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운 지갑 주인에게 돌려준 정발고 학생들

26일 오전 8시께 고양시 주교동 C여관 등 5개소에서 4명의 고등학생이 포함된 10대 10명이 취객 및 빈집털이 등 특수절도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같은 시각 마두동 정발고 운동장에서는 길에서 주운 지갑을 주인에게 가져다 준 3명의 학생이 1천300여명의 동문과 스승이 지켜보는 가운데 표창장을 받고 있었다.

박종욱(2학년)·조성준(2학년)·심진혁(1학년)군 등 3명이 지갑을 주운 것은 지난 18일 오후 4시30분께 마두4거리 근처.

현금과 신분증 그리고 신용카드 몇장이 들어 있었다. 신분증을 보니까 분실자는 주부 임모씨(36)로 학교 근처 밤가시 마을에 살고 있었다.

근처에 파출소 라도 있었으면 경찰에 맡겼을텐데 파출소는 거리가 멀고 지갑을 초초하게 찾을 주인을 생각해 직접 전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밤가시 마을에 도착해 보니 주인은 인근 강촌마을로 이사한 뒤였다. 다시 온 길을 되돌아 강촌마을에 도착하니 2시간이 훌쩍 지났다.

뜻하지 않은 방문을 받은 임씨는 땀을 쏟으며 찾아온 박군 등에게 쉬어 갈 것을 권했으나 학생들은 한사코 마다 했다.

이름을 물어봐도, 어느 학교 학생인지 물어봐도 “별일 아닌데...”라며 대답을 않던 박군 등은 마지 못한듯 ‘정발고 다닌다’고 말했다.

“30도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였는데 학생 3명이 땀을 뻘뻘 흘리며 찾아 왔더라구요. 요즘도 그런 학생들이 있다는게 너무 기쁘고 흐뭇합니다”

/고양=한상봉기자 sbhan@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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