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단군뷔페식당 권필승씨

학교급식이 없는 방학이면 배를 곯기 일쑤인 사회복지시설 아동들을 위해 매년 자비를 털어 푸짐한 오찬을 베풀고 있는 식당 주인이 있어 화제다. 의정부2동에서 단군부페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권필승씨(여·45·의정부시 의정부2동 541-2). 권씨는 지난 11일 의정부시와 양주군 관내 시설보육원생 200여명을 단군뷔페로 초청, 오찬을 베풀었다. 이날 초대된 원생들은 평소 맛보기 힘든 음식들이 푸짐하게 차려진 식탁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김모군(12)은 탕수육, 김밥, 불고기 등이 가장 맛있다며 입가에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분위기 있는 300백여평의 통나무 뷔페식당은 이날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즐거운 비명으로 마치 캠프장을 방불케 했다. 특히 동종 업체들의 출혈 과당경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이같은 행사를 추진한 권씨를 위해 이날 의정부시와 양주군에서는 원생들의 이동을 위한 차량을 제공해 주었다. 또 자원봉사자들의 정성어린 손길에 아이들은 오랫만에 부모같은 따뜻한 정을 느끼기도 했다. 의정부 이삭의 집 정총무는 “이같은 자리를 마련해 준 단군뷔페 임직원들에게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권씨는 “앞으로 지역내 어려운 이웃들과 결식 아동들에게 정기적으로 식사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의정부= 최종복 기자 jbchoi@kgib.co.kr

백혈병 어린이 돕는 의정부 큰집 돌솥설렁탕 박태운사

“책상서랍속에 있는 헌혈증서로 설렁탕 값을 대신하겠습니다”의정부시 의정부2동에서 큰집 돌솥설렁탕을 운영하고 있는 박태운사장(43)은 요즘 음식값을 대신해 모아지는 헌헐증서를 보는 것이 무엇보다 보람차다. 헌혈증서 한장을 돌솥설렁탕 2인분과 맞바꾸면서 모은 헌혈증서가 백혈병에 투병중인 김모양(7·의정부시 신곡동)을 조금이라도 도울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3일 헌혈증서 모으기 행사를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모인 헌혈증서는 모두 200여장. 박사장은 지난달 16일 모아진 헌혈증서 50장을 김양이 다니는 호원동 성당에 기증한 이래 모두 50장씩 3차례에 걸쳐 기증할 수 있었고, 적극적으로 나서주는 고객들 덕에 수일내 기증할 수 있는 증서가 또 잔뜩 모아졌다. 의정부시에서 학창시절을 거쳐 지난 98년 7월 설렁탕 전문점을 개업, 3년동안 고객들에게 사랑을 받아온 박사장은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어떤 일이 없을까’고심하다 자신이 다니는 성당의 김양이 백혈병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박사장은 헌혈증서 모으기를 생각해냈고 고객들도 백혈병 어린이를 돕는다는 취지를 듣고는 오히려 현금을 보태는 등 도움의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 “설렁탕이 백혈병 어린이에게 삶의 희망을 심어줄 수 있다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봉사활동을 할 계획”이라는 박사장은 “격려와 함께 헌혈증서를 무상기증하는가 하면 좋은 일에 써달라며 자신에게 현금까지 맡기는 고객들을 볼 때 이사회는 참으로 밝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의정부=조한민기자 hmcho@kgib.co.kr

세계최고의 선인장 박사...외길 30년

“30년을 선인장과 함께 살다보니 이젠 언뜻 보기만 해도 서로 마음이 통합니다” 통일로 구파발에서 문산방면으로 2㎞ 남짓 가다보면 허름한 비닐하우스 몇 동을 볼 수 있다. 이곳이 ‘세계 최고의 선인장 박사’로 인정받고 있는 이동운씨(53·고양시 덕양구 오금동)의 다육식물원이다. 현재 세계 선인장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빨간 선인장도 이씨의 작품이다. 82년 이씨가 독자개발에 성공한뒤 우리가 세계 제1의 선인장 수출국이 되는데 일등공신이 됐다. 70년 2월 한양대 음대를 졸업한 그는 유리온실을 지어놓고 화훼를 취미삼아 기르시던 부친의 영향을 받아 73년부터 선인장과 다육식물 재배에 본격 뛰어들었다. 78년부터 선인장 신품종 연구에 착수하여 81년 비목단 서울1호를 처음 육종 개발하는데 성공했으며 지금까지 500여 품종을 육종하여 고양지역 61개 화훼농가에 보급, 고양시에 선인장 재배 면적이 31.6㏊로 늘어나게 되었다. 이씨로부터 신품종을 보급받은 61개 농가들은 98∼99년 유럽 등 세계 22개국에 1천110여만본의 각종 선인장을 수출하여 모두 51억원의 외화를 벌어들였다. 이같은 능력을 인정받아 그는 90년 일본 스크바박람회에서 육종부문 최고상인 대상을 수상했으며 99년 전 김성훈 농림부 장관으로부터 신지식농업인장을 수상했다. “수출액이 몇백만불에 불과하지만 축산처럼 수입사료를 먹이거나 다른 화훼 처럼 로열티가 지불되지 않기 때문에 더욱 더 연구 발전시킬 가치가 충분합니다” 그는 좀더 다양하고 아름다운 종을 해외로 못 내보내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겸손과 함께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하고 있다. /고양=한상봉기자 sbhan@kgib.co.kr

