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장묘문화 개선, 주민들 협조가 필수

갈수록 확산되고 있는 화장문화에 대처하기 위해 경기도가 추진중인 광역장사시설 조성사업이 후보지 인근 주민들의 혐오시설 입지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다. 10년 전인 95년 수원시 팔달구 하동 25 인근 주민들이 수원시립화장장 폐쇄 또는 이전을 요구, 이전하려 했으나 후보지 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10여년동안 어려움이 많았다. 당시 화장장 이전 및 종합장묘시설 장례식장, 납골당시설 부지 확정과정 등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상용 전 시장은 민선시대가 오면 화장장 이전은 어렵다고 판단, 95년 상반기까지는 이전계획을 완료하라고 지시, 입지조건이 양호하고 사업 시행이 용이하며 입지시 향후 이전할 필요가 없는 후보지 10곳중 3곳을 압축, 95년 2월 부시장, 시의회 의장·부의장·상임위원장 등과 현장 답사 후 제132회 수원시의회 임시회에서 비공개로 현 연화장 위치로 확정하고 부시장이 기자실에서 발표했다. 보안 유지를 위해 야간에 업무를 중점 추진해야했던 어려움(그때 연화장 업무에 관여했던 주민들과 공무원 등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은 뭐라고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이같은 사업계획이 확정되자 수원시 팔달구 이의·하동, 용인시 수지와 영덕 주민들 반발이 6개월동안 계속됐다. 주민들은 그린벨트 등 각종 규제에 시달리고 있는데 혐오시설인 화장장이 들어서면 지역경제 침체가 초래된다며 집단시위를 벌였다. 김석만 전 국장이 주민들과의 끈질긴 대화를 통해 마을도로 신설·확·포장, 상하수도시설 등 기반시설 확충, 이의동 개발 저해요인인 이의동 공동묘지 이전, 법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주민공동법인체에 장례식장 운영권 위탁 등을 약속하고 주민대표와 시의원들을 외국 장묘시설에 견학시켰다.

97년 12월 이의동 공동묘지 4만500여 평과 봉분 1만4천여 기를 63억여원을 들여 이전하고 다른 용도로 사용중이다. 2000년 9월 부지면적 1만7천452평에 화장장 719평, 장례식장 1천622평, 납골당 1만182평, 지하주차장 1만924평 규모로 356억원을 들여 최첨단시설 및 공원을 조성한 뒤 2001년 1월 종합장묘시설인 연화장을 개장했다.

시설물 관리는 수원시 시설관리공단, 장례식장은 입지 선정시 주민들과의 약속대로 임대료를 받고 지역 주민법인체에 위탁, 이용객들로부터 호평받고 있다. 이러한 사례가 전국으로 알려지면서 많은 자치단체들이 연화장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경기도가 추진중인 광역장사시설이 지역 주민들과 충분한 대화로 해결돼 선진 장묘문화 개선에 앞장설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 재 복

수원 팔달구보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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