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중국역사로 본 청렴과 탐욕의 두 얼굴

수재라고 뽑혀 온 자들은 책을 알지 못하고, 효성스럽고 청렴하다고 뽑혀 온 자들은 아비와 따로 사네. 모든 것이 진흙탕에 뒤엉켜 흐려졌고 고관과 좋은 장수들은 닭처럼 겁을 먹는구나. 중국 양한시대에 장안에 떠돌던 노랫말이다. 우리는 늘 전통적인 도덕관념 중에서 예의와 염치를 입신처세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중요한 잣대로 삼는다. 예의란 사람을 다스리는 큰 법이고, 염치란 사람을 세우는 큰 마디라 할 수 있는데 관리나 사대부로서 청렴한 사람은 틀림없이 염치가 있고 인격이 고상하지만, 탐욕스러운 자는 무치하고 인격적으로 성숙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럼 중국 역사상 천하제일의 청백리는 과연 누구였을까? 물론 역대 천하제일 청백리에 대한 평가와 선정 작업이 별도로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천하제일 청백리라는 말은 청나라 초기 강희제가 1681년 직예순무 우성룡을 만난 자리에서 한 것이다. 우성룡이 평생 청렴하게 지내며 많은 공적을 남겼기에 강희제는 그를 칭찬하며 이런 명예로운 호칭을 주었다. 그리고 우리에게도 익숙한 또 한 사람, 역대 왕조 중 북송시대에 이름난 청백리였던 포청천, 철면무사라는 별명으로 불렸지만, 마음이 따뜻했으며 공평무사하게 법을 집행하며 정직하게 살았던 위인이다. 중국 역사상 가장 유명한 청백리이자 백성의 억울함을 풀어 준 정의의 화신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그가 평생 남긴 발자취는 각종 역사 기록에 남아 있어 고찰할 수 있다. 포공이 권력자를 두려워하지 않고 백성의 억울함을 풀어 준 것은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 한다. 또한, 포청천이 정의의 화신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어진 군주 인종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에 역사상 최고의 탐관오리는 누구인가에 대한 의문이 나올 수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정확한 통계를 근거로 나온 것이 없기에 언급을 자제하는 것이 옳다. 2천년이 넘는 전제왕조시대의 중국역사는 늘 평화와 혼란이 반복되는 일치일란의 연속이었다. 청백리는 대개 치세 혹은 적어도 천하가 어느 정도 안정된 시기에 나타나곤 했다. 역사를 탐구하는 목적은 과거를 거울삼아 현재를 알고 과거를 현재에 유용하게 활용하는 데 있다. 흥미로운 사실 하나는 고대에 흔히 시행되었던 대사면 조치의 대상에 탐관오리는 포함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당 태종과 송 태조는 관리들의 비리와 부정부패에 대단히 민감해서 조금도 용서치 않고 엄하게 다스렸다. 역대 제왕들이 이처럼 탐관오리들을 사면하지 않은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는데 생각이 깨어 있는 황제라면 탐관이 황제의 발을 갉아먹는 존재라는 사실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중국 역사는 탐관오리를 막기 위한 좋은 방법을 적지 않게 제시하고 있는데 과거제도의 3공 즉 공평과 공정 그리고 공개 원칙을 지키려고 애썼다. 또한, 악비는 문관은 돈을 받지 않고 무관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으며, 송나라 때 관리들이 다른 곳으로 전근가거나 승진할 때마다 일정 등급에 있는 관리를 보증인으로 삼았던 제도, 그리고 비리를 저지르면 죽을 때까지 차별을 당하고 퇴직한 후에 받는 각종 특례에서조차 낮은 대우를 받았다. 이처럼 청렴은 예로부터 지금까지 강조되는 관리로서의 본분임에 틀림이 없다. 중국역사에서 보듯이 청렴한 자는 후세에 본보기가 되고 부패한 자는 크나큰 대가를 치른다는 사실을 모든 공무원은 자각해야 할 것이다. 홍진영 오산소방서장

[기고] 정책선거 정착위한 경기도 10대 정책어젠다

2014년도 지방선거가 이제 50여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흔히 선거를 정치의 꽃이라고 말합니다. 각 정당과 후보자들이 본격적인 선거 체제에 들어가고 또한 각종 언론에서도 선거와 관련된 뉴스들이 끊임없이 쏟아지는 것을 보면, 벚꽃이 활짝 피어 봄이 왔음을 알리듯 선거라고 하는 정치의 꽃도 활짝 피어나기 시작하면서 그야말로 정치의 계절이 돌아왔음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주기적으로 돌아오는 각종 선거를 통해 우리는 나라와 지역을 이끌어갈 대표자들을 선출하게 됩니다. 또한 선거는 나라와 지역의 발전을 이끌 정책과 비전을 선택하는 장입니다. 더불어 선거는, 시민들의 대표로 선택된 자들과 정책에 대해 심판할 수 있는 심판의 장이기도 합니다. 좋은 정책으로 경기도 미래위해 경쟁 대의제 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선거에 참여한다는 것은, 가장 중요한 정치적 행위에 주권자로서 참여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선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선거는, 유권자들의 다양한 권익을 대표하고 좋은 정책과 공약, 비전으로 서로 경쟁하여 더 많은 유권자들이 정치에 참여하도록 하는 본연의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건설적인 대화와 타협은 실종되고 극단적 당파주의가 득세하며, 지역이나 학연, 혈연 등에 호소하는 후진적인 모습이 아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표를 얻기 위해 실현 가능성도 없는 장밋빛 공약을 남발하며, 당선이 되고 난 후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약속을 파기해 버리는 모습도 여전합니다. 실효성도 없고 내용도 없는 수사와 구호들이 선거를 가득 채우는 동안, 유권자들은 불신과 실망감을 가지고 선거를 외면하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거의 중요성이 결코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선거는 여전히 중요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선거를 통해 더 나은 미래를 꿈꾸는 것이 아니라, 선거를 그저 손가락질하고 무관심하게 외면해버릴 것으로만 여긴다면, 우리의 미래는 결코 희망적이라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선거 본연의 기능이 잘 발휘될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선거가 합리적이고 실현 가능한 정책과 공약을 중심으로 치뤄질 수 있도록 바꾸어 나가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2014년 민선 6기 지방선거에서도 경기도매니페스토추진협의체가 구성되어 경기도 10대정책어젠다를 중심으로 한 매니페스토 운동을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경기도매니페스토추진협의체는 각 분야의 전문가, 시민단체, 언론인 등이 참여하여 지역의 다양한 정책어젠다를 발굴하였으며, 다섯차례에 걸친 심층 토론회와 정책어젠다 우선순위 설문조사를 통해 최종적으로 경기도 10대 정책어젠다를 선정 하였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각 정당과 후보자들이 매니페스토 운동을 통해 선정된 10대 정책어젠다를 적극 반영하여, 좋은 공약과 정책으로 경기도의 미래비전을 위해 경쟁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바로 풀뿌리 민주주의의 발전과 경기도의 발전을 위한 길일 것입니다. 또한 이번에 선정된 10대 정책어젠다가 유권자의 선택을 돕는 좋은 도우미가 되기를 바랍니다. 정치가 발전하고 선거가 본연의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정당과 정치인들의 변화도 중요하지만, 유권자들의 적극적인 정치 참여 또한 중요합니다. 지역 일꾼 선출, 유권자 적극 참여를 정치에 대한 불신과 실망감을 걷어내고 지역의 훌륭한 일꾼을 선출하는 이번 지방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주시기를 부탁드리며, 이번에 선정된 10대 정책어젠다가 유권자 여러분들의 선택에 많은 도움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경기도 매니페스토 운동이 정책선거의 정착과 지방자치의 발전에 초석이 되기를 바랍니다. 장성근 경기도매니페스토추진협의체 위원장ㆍ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장

