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우리 농산물 안전성, GAP<우수농산물관리제도>가 대안이다

인간에게 있어 먹고 사는 것만큼 중요한 건 없다. 먹고 살기 어려운 시절에는 배부르게 먹는 게 중요했지만 요즘에는 단지 생존을 위한 먹거리가 아닌 잘 먹고 잘 살자는 게 관심사다. 이는 최근 불고 있는 웰빙(Well-Being) 열풍과도 무관하지 않다. 더불어 정부도 안전하고 질 좋은 농산물을 생산하도록 요구하고 있으며 친환경농업육성법의 인증제도를 통한 적극적인 안전농산물 생산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대내적으로 김치 기생충알 파동으로 온 나라가 들썩거리고 대외적으로 광우병 파동은 식품의 안전성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여실히 설명해주고 있다. 최근에는 식품의 안전성문제를 Codex(법령) 등 국제기구가 기준을 정해 시행하고 있으며 이는 곧 바로 안전성 문제가 국제 무역장벽이 되고 있어 세계의 각 나라가 앞 다퉈 GAP(Good Agricultural Practice) 등 안전성 강화 프로그램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도 현재 시행하고 있는 친환경농산물인증과는 별도로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GAP 인증제도를 3년여의 준비 끝에 올해 본격적으로 시행하기에 이르렀다. GAP 인증제도는 ‘농장에서 식탁까지(Farm To Table)’란 슬로건 아래 생산부터 수확 후 관리단계까지 농약, 중금속, 미생물 등 농식품 위해 요소를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프로그램이다. 소비자들은 농식품의 안전성이라면 일반적으로 농약의 위해성만 인식하고 있으나 GAP 인증제도는 생산단계의 체계적인 관리는 물론 수확, 선별, 저장, 유통 중 발생할 수 있는 미생물 곰팡이 등 위해독소 오염을 사전에 방지한다. 만약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이력을 추적해 리콜이 가능한 농산물 이력추적관리제도와 연계된 종합적인 농식품관리 시스템이다. 간간이 매스컴에서 우리 먹거리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대두돼 소비자들에게 먹거리에 대한 불신을 초래하고 있는 실정이다. 막연히 수입식품이 더 안전할 것이란 소비자들의 그릇된 인식을 갖게 하는 일이 없도록 GAP 인증제도 시행에 생산자들은 적극 동참하고 소비자들은 GAP 인증제도를 통해 검증된 농산물 소비를 통해 생산자를 보호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더불어 정부는 일관된 정책 추진으로 GAP 인증제도의 성공적인 추진에 만전을 기해야 함은 자명한 현실이다. 부디 올해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GAP 인증제도가 친환경인증제도와 함께 우리 농산물의 안전성 관리체계의 대안이 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김 영 대 농산물품질관리원 수원·오산·화성출장소장

기고/경쟁력과 능력을 겸비한 공무원 개발

근래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파견된 어느 한국 공무원의 파견 연장이 거부되는 수모를 겪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필자도 21년 경력을 갖고 있는 공무원이어서 자연스럽게 눈길이 갔다. 특히 인터넷 포털사이트 뉴스보도에 대한 댓글을 보면서 일반인들이 공무원을 어떤 시각으로 판단하고 있는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예상한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게, 철밥통 한국 공무원들에 대한 철퇴의 목소리가 대종을 이뤘다. 직업 공무원으로 공무원을 판단한다는 게 어폐가 있지만 필자도 공무원세계에 만연된 복지부동이나 보신주의 풍조 등에 환멸을 갖고 있기에 진정한 21세기 선진 대한민국을 창출하기 위한 공무원의 자세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자 한다. 첫째, 진정한 능력 위주의 풍토가 조성돼야 한다. 공직사회 인사가 마치 능력과 성과 등을 지향하고 있다고 하지만 과연 그런지 의문이 들 때가 적지 않다. 근래 도입된 다면평가를 보면 무슨 인민재판인지, 아니면 인기투표인지 혼동된다. 본연의 업무 성과보다는 개인별 접대관리나 친분 등에 더 열을 올려야 평가가 상향된다고 하는 게 정설이다. 각종 현란한 구호는 물밀듯 쏟아지지만 가시적 성과물은 무엇인가라는 게 비단 공직사회만 아니고 우리 사회 불만이다. 둘째, 철저한 공직관 수립이 긴요하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용되고 있음을 한시라도 잊어서는 안된다. 그것은 재정의 절대적 투명성을 요구하고 있다. 모호한 명목으로 전혀 소요되지 않을 곳에 형식논리에 집착, 혈세를 퍼붓고 있는 경우가 현재도 수도 없이 많다는 사실을 보면 철저한 자기 반성이 필요하다. 셋째, 공정한 행정 집행과 이에 따른 자부심과 더불어 무한 책임이 요구된다. 각자 보는 시각이 있기 때문에 다소간 차이가 있다. 가장 우선순위(Priority)가 무엇인지 냉철한 시각으로 판단, 결정하는 혜안이 필요하고 결과에 대해 역사에 책임진다는 자세로 접근해야 한다. 넷째, 자신의 능력 개발을 위해 부단히 공부하는 정신이 요구된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1년 전이나 아니면 5년, 또는 10년 전 이맘 때 한 일을 반복적으로 하고 있는지 성찰할 필요가 있다. 도전·창조정신으로 개선의 의지를 갖고 접근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단순한 상식적 차원에서 머물지 말고 전문 지식 배양과 전반적 흐름에 대한 안목을 키워 각종 아이디어를 산출하는 신선한 기분을 유지해야 한다. 다섯째, 시대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안목이 필요하다. 헌법에 보장됐다는 단순한 문구에 언제까지 얽매여 있을지 궁금하다. 헌법 자체도 지고의 법도 아니고 변경이 요구되면 변화될 때 과연 그 문구가 그때까지도 생존하고 있을지 의문에 의문이 든다. 단순한 업무에 대해 법적으로 보장됐다고 해도 독점적 서비스를 언제까지 행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만약 어느 용역회사가 그 정도 수준에 대해 현재 소요되는 경비의 반액으로 수행할 수 있다면 현재처럼 안주해 있거나 그렇지 않으면 단순한 일에 돌고 도는 반복적 일로 하세월 보내면서 시간 때우기가 언제까지 가능할지 자문하지 않을 수 없다. 공직사회를 고용 불안을 피하기 위한 단순한 피난처로 보는듯해 너무 씁쓰름하다. 공직사회도 세계를 향해 경쟁, 세계 속에서 최고의 인적 인프라(Human Infrastructure)로 구성돼 다른 나라 벤치마킹사례가 되길 학수고대해 본다. /권 율 정 인천보훈지청장

기고/사랑보다 더한것은 없다

인간의 삶은 즐거운 것이지만 고뇌 속에 산다. 즐거움과 고뇌, 즉 고락(苦樂)은 상호 작용한다. 만약 인간의 삶이 즐겁기만 한다면 즐거움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반대로 인간의 삶이 고뇌로 일관한다면 존재의 의미가 없을 것이다. 즐거움이 고뇌에 이어 있고 고뇌가 즐거움에 이어 있으므로 인간다운 삶이 영위되는 것이다. 그렇긴 하나 고뇌는 극복하기가 힘겹다. 스스로 해결하기가 어려울 때도 많다. 인생문제, 가정문제, 부부갈등, 자녀문제, 청소년문제, 가정폭력, 노인문제, 이혼문제, 신앙문제 등 고뇌의 폭은 이밖에도 바다처럼 넓다. 이처럼 많고 어려운 인간사의 고뇌를 풀길은 여러 방법이 있다. 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해법은 사랑으로 집약된다. 사랑은 남녀간 사랑도 있고 형제·자매간의 사랑도 있으며 친구간의 사랑, 사제간의 사랑, 동료간의 사랑 등 많다. 이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인성(人性)의 사랑이다. 여러 계층의 많은 고뇌를 상담해온 ‘경기도 사랑의 전화’를 16년동안 운영해온 경험에 비춰 인간사의 고뇌 해결에 사랑보다 더한 건 없다. 지난 90년 7월25일 평택시 이충동 952의7에 설립된 ‘경기도 사랑의 전화’는 각 상담 분야별로 자격증을 갖춘 전문가들이 고민하고 있는 이들로부터 전화받아 상담·처리해 주는 도우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인간사 고뇌를 푸는 근본 처방의 사랑에도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남에 대한 사랑이고 또 하나는 나에 대한 사랑이다. 예를 들어 보겠다, 40대 회사원의 고민은 중학생 딸이 이혼한 엄마를 만나보고 싶고 엄마 또한 딸을 만나고 싶어해 무척 속을 썩히는 점이다. 이런 경우 이혼은 부모끼리의 일이지 이로 인해 자녀에게 고민을 안겨 줄 권리가 있는 건 아니다. 모녀가 만나고 싶어하는 건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다. 아빠가 딸을 사랑한다면 만날 권리를 인정해 주는 게 인성의 사랑인 것이다. 어떻게 만나고 자주 만나거나 하는 건 그들이 알아서 판단할 일이다. 이것이 딸, 즉 나 아닌 타인에 대한 사랑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나 자신에 대한 사랑이 있다. 음란사이트에 빠진 남자 고교생의 경우, 컴퓨터를 개방공간인 거실에 내놓고 운동이나 다른 취미활동으로 심신의 여유를 갖는 노력이 요구된다. 하지만 이같은 노력은 쉽지 않은 자신만의 싸움이다. 성장기에 성적 호기심은 자연 현상이지만 미숙한 인격체가 경험할 대상은 아니므로 성년까지 인내하는 노력은 본인의 장래를 위한 자신에 대한 사랑이다. 그러나 사랑은 쉬운 게 아니다. 남에 대한 사랑도 그렇고, 나에 대한 사랑도 그렇다. 나 아닌 다른 사람에 대한 타애(他愛)나 자신에 대한 자애(自愛) 등이 모두 쉽지 않으나 그래도 사랑만이 인간사의 고뇌를 덜 수 있는 건 인성의 본능이기 때문이다. 사랑의 인성을 갖는 건 물질보다는 마음에 달렸다. 물질이 아무리 풍부해도 마음에 없으면 베풀지 못하는 게 사랑이다. 비록 물질은 빈곤해도 심성이 풍부하면 능히 베풀 수 있는 게 또한 사랑이다. 마음의 문을 닫으면 사랑의 문도 닫히고 마음의 문을 열면 사랑의 문도 열린다. 우리 모두 마음의 문을 열고, 사랑의 문을 열어 타애와 자애 등으로 인간사의 고뇌를 풀어가는 생활의 지혜를 갖는 게 밝은 사회로 가는 길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본다. /김 형 석 경기도사랑의전화 이사장

