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한국은 감동을 주는 민족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이후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미국 전역에서 생필품 사재기가 극심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이러한 현상에 대해 미국 국민들에게 진정하라. 긴장을 풀라. 너무 많이 살 필요 없다라며 생필품 사재기 자재를 당부했다. 미국 ABC 뉴스가 지난 14일 유튜브에 자가격리된 사람들에게 물과 음식물 박스를 배달하는 한국인 자원봉사자들이라는 제목으로 영상을 올렸다. 경기도자원봉사센터가 지역 내 있는 자가격리자 집에 음식을 배달하는 모습을 찍은 것이다. 영상 내용에는 청소년 자원봉사자들이 마스크를 쓰고 묵묵히 음식들을 분류해 박스에 넣고 자가격리하고 있는 분들의 집까지 배달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최대한 조심스럽게 전달하는 모습으로 격리자와의 대면 접촉을 피하는 동시에 자가격리된 분들의 존재를 이웃들에게 알리지 않기 위한 배려심이 영상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박스에는 약 82달러(약 9만원)의 음식이 담겨 있으며 사골곰탕, 포도주스, 삼계탕, 라면 등과 같은 일회용 먹을거리 즉석 음식물뿐 아니라 사과와 배, 고구마, 홍삼, 서리태 등 지역 특산품이 들어 있었다. 1천500~2천 개의 박스가 경기도에, 대구지역에는 1만 5천 개의 박스를 자원봉사자들이 배달한다고 전하며 비용은 경기도가 부담한다고 전했다. 이를 본 외국의 네티즌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우리(미국)와 이들(한국)의 차이점은 이들이 서로 돕고 있는 동안 우리는 화장지를 두고 싸우고 있었던 것이라는 반성의 댓글과 함께 한국은 항상 위대한 국민과 국가를 가지고 있었다며 이게 바로 우리 미국이 배워야 할 점이죠라는 댓글이 있었다. 또 이런 사람들이 있다니 정말 놀랍네요. 우리 미국인들은 한국인들로부터 배워야 합니다라는 댓글도 있었다. 이건 정말 전 세계적으로 기준이 되어야 할 수준의 세심함이다. 다른 나라도 이 정도만 했으면 좋겠다라는 댓글과 함께 한국은 역사적으로 국난을 극복하기 위해 뭉쳤던 나라다. 위대한 기술과 친절한 마음씨를 가진 머리 좋은 민족이라는 댓글도 보였다. 사랑스러운 나라 바로 우리의 대한민국에 전 세계가 감동하고 있다. 코로나19 위기서 벗어나면 대한민국은 더욱 단단히 질 것이라 확신한다. 최원재 문화부장

[지지대] 코로나, 국밥집 할머니

대구 신천지 사태가 불거지던 지난달 22일. 수원에서 첫 대구발 확진자가 나왔다. 67세 남성으로 수원 딸네 집에 들른 길이었다. 당시까지완 다른 경로에 시가 발칵 뒤집혔다. 확진자의 경로가 공개됐다. 해운대 국밥집이 있었다. 수원시는 즉시 식당을 폐쇄했다. 식당 주인 할머니도 격리됐다. 유스호스텔에 갇혀 지낸 14일이다. 이후 건강하다는 결과를 받았지만, 한동안 문을 열지 못했다. 잘못도 없이 피해 본 20여일간이다. ▶13일, 염태영 수원시장이 식당을 찾았다. 공무원 등과 함께 국밥과 수육을 주문했다. 조용히 식사를 마치고 주인 할머니와 앉았다. 사장님을 뵈면 가슴이 쓰려요. 너무 힘드시죠. 50만원 매상 20일이 날아갔다. 어떤 잘못도 없이 받은 피해다. 푸념과 원망이 쏟아져 나올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어쩔 수 없죠. 아예 문 닫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뭐. 그러면서 다른 손님 걱정이다. 다른 손님들이 안 걸렸으니 얼마나 다행이에요. ▶식탁 서너 개가 전부다. 메뉴도 단출하다. 소고기 국밥(3천500원)ㆍ선짓국 밥(3천500원)이 주다. 콩나물에 소고기를 넣은 국물이 맛나다. 소고기 수육(1만원)ㆍ소주(3천원)도 있다. 주머니 사정 여의치 않은 서민들이 많이 찾는다. 할머니 음식 솜씨는 이미 정평이 났다. 지상파 방송에 두 차례나 소개됐다. 골목을 살린 효자 식당이다. 할머니도 음식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했다. 시장님, 이래 봬도 우리 집이 테레비에 두 번 나왔어요. ▶지자체마다 상권 살리기가 한창이다. 경기도는 매주 금요일 구내식당을 쉰다. 주변 식당 팔아주기 차원이다. 용인시 양주시 등 많은 지자체도 하고 있다. 고양시는 전 직원에게 주 1회 식당 이용하기 캠페인을 한다. 하지만 상인들에겐 언 발에 오줌 누기다. 그래서 오고 가는 말도 거칠기 일쑤다. 푸념의 대상은 대통령도 예외 없다. 그지(거지) 같애요라며 쏘아붙인 반찬가게 아줌마도 있다. 해운대 국밥집 할머니는 달랐다. ▶혹시, 시장 앞이라서 그랬을까. 취재차 다시 전화했다. 할머니는 여전했다. 손해요? 많이 봤죠. 그런데 괜찮아요. 우리 가게는 작잖아요. 차라리 큰 데보다는 쪼끄만 내 가게가 피해 보는 게 낫죠. 원인을 제공한 확진자도 원망하지 않았다. 그때 많이 드시지도 못했어요. 한 다섯 숟가락 드셨나. 나쁜 코로나를 이긴 착한 국밥집이다. 수원시 팔달구 행궁로 106번지에 있다. 맛있고, 값싸고, 깨끗하고, 정도 많다. 해운대 국밥집 할머니를 소개한다. 김종구 주필

