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내 시간은 익어간다

▲ 정부경 도시생활을 정리하고 귀농을 결심했을땐 여유로운 저녁의 삶을 상상했었다. 붉게 물든 하늘을 향해 천천히 거닐며 하루를 조용히 마무리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아직 어린 아이들과 호미를 들고 땅을 파서 감자, 콩, 옥수수, 고추, 고구마을 심고, 돌보고 수확하는 자연의 삶을 누릴수 있을거라는 설레임이 있었다. 귀농을 하고 시골의 삶을 선택한지 올해로 18년, 그속에서 같이 땅을 파 작물을 심었던 어린 아이들은 자라나 군대에 가고, 대학을 가고, 자신의 삶을 선택하기 위해 도시로 들어갔다. 그리고 소소한 노동과 자급자족을 위해 농사를 지었던 나와 아이들의 아빠는 지금 항아리속에 시간이 익어가기를 기다리는 중이다. 가을에 콩을 수확해 타작을 하고, 가마솥에 콩이 뭉근하게 익도록 아궁이에 불을 지핀다. 익은 콩을 형태를 잡아 메주를 만들어 가끔씩 뒤집어 주며 눈쌓인 겨울을 보낸다. 정월에 담근장이 맛이 있고 군내가 안나 오래 보관할수 있다는 어머님의 말씀대로 정월 즈음 같이 겨울을 보낸 메주를 항아리에 띄워 맛이 익어가기를 기다린다. 고추장은 해마다 담가야 맛이 있고 된장과 간장은 오래될수록 맛이 깊어진다고 한다. 맛이 익어가는 동안 이곳에서 지낸 시간 만큼, 보관했던 간장은 씨간장으로 시골생활을 깊게 만들어 준다. 오래된 된장은 추억의 맛으로, 내집에 오는 손님들의 식사로, 그들이 어린 시절 맛보았던 어머님들의 손맛을 기억하게 해준다. 이 모든 일련의 과정들이 적게나마 해마다 되풀이 되고 식탁위에 놓인 내 기다림의 시간은 맛있게 익어간다.정부경 귀농인·옛음식 연구가

[특별기고] 아시안게임이 한국 축구에 남긴 것

처음부터 많은 비판을 받았던 김학범호가 금메달을 따내며 대회를 마무리했다. 결코 순탄치 만은 않았던 이번 여정을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4인의 활약과 함께 요약해 본다. ◇황의조: ‘인맥 논란’과 함께 대회를 시작했던 황의조 선수는 상대팀뿐만 아니라 국내 여론의 부담감과도 싸워야 했으나 7경기에서 9골을 터트리며 득점왕에 올랐다. K리그 때부터 보여주던 날카로운 움직임은 더욱 여유로워지고, 영리해졌다. 볼을 받기 전 상황판단이 매우 좋았고 볼을 받을 때마다 앞으로 잡아놓으며 자신의 타이밍으로 상대 수비와 승부했다. 그러면서 원래 좋았던 슛 타이밍과 테크닉이 더욱 빛을 발했으며, 이제 벤투 감독의 성인대표팀에도 필요한 존재가 됐다. 다만 한가지 팬 분들께 당부하고픈 말은, 앞으로 유럽과 남미의 강호들과 경기를 펼칠 때 아시안게임에서의 폭발적인 득점력이 주춤하더라도 비판보다는 응원을 좀 더 보내주셨으면 하는 점이다. 스트라이커는 3경기 당 1골씩 득점해도 준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성인대표팀에서도 매 경기마다 골을 터트릴 수는 없을 것이다. 힘든 마음의 짐을 이겨낸 황의조 선수의 앞길에 합당한 비판만큼이나 응원의 목소리가 함께 하길 빈다. ◇손흥민: 유럽에서 뛰는 한국 선수에게 겸손함과 이타적인 플레이가 항상 유리한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토트넘에서 치열한 주전경쟁을 펼치는 손흥민 선수는 자기 자신을 화려하게 드러내야 할 때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손흥민은 철저히 자신보다 팀을 먼저 놓았다. 일대일 돌파보다 후방에서 협력 수비를 펼칠 때가 많았고, 본인의 최대 강점인 슈팅보다 어시스트에 집중했다. 그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런 경험은 손흥민을 한층 더 성숙한 선수로 만들었을 것이다. 토트넘에 돌아가서는 토트넘에 어울리는 플레이에 집중해야겠지만, 다시 한 번 환상적인 시즌을 보내는데 이번 경험이 기여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가까운 미래 성인대표팀에서도 리더로 발전하는데도. ◇김문환: 연령별 대회인 아시안게임의 진짜 주인공은 어쩌면 김문환 선수였는지도 모르겠다. 기술-체력-정신적으로 모두 놀라운 모습을 보여준 김문환 선수는 2017시즌 프로 첫 시즌때 30경기를 출전한 것이 우연이 아님을 보여주었다. 윙어와 윙백을 모두 볼 수 있는 김문환 선수는 지난달 1일 만 23세가 됐다. 개인적으로는 K리그 클래식 또는 유럽에서도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김학범 감독: 말레이시아전 패배 이후 인터뷰에서 김학범 감독은 본인의 ‘로테이션 정책 실패’를 쿨하게 인정하며 빠르게 분위기를 다잡았고,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 혈투 뒤에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감독이 얼마나 힘든 자리인지가 느껴지는 대회였으나 중요한 길목마다 김학범 감독의 전술은 빛이 났다. 사실 선수시절이 화려하지 않은 ‘비주류 감독’이 한국에서 ‘주류’가 되는 것이 절대 쉽지 않다. 축구에 대한 열정으로 이 자리까지 올라온 김학범 감독은 이제 한국축구의 소중한 재산이 됐다. 정몽규 회장은 해단식에서 김학범 감독이 2020 도쿄올림픽의 지휘봉 역시 잡을 것임을 발표했다. ‘독이 든 성배’를 또 한 번 김학범 감독이 시원하게 원샷 하기를. 그리고 그 과정에서의 시행착오를 협회와 여론이 조금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봐 주기를. 궁극적으로 대한민국 축구계가 좀 더 많은 사람을 포용할 수 있는 다양성을 가지게 되기를 바라며 짧은 결산 리뷰를 마친다. 대한민국 축구, 감사합니다. 김민구 SPOTV 축구해설위원

[기고] 노동과 성(性)과 권력이 공생하며 싸우는 시대

생각의 차원을 달리하는 철학적인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어느 나라이든지 온 세상 사람들이 함께 겪고 있는 현실적인 얘기다. 요즘에는 노동과 성(性)과 권력이 서로 결탁하고 공생하면서 싸우는 시대가 됐다. 노동은 ‘자신과 다른 사람을 위해 특정한 형태의 만족을 이루어 내는 인간의 행동’이라 규정하고 있다. 정신노동은 자신의 배움과 지식을 활용하는 두뇌 활동의 노동이고, 육체노동은 피와 땀을 흘리면서 일하는 근로자의 노동이다. 국가의 통치는 예나 지금이나 문관들이 다스려 왔다. 국가와 시대에 따라서는 군사 및 무력혁명으로 반란을 일으키고, 민간인들은 횃불이나 촛불을 들고 혁명정신으로 정권을 탈취하고 있는 시대도 있었다. 최근 노동조합원들의 집단행동과 폭력시위가 빈번해지면서 집회 활동은 다반사가 됐다. 정치를 한다는 위정자들은 노동자들과 정책을 연대하여 표몰이를 하고, 노조원들은 이들과 연대하여 자신의 이권을 챙기고 있다. 반면 성(性ㆍsex)의 역할은 어떠한가. ‘인간의 생각과 행동에 따른 분위기를 만들어 내며, 남녀 사이에서 일어나는 사회적인 상호작용’이다. 옛말에 ‘남자는 세상을 지배하고, 여자는 남자를 지배하였다’라는 말이 있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다. 결국에는 여성의 파워가 더 세다는 증거가 되는 것일까. 중국의 ‘양귀비’가 그랬고, 이집트의 ‘클레오파트’가 그랬다. 요즘 우리사회는 여성들이 ‘미투(me too)’라는 정풍운동을 일으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였다. 하루아침에 권력의 별들이 뚝뚝 떨어졌다. 권력의 힘은 어떠한가. ‘국가사회의 역사적 발전과정을 결정하는 원동력의 상호작용이 일방적·강압적으로 내려지는 명령’이다. 온 세상의 정치인들은 자신이 권력을 잡기에 혈안이 되고 있다. 권력자는 세상의 천하를 다스리고 있다. 국가를 좌지우지한다. 북한에서는 권력을 세습 받고, 국토를 상속받고 있다. 프랑스의 ‘나폴레옹’과 몽골의 ‘칭기즈칸’은 세계의 권력자요 지배자가 아니던가. 노동자들은 조직화·집단화가 되다보니 자가당착에 빠져 돈과 일자리를 잃게 되고, 성(sex)의 역할과 힘은 점점 표면화·노골화가 되어 상대의 무기로 변해가고 있다. 역대의 권력자들은 자신의 권력을 잘못 행사하여 감방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이러한 세 사람의 상관관계에서 노동자들의 행위는 돈을 목적으로, 이성의 행위는 돈과 명예를 수단으로, 권력행위는 이성과 돈을 상대로 해서 삼각관계가 형성되고 있는 느낌이다. 반면 모든 사건의 뒷면에는 반드시 돈과 이성이 존재하고, 권력이 작용한다는 사실이다. 그 잘못된 결과는 주검으로 다가오고 있다. 오늘의 사회는 세 영역의 사람들이 힘자랑을 하면서 싸우고 있다. 욕심 많은 어느 정치인은 다른 이성을 지배관리하고, 폭력배의 집단세력을 활용하여 권좌에 올랐다고(?) 구설수에 올랐다. 한편 권력과 연계하여 자신의 입지를 세우려다 잘못되어 법정을 드나들고 정치인도 있다. 권력 10년 못 가고 부자 3대 못 간다는 말이 있다. 과연 임기를 채울 수 있을까. 노동·성·권력의 삼각관계는 어떠한 관계인가. 서로가 괴물이요 보배일 것이다. 싸운다면 누가 이길까? 승자 없는 패자만이 남는다. 지금까지 인류사회의 문명과 역사를 만든 핵심의 동력은 무엇이며,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역사학자 ‘윌리 톰슨’은 모두가 노동·성·권력의 합작품에서 이루어졌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삼각관계에서 정치는 논리적·변증법적인 정반합(正反合)이 전개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죽기 아니면 살기, 네가 아니면 내가, O 아니면 X라는 식의 이분법적인 행위가 전개되고 있다. 내가 아니면 안 되고, 자신들의 물건이 제일이라는 생각으로 키 재기를 하고 있다. 그 결과 사회는 시끄럽고 국민들의 시선은 집중되고 있다. 서로의 관계가 조화롭게 잘 이루어져 상생의 정치를 할 때에, 살기 좋고 행복한 건전한 사회가 될 것이다. 이세재 평택서부노인복지관 운영위원장