기고/선거범죄 신고하면 5억, 받으면 과태료 50배

오는 5·31 지방선거가 10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실시되는 지방선거는 지난 제17대 총선에서 마련된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풍토가 이번에도 계속 이어지고 내년에 실시되는 제17대 대선과 후년에 실시될 제18대 총선으로도 계속 유지·발전될 수 있을 것인지를 가늠하는 매우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공명선거의 기조가 그대로 이어질 것인지, 아니면 금품선거로 얼룩진 과거로 다시 돌아갈 것인지, 선거를 눈 앞에 두고 국민들에겐 지방자치와 민주주의 발전의 커다란 전환점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하겠다. 선관위는 불법 선거운동행위를 막기 위해 지난달부터 각 선관위별로 감시단을 편성, 평일은 물론 야간 및 공휴일 등에도 단속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한 입후보 예정자들에게 선거법을 수시로 안내해 법을 몰라 선거법을 위반하는 일이 없도록 사전 안내 및 예방활동 등에 주력하고 있다. 공천 헌금 등 불법 정치자금 수수행위, 공무원의 조직적 선거개입행위, 대규모 불법 선거운동조직 설치행위 등 중대 선거범죄에 대해 5천만원인 신고포상금을 최고 5억원까지 지급하기로 했다. 후보로부터 식사나 향응, 물품, 소액의 금품 등을 받은 유권자들에 대해선 과태료 50배가 예외 없이 부과되는 등 과태료 부과제도도 강력 시행된다. 인터넷 발달과 함께 선거운동방법도 미디어에 의한 선거운동방법으로 바뀌면서 각종 선거 때마다 사이버 공간에서의 불법 선거행위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선관위는 사이버 선거범죄 단속을 위해 16개 시·도 선관위에 사이버 감시단을 설치 운영하고 있고 각 구·시·군 선관위마다 사이버 검색반을 구성, 인터넷상의 선거법 위반행위를 집중 단속하고 있다. 선거 때마다 일부 후보들의 준법의식이 부족한 탓으로 공명선거 기조가 훼손되는 사례가 있다. 그러나 이제는 그 이유를 후보들만 탓할 게 아니라 그들이 법을 지키지 않도록 원인을 제공하고 있는 것은 우리, 즉 유권자들이 아닌가 되돌아 보아야 하겠다. 오직 선거에서 당선되기 위해 수단과 방법 등을 가리지 않는 후보들에게 스스로 법을 준수하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이제 유권자들이 나서 후보들이 스스로 법을 지키도록 만들어야 한다. 우리 모두 선진문화시민답게 주인의식을 가지고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불법 선거운동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신고하거나 제보 등에 한 사람도 빠짐없이 참여해 진정 주민을 위해 일할 수 있는 훌륭한 후보가 지역 일꾼으로 선출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하겠다. /김 기 성 의정부선관위 사무국장

기고/병술년에는…

한국농업은 지난해 쌀협상 국회 비준이 통과된 이후 첫해를 맞는다는 점에서, 또한 쌀시장 추가개방 여파로 우리 농업과 농촌의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금 농업·농촌 및 농정여건이 변화하고 도시와 농촌의 균형발전사회 조성이란 정책비전이 제시되면서 한국농촌공사는 또 다시 새로운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 이러한 시대요구에 부응해 한국농촌공사(이하 공사)가 새로 발족됐다.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되는 경영여건 또한 매년 그래왔던 것처럼 어렵고 힘들 것이며 정체성 혼란으로 많은 시행착오도 예상된다. 공사의 경영특성상 정부와 국회, 자치단체, 농민단체 등을 상대로 법적·제도적·정치적으로 접근해야 할 성격이 강한만큼 대외정책 및 연대 활동 또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 그동안 공사는 내부적으로 변화와 발전, 보다 성숙하고 새로운 시대변화에 부응하기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3개 기관 통합의 후유증과 잔재로 인한 공사 내부 갈등과 대립을 해소하기 위해선 노·사화합만이 유일한 대책이었다. 따라서 각종 현안사항을 대립과 갈등보다는 대화와 타협으로 해결하고자 많은 노력을 해왔다. 그 결과 창사 이래 최초로 공사 발전을 위한 재도약의 계기로 삼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한 결과 ‘노·사문화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점은 참으로 의미 있는 결과가 아닐 수 없다. 공사 내부 갈등과 대립의 벽을 넘어 미래지향적이고 안정적인 노·사관계 기반을 다졌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공사 내부문제에만 치중하던 활동범위를 한국농업과 사회적 공공성 강화를 위한 대외적 사안에도 적극적으로 대처해 왔다. 농민들 마음으로 농민과 한국농업의 문제점을 제기하고 대안을 제시, 공사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책임 있고 성숙한 주체로 발전할 수 있었다. 공사는 기존에 수행하던 생산기반 조성 및 정비 등의 기능 이외에 국토의 85%에 해당되는 농촌공간을 쾌적하고 활력 있게 변모시키는 역할을 새롭게 수행할 것이다. 특히 농촌지역을 친환경적으로 개발하고 보전하는 핵심기관으로 발돋움, 도시와 농촌간 균형발전을 도모하고 도·농교류가 활성화돼 사람과 자본이 유입되는 활기 넘치는 농촌을 건설하는데 온 힘을 기울여 나갈 것이다. 이와 함께 농지은행사업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농지은행업무에 박차를 가함으로써 농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부채농가의 경영회생을 도모하는 등 농가경제의 안정과 농업구조 조정을 뒷받침할 것이다. 이제 공사는 농업·농촌의 가치를 새롭게 창출하는 일류 공기업이란 비전을 바탕으로 세계화시대에 한국 농촌발전의 주역이 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전국 각지 농촌현장에서 묵묵히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6천여 임직원과 더불어 한국농업과 농촌, 그리고 공사 발전을 위해 올해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와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제 첫걸음을 내딛은 공사의 성공여부는 우리 6천여 임직원의 의지와 역량에 달려 있다. 그동안 축적해 온 기술과 경험 등을 바탕으로 다시 한 번 전 임직원이 단합해 우리 농촌을 효율적인 생산공간, 쾌적한 생활공간, 안정적인 복지공간 등으로 조성해 경쟁력 있는 농촌으로 가꾸고 도시와 농촌이 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전국의 농업인 여러분과 함께 살기 좋은 농촌을 일궈나가는데 공사가 함께 할 것을 다짐한다. /김 경 식 한국농촌공사 노동조합 경기지역 본부장