[지지대] 심리방역

국민 10명 중 9명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일상 생활에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팀이 지난 2월 전국의 만 18세 이상 성인 1천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이후 일상 변화에 대해 조사한 결과다. 코로나19에 대해 느끼는 감정은 불안(60.2%)이 지배적이었다. 2월말 2차 조사에선 불안(48.8%)에 이어 분노(21.6%)가 크게 상승했다. 대구ㆍ경북에서 분노가 컸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8천명이 넘고, 세계보건기구(WHO)가 세계적 대유행(팬데믹pandemic)을 선언하면서 많은 국민이 불안에 떨고 있다. 신천지교회 같은 특수한 집단이 아닌 서울 구로구 콜센터 같은 일반 직장에서도 무더기로 확진자가 쏟아지자 감염병이 내 일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국민들에게 악영향을 미치면서 신체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을 챙기는 일이 중요해졌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외부활동은 줄어드는 반면 감염병 확산에 대한 정보에 노출되는 시간은 늘면서 불안과 공포를 느끼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감염병과 같은 재난을 경험했을 때 대표적인 증상은 △우울증, 불안, 분노, 무기력과 같은 감정 △두근거림, 가슴 답답함, 두통, 소화불량 같은 신체 긴장 반응 △불면증 △지나친 의심에 따른 주변인 경계 등이다. 감염병이 유행할 때는 누구나 불안과 스트레스를 느낄 수 있으며 이는 지극히 정상적인 반응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불안감 자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라고 한다. 하지만 과도한 불안은 일상생활에 부정적 영향을 주기 때문에 심리방역이 중요하다. 심리방역은 감염병을 둘러싸고 국민들 사이에 퍼지는 공포와 불안을 해소하는 것이다. 과도한 뉴스 검색을 삼가고 운동이나 명상 등 관심사를 다른 곳에 두면 도움이 된다. 서울시는 시민의 심리방역 강화를 위해 코비드(COVID)19 심리지원단을 운영 중이다. 심리방역을 위한 마음 백신 7가지를 제시했다. ①스스로를 격려하는 격려 백신 ② 누군가를 돕는 등 좋은 일을 해보는 긍정 백신 ③개인 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실천 백신 ④ 믿을만한 정보에 귀 기울이고 가짜 뉴스는 무시하는 지식 백신 ⑤언젠가 끝이 온다는 희망 백신 ⑥증상이 생겼을 때의 행동지침을 미리 알아둬 불안감을 없애는 정보 백신 ⑦몸과 마음의 균형, 가정과 일의 균형을 지키는 균형 백신 등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잘해왔고 잘하고 있다. 본래 일상처럼 지내면 된다.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깊게 호흡하며 버텨보자. 우리에게 희망ㆍ긍정의 백신이 있지않은가. 이연섭 논설위원

[지지대] 팬데믹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ㆍ코로나19)에 세계적 대유행, 팬데믹(pandemic)을 선언했다. 팬데믹은 WHO의 전염병 경보단계 중 최고 위험등급이다. 그리스어로 pan은 모두, demic은 사람이라는 뜻으로 전염병이 세계적으로 확산돼 모든 사람이 감염된다는 의미다. 이번 팬데믹 선언은 1948년 WHO 설립 이후 세 번째다. 첫 팬데믹 선언은 1968년 홍콩 독감 때다. 당시 홍콩에서 발병한 독감 바이러스는 아시아를 거쳐 유럽ㆍ북남미ㆍ아프리카 등으로 퍼지면서 세계적으로 100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진다. 두 번째 팬데믹은 2009년 신종플루 때 선언됐다. 그해 4월 미국과 멕시코에서 발발한 신종플루(H1N1)는 214개국에서 환자가 발생해 1만8천5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WHO 설립 이전에 전 세계를 휩쓴 팬데믹급 전염병으로는 14세기 중세유럽을 초토화시킨 페스트, 16세기 잉카와 아즈텍문명을 파멸시킨 천연두, 19세기 초 인도에서 시작된 콜레라, 1차대전 당시인 1918년의 스페인독감 등이 있다. WHO의 이번 팬데믹 선언은 늦은감이 있다. 세계적 확산세가 엄청난데도 팬데믹 선언을 주저하던 WHO는 지난 11일(현지시간)에야 현재 114개국에 11만8천여 건의 확진 사례가 접수됐고, 4천291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보고된다며 팬데믹을 선언했다. 14일 기준 전세계 확진자는 13만4천여명으로 늘었고 5천300여명이 숨졌다. WHO는 전염병 경보단계를 1~6단계로 나눈다. 1단계는 동물 사이에 한정된 전염으로 사람에게는 안전한 상태, 2단계는 동물 사이에서 전염되다 소수의 사람에게 전염된 상태, 3단계는 사람들 사이의 전염이 증가한 상태다. 4단계는 사람 간 전염이 퍼지기 시작한 세계적 유행의 초기 상태이고, 5단계는 전염이 널리 퍼져 2개 대륙 이상에서 유행하는 상태로 전염병 대유행이 임박했다는 의미다. 마지막 6단계는 팬데믹으로 세계적 대유행으로 확산됐음을 뜻한다. 팬데믹은 유행병에 걸린 환자 수보다는 유행병이 어느정도 세계에 전파됐는지에 초점을 둔다. WHO의 팬데믹 선언은 단순히 공중보건의 위기가 아니라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위기라는 의미다. 코로나19 발병국에 문을 닫는 나라들이 늘면서 14일 기준 한국발 입국을 금지하거나 입국 절차를 강화한 곳이 모두 131개 국가ㆍ지역으로 늘었다. 주가가 폭락하는 등 국내외 금융시장에도 메가톤급 충격을 주고 있다. 세계적 재앙을 이겨내려면 지구촌이 비상 대응전략을 섬세하게 짜고, 국제협력과 공조체제를 서둘러 구축해야 한다. 이연섭 논설위원

[지지대] ‘코로나19’와 기독교 본질

일제강점기 시대 조선의 경제적 독립을 추구했던 물산장려운동. 평안남도에서 31운동을 주도한 조만식 선생과 평양 산정현교회 성도 등을 주축으로 한 조선물산장려회의 구국 계몽이다. 이 운동은 조선의 경제는 물론, 사회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민족 주체성에 상당한 영향력을 끼쳤다. 당시 한국교회도 예외는 아니었다. 여성청소년농촌ㆍ사회계몽 운동 등에 앞장서며 민족의식을 기르고 항일운동에 선두에 섰던 교회는 물산장려운동을 세속적이고 정치적 영역으로 구분하지 않았다. 조선독립은 신앙적 과제이자 민족의 염원으로 여겼기에 적극 동참했다. 그 중 금주금연 운동은 교인이라면 반드시 지켜야 할 행위로 이 시대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국교회에 금주ㆍ금연에 관한 교리는 없다. 술에 관한 이야기는 성경의 첫 편인 창세기부터 기록돼 있으나 담배는 없다. 담배의 전래역사는 콜럼버스가 1492년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면서다. 당시 그곳에서 담배를 피우는 인디언들의 모습을 본 그가 유럽에 알리면서 퍼진 것이다. 따라서 주후 1세기경에 완성된 성경에 기록될 수가 없다. 기독교인에게 물산장려운동의 금주ㆍ금연은 어떤 의미일까. 술 취함으로 인한 정욕과 무절제를 버리고 인체에 해로운 물질을 멀리하는 신앙 경건의 추구이다. 기독교인이 된다는 것은 유일신인 하나님께 대한 자신 삶의 전환을 의미한다. 기독교인들에게 예배란 철저히 자기 자신을 버리고 낮춰 무릎 꿇는 신성한 실천적 의식이다.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가 세계를 공황으로 몰고 가고 있다. 불특정 다수인에 의한 바이러스 전파력은 다중이 모이는 공간이나 집회에 치명적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교계에 종교집회 금지명령 예고를 한 것도 이를 의식해서다. 도정을 책임지고 도민의 안전을 우선해야 하는 경기도지사로서 마땅히 할 수 있는 처사다. 하지만 교회는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교인들의 감염 예방을 위해 자발적 방역과 열 감지카메라를 설치하고 등록교인만 마스크를 한 채 예배드리도록 했다. 지난달부터는 영상예배로 대체하고 있다. 교회는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구현할 소명이 있다. 일제강점기, 6ㆍ25전쟁, IMF 등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기도하며 모든 것을 내놓고 앞장섰다. 그런 의미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한발 양보한 교회 자율 방역 합의를 교계는 반드시 지키고 존중해야 한다. 교회는 이 땅의 희망이다. 김창학 정치부 부장

