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접종 하세요” 신학기 앞두고 독감 비상

다음달 3일부터 어린이집 등원 예정인 조은성(4)양의 부모는 걱정이 태산이다. 일주일 전부터 딸이 갑자기 고열과 콧물, 기침 등 감기 증세로 병원 신세를 지고 있기 때문이다. 병원에서 독감 검사 결과 독감은 아닌 것으로 진단받았지만, 증상이 지속되면서 독감이나 폐렴으로 이어질 까 밤잠을 설치고 있다. 최근 독감(인플루엔자) 환자 증가 추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신학기를 맞아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등에서 독감 유행이 우려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7∼13일 독감 의심환자가 외래환자 1천명당 53.8명이었다고 밝혔다. 이는 한주 전 외래환자 1천명당 41.3명 보다 약 30% 증가한 것으로, 독감 유행주의보 기준(외래환자 천명당 11.3명)의 5배에 가까운 수치다. 흔히 독감으로 불리는 인플루엔자는 감기와는 다른 병이다. 감기는 다양한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해서 발생하는 급성호흡기질환을 말하며, 인플루엔자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호흡기(코, 인후, 기관지, 폐 등)로 감염되는 질환이다. 인플루엔자에 감염되면 발열, 두통, 전신쇠약감, 마른기침, 인두통, 코막힘 및 근육통 등을 경험하게 된다. 어린이의 경우 성인과는 달리 오심, 구토 및 설사 등의 위장관 증상을 동반할 수 있다. 특히 폐렴, 심근염, 뇌염 등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고 만성기관지염이나 만성호흡기질환, 만성심혈관계 질환의 경우 인플루엔자 감염이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독감 예방을 위해서는 우선 손씻기가 생활화 되어야 한다. 손만 제대로 씻어도 감염질환의 70% 정도는 예방할 수 있다. 따라서 △돈을 만진 후 △애완동물과 놀고 난 후 △콘택트렌즈를 빼기 전과 착용하기 전 △코를 풀거나 기침, 재채기를 한 후 △음식을 먹기 전 △외출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도록 한다.기침예절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가급적 일상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는 티슈로 입과 코를 가리고 한다. 티슈가 없다면 소매로 가린다. 아이들의 면역력을 높여주는 것도 독감 예방에 도움이 된다. 지난 2009년 신종플루 유행 당시 건강했던 이들이 대부분 완치한데 비해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와 어린이는 사망률이 높았다. 이재갑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독감은 단체생활 속에서 급속히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며 “독감 백신은 접종 2주 뒤에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개학을 앞둔 아이들 가운데 아직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아이들은 지금이라도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류설아기자

道한의사회 대의원총회… 정경진 명예회장 추대

경기도한의사회(회장 박광은)는 지난 25일 오후 수원호텔캐슬에서 ‘제64회 정기대의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번 대의원총회에서는 △2014회계연도 세입·세출 결산(안) 승인의 건 △2015회계연도 세입·세출 결산(안) 승인의 건 △2016회계연도 사업계획(안) 및 세입·세출 예산(안)심의의 건 △회칙, 선거 및 선거관리규직 제·개정의 건 △명예회장 추대의 건 △중앙대의원 인준의 건 등을 안건으로 상정하고 원안대로 승인했다. 이날 총회에는 또 도한의사회의 고문변호사 및 고문세무사를 위촉하고 정경진 전회장을 명예회장으로 추대했다. 정국영 대의원총회 의장은 “국민을 위한 의료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는 위정자와 주무 부처는 의료인이라면 응당 현대의료기기의 사용에 어떠한 제한을 받아서는 안 되도록 관계 법령이나 조항을 손봐야 한다”면서 “한의계 내부 또한 그에 걸맞는 교육과 제도정비 및 사명감, 윤리의식 고양 등 국민건강을 책임지는 의료인의 역량강화에 더욱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박광은 회장은 “한의약 중흥을 위한 모든 시작은 회무의 관심에서 비롯된다는 자명한 이치를 마음으로부터 새겨 경기도한의사회가 희망을 잉태하는 등불이 될 수 있도록 적극 참여해달라”고 강조했다. 류설아기자

