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여성회관 직원들 장고치는 소리

매주 금요일이면 이용객들이 하나 둘씩 빠져나간 김포시 여성회관(관장 김병식)의 닫힌 문틈 사이로 흥겨운 소리가 들려 나온다. 김포여성회관 직원들이 만든 동아리 ‘밝은뜨락 맑은 패’회원들의 장고치는 소리다. 지난해 9월 혼이 담긴 우리의 소리를 배워보자는 취지로 결성돼 현재 관장을 비롯한 13명 전직원이 통진종고 사물놀이패 지도교사인 김현태씨(42)의 지도로 매주 금요일 오후 6시30분부터 1시간가량 7개월째 장고를 배우고 있다. 사물놀이는 장고와 꽹과리, 징, 북으로 이뤄져 있지만 회원들은 아직까지도 장고만 치고 있다. 사물놀이의 기본 장단을 맞출 수 있을 정도로 익히기 위해서다. 이제는 회원 모두 흥을 돋을 수 있는 웃다리 장단을 손쉽게 칠 수 있다. 이들 회원들은 다른 동아리 모임과 달리 우리 가락 우리의 소리를 배우면서 흥겨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것에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김병식 관장(46)은 “단순히 동아리 모임으로 시작했지만 장고를 치다보면 어느새 마음이 상쾌하고 홀가분할 정도로 무아지경에 빠져든다”며“장고를 익힌 후 분야별로 나눠 강습을 받아 사물 연주회도 가져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포=권용국기자 ykkwun@kgib.co.kr

인천 최초 여류시인 홍명희씨

검동뫼, 부엉바위, 귀야이고개, 개듬물, 달강재, 쇠뿔고개….지금은 도서관 한켠에 비치된 오래된 문헌에서만 찾을 수 있는 토속적인 지명들이다. 그러나 불과 20여년 전만 해도 인천시 동구 금곡동 일대에선 이같은 이름들이 전혀 낯설지가 않았다. 서너번만 불러보면 금방 입에 군침이 돌면서 할머니 품처럼 편해지는 탓(?)일까. 인천 토박이이자 시인인 홍명희여사(69·인천시 동구 송림동)는 이처럼 편하고 아늑한 땅이름들이 산업화에 밀려 사라지고 있는 현실이 누구보다도 안타깝다. “동구청 자리는 일제시대 도축장이었고 그곳을 지나 배다리로 나오는 길목은 당시로는 제법 잘 닦인 신작로였지요. 금곡동(金谷洞)이란 명칭도 조선시대 이 골짜기에서 쇠가 났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지요” 그는 우리나라 최초의 성냥공장도 바로 이 길목에서 문을 열었다고 기억했다. 한국전쟁 직후 대한신문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돼 등단한 인천 최초의 여류시인이기도 한 그의 작품속엔 그래서 질박하고도 구수한 고향 풍경들이 수채화처럼 잔잔하게 묘사되고 있다. “가끔 답답한 생각이 들 때면 이 거리로 나옵니다. 그러면 어느새 가슴이 환해지고 어디선가 묵직한 뱃고동소리도 들려 오곤 했어요. 금곡동은 제가 가장 아끼는 노리개보다 더 소중한 거리지요” 그가 어렸을 적만 해도 밀물때면 배다리로 바닷물이 들어왔고 금곡동 어귀에서도 비릿한 생선냄새가 풍겨 왔었다. 첫번째 시집인 ‘범부(凡婦)의 서(書)’이후 ‘사랑으로 가는 길’, ‘네가 어디에 있느냐’, ‘햇빛과 비바람 천둥번개’등 모두 4권의 시집을 낸 그는 이번 봄에 금곡동의 서정을 담뿍 담은 작품들을 모아 선 보일 계획이다./허행윤기자 heohy@kgib.co.kr

참봉사 연천군 새마을부녀회장 김복임씨

“이른 새벽 새마을노래가 온마을에 울려퍼지면 한두사람씩 대문이나 상가문을 열고 집주변과 마을길을 청소 하던때가 그래도 좋았습니다” 연천군 새마을 부녀회장을 천직으로 알고 살아온 김복임씨. 회갑을 앞둔 나이지만 김씨는 아직도 새마을 정신으로 지역과 이웃을 위해 헌신적인 봉사를 하며 활발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 매년 소년·소녀가장들과 불우한 이웃에 김장 김치를 담궈주고 방학때가 되면 결식아동 20여명에게 도시락 싸주기 운동을 벌여온 김씨. 또 알뜰마당 운영을 통해 적립한 돈으로 불우이웃을 돕는가 하면, 쌀모으기 운동을 전개해 불우시설에 전달하는등 20여년간을 오직 새마을운동에 앞장서 왔다. 지난 82년부터 전곡읍 새마을부녀회장을 맡아오고 있는 김씨는 지난 96년부터는 군 부녀회장직도 병행하고 있다. 불우이웃 돕기에 언제나 솔선수범하는 김씨는 지난 96년과 지난해 수해때도 군 부녀회원들과 대피소를 찾아 다니며 밥을 지어 주는가 하면, 음료수를 싣고 지역곳곳을 누비며 수해복구에 나선 군·경과 주민들의 갈증을 풀어주는등 열과 성을 다한 참 봉사의 길을 걸어왔다. 이같은 공로로 지난 95년 국무총리 표창을 받기도 했다. 오늘도 김씨는 힘차게 펄럭이는 새마을 깃발아래 근면·자조·협동의 정신으로 한마음 돼 지역을 사랑하고 남을 위해 봉사할 줄 아는 사람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연천=장기현기자 khjang@kg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