[지지대] 그래도 희망은 보인다

지난주까지 코로나19 확산이 무서운 속도로 진행되면서 경기지역 확진자가 세자릿수를 훌쩍 넘겼다. 전국 확진자도 7천500명이 넘었다. 그 여파로 경제는 총체적 난국이다. 이같은 상황에도 희망의 메시지는 조금씩 전달되고 있다. 595명, 686명, 600명, 516명, 438명, 518명, 483명, 367명, 248명, 131명은 3월 1일부터 10일까지 집계된 코로나19 국내 신규 확진자 발생 추이다. 수치상으로는 확실한 감소세다. 지난주 주말의 모습도 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지난 7~8일 주말 동안 용인 에버랜드와 광주 남한산성 등 야외의 넓은 지역에 자리한 도내 유원지 등에는 사람들이 몰렸다. 확진자와 2m 이내 접촉을 피하고, 마스크 착용과 손 소독 등 개인위생을 철저하게 지키면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다는 인식이 확산된 듯 하다. 또한 고령이나 지병이 없다면 감기처럼 지나갈 수도 있다는 점도 한몫 한듯하다. 최초 발원지인 중국은 코로나19 사태가 사실상 종식 수순에 돌입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10일 오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직접 코로나19 발원지인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을 방문했다. 시 주석의 우한 방문은 코로나19 발병 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중국은 지난해 12월8일 코로나19 의심환자 나온 이후 급속도로 확산됐다. 지난달 6일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각각 3만명, 500명 넘어서며 통제 불능의 위기 닥쳤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중국은 지역 봉쇄 정책과 수만명에 달하는 의료진을 투입해 인민 전쟁 선포하며 코로나19 국가 비상사태에 돌입했고, 이 같은 중국의 봉쇄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며 지난 9일 신규 확진자가 19명까지 줄어들었다.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다. 유럽과 미국, 남미 등 전 세계가 코로나 공포에 휩싸였다. 신천지 신도 등의 거짓말로 인해 확진자가 늘기도 했다. 서울 구로구의 한 보험사 콜센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 집단감염의 뇌관이 터지기도 했다. 마스크와 병상은 여전히 부족하다. 코로나19가 종식되는 그 순간까지 긴장의 끈을 놔서는 안되는 이유다. 그럼에도 희망은 보인다. 이명관 사회부장

[지지대] 國家보다 나은 國民

이제는 편히 말할 수 있는 추억이다. 1998년 금 모으기 운동이다. IMF로 거덜난 나라를 살리는 운동이었다. 텅 빈 외환고를 채우려고 시작했다. 1월 5일 KBS가 시작했다. 순금(24K)을 내놓으면 감정사가 확인서를 발행하고, 수출해 받은 달러를 원화로 바꿔 주는 방식이었다. 김대중 대통령 당선인, 이건희 삼성 회장, 이종범 야구선수 등 유명인들이 동참했다. 직장마다 금붙이 모으는 행렬이 줄을 이었다. ▶악덕 기업인도 있긴 했다. 직원들의 금붙이를 챙긴 사주, 판매 대금을 착복한 사주. 하지만 국민의 열기를 막진 못했다. 애초 돈 벌겠다는 운동이 아니었다. 외환고를 채워 나라를 살리자는 거였다. 운동은 4월에 끝났고, 351만명이 참여했다. 순금 2백27t이 걷혔다. 18억 2천만 달러를 조성했다. IMF는 국가가 초래했다. 무능과 오만이 부른 재앙이었다. 그 국난(國難)을 국민이 극복했다. 돌이키면 눈물겨운 추억이다. ▶2020년 3월 9일. 고양시 한 포털 맘 카페에 이런 글이 올라왔다. 공적 마스크 안 사기 운동 동참하실래요? 카페 회원들의 지지 글이 잇따랐다. 한 회원은 회사 직원분이 당장 마스크 없다 해서 저희 아이 주민등록번호로 2장 사서 드렸지만 저는 여유 있어서 당분간 우리 가족 쓰는 건 안 사겠어요. 정부가 공적 마스크 배분 5부제를 시작한 날이다. 모두가 약국에서 줄 설 때, 한 켠에서 시작된 양보 캠페인이다. ▶이후 급격하게 번지고 있다. 의정부 지역 맘 카페에서도 비슷한 운동이 시작됐다. 어르신들이 편하게 살 수 있으면 좋겠다. 이외 SNS를 통한 확산이 급증했다. #마스크안사기운동 #마스크양보하기 등의 해시태그로 동참하는 네티즌이 번지고 있다. 기발한 아이디어가 가미된 포스터도 등장했다. 나는 OK, 당신이 먼저 내가 먼저 양보하겠습니다. 코로나 공포 한 달여 만에 세상이 밝아 보인다. ▶코로나19는 국가의 방역 실패다. 중국발이든, 신천지발이든 결론은 다르지 않다. 국가가 실패한 방역이다. 이제 8천여명이 감염됐고, 60여명이 사망했다. 야당은 정부 탓하고, 정부는 야당 탓한다. 내 탓이다라 말하는 정치인은 없다. 바로 이때 국민이 등장했다. 마스크를 양보하겠다고 나섰다. 병 들고, 죽을 수 있는데도 이렇게 나섰다. 23년 전처럼 이번에도 국민이 일어선다. 국가는 저지르고 국민은 수습한다. 국가보다 나은 국민이다. 김종구 주필