[기고] 군사보호지역 주민 정신·물질적 피해 보상 마련해야

6·25 전쟁 당시 한반도 전역이 전쟁의 소용돌이에 빠졌다. 서북도서를 비롯 김포반도부터 강원도 고성까지 접적지역은 휴전 이후에도 군 부대 주둔 및 군사시설 배치로 인해 개인재산권이 70년 가까이 침해되어 왔다. 그럼에도 접적지역 주민들은 국방과 안보에 대한 현실적인 상황과 여건에 대해 이해하고 정부의 정책적 결정에 묵묵히 협조해 왔다. 그 연장선상에서 포천의 영평사격장(로드리게스사격장)이 문제가 되고 있다. 사격훈련 도비탄으로 인해 지역 주민들의 안전이 위협을 받고 심지어는 새벽까지 계속되는 사격훈련으로 주민들이 잠을 편히 잘 수 없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지난 70년간 주민들은 이런 환경에도 불구하고 국가안보에 협조하고 있다는 대의명분으로 일종의 행복추구권을 참고 견뎌온 셈이다. 이번에 영평사격장이 주목받는 이유는 미군의 사격 수준 유지에 대한 엄격한 기준 때문이다. 미군은 우리 군보다 사격에 대한 기준이 까다롭다. 즉 일정한 주기로 주야간 사격을 계속하지 않으면 ‘전투태세’를 유지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한다. 이러한 기준에 의하면 지금 주한미군이 보유하고 있는 주요 전투 장비의 50% 이상이 규정된 ‘전투태세’ 기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주한미군은 이와 같이 지역 주민들의 불편과 민원을 고려하여 앞으로 야간 사격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지역의 주민대표들과 협의를 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도 국방과 안보의 중요성은 물론 현실적으로도 사격장을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적극적으로 협의에 임하고 있다. 한편으로 주한미군은 ‘전투태세’를 유지하지 못하는 팀원들의 문제로 인해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대안으로 이들을 장기간 해외로 이동해서 사격훈련을 하는 방안까지도 준비 중이라고 한다. 이렇게 되면 거기에는 불가피하게 많은 노력과 비용이 발생하게 될 텐데 그로 인한 비용은 결국 우리가 부담해야 할 몫이 된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그 돈으로 지역 주민들의 불편과 애로사항을 해결해 주는 것이 훨씬 낫고 미군을 위해서나 한미동맹을 위해서도 좋을 것이다. 이참에 우리가 생각해 볼 것이 있다. 지난 70년 동안 국방과 안보에 기여한다는 대의명분으로 불편을 감수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재산권이나 행복추구권을 포기해 온 군부대 주변 및 접적지역 주민들에게 좀 더 실질적이고 성의 있는 조치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주한미군을 비롯하여 군부대가 산재해 있는 경기 및 강원 지역의 주민들은 생활 근거지의 대부분이 군사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어 심지어 자기 집조차도 마음대로 고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고충을 도시에 살고 있는 일반 국민들은 얼마나 알고 있을까? 따라서 일반 국민들은 영풍사격장은 물론 접적지역과 전국의 군 사격장 인근에서 생활하고 있는 주민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정신적 물질적 피해에 대한 합당한 보상을 비롯하여 실질적인 조치를 마련하는데 들어가는 재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적어도 이렇게 불편한 처지에 있는 주민들의 입장을 군이나 일반 국민들이 당연시해서는 안 된다. 개인의 재산권과 행복추구권은 누구에게나 소중한 기본권의 하나라는 점에서 접적지역 주민들의 희생과 인내에 대해 일반 국민들은 감사와 존중의 마음으로 그들과 인식을 같이해 주어야 한다. 전인범 前 특전사령관

[기고] 산소 벌초작업 보호 장비 꼭 착용하세요

올 여름은 유난히 폭염과 열대야의 맹위가 처서의 절기까지 위세를 떨치다가 풀잎에 이슬이 맺힌다는 백로를 지나가니 풍요로운 추석을 맞이하기 위해 조상의 산소를 찾아 벌초를 하는 시기가 찾아왔다. 산소 벌초 전이나 벌초할 때 주의할 사항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산에 갈 때는 긴소매 옷과 발목까지 올라오는 안전화, 안전모, 보호안경, 장갑을 준비하고, 비상약으로 구급약, 붕대, 살충제 등을 반드시 챙기고 특히, 벌을 유인하는 화장이나 향수 및 요란한 색상의 옷은 피해야 한다. 야생동물(산돼지, 고라니)에 기생하는 야생 진드기가 풀과 나뭇잎에 붙어 있어 산에서 절대로 앉아 있거나 드러누워서는 안 되며, 귀가 즉시 작업복은 세탁하고 몸은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 벌초작업을 실시하기 전에 산소 주변을 돌아보고 벌집, 바위, 급경사지 등 예취기와 기계톱 작업에 장애물을 파악한 후 작업을 실시한다. 나무의 지름이 5㎝ 이상을 경우에는 기계톱으로 절단해야 한다. 예취기 사고는 주로 칼날로 인한 돌, 나무 등 파편에 의해 얼굴 부위가 찢기거나 눈에 맞을 경우 실명까지 될 수 있으므로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벌초작업은 예취기 및 기계톱으로 풀과 나무를 정리하는데 1분에 1만2천회의 고속회전을 하며 베어진다. 이때 회전하는 칼날에 의한 사고와 장시간 사용에 따른 진동장애, 청각장애 등에 의하여 사고가 발생한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안전장갑, 안전복 착용은 물론이고 예취기와 기계톱 작업은 10분 이내로 하고 충분한 휴식시간을 가진 후 작업을 실시하고 하루 2시간을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예취기나 기계톱이 가동될 때 발생되는 소음은 100㏈을 넘어서면 치명적인 소음으로 귀의 감각세포를 손상시키는 높은 주파수이다. 기계소음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청력보호장치(캡슐형 또는 귀마개 등)를 착용해야 한다. 이를 착용하지 않으면 돌발성 난청이 발생되어 갑자기 소리가 들리지 않게 된다. 난청 증상과 함께 이명이나 어지럼증이 생기기도 하며 정신착란 증세를 일으키기까지 한다. 이와 같은 진동, 소음 이외에도 예취기 및 기계톱은 예리한 칼날이 고속으로 회전하므로 집중력을 가지고 다뤄야 한다. 풀과 나무를 자르다 보면 갑자기 내 몸으로 튀어 올라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킥백(Kickback, 반동) 현상이라고 한다. 이때에는 0.2초 만에 180㎏의 힘으로 나에게 달려드는 것이다.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칼날을 제대로 연마하고, 베어지는 나무나 풀에 칼날이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작업을 하여야 한다. 벌초작업 중에 벌집이 발견되면 무리하게 벌집을 제거하지 말고 벌집 주변에서 멀리 피하고, 벌에 쏘인 경우에는 벌침을 카드 등으로 제거하고, 뱀에 물렸을 경우 심장 쪽으로 5∼10㎝ 떨어진 곳을 묶는다. 입으로 독을 빨아내는 행위는 감염될 우려가 있으니 삼가고 ‘119 구조대’를 불러 가까운 병원으로 긴급 후송해야 한다. 산림청 산림교육원에서는 산림작업에 있어서 안전사고예방을 위해 ‘산림벌채작업요령’ 등의 강좌를 개설ㆍ운영하고 있으며, ‘산림작업 안전사고예방 매뉴얼’을 별도로 제작해 농ㆍ산촌 및 일반인들에게도 보급하고 있다. 옛말에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다. 산소 벌초작업은 안전장구 착용하고, 기계장비는 사전에 점검하고 사용방법을 숙지한 다음 안전수칙을 준수하면서 조상의 산소를 깨끗하게 다듬어 즐거운 추석을 맞이했으면 한다. 송태영 산림청 산림교육원 교수

