 자살사고, 산업재해, 교통사고 사망자 등이 늘어나고 있는 간운데 화재로 인한 사망자 역시 지난 3년 평균 전국적으로 434명에 달했다. 올해는 화재사고 사망자를 10% 이상 저감시켜서 화재와의 전쟁 원년의 목표 달성을 위해 총체적인 소방행정력을 기울이고 있다.요즘 우리는 각종 정보 매체의 홍수와 각각의 업무 전문화로 웬만해서는 어떠한 행정력을 쏟아 부어서 일사분란하게 한 가지 목표를 두고 추진하기가 어렵다고 본다. 특히 화재발생은 예측가능성이나 피해 확산성이 불투명하다. 그렇지만 이번처럼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를 수치화해서 목표를 설정해 놓고 전쟁수행이라는 구호로 외칠 수밖에 없는 소방조직의 수장의 뜻을 우리는 이해해야만 한다. 소방공무원들은 그동안에 2교대 근무체계로 격무에 시달려왔다. 올해에는 전면적으로 3교대 근무를 추진하고 있다. 격변하는 시대에 소방만이 변화에 뒤진다면 조직의 발전은 요원하고 국민의 신뢰도 잃을 수 밖에 없다. 이번 기회에 화재발생이나 인명피해를 획기적으로 줄여서 목표를 초과 달성한다면 신뢰받는 소방조직으로 다시 태어나게 될 것이며 소방기본법에 나와 있는 대로 국민의 생명을 지켜낸 소방공무원으로서의 보람을 느끼게 될 것이다. /장진홍 일산소방서장

가족정책의 통합적 패러다임

노인을 위한 복지정책은 그 노인과 함께 사는 며느리, 아들, 손자녀, 심지어는 한 집에 공동주거 하지 않는 가족에게까지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노인 복지정책은 가족 관련 정책의 하나이기 때문이다.그러나 흔히 정책을 추진하고 사업을 관할하는 일선에서는 여성정책, 보육정책, 청소년정책, 노인정책을 가족 관련 정책으로 인식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의 가족정책은 미혼모가족, 한부모가족 등의 취약가족과 다양한 가족에 국한되어 있으며, 건강가정기본계획과 가족친화 추진 관련 사항으로 경계를 설정했기 때문이다. 결국은 대상의 개별성이 가족으로 통합되지 못하고, 개인의 복지추구가 가족의 생활의 질 향상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결과를 산출하게 된다.점점 심각해지는 한국사회의 저출산고령화의 문제를 우리는 TF팀과 추진위원회의 구성으로 해결하려 했다. 아이를 조금 낳고, 양육과 교육에 힘겨워하며, 노인의 수명이 연장되어 돌봄을 필요로 하는 것은 모두 한 가정 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동시적 현상이며, 모두 강한 상관을 맺고 있는 복합적인 문제이다. 즉 모두 가족과 사회의 상호작용 속에서 빚어지는 문제인 것이다. 따라서 가족정책은 부서별로 흩어져 복지부서에서, 여성부서에서, 가족부서에서 업무를 추진해야하는 개별대상으로 다루기보다는, 서로의 존재가 가족이라는 관계와 장(場) 안에서 영향을 받게 되고 그 반응행동의 누적과 응집이 사회현상을 만들어낸다는 통합적 시각이 필요하다.가족정책은 가족안의 개인을 다루되, 가족이라는 렌즈의 투과가 중요하며, 또한 일관된 추진체계로 공조를 도모해야 한다. 그래야만 부서간의 단절로 인한 사업의 중복성을 피할 수 있고, 추진하는 정책의 파급효과를 모든 가족원의 입장에서 함께 고려하는 교류를 가질 수 있다. 이제는 대상별 정책에서 벗어나 가족단위 정책으로 사업을 수행하는 통합적 개념이 필요하다. 여성, 가족, 청소년을 한 울타리에 묶어놓고, 아동, 보육, 노인을 따로 묶어 놓는 중앙의 행정체계와 광역 및 기초 지자체의 사업부서에 대해서는 대상별 정책에서 가족 단위별 정책으로 가야하는 통합적 개념의 패러다임을 갖추어야 할 시점이다. /양정선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연구위원

2011년 전국체전의 과제

우리나라에서 매년 개최하는 행사 가운데 전국체전보다 역사가 깊고 규모가 큰 국내행사가 어디 있을까? 1920년 조선체육회 창립행사로 1회 대회가 시작된 이래 전국체전은 올해로 91번째를 맞는다. 강산이 아홉 번 변한 세월이다. 90회 대회까지 치러낸 전국체전은 그동안 어떻게 변해 왔을까? 사람으로 따지면 신생아에서 노익장이 된 그 세월 동안 경기 종목과 참가 선수 등 그 규모와 기량 면에서 많은 발전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전국체전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점점 퇴보되고 있는 것도 어느 정도 부인하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물론 바쁘고 복잡한 현대를 살아가다 보니 전국체전이 개최된지도 모르게 끝나버릴 수도 있고 경기가 열리는 먼 도시까지 짬을 내 찾아가 보기도 어려운 만큼 경기가 개최되는 제한된 도시만의 축제가 될 수도 있다. 전국이라는 의미는 참가선수단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단어일지도 모른다. 전국체전은 말 그대로 전 국민의 축제여야 하는데 개최지의 체육행사로 그치고 체육인들만의 잔치로 끝나버려 전국체전이라는 명함이 무색해지는 최근의 경향을 언제까지 두고만 볼 수는 없는 일이다. 이런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기회와 책임이 내년 경기도에 주어진다. 매년 시도마다 순회 개최되는 전국체전의 성화가 2011년에는 1989년 이래 22년 만에 다시 경기도에서 타오르기 때문이다.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야구, 수영, 역도를 포함한 13개의 금메달을 쟁취, 세계 7위의 성적을 거둔 데 대한 갈채는 사실 올림픽만의 몫은 아니다. 4년에 한 번씩 치러지는 올림픽의 영웅을 배출하기 위해 매년 개최되는 전국체전을 통해 다져진 기술과 기량이 주효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다 안다. 사실 전국체전과 국민 간 마음의 거리는 다각적인 홍보와 흥미 있는 참여 프로그램의 미진함에서도 원인을 찾아야 한다.내년 10월 전국체전 기간인 일주일간 전국의 선수단, 임원진은 물론이고 해외동포 선수단까지 약 3만명의 체육인과 체육 관계자가 41개 종목에 참가하기 위해 도내 54개 경기장을 방문하게 된다. 사실 이들은 전국체전이라는 축제를 위해 초빙된 공연자라고 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전국체전의 성패를 가늠하는 기준의 하나가 선수들의 멋진 공연을 보러오는 관람객 수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여기서 관람객 수는 공간과 시간을 뛰어넘는 첨단 기술이 넘쳐나는 시대에 걸맞게 실제 경기장에 가서 관람하는 직접 관람객만이 아닌 TV, 라디오, 컴퓨터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한 간접 관람객까지 포함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을 어떻게 유치하고 만족시킬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내년도 전국체전을 경기도에서 유치하고자 한 목적은 대한민국 체육의 웅도로서의 위상을 전 국민에게 알린다는 면도 있었지만 경기도 일자리 창출을 비롯한 지역경제 파급 효과와 경기도 홍보 마케팅 효과를 노린 데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회를 개최할 때마다 최상의 여건을 선수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부득이 투자하게 되는 경기장의 신축과 보수공사에 소요되는 예산 투자 요인 발생으로 몇 천 억에 달하는 도내 관련 산업의 생산유발효과와 부가가치유발효과 등은 물론이고, 수천 명의 취업유발효과를 가져오는 파급 효과는 각 지자체마다 매년 전국체전 유치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게 되는 주 요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최근 들어 기차, 지하철, TV에서까지 경쟁을 벌이고 있는 지방자치단체 홍보 마케팅 경향을 감안해 볼 때, 도내 각 시군의 산업시설, 관광자원, 문화행사, 특산품 등 지자체의 총체적인 마케팅 홍보 효과는 그 무형 가치를 계산하기 어려울 정도로 크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전국체전의 위상 제고와 개최 지자체의 유치 효과 극대화를 위해서는 기획과 전략, 실천이 필요하다. 그 길만이 매년마다 치르는 대한민국의 올림픽으로 전국체전의 위상을 드높일 수 있다. 2011년 전국체전은 반드시 그렇게 치러져야 하고 그래야만 경기도가 전국체전의 역사를 다시 쓸 수 있다. /장수진 경기도 전국체전추진기획단장