[지지대] 무관중 공연

코로나19 사태가 일상의 풍경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바이러스 감염 우려에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지도 않지만, 정부는 아예 모이지도 말라고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다. 초중고 개학이 연기되고, 공공 미술관ㆍ박물관ㆍ도서관ㆍ공연장 등이 폐쇄됐다. 체육시설ㆍ문화센터 프로그램도 중단돼 언제 다시 열릴지 모른다. 어르신들이 이용하는 경로당ㆍ노인복지관도 문을 닫은지 오래다. 문을 연 영화관은 텅텅 비었다. 프로스포츠 리그는 무관중 경기를 펼치거나 리그를 중단한 상태다. 코로나19 때문에 대면 접촉을 하지않는 언택트(untact) 문화가 확산하면서 각종 공연도 올스톱 됐다. 국내외 많은 뮤지션들의 공연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 펑크록 밴드 그린데이는 22일로 예정된 한국 공연을 비롯해 싱가포르와 일본 등 아시아 투어 일정을 모두 연기했다. 팝 뮤지션 미카, 알앤비 뮤지션 칼리드, 영국의 래퍼 스톰지, 싱어송라이터 톰 워커도 3, 4월에 예정된 내한 공연을 연기 및 취소했다. 최근 4번째 정규앨범 MAP OF THE SOUL 7을 발표한 방탄소년단도 4월 잠실주경기장에서 개최하려던 콘서트를 전면 취소했다. 반면 관객없이 무관중 공연을 하는 곳도 있다. 경기도립극단은 12~15일 경기도문화의전당 소극장에서 공연 예정이던 브라보 엄사장을 취소하고, 대신 12일 오후 4시 도문화의전당 공식 유튜브 채널 꺅티비를 통해 공연을 생중계한다. 관객없는 배우들만의 공연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 일정을 연기해야 하는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었다. 하지만 문화의전당 측은 관객들과 약속을 지키고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도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무관중 생중계 공연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도립극단은 공연장에 있는 듯한 생동감 있는 중계를 위해 스튜디오형(EFP) 카메라 6대와 지미집(무인카메라 크레인)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경기도립극단처럼 유튜브 생중계 등 온라인 콘텐츠로 관객과 교감하려는 시도가 곳곳에 있다. 실제 무대의 현장감은 덜하지만 랜선을 통해서라도 공연 취소ㆍ연기의 아쉬움을 달래고 소통을 이어가려는 노력이다. 수익을 떠나 무대에 오르기 위해 흘린 땀을 그대로 식히기 아쉬워서이기도 하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창작공연 지원사업인 창작산실 선정작들을 네이버를 통해 선보이고 있다. 6일 무용 히트&런에 이어 12일에는 연극 의자 고치는 여인을 생중계한다. 녹화 중계도 한다. 온라인을 통한 문화예술 감상이 코로나19의 불안과 공포를 이겨내는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이연섭 논설위원

[지지대] 감염병 스트레스

대구에서 구두판매점을 운영하는 A씨는 매장 문을 열지 않은 지 열흘이 넘었다. 지난달 18일 대구에서 코로나19 첫 확진환자가 나온 이후 손님이 뚝 끊겨서다. 처음 며칠은 가게 문을 열었지만 손님이 한명도 없어 개점휴업이었다. 사태가 점점 심각해지자 A씨는 당분간 매장 문을 닫기로 했다. 그러나 집에서 코로나19 관련 뉴스만 접하다 보니 우울감이 심해졌다. 언제 매장을 다시 열 수 있을까 생각하니 불안감도 커졌고, 급기야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하면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감염에 대한 공포와 불안감에다 외부활동을 거의 안하고 집에만 있다보니 답답함이나 우울감을 겪는 사람이 많다. 불면증, 무력감, 통증, 주변인 경계 등의 증상도 있다. 정신건강복지센터가 1월 29일부터 이달 3일까지 진행한 코로나19 관련 심리상담이 1만8천60건에 달한다. 대구에선 2월 18일부터 29일까지 대구시에 걸려온 코로나19 관련 상담 전화가 1천460건, 문자메시지 상담이 1만7천390건 등 모두 1만8천850건이나 됐다. 외환위기 같은 경제적 재난보다 신체적 재난인 감염병 스트레스가 더 크다고 한다. 최악의 경우 생명을 잃을 수 있어 신경이 더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확진자의 85% 정도가 몰린 대구ㆍ경북 주민의 스트레스는 훨씬 더 심각하다. 극도의 스트레스로 불안감이 높아지고 공포감이 엄습해 숨쉬기도 힘들다는 이들이 상당수다. 대구의 한 생활치료센터에선 60대 입소자가 불안증세로 퇴소했다 재입소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불안과 공포는 감염병만큼이나 전염성이 강하다. 감염병 유행시 불안과 공포는 보편적 현상이지만 과도하면 분노와 적대감이 커지고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행동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에서 관련 스트레스로 인한 조현병 발병이 25% 늘었다는 통계가 나왔다. 질병 방역뿐 아니라 코로나19로 인한 불안ㆍ공포를 극복하는 심리 방역도 중요하다. 스트레스를 치유할 심리 백신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긍정적 태도와 이성적인 대응, 위로와 격려의 말이 스트레스를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격리자의 경우 소통 창구가 필요하다. 동병상련의 심정으로 경험을 공유하면 심리적 안정감이 커진다. 국가트라우마센터는 감염병 스트레스 대처법으로 힘든 감정 털어놓기, 자신의 몸과 마음 돌보기, 격리된 환자의 불안감 해소 도와주기 등을 제시했다. 감염 공포는 모두가 겪고 있지만 개인마다 편차가 크다. 정부와 지자체는 코로나19 스트레스가 심한 이들이 전문가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연섭 논설위원

[지지대] 4·15 총선, 잔인하지 아니한가

글을 쓰고 있는 5일 오후 현재, 전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6천88명이다. 전날 0시에 비해 322명 증가했다. 사망자도 39명에 달한다. 글이 세상에 공개되는 시간이면 이 수치가 얼마나 더 증가해 있을지 가늠조차 할 수 없다.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 않고, 직장인들은 아이들을 돌보느라 회사를 갈 수 없다. 거리는 텅텅 비었다. 종교활동도 멈춰 섰다. 이러한 대한민국 안에서 나 홀로 내 갈 길은 가야겠다고 외치는 집단이 있다. 정치인들 말이다. 4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총선. 여야 모두 다이나믹한 공천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고, 비례정당과 반문연대 등을 놓고 연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자신들 밥그릇 싸움하느라 정신없는 분들에게 이런 질문을 하긴 송구(?)스럽지만, 기자가 아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묻지 않을 수 없다. 40일 후에 꼭 선거를 해야 속이 시원하겠냐! 40일 후에는 사람들이 줄지어 선거해도 괜찮겠느냔 말이다. 선거는 모바일로 하는 여론조사가 아니다. 직접 투표장을 찾아가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린 후 좁은 투표장에 들어가 직접 투표를 해야 한다. 학교도, 직장도 안가는 이러한 시국에 국민에게 투표장으로 와달라고 해야겠는가. 현재 여당은 위기다. 신천지든 뭐든 어쨌든 방역 실패에 대한 책임은 정부에 있기 때문이다. 먼저 선거 연기 이슈를 꺼내 들었다간 자신들이 불리하니 정치적으로 선거를 연기하려 한다는 매우 강한 저항에 부딪힐 수 있다. 선거 연기 이슈를 꺼내지 못하는 이유다. 선거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야당은 하루빨리 총선을 치르고 싶어한다. 한 야당 예비후보에게 선거를 조금 연기하는 것이 어떠냐고 물으니, 우리 지지자들은 선거일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데, 이 상황에서 선거일을 미루자는 이야기를 했다가는 지지자들에게 아웃이야 아웃!이라고 답한다. 솔직한 답이다. 4월15일까지는 아직 시간 여유가 있다. 그 사이 기적적으로 코로나가 종식된다면 참 좋겠다. 그러나 종식이 된다고 하더라고 온 국민이 한 데 모이는 총선을 계기로 다시 극성을 부리지 않을까 우려됨은 어쩔 수 없다. 선거를 20대 국회 임기 내(5월30일)에서 가능한 한 뒤로 연기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무엇 때문에 안되는지 국민을 납득시킬 수 있는가. 전쟁 중에도 선거를 치렀다고 하는데, 전쟁 중인데 꼭 선거를 치러야 하는가? 누구를 위해 정치를 하는 것인가. 누구를 위해 다수 당이 되려고 하는가. 정치가 원래 잔인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이번 4월15일 총선 강행은 국민에게 정말 너무 잔인하다. 이호준 정치부 차장