[기고] 1905년 일본침탈 최초의 희생물 ‘독도’

1910년 국권을 빼앗긴 경술국치일로부터 통한의 34년351일. 1910년 8월29일 경술년은 우리나라가 일본에게 국권을 빼앗긴 날로 한일병합조약을 체결한 날로 경술국치, 국권피탈이라고도 한다. 일본은 국권침탈을 정당화하기 위해 한일합방이라는 용어를 썼다. 1897년에 세워진 대한제국은 1905년 을사조약(을사늑약) 이후 실질적 통치권을 유린당한 후 1910년 한일병합이라는 치욕스러운 일제강점기가 시작됐다. 일본은 1907년 6월1일 대한제국 국민들의 생활권을 통제하고 군대를 해산하기 위해 9월3일 총포급 화학류 단속법을 공포하여 한민족에게는 무기를 가질 수 없도록 규제하고 강압하며 한일병합의 수순으로 들어간 것이다. 결국 1910년 8월29일 치욕스러운 식민지로 전락하게 될 때까지 을사오적의 매국행위와 일본의 무력침탈은 더욱 공세를 높였다. 인권과 언어, 나라까지 빼앗긴 선조들은 일제강점기 34년 351일간 통한의 세월을 살아왔다. 일본은 1904년 11월17일 대한제국 침탈의 신호탄으로 고종이 참석도 하지 않은 가운데 무력과 위협을 가하여 을사조약을 체결했다. 이에 고종은 22일 미국정부에 을사조약의 무효를 알린다. 그러나 일본의 무력과 온갖 박해를 통해 1910년 한일병합조약을 체결한다. 이 또한 순종황제의 동의 없이 친일파들이 순종황제의 어새를 가져다 찍는 매국행위가 벌어졌으나 황제의 서명은 없었다. 일본은 매국노들과 황제의 서명도 없는 조약서를 가지고 한일병합이라는 통한의 세월로 들어가게 됐다. 이렇듯 일본은 무력과 강압에 의해 대한제국을 침탈하고 친일파를 앞세워 선조들의 인권과 생명마저 유린하는 일제병합의 시대로 돌입하게 된다. 지구상에 영원이란 없다고 하듯 선조들의 독립운동과 서양국가들의 도움으로 1945년 광복의 기쁨을 맞이했다. 이에 우리는 불법으로 체결된 을사조약과 한일병합조약은 모두 무효로 주장하며 통한의 세월을 일본의 강제점령기라 하고 있다. 왜 우리는 일제강점기를 36년으로 표현하는가? 치욕스러웠던 날들을 기억조차 하기 싫은데 기간을 왜 늘이는 건가! 일제 강점기 통한의 세월를 살아온 날은 34년 351일이다. 광복 이후 일본은 지금도 제국주의 망상을 떨치지 못하고 제2의 영토 침탈을 획책하고 있다. 대한의 영토 독도 침탈을 위해 온갖 작태를 부리고 있다.미래세대 주역들은 깨어나야 한다. 일본을 아시아의 성장 동반국가로는 함께 할 수 있지만 영토침탈을 일삼는 일본에게는 영토 문제만큼은 적대적 관계일 수밖에 없다. 우리는 선조들이 지켜온 영토를 굳건히 지켜야 하며 더 이상 일본과 영토문제로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 일본은 14년째 일본 방위 백서에 독도를 일본영토로 채택하고 중등사회 교과서에 독도를 일본 영토로 교육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방관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단호한 조치로 일본의 영토침탈계략을 막아내고 옛 조선의 영토였던 대마도를 되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지금은 일본의 자극과 반성이 필요할 때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국제사회의 이목을 생각해 직접 나서지 못한다면 독도를 지키고 대마도를 되찾으려는 애국단체들에게 지원과 협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일본의 독도침탈 야욕이 멈출 때까지 정부와 국민들은 대마도 되찾기 운동에 앞장서야 한다. 길종성 영토지킴이독도사랑회 회장(독도홍보관장)

[기고] ‘생각의 회로’ 바꾼 ‘블랙뮤직페스티벌’

“검은색은 밝은 둘레를 가진 흰색이다” 정신물리학자 스탠리 스미스 스티븐스(Stanley Smith Stevens)의 말이다. 그는 물리적인 양 (소음, 밝기, 뜨거움, 무게)과 그것에 대한 주관적인 인지 사이의 관계를 이같이 표현하였다. 우리가 인지하는 감각이 절대적이지 않고, 지극히 대비적이고 상대적이라는 의미이다. 고정관념과 상식에 얽매이지 말라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어떤 사회든, 어떤 분야든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개방성’과 ‘다양성’이 중요하다. 급속도로 진행된 세계화 속에서 더욱 다양해지고 복잡해진 인간의 삶과 그와 관계된 문화가 유동적으로 변화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논리이다. ‘갈라파고스 효과’처럼 고립된 사고와 패쇄적 태도는 결국 활력을 잃어버리게 된다. 다양성이 생명인 예술분야는 더더욱 그러하다. 지난 주말 의정부시청 앞 잔디광장과 그 일원에서는 1만2천여명의 관객들이 운집해 ‘블랙뮤직페스티벌(BMF)’에 함께 빠져들었다. 의정부예술의전당 주최로 열린 이번 페스티벌은 예술감독 타이거JK를 비롯한 윤미래, 비지, DOK2, 김하온 등 국내 가장 핫하다는 힙합 아티스트들이 한 무대에 올라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블랙뮤직은 R&B, 재즈, 힙합, 소울 등 미국의 흑인발상음악의 총칭이자, 현재 세계 음악시장의 트렌드를 이끄는 콘텐츠이다. 세계화의 물결을 타고 이제는 전 세계의 청년문화, 서브컬처(Subculture)를 설명할 때 빠질 수 없는 지배적 코드가 되었다. 그동안 음악극축제, 천상병예술제, 가야금축제를 기획하는 등 순수공연예술축제의 신선한 기획과 내실 있는 운영으로 브랜드 가치를 확고히 해오던 의정부예술의전당의 이번 기획은 다소 생소하고, 파격적이었다. 공연예술페스티벌의 프로그래밍은 상이(Different)한 문화를 보여줘야 하며, 창조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 또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싹 틔워야 하며 두려움을 감싸 안아야 한다. 즉 공연페스티벌 프로그래밍은 무대에서 이미 인정받은 프로그램이 아닌 가능성이 엿보이는 프로그램을 발굴?소개하여, 새로운 관객층을 개발하고 또 다른 예술적 흐름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장르의 확장과 겹침이 쉴 새 없이 이루어지는 요즘 같은 시대에 예술의 정형성은 존재하기 힘들다. 의정부예술의전당의 ‘블랙뮤직’은 시대적 트렌드와 확장성을 잘 반영한 아이템이다. 축제의 정체성을 잃지 않되, 현대 공연예술에 대한 폭넓은 수용을 통하여 순수예술과 대중예술에 대한 ‘개방성’과 ‘다양성’이 돋보이는 기획이다. 또한 지역이 가지고 있는 문화적 특색과 인적자원, 미군기지라는 ‘장소성’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역 정체성과도 잘 맞아 떨어진다. 아울러 음악적?문화적 지평을 무한대로 넓히고 다양한 변주가 가능한 유용한 축제콘텐츠로서 ‘차별성’과 ‘지속성’을 지니고 있다. 특히 미군부대와 DMZ, 문화예술축제를 엮어 ‘블랙투어리즘’의 관광상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점도 경기북부라는 지역적 특성과 평화의 시대에 부응하는 새로운 문화관광콘텐츠로서 매우 의미 있는 시도이다. 지역의 문화적 토대위에서 문화자원의 가치를 획득하고, 활용하여 문화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은 지역문화예술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의정부’하면 부대찌개가 떠오른다. 햄, 소시지와 김치라는 이질적인 동서양의 재료가 만나 문화적 혼종을 통해 또 다른 새로운 것을 탄생시켰다. 또한 미군부대의 영향으로 다양한 문화들이 합쳐지고 새로운 시도를 통해 성과들이 축적되면서 하나의 짙은 문화적 색깔을 만들어 냈다. 억지스러운 스토리텔링과 겹치는 소재, 그럴싸한 상품화의 논리로 표현되는 본질이 상실된 축제들 속에서 블랙뮤직페스티벌은 그 철학이 다르기를 기대한다. 검정색은 다양한 색들이 합쳐져서 만들어진다. 모든 빛을 흡수하며 열을 축적한다. 문화자원의 가치를 그들만의 색깔로 구현하려는 ‘블랙뮤직페스티벌’이 어떻게 변모할지 벌써부터 내년 축제가 기다려지는 이유이다.이의신 서울사이버대학교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