[기고] 회색도시에 푸른 옷을 입히자

올해로 식목일이 69회를 맞았다. 그동안 우리 국토는 온 국민이 힘을 합쳐 땀 흘린 결과, 일제의 목재수탈과 625전쟁 등 사회 혼란기를 거치며 겪은 무분별한 벌채와 임산연료 채취 등으로 인한 극도의 황폐에서 벗어나 성공적인 녹화를 이루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는 황사ㆍ사막화ㆍ온난화 등 급속한 기후변화와 지구환경 문제가 국제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유엔환경계획기구(UNEP)에서도 호소한 바와 같이 나무심기는 지구환경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핵심적인 방법으로서 이제 한 국가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인이 동참해야 할 과제인 것이다. 경기도는 중국 내몽고(內蒙古) 쿠부치 사막에 나무를 심어 사막화 확산방지 및 황사피해 저감을 위해 2009년 3월부터 5년간 백양나무 등 90만본을 식재해 324㏊의 사막에 푸른 생명을 심었다. 그러나 이 같은 사막화 방지 조림사업은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없어 향후 5년간 계속 추진키 위하여 지난 3월20일 사단법인 미래숲과 2차 협약을 체결했다. 이처럼 나무심기는 기후변화협약과 교토의정서에 따라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청정개발체제(CDM)의 한 방법으로 채택되었고 이밖에도 선진국 간의 공동이행제도(JI), 배출권거래제도(IET)는 온실가스 감축의무 이행수단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러한 제도로 인해 형성된 탄소시장(Carbon Market)은 2004년 이후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2005년 4월 문을 연 유럽기후거래소는 연 20억t의 온실가스 배출권을 사고 팔았고, 거래 액수로만 연간 50조원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탄소시장은 매년 두배 이상 급성장 하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연간 자동차 1대당 8.1탄소t의 온실가스가 배출되는데 소나무숲 1㏊가 흡수하는 양과 비슷하다고 한다. 5천만명의 인구와 1천900만대가 넘는 자동차의 홍수 속에서 사는 우리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얼마나 많은 나무를 심어야 하는지는 자세히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주변의 가까운 산이나 들판을 한번 둘러보자. 예전과 달리 푸르른 산야의 모습만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그래서 혹자는 이제 나무를 심는 것은 그만해도 되지 않나? 라고 묻기도 하지만 이는 숲의 겉만 보고 속은 보지 못하는 이야기다. 모든 생명들이 생로병사의 과정을 거치듯 나무마다 수명이 다르고 각종 개발로 사라지는 숲이 있고 허약해진 숲 또한 많다. 이러한 숲들을 생태적으로 안정시키고 지속 가능하게끔 가꾸고 보호해야 하는데 그 시작이 바로 나무심기이며 식목일이 생긴 이유이다. 산림청에 의하면 전국의 생활권 도시숲은 전국토 면적의 0.3%인 2만9천㏊에 불과하다고 한다. 전체인구의 90% 이상이 도시지역에 거주하고 있으며 그에 반해 생활권 주변에서 누릴수 있는 도시숲은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우리나라 1인당 생활권 도시숲 면적은 5.4㎡로 이는 파리 13㎡, 뉴욕 23㎡, 런던 27㎡보다 훨씬 낮으며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권고하는 9㎡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국토의 64%가 산림인 우리나라로선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제는 일상에서 쉽게 숲의 혜택을 느낄 수 있도록 우리가 사는 도시에 나무를 더 많이 심어야 한다. 새가 없는 도시가 과연 사람이 살 수 있는 공간인가? 나무를 심는 것은 우리의 생명을 심는 것이고 우리의 희망과 미래를 심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식목일만 나무를 심는 날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식목 행사를 통해 나무와 숲의 고마움을 다시 한번 생각하고 나무 한 그루라도 소중히 심고 정성을 기울인다면 우리의 삶은 더욱 풍요로워지며 우리의 도시들도 머지않아 자연과 함께하는 녹색의 도시가 될 것이다. 서상교 경기도 축산산림국장

[기고] 나무를 심는다는 것은, 추억과 그리움을 심는 것

식목일에 대한 기억을 누구나 갖고 있을 것이다. 법정공휴일이었던 기억도 있을 것이고, 나무를 심기 위해 단체로 산에서 나무 심던 기억도 있을 것이다. 옛날 초등학교 시절, 나무를 심어야 하는데 심을 나무가 없어 산에서 잘 자라던 나무를 집에다 옮겨 심은 적이 있었다. 옮겨 심었더니 그늘에서 자라던 나무가 환경이 달라서인지 금세 시들어 마음이 아팠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요즘은 지자체에서 나무를 무상으로 나눠주는 경우도 있고, 도심 농원에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으니 약간의 수고와 마음만 있으면 나무를 심는 것이 그다지 어렵지 않은 것 같다. 나무를 심는다는 것은 추억을 심는 것이라 생각한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산에서 캐다 심은 나무에 대한 미안함이 아직도 머릿속에 있는 것을 보면 당시 경제적으로는 녹록치는 않았지만, 추억은 부자였던 것 같다. 나의 삶의 원칙 10가지 원칙 중 하나가 매년 나무를 심는 것이다. 심을 나무는 항상 의미를 생각하며 고른다. 그래서 아이들과 함께 꼭 유실수를 고른다. 이렇게 심어진 나무를 가지치기 할 때면 마음은 항상 자식을 키우는 듯하다. 아이들과 나무를 심을 때면 나무에 아이들의 이름을 적은 이름표를 붙여주고, 작은 명명식을 개최한다. 심은 나무와 나란히 사진을 찍는 정도지만 그 의미는 남다르다. 시간이 흘러 내가 이 세상을 떠나더라도 엄마, 아빠를 추억하며 찾아갈 장소가 되기 때문이다. 산다는 것은 의미를 남기는 과정이고,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자기를 하나씩 정리해 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나무를 통해 의미를 남기며, 나의 마음을 하나씩 나무로 나누어 준다. 한 두 그루 심은 나무가 어느새 오십여 그루에 이르고 열매가 달릴 때면 가족들과 함께 찾아가는 장소가 되었다. 아이들과 함께 나무를 심는 또 다른 이유는 그리움을 심기 위해서다. 산수유 꽃이 노랗게 필 때면 많은 사람들이 김종길 시인의 성탄제라는 시를 생각한다. 산수유 꽃이 필 때면 아버지가 눈을 헤치고 따 오신 그 붉은 산수유 열매, 어느새 나도 그때의 아버지만큼 나이를 먹었다. 불현듯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을 느끼는 것은 눈 속에 따 오신 산수유 붉은 알알이 아직도 내 혈액 속에 녹아 흐르는 까닭일까라고 앓던 자식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을 애틋하고 살갑게 노래한 것을 생각하면서 나중에 아이들도 나에 대한 그리움을 열매로 달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올해는 부모님이 나무를 고르시도록 했다. 고른 나무가 모과나무다. 이 나무는 나와 함께 성장하고 부모님의 사랑이 열매로 맺힐 것이다. 이다음 부모님의 존재가 세상에서 지워졌을 때 그리움의 기억만은 열매로 익을 듯싶다. 아동 문학가 쉘 실버스타인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에서 나무는 소년의 놀이터, 그네가 되어 주고, 열매를 기꺼이 내어주며 배를 만들도록 몸뚱이마저 내어 주었다. 노인이 되었을 때 남은 밑둥마저 쉴 공간으로 허락했다. 인생의 가치와 의미를 생각하면서 비록 자식이 부모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경우가 많더라도 자식에 대한 사랑이 이렇게 헌신적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물질을 남겨주기 보다는 추억과 그리움을 남겨 주려고 매년 나무를 심는다. 부모님의 그리움을 오래 간직하고 싶고, 자식이 나에 대한 그리움을 오래 전하고 싶기 때문이다. /임창덕 농촌사랑지도자연수원 교수

[기고] 문화원형이 브랜드다

박근혜 정부의 4대 국정기조 중 하나인 문화융성 기조에 따라 문화융성위원회(위원장 김동호)가 조직되고 전국을 돌며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는 포럼 및 토론회가 진행됐다. 노무현 정부 때 만들어진 각종 위원회가 이명박 정부 때 자취를 감추었다가 다시 맥락을 달리해서 토론과 여론 수렴의 과정이 되살아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3대 문화관련 법안이 제정되어 시행령 제정을 위한 여론 수렴의 과정이 숨가쁘게 전개되고 있으며, 문화융성위원회 활동의 막바지에 8대 국정과제가 제시된다. 고무적인 일이며, 당연히 있어야 할 것이 이제야 가장 밑바닥에 토대가 깔린 셈이다. 그렇다면 그동안은 문화의 융성을 위한 노력이 없었는가 하면 그렇지 않다. 지역문화, 생활문화, 다민족 문화, 어르신 문화 등 각 부문별, 대상별, 세대별 문화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과 대안 마련을 위한 노력이 전개됐었다. 다만 지금부터 해야 할 일은 그동안 해왔던 다양한 사업의 면모를 현재적 시점에 맞게 재목록화해 새로운 부대에 담아내는 일이라 하겠다. 그리고 현재적 시점의 문화코드 분석을 통한 새로운 시대의 대안문화에 대한 노력도 해야 한다. 필자는 이것이 바로 대안문화라고 주장할 것도 없을 뿐더러 그럴 능력도 없다. 다만, 이러한 방향으로 가면 대안문화를 만들기 위한 중요한 단서는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차원에서 경기도 지방문화원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는 일련의 흐름을 통해 그 단서를 찾아볼까 한다. 경기도문화원연합회는 그동안 경기도 31개 시ㆍ군 문화원과의 네트워킹을 통한 다양한 정책사업을 전개해 왔다. 사업추진의 중요한 키워드는 지역의 문화원형 발굴과 개발을 통한 지역브랜드 창출이었다. 지역브랜드는 지역의 정체성과 맥이 닿아 있어야 한다. 정체성을 세워야 한다는 것, 문화원이 지역의 역사, 지역의 전통을 끊임없이 발굴, 조사, 보존하고자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장 유리한 장점으로 작용하는 부분이었다. 지역의 역사, 문화라는 것이 다양한 삶의 흔적이 드러나는 것이고, 지역의 역사와 전통은 그 지역의 정체성과 연결되며, 삶의 사소한 순간이 현재적 의미에서 재해석 될 때 의미를 갖게 된다. 때문에 내가 살고 있는 공간과 나의 현재적 삶을 의미있게 만드는, 다시 말해서 내 삶이 자랑스럽게 되는 순간들이 모여 지역의 특별함-정체성-이 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마을조사를 통해 발굴된 문화원형을 어떻게 활용해 문화콘텐츠로 개발하고 그것이 지역의 브랜드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일련의 사업 추진체계를 만들어 가는 그동안의 노력은 정당하다. 역사는 생산되고 체험될 뿐 아니라 재현된다. 여기서 재현된다는 것은 물리적 실체가 상징적 매체를 통해서 복제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서 우리는 무수한 역사적 시간과 공간의 재현들을 만난다. 이처럼 재현된 공간을 풍경이라 부른다. 풍경은 자연적 공간의 인간적 표상이다. 재현된 공간은 실제 공간의 미학적 척도가 된다. 지역이라는 시간과 공간의 다양한 삶의 표상이 현재적 반영을 통해 저마다 다른 사람들의 삶의 풍경이 의미를 갖게 만들어 주는 것! 이것이 어딜가나 똑같은 아파트 단지가 늘어서 있는 풍경 속에 다양하고 재미있는 문화가 존재하는 지역이 탄생되는 순간이다. 염상덕 경기도문화원연합회장