[지지대] 선거 공신과 ‘훼방꾼’

오는 4월 15일 치러질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4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의도 입성을 꿈꾸는 예비 선량들의 행보가 분주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국 확산으로 인해 예년 같은 선거 열기는 달아오르지 못하고 있지만 물밑 활동은 분주하다. 코로나19 사태가 선거 풍속도를 바꿔놓으며 대면 선거운동 대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비롯한 온라인 선거전이 치열하게 전개 되고 있다. ▶정당별로 속속들이 본선에 나설 후보가 확정되고 대진표가 짜여지면 코로나 정국에도 선거 열기는 수면 위로 올라 더욱 뜨거워질 수밖에 없다. 선거전이 본격화되면 후보는 물론, 선거를 돕는 측근들에겐 그야말로 사활을 건 선거운동이 전개된다. 선거는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도 중요하지만 그를 돕는 참모들의 지략과 역량 또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에 선거 때만 되면 후보 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다. ▶이들 중에는 진심에서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선거를 도운 뒤 개인의 이익 추구를 위해 선거판에 뛰어드는 이른바 선거철새도 부지기수다. 대개 선거에서의 편가르기와 지역사회의 분열, 갈등은 이들에 의해 부추겨진다. 선거 후폭풍의 중심에도 이들이 있다. 특히, 당선자 주변에서 이른바 공신임을 자임하며 유세를 떨거나 때로는 점령군처럼 행세하기도 한다. 선거로 분열된 민심 치유의 걸림돌이다. ▶지난 1월 지방 체육계는 사상 첫 선거를 통해 민간 회장을 선출했다. 경기도 역시 도체육회와 시ㆍ군체육회가 민간 회장체제로 전환했다. 첫 민간 체육회장 선거는 오는 10일 광명시를 끝으로 마무리 된다. 도체육회와 17개 시ㆍ군이 경선을 치렀고, 14개 시ㆍ군체육회는 단독 후보로 무투표 당선자를 배출했다. 첫 선거에 따른 잡음도 있었지만 비교적 무난히 마무리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경선을 통해 회장을 탄생시킨 일부 체육회에서는 아직도 적지않은 선거 후유증을 앓고 있다. 당선된 회장에 의해서가 아닌 점령군이 된 측근 체육인들에 의해서다. 이제 선거는 끝났다. 부득이하게 선거에 따라 지지자가 갈렸다면 이제는 서로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 또한 승자 측근들은 자신이 지지한 후보의 당선에 만족하고 성공적으로 임기를 마치도록 조용히 도와야 한다. 그 이상의 대가를 바란다면 자신이 도운 회장에게 누가 됨은 물론 오히려 선거 공신이 아닌 훼방꾼으로 비춰질 수 있다. 황선학 체육부 부국장

[지지대] 대통령 시계의 ‘힘’

인터넷 판매 사이트 옥션의 경우다. 대통령 시계에 62건이 올라와 있다. 3월 3일 오전 현재 기준이다. 가장 많은 것은 김영삼 전 대통령 시계다. 모두 21건으로 압도적 1위다. 다음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 시계다. 16건이 올라와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시계 7건, 노태우 전 대통령 시계 3건, 전두환ㆍ노무현 전 대통령 시계 각 2건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 시계도 1건 올라와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시계는 이날 없었다. ▶가격은 어떨까. 최고가는 박정희 전 대통령 시계다. 취임을 기념해 제작한 시계로 소개돼 있다. 매겨진 가격은 117만 6천원이다. 문재인 대통령 시계는 옥션 내 골동품 경매 사이트에 나와 있다. 오메가 Symbol 18K라 소개돼 있다. 가격이 88만8천원으로 박 전 대통령 시계 다음으로 높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시계 중에 24만5천원짜리도 있다. 나머지는 대체로 10만원 전후 가격대다. 일부는 5~7만원대 낮은 가격도 있다. ▶대통령 취임 이외의 용도로 제작된 시계도 눈에 띈다. 전 전 대통령 시계 중에는 1981년 한미 정상회담 기념이 있다. 김대중 대통령 시계 중에는 노벨평화상 수상 기념도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10 G20 서울 SUMMIT 기념 시계가 나와 있다. 대통령 취임 이전에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시계들도 눈에 띈다. 전 전 대통령은 모범 당원상이라는 시계가 있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신한국당 총재라 새겨진 시계가 있다. ▶기억을 더듬더라도 대통령 시계가 가장 흔했던 시기는 김영삼 대통령 때다. 지역에서 힘깨나 쓴다는 인사들은 너나없이 김영삼 시계를 차고 있었다. 대통령 권력이 막강한 만큼 대통령 시계도 힘이 됐다. 당시 재판정에서도 촌극이 있었다. 여당 국회의원이던 고 이호정 전 의원(수원 장안구)이다. 선거법 위반 재판 도중 팔목에 찬 김영삼 시계를 가리키며 이것도 선거법 위반이냐며 따져 검사를 어리둥절하게 했다. ▶박근혜 시계가 튀어나왔다.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의 손목에서다. 큰절을 할 때 목격됐다. 친여 성향에서는 박근혜ㆍ미래통합당을 싸잡아 성토한다. 때마침 새누리당 당명 논란ㆍ박근혜 친필 서신 논란까지 더해진다. 미래통합당은 가짜 시계라며 맞선다. 금장ㆍ날짜 표기가 진품과 다르다고 강조한다. 총선 앞둔 정치권에 파장이 적지 않다. 보수에 닥친 또 한 번의 박근혜 저주일까. 박근혜 시계의 진위가 궁금하다. 김종구 주필