[기고] ‘동굴의 우상’이 된 교사 월담승진

올해 교원 정기 인사를 보면서 일선 교육계는 환호와 탄식의 술렁거림이 임계점을 넘어 사회문제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왜냐하면, 특정 이념 성향의 교사가 대거 교장으로 임용되고, 시ㆍ군교육장 본청의 국장급까지 소위 평교사가 장학관으로 임용되었기 때문이다.임용된 당사자 처지에서는 환호를 할지 모르지만, 그들을 바라보는 대다수의 교원은 허탈감과 탄식으로 할 말을 잃었다고 한다. 이런 승진 체계의 합목적성을 떠나 교육계는 또다시 정치 광풍(狂風)의 폭풍우가 휘몰아치고 있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제도의 이면을 보면, 정부는 입법으로 뒷받침하고 진보교육감들의 구령에 맞춰 특정성향의 교사들 요구를 들어 준 결과다. 실로 교육계의 ‘퍼펙트 스톰(Perpect Storm)’이다. 교장 자격증은 권위의 상징으로서 발령권자도 대통령으로 한다. 교감 자격증을 월(越)담 하다 보니 차라리 없애자는 극단의 목소리가 탄력을 받는다.노무현 정부에서 도입된 내부형 공모교장, 다시 말해 평교사가 교감 경력 없이 바로 교장으로 임용되는 제도로서 취지를 떠나 입법 당시부터 일선학교에서는 메가톤급의 충격을 주었다. 올해부터는 내부형 공모가 진화되어 수요학교의 50%까지 평교사가 임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묵묵히 학생들 가르치는 일에 정열을 불태우던 대다수 교사들에게 무엇이 그들을 허탈하고 탄식케 했나 인사권자는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학교장은 특별한 절차에 의해 자격을 취득하기에 ‘교장’이라는 단어 자체만으로도 특정한 전문성과 교육적 제도적 권위를 상징하며 법 이전에 특별한 윤리 규정과 도덕성에 구속되는 전문직이다. 지금은 혁명적 상황도 아니요, 아프리카 신생국도 아닌 대명천지에 경천동지(驚天動地) 할 교육지형의 지각변동이 특정교직단체, 소영웅주의에 매몰된 소수 정치인과 진보성향의 학자, 교육시민운동가들이 주동이 되어 추진되고 있다. 전문성과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학교장은 아마추어들의 연습 장소가 아니다. 현재 교감, 교장 자격 취득의 기준이 적합성과 타당성을 충분히 만족시키느냐에는 필자도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객관성과 투명성에는 그 누구도 이의를 달지 못할 정도로 공정하다. 왜냐하면, 인사의 불공정성이 있다고 인식되는 순간 교직사회의 특성상 문제 제기는 하늘을 솟구칠 것이다. 그래서 승진을 위한 여러 요소를 다 계량화하고 객관화하다 보니 소수점 두세 자리까지 계산하여 순위를 정한다. 타 직역에서 보면 경직되다 못해 고루할 정도로 공정하다. 이를테면 대통령 아들이라 해도 승진에서 요구하는 점수가 안 되면 승진을 시킬 수 없는 구조다. 이렇다 보니 외풍도 없고 비교적 독립적으로 학생을 가르치는 일에만 전념할 수 있다. 이러한 승진 구조를 혁신이라는 미명하에 평교사가 교감 경력도 없이 바로 교장, 교육장, 본청 교육국장이 되는 ‘로또 인사’는 누가 봐도 정상이 아니다. 인사권자가 ‘동굴의 우상(자기 확신에 매몰된 편견)’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임기 4년 동안 이러한 인사 참사가 이어질 것이다. 또한 ‘로또 인사’는 현장 교원들의 직무 상실감이나 허탈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이는 대다수 교원의 ‘정서적 직무 피동성’으로 이어져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에게 돌아갈 것임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그렇다면 ‘로또 인사’는 열하일기처럼 길 잃은 시대의 이정표일까? 아니면 교육계의 암종일까? 김기연 前 평택교육지원청 교육장

[기고] 무심코 던진 말, 성차별적 언행이 될 수 있다

아이들은 자기가 보는 세상이 전부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을 면담하다 보면 내가 남자였으면, 또 여자였으면 혹은 남자도 여자도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정확히는 우리 사회에서 바라보는 남성상, 여성상에 속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런 말을 들을 때면 가끔은 나도 그런 고정적인 생각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할 때도 있다는 걸 문득 깨닫는다. 지난해 11월, 한 독일인이 유전적 분석 결과 X염색체 하나만 가진 것으로 확인돼 출생기록부에 성별을 ‘간성’ 또는 ‘제3의 성’으로 변경하려 했다. 이에 독일 헌법재판소는 성별을 기록할 때 남녀가 아닌 제3의 성을 적을 수 있다고 허용하거나 성별 작성을 삭제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따라서 독일 정부는 제3의 성을 등록할 수 있도록 공식 인정했다. 여성과 남성의 이분법적 구분을 없애고 개인이 결정하는 다양한 성을 수용하고 수많은 젠더를 인정하겠다는 것이다. 경찰에서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며 안전하고 성 평등한 지역사회를 만들고자 머리를 맞대고 있다. 특히 국민의 불안과 절박한 심정을 헤아리고자 성인지 감수성을 향상시키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성인지 감수성이란 특정 개념이 특정한 성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하지 않은지, 성역할 고정관념이 개입되지 않았는지를 이해하는 관심과 태도를 의미한다. 이를 통해 경찰은 부적절한 인식과 태도로 피해자의 고통을 가중시키지 않고 부적절한 언행으로 2차 피해를 주지 않도록 내 가족이라는 생각으로 엄정하고 공정한 수사를 하고 있다.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이 다양한 입장과 이해관계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든 명문화된 성이 개인 삶의 행복을 저해시켜서는 안 된다고 본다. 어떤 악의가 있는 것도 아닌데 무심코 사용하고 있는 성차별적 언행으로 문제가 발생해 버리는 안타까운 경우도 많이 있기 때문이다. 생물학적 차이가 사회적 차별이나 성차별적 언행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이제는 우리가 모두 함께 논의해볼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아름 안성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순경

[기고] 수원화성군공항이 이전해야만 하는 이유

필자는 공군 출신으로 현역시절 군공항 운용에 대해 많은 정보와 지식을 습득하였다. 그러나 공개적으로 언급할 수 없음을 안타깝게 생각하며, 공군 선배로서 답답한 심정과 후배들을 아끼는 마음으로 수원화성군공항이 왜 이전해야 하는지 짚어 보고자 한다. 국방부에 따르면 군공항 이전사업은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세부과제 87-7번, ’군공항 및 군시설 이전사업 지원’)에 포함되었고, 현재 수원, 대구, 광주 군공항의 이전사업이 추진 중에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에 따른 전술항공기지는 수원을 비롯하여 전국에 16개 지역에 분포되어 있다. 군공항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서는 군공항 이전 사업을 군의 전술항공기지를 운용할 수 있는 기지 중 소음피해 정도, 재원조달 및 작전운용 측면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군공항이라고 정의하고 있으며, 수원, 대구, 광주에서 군공항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수원화성군공항은 일제강점기에 건설되었다가 6.25전쟁 이후 1954년 미군으로부터 관할권을 이양 받아 우리 공군이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군공항이 건설될 당시만 해도 도시외곽이라 대부분 농경지 지역이었지만, 도시가 팽창하고 급속한 도시화로 군공항 주변에 주택들이 들어서면서 전투기 조종사들이 이착륙시의 안전사고에 대한 심리적인 압박을 많이 받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전국에 산재된 공군의 탄약고가 안전거리를 크게 위반한 채 그대로 방치되고 있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며, 이중 주한미군의 안전거리 위반 사례가 더욱 심각한 실정임이 국정감사를 통해 드러났다. 더군다나 수원기지에는 미군의 열화우라늄탄이 다량으로 보관되어 있으며, 탄약고가 지상에 노출되어 있어 언론에서도 수차례 위험성을 보도한바 있다. 이런 문제 외에 수원화성군공항은 군공항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대구기지(K-2)및 광주기지(K-57)와 다른 특수한 성격을 갖고 있다. 수원기지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수도권 및 서북도서 영공방위이며, 북한의 전방 비행기지에서 수도권을 기습 공격하는 경우 최단시간 내 신속 대응하는 최전방 군공항이다. 이처럼 특수한 임무를 갖고 있다 보니 대구, 광주기지는 군공항과 함께 민간항공이 함께 사용하고 있는데 반해 수원기지는 군공항만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의 수원화성군공항은 이러한 특수성을 띠고 있음에도 도심 군공항으로 인한 작전운용 등에 있어 한계점에 이르렀다. 일례로 수원화성군공항에는 비상활주로를 포함해 3개의 활주로가 있으나, 오래되어 시설개선이 필요하다. 공항부근의 지상시설로부터 지향성 유도전파를 발사해 시야가 나쁘거나 악천후에도 비행기를 안전하게 활주로까지 유도하는 계기착륙시스템(ILS)이 활주로 한곳에만 설치돼 있어 기상악화시 안전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또한, 전투기가 야간 기동훈련이나 무장 훈련을 할 수 없어 이는 곧 수도권 및 서북도서 영공방위와 북한의 전투기와 최단시간 내 신속 대응해야 하는 본연의 임무에 차질을 빚을 수 있으며, 국방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문재인 정부들어 남북 화해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어 남북간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와 공존을 위해 하루빨리 평화협정과 군비축소, 남북교류의 활성화를 위해 갈등을 유발하는 수원화성군공항을 폐쇄 하거나 오산 또는 서산기지로 통합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국방부가 밝힌 자료에 보면 앞서 얘기한 것처럼 우리나라 최전방 기지의 특수성으로 폐쇄나 통합은 불가한 것이다. 그렇다면 현 수원기지의 도심 군공항이 안고 있는 문제 해결과 국방전력 증강 차원에서 수원기지의 특수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국방부에서 선정한 예비이전후보지(화옹지구)로 이전해야 옳다고 본다. 후배들을 위해 가능한 한 빠른 시기에 이전되기를 기대한다.정도진 수원공군전우회장