꿈의 미래도시 ‘IFEZ’로의 초대

인천경제자유구역(IFEZ)이 대한민국 신 성장 동력 창출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동북아 비즈니스 허브도시 구현을 말한 지 벌써 6년이 지났다. 그동안 IFEZ는 많은 변화를 만들어 냈다. 바다를 매립해 기반시설과 정주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세계 유수의 글로벌 기업과 정치문화 행사를 잇달아 유치하며 도시에 옷을 입히고 생명을 불어넣었다. 나아가 송도식 개발이라는 신조어를 만들며 미래도시의 새로운 발전 모델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기도 하다. 이제 IFEZ는 1단계 사업을 통해 얻은 확신과 자신감을 바탕으로 새 천년 새로운 10년을 향한 첫걸음을 힘차게 내딛고자 한다.그동안 IFEZ는 경제자유구역 중 가장 앞선 성과를 보이며 향후 경제자유구역 개발의 방향과 성공의 조건을 제시하는 시금석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이제 IFEZ는 2단계 사업을 통해 투자유치와 도시개발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가고자 한다. 특히 IFEZ의 개발 패러다임과 콘셉트에 걸맞은 건전한 국내외 자본과 기업유치에 총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다. 2단계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우리나라 무역수지 개선은 물론 지방세 증대와 자산가치 상승으로 구도심과 동반 발전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수도권 집중 억제, 국내기업 역차별, 지역적 배려 및 정치적 고려, 각종 규제 등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IFEZ가 풀어야 할 난제들도 산적해 있다. 최근 국내 유력 미래전략연구소가 실시한 경쟁력지수(FCI) 평가 결과에 따르면 IFEZ는 싱가포르, 홍콩, 상하이 등 세계 20개 경제자유구역(FEZ) 가운데 국내 FEZ 중 가장 높은 종합 경쟁력 7위로 평가되었다. 입지 및 사회환경 항목에서는 수준급 평가를 받았지만 제도 지원, 규제 수준 등 정책매력도 분야는 하위권으로 초라한 성적을 받았다. 이는 향후 IFEZ가 가야할 방향을 제시해주는 바로미터라 하겠다. 한마디로 규제를 안 풀면 세계 속 인천은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는 제도 지원과 규제 철폐를 통해 편리하고 효율적인 경영활동과 비즈니스 기회만 보장한다면 세계 유수의 FEZ들과 충분히 겨뤄볼 수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지금 부산대구대전 등 지자체 및 다른 경제자유구역의 인천 배우기가 한창이다. 국내외 기업들도 IFEZ 내 선도기업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이미 국내외 450여개 업체가 IFEZ에 둥지를 틀었고, 송도국제도시는 시스코(CISCO), IBM, 지디시스(GDSYS) 등 세계적인 IT 기업들이 몰려들며 다국적 IT기업 클러스터로 급부상하고 있다. 또한 최근 1년 사이 포스코 건설을 비롯해 벽산건설, 신동아건설 등 60여개 국내 대형건설사들도 송도로, 인천으로 본사 이전 러시를 이루고 있다. 금년 1월 인천의 고용률과 실업률이 모두 최고를 기록, 세간의 화제가 된 일이 있다. 이는 비경제활동인구에 속해 있던 잠재적 실업자군이 경기회복을 감지하고 구직활동에 나섬으로써 나타난 일시적 괴리현상으로 IFEZ로 대표되는 인천의 역동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최근 내한한 세계적인 신도시 전문가 리처드 파이저 하버드대 교수는 미래도시의 신 개념 모델로 콤팩트 시티(Compact City) 및 스마트 커넥티드 커뮤니티(Smart&connected community)를 지향하는 IFEZ를 지목했다. 또한 포브스 수석기자인 크리스토퍼 스타이너는 그의 베스트셀러 석유종말시계에서 현대형 도시의 정답으로 IFEZ를 제시하기도 하였다. 우리는 의심하지만 세계는 주목하는 IFEZ. 인천이 꿈꾸고 대한민국이 만들어 가는 콤팩트 스마트 시티(Compact Smart City), IFEZ로 여러분을 초대하고자 한다. 보는 것이 믿는 것이다라는 말처럼 국제도시를 넘어 미래도시로 진화하고 있는 벽해상전(碧海桑田)의 현장을 직접 체험해 보자. 상상을 현실로 바꾼 IFEZ가 의심을 확신으로 변화시켜 줄 것이다./최현길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차장

