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민족문제연구소에서 발표한 친일파 명단에 근대 화가인 월전(月田) 장우성 화백(1912~2005)이 포함되면서 이천시가 2006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월전미술관 건립에 찬반 양론이 있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특별히 자랑할 만한 명소나 문화유적이 없는 이천시로서는 중국과 한국의 국보급 예술품과 월전의 유작 등 1천500여점을 전시하게 될 미술관 건립은 시민들의 문화적 갈증을 한 번에 풀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다. 더구나 1천여억원의 재산 가치를 지닌 서울 종로구의 월전미술관과 부대시설들이 이천시에 기부채납되고 운영비용까지 충당할 계획으로 있으며 야외공연장과 결혼식장, 강의실, 만남의 광장 등 다양한 시설들이 마련돼 시민들의 고품격 문화휴식 공간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이 곳에 전시될 수장품의 면면을 보면 월전의 작품 100여점과 추사 김정희의 행서와 예서, 단원 김홍도의 쌍치도, 겸제 정선의 월송정 등과 12세기 청자와 백자, 앵무문, 청자대접, 백자청화발, 양각용문보주형연적, 백자복숭아연적 등 국보급 문화재들이 망라돼 있다. 또한 중국 은나라의 청동기들과 중국의 문화재급 서예가인 정판교의 육분서, 응방강의 행서대련, 왕시민의 선화, 주나라의 제기, 청대의 응방강, 완운대가 추사에게 새겨 보낸 진각, 전국시대의 방 등 수백점이 영구 전시될 예정이다. 월전미술관 건립 추진은 계속돼야 한다. 월전의 친일행적 진위를 떠나 그의 기념관도 아니고 훌륭한 예술품들이 전시돼 지방 주민들의 문화생활을 한층 향상시키고자 추진되고 있는 순수한 미술관이다. 이러한 미술관에조차 아주 오래된 일본이라는 악령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는 것같아 씁쓸한 심정이다. /김태철기자 kimtc@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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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철기자
2005-09-13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