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립공연단 창작 뮤지컬 ‘즐풍목우’ 20일 진행

정조대왕은 정치ㆍ경제ㆍ군사개혁을 통해 새로운 조선을 만들었다. 특히 정조는 그의 친위부대 장용영을 창설해 자신을 지키고 새 역사를 써내려 갔다. 이러한 정조대왕의 군사개혁을 담은 공연이 오는 20~21일 수원SK아트리움에서 진행된다. 수원시립공연단의 창작 뮤지컬 즐풍목우(櫛風沐雨)다. 즐풍목우는 아버지 사도세자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정조가 정적들 사이에서 군사개혁을 통해 새로운 조선의 역사를 어떻게 써내려 갔는지, 친위부대 장용영과 이루고자 했던 새로운 세상이 무엇인지 되짚어 본다는 내용이다. 구태환 수원시립공연단 예술감독은 그동안 정조대왕과 관련한 콘텐츠들이 많이 등장했다며 하지만, 수원시립공연단만이 할 수 있는 무대를 보여주고 싶다. 무기부터 무예까지 수원시립공연단만의 색이 담긴 공연이라고 설명했다. 공연은 정조의 군사개혁을 담은 만큼 군사들의 전투장면과 훈련장면 등 역대급 스케일의 무대와 시원한 액션을 선사한다. 또 당시 최고의 무관이자 장용영의 대장인 조심태와 조심태의 제자인 구천용을 중심으로 훈련대장, 노론벽파의 수장 등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특히 이번 공연에선 역사 속 실존인물은 아니지만 감초 역할을 하는 조심태의 딸 조희서가 등장해 공연의 묘미를 더한다. 조희서 역을 맡은 박소연 배우는 조희서는 검을 다루는 등 무예에 능하고 신념이 강하며 사랑에 진취적인 매력적인 캐릭터라며 조선시대 여성상에 국한되지 않고 고정관념을 깨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역사와 무예, 등장인물 이외에도 다양한 넘버로 수원시립공연단만의 하모니를 선사할 예정이다. 군사개혁을 통해 강인함을 얻으려는 정조와 충성심 가득한 모습으로 정조를 지키는 장용영, 얼자지만 아픔을 극복하는 구천용과 사랑을 노래하는 조희서 등 관객의 마음을 울리는 무대를 보여줄 예정이다. 구천용 역을 맡은 송진우 배우는 코로나19로 무대에 설 수 있을지 불안하기도 했지만 오랜만에 관객들을 만날 수 있게 돼 너무 벅차다며 무예를 다루는 공연인 만큼 무예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고 동작을 익힐 수 있도록 신경썼다며 구천용이 가지고 있는 아픔을 극복한 것처럼 관객들도 공연을 통해 우울함을 버리고 희망을 느꼈으면 한다고 전했다. 김은진기자

수원 산누리 출신 이현경·선경 자매…일제 항거 대한독립 만세 외쳤다

자주 독립 정신을 갖고 일제에 맞섰던 수원 지역 학생 독립운동가들을 기억해야 합니다 90여년 전 어린 나이에도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던 수원 산누리(현 팔달구 교동 일원) 출신 이현경(1899~미상)ㆍ선경(1902~1921) 선생의 삶이 학생독립운동기념일(11월3일)을 맞아 재조명되고 있다. 2일 수원화성박물관에 따르면 이현경ㆍ선경 선생은 수원화성 안에서 대금업을 하던 이학구(1896년생)의 장녀와 차녀로 태어났다. 부유한 가정 환경에서 자란 두 사람은 유복한 생활에 안주하지 않고, 자국이 처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고난과 역경이 보란 듯이 예상되는 독립 투쟁의 길로 스스로 발을 담갔다. 언니 이현경 선생은 일본 유학 중이던 1921년 3ㆍ1운동 2주기를 맞아 도쿄 히비야 공원에서 140여명의 유학생들과 만세 운동을 하다 체포됐다. 귀국 후에는 동아일보 기자를 거쳐 항일여성단체인 근우회에서 주도적으로 활동했으며 1928년 중국으로 망명했다. 특히 이현경 선생은 경부선 기차 안에서 한 일본인 남성이 조선인을 상대로 욕을 하며 행패를 부리자 그의 뺨을 후려갈긴 일화는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수원의 유관순으로 불리는 동생 이선경 선생은 학생기록부에 책임감이 강하다고 기재될 정도로 주의 친구들을 잘 이끌며 리더십을 인정받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숙명여학교 2학년생 시절 서울역에서 3ㆍ1운동에 참가했다가 구속됐다. 방면 후 꿈많은 10대 소녀였던 이선경 선생은 수원 최초의 학생비밀 결사조직인 구국민단에 가입, 독립신문 배포 등에 대해 고민했다. 그리고 대한민국 임시정부 간호부가 돼 독립에 앞장설 것을 다짐했다. 그러나 그 꿈은 1920년 8월 일제 경찰의 체포로 이뤄지지 못했다. 당시 이선경 선생은 심문 과정에서 병을 얻을 정도로 혹독한 고문을 받았음에도 그의 성격상 책임감이 강해 입을 열지 않았다. 모진 고문에 이선경 선생은 결국 다음해 4월 석방돼 수원으로 돌아왔지만 곧바로 순국했다. 그의 나이 19세였다. 한동민 수원화성박물관 관장은 수원의 독립운동 특징은 옆집 누나, 형 등 보통사람들이 나선 민중의 궐기라는 점이라며 시민들이 이들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고 기억하는 등 지역 역사에 큰 관심을 뒀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정민기자

