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에 1곳이 아닌 시청 공무원과 시의원, 경찰, 교육공무원 등이 연계한 대규모 체육대회가 꼭 열려야 합니까” 지난 20일 한 주민이 기자에게 공무원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를 도마 위에 올리며 제기한 지적이다. 지난 20~21일 일산서구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직장대항 체육대회에는 시청, 교육청, 경찰서 등 공무원들과 농협, KT, 항공대 직원들이 참석해 축구경기를 펼쳤다. 시 관계자는 “이번 체육대회는 관계 기관 공무원들의 친목과 단합을 위해 열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의원과 농협, 공기업까지 참여했고, 오전에는 시의원들과 기관장들이 축구경기를 벌여 설득력이 떨어진다. 특히 올해 처음 열린 이번 대회는 지역 40여 기관·단체장 모임인 ‘고양회’가 추진하고 항공대가 행사를 주관했다. 이에 따라 시가 선심성 행사에 예산을 들였는지, 부당한 금품을 요구했는지 등에 대해 분명히 짚고 넘어 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감사원이 지난달 착수한 자치단체에 대한 전면 감사는 단체장의 편가르기나 선심성 예산 집행 등 선거 개입행위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며 “내년 지방선거가 코앞에 다가온 만큼 시는 어떠한 루머에도 휩싸이지 않도록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주민들도 업무를 제쳐 놓고 평일에 공무원들이 참여하고 시의원과 농협, 공기업까지 거리낌 없이 체육대회를 연 사실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공무원들을 견제해야 할 시의원 등이 유관 기관 체육대회에 참석한 것도 상식 밖의 일이란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번 체육행사를 치른 이유야 어떻든 시는 공무원들의 업무 소홀을 부추겼다는 비난과 책임을 면키 어렵다. /이 종 철 기자 jc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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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일보
2005-05-24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