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수돗물 공급 패러다임의 변화와 인식

세계적 의학 전문지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에서는 ‘인간의 수명이 20세기 들어 약 35년이 늘어났는데 이 중 30년 정도가 상하수도의 공급’에 기인한 것으로 평가하였다.

즉, 수명을 늘어나게 한 가장 중요한 사건의 1위는 ‘수돗물의 탄생’이라고 본 것인데, 이는 바로 인체의 70%를 구성하는 물의 공급이 얼마나 중요한 지, 또한 단순한 물이 아닌 정제되고 순화된 깨끗한 물의 공급이 수명에 얼마나 도움을 주는 지 학술적으로 검증하고 인정을 한 것이다.

최근에는 깨끗한 물을 넘어선 건강한 물이 화두가 되어 신문, 방송, 학술 토론회에서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인간의 수명이 늘어나는데 기여한 물이 깨끗한 물이었다면 수명이 연장되어 건강한 노후의 웰빙에 관심을 갖는 추세를 보면 ‘깨끗한 물 공급에서 건강한 물 공급’이라는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는 당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건강한 물이란 물 냄새가 나지 않고 물 속에 녹아있는 산소의 양, 즉 용존산소(dissolved oxygen)가 ℓ당 5㎎ 이상으로 충분해 음용시 청량감을 느낄 수 있는 물로서 인체 건강에 유익한 미네랄 성분이 균형 있게 포함된 물로 정의하고 있다.

개별 수용자 입장에서는 저비용으로 주변에서 손쉽게 찾을 수 있는 수돗물이 바로 이 건강한 물에 해당됨에도 수돗물이 외면을 당하고 사회적, 환경적으로 높은 추가 비용이 드는 대체 음용수를 선택하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다.

이러한 현실에 물전문기관인 K-water에서 국민들이 안심하고 쉽게 건강한 물을 음용할 수 있도록 기술적 공급뿐 아니라 심리적 불안 해소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추진 중에 있는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

K-water에서는 미량 유해물질을 포함한 250항목의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신규 미량유해물질에 대한 분석기법을 연구해 500항목으로 검사폭을 확대하고, 오존·활성탄·자외선 등 수질맞춤형 고도정수처리 공정도 확대키로 하는 등 안전한 물을 생산하면서도 정수장 잔류염소와 조류냄새를 최대치로 낮추어 심미적으로 맛있는 물을 생산하고 의료계와 협업을 통해 미량 미네랄을 포함한 건강한 수돗물 평가 방안도 도출할 예정이다.

건강한 물 공급과 음용을 위한 K-water의 전사적 노력은 국민행복을 위한 정부 3.0의 개방·공유·소통·협력에 걸맞게 일선 현장에서도 추진되고 있다.

즉, 일례로 K-water 양주수도관리단에서는 관리단 포털, 관공서, 학교, 아파트 게시판뿐만 아니라 요금고지서 게재 등 다양한 채널로 수질정보 공개서비스를 실시 중이며, 우리집 수돗물 안심 확인제, 주부 수질 모니터링팀의 양방향 소통 실시로 수질을 직접 체험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 상수도 보급률은 98.1%로 OECD국가 수준이지만 수돗물 홍보협의회의 2012년도 수돗물 만족도 조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수돗물 직접 음용률은 2%(끓여 먹는 경우 포함시 45.1%)로 매우 저조한 수준이다.

필자는 수돗물을 보리차에 끓여서 음용하거나 직접 음용하고 있으며 이를 주변 사람들에게 권장하고 있다. 인식의 변화가 행동을 바꾸고 미래를 바꿀 수 있다. 막연한 불신과 불안함에 기인한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추가 손실을 떨쳐내고 안전하고 건강한 우리의 수돗물을 음용하는 습관을 들여 보자.

오세호 K-water 양주수도관리단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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