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수원시의 지형적 특성을 살펴봤다. 수원시는 열섬현상이 발생하기 쉬운 분지 형태 도시이다. 열섬현상은 도심 기온이 교외보다 높아지는 현상으로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열섬현상을 잡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열섬현상 주요 발생원인 중 하나인 도시의 아스팔트 도로에 물을 뿌리는 것이 도시 온도를 낮출 수 있는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7월24일부터 수원시 전역 도로에 물을 뿌리기 시작했다.
4개 구청에서 하루에 618t의 물을 도로에 뿌리고 있다. 살수차 12대를 동원(15t 3대, 16t 8대, 20t 1대)해 시내 주요 도로 등 62개 노선, 총연장 176km 구간에 물을 뿌린다. 아스팔트 도로에 물을 뿌리면 도로와 주변 온도를 2~3℃가량 낮출 수 있다. 도심 열섬화 현상을 완화하고, 도로면 변형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또 미세먼지 농도까지 낮춰 대기 질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 도시 기온을 낮춰 사람을 살리면서 환경도 살리는 것이다.
도로에 뿌리는 물은 주로 상수재처리수와 하수 재이용수를 사용하지만, 장안구는 그동안 모아둔 빗물을 뿌리고 있다. 도로에 뿌릴 물을 선택할 때도 환경을 생각한 것이다. 수원시가 ‘스마트 레인시티’라는 점에 착안해 장안구는 수원종합운동장 빗물저장소에 있는 물을 재활용하기로 했다. 레인시티 사업은 도시 전반에 자연 상태에 근접한 물 순환 구조와 빗물 재활용 인프라를 만드는 사업이다.
수원시 곳곳에 설치한 빗물이 스며드는 투수(透水) 블록 등 LID(저영향 개발) 시설을 설치했다. 빗물이 콘크리트 지표면으로 스며들지 못해 발생하는 수질 오염을 줄일 수 있다. 집중 호우 때는 침수 피해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10여 개 대형 저류조(전체 저장용량 4만 550t)에 저장된 빗물은 농업용수, 조경 용수, 공사장 날림먼지 방지를 위한 급수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한다.
폭염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시민의 노력도 필요하다. 시민들은 폭염대비 행동요령을 숙지하고, 준수해야 한다. 가장 더운 시간대(12시~17시)에는 외출을 자제하고, 시원한 장소에서 쉬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시원한 물을 하루에 몇 번씩 얼굴과 목 뒷부분에 뿌려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집 안에 있을 때는 커튼으로 햇빛을 차단해야 한다.
매년 폭염의 강도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에서는 현재는 재난으로 규정되지 않은 폭염을 자연재난으로까지 구분하는 것을 고려하는 상황이다. 수원시는 以夷制夷(이이제이)에서 따온 以雨制炎(이우제염)의 계(計)로 더위를 잡고자 한다. 사람과 환경을 함께 살리는 일거양득 정책으로 건강하고 안전한 사람 중심 도시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
이병규 수원시 시민안전과장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