[기고 ]언론의 저주인가, 국민의 우매함인가

▲ 이세재 오늘날의 사회는 홍보 미디어 시대다. 언론의 매스미디어는 ‘전달 내용을 수많은 사람들에게 신속 정확하게 동시 다발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조직화된 수단과 방법’이다. 불특정의 다수에게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는 매체로는 TV, RD, 신문, 잡지, 영화, 책과 교과서, PC와 인터넷, 스마트폰 등이 있다. 그 감각 양식에 따라서 시각적(신문, 잡지), 청각적(라디오, 음반), 시청각적(영화, 텔레비전)인 것으로 나눌 수 있다. 언론의 고유기능이란 정치·경제·사회·문화 등의 사회적 문제를 들춰내어, 정확한 정보를 국민들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또한 국민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주고 여론을 형성하며, 사건의 해설과 논평을 통해 사회현안을 선도하는 것이다. 언론의 역할은 공정성·공익성·객관성·정확성에 책임감을 갖고 국민들에게 사실을 전달하고, 사회적 쟁점에 관해서는 올바른 해설과 비판을 제공해야 한다. 일부 언론에서는 특정한 사건만을 방영하거나, 아예 안 하는 경우도 있다. 주요 쟁점만을 부각시켜 해설하거나 특집의 기획기사를 통해 편협적인 보도를 하고 있는 느낌도 있다. 이러한 결과로서 시청자들은 개인의 내적인 역기능이 발생하여 대중들이 ‘나르시시즘(Narcissism: 자기애(自己愛)’에 빠지게 되고, 문제의 당사자는 자기 책임을 망각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그 결과 비판력이나 판단력 및 종합 분석적인 사고력을 흐리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방송에는 긍정마인드의 의식개혁과 생산적인 성공사례, 변화하는 외국의 선진제도와 발전모습, 북한의 허상과 실상, 사상과 이념논쟁의 가치판단력 제공, 국가와 민족사관의 역사, 우리사회의 그늘진 바닥인생의 현주소 등에 대한 방영은 거의 없다. 대부분이 먹고 노는 유흥의 오락프로로서-(먹프로, 놀프로, 락프로), 보고 돌아서면 남는 것이 없다. 국민들은 이에 함몰되어 사회문제는 점점 무관심해져 가면서, 생활문화와 의식이 변질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3S(screen, sports, sex)의 문화가 식민화를 가져오는 현상이 되고 있으며, 스스로 일하고 즐거움을 찾으려는 자신의 능동적인 노력을 포기하고, 매스컴에만 의존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는 현상이다. 선정적이고 저질적인(?) 프로그램의 제작운영은 국민들의 취향을 변질시키고, 미적 감각을 오염시키며 생산성을 저하시키게 된다. 이와 같이 방송의 역할과 기능은 국민들의 문화와 의식을 바꿔놓고 있다. 어찌 보면 여론을 호도하고, 국민의식을 한 곳으로 함몰시키려는 느낌도 든다. 일부의 국민들은 이에 현혹되어 판단과 사고력이 흐려지고 창의력이 약해지고 있다. 선거 때에는 혼란스러운 가짜뉴스가 판을 치고, 일부의 우매한 국민들은 이에 현혹되어 판단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각 언론의 매체는 강성의 단일노조에 권력의 시녀가 되어, 국민들의 알권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편협된 방송으로 시청률은 한 자리 숫자로 떨어졌다. 또한 정치적인 적폐청산으로 인하여 국민들의 비판력은 상실되고, 공개토론은 없어지고 말았다. 재방송이나 상업방송으로 선전매체의 홍보는 넘쳐나고 있다. 사건과 사안에 따라서 방송이 선택되고 있으니, 언론이 국민들의 눈과 귀와 입을 봉쇄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국민들은 매스미디어의 다양한 정보와 폭넓은 독서량을 통해, 서로를 비교 판단하는 종합분석적인 사고력을 키워나가야 할 것이다. 여론은 국민들이 형성하고 만들어 가야 한다. 또한 냉철한 시각으로 사회를 평가 분석하여, 이 나라 이 사회가 나가야 할 길을 안내 제시해 주어야 한다. 이세재평택서부노인복지관 운영위원장

[기고] 일탈 청소년의 마음 부모가 된 피해자 전담 경찰관

▲ 김선화 요즘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위기 청소년들의 사건ㆍ사고를 심심치 않게 접하곤 한다. 최근엔 흡연과 음주를 넘어 집단 폭행, 무면허 음주운전 등 도를 넘어선 일탈과 비행 행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럴 때면 ‘정말 저런 일들을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했다고?’ 하는 의문을 감출 수 없다. 나 역시 피해자 전담 경찰관이 되기 전까지 청소년의 일탈이 이렇게 심각할 수준에 와 있는 줄은 몰랐으니 말이다. 일탈 행위로 만난 학생들을 보면서 “도대체 왜 그랬을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됐다. 이유의 꼬리에 꼬리를 물고 가 보면 결국 사회의 기초단위인 ‘가정’이라는 곳에서 촉발된 문제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들과 대화해 보면 가족의 무관심, 학대 속에서 ‘관심받고 싶어서’, ‘화풀이를 위해’ 등 갖가지 이유를 털어놓곤 한다. 최근 우리나라의 초저출산 현상이 기록 경신을 이어가는 가운데 국가에서도 출산장려 정책을 많이 내놓고 있지만, 출산정책뿐만 아니라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야 올바르게 성장할지 더욱 많은 고민을 해봐야 한다. 부모들도 부모로서의 경험이 처음인 만큼, 어떻게 좋은 부모가 되고, 또 아이들은 어떻게 키울지 끊임없이 배우고 공부해야 하는 것이다. 소위 ‘일탈 청소년’이라 칭해지는 학생들을 만나다 보면 그들에게서 아직 아이와 같은 순수한 모습이 남아 있음을 종종 보게 된다. 만약 일탈 청소년들이 “올바른 부모 밑에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았다면 다른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라 아쉬움이 더욱 크게 남는다. 이번에 보호하고 있는 한 학생이 있다. 심리치료와 부모상담까지 연계하고 있는데 해당 부모님에게 부모의 역할과 사춘기 자녀에게는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를 교육하고 있으며, 부모 스스로도 변하려고 노력하면서 실제로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 위기 청소년들의 안전한 울타리를 쳐줄 수 있는 건 부모의 역할이다. 만약 부모가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주변 어른들이 함께 도와야 할 것이다. 피해자 전담 경찰관의 작은 관심과 배려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면 이는 공직자로서 얼마나 멋진 일인가란 생각을 한다. 경찰에서는 피해자 보호 및 권리구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노력하고 있다. 날로 증가하는 일탈 청소년 사건을 전국의 피해자 전담 경찰관뿐만 아니라 전 경찰관이 부모의 마음으로 다가간다면 우리 사회가 좀 더 밝고 건강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 김선화 구리경찰서 청문감사관실 경사