[의학 칼럼] 암 선고

선고(宣告). 잘못을 저지른 범죄자를 앞에 두고 판사가 죄의 대가를 결정하여 알리는 것을 ‘선고’라 한다. TV 드라마에서 흔히 보듯이 선고가 내려질 때 범죄자는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잘못과 처지를 생각하면서 흐느끼고, 그 가족들은 죄는 나쁘지만 그럴 수밖에 없었던 환경에서 지켜주지 못한 안타까움에 목이 멘다. 슬프고도 어찌 보면 잔인한 선고는 냉엄한 법정 밖에서도 들을 수가 있는데, 바로 암을 진료하는 진료실에서다. 우리는 의사에게 암 진단을 들을 때 흔히 ‘암 선고’를 받는다고 표현한다. 하지만 폐암을 치료하는 의사인 나는 이 선고라는 표현이 그리 달갑지 않다. 환자가 어떤 나쁜 죄를 저지르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의사인 나 자신이 그런 환자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위치에 있지도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선고는 암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나 치료가 불가능할 것 같은 부정적인 암시를 더욱 키워 환자들이 아예 치료를 거부하게 만들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폐암은 남자에서 위암에 이어 두 번째로 발생률이 높고, 암으로 인한 사망률에서는 1위를 차지하는 위험한 암임에는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폐암의 진단 자체가 사망선고를 의미하진 않는다.최근 의학 기술의 발전으로 탈모나 구토 등의 부작용이 적은 항암제와 표적치료제들이 잇따라 개발되고 있고, 주변부의 손상이 적도록 암 덩어리만 집중적으로 조사하는 방사선 치료기법의 개발, 통증이나 영양부족 등을 도와주는 체계적인 병원 시스템은 폐암 환자의 고통을 크게 경감시키고 생존율을 증가시키고 있다. 이러한 치료 기술의 발전과 그로 인한 치료성적의 향상보다 더 중요한 것은 폐암의 예방과 조기 진단일 것이다. 세계폐암학회의 권고문에 따르면 폐암환자의 상당수가 흡연자이고, 처음부터 담배를 배우지 않거나 담배를 끊는 것이 폐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또 흔히 컴퓨터 단층촬영(CT)을 이용한 검진으로 조기에 폐암을 발견하는 것이 사망률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설명한다.특히 최근 건강검진에 많이 시행하고 있는 저선량 CT는 검사를 할 때 몸에 해로운 방사선 피폭량을 최소화하면서도 조기 폐암뿐 아니라 흔히 폐의 간유리음영이라 불리는 폐암전병변까지도 찾아낼 수 있다. 이 폐암전병변은 폐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조직검사를 위한 진단 목적과 동시에 치료 목적으로 폐부분 절제를 주로 시행한다.이렇게 빨리 발견되는 폐암전병변이나 조기 폐암의 경우에는 내시경 또는 로봇을 이용한 수술이 가능하기 때문에 수술로 인한 통증 등의 부담이 적고 회복이 빠르며 치료효과도 우수하다. 앞으로 진료실에서 폐암 환자를 진료할 때, 침울한 선고가 아닌 쉽게 완치가 가능하다는 희망을 말할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대해 본다. 아주대병원 흉부외과 함석진 교수

이진학 여주 고려병원 안과 과장 “환자와 충분히 교감 밀착형 진료 힘쓸 것”

이진학씨(여주 고려병원 안과 과장·분당서울대병원 안과 명예교수)는 21세기 판 어의(御醫)다. 고(故) 김영삼 대통령의 주치의였던 이 교수는 경기 동부지역 중심병원인 여주 고려병원의 의료 서비스 질을 향상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이 교수는 “언젠가는 인심 좋고 자연풍광이 아름다운 곳에 정착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여주에서 살면서 근무하게 될 줄은 몰랐다”라며 “여주는 한반도 중심의 사통팔달의 교통 요충지로 접근성이 좋고 특히 경기 동부권역의 의료 취약지역이지만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만큼 인근의 강원도 원주와 성남·서울 등 수도권 환자들에게도 고품격 의료서비를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덧붙여 그는 “지금은 지구촌 어느 곳에서도 영상진료를 받을 수 있는 글로벌 세상”이라며 “여주라는 작은 동네에서도 실력을 갖춘 의사가 있다면 전 세계 환자들이 찾아와 진료를 받을 것이며 의사의 실력은 이제 전 세계에 오픈 돼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그래서 이 교수는 1차 진료기관으로서 고려병원이 환자와의 세심한 일대일 진료가 가능하고 충분한 교감을 통한 밀착형 진료를 펼 수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이 교수는 “대학병원에서 그동안 전문분야에 대한 환자의 진료가 시스템적인 면이 컸다”라고 지적한 뒤 “1차 진료기관에서 환자를 접해보니 그동안 학생들에게 가르치면서 실천하지 못했던 진료를 충분한 시간을 갖고 실시, 환자들과 질의 응답을 하면서 질병 원인을 찾아 치료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한편, 고려병원은 안과와 이비인후과 등 진료과목을 신축 예정인 병원에 입주시킬 계획으로 총 250병상 규모의 지역 거점병원으로서 꾸준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여주=류진동기자