기고/방 갈 때 조심하자

마작(麻雀)을 좋아하는 아버지가 임종시 아들에게 유언으로 남긴 말이 있다. “방 갈 때 조심하거라”. “방이 간다”는 말은 마작게임에서 원하는 한패만 더 받으면 이길 수 있는 상황을 나타내는 마작 용어이다. 역설적으로 방이 갔을 때는 방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패를 마구 줄 수도 있어 게임에서 질 수도 있기도 하다. 최근 당 안팎에선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무분별하게 외부 인사를 영입하거나 일부에서 ‘대가성 공천’을 하고 있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급기야 당 대표는 “공천과 관련해 부정부패가 있다면 아주 엄중하게 그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외부 인사 영입과 관련해 당에선 파열음이 나고 있고 당 사무처 노조는 몇 곳 시장 출마 희망자들의 입당에 대해 “철새 정치인의 무분별한 입당은 안 된다”며 당 지도부를 비판하기도 했다. 일부에선 기존 당원인 인사가 신인인양 영입됐다고도 하고, 지난 공천에서 탈락해 탈당한 사람이 다시 영입 대상에 포함된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일각에선 영입을 추천하기 전 해당 지역구 의원들이나 자치단체장과의 의견 교환이 일절 없었던데 대해 불만을 나타내기도 한다. 그러던 차 지난 17일에는 김태환 제주도지사가 한나라당을 탈당했다. 김 지사는 탈당 배경에 대해 “당소속 현직 도지사가 실정을 했거나 별다른 하자가 없는데도 단 한마디 상의도 없이 도지사 후보를 영입하고 전략공천설까지 나도는데 대해 더 이상 한나라당에 머물 이유가 없었고 당 소속 도지사에게 영입에 대해 의논은 커녕 통고조차 없었다”며 “현직 도지사로 모멸감을 느꼈고 앞으로도 도민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탈당을 결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어떠한 사정이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없고 그 지역 사정도 잘 알지는 못하지만, 당 소속 현직 도지사가 당에 섭섭함을 표시하면서 탈당한 사실은 당의 인재 영입을 포함하는 선거대책에 분명히 문제가 있다는 점을 강력하게 시사하고 있다. 제2, 제3의 김태환 사태는 막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문제 제기에 대해 일부에선 “당 소속 의원들이 염두에 두고 있는 인사들을 지방선거에 공천하기 위해 영입위나 당지도부 활동을 비판만 한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당의 내실을 다지고 외연을 확대해야 하는 인재 영입이나 공천과 관련해 몇가지 생각을 말하고자 한다. 첫째,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선 객관적 기준을 설정하고 이를 철저하게 지켜야 할 것이다. 둘째, 영입인사는 당에 기여를 했거나 기여할 것이 명백해야 한다. 영입인사는 당에 기여했거나 아니면 애당심이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셋째, 영입과 공천은 완전히 분리해야 하며 영입인사가 마치 자신이 특정 지역에서 공천이 확정된 것처럼 소문을 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넷째, 특정 지역 인사를 영입할 때에는 그 지역 당원협의회장이나 의원들과의 협의가 전제돼야 하며 협의가 여의치 않는 경우 최소한 사전통보는 하도록 해야 한다. 다섯째, 공천은 객관적이고 공정해야 한다. 외부 인사를 영입했다고 그 인사가 공천과정에서 우대받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 마지막으로 한나라당의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무분별하게 외부 인사를 영입하거나 ‘대가성 공천’을 하고 있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는 것을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의 높은 지지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우리가 더욱 노력하지 않으면, 이러한 지지는 한 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늘 기억하면서 “잘 나갈 때 일수록 조심하고 겸손해야 한다”, 또는 “방 갈 때 조심하거라” 등 평범하면서도 변하지 않는 진리를 되새겨야 할 것이다. /유 기 준 국회의원(한나라당 부산서구)

기고/경제사회의 투명성

한국 경제가 해마다 성장을 하고 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당시 노무현 후보가 연평균 7% 성장을 약속했지만 지금까지 매년 4% 안팎의 성장을 하고 있을뿐이다. 충분하게 성장해야 실업자들이 줄고 중산층이 확보돼 안정적 사회가 될 수 있다. 생각보다 경제 성장이 더딘 건 비효율적 정부의 방침, 노·사문제, 장기적 비전 결여 등 여러가지가 있지만 이중 사회 전반의 투명성 또는 윤리성 결여 등도 큰 몫을 하고 있다. 윤리의 결여가 왜 문제가 되는가. 첫째 비용의 증가이다. 윤리인식 부족으로 인해 발생되는 부조리와 이로 인해 생기는 발전의 저해, 또 이를 막기 위한 각종 제도 장치와 낭비되는 인건비 등을 감안하면 윤리 부족으로 사회가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국내 총생산의 3~5%에 해당된다는 어느 교수의 지적이 있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20조원에 해당한다. 둘째는 삶의 질 저하이다. 불투명한 사회의 관행과 자신의 이익만 우선시 하는 사회윤리 부족으로 인해 공동체 내 균열과 싸움 등이 생기고 이로 인한 스트레스와 불필요한 과외 행동은 일상생활에 깊숙이 파고 들어 짜증나는 삶을 살게 만들고 암같은 각종 질병들을 유발시킨다. 최근 기업들간 부쩍 윤리경영이나 투명경영 등을 강조하고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이는 그간 비난의 대상이었던 기업들에 대한 부정적 시각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기도 하지만 세계적으로 윤리의식 개혁이 화두가 되고 있는 시대적 조류에 따르는 것이기도 하다. 지난해말 부산에서 개최됐던 APEC 정상회담에 참여했던 세계 기업인들이 부패방지 협약서에 서명한 후 회의에 참석할 수 있었을 정도로 윤리의식 개혁은 세계적인 이슈이다. 비단 기업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이러한 움직임은 빠르게 확산돼야 한다. 이는 정부나 공직사회 등이 주축이 돼야 한다. 민간 차원의 움직임보다는 정부 차원의 운동이 훨씬 효과적이고 파급효과가 크다. 작은 정부라고 할 수 있는 지방자치단체가 이같은 윤리의식을 확고하게 하고 사회에 파급시킨다면 한국사회는 훨씬 더 경제적으로나 삶의 질 측면에서나 많은 향상을 가져올 수 있다. 5·31 지방선거에서도 이러한 점을 잘 관찰해 적합한 인물을 뽑도록 국민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노 태 욱 신세계건설 대표이사

기고/가정에서 식물을 길러보자

식물에 의한 그린어메니티는 환경조절효과와 지각효과로 분류되는데 환경조절효과는 기온, 습도, 광, 공기유동 또는 조성 등을 조절해 쾌적한 환경을 창출해 내는 효과다. 지각효과로는 오감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에 의한 효과로 식물을 바라보고 있을 때 안정이나 휴면상태시 뇌파에서 많이 발생하는 α파 출현 등이 많거나 피로와 스트레스 감소 등으로 인간의 정서 함양과 치료효과를 나타내는 경우 등이 있다. 아파트 베란다 공간은 식물을 기르기에 제격이다. 이 공간은 아이비나 시클라멘, 난류 등 분화류와 상추나 쑥갓, 고추 등 채소를 가꾸는 공간으로 꾸미는 게 좋다. 특히 이 공간에서 채소를 가꿀 경우 식물이 자라는 과정을 지켜 보면서 아이들에게 산교육도 되면서 마음의 안정을 가질 수 있는 원예치료 효과와 함께 자신이 키운 무공해 채소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효과적이다. 아파트 베란다용 수경재배시설은 재배용기 본체를 보기 좋은 스테인리스로 만들어 가볍고 취급하기 쉽고 이동이 쉽도록 바퀴도 부착했다. 재배상은 스티로폼으로 성형틀을 만들었으며 식물을 심을 수 있는 구멍은 24공판과 22공판 등 다양하게 제작됐다. 평면식이나 입체식, 아파트 유리 부착형 등 형태도 다양하게 개발돼 보급중이다. 식물을 자라게 하는 양액(영양소가 있는 물)은 시판되고 있는 수경재배용 물비료를 작물에 따라 400~800배로 희석, 사용하면 되고, 작물뿌리에 산소를 공급해 새뿌리 발생을 촉진해 주는 기구로 어항이나 수족관 등에 사용되는 기포(공기)발생기를 설치하면 된다. 이러한 자재는 모두 한 세트로 보급돼 실내규모에 따라 적당한 크기의 재배세트를 구입해 설명서대로 손쉽게 설치할 수 있다. 보급가격은 6만원부터 7만원, 30만원 등 다양하다. 여주군농업기술센터는 올해 생활원예 시범사업으로 아파트 주민 5~8명을 선정, 베란다원예 재배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실내 식물은 우리에게 도움도 많다. 우선, 실내에 식물을 기르면 식물의 기공을 통한 증산이나 식재용토 표면으로 증발되는 수분에 의해 습도가 조절된다. 대기가 건조하면 증산과 증발량이 증가하고 습하면 감소하는 자기조절(Self-Control)능력이 있다. 증산에 의해 형성되는 대기의 습도는 완전한 무균상태다. 식물의 종류를 배치하는 방법 및 양 등에 따라 실내 환경의 온도나 습도 등이 달라진다. 실내공간에 식물 10%를 두면 여름철에는 실내온도 2~3℃를 떨어뜨릴 수 있고 겨울에는 같은 정도로 실내온도를 높일 수 있다. 피로경감효과도 만점이다. 식물을 바라봄으로 피로도 감소된다. 눈의 피로와 안구건조증 등 VDT증후군의 예방이나 증상완화에 도움을 주고 전자파를 감소시키는데 효과적이다. 식물에서 발생하는 피톤치드같은 물질은 심리적 안정과 노동에 의한 피로를 경감시킨다. 식물을 실내에서 가꾸면 음이온이 발생, 건강을 증진시키는 효과도 있으며 식물을 가정이나 지하상가 등에 두면 미세먼지 제거효과도 있고 휴게실 등의 흡연 구역에 식물을 둘 경우 담배연기(미세먼지)를 효율적으로 제거할 수도 있다. 이제 건강을 추구하는 생활욕구가 강할수록 식물의 효과를 검토해 도시화돼가는 아파트 단지에 푸르름이 넘치는 환경조성을 위해서도 아파트에 식물을 길러 볼 것을 권장해 본다. /김 완 수 여주군농업기술센터 기술보급과장