[기고] 돈버는 에코드라이브

올해 2월에 봉급생활자들이 13월의 봉급으로 알았던 근로소득 연말정산이 세금폭탄이 돼 돌아왔다고 아우성이다. 정부는 근로자의 연말정산 세금이 늘어난 것에 대해 매월 봉급에서 원천징수하여 납부하는 간이세액조견표를 평균 10% 정도 낮춰서 징수하고, 연말정산 시 정산을 한 것이지 세금을 더 많이 걷은 것이 아니다라는 해명했다. 하지만 내년 연말정산은 그동안 소득공제 항목이었던 의료비, 기부금, 보장성 보험 등이 세액공제로 변경된다고 하니 봉급근로자의 세금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올라버린 세금을 내려면 봉급근로자 가계 어느 곳에서든지 절약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야 한다. 이에 교통안전전문가인 필자가 절약 사항을 소개하고자 한다. 승용차 출퇴근하는 근로자들이 에코드라이브를 실천한다면 연료비도 절약하고, 배출가스도 줄일 수 있다. 에코드라이브를 실천한다면 연간 1만5천㎞를 운행 시 연간 약 70여만 원을 절감할 수 있다. 정부에서 추진하는 교통사고도 예방하는 효과가 있어 잠정적 교통사고의 30%가량 감소된다. 뿐만 아니라 자동차로 인한 대기오염도 줄일 수 있다. 우리나라 전체 온실가스(CO2)의 약 10%인 연간 약 900만 톤의 저감 효과가 발생하여 2천7백억 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에코드라이브 요령은 크게 운전습관을 개선하는 것과 차량관리를 개선하는 것으로 나눌 수 있다. 현재의 운전습관과 에코드라이브 요령을 비교하여 잘못된 운전습관을 하나씩 고쳐나간다면 에코드라이브는 자연스럽게 습관화될 수 있다. 우선 운전습관 개선을 위한 실천사항으로 운행하기 전 차량예열은 10초 정도가 적당하고, 30초를 넘지 않도록 한다. 차량을 부드럽게 출발하기 위해 급가속을 하지 않는다. 차량 시동 5초 후 시속 20㎞, 1천500rpm으로 출발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주행 시에는 브레이크 페달을 자주 밟지 않고, 평지 또는 내리막길에서 관성으로 주행한다면 연료를 절약할 수 있다. 주행 시에는 60~80㎞/h의 일정한 속도로 주행하고,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을 자주 밟지 않도록 한다. 불필요한 공회전을 금지하고, 신호대기 시 변속기를 중립상태로 한다면 연료를 절약할 수 있다. 차량관리개선 실천사항은 불필요한 적재물을 들어내고, 타이어 공기압을 수시로 체크하여 적정 공기압을 유지하면 연료를 절감할 수 있다. 에어컨 사용은 최대한 억제하되 에어컨 사용 시에는 고단부터 작동 후 저단으로 하며, 외부 순환보다는 내기순환으로 하면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 교통안전공단은 운전자들이 경제운전에 관련된 지식과 실천 정보를 손쉽게 접할 수 있도록 2011년 2월 에코드라이브 포털사이트(www.ecodriving.kr)를 개설하여 운영하고 있다. 오늘부터 모든 운전자들은 당장 에코 드라이브를 실천하여 가계에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 송도근 교통안전공단 경인지역본부 과장

[기고] 공직자의 배려

가벼운 교통법규 위반에 범칙금스티커 대신 상냥한 미소를 지으며 훈방하는 너그러운 경찰관, 커다란 보따리를 머리에 이고 걸어가는 노인을 목적지까지 바래다주는 인정 많은 소방관, 농부들과 함께 비지땀을 흘리는 군부대 장병, 가정형편이 어려운 제자를 위해 남몰래 선행을 베푸는 훈훈한 선생님,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 그리고 수해와 설해 발생 시 몸을 사리지 않고 헌신적으로 참여하는 공무원 등이 5만여 연천군민 속에 있다. 이들은 배려를 생활화하며 지역사회의 빛과 소금역할을 하는 자랑스러운 사회구성원들이다. 연천군이 존립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이들 때문이다. 공무원은 국민행복 지킬 책무 있어 흔히들 남을 도와주거나 보살펴 주려는 자상한 마음을 배려(配慮)라고 말한다. 배려란 나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그 사람 입장에서 행동하는 것이다. 조선시대 문신인 황희는 원칙과 소신을 지킨 청빈한 공직자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공적인 일에는 그 누구보다 엄격했지만 사적으로는 매우 후덕하고 자상했다고 한다. 그가 더욱 유명한 것은 자신이 데리고 있던 노비가 학문적인 자질이 있음을 알고는 그를 잘 가르쳐 과거에 합격시키고 새로운 삶을 살게 도와주었다는 것이다. 이는 당시 노비를 소유했던 양반가에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던 일로써 배려의 근본을 몸소 실천한 역사적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유교정치와 찬란한 민족문화를 꽃피우기 위하여 노력했던 세종 역시 항상 백성들을 어질게 다스리면서 은전을 베풀었고, 종종 사면령을 내리거나 징발된 군사는 기한 전에 되돌려 보냈다. 더욱이 신하들에게 관대했을 뿐만 아니라 천한 노비들까지도 획기적으로 처우를 개선해 주는 등 너그럽고 인자하기가 그지없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무지한 백성들을 깨우치기 위해서 훈민정음을 창제하여 반포한 일은 애민정신의 표상이자 오늘날 우리 민족의 자긍심이 되고 있다. 이들 선현들이 남달리 배려에 솔선수범했던 것은 그 누구보다 공인으로서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고자 노력했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오늘날 모든 공직자들에게 이 모습을 그대로 답습하라는 것은 어불성설이겠지만 시대를 초월하더라도 공무원은 모름지기 배려가 몸에 배어 있어야 함에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고 본다. 우리 사회에서는 국민 누구나가 살아가면서 싫든 좋든 공무원을 숙명적으로 만나게 되어 있다. 국민의 행복을 지켜주어야 할 책무가 공무원에게 있기 때문이다. 조선중기의 문신이자 서예가인 양사언은 태산가(泰山歌)라는 시조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산을 오르려는 노력도 없이 그저 산만 높다고 말함을 역설적으로 표현함으로써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고시3관왕에 올랐던 고승덕 변호사는 애초부터 머리가 좋지는 않았지만 남들보다 두 세배 열심히 공부해서 사법고시와, 외무고시, 행정고시에 합격했으며 또한 판사, 변호사, 펀드매니저, 방송인, 국회의원의 꿈까지 이룬 입지전적의 인물로 노력의 가치를 각인시켜 준바 있다. 그렇다면 경기도 최북단 접경지역에 위치해 있으면서 낙후지역으로 손꼽히는 연천군에 싱가포르에 있는 마리나베이샌즈 같은 호텔과 세계 최대 규모의 병영체험장을 비롯해서 미국의 자유의 여신상 같은 구석기 대형조형물, 연천군과 자매결연을 맺은 도시를 상징하는 외국인마을, 국내 최장의 관광터널 및 케이블카, 레일바이크, 최고 높이의 번지점프대, 대형 군수용품제조공장 등을 유치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지역 아끼고 배려하는 자세 확고해야 연안 습지였던 순천만을 대한민국 생태수도 순천프로젝트를 통해 연소득 4만 달러 도시로 업그레이드 시킨 순천시를 비롯해서 폐광촌에 박물관 등을 지어 명품도시로 탈바꿈시킨 영월군, 영일만 르네상스를 통해 초일류 도시를 만드는 포항시, 고구려를 소재로 3대 디자인 도시를 건설하는 구리시, 전국 최고의 스포츠메카로 자리 잡아가는 강진군 등은 노력하면 된다는 것을 입증해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물방울이 떨어져 바위를 뚫는다는 뜻의 수적석천(水適石穿)이라는 말이 있다. 처음은 비록 미미할지라도 꾸준하게 노력하면 큰일을 이룰 수 있다는 의미이다. 진정으로 지역을 아끼고 배려하는 마음의 자세가 확고한 연천군 공무원들이라면 오늘부터 당장 직장 동료들과 머리를 맞대고 공직자의 배려인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군정(郡政)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자. 김선일 연천군의회 전문위원