광명시 청소년 교향악단 자모회장 배연씨

“최선을 다하는 교향악단 지휘자를 곁에서 바라보고 있노라면 절로 신이나서 이것저것 일을 찾아 하는 것 뿐입니다” 광명시 청소년 교향악단 자모회장 배 연씨(45·광명시 하안동). 배회장은 청소년 교향악단이 창단되던 지난 97년부터 자모회장을 맡아 전국 제일의 교향악단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자모회 어머니들과 함께 열심히 뒷바라지를 하고 있다. 광명시 청소년 교향악단은 짧은 연륜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세종문화회관 초청연주, 예술의 전당 특별출연 등 국내의 큰 행사에서 그 실력을 인정 받으며 해를 거듭할수록 성숙된 음악으로 창단 3년만에 전국에서 손꼽히는 교향악단으로 성장해 타 시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이토록 청소년 교향악단이 고속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온갖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았던 배회장과 자모회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배회장과 자모회원들은 악단이 초청공연을 떠날 경우 자비로 부대비용 일체를 부담하는 것은 물론, 단원들의 간식비, 심지어는 악기까지 지원해 주고 있다. 큰 테두리를 잡고 연습에 열정을 다하는 송영주 지휘자와 65명의 단원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해 애정을 쏟고 있는 배회장. 교향악단 창단 이후 지금까지 소리없이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주는 배회장이 있기에 광명시 청소년교향악단은 발전을 거듭할 것이라고 주위사람은 한결같이 말한다. /광명=권순경기자skkwon@kgib.co.kr

시립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대 98학번 31명

“광활한 중국 대륙은 우리 민족의 역사적인 무대요 보고(寶庫)입니다”(이상은·21·중국 대외경제무역대 유학) “모스크바는 한집 건너가 극장이요, 박물관이고 미술관이더라구요”(갈원근·21·모스크바대〃) “미국 전체가 21세기도 지구촌을 주도하겠다는 다짐으로 꿈틀거리고 있었습니다”(김영수·31·미국 유타대〃) “일본에서 경제학을 들으면서 세계경제 큰틀이 일본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걸 실감했어요”(박설희·20·여·일본 북구주대〃) 시립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대 98학번(3학년) 31명이 1년간의 단기(?) 유학생활을 마치고 검게 그을린 채 건강해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이들은 이 대학이 국제화시대에 대비, 설립한 동북아국제통상대학 1기들. 중국과 일본, 러시아, 미국 등지의 대학에서 2학기동안 수업한 이들은 지난 8일 세미나실에서 귀국보고회를 열고 이제 더 이상 ‘우물안 개구리’가 아님을 선언했다. 현지에서의 생활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탓인지 귀국보고를 하는 학생들은 모국어보다는 제스처가 먼저 튀어 나왔다. 고생한만큼 어른다워진걸까. 유학생활중 어렵게 얻은 아르바이트를 통해 모은 용돈을 쪼개 컴퓨터를 산 학생도 있었고 발품을 들여 러시아민요를 채집한 학생도 있었다. 이들은 한결같이 외국에 나가 보니 조국이 더욱 또렷하게 보였다고 입을 모았다. 학생들을 대견스럽게 지켜본 송희연 동북아국제통상대학장(62)은 “진정한 의미의 국제통상인이 되려면 영어와 제2외국어 구사가 필수이며 이와함께 모국어와 컴퓨터에 대한 끊임없는 연마도 이뤄져야 한다”며 “무엇보다 감사할 줄 모르면 발전이 없다”고 주문했다. /허행윤기자 heohy@kg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