기고/비커 속 개구리

미국의 어느 대학 실험실에서 있었던 일이다. 연구자는 램프를 설치하고 큰 비커에 물을 3분의 2쯤 붓고 그 안에 개구리 한 마리를 넣었다. 잠시 후 램프에 불을 붙여 놓고 아주 느린 속도로 가열하면서 개구리의 반응을 살폈다. 처음에 찬물 속으로 들어간 개구리는 잠시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안심이 된듯 헤엄치며 잘 움직이기 시작했다. 점점 따뜻해지는 수온을 오히려 즐기면서 개구리에게 동요하는 기색은 전혀 발견할 수 없었다. 그렇게 한참 시간이 흐른 후 잘 놀던 개구리가 어느 순간 갑자기 뭔가 이상한 느낌을 받았는지 동작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그 후 비커를 빠져나가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이미 때는 늦은 상태로 개구리가 빠져 나오기에는 비커 안의 물이 너무 뜨거워져 있었다. 결국 그 개구리는 자기 주변의 물이 서서히 뜨거워지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하고 노는 일에만 팔려 있다 밖으로 탈출하지 못하고 비커 안에서 삶아진 채로 죽고 말았다. 유명한 삶아진 개구리 증후군(Boiled Frog Syndrome) 이야기다. 요즘 교직사회 현실이 전술한 이야기와 같이 될까봐 심히 우려된다. ‘삼성 VIP(Value Innovation Pro gram)센터는 한국의 NASA’. 미국의 포춘지 지난해 9월5일자 커버 스토리 제목이다. 제품의 기획 초기단계부터 혁신활동으로 연간 5조원의 원가 절감을 달성했다고 소개했다. 그 결과 경영실적을 평가, 목표치를 초과 달성한 계열사는 초과이익 분배금을 신입사원 1천만원부터 부장급은 대략 3천만~4천만원 정도 받았다고 한다. 민간기업의 사례를 하나 더 들어 보자. ‘LG전자 가전사업 영업 이익률 세계 최고, 지속적인 혁신과 연구·개발(R&D) 투자 주효’. 기분 좋은 뉴스중 하나다. 대비되는 교육계의 우울한 통계를 들어보면 평준화란 핵우산 밑에 안주하다 사교육(연간 14조원 추정)에 경쟁력을 다 빼앗기고 순기능도 있지만 유학경비(올해 3조4천억원 정도)가 천문학적으로 증가하는 현실을 뭐라고 설명할 것인가. 당장 오는 2008학년도부터 초등학교 모든 학년 영어교육 실시, 장기적으로 교원평가에 의한 부적격 교사 퇴출, 성과급 차등 폭 대폭 확대 예정, 공모에 의한 교장 임용 방식개선(무자격 포함), 특목고 확대, 부분적이지만 교육시장 개방 등 교육 소비자의 요구대로 개혁과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눈을 밖으로 돌려보자. 싱가포르와 인도의 영재교육, 스웨덴과 영국의 스쿨 초이스(School Choice)에 의한 공교육 혁명, 일본의 양(量)의 교육으로부터 질(質)의 교육으로의 개혁운동, 미국의 차터학교운동…. 모두 공교육에 자율성과 책무성, 다양성과 선택, 시장과 경쟁원리 도입 등으로 요약되는 교육개혁 운동이다. 어느 조직이나 변화와 혁신의 자율능력을 상실한 집단은 타율에 의해 비참한 꼴을 당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이젠 교육도 일등이 아니면 세계 속에서 이류나 삼류 등의 변방에 머무를 수밖에 없으며 알아서 대비하지 않으면 퇴출의 쓴잔을 마실 수밖에 없다. 그 때 지난날 교단에 애정을 갖고 열심히 했다고 변명을 늘어놔 봤자 들어 줄 사람들은 아무도 없다. 교원의 본분은 부단한 자기 연찬과 청렴성, 도덕성, 전문성 등과 함께 고매한 인격이 뒷받침 될 때 교육의 효과성은 배증(倍增)되고 교육 수요자들로부터 신뢰를 얻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비커 속의 물이 서서히 가열되고 있음을 아는 지혜가 절실하다. /김 기 연 여주군 초등교장협의회장

기고/발생주의 복식부기 제도를 준비하면서

우리 시의 총자산은 얼마나 될까? 수천억 또는 수조원…. 아마도 재산을 담당하는 공무원조차도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이다.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매년 지난 1년동안의 세입과 세출 등을 모두 망라한 300여쪽 분량의 결산서를 작성해 지방의회 승인을 받고 있다. 주된 내용은 예산액 대비 지출액과 잔액 등이다. 하지만 이처럼 단순한 과목들만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 결산서는) 재정이 잘 운용했는지, 잘못 운용했는지에 대한 평가는 한 줄도 나타나 있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결산서만으로는 당연히 이 같은 재정 운용실태를 알 수도 없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액 57조원에 순이익 7조원 등이 넘는 대기업들은 손익계산서 등 재무제표와 관련된 단 몇 장의 보고서만으로도 재정상태나 운영성과, 자금수지내역 등 종합적인 재무정보를 손쉽게 얻는 것이 가능한 방법을 택하고 있다. 이처럼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재무상태를 파악하느냐, 파악하지 못하느냐는 결산방식에 있어 회계제도를 현금주의 단식부기 회계제도와 발생주의 복식부기중 어느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갈라진다. 이러한 문제들을 시작으로 정부를 비롯, 지방자치단체들도 내년 1월부터 발생주의 복식부기회계제도를 전면 시행할 계획으로, 시범 실시와 함께 올해부터 시험 운영에 들어 가고 있다. 복식부기 회계제도란 지난 97년 IMF 권고와 함께 국정과제로 선정돼 현행 현금의 유·출입만을 처리하는 단식부기 회계처리 방식을 현금외 비 현금거래까지도 회계 처리해 자산이나 부채, 비용, 수익 등을 재무제표로 작성, 시민들에게 공개하는 시스템이다. 한마디로 우리 시의 총 재정규모와 1년동안 살림살이 결과를 지금의 방대하고 이해가 어려운 결산서 대신 압축된 몇 장의 재무제표라는 종합성적표로 작성되는 것이다. 이처럼 작성돼 공개된 재무제표에 대해 시민들은 시 재정에 대한 평가를 내릴 것이며 시는 건전 재정 운영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다. 한편 그동안 장기간에 걸쳐 시행돼 온 단식부기제도 탈피와 새로운 제도에 대한 이해와 전문·기업·공공성 확보를 위한 노력 등 공직자 모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만 가능하다. 발생주의 복식부기 회계제도 시행을 준비하면서 우리 시 최초의 내년 재무보고서 작성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 각종 보고서에 대해 시민들로부터 투명성과 신뢰성을 얻을 수 있도록 실무진의 일원으로 맡은 바 소임을 다하고, 이 제도가 하루 빨리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연구에 매진해 나갈 계획이다. /박 영 구 시흥시 회계과장

기고/하얀색 유니폼에 새겨진 ‘Happy Suwon’