[기고] 인천 GTX 대안노선 조기에 추진돼야 한다

중앙정부는 지난 2월28일 GTX 3개 노선에 대한 예비타당성 검토 결과를 발표했다. 비용편익분석(B/C)결과 1.33인 고양시 킨텍스~서울 삼성역간 A노선을 우선 추진하고 B/C값이 0.33인 송도 청량리 구간 B노선과 0.66인 의정부에서 군포시 금정역 구간 C노선은 재기획 및 보완 과정을 거쳐 재추진키로 하였다. GTX는 경기도가 제안한 3개 노선을 정부가 받아들여 국책사업으로 검토해 왔다. 당초 3개 노선을 동시 착공하기로 했으나 경제적 타당성을 확보하지 못해 13년 11월에 노선별로 분리해 단계적으로 시행하는 방안으로 전환됐다. 정부가 송도 B노선은 대안 노선을 마련해 재추진 하겠다니 다행스런 일이다. 수도권의 교통지옥과 출근전쟁을 해결하고 국가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교통시스템으로는 한계가 있고 서울, 인천, 경기도의 성장 거점지역을 연결하여 30분대 생활권으로 만들 수 있는 GTX건설이 유일한 해결책이라 할 수 있다. GTX는 지하심도 40m 내지 50m를 최고속도 180km/h, 평균속도 100km/h로 운행한다. GTX건설은 기후변화와 고유가 시대에 직면한 세계적인 패러다임인 지속가능한 저탄소 녹생성장과 에너지 절감에도 부합된다. 자동차로 1km 이동시 151g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만 철도는 1km 이동시 자동차 배출량의 1/6에 불과하다. 송도국제도시는 전 세계 182개 도시와 직항로가 개설되어 있는 인천국제공항과 15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또한, GCF와 세계은행, 13개의 국제기구 및 국제학교, 글로벌대학, 국제회의 장소로 활용되는 송도컨벤시아, 동북아트레이드타워가 자리 잡고 있다. 아울러 우리의 미래 성장 동력인 BT관련 기업과 IT관련 인프라 및 유비쿼터스 환경을 갖추고 있고 전현직 대통령이 모두 GTX추진을 약속한 바 있다. 인천에서 서울로의 일일통행량 분석자료에 의하면 강북지역보다 강남으로의 교통수요가 1.6배 더 많다. 따라서, 인천시에서는 GTX B노선을 당초 청량리에서 강남 잠실 방향으로 검토중이다. 대안 노선 기점인 송도에서 인천시청-부평역-당아래(부천)-가산디지털단지-사당-강남-잠실 구간으로 거리는 54.6km이며 사업비는 5조5천억으로 예상된다. 삼성역에서 A노선과의 환승이 가능하다. 서울시에서 지하철2호선 혼잡 개선을 위해 제안했던 노선인 만큼 긴밀한 공조가 가능하나, 경인선 공용 방안과 구간 거리 및 정거장의 수를 줄여 예상사업비를 최소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향후 1년 동안 국토교통부에서 진행할 기본계획용역에 인천시 대안 노선과 사업비 절감방안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 반영할 계획이며, 인천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안 노선이 조기 확정돼 재추진되도록 다함께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강상석 인천광역시 건설교통국장

[기고] 흔들림은 막아야 한다

오래전에 경찰들의 일상을 시나리오로 제작된 투캅스라는 영화가 상영되어 한동안 열풍이 분 적이 있다. 코믹하고 특유의 픽션을 확대 재생산하여 관객몰이의 열풍은 투캅스4까지 제작되면서 유명해진 영화다. 그런데 일부 일선 형사의 권력남용 비리 장면에 따른 소소한 재미를 주면서도 범죄자를 체포하는 과정에서는 펄펄 나는 투캅스의 통쾌한 모습은 소소한 비리를 용인하고도 남는다. 그들이 범죄자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폼 나게 미란다원칙을 뱉어버리는 것 빼고는 준법이 거의 전무하다시피 하다. 언제나 현장은 그런 것이다. 눈앞에 임무의 당사자가 발견되면 자잘한 규제는 뛰어 넘는다. 범죄는 모든 법을 무시하며 달아나는데, 준법으로 그를 제어할 방법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무한으로 용인되는 것은 아니지만 범죄주체 확보가 우선이고 목표인 것만큼은 사실이다. 뛰고 나는 범죄와 대공문제에 일일이 준법의 잣대를 들이대기는 현실적으로 곤란할 것이다. 책상머리에서 갑론을박 토론은 가능한 일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그런 생각으로 요즘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증거 조작 의혹 수사 등의 뉴스를 접하면 답답한 생각이 든다. 사건의 본질은 유씨가 간첩이라는 심증이 확실한데 그가 북을 드나든 서류가 조작이라는 것으로 오히려 그를 체포한 대공요원들이 수사를 받아 감옥에 가고, 또 억울하다고 자살을 기도하는 괴이한 사건으로 변질됐다. 우리 내부에서 이이제이 (以夷制夷) 당하는 동안, 그는 민변의 지원을 받으며 유유히 서울시내를 활보하고 있다. 민주자유국가에서 어느 누구도 법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체포구금당하지 아니하며, 정당하게 재판 받을 권리는 당연한 것이지만, 이는 정말 실소할 일이다. 이러한 황당한 사건 진행을 보고 종전 이석기 사태의 당사자들이나, 그 일파들이 사기충천하여 오판하는 일로 변질될까 걱정이다. 이젠, 대공요원이 해외를 포함한 일선에서 목숨 걸고 어렵게 간첩이나 내란음모자를 잡아도, 혹시 잘못되어 감옥 갈 걱정을 해야 할 판이다. 안보를 위해 목숨을 담보로 절치부심하는 대공요원들이 하는 일이란 국익이 달린 긴박한 문제들이다. 신분노출이 곧 죽음인 그들이 버젓이 호출되어 밝은 대낮으로 나왔다. 그리곤 27년간 대공활동을 해온 전문가를 우리 스스로 단칼에 제거하고 감옥에 보내는 지경에 당도했다면 전(全) 대공요원은 어찌하라는 것인가. 망연자실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이런 일련의 사건 진행이 누구에게 득이 될 것인가. 그러고도 모자라 일부 성직자들은 국정원 해체를 주장하며 선동하고 있다. 과연, 그는 어느 나라 국민인가? 그들이 그간 해온 일이 영화 투캅스만 못하겠는가. 그들을 감옥에 보내고 일선 요원들의 손발을 묶어 사기를 꺾는 일이 우리 국익에 정말 도움이 되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그야말로 이적(利敵)같은 일이 아닌가. 국가정보원 권모씨가 22일 자살을 시도해 중태에 빠지면서 남긴 유서엔 협조자에게 속은 것이라고 우리는 간첩을 잡아야 한다는 신념으로 일해왔다. 그런데 간첩이 나라를 팔아 먹고 기관은 쑥대밭을 만들어 버렸다. 결국 남한이 북한에 진 것이라고 한탄했다. 이것이 마지막 숨겨진 팩트다. 종전에 이런 일이 있었는가. 가히 안보의 최일선이 무너지는 증상이다. 그러나 세계에서 제일이라던 국정원도 이번 일을 교훈삼아 좀 더 세심하고 완벽하게 챙기고 준비해서 이처럼 참혹한 지경에 이르지 않도록 내부를 다져야 할 것이다. 일년 내내 언론에 오르내리며 온갖 설에 휘둘리는 걸보며 이름값도 못하는 국정원이 될까 내내 걱정이다. 심기일전을 당부한다. 함동수 용인문협 지부장

