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고의 선인장 박사...외길 30년

“30년을 선인장과 함께 살다보니 이젠 언뜻 보기만 해도 서로 마음이 통합니다” 통일로 구파발에서 문산방면으로 2㎞ 남짓 가다보면 허름한 비닐하우스 몇 동을 볼 수 있다.

이곳이 ‘세계 최고의 선인장 박사’로 인정받고 있는 이동운씨(53·고양시 덕양구 오금동)의 다육식물원이다.

현재 세계 선인장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빨간 선인장도 이씨의 작품이다. 82년 이씨가 독자개발에 성공한뒤 우리가 세계 제1의 선인장 수출국이 되는데 일등공신이 됐다.

70년 2월 한양대 음대를 졸업한 그는 유리온실을 지어놓고 화훼를 취미삼아 기르시던 부친의 영향을 받아 73년부터 선인장과 다육식물 재배에 본격 뛰어들었다.

78년부터 선인장 신품종 연구에 착수하여 81년 비목단 서울1호를 처음 육종 개발하는데 성공했으며 지금까지 500여 품종을 육종하여 고양지역 61개 화훼농가에 보급, 고양시에 선인장 재배 면적이 31.6㏊로 늘어나게 되었다.

이씨로부터 신품종을 보급받은 61개 농가들은 98∼99년 유럽 등 세계 22개국에 1천110여만본의 각종 선인장을 수출하여 모두 51억원의 외화를 벌어들였다.

이같은 능력을 인정받아 그는 90년 일본 스크바박람회에서 육종부문 최고상인 대상을 수상했으며 99년 전 김성훈 농림부 장관으로부터 신지식농업인장을 수상했다.

“수출액이 몇백만불에 불과하지만 축산처럼 수입사료를 먹이거나 다른 화훼 처럼 로열티가 지불되지 않기 때문에 더욱 더 연구 발전시킬 가치가 충분합니다”

그는 좀더 다양하고 아름다운 종을 해외로 못 내보내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겸손과 함께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하고 있다.

/고양=한상봉기자 sbhan@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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