스트레스 푼다… 나홀로 홀짝 ‘알코올 의존증’ 조심하세요

의왕시에 거주하는 A씨(28ㆍ여)는 혼자 자취를 하는 취업준비생이다. A씨는 지난 설 고향에 내려가려 했으나 ‘취업은 언제 하느냐, 시집은 언제 갈 거냐’는 등 걱정만 늘어놓아 오히려 스트레스만 받을 게 뻔해 ‘귀포자(귀성을 포기한 자)’의 길을 택했다. 그렇다고 남들처럼 여행을 떠날 형편도 아니라서 집에서 푹 쉬면서 홀로 심심치 않은 명절을 보낼 수 있었던 건 바로 TV와 술. 덕분에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며 스트레스도 풀고 힐링했다는 그가 연휴 마지막 날 버린 술병은 10여 개에 달했다. 하지만 설 연휴가 끝난 뒤 소화불량이나 두통, 무기력증 등 명절 후유증을 앓게 됐다. A씨 같이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혼술(혼자 마시는 술)’이 습관처럼 자리 잡을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편의점 씨유(CU)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추석과 설 명절 연휴기간 매출을 분석한 결과 1인 가구가 밀집한 원룸촌ㆍ고시촌ㆍ오피스텔 등 주택가의 지난해 도시락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3%, 냉장 간편식 매출은 30% 이상 급증했고 덩달아 라면과 맥주 등 매출도 함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자신만의 여가생활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며 새로운 소비주체로 떠오른 나홀로족은 ‘혼술’은 물론 ‘혼밥(혼자 먹는 밥), ‘혼여(혼자 하는 여행)’ 등을 당당하게 즐기는 추세다. 문제는 ‘혼술’이 늘어날수록 알코올 의존증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 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www.dsr5000.com) 정신건강의학과 김석산 원장은 “만약 술이 스트레스 해소와 같은 기분 좋은 경험을 하게 해주면 계속해서 술을 찾게 되고, 이러한 ‘혼술’ 습관은 과음ㆍ폭음과 같은 좋지 않은 음주 습관을 유발할 수 있다”며 “아무리 적은 양이라도 계속 혼자 술을 마시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알코올 의존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혼자 술을 마시게 되면 스스로 주량을 조절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오히려 주변 시선을 의식하지 않게 돼 본인 주량보다 술을 더 많이 마시게 되고 술을 계속 마시게 되면 처음에는 적은 양으로도 즐거움과 행복감을 느낄 수 있지만 나중에는 더 많은 양의 술을 원하는 중독 상태에 노출된다.알코올은 심장박동과 혈압을 높여 심혈관계 질환을 일으키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과다하게 마실 경우 혼수상태에 빠지거나 심하면 사망까지 이를 수도 있다. 특히, ‘혼술’처럼 옆에서 제어 또는 관찰해 줄 사람이 없는 경우 음주 중 사고가 발생해도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이와 관련 김 원장은 “1인 가구 500만 시대, 1인 생활 문화가 확산하면서 ‘혼술러’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가족과 친구ㆍ동료의 참견이나 걱정이 없는 사각지대에 놓인 ‘혼술’ 족의 술 문제를 주변에서 눈치 챘을 때는 이미 증상이 심각해진 경우가 많다”고 우려했다. 의왕=임진흥기자

분당차병원 조주영 교수팀, 국내 최초 난치성 역류성 식도염 내시경수술로 해결

차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원장 지훈상)은 소화기내과 조주영 교수팀이 국내 최초로 약물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난치성 역류성 식도염 환자를 복부를 절개하지 않고 의식하진정(수면) 내시경 수술인 ‘항역류 내시경 수술’을 통해 치료했다고 16일 밝혔다. 조주영 교수팀(홍성표, 조주영, 김원희, 고원진, 송가원)은 약물 치료에도 반응하지 않는 난치성 역류성 식도염 환자 A씨(77)에게 의식하진정(수면) 상태에서 내시경을 이용해 느슨해진 식도 하부의 점막 일부를 절제했다.점막이 제거된 부위는 치유되는 과정에서 점차 오므라들면서 느슨했던 위식도의 접합부를 조이게 되고 역류성 식도염이 치료되는 원리다. 이는 ‘항역류 내시경 수술’이라 불리는 방법으로 조주영 교수가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또한, 조주영 교수는 항역류 내시경 수술 전후에 식도 하부의 압력을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엔도플립®을 적용해 수술의 정확성을 높였다. 엔도플립®은 위장관과 위장관내 여러 조임근의 단면적과 기능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새로운 기술로 국내에서는 분당차병원에 최초로 도입, 위식도 역류증이나 식도무이완증 환자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에 적용하고 있다. 해당 환자는 15년 전 역류성 식도염이 발생했는데, 여러 약물치료로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일상 생활에 지장을 받고 있는 상태였다. 분당차병원 소화기내과 조주영 교수는 “내시경 치료 기술이 날로 발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기술과 장비를 이용한 내시경수술은 그 동안 난치성으로 여겨졌던 질환들을 극복해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성남=문민석ㆍ강현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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