[기고] 영화 ‘우아한 거짓말’ 통해 본 학교폭력

주말에 온 가족이 극장에 가서 영화 우아한 거짓말을 함께 보며 많이 웃고, 울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영화 속 이야기는 행복한 가족인 세모녀가 나오는데, 어느 날 막내딸인 천지가 유서 한 장 없이 자살을 하면서 이야기는 전개된다. 천지가 떠난 후 가족들은 아무런 일이 없었던 것처럼 살아가려고 노력했지만, 첫째 만지가 우연히 동생 친구들을 만나면서 가족들이 몰랐던 얘기를 듣게 된다. 학교에서 있었던 친구들 간의 집단따돌림이 천지의 죽음과 관련이 있었던 것이다. 딸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아빠도 자녀교육에 참여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학교 운영위원 활동을 하게 되었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학교폭력위원회에도 참여하게 되었다. 선생님들과 학교폭력예방을 위해 열띤 토론도 하고, 유사한 사건이 발견되면 대책마련과 관련자에 대한 처리 방법을 논의하고 결정하는데 참여하게 됐다. 간혹 가해학생들에게 왜 그런 행동을 했냐고 질문하면 별 이유 없이, 장난으로, 아무런 의미 없이 등의 단어를 듣게 된다. 부모의 입장에선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학교폭력에 있어선 가해자, 피해자, 방관자가 따로 있지 않고 우리들의 자녀 누구나 그 범주 내에 있을 수 있다. 아이들 세계에서 폭력은 자기표현의 방법 중 하나라고 한다. 학교폭력예방 이런 캠페인 성 활동을 넘어 아이들 세계에서 스스로 폭력에 순응하지 않고 학교생활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다. 그 중에서 어려서부터 나눔을 실천하는 아이로 자란다면 학교폭력의 희생양도 가해자도 방관자도 되지 않을 것이다. 아이들에게 약자에 대한 배려와 주위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고 사랑하는 아이로 키워야 한다. 아이들과 독거노인 말벗서비스와 같은 봉사활동도 가고, 용돈을 모아 기부단체에 기부를 하는 등 나눔활동을 하면서 학교폭력은 없어 질 것이다. 강성훈 수원서평초 학교폭력위원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과장

[기고] 잊어서는 안될 천안함 사건

오는 26일은 천안함 피격사건 4주기가 되는 가슴 아픈 날이다. 북한의 기습 도발로 조국의 바다를 철통 같이 지키던 우리 46명의 꽃다운 아들들이 꿈 한번 제대로 펼치지도 못한 채 차디찬 바다에서 목숨을 잃었고, 구조 과정 중에 한주호 준위도 순직을 하였다. 그동안 북한은 평화 공세를 취하면서도 한국을 침략, 도발, 테러하는 각종 만행을 저질렀다. 지난 14일 국방위원회 성명을 통해 미국의 핵 위협과 공갈이 계속되는 한 자위적 핵 억제력을 강화하기 위한 우리 군대와 인민의 투쟁은 계속되고 추가적인 조치들도 계속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위협하면서 제4차 핵실험이나 장거리 로켓 발사의 도발 가능성도 제시했다. 북한의 도발이 지속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국가 안보의 중요성이 더 강조되고 있다. 안보의 기본은 국가에 대한 자긍심과 나라 사랑하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조국을 위해 소중한 생명을 희생하신 천안함 용사들의 고귀한 나라사랑 정신으로 오늘날의 우리가 있다는 것을,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절대로 잊어서는 안된다. 천안함 피격 4주기 즈음하여 나라사랑을 몸소 실천하신 천안함 용사들과 그 유가족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 보기를 기대해 본다. 이를 위해 국가보훈처는 금년에도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천안함 용사 4주기 추모행사를 3월26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전사자 유가족 및 승조원, 정부 주요 인사, 각계대표, 시민, 학생, 장병 등 4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할 예정이다. 천안함 46용사 위령탑 참배 및 백령도 해상 위령제, 유가족 및 승조원 위로격려, 전사자 출신학교 및 호국보훈단체 추모식 등 다양한 행사를 전국적으로 추진함으로써 해군장병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고, 정부의 확고한 안보의지를 범국민적으로 확산시킬 계획이다. 이 날 하루만이라도 우리 국민들이 희생 장병들을 마음으로나마 추모할 수 있는 날이 되었으면 한다. 정미순 인천보훈지청 보상과

[기고] 스마트폰, 순기능 살리고 역기능 줄여야

스마트폰이 급속하게 보급되면서 스마트 혁명이라 불릴 만큼 매우 빠른 사회적 변화가 전개되고 있으며, 개인의 삶 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스마트폰이 갖는 즉시성, 오락성, 사회성, 문화성으로 스마트폰 없는 세상을 상상하기란 불가능하게 되었고, 언제부터인지 우리는 스마트폰 없이는 살아갈 수가 없어졌다. 전화, 문자뿐 아니라 채팅, 페이스북, 카카오톡,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실시간 소통 그리고 사진, 음악, TV시청, 게임, 영화, 인터넷, 스케쥴 관리, 그림 등 온갖 일이 가능해지면서 다들 잠에서 깨어나면서 잠들 때까지 온종일 스마트폰을 끼고 산다. 어떤 기술이든 그 중심엔 사람 있어야 그러나 햇빛이 비치면 그림자가 생기듯이 스마트폰으로 인한 사회 변화가 항상 긍정적인 순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며, 부작용으로 인해 새로운 사회 문제를 야기하는 역기능도 나타나고 있다. 먼저, 스마트폰 중독이다. 부모가 스마트폰을 압수했다는 이유로 자살을 택하는 청소년이 있을 정도로 스마트폰 중독 문제는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어 버렸다. 휴대전화가 없으면 불안감과 공포감에 휩싸이게 되는 노모포비아(nomophobia)증상이 18~24세는 77%이고 25~34세는 68%라고 한다. 휴대폰이 없으면 불안함을 느끼고, 출근하다 집에 두고 온 휴대폰 때문에 되돌아가곤 하며, 휴대폰이 울린다고 자주 착각한다면 우리 스스로 노모포비아가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한다. 다음의 역기능은 디지털 치매 현상이다. 똑똑하게 진화된 스마트폰은 사람들의 생각을 빼앗아버렸다. 휴대전화나 인터넷 등 다양한 디지털 기기에 의존한 나머지 기억력이나 계산 능력이 크게 떨어져 부모형제의 전화번호나 노래가사를 기억하지 못하고 내비게이션 없이는 길을 찾지 못한다. 또 하나의 역기능은 신종 디지털 질환이다. 지나친 스마트폰 사용이 거북목증후군, 목디스크, 안구건조증, 척추질환, 긴장성 두통, 소음성 난청, 손가락관절염,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정보피로증후군 등 신종 디지털 질환을 발생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빌어 스마트폰 중독, 디지털 치매, 디지털 질환 같은 역기능을 줄일 수 있는 몇 가지 해결책을 제안해 본다. 첫째, 정보다이어트 즉 디지털 단식이 필요하다. 습관적 사용이 아니라, 스마트폰이 아니면 안 되는 상황에서만 사용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경기도교육청이 최근 경기사이버안심존을 실시하여 학부모가 스마트보안관이라는 애플리케이션을 자신의 휴대폰에 설치하면 자녀의 스마트폰 이용시간과 웹사이트를 차단ㆍ관리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둘째, 건전한 놀이문화가 필요하다. 무분별한 스마트폰 사용에는 건전한 놀이문화 부재에도 원인이 있다. 놀이는 우리 교육에서 강조하고 있는 창의성을 가장 효과적으로 기를 수 있는 방법이다. 스마트폰 사용을 대체할 수 있는 놀이를 찾아주어야 한다. 가족여행, 운동, 등산, 연극, 영화관람, 악기연주, 자전거 타기 등 각 가정에 맞는 놀이를 찾아 여가를 선용하면 스마트폰 역기능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아이의 학교성적을 올리려고 스마트폰을 사주겠다는 약속은 절대 금물이다. 스마트폰을 받고나면 오히려 학습의욕이 떨어지는 비교육적인 선물이다. 불필요한 스마트폰은 사주지 않으며 스마트폰 구입시에는 부모와 학생이 사용에 관한 약속을 하고 유해 사이트 열람을 제한하는 필터링 서비스를 받도록 하여야 한다. 잘못 사용땐 애물단지나 흉기로 둔갑 어떤 기술이든 그 중심에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아무리 잘 만들어진 문명의 이기(利器)라도 잘못 사용하면 애물단지나 흉기(凶器)가 되고 마는 법이다.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사용을 무작정 방치할 경우 사회적 비용은 커질 수밖에 없다. 스마트폰이 우리의 삶을 정말 스마트하게 해주는가? 스마트폰을 하인이 아니라 주인으로 섬기고 있지 않은가? 다시 한 번 우리의 삶을 되돌아 봐야 한다. 스마트폰의 순기능은 살리고 역기능은 줄이는 스마트한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정종민 성남교육지원청 교수 학습국장