근래 신문 지면이나 TV 화면 등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뉴스가 있다. 미국 프로풋볼리그 정상에 오른 하인스 워드의 성공 스토리가 그것이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이벤트인 슈퍼보울 결승전에서 한국계 선수가 최우수 MVP를 차지한 것이다. 그의 우승 뒤에는 한국계 어머니의 눈물겨운 뒷바라지가 숨어 있다. 스포츠 종목에는 풋볼도 있지만 축구, 탁구, 배드민턴, 육상 등 개인경기나 단체경기 등 수많은 종목들로 승패가 가려지고 있다. 이중에서도 양팀 모두 합쳐 가장 많은 인원이 참여하는 경기는 단연 축구경기다. ‘수원시청 반딧불이 축구동호회’하면 공무원들은 모두 알고 있지만 시민들은 다소 생소하다 싶어 지면을 할애해 소개한다. 수원의 도시 브랜드인 ‘Happy Suwon’을 앞가슴에 달고 무려 40여 명의 아마추어 선수들로 구성돼 20대부터 50대 후반까지 공무원들로 구성돼 TV나 각종 경기 관전에서 터득한 눈기술을 바탕으로 조직력은 없지만 상하 조직체계는 군대 못지않게 규율이 잡혔다. 지난 일요일 수원의 명소인 화산체육공원에서 출발 2006 시구식을 가졌다. 관·민이 우호를 돈독히 하고자 인근 면단위 조기축구회와 서민 경제를 책임지는 중소기업 조기축구회 등도 참여, 자리를 함께 했다. ‘시집가기 전 날 등창이 난다’는 옛말처럼 평소에는 따뜻하던 날씨가 시샘이나 하듯 행사 당일 수은주가 영하 10℃까지 내려 가는 강추위가 몰아쳤다. 추위에도 불구하고 각 동호회간 경기는 월드컵 본선을 방불케 하는 치열한 접전이었다. 빠르게 지나가는 게 세월인가. 충청도까지도 원정경기를 가 백마강변에서 장대비를 맞으며 우호를 다졌고, “왔시우?”, “가슴에 단 ‘Happy Suwon’은 뭐대유?” 등의 질문들이 쏟아졌었다. 진정 시공을 초월하고 지역을 어루 감싼 값진 결실이었다. 평소 동호회끼리 경기할 때는 Happy팀과 Suwon팀 등으로 나눠 진행하고 진 팀은 해장국을 사고 셀프 커피까지 뽑아다 줘, 이긴 팀은 후하게 대접받는 기쁨을 누린다. 요즘 신규 공무원들중에는 책만 열심히 읽었지, 운동을 좋아하는 공무원들이 별로 없어 더 이상 회원이 늘지 않는 게 걱정이다. ‘수원시청 반딧불이 축구동호회’는 운동을 겸해 ‘Happy Suwon’을 가슴에 달고 시정을 홍보하는 도우미다. 단지 우리가 갖고 있는 꿈이 이뤄질 가능성이 설사 1%뿐일지라도 꿈을 갖고 성실하게 열심히 임무를 수행하리라. ‘Happy Suwon’ 주제가는 ‘행복은 늘 가까이에는’이다. 행복은 생각의 차이다. 긍정적인 사고와 건강한 마음으로 고품격 행정의 골든벨을 울릴 때까지 ‘Happy Suwon’이 아로 새겨진 하얀색 유니폼을 입고 수원시정 홍보 도우미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면서 달리고 또 달릴 것이다. /김 영 돈 수원시 청소년팀장

기고/공명선거, 정치인 스스로가 앞장서야

오는 5·31 지방선거가 불과 100여일 앞으로 다가와 지역정가는 벌써부터 뜨거운 선거 열풍에 빠져들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선거에 대한 관심은 다른 한편에서 돈 선거, 흑색 선거, 불법 선거 등 혼탁 선거에 대한 걱정으로 이어진다. 이번 지방선거는 특히 지방의원의 연봉제 도입으로 과거 그 어느 선거보다 돈 선거에 대한 우려가 크다. 특히 언론은 공천받기 위해 정당 등에 납부할 공천비용이 책정된 것처럼 보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특정 지역에서 지지도가 높은 정당의 경우 이 같은 금권 공천과 비리가 더욱 우려되고 있다. 선관위도 각 정당 후보 경선과정에서의 불법 행위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역설적으로 이러한 언론과 국민들의 우려는 공명선거가 정착되는 밑거름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무엇보다 유권자들과 선관위가 과거의 불법 선거행태를 더 이상 용납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방의원 연봉제 도입으로 전문직 등 기존 정치에 때묻지 않은 많은 정치 신인들의 대거 지원도 공명선거에 일조할 것임에 분명하다. 물론 이러한 변화된 상황에서도 공천과정 부정은 어둠을 틈 타 고개를 내밀 것이다. 따라서 이번 지방선거가 정말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가 되기 위해선 공천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각 당의 당원협의회 위원장과 공천심사위원 등의 공명선거에 대한 의지가 중요한 포인트다. 필자의 경우 지역구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으로 올해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감에 앞서 가장 공정하고 객관적인 기준과 절차에 의한 후보를 선정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갖고 있다. 올바른 기준과 절차를 통해 선정된 후보라면 선거에서의 승리는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결과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필자가 속한 지역 지방의원 및 자치단체장 후보 선정은 시당 공천심사위원회 심사에 앞서 지역의 여러 당 내외 인사들로 구성된 가칭 후보추천인사위원회를 통해 자질을 검증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선 후보들의 지방의원 및 자치단체장으로서의 기본적인 자질과 능력에 대해서만 철저한 검증을 하게 된다. 이러한 방법은 하나의 예가 될 수도 있고 적절한 모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점은 정치인 스스로의 공명선거에 대한 확고한 의지다. 이러한 의지가 있을 때 공명선거가 정착되고 우리 정치도 한 단계 발전함과 아울러 그동안 국민들로부터의 외면에서 벗어나 신뢰와 사랑을 받게 될 것이다. /윤 상 현 한나라당 인천시당 정책위원장

기 고/민간의료보험 도입에 신중한 검토를

얼마 전부터 의료산업화와 관련, 경제자유구역에 영리의료법인 외국병원 신설을 허용하고 내국인도 진료가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들을 담은 법안이 마련됐다. 의료산업의 차세대 국가 성장동력화를 위해 부가가치가 높은 의약품과 의료기기 등 생산재 부문과 의료서비스 부문을 집중 육성하는 정책적 목표를 세우고 추진중이다. 또한 의료시장 개방과 민간의료보험 도입 등을 통해 경쟁을 통한 의료의 질 향상으로 다양하고 고급화된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 국민 의료보험이 실시된 지 벌써 17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저부담·저급여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러함에도 상당수 국민들은 보험료 부담이 과중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건강보험에 대한 의료혜택은 미흡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의료보험관리공단은 건강보험의 완전한 보장을 위해 지난해 9월을 기점으로 중증환자(암환자 중증심장질환 중증뇌혈관질환)에 대해 법정 본인부담을 현행 총진료비의 20%에서 10%로 절반으로 줄였으며 올해는 그동안 전액 본인이 부담하던 품목중 지난달 1일부터 659개(담도 내 결석환자 체외충격파쇄석술 등) 품목이 급여항목으로 전환돼 환자의 부담을 대폭 완화했다. 저출산문제를 해결하고 육아비용의 공동부담 차원에서 만 6세 미만 아동 입원시 건강보험 적용 본인부담금을 면제해주는 등 보장성을 연차적으로 확대, 보장률을 현행 61%에서 오는 2008년까지 73%까지 끌어올리도록 목표를 세우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8월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부문을 민간보험이 보충해 주는 실손형 보험을 생명보험회사가 판매하도록 허용했다. 생명보험회사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동일한 용어인 ‘건강보험’이란 다양한 상품을 만들어 공중파 방송 광고, 전국 일간지 광고 등을 통해 대대적으로 홍보, 대다수 국민은 공보험인 국민건강보험과 혼돈할 우려까지 발생하고 있다. 생명보험회사는 이윤 창출을 통한 주주의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이지 국민에 대한 건강권 및 의료보장이 목적이 아님을 간과해선 안된다. 이처럼 민간의료보험이 활성화될 경우 고액의 건강보험료를 의무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민간보험 가입자들을 중심으로 한 보험료 인상 반대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보장성 강화를 위한 재원 마련에 장애가 될 것이다. 민간의료보험은 보험료 수입을 이용한 수입창출과 분배인만큼 수익 창출을 위해 저소득·고위험 계층에 대한 가입을 거부하고 고소득·저위험 계층에 대한 가입자 고르기로 의료와 건강문제의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다. 개인의료정보 공유를 주장하는 민간 의료보험사들의 이윤추구를 위해 개인의료정보 공유로 개인 프라이버시가 침해될 것이다. 우리의 보건의료체계는 사실상 영리추구의 민간자본 중심의 공급체계가 90% 이상을 점유, 서비스 제공 및 이용과정에서 상업성이 강할 수밖에 없다. 시설 및 인력 대부분이 영리추구를 지향하는 민간에 속한 상황에서 의료체계의 사적 성격을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사회보험으로서 건강보험체계뿐이다. 아직도 많은 한계를 갖고 있지만 미용목적의 의료 행위와 같은 특정의 경우를 급여에서 제외하는 급여범위의 통제기능, 요양기관 당연 지정제도를 통해 모든 의료기관이 정부 통제 하에 기본적 정부정책기능 등이 용이하며, 현재 수가계약제를 실시하고 있으나 의료행위와 재료에 대한 가격결정권을 기본적으로 정부가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의료체계의 공적 성격을 부여해 주는 수단으로 자리매김 되어왔다. 그러므로 민간의료보험 도입은 최소한 공공의료기관을 30% 이상까지 확충하고 보장률이 선진국 수준인 80%에 도달, 모든 국민이 마음놓고 의료기관을 이용할 수 있을 때까지 유보하는 게 바람직하다. /황 기 숙 의정부 YWCA 사무총장

