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송산10통 마을회관 서예배우는 주민들

매주 월·수·금요일 저녁이면 고양시 일산구 송산10통 마을회관은 이광엽씨(60·서예학원 운영)로 부터 한문과 서예를 배우려는 어린이와 주민들로 뜨거운 열기를 내 뿜는다. 파주 교하면과 접한 심학산 끝자락이 휘감은 이 두신마을에서 태어나고 이곳에서 어린시설을 보낸 이씨의 후배사랑은 남다르다. “몇개월 전부터 고향에서 보람된 일을 할 수 있는것이 무엇일까 생각하다 한문강의를 시작했다”는 이씨는 “한자는 어렵고 복잡한 글자 같지만 부수 하나하나의 의미를 알고 글자를 이해하면 외우지 않아도 저절로 익혀진다”고 말한다. 강의 역시 독특하다. 어린이들에게는 ‘학교 종’이나 ‘꼬마 눈사람’ 등의 동요 곡에 맞춰 214자의 한자부수를 외우게 한다. 또 성인들 한문강의는 한자 하나하나를 이야기식으로 풀어가며 강의한다. 주민 최정자씨(51)는 “무조건 외우는게 아니라 세상이야기와 연관하여 한자풀이를 해 줘 이해가 빠르고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며 “한문이 이렇게 재미있을 줄 몰랐다”고 말한다. 이경규씨(40) 역시 “낮에는 농사 일로 바쁘지만 한문공부하는 날은 만사 제쳐두고 달려온다”고 열의를 보인다. /고양=한상봉기자 sbhan@kgib.co.kr

20여년 향토유적 보전에 앞장서온 김근배씨

향토 유적을 위해 수십년간 몸바쳐 온 칠순노인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인천시 삼목도에서 새마을 지도자로 활동해 온 김근배씨(71·농어민). 김씨는 지난 70년대 초 동네 야산에서 선사시대 유물인 빗살무늬토기편과 집터 등을 발견했다. 그 후에도 김씨는 아들 형제와 주민들이 동네에서 돌도끼와 돌칼·도자기편 등을 발견하는 것을 수차례 지켜 보면서 유적유물 보존을 결심하게 됐다. 김씨는 70∼80년대 초 영종면 관계자들에게 이같은 사실을 수차례 알렸으며, 85년 이후엔 인천시와 서울의 학계 등을 찾아다니며 조사발굴을 요청했다. 그러나 반응은 냉담했고 유적 유물 조사발굴단은 오지 않았다. 김씨는 90년 초부터 생업도 뒷전으로 미룬채 스스로 유적·유물 기초조사를 벌이며 주민 증언 등을 토대로 ‘영종·용유향토지’발간 준비 작업을 벌였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영종·용유·삼목도 주민들은 마침내 ‘영종·용유 향토지 발간준비위원회’를 결성, 3천만원을 모금해 줬으며 김씨 또한 사비 1천만원을 보태 향토지를 발간했다. 때맞춰 인천시와 인천공항공단의 요청에 의해 94년 서울대박물관팀이 영종·용유 지역 20여개소에 산재된 신·구석기와 삼국시대 유물을 발굴했다. 특히 김씨는 최근 삼국시대 초기에 만들어진 삼목토성을 발견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삼목토성은 기원전후 중국·한반도·일본열도 사이의 동아지중해 지배를 둘러싼 해상세력들의 쟁탈전을 여는 귀중한 열쇠가 되고 있다. 향토 유적을 위해 20여년을 몸바쳐온 김씨. 그는 지난 8일 삼목토성 표지석을 세우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김신호기자 shkim@kg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