[기고] 주민과 함께 추진하는 정부 3.0

개인의 행복이 커질수록 함께 강해지는 새로운 대한민국, 정부3.0이 함께 열어 가겠습니다 이것이 정부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국민 개개인에 대한 맞춤형 서비스의 핵심 내용이다. 첫째로는 소통하는 투명한 정부를 만들기 위해 정부가 하는 일에 대해 사실 있는 그대로 정책의 전 과정을 공개하고 특히, 식품위생치안 등 국민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거나 행정 감시가 필요한 정보는 국민이 요청하지 않아도 사전에 공개하고 정보공개의 대상기관 및 범위를 대폭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둘째로는 일 잘하는 유능한 정부를 만들기 위해 정부 내 칸막이 해소로 협업에 기반 한 부처 간의 협력체계유지와 정보의 공유와 시스템연계를 통해 효율적인 정부를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 셋째는 국민중심의 서비스 정부를 만들어 가기 위해 수요자중심의 맞춤형서비스를 통합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기관 간 시스템정보연계를 통해 다양한 생활민원정보를 하나의 창구에서 안내함으로써 개인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우리시는 정부의 시책에 발맞추어 과제별 추진계획을 수립하여 자치단체에 맞는 시책을 적극 발굴하여 추진하고 있다. 우선 3월 중 직원들의 의식고취를 위해 정부3.0에 대한 교육을 전 직원 1회 이상 실시하여 마음가짐을 다잡아 나가기로 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분야별 시에서 추진할 수 있는 과제를 3개 분야 26개의 발굴하여 추진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정부3.0의 시책으로 추진하는 사업은 SNS를 통해 시정홍보를 강화하고 계약정보를 공개하여 투명한 정부를 만들어 나가고, 정보공개시스템을 통한 공문서 원본공개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고 있다. 시의 현안 사항에 대한 시정의 방향을 결정하는 정책토론회 개최, 창조학습동아리 운영을 통해 불합리한 업무를 개선해나가고, 여러 부서에서 관리되고 있는 CCTV를 일원화해서 통합관제센터를 구축하여 효율성을 높여 나가고, 시군 간의 협력과 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일 잘하는 정부를 구현해 나가고 있다. 고령화 사회에 대비해 어르신들에 대한 일괄서비스를 제공하고 소외계층에 대하여는 개인문화 활동 참여기회를 확대하고, 임산부영유아에 대한 영양플러스 사업을 비롯하여 개인별 건강에 맞는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 사업 및 비만탈출사업으로 맞춤형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정부3.0의 추진은 어느 시군, 정부의 1개 부처에서 열심히 추진한다고 해서 성공하는 사업은 아님에는 틀림이 없다. 하지만 추진하는 각 기관에서 추진하는 공무원들의 의지에 따라 사업의 성패가 달려있다고 본다. 따라서 업무를 추진하는 전 공무원과 이를 받아들이는 주민이 함께 보조를 맞추어 대대적으로 추진해 나갈 때 정부3.0은 성공하는 정책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명훈 하남시 기획예산담당관 기획팀장

[기고] 자장면의 변신

7080년대 외식의 대명사였던 짜장면의 위상이 새로운 전기를 맞이했다. 국내 최초로 인천 차이나타운에 있는 옛 공화춘 건물에 짜장면을 테마로 한 박물관이 개관된 것이다. 자장면(짜장: Jajangmyeon)의 어원은 간장을 볶았다는 뜻의 작장면(炸醬麵)에서 유래한 말로 중국어 발음인 zhajiangmian에서 유래했다. 자장면의 중국말은 자지앙미옌(炸醬麵)으로 튀김장(炸醬)을 얹은 국수(麵)라는 뜻이다. 파기름을 듬뿍 붓고 양파와 춘장을 오랜 시간 볶고 삶아 건져낸 국수 위에 얹어 가늘게 썬 여러 생야채와 함께 비벼먹는 것이다. 중국의 춘장(春醬)이라고 부르는 자장소스는 중국에서 전통적으로 만들어 온 밀가루와 콩으로 만든 메주로 만들며 우리나라의 고추장과 된장에 해당한다. 자장면은 쫄깃한 면발에 기름으로 볶은 고기와 채소의 깊은 맛과 발효장으로 고소한 맛과 향이 어우러져 우리나라 사람의 입맛에 맞게 변해가면서 우리음식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자장면은 중국에서 왔지만 중국식 자장면과는 맛과 색상이 약간 다른 이미 한국화한 음식이다. 자장면이 한국에 언제 어떻게 유래되었는지 밝혀줄 자료를 찾기는 어렵다. 자장면의 유래를 알기 위해서는 자지앙미옌이 전해진 시기로 유력하게 추정되는 19세기말 조선과 청나라의 교류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공화춘을 처음 만든 우희광은 중국 산동성에서 1886년 태어났다. 그가 태어날 당시 청국은 서구 열강의 침략을 받아 각종 불평등 조약을 체결하고 있었으며 치안은 무척 불안정하여 백성들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또한 조선은 임오군란 이후 우세해진 정치적 세력을 배경으로 청은 조선과 상민수륙무역장정(商民水陸貿易章程)을 체결함으로써 화교가 조선으로 들어오게 하는 환경이 조성되었다. 그리고 일본과의 강화도조약에 의한 인천항을 1882년에 개항하였다. 이런 조선의 정치적 상황 외에도 중국 내의 여러 사건이 화교를 조선으로 이동하도록 유인하였다. 당시 조선의 인천 선린동 지역에는 청국조계지(淸國租界地)가 형성되어 있었을 뿐만 아니라 청국과 거리가 가까워 적지 않은 산동성 사람들이 인천으로 이주하여 무역을 하며 생활을 영위하였다. 우희광은 인천으로 이주하여 산동성 상인들의 동향회관인 산동회관을 설립하였다. 1913년 산동회관은 공화춘으로 이름이 변경되고 산동요리 위주의 중식찬관(中式餐館)을 운영하게 되는데 이 찬관의 명칭을 공화춘이라 하였다. 공화춘은 국부 손문이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민주공화국인 중화민국을 세웠기 때문에 우희광은 국가의 경사스러운 일을 경축하기 위하여 공화국적춘천도료(共和國的春天到了: 공화국의 봄이 왔다)는 의미를 가진 공화춘을 찬관의 이름으로 취했던 것이다. 자장면은 허베이, 산동산시와 동북 3성 농민들이 많이 먹었던 국수다. 이처럼 북방의 대표 국수라고 할 정도로 많은 사람이 즐겼던 음식이지만 정작 중국의 문헌에서는 자장면에 대한 용어를 찾아보기 어려우며 자장면과 유사한 음식에 대한 기록만 남아 있다. 중국 근대 문학가 루쉰(魯迅)의 고사신편(故事新編)에 식탁에 야식을 내왔는데 한편에는 큰 국수(白麵)그릇을 놓고 다른 한편에는 오리고기를 넣고 볶은 자장(作醬)그릇을 놓았다고 묘사한 기록이 있다. 한때 자장면이 중국음식이다 아니다하며 논쟁이 벌어진 일화도 있지만 결론적으로 중국에도 자장면은 있다였다. 그러지만 그 맛은 우리의 짜장면과는 상당부분 다르다. 중국의 작장면 맛은 짜고 느끼하며 단맛도 미미하다. 짜장면은 국내 화교들이 창안해 만든 사실상 현지화된 한국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조성호 김포대학교 호텔조리과 교수

[기고] 프로축구 K리그 챌린지에 관심을

이번 주말 프로축구 K리그 챌린지(2부)가 개막한다. 축구에 관심이 없는 팬들이라면 3월초에 프로축구가 개막했는데 또 다시 리그가 개막한다는 사실에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 이번 주말에 열리는 리그의 정식타이틀은 현대오일뱅크 K리그 챌린지 2014로써 K리그 클래식(1부) 승강을 목표로 10개 팀이 경쟁하는 꿈이 있는 도전자들의 리그다. K리그는 출범 30주년을 맞은 지난해 6월 2022년 글로벌 톱10 리그 진입과 아시아 No.1 리그를 지향하는 새로운 비전 BEYOND 11을 선포하고 야심찬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K리그 챌린지도 이런 변화 속에서 생겨난 리그이다. 하지만 K리그 챌린지는 시작부터 커다란 도전에 직면했다. 스포츠 경쟁체제가 심화되는 가운데 스포츠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프로야구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인기는 높아지고 있지만, K리그에 대한 관심은 크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K리그 챌린지가 제대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존재에 사활을 거는 암중모색에 들어가야 한다. 지난해 K리그 챌린지에 참가하기 위해 FC안양이 창단되었다. 끊임없는 도전의 결실이었다. 녹록치 않은 K리그 주변 환경을 보기 좋게 무시하고 기초 지방자치단체 중에서는 최초로 팀을 창단했다. 더욱이 9년 전 연고이전의 아픔을 감내하고 창단을 바라는 사람들의 신념으로 만든 팀이기에 의미를 더했다. 올해 FC안양은 또 다른 도전을 앞두고 있다. K리그 챌린지 4강 진출이다. 슬로건도 All 4(For) One이다. 모두 하나를 위하여라는 표현인 All For One의 For를 4로 변형해 목표를 명확히 했다. 클래식에서 강등된 팀들도 많아 쉽지 않은 도전이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민, 축구팬, 스폰서, 구단 모두가 힘을 보태어 도전하고자 한다. 올 한해 K리그 챌린지와 안양은 도약을 노리고 있다. 기회는 브라질 월드컵이다. 월드컵에 대한 시민의 관심이 K리그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몇 번의 월드컵이 지났지만 시민의 열기가 K리그 운동장까지 이어진 적은 없다. K리그 위기를 타계할 수 있는 건 구단과 시민의 노력이다. 프로축구 30년 역사는 잊고 환골 탈태해야 한다. FC안양도 시민과 함께하는 100년 구단을 모토로 선수들과 사무국이 합심해 주말을 잊고 지역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결국 K리그에 숨결을 불어넣는 건 시민이다. 이번 주말 운동장에서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오근영 프로축구 FC안양 단장

