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남긴 흔적… 깨끗하게 빨아드립니다”

수재민들 빨래, 무료로 해드립니다. 40여년 만에 찾아온 가장 긴 장수(長壽) 장마로 가재도구와 옷가지 등이 침수돼 애를 태우고 있는 수재민을 위해 이천지역 한 세탁업체가 빨래를 무상으로 해 주겠다고 나서 지역 사회에 귀감이 되고 있다. 주인공은 창전동에서 화이트 빨래방을 운영중인 한만길 씨(49). 창전동주민자치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인 한 씨는 맹렬한 지역 일꾼으로, 이번 폭우로 냉가슴을 앓고 있는 수재민을 위해 흔쾌히 무료 빨래를 자처하고 나섰다. 이천시 창전동은 지난 22일 150㎜가 넘게 쏟아진 폭우로 31가구가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 이에 이천시 공무원과 대학생 등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발벗고 나서 집안으로 밀려든 토사를 치우고 가재도구 청소를 도와주는 등 피해 복구에 매달려왔지만, 정작 물에 젖은 이불이나 옷가지가 무려 2t에 달해 안타깝게 현장만 지켜 볼 따름이었다. 상황이 이렇자 지켜보던 한 씨는 영업도 뒤로한 채 세탁소를 수재민을 위한 장소로 제공키로 마음먹었다. 인근 주민 강현철 씨(48)는 이번 장맛비로 옷 등을 세탁할 방법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는데, 이렇게 도움을 주셔서 감사한 마음 뿐이라며 폭우가 남긴 아픔은 크지만, 한 씨 같은 아름다운 사람이 주변에 있어 하루빨리 상처를 딛고 일어날 수 있을 것 같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창전동의 저소득층 기부 프로그램인 아름다운 이웃, 행복을 주는 창전동에도 꾸준히 참여하는 등 활발한 지역사회 활동을 펼쳐온 한 씨는 평소에도 직업의 특성을 살려 저소득층과 홀로 거주하는 어르신들의 빨래를 무료로 해주며 남몰래 선행을 베풀어 오고 있다. 한만길 씨는 이번 폭우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보면서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 무료 빨래를 시작하게 됐다며 이재민들의 마음이 조금이나마 치유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천=김동수기자 dskim@kyeonggi.com

이천지역 민ㆍ관ㆍ군, 수해 복구 지원 ‘구슬땀’

폭우가 휩쓸고 간 농경지와 주택 등이 민ㆍ관ㆍ군의 복구 지원활동으로 예전의 모습을 되찾아 가고 있다. 장맛비가 주춤해진 25일 오전부터 이천지역 신둔면과 백사면 일원을 중심으로 한 수해 현장 곳곳에서 자원봉사자를 비롯 시 공직자와 경찰, 부대 장병들이 복구 작업에 팔을 걷어 부쳤다. 경기 북부청, 화성시청 소속 공무원 100여명과 안산적십자 회원 40여명도 이천지역을 방문, 복구지원으로 온종일 구슬땀을 흘렸다. 이날 하루 수해현장에 투입된 인원만도 1천여명이 넘었고 경기도교육연수원은 수재의연품까지 기탁, 수재민 가정의 빠른 치유를 기원했다. 정치권에서도 지원 활동에 힘을 보태고 나섰다. 국회 안정행정위원회 유승우 의원은 이천시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 정부차원의 대책을 요구했다. 또 이날 오후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김문수 경기지사, 정병국 의원 등 새누리당 관계자들이 신둔면 지석리 수해지역을 방문, 피해 지역 이곳저곳을 살피며 빠른 복구를 당부했다. 특히 이번 장맛비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 중 한 곳인 신둔면 지석리 마을에는 경찰 병력이 집중 배치돼 침수된 가구를 중심으로 복구지원활동에 나섰고 7군단 소속 군 장병들은 1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백사면 지역을 찾아 붕괴된 제방을 쌓고, 침수 주택 복구에 온 힘을 보탰다. 수재민 A씨(60)은 집과 농경지가 잠기고 생명까지 위태로운 상황에서 삶의 의욕조차 없었으나 지금은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에서 재기의 마음을 다잡고 있다고 고마워 했다. 이천=김동수기자 dskim@kyeonggi.com