고려 ‘비색(翡色)’의 실체

청자의 종주국인 중국에서도 재현할 수 없었던 고려의 비색(翡色)이 정확히 어떤 색을 가리키는지 분명치 않다. 지난 몇 세기 동안 비색의 실체를 밝혀내기 위해 다양한 연구가 있었지만, 비색은 어느 틈에 안개같이 빠져나와 신비의 저쪽으로 넘어가 버린다. 수중금(袖中錦)에서도, 고려청자의 유태(釉胎) 색이 매우 개성적이며 아름다웠기 때문에 중국천하의 수많은 청자들을 제쳐 놓고 천하제일이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그때(12세기 중반)의 비색은 과연 어떤 색이었을까.비색의 비(翡)는 물총새 수컷을 가리키는 말이다. 중국인들은 월주(越州)청자의 비색(秘色)을 취색(翠色)이라고 해 역시 물총새 암컷 깃털 색을 연상케 하는 표현을 썼다. 당시 고려에서 중국의 색에 대한 이해와 관련해 취(翠) 대신 비(翡)자를 썼을 가능성도 있다. 암컷의 색이 수컷에 비해 녹색이 더 많다는 사실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한편, 중국 청자는 원래 옥(玉)을 모델로 하면서 여러 조형요소가 성립되었기 때문에 옥과 관련한 견해에도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당나라 후기(8세기) 때 책인 유명한 다경(茶經)에도, 청자는 옥을 닮고, 백자는 은을 닮으며(靑瓷類玉 白瓷類銀)라 하여 청자와 옥이 밀접한 관련 속에 있다는 사실을 밝혀 놓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려의 기록에는 청기와(靑瓦)나 녹자(綠瓷) 연적이나 베개 등을 청색과 녹색으로 표현하면서 한결같이 옥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매우 놀라운 사실은 고려인의 기록에서 비색(翡色)이라는 말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우리가 지금 자랑스럽게 여기는 고려 비색 청자라는 말이 당시 고려인에게 보편화돼 있던 말이 아니었을 것이라는 추측도 가능해 진다.비색이란 말은 중국 사신 서긍(徐兢)의 고려견문록인 선화봉사고려도경(宣和奉使高麗圖經) 1124년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말이다. 이 기록을 근거로 실체가 분명치 않은 비색이라는 표현을 최고 수준의 청자를 가리킬 때 관행적으로 쓰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최 건 경기도자박물관장

봉사는 순수성이 생명이다

노인분들에게 무료로 급식을 한다니까, 좋은 일을 한다고들 말한다. 그런데 세상살이가 참 묘하다. 좋은 일을 한다고 해서 꼭 좋게만 보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선거에 나설 속셈이 있어 선심 봉사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아니다. 내 경우를 예로 들자면, 제15대 대통령 선거 때 모 정당의 여성부장을 끝으로 정당 생활을 접은지 이미 오래 됐다. 가족들에게 다시는 선거라면 쳐다보지도 않겠다고 굳은 약속을 했다. 지방의원 같은 선거직을 존중은 하지만 그에 대한 미련은 털끝만큼도 없다. 가족과의 약속도 중요하지만, 지금껏 몸과 마음을 바쳐온 봉사활동에 흠집을 만들고 싶지는 않다. 가령 내가 선거에라도 출마하게 되면 그것 봐라. 역시 선거에 마음이 있어 그동안 선심 급식을 한 것이 맞지 않느냐고 손가락질을 받을 게 분명하다. 그것은 내가 바라는 일이 아니고, 또 그같은 오해 사는 일을 하고 싶지도 않은 게 내 진심이다.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가끔 예비 후보들이 급식소를 찾아와 1일 도우미를 자청하는 경우가 있다. 배고픈 사람이 찾아오면 급식소에선 누구든 가리지 않고 식사를 대접한다. 마찬가지로 도우미 일을 하겠다고 찾아오면 그가 누구든 마다하지 않는다. 예비후보라고 해서 다를리 없다. 급식소는 항상 개방돼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를 두고 일부의 오해가 있었다니 인심이 너무 삭막하다. 여당 사람들도 도우미 일을 했고, 야당 사람들도 했다. 도우미를 하겠다는데 누구는 하고, 누구는 하지말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다.최근 엉뚱한 오해를 사 마음고생을 했다. 한길봉사회 수원시지회에서 명칭을 녹색복지회로 바꿔 새출발을 한 것은 지난 2월1일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동안 한길봉사회 수원시지회는 중앙회 산하에서 성장했다. 독립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고, 마침 10주년도 돼 할만큼 했다는 생각에 회원들의 뜻을 모아 새로운 시작을 했다. 단체명도 녹색성장시대를 맞아 청정의 상징인 녹색으로, 봉사의 순수성을 살리자는 의미에서 녹색복지회로 했다. 문제는 도우미 일을 한 예비후보들이 홈페이지에 한길봉사회에서 자원봉사를 한 것으로 홍보하면서 불거졌다. 한길봉사회를 그토록 기억해주는 것은 고맙지만, 한편 이미 떠난 마당에 중앙회를 대하기가 난처한 상황이 됐다. 물론 순간적인 착각이겠지만, 내 입장을 곤란하게 만든 그들에게 서운한 마음이 없지 않다.62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지방 정가가 요동을 친다. 그러나 심판은 결국 유권자들이 한다. 예비후보자들이 급식도우미를 한 것은 그들 입장이지, 본 급식소의 입장은 아니다. 봉사를 정치로 오염시킬 생각은 추호도 없다. 정치색에 얼룩진 봉사는 봉사가 아니다. 봉사는 생업이 아니다. 먹고 살기 위해 하는 봉사는 직업이지 봉사가 될 수 없다. 봉사는 봉사 그 자체에 의미와 보람이 있고 즐거움이 있다. 사회봉사에도 여러가지가 있다. 그 가운데 경로 무료급식을 선택한 것은 어르신들은 오늘의 우리 사회를 있게해준 전 시대의 역군인데도 가장 약한 사회적 처지에 계신 분들이 많기 때문이다. 고령화사회의 대처가 있어야 밝은 미래를 연다고 믿는다. /이지현 녹색복지회장