[기고] 범죄피해자 2차 피해 방지 위한 경찰지자체 협업체계 강화 필요

▲ 신경화 최근까지도 가장 중요한 경찰의 임무는 범죄자의 검거와 범죄예방이었기 때문에 모든 사건에 존재했던 피해자의 고통을 공감하거나 피해회복을 돕는 일에는 부족함이 있었다. 그러나 인권과 피해자 보호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경찰청은 2015년을 ‘피해자 보호 원년’으로 선포하고 피해자전담경찰관 제도를 마련, 적극적으로 피해자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경찰청은 위기개입 상담관을 채용하여 피해자의 심리적 회복을 돕고, 모든 지역경찰·수사부서 팀장을 ‘피해자보호관’으로 지정, 피해자 특성에 맞는 상담과 조치를 함으로써 사건초기부터 피해자 보호와 2차 피해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강력범죄 피해자와 성·가정폭력 피해자가 야간 조사를 받을 경우 여비를 지급하고, 갈 곳이 없는 피해자에게는 임시숙소를 제공하며 피해자 등이 보복범죄 우려가 있는 경우 스마트워치 제공 및 CCTV 설치, 맞춤형 순찰 등 신변보호제도를 운영 중에 있다. 범죄 피해자를 가장 최초로 접하는 경찰은 피해자의 상황과 필요를 가장 먼저 파악할 수 있어 피해자 보호의 골든타임에 있다. 사건초기 경찰의 피해자보호 활동은 환자에 대한 응급조치와 같아서 피해자의 심리적 안정과 회복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경찰법’과 ‘경찰관직무집행법’개정(‘18.4.17)으로 ‘범죄피해자 보호’가 국가경찰의 임무로 명시됨에 따라 경찰청은 피해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업무절차를 개선하며 피해자 보호활동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러나 경찰의 적극적인 의지와 달리 현재 우리나라의 범죄피해자 지원체계에서 경찰단계의 신속한 피해자 지원은 어려움이 있다. ‘범죄피해자보호기금법’에서 기금의 운용주체를 법무부 장관으로 규정하고 있어 사건초기 경찰단계의 기금활용은 극히 제한적이다. 경찰청에 배정되는 기금은 전체 기금(843억)의 1.2%(2017년 기준)에 불과한 실정이며, 2018년 배정액은 11억9천500만 원으로 전년대비 1억2천400만 원 증액되었을 뿐이다. 이로 인해 일선 경찰서에서는 임시숙소 사용 비용을 제때 지급하지 못하거나, 신변보호용 스마트워치의 수량 부족으로 제때 기기를 지급하지 못하는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제도적 문제를 개선하고자 현재 법무부 산하 ‘범죄피해자보호위원회’를 총리 산하로 이관하는 ‘범죄피해자보호법’개정이 추진 중에 있다. 이를 통해 현행 법무부ㆍ검찰 중심의 범죄피해자 보호체계를 경찰과 자치단체 중심으로 분권화시켜 피해자 지원의 적시성을 극대화하고 지원을 위한 경찰과 지방자치단체의 협업체계를 강화하려는 것이다. 조속한 법 개정을 통해 보다 신속하고 실질적인 피해자 지원체계가 자리잡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신경화일산서부경찰서 청문감사관실 경위

[기고]식물 이름으로 바라본 고부관계

▲ 강성기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많은 식물 중 동물의 신체 부위를 닮거나 독특한 냄새를 닮아 붙여진 식물 이름이 많다. 식물 뿌리냄새가 노루오줌 냄새와 비슷하다 하여 붙여진 ‘노루오줌’, 나무의 줄기가 마치 사슴의 뿔인 녹각과 닮았다 해서 붙여진 ‘노각나무’, 그 외에 범부채, 매발톱, 꿩의다리 등 다양한 식물이 있다. 그중 사람과의 관계, 특히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관계인 고부관계를 미뤄 짐작할 수 있는 ‘산자고(山慈姑)’가 있다. 산자고는 봄에 곱고, 소담스럽게 꽃을 피우는 백합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풀이며, 학명은 Tulipa deulis (Miq.) Baker이다. edulis는 ‘먹을 수 있는’이라는 뜻을 가지며, 실제로 비늘줄기는 장아찌나 샐러드의 재료로 이용했으며 한의학에서는 종기, 부스럼 등을 치료하는 데 사용됐다. 이 산자고를 한자로 ‘山慈姑’라고 쓰는데 그 뜻은 ‘산에 있는 자애로운 시어머니’란 의미를 갖고 있으며 그 유래는 다음과 같다. 먼 옛날, 어느 산골에 살던 마음씨 고운 노모는 남편을 먼저 세상에서 떠나고, 딸 둘을 시집을 보낸 후 막내인 외아들과 함께 살았다. 가난한 산골에 사는 총각에게 시집을 오겠다는 처녀가 없어 전전긍긍 지낸 노모에게 어느 날 짐 보따리를 든 처녀가 나타났다. 홀아버지를 모시고 살던 이 처녀는 “내가 죽으면 산 너머 외딴집에 시집을 들어라”는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노모의 막내아들과 혼사를 치렀다. 이렇게 짝 지어진 아들과 며느리를 볼 때마다 노모의 마음은 그렇게 흐뭇할 수가 없었고 아들과 며느리의 효성도 지극했다고 한다. 그러던 이듬해 초봄, 이 고운 며느리의 등에 아주 고약한 등창이 생겨 여간 고생을 하는 것이 아니었다. 치료를 해줄 수가 없어 애태우던 시어머니는 며느리의 등창을 치료할 약재를 찾아 산속을 헤매다가 어느 날 우연히 양지 바른 산등성이에 별처럼 생긴 작은 꽃을 발견했다. 이른 계절에 피어 있는 꽃이 신기하여 살펴보던 노모는 며느리의 등창 난 상처가 떠올라 그 뿌리를 캐다가 으깨어 며느리의 등창에 붙여주니 그 고약한 등창이 며칠 만에 감쪽같이 치료가 되어 이때부터 이 식물을 산자고(山慈姑)라고 부르게 됐다고 한다. 그러나 고부(姑婦)관계가 산자고의 전설에 얽힌 관계처럼 애틋하고 가슴 찡한 관계만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심각한 관계로 인식돼 언론에 보도되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기도 하다. 최근 식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산림청 산림교육원 ‘숲 해설가 양성과정’의 인기가 매우 높아지고 있다. 한반도에 자생하는 식물들이 수천 종에 이른다. 그 식물들을 모두 알아가는 데 어려움이 있지만, 그 식물에 이름이 붙여지기까지 유래를 이해하고 본연의 뜻을 학습한다면 한층 더해진 재미와 우리사회 속 더 나아진 유대관계를 맺을 수 있지 않을까. 강성기산림교육원 교수

[기고] 가족 간 교통사고… 비극적 결말 초래한다

▲ 지윤석 올해 유독 6월과 7월은 아빠, 엄마 또는 할아버지의 교통안전 부주의로 인해 사랑하는 자녀와 손주가 사망하는 비극적인 교통사고들이 연속해서 발생한 달이었다. 이러한 불의의 사고들은 가족 구성원들 간에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아 고통과 갈등의 시간을 보내거나 가족 해체라는 비극적 결말을 맞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참혹한 일이다. 특히 자녀의 사망 원인이 부모일 경우, 남아있는 생애 동안 자녀를 죽였다는 죄책감과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상실감이 더욱 커져 고통스러움을 평생 꼬리표로 달게 될 것이다. 가족 간 교통사고 발생 상황을 살펴보면 6월17일 일요일 정오 12시30분께 부천시 상동에 소재한 한 아파트에서 42세 운전자가 단지 내 주차장에서 후진하던 중 차량 뒤편에 서있던 3살짜리 어린 딸을 보지 못하여 치여 죽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이어서 6월23일 토요일 오후 3시40분쯤 용인시 처인구 소재 주차장 내에서 화물차를 운행하는 아빠를 만나기 위해 화물 차량 우측 옆에서 쫓아 뛰던 중 갑자기 차량치 진행방향을 우측으로 변경하면서 우측 앞바퀴 부분에 아들이 부딪쳐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다음으로 6월28일 목요일 오후 5시쯤 성남시 분당구 내정로 부근 노상에서 47세 엄마가 차량에 먼저 탑승한 후 9살인 딸이 차문을 열었으나 차량이 갑자기 후진하며 후방에 주차된 차량을 충격하였고 차량 사이에 어린 딸이 끼어 사망한 사고가 발생하였다. 그 다음으로 7월4일 수요일 경남 의령군에서 3살짜리 외손자가 어린이집으로 향하지 못하고 할아버지가 일하는 직장 근처 실외 주차장에서 4시간가량 방치된 채 열사병으로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났다. 4건의 가족 간 교통사고 유형은 안전운전의무 불이행(3건)과 차량 갇힘 사고(1건)로 구분할 수 있다. 전자는 차량의 후진 또는 진행 시 사각지대에 대한 부주의 또는 미확인으로 인해 발생된 사고를 의미하며, 후자는 말 그대로 차량 뒷좌석에 아이를 방치한 채 운전자가 차량을 오랫동안 떠나면서 발생하는 사고를 의미한다. 이에 교통안전 소홀로 인한 교통사고를 막기 위해 다음과 같은 대책이 필요하다. 첫째, 운전자가 탑승 전에 후진 또는 진행 변경 시 차량 주변에 가족 구성원이 있는지 철저하게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특히 화물차의 경우 일반차량보다 사각지대가 1.5배 이상으로 넓어 사각지대 해소용 전방 또는 후방 카메라를 장착할 것을 권고한다. 이러한 권고는 일반차량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둘째, ‘좋은게 좋은거야’ 식으로 신호위반, 과속, 졸음운전, 음주운전, 보복행위, 갑작스런 차선 변경 등 사고 유발 가능성 높은 위험운전 행위에 대해 가족 구성원들이 관대하게 넘어가서는 안 되며, 이를 반드시 지적해야 한다. 셋째, 차량에 탑승한 모든 가족구성원은 뒷좌석에 앉아 있다 하더라도 안전벨트를 착용토록 해야 하며, 특히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은 채 조수석에 할머니 또는 엄마가 아기 등을 안고 있지 않도록 하고 뒷좌석에 유아 또는 어린이용 카시트에 반드시 앉히도록 함으로써 만약의 교통사고 발생에 대비해야 한다. 넷째, 운전자 외에 차량 뒷좌석에 어린 아기나 아이가 있을 경우 도착 후 하차하기 전에 의식적으로 뒷좌석을 육안으로 확인토록 해야 한다. 만약 무의식적으로 육안 확인을 잊을 경우 최근에 통학버스 사고를 줄이기 위한 ‘잠자는 아이 확인’(Sleeping Child Check) 장치를 일반차량에도 설치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이 장치는 운전자가 시동을 끈 뒤 차량 뒷좌석의 음악벨을 눌러야만 문을 잠글 수 있는 시스템이며, 운전자가 뒷좌석의 아이가 있는지 확인하도록 하는 효과가 있다. 가족에 의해 자녀 등이 갑작스럽게 교통사고로 사망한 경우 유가족에 대한 정서적 지원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사고로 인한 죄책감과 상실감의 무게가 더해져 있는 상황에서 절망적인 상황을 극복할 수 있도록 전문적인 심리 또는 정신 상담 서비스를 제공될 수 있는 사회적 지원 체계 마련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지윤석한국교통안전공단 안전관리처장

