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배 양주군청 기획감사실 홍보담당

“박씨가 필요하신 분은 저를 찾아주세요. 박씨를 드릴테니 잘 가꿔 그 옛날 어릴적 고향의 풍경을 재현해 보세요” 양주군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박씨를 무료로 나눠주기 위해 글을 올린 양주군청 기획감사실 홍보담당 윤석배씨(45). 생활의 편리성에 밀려난 우리네 전통생활습관이 그래도 좋다고 자부하는 윤씨는 이미 5년전부터 집에 40∼50포기의 박을 재배하기 시작했다. 집 앞의 조그마한 밭과 집 주변에 박을 심어 그 옛날 어릴적 지붕위에서 덩그라니 자라는 박을 재현하고 있는 셈이다. 집에는 플래스틱 바가지 대신 박으로 물을 떠마시는 것 외에도 그동안 재배한 박과 틈나는 대로 만든 박 공예품 투성이다. 윤씨는 특히 지난 2월부터 양주군에서 별산대놀이를 홍보하고 관광상품화 하기 위해 선정한 ‘묵이’와 ‘곱디’‘임꺽정’등의 캐릭터를 박 공예에 접목시켜 예쁘게 디자인하는 작업이 무엇보다 흥겹다. 매년 어린이날 열리는 별산대놀이 공연에 귀여운 모습으로 별산대놀이를 연출하는 묵이와 곱디 캐릭터가 박 공예품으로 상품화되어 전시되기 때문이다. 주말 틈나는대로 만든 박공예품이 현재 50개에 달한다는 윤씨는 앞으로 더욱 예쁘게 장식을 달아 군이 의도하는 관광상품화 전략에 최대한 접목시킬 계획이다. /양주=조한민기자 hmcho@kgib.co.kr

김포시청 친절공무원 민원실 신경란씨

김포시청 민원실 신경란씨(45·7급)는 직원들뿐만 아니라 민원인들 사이에서도 ‘큰 언니’로 통한다. 하루에도 수십통의 전화민원과 수백명의 민원인을 맞지만 그녀는 항상 밝은 미소와 부드러운 인사말을 잊지 않는다. 신씨는 지난 89년 남편의 직장이 있던 경남 거제에서 큰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던 34살에 늦깍이로 공직에 발을 내디뎠다. 지난 91년 거제시에서 김포로 전출 온 뒤 94년 김포시에서는 최초로 8급에서 7급으로 특진한 공무원이 되기도 했고 지난해에는 친절 공무원에게 주는 그린메달을 받기도 했다. 그녀는“민원인을 내 가족처럼 그리고 그들의 일을 내일처럼 생각하면 미소와 친절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출근해서 퇴근때까지 그리고 퇴근 후에도 그녀는 한순간 한순간을 그냥 보내지 않는다. 시청에서 주민들에게 제공하는 사회복지 프로그램은 시간이 없어서 듣지 못할 정도다. 지난해에는 틈틈이 시청에서 있은 수화교실을 통해 수화도 배웠고 단학과 테니스도 배웠다. 지금은 근무시간이 끝난 뒤 일주일에 4번 시청 단학교실에서 기체조를 가르치기도 하고 시 여성회관의 영어회화 교실도 찾아 영어회화도 익히고 있다. 그녀는 “조금만 움직이고 생각을 밝게하면 생활이 건전해지고 공무원들이 불친절하다는 얘기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김포=권용국기자 ykkwun@kgib.co.kr