희망을 전달하는 메신저가 되어

말이나 사람을 이용한 우역제(郵驛制), 횃불과 연기를 이용한 봉수제(烽燧制), 군사통신을 이용한 파발제(擺撥制). 이 모두가 고대국가의 주요한 통신수단의 하나였다. 조선시대 통신수단은 역참제에 의해 이뤄져 오다가 1884년(고종 21년) 근대적인 통신제도를 처음 도입하여 우정총국이 설립돼 한성우체사, 일제강점기 총독부 통신국을 거쳐 해방과 더불어 1948년 체신부가 발족됐다. 그리고 2000년 7월 1일 우정사업본부가 출범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우정업무를 관장하던 기관은 시대에 따라 달랐지만 근대통신의 역사는 올해로 126년을 맞이하고 있는 셈이다. 과거 통신수단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 우체국은 중요한 통신기관이자 서민들의 따뜻한 동반자의 역할을 해 왔다. 학창 시절 밤을 새워 헤르만 헤세의 글귀를 넣어가며 누군가에게 편지를 썼던 아련한 추억, 멀리 계신 부모님께 안부를 묻는 편지, 그리고 그리운 사람으로부터 기다리는 편지를 받기 위해 하루 한 번 오는 집배원 아저씨를 기다리며 동구 밖 너머 보던 기억들이 그리 오래 전의 일이 아니었음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기다림을 알기에 집배원은 한 통의 편지를 배달하기 위해 산을 넘고 강을 건너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정보통신의 발달과 함께 IT기술과 접목한 새로운 형태의 현대적 우정 서비스가 제공되는 등 우체국의 모습도 많은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첨단 시스템과 전국적인 네트워크 구성으로 대한민국은 OECD국가 중 가장 저렴한 우편요금으로 국민들에게 보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선진우정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복잡하고 다양한 현대산업사회로 접어들면서 한때 우정사업의 민영화 및 통상시장 개방이 거론된 적이 있었지만, 민간기업의 수익성 위주의 서비스 제공에 따른 불이익은 고스란히 국민들이 떠안아야 할 결과를 초래하게 됨에 따라 미국, 일본 등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서도 국가의 우편 독점권을 인정하고 있다. 대도시부터 산간, 도서벽지 등 오지에 이르기까지 저렴한 비용의 보편적 우정 서비스를 제공받아야 할 국민들의 권리를 국가는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22일은 정보통신의 날이다. 1956년 처음 체신의 날 기념일 제정을 시작으로 올해로 55주년이 되는 정보통신의 날을 맞이하여 우정사업본부에서는 순직우정인 추모행사 등 우정역사를 기리는 다양한 행사를 갖는다. 국가 기간통신과 서민들의 입과 귀가 되어주었던 우정사업이 시대가 흘러도 이 땅의 모세혈관이 되어 대한민국 구석구석까지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희망 메신저가 되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고용석 의정부우체국장

G-Value, 행복한 변화의 시작

처음 경기도의 핵심가치인 도전, 열정, 창조의 단어를 접했을 때 단지, 아름다운 단어라고만 느꼈을 뿐 나에게는 어떤 기대나 흥분도 없었다. 아마도 G-Value 과정을 참여하지 않은 경기도 공직자들도 이 같은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5일간 제1기 G-Value 교육과정에 참여하면서 도전, 열정, 창조라는 핵심가치들의 의미를 서서히 느끼게 되었고 앞으로 다가올 행복한 변화에 대하여 기대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기대감을 경기도 공직자들과 함께 공유하고자 인상 깊었던 과정들을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먼저, 나로 출발하는 G-Value는 공무원 임용 이후 삶에 변화를 준 순간들을 플러스 요인(보람, 열정, 행복)과 마이너스 요인(낙담, 좌절, 의기소침)을 찾아내어 발표하는 시간이다. 그런데 발표하는 과정 중에 특별한 공통점이 발견되었다. 공직 생활의 연차가 쌓일수록 플러스 요인보다는 마이너스 요인이 급격히 증가한 것이다. 왜 시간이 흐를수록 부정적으로 변화하는 것일까? 첫 공직생활을 시작했을 때의 초심은 없어지고 열정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고민을 하게 되었다. 임용 직후 품었던 초심과 현재 얼마나 거리가 떨어졌는지를 점검하고 그 속에서 열심과 뒷심의 마음을 다짐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두 번째로 G-Value 이해하기와 실천을 가로막는 장벽들에서는 핵심가치를 품고 살고 있는 사람의 특징에 대해 생각하고 사례들을 토론했다. 핵심가치를 품고 있는 사람은 자기 주도적이며 구체적인 목표가 있고 도전적인 사람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1953년 예일대학교에서는 졸업반 학생들에게 목표를 구체적으로 작성하도록 하는 실험을 하였다. 20년 후, 구체적 목표를 작성했던 13%의 학생들은 도전과 열정으로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었고, 나머지 87%의 학생들은 서민 또는 빈민층으로 살고 있었다고 한다. 이번 과정을 통하여 핵심가치와 구체적인 목표 설정의 중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세 번째로 G-Value 실천의 깨진 유리창에서는 업무에 깨진 유리창을 찾고 이를 보수하는 방안을 수립하는 것이었다. 깨진 유리창의 법칙은 1969년 스탠포드 대학의 심리학자 필립 짐바르도 교수가 발견한 이론으로 치안이 비교적 허술한 골목에 보존 상태가 동일한 두 대의 자동차를 보닛을 열어놓은 채로 1주일 간 방치해 두었는데, 한 대는 보닛만 열어 놓고 다른 한 대는 고의적으로 창문을 조금 깬 상태로 놓았다. 이러한 약간의 차이만이 있었을 뿐인데 1주일 후 두 자동차 상태는 확연히 달랐다. 보닛만 열어둔 자동차는 특별한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지만 보닛을 열어놓고 유리창을 깬 상태로 놓아둔 자동차는 1주일 후 완전 고철 상태가 될 정도로 파손되고 말았다. 즉, 사소한 무질서들이 방치되면 더 큰 문제가 야기된다는 것이다. 우리 주변에서도 업무 떠넘기기(핑퐁), 전례 답습, 현실 안주 등의 깨진 유리창이 업무의 생산성 저하, 도민의 신뢰 저하의 결과를 낳지 않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G-Value 함께 세우기는 우리 안에 숨은 달인을 찾는 것이었다. 처음 달인의 의미를 물어보았을 때 필자와는 거리가 먼 거창한 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G-Value 과정에서의 달인은 우리의 주변에서 작고 소박한 일이라도 남다른 마음과 부단한 열정으로 노력하는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작고 사소한 일이라도 최고의 감동을 전달하는 달인의 마음으로 업무에 임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인생의 성공은 도착지가 아니라 기대와 흥분의 연속이라고 한다. 필자는 남은 29년의 공직기간 동안 경기도 공무원으로서 도전, 열정, 창조의 가치를 공유하면서 설레고 흥분되는 행복한 변화의 시작을 기대해본다. /백수봉 양주시 총무과