[휴먼시티 수원] 농업ㆍ산업 중심지 대유평, 시민들의 휴식처로 탈바꿈

산업화의 거점으로 전성기를 누리다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가는 건축물은 골칫거리로 여겨지기 쉬웠다. 노후화되고 흉물스러워진 건축물들에 새로운 계획을 세우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명을 다한 공간과 건축물에 다시 활기를 돌게 하는 성공 사례들도 많다. 수원시에도 산업화시대의 상징이었던 산업유산을 시민들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시킨 곳이 있다. 바로 장안구 대유평공원과 111CM(커뮤니티)이다. ■조선부터 근대까지 산업을 꽃피운 중심지 대유평 수원시 장안구 대유평은 수백 년의 역사를 따라 상전벽해(桑田碧海)를 실감할 수 있는 곳이다. 지금은 화서역을 중심으로 많은 주민이 생활하고 있는 터전이지만, 수십 년 전에는 허허벌판이었다. 대유평의 시작은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수원에 화성을 축조해 백성들을 위한 실용적인 도시를 건설하고자 했던 정조대왕이 대유평의 최초 계획자이다. 농경 시설 확충과 화성 축조의 재원 마련을 위해 대유둔전을 조성한 것이 1795년이다. 대유둔전에서의 원활한 농업을 위해 만석거와 축만제 등 수리시설도 함께 만들어졌다. 대유평의 첫 번째 변화는 전후 대한민국의 활발한 산업화와 함께 진행됐다. 1960년대 후반부터 한국담배인삼공사가 담배를 생산하는 연초제조창을 조성, 1971년 4월부터 공장을 가동했다. 시나브로, 88, 라일락, 한라산, THIS 등 한 번쯤은 들어본 이름의 담배들이 대유평 연초제조창에서 제조됐다. 한때 1천500명의 노동자가 종사하며 연간 1천100억 개비의 담배를 생산할 정도로 성업한 대유평은 근대화의 상징과도 같았다. 이후 담배 산업의 정체기와 공장의 자동화 및 집적화가 이뤄지면서 대유평 연초제조창은 지난 2003년 3월 가동을 중단했다. 폐쇄된 공장과 부지는 20년 가까이 그대로 방치됐다. 그 사이 주변에는 아파트가 들어섰고, 해당 부지에 대한 개발 요구가 이어졌다. 수원시는 지난 2017년 대유평 지구단위계획을 결정하면서 개발의 혜택이 주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는 방안을 찾았다. 즉, 개발이익으로 자연을 접하며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거점을 만들어 주민에게 환원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111CM,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 되다 이달 1일 개관한 111CM은 옛 연초제조창 건물의 일부를 개조해 수원시민들에게 환원한 복합문화공간이다. 공간의 이름은 주소에서 따왔다. 정자동 111번지에서 모두가 하나 되는 공동체를 만들자는 희망을 담아 커뮤니티(ComMunity)에서 C와 M을 조합해 만들었다. 111CM은 단정하게 조성된 공원 안쪽으로 자리 잡은 회색빛 낡은 건물을 중심으로 조성됐다. 건축물은 파이고 긁힌 흔적이 곳곳에 남아 세월이 느껴지는 오래된 기둥들이 6m 간격을 두고 규칙적으로 배치돼 있다. 