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마을담은 혹석진씨 세번째 사진전

주홍빛 함석지붕, 고즈녘하게 서있는 전봇대, 비닐이 벗겨진 채 바람을 맞고 있는 하우스, 돌담밑에서 먹이를 쪼고 있는 병아리,그 위로 쏟아지는 초여름 햇살…. 시골 마을들만 고집스럽게 파인더에 담아온 홍석진씨의 세번째 사진전이 다음달 1일 인천시 남구 숭의동 인천문화회관과 15일 강화군 길상면 선두5리 청송예랑에서 각각 열린다. 가만히 들여다 보면 구수하게 익은 토장냄새가 나는듯 하고 김이 모락모락 피어 오르는 선지국냄새도 날듯한 그의 작품들은 디지털시대에 현대인들이 잊고 사는 아나로그시대 고향의 향기를 되돌려 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어쩌면 우리네 어머니같은 아낙네의 손길이 고스란히 묻어 나는 그의 작품의 힘(?)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한자리에서 방앗간을 17여년간 꾸려 오면서 떡이나 미숫가루, 고추 등을 만들고 도정하다 보니 어느새 시골사람이 다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의 작품들속에선 방앗간이 있는 강화군 화도면이 갓 시집온 새색시처럼 수줍게 앉아 있다. 그는 이번 전시회 기간동안 이벤트로 ‘떡 나눔의 시간’도 마련할 계획이다. “졸작들을 감상하시고 떡도 드시며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 보시죠” 문의:수봉공원(032-866-2019), 청송예랑(032-937-2500) /허행윤기자 heohy@kgib.co.kr

주운 지갑 주인에게 돌려준 정발고 학생들

26일 오전 8시께 고양시 주교동 C여관 등 5개소에서 4명의 고등학생이 포함된 10대 10명이 취객 및 빈집털이 등 특수절도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같은 시각 마두동 정발고 운동장에서는 길에서 주운 지갑을 주인에게 가져다 준 3명의 학생이 1천300여명의 동문과 스승이 지켜보는 가운데 표창장을 받고 있었다. 박종욱(2학년)·조성준(2학년)·심진혁(1학년)군 등 3명이 지갑을 주운 것은 지난 18일 오후 4시30분께 마두4거리 근처. 현금과 신분증 그리고 신용카드 몇장이 들어 있었다. 신분증을 보니까 분실자는 주부 임모씨(36)로 학교 근처 밤가시 마을에 살고 있었다. 근처에 파출소 라도 있었으면 경찰에 맡겼을텐데 파출소는 거리가 멀고 지갑을 초초하게 찾을 주인을 생각해 직접 전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밤가시 마을에 도착해 보니 주인은 인근 강촌마을로 이사한 뒤였다. 다시 온 길을 되돌아 강촌마을에 도착하니 2시간이 훌쩍 지났다. 뜻하지 않은 방문을 받은 임씨는 땀을 쏟으며 찾아온 박군 등에게 쉬어 갈 것을 권했으나 학생들은 한사코 마다 했다. 이름을 물어봐도, 어느 학교 학생인지 물어봐도 “별일 아닌데...”라며 대답을 않던 박군 등은 마지 못한듯 ‘정발고 다닌다’고 말했다. “30도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였는데 학생 3명이 땀을 뻘뻘 흘리며 찾아 왔더라구요. 요즘도 그런 학생들이 있다는게 너무 기쁘고 흐뭇합니다” /고양=한상봉기자 sbhan@kg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