‘짠물展’ 인천의 정체성 깨우다

최근에 우후죽순처럼 박물관이 생겨나고 있다. 인천의 경우 2005년 이후 매년 평균적으로 3개의 박물관이 들어서고 있다. 적어도 아시안 게임이 열리는 2014년까지는 박물관, 미술관이 계속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인천과 수도권의 박물관을 둘러보면서 느끼는 것은 먼저 그 트랜드이다. 테마별로 또는 특성화된 박물관이 얼굴을 내밀면서 박물관만 둘러보아도 시민의 문화적 욕구의 상당 부분이 해소될 것 같다. 또한 박물관과 미술관의 진흥을 위하여 법체계가 정비됨에 따라 박물관과 미술관의 구분이 명확히 정의되고 있다.이러한 구분에 따라 선택과 집중에 의해 분화되고 규모의 혜택을 가짐에 따라 주민이 더 많은 문화 향유의 기회를 가지게 될 것이다. 문화의 공공성과 다양성 그리고 이를 통해 시민의 문화향유권을 보장하게 될 것이다.인천 시립박물관에서는 인천의 짠물에 대한 해명 이라는 주제로 특별전을 진행중이다. 시립박물관이 인천의 박물관으로써 본연의 자리매김을 하기 위해서는 다른 박물관과는 뚜렷이 구별되는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과거의 유물을 새롭게 재현하는 도전이 필요하고 이러한 도전이 기회로 승화하기 위해서는 문화적 지원과 시민의 격려는 그 필요충분조건이 된다고 할 수가 있다.인천짠물 특별전은 인천이라는 시공간에 존재했던 실체와 그 이야기를 다루면서 인천의 정체성에 새로운 도전이라고 할 수가 있다. 박물관의 대상과 주제 그리고 그 시간적 경계를 확대하는 일이기도 하다.인천에서 매년 진행되고 있는 박물관과 미술관의 새로운 개관 현상은 또한 문화유산의 중복난립이라는 과제를 생성할 우려를 낳고 있다고 할 수가 있겠다. 주민의 문화향유권은 각 박물관과 미술관의 테마별 차별화가 선행되었을 때 보장된다고 할 수가 있겠다. 그런 의미에서 이 짠물전은 하나의 도전이라고 할 수가 있다.인천은 경제자유구역을 가진 명품도시이고 세계를 상대로 설득하는 도시이다. 또한 2014년의 인천 아시안게임은 인천의 도전에 대한 하나의 기회이다. 세계를 향한 설득논리에서 박물관이 빠질 수는 없다. 인천의 브랜드를 높이려면 과거를 새롭게 재현하는 작업도 미래 비전만큼이나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장성욱 인천시립박물관장

종자를 말한다

지난 겨울은 예년에 비해 무척 춥고 눈도 많이 내렸는데 3월이 지나고 4월도 중순에 접어들었는데도 날씨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햇빛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오이, 토마토 등 하우스 농가와 많은 농업인들에게는 이런 날이 반갑지 않다. 농촌 마을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곧 있을 모내기를 위해 벼 종자를 꺼내고 기계를 손질하는 등 농민들의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 종자를 소독해서 싹을 틔우고 모내기를 하기까지 약 30~40일이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4월 중순에는 종자 소독이 시작돼야 한다. 작년 생산된 벼가 좋은 가격을 받지 못해 많은 농민들이 어려웠기에 올해도 근심이 적지 않지만 올해는 어떤 종자를 선택해야 하는가를 고민하면서 새로운 봄을 맞고 있다.생물학적으로 종자는 장차 성숙한 식물체로 자라게 될 배와 양분을 저장하고 있는 배유를 가지고 있는 식물기관으로 온도, 수분 등 환경이 적당하면 성장을 시작한다. 이런 종자는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고 쉽게 구할 수 있다. 그러나 사람이 먹고, 이용하게 될 식물체의 생산이라는 경제적 관점에서는 종자의 의미가 매우 달라진다. 한 알의 종자가 세상을 바꾼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문익점의 목화씨에서 추위를 이겨낼 수 있었고 통일벼의 씨앗이 우리나라의 보릿고개를 사라지게 한 것을 기억하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생산성이 높은 종자를 확보하기 위해, 또한 신약물질의 생산, 신소재의 획득, 에너지의 생산과 같은 미래 성장의 동력원을 찾기 위해 종자 확보를 위한 국가 간, 기업 간 치열한 경쟁이 전개되고 있다. 농업인에게 있어서 좋은 종자의 확보는 한 해 농사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일 중에 하나다. 저온과 햇빛 부족 같은 불량한 환경을 이겨내고 병충해의 위협을 극복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아 소득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종자를 잘 선택하고 정성을 다해 재배해야 한다.경기도에서는 그간 전국 최고 수준의 종자를 생산공급해오고 있다. 금년도에는 4천톤이 넘는 경기미 종자를 생산할 예정이다. 이는 경기도 농민의 종자 희망량 중 95%를 충족하는 양이다. 우수한 종자와 농민의 정성이 결합해 농민에게는 큰 소득이, 소비자에게는 맛있는 밥상이 선사되길 기원해 본다./김충범 경기도 종자관리소장

홍보전문가 과정에서 홍보를 보았다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 불역열호(不亦說乎). 공자의 말씀을 담은 논어의 첫머리에 나오는 인생 삼락의 명구절이다.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라는 뜻으로, 배움의 기본 원리를 담고 있다. 필자는 배움에 빈부와 남녀노소의 구별이 없으며 평생을 지속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얼마만큼 배움의 기회를 가질 수 있을지는 본인의 의지와 노력여하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잘 갖춰진 교육 인프라일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다양한 교육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경기도는 타 시도보다 행복한 지역이라고 자부한다. 필자는 지난 2년 여간 홍보업무를 담당해왔다. 사람들에게 홍보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흔히들 무엇인가를 알리는 것이라고 답했고, 필자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실제로 업무를 추진해보니 홍보란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았고, 늘 2% 부족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러던 중 각종 업무에 필수적인 교육부터 노후대비 교육까지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경기도인재개발원에서 나도 홍보전문가 과정을 개설했다는 소식을 듣고 교육을 신청하게 됐다. 교육에 입교한 첫날부터 홍보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깨닫고 그 중요성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홍보의 정의는 자신의 정책수행과 관련된 공중이 누군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들과의 관계를 좋게 하는 일이다. 홍보는 홍보시기와 홍보대상, 그리고 홍보매체를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상이하게 나타난다. 지방자치단체가 각종 정책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공무원들이 정책추진에 최선을 다해야겠지만, 홍보를 통해 시민들의 지지를 이끌어 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하겠다. 예를 살펴보자. 도널드 렘즈펠드 전 미국 국방장관이 이라크 전쟁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미국정부의 홍보체계에 심각한 결함이 있었다고 고백했듯이, 홍보강국 미국은 이슬람극단주의자들에게 홍보전에서 패배했다. 그 결과가 어떤가? 홍보전의 패배로 미국은 이라크 국민의 지지를 얻지 못했으며, 아직도 이라크는 풍전등화(風前燈火)와 같은 불안정한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이렇듯 홍보란 내가알리고 싶은 것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인드 변화를 이끌어내는 고차원적 의사소통이며, 이를 통해 사람들의 행동까지 컨트롤하는 마법인 것이다. 3일간의 나도 홍보전문가 교육은 필자에게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줬으며, 홍보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해줬다. 이를 통해 스스로의 업무에 더 많은 책임감과 자긍심을 부여해줬다. 이런 좋은 기회를 마련해준 경기도인재개발원에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과정장과 담당자가 직접 나와 환영하며 공손하게 인사하고, 불편함이 없도록 세심하게 챙겨주는 배려와, 참여형 분임토의를 통해 학생들의 열정을 이끌어내는 교육방식에도 많은 감동을 받았다. 또한 교육생들의 열의에 찬 모습을 통해 세계속의 경기도의 위상과 미래를 볼 수 있었다.경기도인재개발원에 마련된 주옥같은 교육과정에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한다면, 경기도의 수준도 크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앞으로도 업무뿐만 아니라 자기계발까지 이룰 수 있는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 계속 시행되길 기대해본다. /김영환 광주시청 문화공보담당관실