콘크리트가 노출된 9m 높이의 천장은 그 자체로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를 구현하고, 벽에는 통유리를 주로 활용해 내ㆍ외부 공간이 확장된 모습이다. 내부 공간은 2개 동과 가운데 야외공간으로 나눠져 있다. 내부에서 어느 방향을 바라보더라도 공원과 푸른 하늘이 눈에 들어와 탁 트인 시야가 펼쳐지는 것이 장점이다. 내부 A동에는 편의시설이자 휴게공간으로 베이커리카페가 운영되고 있으며, B동은 시민들이 다양한 취미생활과 모임 활동을 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특히 2천333㎡ 규모의 B동 복합문화공간은 곳곳을 가변형으로 구성해 상황에 따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입구에 갤러리 공간을 지나 라운지와 커뮤니티, 창의예술실험실, 다목적실, 교육실 등이 마련됐다. ■여유와 힐링을 선물하는 대유평공원 111CM을 품고 있는 대유평공원은 공동주택, 대형상업시설 등이 들어서는 개발 부지의 정중앙에 공원을 배치해 더 많은 사람들이 공원을 누릴 수 있도록 열린 공간을 만들었다. 2단계로 사업 구간을 나눠 총 11만3천757㎡에 달하는 면적의 공원이 조성된다. 우선 111CM과 함께 지난 28일 사용승인을 받은 1단계 구간은 9만6천여㎡다. 대각선으로 흐르는 부지 모양을 따라 중심부에 나들마당, 생태연못, 생태계류 등이 조성돼 다채로운 공간 구성을 보여준다. 주변부에는 숲속놀이터, 왕벚꽃길, 물가쉼터, 전망데크 등이 재미를 더하고, 111CM과 연결되는 부분은 스테핑가든과 자작나무숲을 조성했다. 또 공원은 녹지가 끊어지지 않도록 도로 위로 둔덕을 조성하고 바람언덕과 지붕정원을 꾸몄다. 대형 공동주택단지와 연결되는 부분은 계수나무길과 야생화원으로 만들었다. 가장 큰 특징은 접근성이다. 주변 공동주택단지는 물론 인근 초등학교, 중학교 등은 물론 상가단지 등 어디에서나 누구든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주안점을 뒀다. 대유평공원은 아직 미완성이다. 2단계로 1만7천여㎡ 면적이 오는 2023년 하반기에 지하주차장과 상부공원이 결합된 형태로 조성된다. 지금은 주차시설이 미흡하고 도로에서 바로 진입할 수 없지만 2단계 조성공사가 완료되면 불편이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뿐만 아니라 향후 2단계 공원사업이 진행되면 북쪽에 위치한 서호천과 남쪽에 위치한 숙지공원을 연결하며 수원시내 도심의 녹지축을 연결하는 역할도 기대된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건물과 장소의 상징성과 역사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새로운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새로운 문화라며 담배공장의 한 터를 남겨 놀라운 변신을 한 만큼 인문도시와 지속가능발전도시의 상징적인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시민과 함께 나머지 색을 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정민기자