기고/‘외로운 허세’에서 ‘의로운 실세’로

우리 사회가 여러 격변기를 거치는 동안 제반 제도면에서 세계 어느 나라 못지않게 명시적 규정은 최고의 미사여구로 완벽하게 돼 있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문제는 제도의 허점이나 맹점 보다는 운용상에 실제 행동으로 나타난 결과에 달려 있다. 주요한 원인이 말과 행동이 다른 데서 찾을 수 있다. 또 다른 측면에서 말하면 낮과 밤이 다른 행태를 보여 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인간의 속성상 어느 정도의 야누스적 측면을 고려한다고 해도 우리 사회에 만연된 이중행태(Double Standard) 또는 위선(Hypocrisy) 모습은 그 정도를 넘은지 오래다. 우리 주위에서 일상적으로 발견하는 것 중 하나가 지역감정문제로 국가 발전과 국민 통합에 암적 존재이기에 하루 빨리 청산하자고 하면서 실제적으로는 따로 놀고 있다. 특히 국민들 세금으로 운영되고 있어 공정성을 생명으로 공공의 이익을 최우선 둬야 할 공공기관과 공무원 등이 지역할거주의에 얽매인 모습을 보면 목불인견이다. 마찬가지로 공공기관의 인적 구성과 변동에서 그저 어느 조직의 최고 책임자와 실낱 같은 끄나풀 같은 연줄 하나 있다고 해 보이지 않는 손으로 기능하는 자들을 실세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그들이 진정으로 실력과 능력을 겸비한 자들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대부분은 단순한 지연과 학연 또는 평소의 친분 등 지엽말단적인 인맥이라는 이름으로 연관돼 이뤄진다. 그러다 보니 합리적이고 논리적 판단의 산물 보다는 도당 또는 패거리(Clique)식으로 돼 사회저변에 신뢰가 무너져 조직이나 집단 발전에 적지 않게 걸림돌이 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평소부터 글로벌 시각에서 각종 연분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확고한 의지로 공직생활을 하고 있다. 그런 의식 속에서 생활하다 보니 아무래도 자기 자신과의 투쟁을 한 경우가 많았고 현재진행중이라고 해도 무리가 아닐듯 싶다. 요즈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던중 진정으로 실세가 돼 현재 몸담고 있는 보훈발전에도 기여하고 더 나아가 국가발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름하여 정의로운 실력을 갖춘 공무원이 되고 싶은 열망이 타올랐다. ‘의로운 실세’가 되기 위한 기본적 요건을 생각해 보았다. 첫째로 비록 당장에는 손해인듯 해도 정직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 둘째로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들이 나라를 위해 몸과 행동으로 보여 주신 실천적인 나라사랑인 보훈정신에서 터득한대로 말보다는 행동으로 먼저 보여 줘야 한다. 셋째로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에 종사하는만큼 재정의 절대적 투명성을 견지해야 한다. 넷째로 행정은 최대한 공정하게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다섯째로 독점적 서비스를 행사한다고 안주하지 말고 항상 자기 계발에 노력해야 한다. 여섯째로 진정한 실력을 겸비해 논리적으로 설득하도록 해야 한다. 일곱째로 비전을 갖고 역사의 발전이란 측면에서 분석하고 해석, 판단하는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 여덟째로 원칙이나 새로운 것은 남에게 강요하지 말고 자신부터 엄격하게 적용하도록 해야 한다. 아홉째로 보훈정신이 보여 주는 공동체 정신을 기르도록 해야 한다. 열째로 이러한 원칙을 지키는 가운데 유연성(Flexibility)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물론 고착화된 정서에서 쉽사리 의식이 변화되리란 기대는 금물이다. 비록 현재 ‘의로운 허세’거나 ‘외로운 실세’이더라도 현재의 업무에 만족하고 감사드리면서 진정으로 ‘의로운 실세’ 로 거듭날 것을 소망하면서 내일의 창을 열고자 한다. /권 율 정 인천보훈지청장

기고/고양시의 비전을 말한다

고양시는 앞으로 어떤 도시가 돼야 하는가? 이에 대한 방법론이 무수히 쏟아지고 있다. 개발자들은 대형 테마파크나 거대 산업단지 등 대규모 개발사업을 통해 많은 장밋빛 청사진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개발은 주인이 돼야 할 ‘사람’을 소외시켜 왔다.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고양시로선 올바른 방향 제시가 요구된다. 더 이상 개발만능신화에 빠져선 안된다. 산업을 위한 도시가 아닌 사람을 위한 도시로의 생각, 어느 때보다 가치와 패러다임 전환을 읽는 혜안이 필요할 때다. 얼마 전 세계 유력 잡지로부터 ‘지구에서 가장 올바르게 사는 도시’와 ‘세계에서 가장 현명한 도시’ 등으로 지목된 도시가 있다. 많은 사람들은 그 도시를 희망의 도시나 꿈의 도시라고 부르는 것에 주저하지 않는다. 그것은 세계 도시학자들에게 친환경도시 대명사가 된 브라질의 쿠리치바시다. 쓰레기 상품화프로그램, 친환경버스, 시민의 도서관인 ‘지혜의 등대’ 등은 지속 가능한 도시의 표본이다. 이제 환경이란 가치는 우리 앞에 성큼 다가와 있다. 고양시의 미래도 사람중심과 ‘환경’이란 큰 명제 속에 준비돼야 함은 자명한 사실이다. 다행히도 고양시는 쿠리치바시 못잖게 훌륭한 자원을 확보하고 있다. 한강과 북한산은 세계 어디 내놓아도 빠지지 않고 농촌지역과 신시가지가 적절하게 어울린 환경은 아시아의 쿠리치바시로의 성장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선 확실한 이정표 설정과 실천 등이 따라야 한다. 우선, 고양시는 국제적 주거환경도시로 성장을 모색해야 한다. 이것은 미래의 요구이자 시민의 요구이다. 고양사는 산업이나 시설 위주 도시보다 사람을 위한 주거환경도시로 발전을 모색해야 한다. KTX 출발역이 들어선 고양시는 유라시아나 중국 등으로 뻗어나가는 대한민국의 대표관문이 될 것이다. 도시계획 전문가들의 참여와 뛰어난 시민의식, 훌륭한 자연환경 등은 이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 둘째, 통일교량도시로 발전해야 한다. 고양시는 지리적인 요건과 시대적인 요구 등에 의해 통일의 중추도시로 발전해야 한다. 뛰어난 시민의식과 이미 갖춰진 국제적인 규모의 훌륭한 기반시설은 통일로 가는 교량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 공항과의 뛰어난 접근성, 국제적인 전시 및 회의시설, 대규모 문화공연장 및 국제규모 운동장 등은 개성과 300만 평양 시민을 맞이하는 훌륭한 민간 교류의 장으로 발전할 것이다. 고양시는 민족의 정체성을 찾는 남북시민교류의 중심이 될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고양시는 포스트 통일시대의 바람직한 도시 모델로 성장할 것이다. 셋째, 시민문화와 생활문화가 숨쉬는 도시이다. 역사성이 깃든 문화재와 유적지, 한강과 북한산의 자연환경, 시민이 만들어 가는 시민참여문화 등이 어우러져 시민과 함께 생활 속에 도시문화를 이어가는 도시로의 발전이다. 예술분야 전문가를 비롯한 전문 분야 인적 자원이 풍부한 도시이다. 고양시만의 독특한 문화기반이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된다면 고양시는 서울과는 또 다른 모습의 대한민국 대표도시로 자리를 잡을 것이다. 고양시가 제2의 쿠리치바로 불리길 원하는 것을 넘어, 세계 어느 도시가 ‘제2의 고양’으로 불리길 바라면서 21세기를 다져 가길 기대해본다. /이 동 환 (사)사람의 도시 연구소장·도시공학박사