자매결연마을을 생태학습장으로

기고생명의 교향곡이 울려 퍼지는 봄의 계절이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푸르고, 개나리와 목련은 돌아온 봄을 맞아 화사한 꽃망울을 터트린다. 자연에는 생명의 교향곡이 힘차게 울려 퍼지고 있지만, 세계경제는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두운 터널 속을 달리고 있다.매스컴에서는 세계경기 침체로 국가파산 우려, 구조조정, 실업문제, 사회범죄, 자살 등 실망스러운 사건들을 연이어 쏟아내고 있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자살률 세계 1위라는 불명예를 가지고 있다. 며칠 전에도 인기 연예인의 자살소식이 우리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이러한 모습들을 TS 엘리엇은 황무지라는 시에서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묘사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즉 인간들의 문명은 황폐화돼 새 봄이 오더라도 결코 새로운 생명을 피워낼 수 없는 황무지와 같다고 한 비유일 것이다.황무지에서와 같은 삭막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봄의 정취를 만끽하며 삶의 여유를 찾아 보자. 농촌사랑운동은 2003년부터 시작된 이래 하나의 기업과 하나의 마을이 연결되는 1사1촌 자매결연운동을 핵심사업으로 추진해 왔으며 지난해 말까지 7천700여곳의 자매결연이 성사되었다고 한다. 농촌사랑운동 참여 주체들의 양적 증대도 중요하지만 도농교류에 내실을 갖춰야 한다. 일회성 행사가 아닌 도시와 농촌이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농사를 준비하는 봄날에 가족들과 함께 자매결연마을 어르신을 방문하여 인사를 드리고 훈훈한 고향의 정겨움을 느끼면서 이야기꽃을 피워 보자. 우리자녀들을 찌들인 학원생활에서 잠시 해방시켜 자연에서 생명의 신비함을 체험하게 하자. 그리고 농부들의 부지런함과 생명산업인 농업의 중요성을 느끼게 하자. 그로 인해 자매결연마을을 우리자녀들의 생태학습 체험장으로 활용하여 도농교류의 불씨를 지펴보자./윤병록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여성의 자기결정권 존중 받아야

최근 수원에서 생후 3개월 된 영아가 게임에 중독된 부모의 무관심과 방치로 아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역신문을 통해 처음 보도가 나간 이후 전국의 언론에서 이 사건을 비중 있게 다루었다. 때마침 지난 2월 프로라이프의사회의 불법낙태 병원 고발로 촉발된 낙태논쟁이 한창이던 중이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성인의 게임중독과 그것이 개인과 가족 및 사회에 미치는 영향 등이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되었다. 그런데 그 뿐이었다. 이 사건은 정작 생존을 위해 절대적인 보살핌이 필요한 영아의 생명권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논의로는 연결되지 않았다. 그래서 필자는 이 사건을 조금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고 싶다.프로라이프의사회를 비롯해 무조건 낙태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진영에서 근거로 제시하는 것은 태아의 생명권이다. 언제부터 태아의 생명권을 인정해야하는가에 대해서는 입장의 차이가 있겠지만, 논란의 여지없이 분명한 건 이미 태어난 아이의 생명권은 그보다 더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태어난 이후 방치되다가 최소한의 음식을 섭취하지 못해 3개월 만에 아이가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는데도 그 영아의 생명권은 낙태논쟁의 핵심에 있는 태아의 생명권만큼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태아의 생명권을 내세우며 불법낙태 근절을 주장하는 사회가 태어난 아이의 생명권에 대해서는 이토록 무심하다는 사실에 기이함마저 느껴진다. 태아의 생명권에 기댄 낙태근절 운동이 공허하다고 느껴지는 건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생후 3개월 된 영아를 굶어 죽는 사건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태아의 생명권은 단지 태어날 권리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후 충분한 보살핌을 받을 권리를 포함하는 것이 아니었던가. 그런데 왜 이렇게 조용할까. 태어난 이후는 부모가 알아서 해야지, 부모에게 보살핌을 받지 못해 사망하는 것은 안타깝지만 개인적인 일이라는 것인가. 낙태금지를 주장하는 측에서는 어떤 경우이든 무조건 낳자고 하는데 이 사건은 과연 우리 사회가 그렇게 낳아진 아이들을 잘 길러 낼 수 있는 사회인가 고민하게 한다.여성의 임신출산 및 몸에 대한 결정권은 여성에게 있다는 주장은 태아의 생명권과 대치되는 주장이 아니다. 현재의 낙태논쟁은 여성과 태아를 분리하고, 여성의 권리와 태아의 권리가 상호배치 되는 것처럼 다룬다. 그런데 태아는 여성과 분리된 존재가 아니며, 여성의 권리와 태아의 권리가 양자택일의 것도 아니다. 여성은 임신출산의 주체로 태아의 권리를 포함해 자기 몸에서 발생한 임신의 지속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즉, 대부분의 경우 아이의 일차적인 양육자가 될 여성이 원치 않은 임신을 한 경우 낙태를 할 것인가, 출산을 할 것인가 결정하는 것은 단지 임신기간이나 출산이라는 특정한 시점의 사건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출산이후 그 아이가 최소한의 보살핌을 받을 수 있는 현실적인 상황인가 하는 것까지 고려된 것이다.이렇게 볼 때 여성과 태아의 권리가 배치되는 것처럼 호도되는 것 외에도 현재의 낙태논쟁은 한국 사회에서 태어난 아이들의 생명권이 보장받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에 대한 관심이 매우 적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한국 사회는 불법낙태 병원을 고발하는 것 보다 여성의 자기 몸에 대한 결정권을 존중하고, 임신을 지속해 출산을 하기로 결정한 여성이 아이를 기를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것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것이 낙태할 권리 뿐만 아니라 낙태하지 않을 권리까지 포함된 여성의 자기 몸에 대한 결정권을 지키는 것이면서 동시에 아동의 보살핌받을 권리를 충족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형옥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성평등고용연구부장