[지지대] 코로나19 온정의 손길

지난 28일 오후 70대의 한 노인이 인천시청을 찾았다. 노인은 코로나19 재난안전대책본부로 안내해 줄 것을 요청했고, 청원경찰이 일반인 출입이 제한된다고 말하자 박남춘 시장에게 전달해달라며 봉투를 건넸다. 봉투 안에는 코로나19 조속한 퇴치 응원합니다! 힘내세요, 대구! 비록 적은 금액이나 마스크 구입에 보탰으면 합니다. 인천시민 드림이라는 내용의 손편지와 현금 24만원이 들어 있었다. 앞서 인천한의사회는 코로나19로 24시간 비상 근무 중인 공무원들에게 전달해달라며 1천만원 상당의 보약 50상자를 인천시에 전달했다. 인천 서구의 한 식품제조가공업체는 마스크 1만개를 기부했고, 화장품 개발 업체는 50㎖짜리 손세정제 1만개를 전달했다. 서구 마전동의 한 교회는 대구지역을 위해 써달라며 2억원의 성금을 기부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자영업자들이 망할 지경이 되자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낮추는 착한 임대인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부평구 삼산1동 한 아파트 상가 건물 임대인은 임차인 8명에게 임대료를 3개월간 30% 낮춰주기로 했다. 연수구에선 복합쇼핑몰 트리플스트리트가 146개 점포의 임대료를 한시적으로 20% 인하를 결정했다. 일부 전통시장도 임대료 인하 운동에 가세하고 있다. 코로나19의 거센 확산으로 고통을 겪는 지역과 이웃이 늘면서 온정의 손길도 늘고 있다. 인천지역의 몇가지 사례를 들었지만 전국 각계 각지에서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기업과 유명인사뿐 아니라 일반시민들의 동참도 늘고 해외동포들까지 재난 극복을 위한 기부 행렬에 나서고 있다. 의료현장에서 직접 확진자를 가려내고 치료하는 의료진의 자원봉사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25일 대구의사회장이 선별진료소로, 대구의료원으로, 응급실로 지금 바로 와달라는 호소문을 띄우자 전국 의료진이 호응해 하루 만에 250여명이 동참 의사를 밝혔다. 위험을 무릅쓴 용기가 가슴 뭉클하고 고맙다. 지금 코로나19 사태의 최전선인 대구는 병상이 모자라 집에서 대기하다가 숨지는 사례가 있다. 삼성은 병상 부족으로 자가격리돼 있는 경증환자들을 위해 삼성인력개발원 영덕연수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그러나 아직도 병상이 부족하고 위중한 상황이다. 전 국민이 위기 극복에 힘을 보태고 있다. 자발적인 응원과 기부 행렬에서 국민이 합심해 지금의 난국을 헤쳐나가려는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우리는 외환위기 때 금 모으기 운동으로 국난을 극복한 소중한 경험이 있다. 코로나19가 잠시 우리 삶을 위협하지만 용기와 희망으로 반드시 극복할 것이다. 함께 하면 무엇이든 이겨낼 수 있다. 이연섭 논설위원

[지지대] 이달의 독립운동가 김세환

3ㆍ1운동 101주년을 맞은 2020년 3월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김세환(金世煥) 선생이 선정됐다. 김 선생은 1889년 11월 18일 수원시 남수동 242번지에서 태어났다. 3ㆍ1운동 당시 민족대표 48인 중 한사람으로, 수원지역 독립운동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교육자로 수원 교육계 발전에도 공헌했으며, 지역사회운동가로서의 역할도 컸다. 수원 출신의 독립운동가가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된 것은 처음이다. 자랑스럽고 의미있다. 김세환 선생은 소년시절 교회에 열심히 다녔다. 집 근처에 1901년 감리교회가 들어섰는데 지금의 북수동 종로교회다. 선생은 이곳에서 신앙과 함께 교육가ㆍ독립운동가로서의 꿈을 키웠다. 이후 서울의 외국어학교에 진학해 공부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중앙대학에서 신학문을 배웠다. 수원으로 돌아온 선생은 교직에 몸 담았다. 수원의 상업인들이 수원상업회의소를 조직하고 상업강습소를 설치했는데 여기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야학으로 운영되던 상업강습소는 일제 견제로 1916년 폐쇄 위기를 맞았으나 지역유지의 노력으로 주학으로 전환해 화성학원(華城學院)으로 이름을 바꿔 운영했다. 현재 수원고등학교 전신이다. 김 선생은 매향중학교 전신인 삼일여학교에서도 큰 공을 세웠다. 1913년 학감으로 부임한 이후 재직동안 학교 기틀을 만들었다. 학교 건물에 한반도 지도를 새겨넣어 민족의식을 고취시켰고, 1939년 폐교 위기때는 수원출신 갑부 최상희를 움직여 학교를 회생시키는데 기여했다. 3ㆍ1운동 때는 학생들의 정신적 지주이면서, 수원지역 조직책임자로 활동했다. 3월 12일 서울에서 체포된 선생은, 재판장이 조선 독립을 위해 계속 운동할 것인가? 물었을 때 망설임없이 그렇다라고 명료하게 대답했다고 한다. 옥고를 치르고 1920년 10월 수원으로 돌아왔는데 일제 간섭으로 교사 복직을 못해 곡물상을 하며 지역사회운동을 펼쳤다. 1927년 신간회에 참여하면서 수원지회장과 수원체육회장을 역임하는 등 민족주의 운동을 했다. 1945년 해방을 맞고 얼마 후 9월 16일 자택에서 운명했으며, 1963년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됐다. 김세환 선생이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된 것에 맞춰 수원박물관이 수원지역 독립운동가를 조명하는 상설전시공간을 마련했다. 독립운동과 민족운동ㆍ교육운동에 매진했던 김 선생의 발자취를 되새겨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선생이 살았던 집터인 팔달구 정조로 792의 가빈갤러리에서는 김세환 집터전시회-기억의 여정이 연말까지 열린다. 코로나19 사태로 지금은 가볼 수 없음이 안타깝지만 진정되면 고귀한 숨결을 만나러 가보면 좋겠다. 이연섭 논설위원

[지지대] ‘코로나 위기’ 극복할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모든 국민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정부는 지역사회 감염을 우려해 위기 대응 단계를 경계에서 심각으로 격상하고 총력 대응에 나섰지만, 자고 일어나면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쏟아진다. 일부에선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됐다는 말까지 나온다. 지역사회 감염은 감염원을 찾지 못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그동안 방송과 언론을 통해 들어온 1차 감염, 2차 감염, 3차 감염은 모두 감염원을 알 수 있어 추적조사가 가능하지만, 이 단계를 넘어서면 감염원을 알 수 없고 추적도 불가능하다. 전염병이 지역사회 감염을 뛰어넘어 여러 나라로 확산되면 전염병의 대유행, 즉 판데믹(pandemic) 상황이다. 판데믹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규정한 전염병 경보 6단계 중 최종단계를 말한다. 1948년 WHO가 설립된 이후 판데믹은 두 차례 선포됐다. 1968년 홍콩독감과 2009년 신종플루가 발병했을 때다. 홍콩독감은 동남아시아와 호주, 아프리카, 남미, 유럽 등지를 감염시켜 80만 명 이상 사망이라는 무서운 치사율을 기록했으며, 신종플루는 사망자 1만 9천여 명으로 치사율은 낮았지만, 세계 74개국에 광범위하게 퍼졌었다.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은 해외 여행력이 없는 사람 중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어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되면 아무리 완벽한 시스템을 갖춰도 행정ㆍ방역당국ㆍ의료기관과 전문가만으로 확산을 막는 건 역부족이다. 코로나19 위기 상황 극복을 위해 시민의식과 역량이 중요한 때다. 同心同德(동심동덕)이라는 말이 있다. 같은 목표를 위해 다 같이 힘쓰고 노력하는 것을 의미한다. 손씻기, 마스크 착용, 기침 예절, 외부활동 자제, 감염 의심 시 선별진료기관 방문을 통한 적극적인 검사 실시, 자가격리 시 원칙 준수 등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서로 지킬 것은 지키고,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개개인이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고 정부와 전문가, 민간의료기관, 지자체 간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갖춰야만 감염병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우리는 코로나19보다 치명적인 사스(SARS)와 메르스(MERS), 전염력이 높은 신종플루를 이겨낸 경험이 있다. 코로나19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이관식 지역사회부 부장