기고/세계 곳곳에 한국식단을 심자

필자가 어릴 적엔 쌀밥 먹던 집이 그리 흔치 않았다. 너도 나도 어렵던 시기였고, 또 그 이전에는 더욱더 그러했을 것이다. 쌀밥 대신 보리밥, 조밥, 옥수수밥 등이 주류를 이뤘고, 그것도 부족해 보리밥 찌던 검정 솥에 호박만한 큰 고구마를 이곳저곳 쑤셔 넣고 밥을 지었던 그 시절엔 맛이나 취향보다는 무조건 양 많고 값이 싸면 제일이었다. 그러던 게 경제적 여건이 차츰 나아지면서 본인의 기호와 입맛에 맞는 음식을 찾게 됐고, 그러한 욕구에 맞춰 다양한 음식들이 나오게 됐다.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들은 누구나 최고의 건강수준을 향유하기 위해 새로운 먹거리 형태를 원하게 됐다. 예컨대 음식이 맛이 있다 해도 건강에 해로운 음식은 피하게 되고, 건강에 좋은 음식이나 본인의 신체에 부족한 영양소를 채우기 위한 음식을 섭취하고자 하는 형태로 발전했다. 그래서 무공해식품, 녹색식품, 유기식품 등과 같은 친환경식품들이 오늘날 식품의 키워드가 되고 있다. 이처럼 과거엔 먹거리가 배고픔을 극복하기 위한 수단이었다면, 이젠 양적 목표가 어느 정도 소기의 목적대로 달성됨에 따라 질적인 배려까지 병행하기에 이르렀고, 특히 요즘엔 안전 먹거리를 추구하는 참살이 열풍으로 웰빙형 식품들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아울러 지구촌 먹거리는 음식의 세계화로 갈수록 각국의 특성이 희석되는 조짐이 보이고 있다. 예컨대 세계 식당들이 무너지고 세계인의 식성들이 무너지고 있다. 물론 그 나라 먹거리의 고유 특성중 몇 가지는 결코 단기간 없어질 수 없지만 그 비율은 날이 갈수록 점차 줄고 있다. 우리가 언제부터 햄버거와 스파게티를 먹었던가. 앞으로 우리가 외국음식을 접할 기회는 나날이 더해질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유독 우리나라만 해당되는 게 아니다. 이웃 일본이나 중국에 가면 국적 불명의 퓨전음식들이 매일 불티나게 팔리고 있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그런 현상은 세계적 추세다. 한편 아시아에서의 서양음식은 이렇듯 하루가 다르게 퍼져가고 있는데, 서양에서의 아시아음식은 그 속도가 상대적으로 너무 더디게 진행되고 있고, 또한 중식과 일식은 미국과 유럽 등지를 중심으로 확장일로에 있지만 우리나라는 마치 싱가포르나 홍콩 같은 농업이 없는 나라로 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즉 한국을 휴대전화와 자동차만 판매하는 나라쯤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우리 음식은 전혀 한 발자국도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단지 일본,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일부에서만 불고기와 숯불갈비집이 영업중이며 몇몇 가게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 분명한 건 우리음식에 한번 맛을 들인 외국인 대부분이 한식의 단골고객이 된다는 점이다. 이들은 우리 전통식품인 김치와 고추장 등을 어떻게 먹는지를 알게 되고 식당 밖에서도 우리 전통식품 고객들이 된다. 특히 단순한 음식메뉴에 싫증이 난 유럽인과 미국인들이 아시아계 음식점을 찾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다. 더욱이 월드컵 성공 개최 후 한국문화와 상품 등에 대한 관심 증대와 일본 및 중화권 국가에서의 한류열풍은 시기적으로 지금이 한식의 세계화를 위한 좋은 기회임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 세계 어느 나라든 우리가 진출하지 못할 시장은 없다. 지금이라도 시장개척 가능성을 방송매체나 정부기관이 집중 관찰·연구해 대국민 홍보에 나서야 하며, 그들 나라에 우리 국민이 큰 어려움 없이 진출할 수 있도록 각종 투자채널을 확보하고 국민의 투자나 관심을 고조시키는 데 앞장서야 한다. 물론 내집 앞에 식당 하나 차리는 것도 힘이 드는데, 지구촌 건너편 외국 땅에서 식당을 차린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관심과 의지를 갖고 세계의 식당을 두드린다면 머지 않은 장래에 한국 식당의 세계화 꿈은 이뤄질 것이다. /전 성 군 농협중앙교육원교수·경제학박사

기고/백남준, 正祖 그리고 華城

설 연휴 마지막 날 중국에 계신 누님을 만나러 떠나시는 어머님을 배웅하고 인천공항에서 돌아오던 길에 백남준 선생님이 타계하셨다는 뉴스가 리디오로부터 흘러나왔다. 순간 지난 봄 팔달산 벚꽃이 유성처럼 흩날리던 그 어느 날이 떠올랐다. 그날은 유난히 봄 햇살이 따사로웠다. 아마도 반가운 손님이 오려는 것을 하늘이 알았는지 그날의 봄볕은 그야말로 청양(靑陽)이었다. 뉴욕에서 찾아온 그이들은 다름 아닌 백 선생님 곁에서 늘 보좌하는 내외였다. 경기도가 추진하고 있는 백남준미술관 건립 협의를 위해 일시 귀국한 이들은 백남준 선생의 본향인 수원과 세계문화유산 화성을 보고파 했다. 어린시절부터 미술과 관련하여 단 한 번도 상을 받아보지 못했을지라도 백남준이라는 이름은 늘 기억하고 있었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전위 예술가! 전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었던 시절에도 백남준은 그저 우리의 우상이었다. 백남준의 예술 세계에 대한 막연한 이야기를 들으며 혜원 신윤복의 ‘월하의 미인’을 떠올렸는지 알 수 없지만, 그의 전통에 대한 파괴와 새로운 전통의 수립은 내겐 충격적이었다. 백 선생님과 하나로 느껴지던 그이들은 70년대 초반 한반도를 떠나 유럽과 미국을 오가며 우리 작가들의 전시회를 개최해 줬다고 한다. ‘동백림사건’으로 고통을 겪은 이후 아무도 전시회를 개최해주지 않았던 이응로 화백의 전시회를 개최한 계기로 백남준 선생님을 만났고 이후 그의 예술 세계를 알리는 주요한 임무를 맡게 되었다고 한다. 화성행궁을 비롯한 화성의 각 시설물 하나하나를 밟으면서 놀라움으로 입을 다물지 못했다. 정조의 화성건설의 의미와 민본주의 실천의 모습에 놀라워하며 화성의 아름다움에 감동하였다. 화홍문, 방화수류정, 화령전 등 화성 곳곳은 선조들의 미의식으로 가득하다. “아름다움은 적으로 하여금 두려움을 준다”는 정조의 말처럼 화성을 쌓은 이들은 아름다움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알고 있었고, 그이들은 선조들의 축성의 마음을 이해하였던 것이다. 당시 백 선생님은 마지막 인생을 고국에서 보내고 싶어 하셨고 이들은 선생님의 마지막 여생을 보낼 공간을 찾고 있었다. 사전에 몇몇 오고간 이야기가 있었지만 이들이 선생님께 말씀 드린 곳은 역시 화성이었다. 세계문화유산 화성 내에 한옥을 마련하고 사람 사는 냄새를 맡으며 살고자 했던 것이었다. 미와 예술의 땅 화성에서 살고 싶었던 것이다. 두 달 뒤 자신이 뉴욕에서 개최한 전시회 도록을 보내며 백 선생님께서 화성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뜻을 보이셨다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파격적인 삶을 살았던 그가 마지막 인생을 반추하며 영원히 머물고 싶었던 곳은 결국 자신의 본향인 수원 화성이었던 것이다. 아마도 화성안에서 200여년 전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를 추구한 정조와 만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한다. 정조와 백남준의 만남은 너무도 자연스러우며 아마 새로운 세상에서 사람과 땅 그리고 예술을 논할 것이리라. 백남준 선생님의 유해 일부가 우리 땅으로 와서 수원 인근에 있는 백남준 미술관에 안치된다고 하니 무엇보다 다행이다. 석가모니의 사리가 자비와 평등의 진리를 전 세계로 퍼뜨린 것과 같이 백남준의 혼과 뼈가 이 땅의 문화예술을 한 단계 높일 것이다. 그것이 바로 치열한 예술가의 삶이 보여주는 환희와 기쁨일 것이다. /김 준 혁 수원시 학예연구사