양봉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최근 젊은 부부들의 불임과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아토피 피부병 환자 증가 등 농약중금속, 환경오염으로 인한 부작용이 늘어나고 있다. 이와 비례해서 좋은 먹을거리를 찾고자 하는 소비자의 욕구 또한 크게 늘고 있다. 2011년 남양주에서 세계 유기농대회가 개최되는 것도 건강한 삶을 갈망하는 우리의 관심과 무관하지 않다.여기서 양봉산업에 대해 논해 보고자 한다. 경기 북부지역에는 670여 양봉농가가 꿀을 생산하고 있다. 아인슈타인이 벌이 없어진다면 인류는 4년 안에 멸망할 것이다라고 말했듯이 벌의 중요성은 강조하지 않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바이다.얼마 전에 미국에서 벌의 이유 없는 떼죽음으로 세계가 관심을 가진 적도 있지만 아인슈타인의 경고가 아니더라도 벌이라는 가축은 환경과 밀접한 관계에 있고 자연도 보호할 수 있는 가치 있는 곤충임에 틀림없다. 그러면 벌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질병, 유통, 사양관리? 아니다. 우리나라는 전 국토의 70%가 산이지만 꽃이 부족하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꿀 중에 80% 이상이 아카시아 꿀이라는 것을 아는 소비자는 별로 없을 것이다. 5월 한 달이 양봉농가에게는 1년 중 가장 바쁜 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꽃이 피는 시기가 5월 이후인 나무를 많이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경기도 2청은 지난해 4월 29일 국립산림과학원과 경기도 양묘지부, 경기도 양봉협회와 같이 밀원수(蜜源樹)를 심기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헛개나무 식재를 추진 중에 있다. 나무는 한 번 심으면 최소 20~30년간 꿀을 얻을 수 있어 후손들을 위한 투자이기도 하다. 뉴질랜드를 여행하다 보면 마누카 꿀이라고 해서 비싼 값을 주고 사오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그 꿀이 유명하긴 하지만 우리나라의 헛개나무, 밤나무, 싸리나무, 때죽나무, 아카시아나무 꿀의 효능도 이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나라에서 나는 신토불이 꿀이 더 좋다. 그런데 아직도 상품화가 덜 돼 있고 대기업이 해외에서 수입한 꿀을 공급해 우리 꿀의 인지도는 낮은 편이다. 그래서 우리 꿀을 먹고 싶어도 못 먹는 소비자가 꽤 많다. 잘만 상품화한다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수출 상품으로도 손색이 없다는 것이 양봉농가들의 오랜 주장이다.경제성으로 따져 봐도 소나무의 20년 뒤 목재 가치와 헛개나무의 매년 꿀, 약용열매 채취 등을 비교하면 밀원수가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도움을 주는지 알 수 있다. 거기에 꽃과 향이 온 천지를 뒤덮는 것 또한 우리에게 주는 또 다른 행복이 아닐 수 없다. 그것뿐인가. 가로수, 공원에도 밀원수로 가득한 우리 산하를 생각하면 가슴이 벅차오르고 뿌듯하기까지 하다. 녹색시대, 지구도 살리고 농촌도 구하고 우리의 삶도 풍요롭게 하는 밀원수를 심는 데 사회적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특히 경기 북부지역은 남부보다 겨울철 기온이 3~5℃가 낮고 군사시설 보호구역의 85.5%를 차지하는 등 개발면에서 열악한 환경이지만 DMZ, 광릉숲 등 천혜의 자연자원을 가지고 있어 친환경, 유기농업과 잘 어울리는 지역이다. 그 중심에 벌산업이 있음을 잘 알기에 경기도 제2청에서는 양봉산업을 대대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 중이며 기업, 민간인도 녹색 밀원수 심기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경기 북부지역에서부터 꽃과 벌이 풍요로운 삼천리 금수강산, 친환경적인 우리나라 만들기에 앞장서야겠다. /정상현 경기도 제2청 축정담당

장애인장기요양제도 체계적 설계를

모든 장애인이 국민의 일원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사회참여재활치료를 통한 자립지원에 중점을 둔 서비스가 장애유형별 특성에 맞게 제공되야한다는 것이 장애인장기요양보험제도의 취지다. 노인장기요양제도 도입 당시 장애인 요양에 대한 국회의 부대결의(附帶決議)의 취지는, 사회보험제도로써 시행되는 장기요양에 대한 선험국인 독일, 일본의 시행 사례에서와 같이 이를 함께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보험료 부담의 증가와 같은 재정상 어려움을 고려해 노인장기요양제도시행 추진상황을 보면서 올해 6월 30일까지 65세 미만의 장애인에 대해서도 장기요양급여의 종류와 내용에 상응한 급여를 장애인의 특성에 적합하게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도록 한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장애인장기요양사업도 이미 시행되고 있는 노인장기요양사업과 같이 장기요양사업의 틀 안에서 재원조달 및 시행방법 등이 논의되야 할 것이다.우선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의 관리운영 주체로 질병부상에 대한 예방치료재활부터 장기재활과 생활지원까지 포괄적으로 의료와 건강증진 및 재활, 생활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합법성 측면에서 장애인장기요양사업의 관리운영 주체에 가장 적합하다 볼 수 있다.국민의 노령, 장애, 또는 사망에 대해 연금급여를 실시함으로써 국민의 생활안정과 복지증진을 목적으로 설립된 연금공단이 장애인장기요양사업을 수행하는 것은 국민연금법상 연금공단 설립 취지에 부합하지 않고, 국민연금법상 타 업무를 수탁받아 수행할 수 있는 근거가 있다 하더라도 연금급여라는 본래의 목적을 수행하기 위한 관련 업무에 한정된다 할 것이다.소득보장을 주목적으로 하는 연금공단이 중증 장애인에 대한 신체활동을 주목적으로 하는 장애인 장기요양사업을 수행하는 것은 기관의 설립 목적에 부합하지 못하는 것으로서 위법성 문제를 야기할 우려 또한 배제할 수 없는 이유에서다.다음으로 장애인 장기요양사업의 관리운영의 효율성 및 전문성 측면에서 살펴보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조직인력을 활용해 제도의 운영을 위한 등급판정, 이용지원, 급여관리 및 심사지급 등 업무를 수행할 수 있어 별도의 인프라 구축비용을 최소화하면서 효율적 이용이 가능하다.2009년도 말 현재 노인장기요양 수급대상자 28만6천907명 중 등록장애인 수는 13만4천146명으로 46.8%를 점유하고 있어 노인장기요양보험에서 습득한 장애인에 대한 특성 및 요구사항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욕구수준에 맞는 능동적인 업무처리가 가능한 것 또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장애인요양보험제도의 운영주체로의 당위성이다.아울러 시범사업 실시 및 평가의 타당성 측면에서 살펴보면, 새로운 제도를 실시하기 위해서는 먼저 재원조달 및 관리운영방식 등 제도에 대한 기본설계 위에서 이를 실행함에 있어 나타날 문제점을 점검보완해야 한다.시범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인 절차이나 현재 추진되고 있는 장애인요양 시범사업은 이러한 기본설계가 확정되지 않은 채 1차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2차 시범사업의 운영기관을 먼저 결정(2010년 3월)한 후 재원조달 및 관리운영방식을 국회에 보고(2010년 4월), 최종 확정한다는 계획으로 추진되고 있다.따라서 보건복지가족부에서 재원조달 및 관리운영방식 등을 확정하기도 전에 2차 시범사업의 운영기관을 미리 선정하려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으로 판단된다./임상선 국민건강보험공단 인천중부지사장