[기고] 언제까지 ‘문화융성 없는 경기도’를 안타까워할 것인가

일흔이 넘은 남자 연기자 5명이 여행하는 프로그램을 보면 ‘전통’과 ‘문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그것들을 ‘박물관의 박제(剝製)’로 두는 것이 아닌 생활 속에서 결합되어 있을 때 살아있는 유적으로 자손만대에 전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았다. 어디 해외뿐일까. 서울의 종로 익선동 한옥마을은 최근 젊은이들이 넘쳐나는 ‘핫 플레이스’로 각광받고 있는 곳이다. 전통과 문화는 ‘박제(剝製)’가 아니다. 국립창극단과 국립무용단 등 국립극장의 전속단체들이 펼치는 전통에는 과거뿐만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함께 담아내고 있다. 그런 탓에 이들 단체의 공연에는 매진 사례가 많으며, 유독 10~30대 관람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 이제는 그 누구도 ‘국립극장 무용론’을 외치지 않는다. 그렇다. ‘전통’은 미래 세대들이 공감하고 공유할 수 있어야 하며, 예술단과 극장의 역할은 이와 같은 것이다. 새로운 경기천년을 준비해야 할 이 시기에 경기도문화의전당과 경기도립예술단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됐다. 경기도는 2016년 공공기관경영합리화의 하나로 ‘경기도문화의전당 폐지’, ‘경기도립예술단 분산배치’를 추진한 적이 있다. 당시 우리 노조가 주최한 토론회에서는 대표적 문화예술경영자인 이종덕 석좌교수를 비롯한 많은 전문가들은 용역보고서가 △극장(전당)과 예술단의 필연적 관계 등을 고려하지 않은 비현실적인 것이고, △문화융성에 대한 몰이해(沒理解)에서 출발한 것이며 △오히려 경기도의 적극적 문화융성 정책 시행 등을 주장하였다. 그런데 최근 이러한 기류가 또 감지되었다. 1천300만 경기도민의 ‘저녁이 있는 삶’과 ‘문화융성’은 없고 ‘폐지’니 ‘분산’ 등 부정적인 단어만 앞서 나오니 경기도의 문화와 전통이 과연 천년 뒤에도 살아 있을까 걱정이다. 이제 곧 경기도문화의전당이 새로운 사장 선임절차에 들어간다. 인사(人事)는 만사(萬事)다. 극장폐지 위기를 단숨에 바꾼 사례가 있고, 소속 예술단을 새로운 방향으로 경영하여 검증받은 전문가는 많다. 성공의 사례를 정확히 분석해 넓은 인재풀 범위를 만들었으면 한다. 경기도문화의전당의 360명 예술노동자들은 불편부당(不偏不黨) 하지 않은 사장, 예술경영 전문가로서 공공극장 운영으로 검증받은 자를 원한다. 벌써부터 누구 측근, 낙하산 인사가 거론되고 있으며, 줄서기를 하고 있다는 등의 소리는 이제 정말 지겹다. 경기도는 언제까지 ‘문화융성 없는 경기도’를 방치할 것인가? ‘저녁이 있는 삶’에 있어 ‘문화융성’은 필연적이다. 그 첫 단추를 잘 꿰길 바란다. 김명준 경기도문화의전당 노동조합 위원장

[기고] 비만·흡연·음주는 질병… 건강보험공단이 예방·치료에 앞장

세계보건기구(WHO)는 비만을 21세기 신종 전염병이자, 암을 유발하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한 바 있다. 또 보건복지부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19세 이상 성인 중 BMI 25 이상인 ‘비만유병율’은 2005년 31.3%에서 2016년 34.8%로 높아졌고, 2022년에는 41.5%로 급격히 증가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비만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 또한 2006년 4조 8천억 원에서 2015년 9조2천억 원으로 최근 10여년 동안 약 2배 증가했다. 이러한 비만율 증가에 따라 당뇨병ㆍ고혈압 유병율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해 진료비 상승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지난 7월 보건복지부는 ‘국민건강증진정책심의위원회’를 개최해 교육부 등 9개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마련한 국가 비만관리 종합대책(2018~2022)을 발표했다. 종합대책에서는 영양, 운동, 비만치료, 인식개선 등 4개 전략분야 36개 추진과제를 설정하고 부처별 정책연계를 통해 범정부 차원의 선제적이고 종합적인 비만 예방ㆍ관리대책을 시행키로 한 것이다. 이에 앞서 공단은 지난 2014년 11월 보건, 의료, 영양, 운동 등 비만관련 전문가 18명으로 구성된 ‘비만관리대책위원회’를 출범, 공단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근거중심의 비만예방과 관리대책을 마련하고 비만문제 이슈화를 위해 지역별, 소득계층별 비만지표와 국내ㆍ외 주요 비만정책 등을 분석한 비만백서를 발간해 비만관리 정책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 공단 경인지역본부에서는 미래인적자원인 청소년들의 건강한 성장을 돕기 위해 ‘어린이 건강교실’과 ‘건강체험학교’ 등을 운영하고 있다. 비만 못지않게 사전 예방과 체계적인 치료ㆍ관리가 중요한 또 다른 질병은 흡연과 음주다. 공단 정책연구원 자료에 의하면 2013년 진료비 기준 비만 4조3천억 원, 흡연과 음주가 각 2조4천억 원 내외로 전체 진료비 51조 원의 약 17.8%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의료비 관리를 통한 재정안정과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3대 질환에 대한 예방사업과 조기치료 등 공단의 선제적 노력과 역할이 그 어느 때 보다도 중요한 시기다. 이에 경인본부에서도 지역금연지원센터와 인천광역시 등 지역사회 자원과 연계해 흡연직원 금연캠프, 여성흡연자 및 소규모사업장 근로자 대상 찾아가는 금연서비스 등 흡연예방과 금연환경 조성을 위하여 다양한 실천사업들을 진행하고 있다. 국민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공단은 재정의 선량한 관리자로서 비만, 흡연, 음주 등 건강을 위협하는 공공의 적으로부터 재정누수를 방지하고 국민건강권 보호라는 사회적 책무를 다할 것이다. 또한 정부정책을 뒷받침하는 실행기관으로서 지역사회 유관기관, 단체들과 연계ㆍ협업으로 예방사업을 강화하고 소아ㆍ청소년과 노인, 저소득층 등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다양한 건강행태 개선 프로그램 지원 등 사회적 가치실현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다. 김덕수 건강보험공단 경인지역본부장