‘이천시 공직자들의 하루’ 수해 복구 현장서 구슬땀

요즘 이천시청 복도에서는 막노동 복장의 공무원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이른 아침부터 수해 복구에 동원된 직원들이 급한 업무 때문에 잠시 사무실로 복귀하면서 목격되는 장면이다. 시청 8층 상황실 근무자들은 12시간씩 교대근무는 물론 수해 지원 그리고 업무처리 등 3중고로 피곤이 누적되고 있지만 불평의 소리는 없다. 시장도 마찬가지다. 조병돈 시장은 이른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하루 2번씩 상황보고를 받고 곧바로 현장을 살피고 있다. 조시장은 수재민과 이재민을 생각하면 잠을 잘 수가 없다며 걱정이 태산같지만 그냥 바라만 보고 있을 수 없기에 마음과 손발이 바쁘다. 때문에 그는 직원들에게 미안하 마음을 감추지 못하면서 휴일에도 모든 공무원이 복구 현장에 투입될 수 있도록 비상근무 동원을 지시했다고 털어놨다. 이런 조 시장의 마음을 알아주듯 한 공무원은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은 공무원의 가장 기본적인 의무 중 하나로 내 몸이 피곤하다고 피해 주민의 어려움을 외면할 수는 없다고 화답했다. 윤병집 이천부시장은 피해 지역이 넓다보니 미처 도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곳도 없지 않다면서 때문에 해당 주민들 사이에서는 볼멘소리도 있지만,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 늘어나고 각처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차츰 형편이 나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천=김동수기자 dskim@kyeonggi.com

이천 송정동 신일아파트 ‘산사태 공포’

이천시 송정동 신일아파트 입주민들이 뒷편 야산에서 쏟아진 토사로 발코니가 매몰되는 등 산사태 우려가 높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25일 아파트 입주민들에 따르면 장대비가 몰아친 지난 22일 오전 7시께 송정동 신일아파트 206동을 중심으로 205동, 208동, 209동 등 4개 동 뒤편에 위치한 야산에서 깊고 널따란 골이 형성되면서 순식간에 토사가 밀려 들었다. 이 사고로 펜스와 화단은 물론 조경수까지 훼손됐으며 심지어 발코니 부근까지 토사가 차 올라 입주민 대피소동까지 벌어졌다. 사고 현장은 1m80㎝ 깊이의 배수로가 아파트 단지와 뒷산을 구분하는 경계, 방호 역할을 하는데 그쳤고 수 년전부터 형성된 야산 경사지 골은 별다른 조치 없이 방치돼 있었다. 다만 지난해 1월 입주민들이 수방대책 등을 요구하자 경기도 등 관계당국은 모레 자루를 쌓는 방법의 형식적 공사에 그쳤다는게 입주민들의 한결같은 항변이다. 입주민 김모씨(45)는 토사가 밀려들 당시, 우면산 같은 악몽이 생각날 정도로 소름끼쳤다며 쏟아진 폭우로 뒷산 골이 순식간에 깊고 널따랗게 확장되면서 물과 함께 토사가 밀려들어 두려움에 떨었다고 말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뒷산에 물이 흐르는 골짜기가 생기면서 입주민들은 관계당국에 수 차례 대책을 요구해 왔다면서 마지 못해 지난해 초 모레자루로 산에서 흘러내린 유수를 막는 형식적 공사에 그쳐 이번 사고를 키웠다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이천시 송정동 신일아파트는 1천80세대 규모의 아파트 단지로 지난 2001년 7월 준공됐다. 이천=김동수기자 dsk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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