[지지대] 선을 넘었다

얼마전 종영된 드라마 스토브리그는 야구를 소재로 한 스포츠 드라마로, 야구 마니아 뿐만 아니라 일반 시청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이끌어 내는데 성공했다. 적은 말수, 냉철한 판단력, 동물적인 직감 그리고 빠른 실행력 등을 무기로 만년 꼴찌팀 드림즈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백승수 단장(배우 남궁민)과 야구단 최초 여성 운영팀장(배우 박은빈)의 저돌적인 면모 등이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스포츠 드라마로는 보기 드물게 흥행이라는 신화를 썼다. 그런데 왜 우리는 백승수 단장이라는 캐릭터에 열광했을까. ▶돈 밖에 모르는 구단 경영진과 타협하지 않고 원팀을 만들기 위해 보여준 실천력, 뛰어난 분석을 바탕으로 한 팀 재건 능력, 그리고 타 구단과의 트레이드를 통한 미친(?) 보강력 등은 백 단장이 가진 엄청난 무기였다. 또 매너리즘에 빠진 직원들의 능력치를 다시금 끌어내 구단을 정상화 시킨 점도 수장으로서의 진면모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마지막으로 팀을 위한다는 진실성을 토대로 한 하나됨은 꼴찌팀 드림즈에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파하는 매개체가 됐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시작된 코로나19. 드림즈의 백승수 단장과는 달리 우리 정부는 냉철한 판단력도, 동물적인 직감도, 빠른 실행력 등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한국은 코로나19 청정지역이라는 말만 듣고 조기 종식이 가능하다는 헛다리를 짚은 채 샴페인을 너무 빨리 터트렸다는 비난과 마주해야 했다. 오스카 4관왕이라는 신화도 좋고, 영화 속에 등장한 짜파구리로 만든 만찬도 좋지만 이는 코로나19로 신음하는 국민들에게는 오히려 괴리감만 안겼을 뿐이다. 청와대에서 웃음 꽃이 만개한 뒤 첫 사망자가 나오고 기하급수적인 확진자가 발병하면서 정부의 대응책을 힐난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음을 정부는 직시해야 한다. 왜 우리 정부에는 백승수 단장과 같은 인물이 없었을까. ▶드림즈의 여성 운영팀장은 무례한 태도를 보이며 터무니 없는 계약 조건을 내세운 팀 포수에게 선은 니가 넘었어!라는 의미 심장한 말을 건넨다. 선은 이미 넘었다. 두번째 선 만큼은 지켜줄 수 있는 정부가 돼야 한다. 그 선이 무너지면 경제도, 국민도, 대한민국도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김규태 경제부장

[지지대] 이재명표 진입작전

경기도 공무원들이 신천지에 진입했다. 공무원 40여명이 밀고 들어갔다. 흡사 군사 작전을 방불케 했다. 진입 장소는 신천지 과천총회본부다. 목적은 신천지 교인 명단 확보다. 군사 작전은 이재명 지사가 직접 명명했다. 군사 작전에 준하는 방역을 실시하지 않으면 자칫 제2의 대구 신천지 사태가 경기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매우 위중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신천지가 명단을 줄 때까지 기다릴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과천은 신천지의 실질적 본산으로 알려졌다. 최근 대규모 예배도 있었던 사실이 역학조사로 확인됐다. 지난 16일 개최됐는데 참석자만 1만명이 넘었다고 한다. 참석자 가운데 수도권 거주자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지사의 표현대로 긴급한 상황임에 틀림 없다. 경기도의 신천지 진입은 단번에 이슈로 부각됐다. 코로나19 정국에서 어떤 대처보다 강력한 인상을 남겼다. 속 시원하다는 평가가 꽤 많다. ▶이재명식 군사작전이다. 도민엔 낯설지 않은 모습이다. 2013년 5월 22ㆍ23일에도 있었다. 성남시 공무원들이 성남 지역 건물에 진입했다. 장소는 LH 본사, 목적은 불법 점검이다. 22일 80명, 23일 300명이 진입했다. 모두 성남시 공무원들이다. 23일에는 포크레인까지 동원됐다. 언론 앞에서 불법이라고 지목된 담장 일부가 포크레인에 찍혀 넘어갔다. 그날의 작전을 지휘한 것도 이재명 도지사-당시 성남시장-였다. ▶2020년 작전의 상대가 신천지라면, 당시 상대는 LH였다. LH가 판교신도시 백현마을 국민 임대 단지를 일반에 임대 공급한다고 밝힌 게 발단이 됐다. 어려움에 처한 입주민들을 위해 성남시가 중재에 나섰지만 LH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자 이재명식 진입작전이 시작된 것이다. LH 사옥에 대단히 특별한 불법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하지만 공무원 300명이 밀고 들어갔다. 당시에도 시원하게 잘했다는 평은 있었다. ▶이재명식 작전엔 특징이 있다. 상상 못할 방법을 꺼내 든다. 더 없는 카타르시스를 준다. 아쉬움도 있다. 작전의 실익이 모호하다. 2013년 LH 진입은 성과가 없었다. 이익만을 쫓는 LH 셈법은 결국 실현됐다. 이번 신천지 진입도 뒷맛이 개운찮다. 신천지와 대화하던 청와대의 입장이 묘해졌다. 강경 대처하는 경기도를 나무랄 수도, 경기도가 먼저 명단을 빼가는 걸 두고 볼 수도 없게 됐다. 공연히 청와대경기도 간에 갈등만 생기는 건 아닐지. 지켜볼 일이다. 김종구 주필

