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은 국민행복 지킬 책무 있어
흔히들 남을 도와주거나 보살펴 주려는 자상한 마음을 배려(配慮)라고 말한다. 배려란 나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그 사람 입장에서 행동하는 것이다.
조선시대 문신인 황희는 원칙과 소신을 지킨 청빈한 공직자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공적인 일에는 그 누구보다 엄격했지만 사적으로는 매우 후덕하고 자상했다고 한다. 그가 더욱 유명한 것은 자신이 데리고 있던 노비가 학문적인 자질이 있음을 알고는 그를 잘 가르쳐 과거에 합격시키고 새로운 삶을 살게 도와주었다는 것이다. 이는 당시 노비를 소유했던 양반가에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던 일로써 배려의 근본을 몸소 실천한 역사적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유교정치와 찬란한 민족문화를 꽃피우기 위하여 노력했던 세종 역시 항상 백성들을 어질게 다스리면서 은전을 베풀었고, 종종 사면령을 내리거나 징발된 군사는 기한 전에 되돌려 보냈다.
더욱이 신하들에게 관대했을 뿐만 아니라 천한 노비들까지도 획기적으로 처우를 개선해 주는 등 너그럽고 인자하기가 그지없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무지한 백성들을 깨우치기 위해서 훈민정음을 창제하여 반포한 일은 애민정신의 표상이자 오늘날 우리 민족의 자긍심이 되고 있다.
이들 선현들이 남달리 배려에 솔선수범했던 것은 그 누구보다 공인으로서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고자 노력했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오늘날 모든 공직자들에게 이 모습을 그대로 답습하라는 것은 어불성설이겠지만 시대를 초월하더라도 공무원은 모름지기 배려가 몸에 배어 있어야 함에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고 본다.
우리 사회에서는 국민 누구나가 살아가면서 싫든 좋든 공무원을 숙명적으로 만나게 되어 있다. 국민의 행복을 지켜주어야 할 책무가 공무원에게 있기 때문이다. 조선중기의 문신이자 서예가인 양사언은 태산가(泰山歌)라는 시조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산을 오르려는 노력도 없이 그저 산만 높다고 말함을 역설적으로 표현함으로써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고시3관왕에 올랐던 고승덕 변호사는 애초부터 머리가 좋지는 않았지만 남들보다 두 세배 열심히 공부해서 사법고시와, 외무고시, 행정고시에 합격했으며 또한 판사, 변호사, 펀드매니저, 방송인, 국회의원의 꿈까지 이룬 입지전적의 인물로 노력의 가치를 각인시켜 준바 있다.
그렇다면 경기도 최북단 접경지역에 위치해 있으면서 낙후지역으로 손꼽히는 연천군에 싱가포르에 있는 마리나베이샌즈 같은 호텔과 세계 최대 규모의 병영체험장을 비롯해서 미국의 자유의 여신상 같은 구석기 대형조형물, 연천군과 자매결연을 맺은 도시를 상징하는 외국인마을, 국내 최장의 관광터널 및 케이블카, 레일바이크, 최고 높이의 번지점프대, 대형 군수용품제조공장 등을 유치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지역 아끼고 배려하는 자세 확고해야
연안 습지였던 순천만을 대한민국 생태수도 순천프로젝트를 통해 연소득 4만 달러 도시로 업그레이드 시킨 순천시를 비롯해서 폐광촌에 박물관 등을 지어 명품도시로 탈바꿈시킨 영월군, 영일만 르네상스를 통해 초일류 도시를 만드는 포항시, 고구려를 소재로 3대 디자인 도시를 건설하는 구리시, 전국 최고의 스포츠메카로 자리 잡아가는 강진군 등은 노력하면 된다는 것을 입증해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물방울이 떨어져 바위를 뚫는다는 뜻의 수적석천(水適石穿)이라는 말이 있다.
처음은 비록 미미할지라도 꾸준하게 노력하면 큰일을 이룰 수 있다는 의미이다. 진정으로 지역을 아끼고 배려하는 마음의 자세가 확고한 연천군 공무원들이라면 오늘부터 당장 직장 동료들과 머리를 맞대고 공직자의 배려인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군정(郡政)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자.
김선일 연천군의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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