[기고] 스미싱 범죄예방

얼마 전에 경찰관인 필자의 핸드폰에 낯익은 문자 메시지가 떴다. 고객님 택배 도착예정. 물품번호 확인해주세요.http://goo.gl/JNt88x.택배확인. 문자 메시지를 받자마자 의심없이 확인 버튼을 눌렀다. 어플리케이션 다운로드와 함께 설치 메시지가 떴다. 그때서야 스미싱 문자임을 눈치 채고 재빨리 삭제했다. 하마터면 스미싱에 넘어 갈 뻔했던 순간이었다. 평소에 스마트폰 보안설정을 강화해 알 수 없는 출처의 어플 설치를 차단했기 때문에 피해를 면할 수 있었다. 요즘 문자 스미싱은 날로 진화해 간다. 유형도 날로 진화해 택배도착 확인, 통신요금 이용확인, 데이터 사용 초과요금 청구서 확인, 상품결재 사용내용 확인, 무인단속장비 적발 확인 등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다. 이와 같은 유형의 문자 메시지를 클릭하면 소액결제가 될 수 있으니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스미싱 범죄의 예방을 위해서는 출처가 불분명한 URL클릭에 주의를 해야 하고, 각자가 소지하고 있는 통신사의 스팸필터링 서비스에 가입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스미싱 예방어플을 설치하여 스미싱 문자를 감시하고, 휴대폰의 보안 설정을 강화하여 출처가 불분명한 어플은 설치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또한 통신사에 문의하여 사용 중인 휴대폰의 소액결재를 차단 및 제한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조철현 인천지방경찰청 제2기동대 경위

[기고] 공무원 선거개입, 일소하는 원년으로

E.F. 슈머허는 인간의 행복을 위해서는 스스로 조절하고 통제할 수 있을 정도의 자그마한 경제 규모를 유지할 때 작은 것이 아름답다(small is beautiful)라고 했다. 지방자치에는 이러한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깨침이 들어 있다. 자율과 참여를 통한 주민의 의사결정이 직접 정책에 반영되는 통로가 바로 오는 6월 4일 지방선거일이다. 올해는 특히 1991년에 30년만에 부활한 후 성년이 되어 첫 번째로 치러지는 지방선거의 해이다. 성년이 되기까지의 한국의 지방자치의 역사는 곧 한국의 민주주의 발전 과정이었다. 한국의 민주주의 발전과정에서 공정선거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금권, 관권이 대표적으로 지목되어 왔다. 우리 국민들은 민주주의 꽃인 선거를 불공정하게 만드는 여러 요인들 중에서 국가의 세금을 먹는 사람들이 자행하는 관권선거를 부정선거요인 중에서도 가장 죄악시 하고 있다. 과거의 관권선거는 위계적인 공권력을 바탕으로 동원된 형태였다면 현재는 논공행상 등 공무원의 개인적인 이해 때문에 자발적으로 선거에 개입하는 현상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거시경제학 대가 밀턴 프리드먼은 경제에서는 공짜 점심은 없다(Theres no such thing as a free lunch)라고 지적하였듯이 공무원 선거범죄에서도 공짜 점심은 없는 것이다. 공짜점심에 대한 대가는 물론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되고 공무원의 도덕적 해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전가된다. 이렇듯 지방선거 때가 되면 현대판 매관매직인 공무원의 줄서기와 줄세우기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공무원의 선거범죄의 근절을 위해서는 공직선거법 등 법제도, 엄정중립의 공직문화, 부단체장의 확고한 의지 및 시민사회와 언론의 공무원선거관여에 대한 감시견의 역할 등이 종합적으로 필요하다. 우선 지난 2월13일 개정된 공직선거법에서는 과거에 벌칙규정이 없었던 공무원의 선거중립의무규정을 개정하여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 1천만원 이상 5천만원의 이하의 벌금을 처하게 하여 벌금 하한과 징역 하한을 둠으로써 선거법에서 가장 무거운 처벌을 하도록 하였다. 공무원 범죄 관련 공소시효가 10년으로 연장되어 지방자치단체장이 두 번 바뀐 후에도 처벌이 되도록 하였다. 이와 함께 공무원 선거범죄 근절을 위한 엄정 중립의 공무원 조직문화가 조성되어야 한다. 선거범죄 신고는 공익신고로서 어떠한 경우에도 조직 내부에서 내부고발자가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공무원 선거개입에 대한 경각심을 갖도록 자체적으로 내부 교육을 강화하고 위반자에 대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징계와 인사상 불이익을 받도록 해야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일반직 공무원의 최고 직위에 해당하는 부단체장의 확고한 의지와 솔선수범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공무원의 어떠한 선거개입도 막아야겠다는 부단체장의 의지가 굳건하다면 그 지방자치단체의 공무원선거범죄 예방은 절반이 성공일 것이다. 선거관리위원회는 공무원의 줄서기 또는 줄 세우기 등을 통한 불법선거 관여행위에 대해서 모든 조사 역량을 집중하여 강력히 단속하여 이를 반드시 근절할 것이다. 그러나 공무원의 선거범죄의 근절은 선거관리위원회의 노력만으로는 성공적으로 근절되지 않는다. 유권자, 시민사회, 언론 등 정치공동체를 구성하는 각 부문의 공무원의 선거관여에 대해서 감시견의 역할을 충실히 하여야 할 것이다. 공무원의 선거관여 행위는 정치 선진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반드시 극복하여야 할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이다. 오는 6월4일 실시하는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지방공무원을 포함한 모든 공무원에게 아직도 근절되지 않고 남아있는 공무원의 선거관여행위를 일소하는 공명선거 원년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창술 수원시팔달구선거관리위원회 지도홍보계장

[기고] 통일대비 역량 교육의 필요성

대통령이 올 신년기자 회견에서 언급한 통일은 대박이란 말이 최근 사회적 화두가 되고 있다. 대통령 직속의 통일준비위원회가 발족 준비 중이고 학계, 언론계 등 사회 각계각층에서도 통일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을 개진하는 등 모처럼 남북통일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가 최고조에 달했다. 내년이면 남북이 분단된 지 70년이 될 만큼 수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아직도 통일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통일이 되면 남한이 북한의 낙후된 경제력을 끌어 올리는데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고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많은 혼란 등이 발생한다는 이른바 통일비용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 하지만 통일대박론이 등장하면서 통일에 대한 공감대와 기대감이 서서히 형성돼 가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라 할 것이다. 평화적인 남북통일은 시대적 소명 남북통일은 아시아와 세계 평화, 한반도 주변국의 안정을 위해 정치, 경제적으로 굉장한 호재다. 특히 대한민국에게는 새로운 도약의 기회다. 통일은 대박이다의 저자인 신창민 교수는 통일이 성사되면 잠재적 기회가 증가하여 매년 11%의 경제 성장과 함께 10년 후에는 1인당 국민소득도 6만9천 달러에 이를 것이라 말하고 있다. 경기도는 지형적으로 한반도 중원에 위치하고 있다 보니 역사적으로 중요한 지역이었고 현재도 파주, 연천, 김포 등 북한과 맞닿은 접경지역 면적이 넓다. 때문에 통일이 되었을 경우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지역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 경기도 공무원들에게 통일에 대해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으며, 또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라고 질문을 던진다면 어떻게 대답할까? 아마도 대다수 공무원들은 이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기 힘들 것이다. 왜냐하면, 현재까지도 통일은 불가능 한 것, 현실성 없는 것, 개인적으로 깊게 생각해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한반도 주변은 급변하는 동북아 국제 정세와 언제 무슨 일이 발생할지 모르는 북한 내부의 불안한 사정으로 인해 상황이 변했다. 남북통일이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고 오히려 한순간 닥칠 수 있는, 사전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상황이 된 것이다. 이러한 시대 상황에 맞추어 경기도인재개발원에서는 통일 대비 역량교육을 강화해 나가고자 준비를 하고 있다. 교육과정은 공무원들이 남북통일에 대한 사전대비와 비전을 가질 수 있도록 오래 전 통일을 이룬 독일의 사례와 교훈, 통일 시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 효과, 불충분한 인식 바로잡기 등 통일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다양한 주제로 마련했다. 특히, DMZ 통일 열차를 타고 민통선 최전방 도라산역까지 가는 현장견학 프로그램에 많은 공을 들였다. 이 프로그램은 달리는 기차 안에서 통일에 대한 토론과 강연 등을 진행하고, 도라산 주변 평화공원과 분단의 아픈 현장 등을 둘러보는 과정으로 구성돼 있다. 귀가 길에는 열차 안에서 각자 느낀 점 등을 토론하는 일명 통일열차 강연이라는 특화된 교육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할 계획이다. 전문교육 잘 받은 道공무원이 선봉 평화적인 남북통일은 우리들 모두가 반드시 이루어야 하는 시대적 소명이지만 통일은 누군가 거저 주는 것이 아니다. 국민 개개인이 비전과 관심을 가지고 노력할 때 우리들 곁에 성큼 다가 올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통일을 향해 모두가 함께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중심에 사전에 통일대비 역량 전문교육을 잘 받은 경기도 공무원들이 선봉에 서서 훌륭한 역할을 수행한다면, 성공적인 남북통일이 좀 더 빨리 성사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걸어본다. 박익수 경기도인재개발원 원장