[지지대] 바이러스와 시민의식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무서운 기세로 늘어나고 있다. 정부는 지역사회 확산이 대구경북만의 사례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최악의 상황을 고려, 23일 감염병 위기 대응 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의료진은 물론 국민 모두 방역의 주체라는 인식과 행동이 절실한 때다. 하지만 지침을 어기고 거리를 활보하는가 하면 대면접촉을 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부산에서 코로나19 첫 확진 판정을 받은 A군(19)은 지난 19일부터 감기, 콧물 등의 증세를 보였다. 상태가 심각하지 않다고 판단한 그는 21일 오전에야 집 근처 병원의 선별진료소를 찾았다. A군은 진단검사를 위한 검체 채취 뒤 보건교육을 받고 자가격리됐다. 그러나 A군은 지침을 어기고 집을 나와 대형마트를 찾았고, 가족들과 외식까지 했다. A군은 200번 환자로 등록됐다. 전북에서는 밀접 접촉자가 바이러스 검사에 응하지 않은 사례가 있다. B씨는 지인관계인 코로나19 확진자 C씨가 지난 79일 대구를 다녀온 뒤 오한, 기침 등의 증상을 보인 10일부터 수차례 만나 식사를 하고 영화도 봤다. 전북도는 C씨의 확진 판정 후 B씨에게 검사를 권유했지만 거부당했다. B씨는 자가격리 상태에서 수칙을 잘 지키고 있다. 증상이 나타나지도 않는데 왜 검사를 강요하느냐고 했단다. 보건당국의 자가격리나 검사 등을 무시하면 지역사회 확산을 막을 수 없다. 특히 자가격리는 확진자와 접촉자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이뤄질 수밖에 없어 지역사회 감염 확산을 막으려면 보건당국의 지침을 무조건 따라야 한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하루에 100~200명씩 늘면서 전국의 자가격리자도 급증하고 있다. 확진자와 같은 동선이 확인된 접촉자는 방역당국으로부터 자가격리 대상자임을 통보받는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20일까지 자가격리 현황을 집계했지만 이후 급격히 늘면서 업무를 지자체에 전담했다. 자가격리자가 많다보니 일부 지자체에선 1대1 모니터링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 이런 위기 상황일수록 무엇보다 성숙한 시민의식이 중요하다. 나 하나쯤 집 밖에 나가도 괜찮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이 지역사회 전파를 확산시키게 된다. 자가격리 대상자들은 격리장소 외에 외출금지, 독립된 공간에서 혼자 생활하기, 진료 등 외출이 불가피한 경우 관할 보건소에 연락하기, 가족 또는 동거인과 대화 등 접촉하지 않기, 개인물품 사용하기 등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 힘만으로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는 어렵다. 자가격리자가 아니더라도 시민들 스스로 건강수칙을 철저히 지켜며 조심해야 한다. 그래야 안정된 일상을 빨리 되찾을 수 있다. 이연섭 논설위원

[지지대] #고마워요_질병관리본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한 달이 넘었다. 사망자가 5명 나오고, 전체 확진자 수가 600명을 넘어섰다. 전국 곳곳에서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국민들은 공포와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하나 둘 멈춰서고, 닫고, 자칫 나라가 대혼란에 빠질까 걱정이다. 이런 와중에 국민 불안과 사회 혼란을 부추기는 이들이 있다. 총선을 앞두고 코로나19 사태를 이용하려는 정치인들이 그렇다.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와 패닉 상태에 빠진 대구에선, 미래통합당 김모 예비후보가 문재인 폐렴, 대구시민 다 죽인다는 손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했다. 그는 이를 페이스북에도 올렸다. 그러자 대구시민은 불안해 죽겠는데 선거에 이용하느냐 국가적 위기 상황에 노이즈 마케팅하나 대구사람인 내가 봐도 X팔린다 등 비난의 글이 쏟아졌다. 같은당 심재철 원내대표도 코로나19 수퍼 전파자는 다름아닌 문재인 정부라고 공격했다. 품격을 잃었고, 지켜야 할 선을 넘었다는 말들이 나왔다. 일부 종교계 인사들의 발언도 황당하기 이를데 없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고있는 신천지 예수교회 총회장은 코로나19에 대해 신천지가 급성장됨을 마귀가 보고 이를 저지하고자 일으킨 마귀의 짓이라고 했다. 어느 교회 목사는 중국 정부가 하나님을 탄압하고 선교사를 쫓아내고 교회를 폭파해 전염병은 하나님이 주신 것이라고 했고, 또다른 교회 목사는 사람 이름을 잘 지어야 한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취임한 지 얼마 안돼서 세균 전쟁이 한국을 강타한다는 발언을 했다. 나라가 어려울 때는 국민들이 힘을 준다. 이번에도 코로나19 사태의 컨트롤타워인 질병관리본부를 향한 응원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SNS 등 온라인에서는 한 달 넘게 일선에서 고생하는 질본에 대한 감사와 칭찬의 마음이 담긴 #고마워요_질병관리본부 #힘내세요_질병관리본부 등 해시태그가 퍼져 나가고 있다. 한 네티즌은 항상 잠도 제대로 못 주무시는 것 같고, 국민을 위해 노력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대구경북 지역에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면서 질본 관계자들이 느낄 무력감을 걱정하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지금 누구보다 힘들고 한편으로 허탈하기도 할 질본 관계자들이 걱정된다며 많은 국민들이 고맙게 생각하고 응원을 보낸다고 전했다. 정은경 질본 본부장의 첫 브리핑 사진과 최근 브리핑 사진의 낯빛을 비교하며 피로 누적도 걱정했다. 따뜻하고 훈훈한 모습이다. 지금은 불안과 공포, 혐오 조장이 아닌 사태 확산 방지와 조기 종식에 마음과 힘을 모을 때다. 이연섭 논설위원

[지지대] 神도 전염병은 막지 못한다

지난 1월 20일, 중국 우한시에서 입국한 중국 국적 35세 여성이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된 지 1개월이 흘렀다. 그 사이 완치자도 생겨 퇴원하는 사례가 등장하면서 이대로라면 곧 코로나19 공포가 국내에서 사라지지 않을까 라는 반짝 희망도 있었다. 그런데 최근 한 종교단체 소속 신도 15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데 이어 23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국내 첫 슈퍼전파 사례가 등장했다.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31번 환자가 증상 발현을 전후해 4번을 간 종교단체에서 집단으로 감염자가 나온 것이다. 국내에서 10명 이상의 집단감염이 생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확진자는 20일 오후 6시를 기준으로 104명까지 늘어나면서 전날 오후 4시 기준보다 53명 늘었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적으로 시작한 후 이렇게 씁쓸했던 적이 또 있나 싶다. 요즘 사람들을 만나면 반갑다며 손을 마주잡던 악수도 하지 않는다. 요즘은 손을 안잡는게 인사라죠?라는 말이 자연스러울 정도다. 공공기관부터 병원, 상업시설까지 손소독제를 비치해두고 혹시 모를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 나만 아니면 된다는 마음보다는 나 때문에 내가 사랑하는 가족과 지인들이라는 마음이다. 종교단체는 수많은 사람들이 한 장소에 모여야 한다. 때로는 옆 사람과 손을 잡기도 하고, 함께 노래도 하며 각자가 믿는 그 누군가를 향한 믿음을 나눈다. 예배나 기도는 신이나 부처와 같은 초월적 존재 앞에 경배하는 의식이다. 존경하고, 숭배하고, 공경하는 행위이다. 전문가들은 손을 잘 씻고, 사람이 많은 곳에 가급적이면 가지 않되, 가야만하는 상황이라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만으로도 코로나19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누군가를 향한 존경과 숭배의 마음들로 인해 그들과 접촉했을지도 모를 수많은 사람들이 공포에 떨어야 한다면, 그것이 종교의 지향점과 맞닿아 있을지 묻고 싶다. 그들이 믿는 신이 어떤 형태이건, 신도 전염병은 막지 못한다. 인천본사 김경희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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