해빙기 안전사고 주의보

완연한 봄이다. 봄 날씨가 계속되면서 가장 우려되는 것이 바로 해빙기 사고다. 겨우내 얼었던 대지가 녹으면서 축대나 절벽이 무너지는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공사현장에서도 지반침하로 인해 인명피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특히 낮과 밤의 온도가 영상과 영하를 반복하는 이달 초순까지는 해빙기로 사고 위험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 더욱이 올해는 3월 중순까지 기습한파가 계속된 만큼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실제로 지난달 12일에는 오산시 가장동 ㈜아모레퍼시픽 건물 신축 공사장에서 지상 1층 바닥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 바닥 일부가 무너져 인부 6명이 부상을 당하는 등 크고 작은 사건들이 발생했다.해빙기 사고는 기온이 0도 이하로 떨어지는 겨울철, 지표면 사이에 남아 있는 수분인 공극수(간극수)가 얼어붙으면서 토양이 부풀어 올랐다가 기온이 다시 0도 이상으로 높아지면 얼었던 공극수가 녹아내리면서 지반을 약화시켜 발생한다. 지반침하가 건축물의 구조를 약화시켜 균열 및 붕괴 등 안전사고로 이어지게 된다. 해빙기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은 주변을 잘 살펴보는 것이다. 먼저 우리집이나 주변의 대형빌딩, 노후건축물 등이 균열이나 지반침하로 기울어져 있는지, 축대나 옹벽은 안전한지 살펴봐야 한다. 집 주위의 배수로는 토사 퇴적 등으로 막혀 있는 곳이 없는지, 절개지나 언덕 위에서 바위나 토사가 흘러내릴 위험은 없는지 등도 확인해야 된다. 위험지역에는 들어가지 말아야 하고 공사장 주변의 도로나 건축물 등에 지반침하로 인한 균열이나 이상 징후가 있는지 살피고 위험 요인이 발견되면 가까운 소방관서, 읍면동사무소나 시군구 재난관리부서 등 행정기관에 신속하게 신고해야 한다. /한봉훈 수원소방서 생활안전계장

100년 역사의 여성회관, 직업교육으로 부활

최근 몇 십년 사이 우리나라 여성들의 사회활동이 크게 늘었다. 필자가 의미하는 여성의 사회활동이란 돈벌이 즉, 경제활동을 하는 여성들이 증가하였다는 통계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 결혼과 동시에 사회에서 떠나 가정에 헌신하면서 잠시 잊고 있던 자신을 찾아 무엇인가 새롭게 도전하고 배우려는 열성적인 중년 여성들의 사회활동도 포함된다.주변을 둘러보면 인근 지역에 세워져 있는 여성회관이나 복지관, 각종 센터 등의 교양이나 문화 프로그램에 등록해 다양한 여가활동을 즐기는 40~60대 여성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필자는 경기도의 가족여성과 관련된 정책 연구를 하고 있는데, 연구와 관련하여 도내 각 지역의 여성회관과 교육기관을 방문하고 관계자들을 만나보면 여성회관이 지역사회 여성들의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해 왔음을 느낄 수 있다.경기도내 시군 여성회관은 1980년대 후반부터 지역에서 설립되기 시작하여 최근까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2009년 현재 경기도에는 22개 시군에 26개의 시군 여성회관이 운영되고 있다. 지역마다 명칭도 다양하고 설립목적과 중점사업도 다소간 차이가 있지만, 연간 작게는 800명에서 많게는 8천명에 육박하는 많은 지역여성들이 수강하고 있을 정도로 여성회관은 지역여성의 교육과 문화 활동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지역 여성회관은 그만큼 우리나라 여성들이 가정 밖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해준 여성 사회문화 교육의 허브라고 해도 과장은 아닐 것이다.그런데 이들 여성회관이 최근의 사회변화에 부응하여 그 기능을 날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사회변화에 부응하여 지역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얼마나 잘 제공하느냐가 여성회관들의 당면 과제가 될 정도다. 그간 여성회관을 보는 관점이 여성사회교육기관, 여성지역복지관, 여성문화공간 등으로 다양했다면, 최근의 사회변화에 따라 여성회관에 대한 사회적 기대는 여성직업교육 강화로 급속하게 수렴되는 추세이다.여성회관의 역사는 1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여성계몽을 위해 선교사 메리 놀즈(Mary Knowles)에 의해 1906년 원주에 세워진 반열방이 최초의 여성회관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회관의 직업교육 강화라는 시대적 요구에는 당기는 힘과 미는 힘이 동시에 작용한다. 우선 굳이 저출산고령사회에서 부각되는 여성인력의 중요성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사회적개인적 측면에서 여성경제활동에 대한 요구가 날로 증가한다. 또 한 가지는 여성회관이 처음 설립되기 시작할 당시와는 달리 최근에는 취미여가교육을 수행하는 곳이 공공기관을 포함해서 너무나 많이 생겨났다. 각 지역마다 설치돼 있는 주민자치센터나 문화취미교실에서 제공하는 취미여가교육도 많은데 굳이 여성회관까지 직업능력 배양이나 직업교육이 아니라 사회문화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중산층 주부를 대상으로 문화나 여가활동 프로그램을 계속 운영한다면 보편주의에 입각하여 국민의 세금을 형평성 있게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최근 중앙정부를 중심으로 지역 여성회관에 대한 기능전환의 요구가 거센 것은 이러한 맥락의 일환이다. 중앙정부의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여 일부 여성회관에서는 직업교육으로의 전환을 모색하는 곳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경기도 또한 시군 여성회관을 대상으로 공모를 통해 직업교육을 위한 예산을 지원하는 등 다각도로 노력을 하고 있다.지역마다 처한 경제적사회적 상황이 각각 상이하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여성회관을 직업교육기관으로 기능을 전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각 시군 여성회관들이 모범적인 직업교육 활성화 사례를 개발하여 다른 시군이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작업이 이제야 말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김영혜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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