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오산에는 비행장이 없다

‘오산(烏山)’이란 지명은 일제 강점기때 행정구역이 개편되면서 1941년 10월1일 조선총독부 관보에 실려 공식적으로 표기·명명됐다. 한국전쟁 당시인 1951년 1월 미군측은 지금의 오산공설운동장 인근에 임시 비행장을 설치한 뒤 얼마 후 평택(송탄)으로 옮겼다. 당시 미군측은 군사지도에 나타난 유일한 마을이고 발음이 쉽다는 이유로 ‘오산(OSAN)’이란 명칭도 그대로 함께 옮겼다고 오산자치시민연대에 비공식 회신을 통해 밝히고 있다.

그러나 오산비행장(K-55) 명칭이 반세기가 지난 현재까지 국제지도에 표기된 채 국외는 물론 국내 각종 언론매체가 거리낌 없이 사용하고 있다. 이때문에 오산시가 아무런 이유도 없이 군사도시로 오인받고 있다. 이를 보다 못한 오산지역 시민단체가 오산비행장 명칭 사용에 문제를 제기하며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와 함께 대응책 수립에 나섰다.

임영근씨(71·전 오산시사 편찬위 고문)는 “1천500년 전 중국 지안(集安)의 고분 벽화중 발이 3개 달린 까마귀가 태양 속에 그려진 삼족오(三足烏)에서 볼 수 있듯 선조들은 까마귀를 태양에 비유한만큼 오산 명칭이 함부로 쓰여 져서는 안된다”며 예컨대 ‘오산(OSAN) 비행장’을 ‘오선(OSUN)비행장’으로 바꾸는 대안을 제시했다.

사람 이름도 그렇듯 한번 붙여진 지명이나 명칭 등을 바꾸기란 말처럼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그렇다손 치더라도 잘못 사용되는 명칭을, 그것도 국·내외적으로 공식 통용되는 중요한 명칭이 고쳐지지 않은 채 50년이 지나도록 방임하여 뒷짐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 요즘 오산에선 오산에는 없는 오산비행장 이야기로 들끓고 있다.

/조 윤 장 기자 j60@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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