[기고] 수돗물 공급 패러다임의 변화와 인식

세계적 의학 전문지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에서는 인간의 수명이 20세기 들어 약 35년이 늘어났는데 이 중 30년 정도가 상하수도의 공급에 기인한 것으로 평가하였다. 즉, 수명을 늘어나게 한 가장 중요한 사건의 1위는 수돗물의 탄생이라고 본 것인데, 이는 바로 인체의 70%를 구성하는 물의 공급이 얼마나 중요한 지, 또한 단순한 물이 아닌 정제되고 순화된 깨끗한 물의 공급이 수명에 얼마나 도움을 주는 지 학술적으로 검증하고 인정을 한 것이다. 최근에는 깨끗한 물을 넘어선 건강한 물이 화두가 되어 신문, 방송, 학술 토론회에서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인간의 수명이 늘어나는데 기여한 물이 깨끗한 물이었다면 수명이 연장되어 건강한 노후의 웰빙에 관심을 갖는 추세를 보면 깨끗한 물 공급에서 건강한 물 공급이라는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는 당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건강한 물이란 물 냄새가 나지 않고 물 속에 녹아있는 산소의 양, 즉 용존산소(dissolved oxygen)가 ℓ당 5㎎ 이상으로 충분해 음용시 청량감을 느낄 수 있는 물로서 인체 건강에 유익한 미네랄 성분이 균형 있게 포함된 물로 정의하고 있다. 개별 수용자 입장에서는 저비용으로 주변에서 손쉽게 찾을 수 있는 수돗물이 바로 이 건강한 물에 해당됨에도 수돗물이 외면을 당하고 사회적, 환경적으로 높은 추가 비용이 드는 대체 음용수를 선택하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다. 이러한 현실에 물전문기관인 K-water에서 국민들이 안심하고 쉽게 건강한 물을 음용할 수 있도록 기술적 공급뿐 아니라 심리적 불안 해소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추진 중에 있는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 K-water에서는 미량 유해물질을 포함한 250항목의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신규 미량유해물질에 대한 분석기법을 연구해 500항목으로 검사폭을 확대하고, 오존활성탄자외선 등 수질맞춤형 고도정수처리 공정도 확대키로 하는 등 안전한 물을 생산하면서도 정수장 잔류염소와 조류냄새를 최대치로 낮추어 심미적으로 맛있는 물을 생산하고 의료계와 협업을 통해 미량 미네랄을 포함한 건강한 수돗물 평가 방안도 도출할 예정이다. 건강한 물 공급과 음용을 위한 K-water의 전사적 노력은 국민행복을 위한 정부 3.0의 개방공유소통협력에 걸맞게 일선 현장에서도 추진되고 있다. 즉, 일례로 K-water 양주수도관리단에서는 관리단 포털, 관공서, 학교, 아파트 게시판뿐만 아니라 요금고지서 게재 등 다양한 채널로 수질정보 공개서비스를 실시 중이며, 우리집 수돗물 안심 확인제, 주부 수질 모니터링팀의 양방향 소통 실시로 수질을 직접 체험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 상수도 보급률은 98.1%로 OECD국가 수준이지만 수돗물 홍보협의회의 2012년도 수돗물 만족도 조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수돗물 직접 음용률은 2%(끓여 먹는 경우 포함시 45.1%)로 매우 저조한 수준이다. 필자는 수돗물을 보리차에 끓여서 음용하거나 직접 음용하고 있으며 이를 주변 사람들에게 권장하고 있다. 인식의 변화가 행동을 바꾸고 미래를 바꿀 수 있다. 막연한 불신과 불안함에 기인한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추가 손실을 떨쳐내고 안전하고 건강한 우리의 수돗물을 음용하는 습관을 들여 보자. 오세호 K-water 양주수도관리단 단장

[기고] 아이는 알아서 키우고, 일 하라고 하는 정부

올 연초 시집간 두 딸이 20일 간격으로 연달아 출산을 했다. 둘 다 2주간의 조리원 입소 기간을 끝내고 각자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 민간 업체를 통해 산모도우미를 구하고 이른바 육아전쟁에 돌입했다. 막상 업체로부터 소개 받은 도우미분이 오셨지만 소위 믿고 맡길만한 이모님을 만나는 길은 너무나 지난했다. 맨 처음 오신 분은 출근하기 시작한 둘째 날 본인은 다음 달치 수고비 중 100만원을 가불해 달라고 하면서 소개업체엔 비밀로 해달라고 했다. 다른 도우미분이 오셨지만 개인사정 등 이유로 약속한 기일을 채우지 않고 중단되어 몇 차례나 사람이 바뀌었다. 내가 누구인가? 현재는 경기도 아이돌보미사업의 총괄 운영자이며, 2006년 아이돌보미사업을 여성부에서 시작할 때 건강가정지원센터를 각 시ㆍ군에 만들고 처음 아이돌보미를 양성하는 사업을 담당했던 팀장이었다. 보다 못한 나는 딸의 주소지 관할 아이돌보미센터로 직접 전화를 했다. 돌아온 대답은 어이가 없었다. 대기자가 많으니 아마 가을쯤 연결이 가능할거란 이야기를 들었다. 한마디로 멘붕이었다. 아이돌보미사업은 주 양육자가 있지만 양육자의 일시적인 입원이나 출장 등 긴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에 대처하는 인력을 제공하고자 만들어졌다. 하지만 저소득가구, 한부모가구 등 사회적 약자에게 서비스이용요금의 보조와 사용권의 우선순위를 정하면서 육아지원이 절실한 맞벌이 가구에게는 유명무실한 제도로 전락했다. 지난해 말 경기도에 도우미 등록한 인원은 3천489명이고 아이돌봄 서비스를 받은 가구는 5만3천가구이다. 그중 우선 서비스대상인 저소득가구를 제외한 일반 맞벌이가구의 이용은 5천400가구에 불과했다. 경기도 187만 맞벌이 가구 중 실제 서비스 연결가구는 0.003%에 지나지 않아 1천가구 중 3가구만 실제 서비스를 받은 셈이다. 막상 내가 수요자의 입장에서 보니 정작 맞벌이가구에게는 유명무실한 제도인 것이 실감났다. 정작 현장에서의 목소리는 양육수당 20만원을 받는 것 보다 필요할 때 언제든지 도움의 손길이 연결됐으면 하는 절박한 외침이었다. 요금을 민간의 수준으로 하더라도 국가가 인증한 품질의 서비스를 받을 수만 있다면 서비스 연계만이라도 해결해 주었으면 하는 요구였다. 사실 서비스요금에 별도의 정부예산이 지원되지 않고 연계만 한다면 크게 비용이 소요되지 않는다. 여성가족부는 아이돌보미사업을 각 시ㆍ군에 건강가정지원센터에 전담인력을 두고 추진하고 있다. 별도 기관을 두지 않고 여기에 전담인력만 추가하면 가능한 일이다. 추가로 확보가 필요한 도우미사업 인건비가 월 125만원이니 경기도만 계산한다면 인건비는 연간 4억6천500만원에 지나지 않는다. 그마저도 사업비를 국도시군비로 부담한다면 적은 사업비 대비 창출하는 효과는 정말 지대할 것이다. 답답한 마음에 여성가족부 실무부서에 일반 맞벌이가구에서 서비스연계만이라도 가능하도록 전담인력 증원 건의를 해봤다. 여성가족부에서도 공감을 하지만 기획재정부 입장이 정상적 수입이 있는 맞벌이가구의 육아지원에까지는 재원 배분이 불가능하다는 논리에 관철이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정부는 55.2%에 불과한 여성경제활동비율을 70%로 끌어올려 국가성장의 새로운 동력으로 만들겠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여성대졸자의 경제활동 비율이 OECD 평균 82.6%보다 훨씬 낮은 62.4%이다. 국가가 육아문제를 혁명적으로 조치하지 않는 한, 지금처럼 수요자들에게 실제적인 혜택이 없는 선언적인 정책은 무위로 돌아갈 것이 뻔하다. 경력단절 여성에 대한 취업교육, 취업연계 사업도 필요하지만 더 우선순위는 직장여성이 경력단절로 이어지지 않도록 실효성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김양희 경기여성비전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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