기고/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를 보면 큰 물고기를 잡기 위해 한평생 바다에서 보내는 남자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는 대어를 낚기 위해 거친 파도와 바람과 긴 기다림의 시간을 견디는데 그것은 외로움과 고독의 여정이었다. 햇빛과 바람과 시간과의 힘 겨루기는 농사를 짓는 사람들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징글맞게 돋아나는 잡초를 뽑아내고 신종 병균과 벌레와 쉬고 싶은 유혹을 이겨내며 농작물을 지켜내야 하는 것이다. 잠을 줄여가며 고된 노동을 기울인 자신의 땅을 지키는 일이란 외로움과 고독과의 싸움이다. 먹을거리가 풍부한 지금 우리는 가스나 원유, 철금속 같은 에너지 확보에만 온갖 신경을 쓰지만 미래 자원인 식량이나 농업 등에 대해선 낙천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듯하다. 도시 소비자 역시 마찬가지다. 당장 눈에 보이는 흠 없는 상품과 가격에만 관심을 갖지 농촌의 현실에는 무관심하다. 농촌인구는 고령화돼 가는데 농사짓는 일을 기피한다면 미래에는 누가 농사를 지을 것인가. 모든 식량 자원을 외국에 의존할 수는 없다. 외국으로부터 들여 오는 값싼 농작물을 아무런 고민 없이 받아 들였다 나중에는 돈 주고도 사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일은 삼척동자도 예측할 수 있는 사실이다. 이미 우리의 밀과 보리 농사가 사라져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가격이 계속 올라가도 ‘울며 겨자 먹기’로 수입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 된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는데도 시정되지 않는 건 눈 앞의 이익에만 급급해하는 근시안적 사고와 무관심 때문이다. 어릴 적 필자가 살던 마을에는 유난히 봇짐장수가 많았다. 먼 남쪽 바다에서 나는 김, 멸치, 미역, 다시마 같은 마른 해산물을 팔러 골짜기 깊숙이 틀어 박힌 마을까지 찾아오는 아주머니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밥 먹을 시간에 그들이 문을 두드리면 어머니는 안방으로 불러 들여 수저를 건네고 마땅히 밥 사먹을 장소나 형편이 부실한 그네들은 한 끼 식사를 해결하며 바다 이야기와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 줬다. 비릿한 바다 냄새, 해초 냄새가 방안에 퍼지면 나는 먼 바닷가 마을에 대한 이상한 끌림을 갖게 되고 그 아주머니를 은연중 기다리게 된다. 예전에 농촌은 사람에 대한 정과 자연에 대한 소박한 마음이 어우러져 살았다. 이러한 정경은 농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연스럽게 형성된 유산이자 휴머니즘이며 동양적인 가치다. 그러나 농촌 현실도 달라졌다. 사람의 정과 자연에 기대어 산다는 게 더 이상 미덕인 시대는 지났다. 기계가 부족한 일손을 대신하고 주택의 구조도 도시민의 그것과 다를 바 없다. 겉으로는 풍요롭고 아름다운 전원 풍경이다. 그러나 농촌의 삶이 예전에는 자연과의 싸움에 모든 것을 걸었다면 지금은 밀려오는 수입농산물과 가격 경쟁을 해야 하는 짐이 더 얹어졌다. 변하지 않은 게 있다면 햇볕과 바람과 긴 기다림의 시간을 견뎌내는 일일뿐이다. 가끔 기아에 허덕이는 아프리카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아프리카의 몇몇 나라가 가난의 고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악순환을 되풀이하는 건 그들의 고유 식량 작물을 버리고 제국주의가 심어 놓은 커피생산에만 매달렸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커피를 팔아 식량을 사고도 돈이 남았다. 애써 땀 흘려 농사지을 필요가 없다고 느낀 그들은 농업을 포기했고 오로지 커피 농장에만 힘을 기울인 결과 이제 커피 값은 하락하고 식량 농사는 다시 지으려 해도 힘들게 됐다. 농촌은 현대인의 영원한 고향이며 정신적으로 기댈 언덕이다. 이 순간 스스로에게 묻는다.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유 시 연 소설가

기고/의료정책은 복지 논리로 풀어야…

우리나라 의료보장제도를 공보험인 건강보험 중심에서 민간의료보험이 보충하는 이원화체계로 개편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한다. 고급화하는 의료욕구, 의료시장 개방, 의료사업 발전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건강보험 중심체계로는 한계가 있다는 논리이다. 민간의료보험이 본격 도입될 경우 건강보험은 기본보험으로 한정되며 그 이상의 의료욕구를 원하는 사람들이 민간보험을 선택하게 돼 건강보험 영역이 제한되고 기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 보건의료 서비스에 대한 사회적 책임보다는 개인적 책임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바뀌면서 국민들간 형평성도 약화되고 국민 의료비는 더욱 증가할 수밖에 없다. 민간보험은 계약에 의해 급여를 결정하므로 고소득층은 고급의료를 제공하는 민간보험을 선호하고 저소득층만 건강보험을 지키게 돼 건강보험 재정은 더 어려워지게 되고 건강보험 신뢰도는 더 떨어지게 된다. 저소득층이나 노인층과 같이 상대적으로 경제능력이 낮은 계층은 민간보험 가입률이 낮아 사회 계층간 의료서비스의 불평등을 초래하고 사회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 민간의료보험 도입에 앞서 선결과제는 첫째,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를 통한 공공성 확보다. 현재 54%에 머무르고 있는 건강보험 보장성을 의료 선진국과 같이 80% 이상으로 높여 사회보험으로서의 건강보험 공공성을 높이는 게 많은 국민을 위한 바른 의료복지정책이다. 둘째, 공보험인 건강보험 보장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현재보다 높은 본인부담 보장률을 지원할 수 있을 때까지는 민간보험은 지금과 같이 건강보험 비급여 비용 및 본인 부담금을 보상하는 ‘보충형’으로 유지되는 게 바람직하다. 셋째, 정부는 현재 소득 재분배를 통한 공보험의 질을 강화해야 한다. 넷째, 우리 사회의 양극화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시점에 민간의료보험 도입은 사회적 통합을 저해하고 국민의 불만은 더욱 높아질 것이므로 빈부격차를 줄이고 중산층을 확대해 나가는 정책이 앞서야 한다. 민간의료보험 도입이 전혀 불필요한 건 아니며 장점도 있다.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국민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키는 긍정적인 부문도 있다. 그러나 이 시기에 민간의료보험 도입을 논하는 건 시기상조다. 지금은 건강보험의 보장성 확대를 위해 노력해야 할 시기이지 민간의료보험 도입을 논할 시기가 아닌가 싶다. 복지사회는 소외된 약자 편에서, 인권이 미치지 못하는 국민을 위해 노력할 때 빨리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 의료정책을 정치적·경제적 논리로 풀려고 하지 말고, 복지적인 논리로 풀어 나가기를 간곡히 바란다. /이 종 복 평택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기고/올바른 인간의 삶

올바른 인간의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인생길은 항상 변화되고 새로 창조되는 길이다. 그래서 때로는 넘어지고 험한 고개를 넘어야 하고 비탈진 오솔길도 가야 한다. 요즈음 우리 사회의 삶은 배려하는 마음, 용서하는 마음, 서로 칭찬하는 풍습 등이 퇴색되는듯해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훌륭한 농부가 좋은 농작물을 거두기에는 땀과 노력과 험한 길 등을 경험해야만 한다. 어쩌면 인간의 형성과정이 농사짓는 훌륭한 농부의 삶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훌륭한 농부가 되기 위해선 몇 가지 조건을 지켜야 한다. 만약 아무런 계획도 없이 좋은 결실을 얻으려면 농부는 좋은 수확과 결실 등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훌륭한 농부가 되기 위해선 첫째, 농사절기에 따른 계획과 부지런함과 농사의 진실함을 알아야 한다. 남들이 하기 전에 농사계획을 세우고 일터를 준비하고 거름을 주며 몸으로 실천해야 한다. 둘째는 기후조건을 잘 알고 현명한 지혜로 어려움을 극복할 줄 알아야 한다. 때로는 비바람을 막아내야 하고 춥고 매서운 날씨도 참아야 할 것이며 땀방울이 온몸을 적시는 무더운 더위도 이겨내야 한다. 훌륭한 농부는 인내와 성실이 만들어 낸다. 세번째는 농작물에는 많은 병충해가 기생하며 병충해를 어떻게 예방하고 치료할 것인가에 따라 농부가 거두는 결실도 달라진다. 병충해 치료는 적당한 생각과 행동으로 되지 않는다. 시기와 방법 등이 매우 중요하다. 넷째는 농작물에 불필요한 잡초를 시기에 따라 잘 제거해 주며 유효적절하게 김을 잘 매줘야 한다. 훌륭한 농부의 손길은 반드시 이 과정을 겪어야 좋은 결실과 수확을 얻게 된다. 우리의 삶도 훌륭한 농부의 마음처럼 삶의 과정을 잘 지키고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달려있다. 우리의 삶을 통해 어려운 문제들을 인내하면서 앞날을 계획하고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은 훌륭한 농부의 알찬 설계와 땀 흘리며 부지런함과 조금도 다를 바 없다. 인간은 성장하면서 갖가지 유혹과 갈등, 나를 괴롭히는 병충해들, 어떻게 나의 마음을 치료하며 예방 할 것인가, 마음에 한없이 자라나는 잡초들을 어떻게 또는 어떠한 방법으로 제거하며 마음의 밭을 고를 것인가 등이 중요하다. 어쩌면 일생을 좌우하는 중요한 시점이 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삶의 지혜와 지식을 배우고 체력을 연마하는지 모른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을 꿈꾸며 살아가는 존재다. 이를 위해선 세가지 지혜를 알아야 한다. 첫째는 학습인이 되는 것이다. 농사짓는 경험과 기술을 익히며 실천하듯 삶을 살아 가는 지식을 터득하고 열심히 배워야 한다. 둘째는 극기다. 훌륭한 농부가 비바람과 더위와 추위를 참듯 모든 것을 참고 견디며 자기성찰을 위해 힘써야 한다. 셋째는 자족이다. 자급자족해 모든 것을 얻어야 하며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좋은 열매는 누가 만들어 주지 않기 때문이다. 스스로 삶을 개척하고 만들고 인격을 성찰시키며 모든 것을 용서하고 배려하는 사회가 될 때 훈훈한 행복의 문은 열리게 된다. 서로 믿지 못하고 남을 헐뜯고 이기주의와 물질주의가 이 사회를 지배한다면 사회는 발전할 수 없다. 성경 말씀대로 “내가 두루 파고 거름을 주리니” 노력하고 땀 흘리는 훌륭한 농부의 마음처럼 좋은 결실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살아 갈 때 올바른 삶이 될 것이며 아름다운 열매를 맺는 사회가 될 것이다. /김 한 수 여주제일중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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