[특별기고] 광복절 경축과 애국지사님들의 건강행복을 기원하며

올해의 8월15일은 뜻깊은 제73주년 광복절이다. 일제강점기 자주독립을 위하여 35년 동안 민족의 운명을 짊어지고 충의와 결의로 일신을 바치신 선열들의 숭고한 넋을 기리고 그날의 기쁨을 경축하는 특별한 날이다. 광복절 노래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우리민족에게 73년 전 8월15일은 ‘바닷물도 춤을 추는’ 기쁜 날이다. 그러나 이 기쁜 날이 단지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과거의 사실일 뿐일까? 지구촌 반대편 나라의 소식과 실시간 상황을 알 수 있는 현재의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광복의 진정한 메시지는 무엇일까? 우리가 광복을 이루기까지 국내외에서는 치열하게 독립운동을 전개했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활동 가운데 구심점 역할을 한 것은 바로 대한민국임시정부였다. 대한민국임시정부는 1919년 31운동 이후 4월11일 중국 상해에서 수립된 대한민국 최초의 민주공화제를 채택한 임시정부다. 상해 임시정부시절 처음에는 중국정부의 지원을 요청하였으나 지원은커녕 인정조차 받지 못하였다. 그러나 임시정부의 지원을 받은 윤봉길 의사의 홍구공원 폭탄투척 의거로 일본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자 장제스 총통은 중국인도 하지 못한 일을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임시정부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게 됐다. 이에 우리와 중국은 일본에 대항하여 공동연대를 이루게 되었고 이러한 흐름이 결국 대한민국이 2차 세계대전 후 독립주권국가로 탄생하게 되는 국제법적 근거인 카이로선언의 계기가 되었다. 이 선언 특별조항에 ‘현재 한국민이 노예상태 아래 놓여 있음을 유의하여 앞으로 한국을 자유 독립국가로 할 결의를 가진다’ 라고 명시하여 처음으로 한국의 독립이 국제적으로 보장받게 되었던 것이다. 여기서 살펴본 것은 극히 일부분의 예에 지나지 않지만, 이와 같은 애국선열들의 끈질긴 자주적인 노력, 특히 임시정부의 목숨을 건 투쟁이 없었다면 상황은 결코 그렇게 돌아가지 않았을 것이다. 2차 세계대전이 연합국 측의 승리로 끝난 사실만이 우리가 다시 독립국가로 탄생하게 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추진되는 사업이 바로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 건립 추진사업이다. 이 사업은 대한민국임시정부의 핵심가치, 즉 국민주권 정신, 통합의 정신, 인류공영의 정신을 계승하고, 자라나는 세대들을 위한 미래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고자 시작되었다. 기념관은 서대문구 의회 자리에 세워질 예정이며,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이하는 2019년 4월 기공식을 진행하여 2021년에 준공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우리 경기동부보훈지청도 김우전, 박기하, 권태염 지사님 등 한 분 한 분의 소중한 독립운동사 알리기 프로젝트를 더욱더 발전시켜 나아가고자 주요 언론사를 통해 추진하고 있다. 애국지사님 본인은 물론 가족들의 많은 희생을 감내하며 임시정부요인으로 활동하시거나 국내에서 독립운동에 헌신하신 분들이다. 이 분들의 그 숭고한 정신을 알리려는 노력을 통해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이후에도 대한민국 국민과 지구촌 모두의 삶 속에 담아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자 한다. 이번 815 광복절을 계기로 우리는 독립운동이란 이름으로 끈질기게 전개해온 선열들의 피나는 투쟁의 연장선 위에 오늘날 우리 조국의 탄생이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기억해야 할 것이다. 또한 독립정신의 보루와도 같았던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우리에게 던지는 희생과 통합의 정신을 2019년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앞두고 의미 있게 실현시켜 나가야 하겠다. 광복절 73주년을 맞이하여 대통령님 위문품을 드리기 위해 우리 청 관내 네 분의 애국지사님을 방문하는 와중에 고 ‘조성국’ 지사님의 별세 소식에 안타까움을 더하게 됐다. 일제 하 암흑기 속에서는 오롯이 조국의 독립을 위해 매진하셨고, 광복 이후에는 대한민국의 부국강병과 국민 행복을 바라셨던 지사님의 명복을 빈다. 슈퍼폭염과 가마솥 더위 속에 국민과 함께 애국지사님들의 건강과 장수를 기원하며, 풍요로운 가을이 다가오기를 바란다. 박용주 경기동부보훈지청장

[기고] 도로에 (빗)물을 뿌려 열을 식힌다

올해 여름이 더울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강도의 폭염이 연일 지속되고 있다. 수원에 살고 있는 시민으로서, 그리고 재난담당 과장으로서 폭염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폭염을 ‘해결’하겠다는 것은 대자연에 대한 오만한 생각일지도 모른다. 폭염을 완전히 해결하기는 어렵겠지만 폭염으로 인한 시민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람과 환경을 함께 살리는 폭염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우선 수원시의 지형적 특성을 살펴봤다. 수원시는 열섬현상이 발생하기 쉬운 분지 형태 도시이다. 열섬현상은 도심 기온이 교외보다 높아지는 현상으로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열섬현상을 잡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열섬현상 주요 발생원인 중 하나인 도시의 아스팔트 도로에 물을 뿌리는 것이 도시 온도를 낮출 수 있는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7월24일부터 수원시 전역 도로에 물을 뿌리기 시작했다. 4개 구청에서 하루에 618t의 물을 도로에 뿌리고 있다. 살수차 12대를 동원(15t 3대, 16t 8대, 20t 1대)해 시내 주요 도로 등 62개 노선, 총연장 176km 구간에 물을 뿌린다. 아스팔트 도로에 물을 뿌리면 도로와 주변 온도를 2~3℃가량 낮출 수 있다. 도심 열섬화 현상을 완화하고, 도로면 변형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또 미세먼지 농도까지 낮춰 대기 질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 도시 기온을 낮춰 사람을 살리면서 환경도 살리는 것이다. 도로에 뿌리는 물은 주로 상수재처리수와 하수 재이용수를 사용하지만, 장안구는 그동안 모아둔 빗물을 뿌리고 있다. 도로에 뿌릴 물을 선택할 때도 환경을 생각한 것이다. 수원시가 ‘스마트 레인시티’라는 점에 착안해 장안구는 수원종합운동장 빗물저장소에 있는 물을 재활용하기로 했다. 레인시티 사업은 도시 전반에 자연 상태에 근접한 물 순환 구조와 빗물 재활용 인프라를 만드는 사업이다. 수원시 곳곳에 설치한 빗물이 스며드는 투수(透水) 블록 등 LID(저영향 개발) 시설을 설치했다. 빗물이 콘크리트 지표면으로 스며들지 못해 발생하는 수질 오염을 줄일 수 있다. 집중 호우 때는 침수 피해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10여 개 대형 저류조(전체 저장용량 4만 550t)에 저장된 빗물은 농업용수, 조경 용수, 공사장 날림먼지 방지를 위한 급수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한다. 폭염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시민의 노력도 필요하다. 시민들은 폭염대비 행동요령을 숙지하고, 준수해야 한다. 가장 더운 시간대(12시~17시)에는 외출을 자제하고, 시원한 장소에서 쉬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시원한 물을 하루에 몇 번씩 얼굴과 목 뒷부분에 뿌려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집 안에 있을 때는 커튼으로 햇빛을 차단해야 한다. 매년 폭염의 강도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에서는 현재는 재난으로 규정되지 않은 폭염을 자연재난으로까지 구분하는 것을 고려하는 상황이다. 수원시는 以夷制夷(이이제이)에서 따온 以雨制炎(이우제염)의 계(計)로 더위를 잡고자 한다. 사람과 환경을 함께 살리는 일거양득 정책으로 건강하고 안전한 사람 중심 도시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 이병규 수원시 시민안전과장

[기고] 아침밥은 먹고 다니니?

“아침밥은 먹고 다니니?” 올해 경기미 소비촉진을 위해 경기농협이 정한 슬로건이다. 서로의 안부를 묻는 의례적인 인사말로 볼 수도 있지만, 사실 나이를 불문하고 부모님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그리고 지금도 듣고 있는 말이기도 하다. 어린 시절 생일날 아침이면 어머니께서 미역국에 하얀 쌀밥을 내어주시며 아침밥은 절대 거르지 말라고 하셨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생일날이나 먹던 이 귀한 쌀이 요즘 사람들에게 홀대받기 시작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양곡 소비량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일인당 쌀 소비량은 61.8㎏로 10년 전 75.8㎏(2008년) 대비 18.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쌀 소비가 가장 많았던 1970년 136.4㎏에 비하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수치로, 밥 한 공기를 200g으로 환산하더라도 한 사람이 하루에 쌀 한 공기밖에 안 먹는 셈이다. 쌀 소비가 감소하는 상황 속에서 매년 고질적으로 남아도는 쌀 재고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하고자 올해 초 정부와 농협이 발 벗고 나섰다. 논에 벼 대신 콩, 조사료 등 다른 작물을 심도록 유도함으로써 쌀 생산량 자체를 줄이고 농업인의 소득을 증대시키기 위한 ‘논 타작물 재배(쌀 생산조정제) 지원사업’이 바로 그것이다. 사업 초기에는 쌀 가격 지속 상승에 대한 기대와 밭작물에 대한 영농여건도 좋지 못해 실적이 저조했다. 특히 경기도의 경우 사업 활성화를 위해 농기계 및 기반시설 지원, 보조금 확대 등 각종 지원정책을 펼쳐 가까스로 당초 타작물 전환 목표의 22.9%인 1천189㏊(전국 기준 65.3%, 3만 2천655㏊)를 달성했지만, 타지역보다 높은 쌀 인지도와 부재지주가 많은 특성으로 인해 타작물 전환이 쉽지 않아 아직까지 쌀 소비량 감소 추세에는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정책과 현장 사이의 간극을 줄이고자 경기농협과 경기도,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은 분당선 지하철 수원역사와 수원월드컵경기장에 아침밥 먹기 운동 확대 및 경기미 소비촉진을 위한 전광판 광고를 실시하고, 수원맘카페와 고향주부모임 경기도지회 등 지역의 소비자 단체와 연계한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경기미 소비촉진을 위해 힘쓰고 있다. 연일 기록적인 폭염으로 모두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어느덧 청명한 가을 수확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언제부터인가 파란 하늘 아래 누렇게 익어가는 들녘을 바라보면, 수확의 기쁨과 더불어 쌀값 하락으로 농업인들이 힘든 시간을 보내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오는 8월18일은 ‘쌀의 날’이다. 쌀미(米)자를 한자의 획을 풀어 나열하면 八十八(8.18)이 되고 쌀 한 톨을 생산하려면 여든여덟(八十八)번 농업인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데서 착안해, 2015년 처음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이 쌀의 날로 지정한 것이 벌써 올해로 네 번째 생일을 맞이하게 됐다. 다가오는 본격적인 햅쌀 출하시기를 맞아 농업인들이 정성 들여 수확한 경기미를 사랑하는 가족과 친지들에게 선물함으로써 따뜻한 밥 한 끼의 정을 나누고, 매일매일 아침밥을 챙겨 먹는 건강한 식습관이 범국민적인 운동으로 확산되기를 내심 기대해 본다. 남창현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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