'천장 붕괴' 수원역 환승센터, 시공사 · 감리자 처분 無 …수원시의회 송곳 질의 예고

지난 7월 수원역 환승센터의 대합실 천장 붕괴 사고 원인이 부실시공(경기일보 8월13일자 5면)인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수원시가 법적인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시공사와 감리자에 대한 별도의 처분을 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수원시의회는 시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행정이라며 내달 행정사무감사에서 송곳 질의를 예고했다. 27일 수원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중순 변호사 자문을 받은 결과, 천장 마감재는 비구조부로 분류돼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상 시공사(대표사 남진건설㈜)와 감리자(대표사 ㈜천일)에 대한 영업정지나 과징금 부과를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해당 법에는 기둥이나 보 등 건물을 지탱할 수 있는 구조부의 문제에 대해서만 이 같은 처분을 내릴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벌점 역시 사고가 하자보증 기간(2017년 5월 완공 후 1년간) 이후에 발생한 것이기에 부과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원시 관계자는 타 지방자치단체에서 천장 마감재와 같은 비구조부인 보도블록 문제에 대해 이 같은 처분을 내렸다가 소송에서 패소했다는 자문을 받았다며 처분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수원시의 조치가 알려지자 수원시의회는 2개월가량 시민 불편을 야기했던 부실시공에 대한 패널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7월4일 수원역 환승센터 A동 대합실에서 전체 면적(191㎡)의 절반(76㎡)가량의 천장 마감재가 무너지면서 55일간 시공사ㆍ감리자의 보수 작업이 진행, 시민들이 이를 이용할 수 없었다. 여기에 전수조사가 진행된 BㆍC동마저 지난 9월1일까지 폐쇄됐던 상황이라 시민 불편이 가중됐다. 더욱이 해당 사고는 시공사가 천장 구조부와 천장 마감재를 잇는 길이 1.5m 볼트를 정해진 위치가 아닌 곳에 박아 발생한 것으로 드러나 시공사뿐만 아니라 공사를 관리ㆍ감독해야 할 감리자 책임도 불거졌었다. 이미경 시의회 복지안전위원회 위원장은 건설된 지 불과 5년도 안 된 수원역 환승센터 대합실에서 발생한 사고이기에 시민 불안감이 컸으나 별도의 처분이 없다는 것은 체감상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법도 법이지만 조례를 통해 대안을 모색해보고 다음 달 17일부터 열리는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시민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수원역 환승센터를 만들 수 있도록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총 550억원 규모의 수원역 환승센터는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 환승을 위해 시민들이 대기할 목적으로 지난 2017년 5월 완공됐다. 이정민기자

수원시 공유냉장고 30호점 오픈, 이지현 녹색복지회 회장

지역사회에서 우리 동네에 이런 것도 있구나 하는 이야기가 번져 새로운 식사 문화가 조성됐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25일 연무동 마음샘정신재활센터 앞마당에서 열린 슬기로운 공유냉장고 30호점 오픈식에서 이지현 녹색복지회 회장(70)이 전한 말이다. 이날 센터에는 이웃 모두의 삼시세끼를 챙길 수 있는 특별한 냉장고가 하나 설치됐다. 지역 내 30번째로 문을 연 공유냉장고다. 지난해 제22회 지속가능발전대상 공모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공유냉장고는 수원시가 지역사회 내 음식을 나누고 음식물쓰레기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프로젝트 일환으로 추진하는 정책이다. 누구나 음식을 채워놓을 수 있고, 누구나 음식을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 푸드 쉐어링(Food Sharing) 제도다. 2018년부터 매산동, 파장동, 금곡동 등 지역 곳곳에 설치되기 시작해 어느덧 30호점이 문을 열었다. 이번 연무동 공유냉장고가 특별한 이유는 봉사단체인 녹색복지회와 마음샘정신재활센터 회원들이 공동으로 운영한다는 점에 있다. 여타 공유냉장고는 1~2명의 매니저를 두고 운영되는 반면, 이곳은 여러 명이 함께 운영하며 내실을 키운다. 이지현 회장은 과거 무료급식봉사를 20여년 동안 하면서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번 공유냉장고를 통해 인생에 새로운 길이 열린 느낌인데 여러분의 힘이 합쳐진 만큼 보다 안전하게 갈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앞으로 운영 과정에서 여러 가지 힘든 일도 생기겠지만 그럼에도 굉장히 설레고 벅차는 마음이라고 울먹이며 소회를 밝혔다. 특히 연무동은 주민 20%가량이 65세 이상인 쇠퇴지역 중 하나인 만큼 끼니를 때우고 싶은 어르신들이 언제 어디서든 공유냉장고를 찾아주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뿐 아니라 혼자 사는 사람, 바빠서 식사를 못한 사람 등이 두루두루 편하게 이용해주길 바란다며 공유냉장고에 기뻐하고 환호하는 지역의 에너지가 점차 수원시를 넘어 대한민국에 뻗어나가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공유냉장고는 유통기한 지난 음식물, 약품류, 건강보조식품, 주류, 불량식품, 냉장고 장기보관식품 등은 취급하지 않는다. 이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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