광주군보건소 이영선계장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성경의 한귀절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공무원이 있다. 광주군 보건소 이영선 보건사업담당(44. 6급). 이계장은 지난달 18일 대한간호협회 보건간호사회에서 전국 보건직 간호사 3천500여명을 상대로 국민건강 증진에 공헌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국민건강 사업 유공자 표창과 함께 상금으로 받은 50만원을 어려운 학생들에게 써달라며 군민장학금에 기탁했다. 이계장은“단지 제 이름만 빌려 줬을뿐 보건소 모든 직원들의 힘으로 받은 영광이기에 장학회에 기탁했다”며 겸손해 했다. 지난 78년 청주 간호전문대학을 졸업하고 83년 6월 광주군 지방간호 기원보로 공직에 입문, 16년만인 지난해 4월 6급 지방간호주사로 승진된 이계장은 지역사회재활전문교육과 정신건강관리·노인보건사업 담당자·예방접종 관리자·아동건강관리반, 청소년 성교육 및 성상담 전문가 과정 등 주민보건사업에 대한 모든 교육을 이수한 준비된 보건요원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주민보건에 대한 열성으로 그동안 인구억제 유공·도민보건 향상·감사수감 유공표창 등 크고 작은 표창을 받은 이계장은 무역회사에 근무하는 남편 백승균씨(47)와 2남을 두고 있다. /광주=김진홍기자jhkim@kgib.co.kr

의정부시 우슈협회 황춘성 전무이사

“호기심으로 시작한 우슈가 이제 저의 삶이자 인생의 전부가 되었습니다” 우슈 국가대표 코치를 지내다 현재는 의정부시 우슈협회 전무이사로 재직중인 황춘성 백호관 관장(39). 경기북부 우슈의 메커로 불리는 의정부1동 백호관에서 운동을 시작한지 26년째를 맞고 있는 그의 무술실력은 공인 5단. 지난 95년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제2회 세계우슈선수권대회 곤술부문에서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금메달을 획득한 황관장은 지난 94년 국민체육진흥에 선도적 역할을 수행한 체육인에게 주어지는 백마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의 손을 거쳐간 제자만도 1천여명. 지역 무술인 사회에서 그의 존재는 가히 국보급이다. 하지만 다른 체육에 비해 사회적 관심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가장 큰 고민이다. 황관장은 그 예로 경기도체전에 우슈종목이 없다는 사실을 꼽는다. “체력증진은 물론 정신수양에 더없이 좋은 우슈를 생활체육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선수들을 양성할 수 있는 공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황관장은 “이를 위해서는 학교 우슈부 창립이 필수적”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우슈는 힘과 유연성, 속도감 등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데다 남녀노소 누구나 손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이 최대의 장점”이라는 그의 모습에서 진정한 무술인의 자세를 엿볼 수 있었다. /의정부=배성윤기자 sybae@kgib.co.kr

김포여성회관 직원 동아리 밝은 뜨락 맑은패

매주 금요일이면 이용객들이 하나 둘씩 빠져나간 김포시 여성회관(관장 김병식)의 닫힌 문틈 사이로 흥겨운 소리가 들려 나온다. 김포여성회관 직원들이 만든 동아리 ‘밝은뜨락 맑은 패’회원들의 장고치는 소리다. 지난해 9월 혼이 담긴 우리의 소리를 배워보자는 취지로 결성돼 현재 관장을 비롯한 13명 전직원이 통진종고 사물놀이패 지도교사인 김현태씨(42)의 지도로 매주 금요일 오후 6시30분부터 1시간가량 7개월째 장고를 배우고 있다. 사물놀이는 장고와 꽹과리, 징, 북으로 이뤄져 있지만 회원들은 아직까지도 장고만 치고 있다. 사물놀이의 기본 장단을 맞출 수 있을 정도로 익히기 위해서다. 이제는 회원 모두 흥을 돋울 수 있는 웃다리 장단정도는 손쉽게 칠 수 있다. 이들은 다른 동아리 모임과 달리 우리 가락 우리의 소리를 배우면서 흥겨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것에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김병식 관장(46)은 “단순히 동아리 모임으로 시작했지만 장고를 치다보면 어느새 마음이 상쾌하고 홀가분할 정도로 무아지경에 빠져든다”며 “장고를 익힌 후 분야별로 나눠 강습을 받아 사물 연주회도 가져볼 생각”이라고 말했다./김포=권용국기자 ykkwun@kg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